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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0일 22시 05분  조회:3709  추천:0  작성자: 죽림
유명인사들의 명언과 격언 모음 집 – 94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中


* 세대(世代)는 태양이다.
 어둠 속에서 솟아 오르는 맑고 싱싱한 햇살처럼 그것은 탄생한다.
 그래서 거기 또 하나 새로운 시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것을 사람들은 오늘(現在)이라고 부른다. 태양이 떠올라야 오늘이 있듯이 새로운 세대가 탄생되는 곳에 오늘의 역사, 오늘의 생활이 있다. 그러나 태양의 운명은 그렇게 떠오르던 것처럼 또한 그렇게 침몰해 가야만 한다. 
 아침의 신선한 광채가... 정오(正午) 속에서 작열하던 열도가... 이윽고는 회색의 시각 속에 싸여 침몰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 아름의 추억을 간직한 일몰의 잔광(殘光)은 장엄하게 그러나 슬프게 크나큰 고독의 빛을 띠고 소멸되어 간다. 그것이 바로 한 세대의 의미다.
 영원히 중천에 머물러 있는 태양이 있을 수 없듯이 언제나 같은 지상에서 생활하는 세대란 없다.
 그러기에 세대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살 뿐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르듯 낯선 또 하나의 세대가 온다.
 인간은 이렇게 탄생해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한 세대를 살고 갈 뿐이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世代의 意味'
 
* 세대는 바람이다.
 바람은 계절을 만들고 그 기상 속에서 일정한 방향과 속도를 잡는다. 때로는 죽었던 대지에 푸른 잎을 피우기도 하고 때로는 거센 폭풍으로 비와 눈보라를 휘몰아쳐 오기도 한다.
 미풍(微風)이 있는가 하면 선풍(旋風)이 있고, 열풍(熱風)이 있는가 하면 서릿발처럼 찬 바람도 있다. 세대는 바람과도 같다.
 스쳐 왔다 스쳐 가는 무수한 의미의 저 바람, 그것처럼 모든 세대는 인간의 계절과 그 기상을 만든다.
 어느 세대는 인류의 역사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하였으며, 어느 세대는 이 사회에 숱한비극의 낙엽을 뿌리고 갔다. 세대마다 그 세대 특유의 방향과 속도가 있기 때문이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世代의 意味'
 
* 세대는 강물이다.
 강물은 잠시도 쉬지 않고 흐른다. 그 물결은 잔잔하게 흐르다가 소용돌이치기도 하고 낭떠러지가 있으면 폭포를 이루어 숱한 물거품을 일게도 한다. 탁수(濁水)로 흐릴 때도 있으며 푸르게 맑을 때도 있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世代의 意味'
 
* 세대의 강하(江河).
 물굽이처럼 감돌아 흐르는 세대의 물결.
 그것을 우리는 역사의 사조(思潮)라고도 하고 유행이라고도, 풍속이라고도 표현한다.
 그 세대의 조류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힘을 가지고 굽이쳐 흐른다. 그 도도한 물결에
떠서 인간의 운명은, 역사는, 사회는 이곳에 이르렀다.
 더구나 그 줄기는 하나가 아니다. 여러 갈래의 줄기가 하나로 합류했다가 여러 갈래로 제각기 갈리어 흐르는 수도 있다.
 말하자면 세대의 江河는 외줄기가 아니라 세대끼리 뜻을 같이하여 하나의 흐름을 이어 가기도 하고 혹은 세대와 세대가 등을 지고 방향이 다른 물꼬를 터서 분기(分岐)해 가는
일도 있지 않던가?
 그렇다면 오늘의 저 세대의 태양은 어떻게 빛나고 있으며, 그 세대의 바람은 어떻게 불고 있으며, 그 세대의 강물이 어떠한 율동으로 움직이고 있는가를 보자.
 태양이 침몰하기 전에, 그리고 강물이 바다로 나서기 전에 보자, 오늘을 사는 세대를.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世代의 意味'
 
* 태양이라고 다 빛나는 것은 아니다. 구름이 끼고 비가 오는 날이면 그 태양은 상장(喪章)
처럼 침울하고 어둡다. 전후의 이 세대는 바로 그러한 태양, 비 오는 날에 태어난 젊음들이 었다. 핸킨의 표현을 빌자면, '어쩌다가 태어난 것이 마침 비 오는 날에 태어난 불쌍한 하루살이'의 그 비극과도 같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젊음과 太陽'
 
* 밤이 가면 낮이 오리라고 믿는 것처럼 전쟁이 끝나면 평화가 깃들리라고 사람들은 생각해 왔다. 1차 대전만 해도, 스페인 동란만 해도 총성이 멎으면 평화의 종소리가 울려 왔다.
 헤밍웨이만 하더라도 비록 '누구를 위한 종소리냐'고 회의는 했지만 그래도 포연(砲煙)이
가신 뒤에 울려 온 그 종소리 자체만은 부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2차 대전에는 사르트르의 말대로 싸움이 끝났어도 평화의 종은 울려 오지 않았고 축복의 깃발은 나부끼지 않았다. 동서의 냉전 - 원폭(原爆)의 버섯구름 - 사상적 지남력(指南力)의 상실 - 그리고 탄흔을 붕대로 감싼 기계 문명의 대중 사회 - 이와 같은 불길한 빗방울들이 전후의 세대로부터 태양을, 그리고 젊음의 그 자리를 박탈해 간 것이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젊음과 太陽'
 
