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고향문화인] - "악기만들기 인생" 닐리리...
2017년 09월 17일 22시 30분  조회:3758  추천:0  작성자: 죽림
 

음악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답고 미묘한 소리이다. 음악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영혼을 맑게 정화시켜주는 마법같은 산물이다.

 

악기가 소리를 만들어내고, 그 소리가 또다시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음을 만들어내기까지, 그 소리의 배후에 한 장인의 60년 세월이 고스란히 슴배여 있다. 악기의 탄생지인 “연길시 민족악기 연구소”, 그 현장에서 악기만들기의 장인, 김계봉 선생을 만나 그의 60년 악기인생을 되짚어보았다.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3
 

악기와의 만남을 그는 “가난이 낳은 능력”이라고 일괄했다. 어릴적 가난한 살림에 악기에 유독 애착을 느꼈던 김계봉, 강한 소유욕에 사로잡혀 결국 그가 선택한건 “살수 없다면 만들자!”라는 강한 집념이였다. 12살 어린 나이에 기억속 악기의 특징을 속속 끄집어내며 일본군이 먹다 버린 통졸임통을 주어다 생애 첫 자신만의 악기- 양금을 만들었던 어린 김계봉, 그것이 시작이였고 첫발이였다.

 

 

소학교 군악대에 “입성”한 김계봉, 본격적으로 다양한 악기들과 접촉하며, 악기들의 특성과 소리를 걸탐스레 뇌리에 새기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악기를 만들기 위한 특별한 “설계도”를 그려가는 과정이였을터…뇌리속에 새겨진 악기들의 소리와 특성이 그만의 악기만들기 “교본”이였다.

 

 

살짝 머리가 갸우뚱 해진다. 어떻게 한번 본 악기의 특징을 속속 끄집어내 손제작으로 미묘한 악기를 만들어낸단 말인가. 이에 대해 김계봉 선생 역시 웃음으로 화답했다. 알고보니 할아버지 세대에서부터 부모님까지 손으로 하는 모든건 못하는게 없는 만능 재주꾼들이였단다.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맨발의 의사로 활약하셨던 아버지는 의사라는 거룩한 직업외에 마을 집집의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뚝딱 만들어낼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손재주를 가진 마을의 “보배”로 칭송받았다고 한다. 덕분에 선조들의 재간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김계봉 역시 어려서부터 아버지 못지 않게 못하는게 없는 희한한 재주를 자랑했다고.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3

 

악기 사랑 역시 대대로 물려받은 외길사랑이였던걸가. 아버지에 이어 큰형 역시 악기라면 오금을 못쓰는 애호가였다. 남의 집 소를 1년간 방목하며 키워준 대가로 받은 새끼송아지, 그 송아지를 팔아 바이올린을 장만한 큰형, 큰형의 철두철미한 감시때문에 가까이 있어도 감히 만질수 없었던 바이올린에 대한 애절한 “짝사랑”때문에 속꽤나 썩였던 김계봉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장만한 바이올린도 결국 어려운 살림때문에 다시 팔아야 했던 서러움, 큰형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다시 두팔 걷고 나선 김계봉 선생은 나무를 깎고 다듬고, 전화기선에서 가는 철사를 얻어다가 제법 그럴싸한 바이올린을 만들어냈다. 비록 투박한 외관에 불협화음이 거슬리긴 했지만 제법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춘 바이올린이였다.

 

 

하나, 둘, 김계봉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악기의 수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정교하고 더 잘 다듬어진 소리를 갖추기 시작하는 수제악기들, 수량과 종류도 점점 더 다양해져갔다. 자체 보완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점점 더 완벽한 악기를 만들어가며 명실공히 악기장인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4

20살이 되던해, 연길농업대학 교원으로 교편을 잡은 김계봉, 그 즈음 연길시에서 군인가족들을 모아 렬군속 복무사를 설립, 복무사에 3명의 로일대로 무어진 “악기작업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한달음에 악기작업장으로 달려가 합류할 의사를 비춘 김계봉, 절대 놓아줄수 없다는 농업학교 지도부측과 없어서는 안될 인재이니 꼭 영입하고싶다는 악기작업장 관계자들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결국 소원대로 철밥통인 교원직을 뒤로하고 악기작업장에 기술원으로 합류한다.

