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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가, 시인 - 투르게네프 산문시 7수
2018년 08월 22일 22시 35분  조회:2357  추천:0  작성자: 죽림


러시아 작가, 소설가, 시인 ㅡ 투르게네프 산문시 7수


나는 그 길을 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먼 길을 걷다 드디어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곳이므로
그리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여느 노인과 달리 어린 여자아이처럼 무덤 이외에 백합과 장미꽃을 보았다는 점이다.”

 

 

제목 바위

 

당신들은 화창한 봄날의 만조 때에 해변에서 오랜 세월 부대껴 온 잿빛 바위에 거친 풍랑이 사방팔방에서 들이치고 – 들이치고
희롱하고어루만지고 이끼 낀 바위 정수리 위에 잘디잔 진주를 흩뿌려놓듯이
빛나는 거품을 흩뿌리고 있는 것을 본 일이 있는가?

바위는 언제나 변함없는 바위지만 -- 그 잿빛의 표면에는 선명한 색채가 나타난다.

그 색채는 녹아있던 화강암이 겨우 굳어지기 시작하여 빨간 불꽃으로 타고 있던 저 먼 태고(太古)를 이야기 한다.

이처럼 나는 요즘의 늙은 마음에도 젊은 여심(女心)의 물결이 부근에서 밀려와 그 부드러운 애무의 손에
나의 마음은 이미 오래동안 퇴색해 있던 색채
옛날의 불의 추억을 떠올리고 붉어져 오는 것이었다.

파도는 멀어졌다……하지만그 색채는 아직 퇴색하지 않았다--지독하게 뼈를 에이는 것같은 바람이 설사 말라 있더라도.

 

 

제목 거지

나는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늙은 거지가 나를 불러 세웠다.

두 눈에 핏발이 서고눈물을 머금은 눈새파랗게 질린 입술지독한 누더기더러운 상처……
이 불행한 인간을빈궁은 어찌 이리도 추하게 먹어치웠단 말인가.

그는 빨갛게짓무른더러운 손을 내게 내밀었다.

그는 신음하듯이울부짖듯이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내옷의 주머니를 남김없이 뒤지기 시작했다지갑도 없다시계도 없다손수건 조차 없다
무엇 하나 가지고 나온 것이 없다.

하지만거지는 아직 기다리고 있다뻗은 손은 아주 약하게 떨며전율하고 있었다.

그만 곤경에 빠져 초조해진 나는 그 더러운떨리는 손을 꽉 잡았다.

"이보시오 노인장용서하시오나는 아무것도 지닌 게 없구려!"

거지는 나에게 핏발이 선 시선을 보내며 시퍼런 입술에 미소를 머금고그쪽에서도 꽉 하니 내 차디찬 손을 잡아 주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거지는 나에게 속삭였다.

"이렇게 손을 잡아주시다니이 또한 적선이십니다."

나도 또 이 형제로부터 베풀음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제목 대화

 

-융풀라우도 핀스테럴혼도 지금 아직도 인적(人跡)이 머문 적이 없다-

알프스의 높은 봉우리……그저 이어지는 아아(峨峨)한 험준한 낭떠러지……산맥의 한 가운데.

산과 산의 위로 펼쳐진 연녹색의밝고말할 수 없는 하늘몸에 스며드는 매서운 추위찬란한 눈덩어리
눈을 비집고 치솟은얼음에 갇힌바람이 휘몰아치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

지평선 양쪽 옆에 치솟은 두 개의 산 덩이두 사람의 거인융풀라우와 핀스테럴혼.

융풀라우는 옆사람에게 말한다.

"뭔가 새로운 일이라도 있나요당신은 나보다는 잘 보이겠지요저 기슭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수천년이 지나가는 눈 깜짝할 순간에그러자 대답하는 핀스테럴혼의 굉음.

"구름이 땅을 뒤덮고 있다……잠시 기다려라!"

또 수천년이 지나간다한순간에.

"이번에는?"

융풀라우가 묻는다.

"이번에는 보인다아래 쪽은 아직본래 그대로다드문드문자잘하게물은 푸르고 숲은 거무틱틱하고
수도 없이 많은 암석은 잿빛이다그들 주위에는 지금도 아직 무당벌레가 꿈틀대고 있다
봐라저 아직너나 나를 더럽힐 수 없었던 이족(二足동물이."

"그건 인간 말인가요?"

"그래인간이다."