* 현대의 계절은 어린 아이가 자라 청춘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그냥 건너 뛰고 곧장 늙은이가 되게 한다. 20대의 세대는 있어도 젊음은 없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순응과 케 세라'
 
* 피리를 불면 서어커스단의 곰은 춤을 춘다. 五色 무늬의 옷을 감고 흥겨운 율동으로 춤을 춘다. 그것은 이미 야생의 곰이 아니다. 천막이 그의 하늘이고 박수를 치는 저 관객들이 그의 숲이다. 동굴도 시냇물 소리도 잃어버렸다. 그 대신 그는 곡예의 기술을 배웠고 인사하는 예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춤을 추기만 하면 먹을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적의 내습을 두려워할 까닭도 없다.
 그러나 서어커스단의 곰은 행복했던가? 춤을 출 때 정말로 곰은 흥겨웠던가? 어떻게 해서 야생의 곰을 길들였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에게 춤을 가르친 곡예사들은, 그리고 조건반사(條件反射)의 이론을 만든 파블로프씨는 누구보다도 그 비밀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어커스단의 곰은 자기 마음으로 춤을 배운 것이 아니다. 조건도야(條件陶冶)의 기계적인 되풀이를 통해서 그런 관습을 익히게 된 것이다.
 뜨거운 철판에 곰을 올려 놓으면 자연히 그것은 춤을 추듯 발을 구르게 된다. 뜨거움을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피리를 불어 준다. 이러한 일을 수없이 반복하면 소위 그 파블로프의 조건 반사라는 것이 생겨나게 된다. 뜨거운 철판을 놓지 않고 이젠 피리만 불어도 곰은 기계적으로 발을 구르고 뛰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곰은 서어커스의 무대에 오르게 된다. 그러니까 사실에 있어선 제 흥을 가지고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피리 소리의 단순한 조건 반사로서의 기계적 율동이다.
 그것은 하나의 비극일 망정 춤은 아니다. 행복도 감동도 없는 춤, 그러한 춤은 인간에게도있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서어커스團의 곰'
 
* 헉슬리는 미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서어커스단의 곰처럼 되어 버릴 인간의 운명을 예견하였다. 공동, 획일, 안정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현대의 메카니즘은 점차로 인간을 기계화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헉슬리의 환상적인 인간의 미래상, 포오드 기원(紀元) 632년에는 인간은 이미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포오드식 조립 공장의 어두운 인공 부화실에서 기계 병아리처럼 깨어난다는 것이다.
 유리병 속에서 획일적으로 대량 생산된 아이들은 서어커스단의 곰들처럼 일정한 조건 도야로 길들여진다. 전기 자극으로 일체의 인간 인격, 그 감정과 의식이 완전한 형태로 기계화 된다.
그래서 용감한 신세계의 주민들은 슬픔도 불행도 불안도 없다. 피리 소리가 울리면 뜻없이 그냥 춤을 추기만 하면 된다. 안락하다. 근심이 없다. 고통도 없다. 그러나 과연 그들은 행복한가?
 헉슬리는 멕시코에 있는 야만인 보호 구역에서 우연히 런던으로, 말하자면 메카니즘의 유토피아로 발을 들여 놓은 야만인 존(조건 도야를 받지 않은 인간)을 통해서 비판하고 있다.야만인 존은 야생인 곰과 같다. 그는 춤추는 서어커스단의 길들인 곰들, 그 기계화한 인간의 춤(生活)에 의혹을 품는다. 오히려 존의 머리 속에서는 우연히 읽었던 셰익스피어 전집 제1권의 그 아름다운 언어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존은 모친에 대한 애정도 없고 육체적인 쾌락밖에는 연애란 것도, 격렬한 열정과 모험도 모르고 있는 그 인간들에게 놀라움을 느낀다. 그리하여 안락만을 주장하고 있는 유토피아의 그 통제관(統制官)에게 이렇게 대든다.
 "나는 안락 같은 것은 원치 않는다. 내가 욕망하는 것은 神이다, 詩다. 참된 위험이며 자유이며 善이며 또한 죄이다."
 이렇게 외친 존은 기계 문명의 유토피아를 거부하고 외로운 섬, 등대의 폐허 속에서 고독하게 지내려 한다. 그러나 문명 세계는 그를 고독하게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 신문기자
들이 찾아 오고 매일같이 구경꾼들이 모여 든다. 드디어 존은 목을 메어 죽고 만다.
 헉슬리의 이 소설은 미래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이 기계 문명이 내포한 맹점을 풍자한 것이다.
 여기 옛날 그 야만한 숲의 생활을 그리워하는 서어커스단의 곰들이 있다. 그들은 춤을 거부하고 텐트 밖으로 뛰어 나가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문명에의 순응에 반발하고 성스러운 야만인을 자처하는 비이트족들이다.
- 이어령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제1부 中 '서어커스團의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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