 

 

모든 악기의 설계와 제조, 마감작업까지 꼼꼼히 맡아하면서서 오매불망 사모하던 악기들과 매일매일을 함께 할수 있다는 기쁨에 젖어든다. 그렇게 악기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뒤로 장장 60년 동안, 김계봉 선생은 한눈 한번 안팔고 오로지 악기연구와 제작에 자신을 오롯이 올인했다. 그의 손을 통해 제작된 각종 악기들은 장고, 손북, 퉁소, 가야금, 거문고, 바이올린 등등…종류만 해도 40여종, 개수는 이루다 따질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악기들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선호를 받으며 인기절정을 달렸고, 오묘한 음악소리에 연신 감탄을 금치 못하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고객들이 있어 에너지를 얻고 힘을 얻을수 있었다며 자부심 넘치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3

 

김계봉의 악기제작 기술은 분야에서 명성을 떨쳤다. 1985년 중국악기전문가 칭호를 수여받았고, 국가 문화부 대표단 성원으로 조선방문길에 올라 조선측 악기연구가들과 학술회를 통해 상호 악기제작에 관한 교류를 진행, 2009년에는 중화인민공화국 문화부로부터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항목 민족악기 제작기술 대표전승자로 명명받았다.

 

 

김계봉 선생의 부단한 연구와 창신은 기존의 12현 가야금을 현재의 21현, 23현, 25현으로 개량해내 보다 풍성한 음역대를 통해 다양한 소리를 튕겨내는데 성공했으며 그외에도 모듬북을 비롯해 전통악기의 현대적 개량에 늘 신경을 도사리고 있다.

 

 

현재 연변에서 진행되는 크고작은 축제나 행사에서 김계봉 선생이 직접 지도편달해 제작해낸  악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심지어 한국이나 국내 내지에로 수출되기도 한다.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3
 

악기제작의 장인으로, 감히 넘볼수 없는 유아독존의 경지에 다달았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도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며 고집스런 표정을 짓는다. 부단히 개조하고, 부단히 업그레이드 하고, 부단히 보완하면서 보다 완벽한 악기를 만들어 내는게 그의 평생의 꿈이고 목표였듯이, 악기 제작에는 영원히 끝이 없다며 80고령에도 여전히 손에서 악기를 놓지 못하는 고집쟁이다.

 

 

수많은 제자들을 두었고 그 제자들이 현재 사회 각계에서 나름의 소임을 다하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악기에 대한 애착에 사로잡혀 매일 악기제조 현장에서 일일이 함께 해야 성이 풀린다는 김계봉 선생, 자신의 악기제조 노하우를 소책자로 만들어 내부 기술자들의 참고서로 제공했다. 언젠가 그 기술들을 집대성해 자신의 이름을 딴 악기제작 비법책을 출간할거라는 김계봉 선생, 악기 음부에 녹아든 그의 60년 인생이 아름다운 선률로 길이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3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3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4
c2ecf03f5f5d0098d747036ce9086590_1473154
 