몇천년인가가 지나간다단숨에.

"이번에는?"

융풀라우가 묻는다.

"무당벌레는 전보다는 조금밖에 안보이는 것같다."

핀스테럴혼은 큰소리로 울린다.

"아래쪽은 확실해졌다물은 마르고숲은 드문드문해 졌다."

다시 또 수천년인가 지나간다삽시간에.

"당신뭐가 보이나요?"

융풀라우가 말한다.

"우리 주변은 깨끗해진 것같다."

핀스테럴혼이 대답한다.

"하지만저 멀리에 있는 골짜기에는 역시 반점(斑點)이 있다그리고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다."

"이번에는?"라고또 수천년이 단숨에 지나가자융풀라우가 묻는다.

"이번에는 좋은데."

핀스테럴혼이 대답한다.

"여기건 저기건상쾌해졌다어디를 보아도 하얗다……여기도 저기도 눈이다하나가득게다가 이 얼음이다……
모조리 얼어붙었다지금은 좋다조용해서."

"좋군요."

융풀라우가 말을 꺼냈다.

"그런데 아저씨당신과 꽤 잡담을 했군요한 잠 잘 시간이네요."

"그렇군."

큰 산들은 잠자고 있다녹색의맑게 개인 하늘도영원히 입을 다문 채 대지 위에 잠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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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안에는 우리 둘, 개와 나.

  밖에는 사나운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개는 내 바로 앞에 쪼그려 앉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나도 개의 얼굴을 바라본다.
  개는 무엇인가 나에게 말하고 싶은 눈치다. 그는 벙어리같다. 말이 없다.
개는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심정을 이해한다.
  이 순간 그의 맘속에나 내 맘속엔 꼭 같은 감정이 흐르고 있다는 것,
우리 둘 사이엔 아무런  격의도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린 서로 꼭 같다. 우리 둘 모두의 가슴속엔 전율할 불길이 타오르고 불똥이 튀고 있다.
이윽고 죽음이 다가와 차갑고도 커다란 날개를 훨훨 치면서 그 불길과 불똥을 휩쓸어 버리리라.  
  그려면 끝장이다.
  그러면 우리 둘 저마다의 가슴속에 불길이 타오르고 불똥이 튀던 모습을 그 누가 짐작이나 하겠는가?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결코 짐승과 사람으로 구별되는 것이 아닌, 서로 함께 눈빛을 주고 받던 사이다.
  둘의 똑 같은 눈들, 그 눈들은 서로 응시하고 있다.
  그리고 짐승과 인간, 이들의 눈에는, 서로 같은 생명이 공포 속에 서로 다가앉아서 의지하며 있다. 

  (1878년 2월)

 

 

멩이 생각 : 참 감동적인 글이다.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길러본 사람들은 이런 느낌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사람과 동물은 생명의 불꽃이 타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하지만 우리 이성은 이런 사실을 쉽게 망각한다.
이 글에서처럼 존재의 신비한 공감 내지 우정을 느끼는 순간 내 삶도 변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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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투르게네프 


어둡고 괴로운 날들이 다가왔다...... 
자기 자신의 병, 사랑하는 사람들의 질환, 노년의 
추위와 어둠...... 그대가 사랑한 것, 그대가 기약 없이 
내맡긴 모든 것은 시들어 부셔져갔다. 길은 이미 내리막길. 
어떻게 할 것인가? 비통해할 것인가? 서러워할 것인가? 
그렇다고 그대는 자기도 남도 구하지는 못하리라. 
구부러지고 말라빠진 노목의 나뭇잎은 점점 작아지고 
성기어간다-그러나 그 푸르름에는 변함이 없다. 
그대도 몸을 오므리고 자기 자신 속으로 자기의 회상 
속으로 기어드는 것이 좋다-그러면 저기, 깊이 깊이 
가다듬은 마음속 맨 밑바닥에 그대의 옛 생활이, 그대만이 
이해할 수 있는 생활이 아직도 생생한 푸르름과 애무와 
봄의 힘을 가지고 그대 앞을 비춰주리라. 
그러나 조심하시오......
가련한 노인이여, 희망을 가지지는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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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마을에서 세상 엿보기 
- <투르게네프 산문시> 연구 /이대의

