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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님, 님께서는 "이중삼중고(苦)"를 겪고 떠났어ㅠ...
2017년 09월 16일 02시 12분  조회:2821  추천:0  작성자: 죽림
 

 

< 가족관계로부터의 탈출이 필요하다 >
                                            ㅡ 마광수

석가와 예수의 일생을 살펴보면, 그들이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홀로서기’를 도모한 것 이 운명의 극복, 또는 창조에 가장 큰 밑거름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공자도 어쨌든 그 나름대로의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경륜을 펴나간 인물이라고 볼 때, 석가 나 예수와 비슷한 상황이 그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걸출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공자는 아버지를 부정하진 않았지만 그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사망함으로써 아버지 의 카리스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맹자 역시 비슷한 가정환경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스스로의 우연한 출생 자체에 대한 강한 ‘억울감’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었을뿐더러, 비교적 창조적인 생애를 살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의 생(生)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고 오직 부모에 의해 어쩌다 이 세상에 ‘내 던져지기’ 때문에, 잠재의식 내부에 부모에 대한 적개심을 묻어두고 있다. 그런데 가부장 제도하에서는 아무래도 그 적개심의 화살이 아버지에게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버지 를 부정하거나 아버지 없이 자랄 수 있다는 것이 적극적 운명창조의 기초가 되어주는 것이 다. 그러므로 ‘부모로부터의 탈출’은 운명의 극복에 가장 큰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운명에 유전인자 버금가게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 가족관계에서 오는 갈 등이다. 우리는 특히 부모자식간에 종종 일어나는 존속살인사건을 보면서, ‘가족’이란 것이 이 험난한 인생살이에 있어 마지막 위안처 구실을 해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는 생(生)을 무자비하게 파괴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경우뿐만 아니라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경우도 있고, 핏줄이 섞인 것은 아니지만 ‘살’을 섞고 사는 부부간에도 왕왕 살인이 이루어진다. 형제간의 살인은 더 욱 많아서, 성경에 기록된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은 형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것이요, 우리나라 조선조 개국시에 일어난 최초의 정변은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뒤의 太宗)이 이복 동생을 죽인 사건인 ‘왕자의 난(亂)’이었다.

존속살인사건은 문학작품 속에서도 중요한 테마로 다루어진다.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도스 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 있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페인 작가 카밀로 호세 셀라의 소설 <파스쿠알 두아르테의 가족>은 아들이 친어머니를 잔학하게 죽이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상투적인 아름다움과 도덕만 추구하는 문학보다는 인간의 잠재의식 깊숙이 내재해 있는 추 악한 본성을 과감히 드러내는 문학이 오히려 참된 문학이라는 생각이

20세기 현대문학 전반에 나타나는 공통된 사조이다. 이 점에 있어 한국의 현대문학은 아직도 지나치게 교훈적 포장만을 강조하는 후진적 단계에 머물고 있다. 존속살인사건뿐만 아니라 ‘일가족 집단자살’ 사건도 많이 일어난다. 자살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는 현상이지만, 사실 우리나라처럼 일가족 집단자살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나라도 드물다. 그래서 자살문제를 연구하는 외국의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은 유독 한국에서만 그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일에 대해 크나큰 의문과 호기심을 표시하곤 한다. 언젠가는 일가족 여섯 명이 몽땅 동반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대개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대부분인데, 경제 형편이 차츰 나아져가면서 단순한 생활고 때문만이 아니라 부부간의 불화나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자식들과 함께 죽 어버리는 사건도 차츰 늘어가고 있다. 어떤 경우든 겉보기엔 ‘일가족 집단자살’이지만, 사실은 부모가 자식을 먼저 살해하고 나서 뒤따라 자살하는 것이 일반적 수순으로 되어 있다. 일가족 집단자살의 이면에는 역시 우리나라의 유교적 봉건윤리가 그 배경요인으로 작용한 다. 부모가 자식에게 죽음까지도 강요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낳은 새끼이니 내가 죽여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자식만 살아남아 고생하는 꼴은 차마 못 보겠다”는 되도 않는 핑계와 결합하여 이루어진 일종의 ‘전체주의적 발상’에 바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993년에 대 히트를 기록한 영화 <서편제>는 아버지가 판소리를 계승시킨다는 이유로 노래하길 싫어하는 딸에게 극약을 먹여 장님으로 만들어버리는 내용이 주된 테마로 되어 있 다. 마음 속에 한(恨)이 생기면 다시 판소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지극히 막연한 기대감 하나로, 딸을 무자비하게 장님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딸을 살해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식의 잔인한 내용이 별 거부감 없이, 심지어 진보진영의 문화인들한테까지 어필할 수 있었다는게 나로서는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 역사시간을 통해 백제 말 계백장군의 지극한 충성심에 대해서 배웠고, 계백장군이 5천명의 결사대와 함께 황산벌 전투에 나가면서 자신의 가족을 모두 다 미리 죽여버린 사실까지도 긍정적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교육받았다. 계백장군의 행동은 과연 올바른 것이었을까? 자기의 가족들이 신라 군사들에게 잡혀 치욕을 당하기보다는 차라리 먼저 죽는게 낫다고 판한단 것은 어디까지나 계백장군 개인의 생각이었을 뿐이다. 가족들이 나중에 폼나게 자살을 하든 비굴한 생존을 택하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족 개개인의 실존적 판단에 맡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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