글/ 박홍화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13 [고향문회인] - "된장사랑"에서 "된장아리랑"을 부르며... 2017-09-17 0 3288
1312 [고향문화인] - 가야금아, 둥기당당 영원토록 울려라... 2017-09-17 0 4566
1311 [고향문화인] - "악기만들기 인생" 닐리리... 2017-09-17 0 3758
1310 [고향문화인] -"상모야,- 빨강, 노랑, 파랑과 함께 얼쑤 돌아라" 2017-09-17 0 4126
1309 [고향문회인]"세상에서 고름이 있는 옷은 우리 민족 복장뿐"... 2017-09-17 0 4314
1308 [고향문화인] - "무대는 나의 영원한 파트너입니다!"...최중철 2017-09-17 0 3938
1307 마광수님, 님께서는 "이중삼중고(苦)"를 겪고 떠났어ㅠ... 2017-09-16 0 2822
1306 마광수님, 님께서는 생전에 줄담배를 피우셨다면서ㅠ... 2017-09-16 0 2442
1305 마광수님, 님께서는 태여나"야하게 살"권리를 찾으려 했건만... 2017-09-16 0 2540
1304 마광수님, 님께서는 문단에서도 "왕따"를 당했다면서ㅠ... 2017-09-16 0 2716
1303 마광수님, 안타깝도다, 님께서 계실 때나 "마광수붐"나 일지!!! 2017-09-16 0 2861
1302 마광수님, 님의 "즐거운 사라"는 지금 중고거래판매 된대ㅠ... 2017-09-16 0 2656
1301 마광수님, 그렇게도 잘 팔리지 않다던 님의 시집 재판했대ㅠ... 2017-09-16 0 2728
1300 마광수님, "님께서 죄가 있다면 '시대를 앞서간 죄' "라네ㅠ... 2017-09-16 0 2575
1299 마광수님, 지옥에서는 지금 "야한" 글이 잘 씌여지는가ㅠ... 2017-09-16 0 2700
1298 마광수님, "추억"책속에는 님께서 직접 그린 그림도 실렸어ㅠ... 2017-09-16 0 3664
1297 馬光洙님, 이승에서 출간못한 책, 저승에 부쳐 보내드릴게ㅠ... 2017-09-16 0 3607
1296 마광수님, 그렇게도 바라고 바랬던 책 "추억"이 출간되였어ㅠ... 2017-09-16 0 2739
1295 [록색문학평화주의者]"동북범"아, 영원히 맘대로 뛰여 놀아라... 2017-09-15 0 2680
1294 [쉼터] - 달에 발자국 찍다... 2017-09-15 0 2361
1293 [쉼터] - "괴짜 노벨상" = 이그노벨상 2017-09-15 0 2861
1292 [록색평화 ]- 당신의 자가용차는 시커먼 연기를 내뿜습니까... 2017-09-14 0 2613
129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도대체 남의 일이 아니다... 2017-09-14 0 2560
1290 [록색문학평화주의者].중국 최고령 판다 스타 "바시" 저 세상... 2017-09-14 0 2785
1289 [그것이 알고싶다] - 강아지가 똥싸기전 빙글빙글 도는 리유?... 2017-09-14 0 5557
1288 [이런저런] + 90 = 17 = 5 = 6 = 4 = 73 2017-09-14 0 3015
1287 [그것이 알고싶다] - 호랑이 으르렁...원숭이들 찔찔... 2017-09-14 0 2147
1286 [고향문인들] - 민족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여야... 2017-09-13 0 2589
1285 [고향문화소식] - 중국 조선민족의 명함장 = "조선족 농악무" 2017-09-13 0 2605
1284 [그것이 알고싶다] - 16년전, "추락하는 남자"를 찾아 16년?!... 2017-09-13 0 2861
1283 [고향소식]중국 화룡 국제마라톤경기를 못한다? -한다, 했다!... 2017-09-12 0 2466
1282 [쉼터] - ' 2018 이색적 기네스 세계기록 2017-09-11 0 4487
1281 [쉼터] - 중국 북경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 2017-09-11 0 2576
1280 [쉼터] - 중국 남창에 "군사테마공원"이 없다?... 있다!... 2017-09-11 0 2875
1279 [쉼터] - 세계에서 가장 긴 "명절" 2017-09-11 0 2521
1278 마광수님의 적어도 더 이상 "그 고달픈 잠"을 깨우지 말자... 2017-09-10 0 2756
1277 [이런저런] - "이 판결이 불과 10년후에는 비웃음거리가..." 2017-09-10 0 3090
1276 마광수님은 "별것도 아닌 인생"길에서 "덫"에 걸렸다... 2017-09-09 0 2680
1275 [이런저런] -마광수님은 "얄궂은 한 시절 모퉁이를 돌아갔다"... 2017-09-09 0 2767
1274 [이런저런] - 마광수님은 "어느날 갑자기..."를 내다봤다?!... 2017-09-09 0 2446
‹처음  이전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