1. 들어가는 말 
투르게네프의 산문시를 읽다보면, 이것을 산문으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산문시로 보아야할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이것이 산문시라 하면 산문과 산문시의 경계는 과연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게 한다. 
그의 산문시에는 우리가 통상 시적 장치라고 하는 상징, 이미지, 아이러니 등은 물론 응축된 서술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산문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 문장들을 살펴 
보면 마치 한 편의 수필과도 같은 혹은 꽁트와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글을 어떤 기법 혹은 어떤 의미로 해서 산문시로 보아야 하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산문과 산문시의 뜻을 살펴보고 산문시로 판단해야할 근거는 어떤 것인지 파악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산문의 반대개념은 시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산문시도 있고, 시적인 산문도 있으니 잘못된 생각이다. 
산문의 반대는 운문, 즉 정형의 율격을 판독할 수 있도록 조직된 글이다. 비시적, 비문학적인 글을 <산문적>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의 산문은 문학적, 시적 성질을 전혀 띠지 않은 산문을 말한다. 
산문시는 서정시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또는 모든 특징을 다 가지고 있되 산문의 형태로 인쇄된 시라고 보면 좋다. 산문시가 리듬의 단위를 행에 두지 않고 한 문장, 나아가서는 한 문단에다 두고 있 
음을 말한다. 자유시나 정형시는 행 단위의 리듬 구성으로 말미암아 읽기가 다소 늦어지나 산문시에서는 읽기가 거침없이 진행되어 다소 호흡이 가빠진다. 
이와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을 미루어, 그의 작품을 산문시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리듬의 단위가 행이나 전체 문단에다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특별한 독법 없이 거침없이 읽혀지고 
'다소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낀다. 또한 작품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응축된 주제나 상징이 떠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의 문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산문적 관념에 머물지 않으면서 그의 삶 속에 내재해 있는 지적인 사상이나 철학을 시적인 감동으로 전해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의 산문시 작품을 중심으로 작품세계를 논의해 보겠다. 투르게네프의 산문시에는 그의 인생관, 조국애, 인도주의, 철학적인 사상이 집약되어 있다3)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그의 
산문시 작품세계를 분석해 보기로 하겠다. 

2. 서정적 마을에서 풍경 그리기 
시에 있어서 풍경은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듯 아주 평범한 경치를 묘사하여 독자로 하여금 풍경을 감상하게끔 하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그 작품의 전반적인 배경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작품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기쁨이나 슬픔 그리고 아픔 등을 대신 나타내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풍경은 작품 속에서 적절하게 포착하여 그려 
넣어서 작품을 한결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많이 사용한다. 
투르게네프의 산문시에는 그림을 그리는 듯한 풍경이 서정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마치 산수화 같은 풍경이다. 집들은 잘 보이지 않고 설령 집들이 있다해도 전원풍의 작은 집들을 그렸다. 거기에는 
작품의 주제 의식을 의식해서 그리는 경우가 아니고 단순히 작품 배경이 되는 풍경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합일되어 살아가는 작품들이 많다. 

유월의 마지막 날, 천리 사방은 러시아 -- 그리운 고향. 
온통 파랗게 물든 하늘, 그 위에 외로이 떠 있는 구름 한 점, 흐르지도 않고 녹아내리지도 않는다. 바람 한 점 없는 따사로움 …… 대기는 갓 짜낸 우유만 같다! 
종다리는 지저귀고 비둘기는 가슴을 불룩이며 구구 울고, 제비는 소리도 없이 유유히 날고, 말은 콧바람을 불며 풀을 씹고, 개는 서서 정답게 꼬리만 흔들 뿐 짖지도않는다. 
- <마을> 중에서 

유월의 마지막, 고향 마을풍경이 너무도 서정적이다. 파란 하늘과 구름 한 점 그리고 바람 이 모든것들이 '갓 짜낸 우유만 같다'. 종다리, 비둘기가 울고 제비가 날아다니고 말은 풀을 씹고, 개는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드는 평화롭고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주변 풍경을 시청각적으로 보여준다. 

골짜기를 따라 한쪽에는 아담한 곳간과 문이 굳게 잠긴 조그만 헛간들이 늘어서고, 다른 한쪽에는 판자 지붕을 얹은 소나무 통나무집이 대여섯 채. 지붕마다 찌르레기의 새장이 달린 높다란 장대가 보이고 집집마다 문간 위에는 양철을 오려 만든 갈기를 곤두세운 작은 말이 서 있다. 면이 고르지 않은 유리창은 무지갯빛 반사를 던 
지고 덧문에는 꽃다발이 담긴 화병이 그려져 있다. 
- <마을> 중에서 

마치 영화의 장면처럼 카메라 앵글을 멀리에서 가까이 잡은 마을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골짜기 한쪽에 집들이 대여섯 채 있고 집집마다의 유리창에 햇빛이 비치는 풍경이 너무도 맑고 투명하다. 
그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평화로우며 맑고 깨끗하다. 

둥근 얼굴의 젊은 여인이 창문에서 밖을 내다보고는 젊은이들의 말 때문도 아니고건초 더미 속 애들의 장난 때문도 아닌 영문 모를 웃음을 짓고 있다. 
또 다른 젊은 여인은 굳센 두 팔로 물에 젖은 커다란 두레박을 우물에서 끌어올리고 있다……두레박은 밧줄 끝에서 후들후들 떨리고 흔들리며 햇빛에 반짝이는 길다란 물방울을 떨어뜨린다. 
내 앞에는 바둑 무늬 새 스커트에 새 가죽신을 신은 노파가 서있다. 
- <마을>중에서 

젊은이들이 말을 풀어놓고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젊은 여인은 창문에 서서 그 젊은이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다. 우물가에는 또 다른 젊은 여인들이 물을 긷고 있다. 노파의 모습도 
정 많은 이웃집 노인 같은 평온함이 배어 있다. 

노파는 아직도 따스한 큰 빵 조각 하나를 왼손 손바닥 위에 얹어놓고 나에게 권한다. 「자, 어서 드시오, 길가는 손님, 몸을 위해서!」 
별안간 수탉이 꼬꼬댁 울어대며 부산스럽게 날개를 퍼득이기 시작한다. 거기에 답하여 외양간의 송아지가 <음메에>하고 길게 목청을 뺀다. 
「야아, 정말 멋진 귀리군!」나의 마부 소리가 들린다. 
오오, 자유로운 러시아 마을의 만족과 평온과 풍요함이여! 오오, 그 정적, 그 은총이여! 
- <마을> 중에서 

우리 유년의 마을을 연상케 하는 정경이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랬듯 노파가 손님에게 빵한 조각을 건네고, 거기에 수탉이 부산스럽게 퍼득이고 거기에 답하여 송아지가 운다. '자유로운 러시 
아 마을의 만족과 평온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마을의 풍경을 산수화 같이 그려주면서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풍경은 작품 곳곳에 나타나 있다. 

알프스의 정상…… 기암절벽의 연봉(連峰)……첩첩 산중의 한복판. 
태산 준령 위엔 맑게 갠 연록색의 말없는 하늘. 살을 에는 듯한 추위. 눈부시게 반짝이는 응고된 눈. 그 눈을 뚫고 우뚝 솟은 얼음에 덮이고 비바람에 그을은 준엄한 암괴(巖塊).지평선 양쪽에 우뚝 마주 솟은 두 거봉, 두 거인 - 융프라우와 힌스테라아르호른. 
- <대화> 중에서 

영원 무궁한 알프스의 기암절벽과 두 거봉의 정경이 그대로 와 닿는다. 너무도 커서 인간은 감히 범접하지 못하게 하는 느낌이 든다. '거대한 산들은 잠든다. 맑게 갠 푸른 하늘도 영원히 입을 다문 대지 위에 잠든다.'라고 하여 인간의 존재가 자연에 비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인식시키며 자연의 거대함을 나타내주고 있는가하면 

당신은 바닷가에서 늙은 잿빛 바위를 본 적이 있는가? 화창한 봄 날 만조 때, 세찬 파도가 사방에서 밀려들며 그 바위를 때리는 것을 - 밀려와선 때리고 희롱하며, 반짝이는 포말을 진주알처럼 흩뿌리며 이끼 낀 바위를 씻어내리는 것을. 
바위는 언제 보나 예전 그 바위 그대로 남아 있다 - 
- <바위> 중에서 

파도가 아무리 밀치고 때려도 바위는 변하지 않는다.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바위는 끄떡없다. 이러한 바위의 모습 혹은 풍경을 통해 흔들림 없는 삶을 나타내 주고 상대적으로 인간의 삶은 보잘 것 없 
음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와 같이 투르게네프의 시속에는 자연의 서정적 풍경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가 하면 자연의 거대함을 통해 인간의 존재가 보잘 것 없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3. 격동기 시대의 세상 엿보기 
그의 유년기는 알렉산드르 1세 시대 말기에 해당하고, 그의 청년기는 러시아에서 가장 혹독한 탄압의 시기였던 니콜라이 1세 시대였으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던 장년기는 개혁의 희망과 혁명의 불 
안감이 공존하던 알렉산드르 2세대, 그리고 그의 말년은 강력한 반동 정책이 추진되던 알렉산드르 3세 시대에 해당한다. 결국 투르게네프는 유럽과 러시아의 격동기를 몸으로 겪으며 살았다. 그러한 삶 
의 배경 때문인지 몰라도 그의 작품을 보면 시대적인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이 배어 있다. 

개가 서서히 다가갔다. 그러자 별안간 가까운 나무에서 가슴 털이 검은 참새 한 마리가 개의 바로 콧등 앞에 돌멩이처럼 날아내렸다. 그러고는 온 몸의 털을 험악하게 곤두세우고 필사적이고 애처로운 목소리로 울어대면서, 허옇게 이빨을 드러내고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개의 입을 향해 두어 번 가량 깡충깡충 뛰어갔다. 
어미새는 새끼를 구하기 위해 돌진하는 것이다……그러나 그 조그만 몸뚱이는 온통 공포에 떨고 있었고, 그 가냘픈 목소리는 거칠다 못해 쉬어버렸다. 드디어 어미새는 실신하고 말았다. 자기 몸을 희생한 것이다! 
- <참새> 중에서 

사냥하고 돌아와 길을 걷다가 목격한 장면을 쓴 글이다. 참새가 자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개에게필사적으로 대항하다 실신해버린다. 그 가냘픈 몸뚱이로 거대하게 보이는 개에게 덤벼서 개가 뒷걸음질치게 만들어 새끼를 지켜내는 것을 통해 작가는 '사랑은 공포보다도 더 강하고, 바로 그 사랑에 의해서만 삶은 유지되고 영위되어 나가는 것이다.'고 정의해 버린다. 마지막에 결론을 내리듯 정의해 버려 시의 맛이 사라지긴 하지만 이 글 속에는 강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절대권력에 항거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윽고 새는 날개를 가다듬고, 매한테 쫓기는 비둘기처럼, 먼 곳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간다. 어디 푸르고 아늑한 은신처는 없을까? 잠시 동안이라도 좋으니, 어디 둥지를 틀 만한 곳은 없을까? 
- <둥지도 없이> 중에서 

은신처가 없는 새는 은신처를 찾아 끝없이 날아간다. 사막을 넘어 바다를 넘어가다 기력이 떨어져 결국 죽고 마는 새를 이야기하며 작가는 자신도 '나도 바다에 떨어질 때가 온 것 아닐까?' 두려워한다. 
여기서 매는 권력자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자유를 그리워하는 민중들은 그 권력을 피해 둥지를 찾다 
가 결국 죽음에 다다르는 시대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시골 농사꾼의 늙은 과부 집에서, 마을에서도 첫째가는 일꾼인 스무 살 난 외아들이 죽었다. 
그 마을의 여지주인 마나님은 노파의 슬픈 소식을 듣고 장례식 날에 과부의 집을 방문했다. 
노파는 집에 있었다. 
노파는 집 한복판 탁자 앞에 서서 오른손을 규칙적으로 천천히 움직이며(왼손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연기에 그슬린 항아리 바닥으로부터 건더기 없는 양배춧국을 떠서는 한 술 두 술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노파의 얼굴은 핼쑥하게 여위고 까맣게 죽어 있었다. 빨갛게 충혈된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으나……몸만은 교회에 간 것처럼 꼿꼿한 자세로 단정히 서 있었다. 
「어쩌면!」하고 마나님은 생각했다. 
「이 판국에 음식이 목으로 넘어가다니…… 저 사람들의 감정은 어쩌면 저렇게도 무딜까!」 
- <양배춧국> 중에서 

아들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는 과부가 '건더기도 없는 양배춧국을' 먹고 있는 모습이 가슴 저리게한다. 그 아픔이 '생매장을 당한 거'나 마찬가지인 슬픔 속에서도 양배춧국을 먹는 것은 '그녀에게는 소금처럼 싼 것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끝 부분에 설명을 빼고 상황만 전달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이를 통해 당시의 경제적인 상황을 나타내주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힘겨운 삶을 보여주고 있다. 

「아니, 매 맞는 사람이 누구든 간에 무법적인 사형을 허용해선 안 돼. 자, 도와주러 나가세」 
「그러나 살인자를 때리고 있는 건 아니야」 
「살인자가 아니라고? 그럼 도둑인가? 어쨌든 마찬가지야, 가서 말리도록 해야지」 
「아니, 도둑도 아냐」 
「도둑도 아니라고? 그럼 회계산가? 철도 종업원? 군납업자? 러시아의 문예 보호자? 변호사? 온건주의 편집자? 사회 봉사가 나으리?……어쨌든 가서 도와주도록 하세!」 
「아니 그렇잖아…… 신문기자가 맞고 있군 그래」 
「신문기자? 그럼 우선 차나 마시고 보지」 
- <신문기자> 중에서 

두 친구가 차를 마시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 일방적으로 매를 맞고 있고 있는 상황에서 '매 맞는사람이 누구든 간에' 그를 말려야 한다고 나가려 한다. 그가 도둑이건 살인자이건 혹은 회계사, 철도종 
업원, 군납업자, 러시아의 문예보호자, 변호사, 온건주의 편집자, 사회봉사가 나으리 등 누구든 도와주러 나가려다가 신문기자라고 하자 '그럼 우선 차나 마시고 보지' 하고 나가지 않는다. 이는 당시의 저널리즘에 대한 불만을 신문기자를 통해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너의 말도 역시 말이 안 되는 수수께끼란 말인가? 
그렇다면 너의 오이디푸스는 어디 있느냐? 
아아! 전 러시아의 스핑크스여! 농군 모자를 쓴다고 러시아의 오이디푸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스핑크스> 중에서 

'농민을 이해한답시고 곧잘 농민 복장을 하고 다닌 그 당시의 슬라브주의자들을 날카롭게 풍자한'작품이다. 이와 같이 위장된 관료나 혹은 지배자들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러시아의 조국애를 
나타내준 작품도 있다. 

의혹의 날에도, 조국의 운명을 생각하며 번민하던 날에도 - 그대 혼자만이 나의 지팡이요, 기둥이었노라. 오오, 위대하고도 힘차고 성실하고도 자유로운 러시아어여! 
만일 그대가 없었다면, 지금 조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을 보고 어찌 절망에 빠지지 않을 수 있으리오? 그러나 이러한 말이 위대한 국민에게 주어지지 않았다고 믿을 수는 없지 않을까! 
- <러시아어> 전문 

러시아어를 짧은 시로 잘 나타낸 작품이다. '그대 혼자만이 나의 지팡이요, 기둥이었노라'고 러시아어가 있어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힘이 되었음을 나타낸다. 또한 조국의 절망 속에서도 러시아어가 있 
어 조국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와 같이 격동기 시대를 풍자하거나 그 시대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주는 작품을 살펴보았다. 
물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시대적 상황이나 나름대로의 시대적 정의를 작가가 끼어 들어 부연 설명해주는 것이 있어 시의 맛을 덜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시대를 바라보는 것이 냉소적인 요소가 
있어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서사적인 구조를 통해 한 시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4. 휴머니즘의 마을에서 사람과 함께 하기 
투르게네프의 작품 (서정적이든 시대적 상황을 풍자하든) 속에 하나로 흐르는 것은 휴머니즘이다. 
그는 사람을 좋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단편집에 실린 <짝사랑>에 보면 '신기한 산이나, 바위, 폭포 같은 것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자연이 사람을 놓아주지 않았거나 방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얼굴, 산 사람의 얼굴, 사람들의 이야기, 움직임, 웃음, 바로 이런 것들이 내겐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 끼어 있노라면, 나는 유달리 홀가분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라고 토로하고 있다. 작가의 간접적인 독백에서 알 수 있듯 자연보다도 사람을 더 좋아했던 그는 작품 속에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많고 또한 그에 따른 고독이 많이 나타난다. 

「사랑하고 말고요. 나리. 벌써 아홉 달째가 되지만……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군요,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정말이에요! 제 처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젊고 건강했는데!……콜레라가 하루만에 데려가고 만 겁니다」 
「말씀 마세요. 나리!」불쌍한 젊은이는 괴롭게 한숨을 내쉬었다. 
- <마샤> 중에서 

마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길 좋아하는 화자는 수심에 차 있는 젊은 마부의 썰매를 타고 가다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부는 사랑하는 색시 마샤가 콜레라에 걸려 하루만에 죽어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이를 측은하게 여긴 화자는 썰매에서 내릴 때 15코페이카를 덤으로 더 주고 내린다. '그러고는 추운 정월의 잿빛 안개에 쌓인 텅 빈 눈길 위를 어슬렁어슬렁 말을 몰고 갔다.'는 장면을 보면 그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보인다. 

노파는 아직도 따스한 큰 빵 조각 하나를 왼손 손바닥 위에 얹어놓고 나에게 권한다. 「자, 어서 드시오, 가는 손님, 몸을 위해서!」 
- <마을> 중에서 

전원적인 마을에서 지나가는 손님을 위해 빵 한 조각을 건내는 노파의 마음이 있는가 하면그 시골 부부는 시고무친의 고아가 된 조카딸을 황폐한 자기 오막살이에 떠맡기로 했다. 
「카치카를 떠맡게 되면」하고 농사꾼 마누라가 말했다. 「마지막 한 푼까지 모조리 그 애에게 들어가, 야채 수프에 넣을 소금도 살 수 없을 텐데요……」 
「그럼…… 소금 없는 수프를 먹으면 돼잖아」하고 그녀의 남편은 대답했다. 
로스차일드도 이 시골 농부를 따르려면 까마득한 것이다! 
- <두 부자> 중에서 

부자인 로스차일드가 많은 수입금 중 복지 사업에 희사하는 것에 감동을 하지만, 그보다는 가난한 시골 부부가 더 인도주의적임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아이를 맡아 기르면 수프에 소금 넣을 돈도 없으면서 '소금 없는 수프를 먹으면' 된다고 하는 부부의 인정을 통해 복지 사업은 어떠한 정신으로 해야하는 지 간접적으로 말해주기도 한다. 

방안에는 우리 둘 - 개와 나, 밖에는 사방 폭풍이 무섭게 울부짖고 있다. 
개는 내 앞에 앉아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도 개를 바라보고 있다. 
개는 무슨 말인가를 나에게 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개는 벙어리라 말을 모른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개의 심정을 이해한다. 
나는 알고 있다 - 지금 이 순간, 개도 나도 똑같은 감정에 젖어 있다는 것을, 우리 둘 사이에는 어떠한 간격도 없다는 것을. 우리 둘은 조금도 다른 것이 없다. 
- <개> 중에서 

개와 방안에 둘이 앉아 인간과 동물이 하나가 되어 감정을 나누는 혹은 그만큼의 고독을 나타내 주는가 하면 

인사를 하는 건지, 비난을 하는 건지 그것조차도 분명치가 않다. 그저 앙상한 앞가슴이 간신히 들먹이고 충혈된 두 눈이 오므라진 동자 위로 온몸을 다해 짜내는 고통스러운 눈물 두 방울이 흘러나왔을 뿐이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는 친구 옆 의자에 앉아서 - 너무나도 무섭고 처참한 그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내리깔며 역시 그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나는 내 손을 잡은 것이 친구의 손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 <마지막 만남> 중에서 

옛 친구인 러시아의 민중시인 네크라소프와 작품을 가지고 논쟁을 하다가 결별하고 지내다 그가 죽음에 임박해 만나 화해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불편했던 앙금도 죽음이 화해를 시켰다는 것으로 끝맺 
음을 하는 것으로 인간관계를 하나의 교훈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거지는 기다리고 있다……나에게 내민 그 손은 힘없이 흔들리며 떨리고 있다.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을 몰라, 나는 힘없이 떨고 있는 그 더러운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 
「용서하시오, 형제, 아무것도 가진 게 없구려」 
거지는 충혈된 두 눈으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그 파리한 두 입술에 가느다 
란 미소가 스쳤다 - 그리고 그는 자기대로 나의 싸늘한 손가락을 꼭 잡아주었다. 
「괜찮습니다. 형제여」하고 그는 속삭였다. 
「그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그것도 역시 적선이니까요」 
나는 깨달았다. - 나도 이 형제에게서 적선을 받았다는 것을. 
- <거지> 중에서 

거리를 걷고 있다가 늙고 초라한 거지가 동냥을 청하여 도와 주려고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그 거지의 더러운 손을 덥석 움켜잡는다. 거지는 자기 나름대로 손을 잡고 그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이 불쌍한 거지와의 관계를 통해 본인도 적선을 받았다는 따스한 작품이다. 
이와 같이 빈부격차나 계급과 관계없이 사람들과 함께 하는 마음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일으키게 한다. 

5. 맺음말 
지금까지 투르게네프 산문시를 살펴보았다. 그의 산문시는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정밀묘사를 함으로써 시의 의미전달에 장애가 되는 요소가 있고, 또한 산문적인 요소가배어 있으며 말하고자 하는 사상이나 철학 그리고 상황들을 지나치게 정의해줌으로써 시의 맛이 덜하 
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서정적 풍경을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그 당시의 시대적인 삶보다는 평화롭고 고요한 아름다움만 그려주어 작품의 무게가 덜해 보이는 듯 하다. 
그러나 그의 예술적 향기와 섬세한 감각 그리고 예리한 관찰력은 매우 뛰어나다. 
시적 표현이 일반적 서술과 다른 점은 진실성의 문제와도 깊숙히 관련되어 있다고 볼 때 그의 작품은 진실성이 돋보인다. 물론 당시의 삶을 풍자하고 시대적 상황을 묘사해 주는데는 냉소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의 진실성은 살아 있다고 본다.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는 휴머니즘은 당시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인도주의적 혹은 도덕적인 정신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따스한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일으키게 요소도 있다. 그러나 그 휴머니즘 조차도 시대의 복판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약간은 비켜간 서정의 마을에서 세상을 엿보고 있 
는 듯한 인상이 든다. 
그러한 작품의 배경 속에 있음에도 그의 산문시에는 말년의 그의 인생관이 담겨져 있고 격동기 시대를 비판하면서도 조국애가 담겨 있으며 어렵고 고된 삶 속에서도 그의 인도주의적 철학사상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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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орреспондент

-Иван Сергеевич Тургенев

신문기자

-이반 세르게이비치 투르게네프

 

двое друзей сидят за столом и пьют чай.

두 친구가 책상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внезапный шум поднялся на улице. Слышны жалобные стоны, ярые ругательства, взрывы злорадного смеха.

그 때, 갑자기 거리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애처로운 신음소리, 심한 욕설, 그리고 악랄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Кого-то бьют, - заметил один из друзей, выглянув из окна.

"누가 매를 맞고 있군" 한 친구가 창문을 내다보고 이렇게 말했다.

 

-Преступника? убийцу? - спросил другой. -Слушай, кто бы он ни был, нельзя допустить бессудную расправу. Пойдем заступимся  за него.

"죄인이야? 아니면 살인자인가?" 다른 친구가 말했다. "저 사람이 누구든 정당한 재판도 없이 저렇게 사람을 맞게 둘 수는 없어. 도와주러 가자."

 

-Да это бьют не убийцу.

"살인자를 때리고 있는 건 아니야."

 

-Не убийцу? так вора? Все равно, пойдем отнимем его у толпы.

"살인자가 아니라고? 그럼 도둑이야? 아니, 어쨋든 저 무리에서 저 사람을 빼내주자."

 

-И не вора.

"도둑도 아니야."

 

-Не вора? Так кассира, железнодорожника, военного поставщика, российского мецената, адвоката, благонамеренного редактора, общественного жертвователя?... Все-таки пойдем поможем ему!

"도둑이 아니라구? 그럼 계산원이야? 철도청 직원? 군납업자? 러시아 문예 보호자? 변호사? 온건주의 편집자? 사회봉사자? 누구라도 좋으니 나가서 도와주자!"

 

-Нет... Это бьют корреспондента.

"아니... 맞고 있는 사람은 신문기자야."

 

-Корреспондента? Ну, знаешь что : допьем сперва стакан чаю.

"신문기자라구? 그러면.. 우선 차부터 다 마시고 생각하는게 좋겠어."

 

(Июль, 1878)

(1878년 7월)

 


 

внеза́пный : 갑작스러운, 돌연의

жа́лобный : 애처로운, 괴로워하는

стон : 신음

я́рый : 강렬한, 맹렬한, 타오르는 듯한

злора́дный : 사악하게 즐거워하는

престу́пник : 죄인

уби́йца : 살인자

допуска́ть - допусти́ть : кого-что 허락하다, 허가하다

бессу́дный : 재판에 의하지 않은

заступа́ться - заступи́ться : 편들다, 두둔하다

отнима́ть - отня́ть : 빼앗다, 가로채다

вор : 도둑

реда́ктор : 편집자

сперва́ : 우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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