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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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12수
2018년 01월 24일 08시 30분  조회:873  추천:0  작성자: 허두남

해님의 요술


맑게 개인 날이면
해님은 기분 좋아
금가루상자를 활짝 열어제낀다

산도 강도
풀도 나무도
빛고운 금가루가 묻어
반들반들 윤택을 자랑한다

빗죠르르-
호리호리 호-
산새들의 고운 산노래도
물새들의 맑은 물노래도
금가루가 옮아
금방울 굴리는듯 귀맛좋다

금가루로 세수한
아이들 얼굴은
잘 익은 능금알처럼
탐스럽게 빛이 난다

 


봄비


봄비는 수많은 손가락으로
대지의 자판 두드려댄다
오동통 버들개지 털갈이하고
파릇파릇 잔디풀 다투어 눈뜬다
달래 냉이 민들레 씀바귀
갖가지 봄나물 들판을 수놓고
연분홍진달래가
환한 웃음으로 산자락을 물들인다
대지는 금방
멋진 서경시 한편을 완성한다
        

 


눈 온 이튿날


숫눈우에 찍힌
메새발자국 따라
퐁퐁퐁 새걸음 뛰여도 보고

쥐발자국 따라 쪼르르
토끼발자국 따라 깡충깡충
여우발자국 따라 살랑살랑

눈덮인 산에서
흉내쟁이역을 하노라면
밉던 동물도
짝꿍처럼 느껴진다

 


정든 시골


아침이면
창문앞 비술나무에
참새들 다닥다닥 앉아서
정답게 저저귄다

ㅡ어서 일어나세요
부지런한 아이는
아침 일찍 일어난대요

저녁이면
시내물 창문밑으로 지나가면서
조잘조잘 자장가를 불러
꿈나라로 데려다준다

ㅡ어서 잠드세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착한 애가 된대요

 


봄은 꼬마화가


봄은 꼬마화가
시내가 백양나무에
파란 이파리 그리네요

오색 령롱한 해빛에서
고운 색갈 풀어내고
바람부채 끌어다가
소올솔 그림 말려가면서

하지만 솜씨 서툴어
어떤 이파린 진하고
어떤 이파린 연하고

끈질긴 꼬마화가
지우고 다시 그리고
몇밤을 지새더니
산뜻한 백양나무 그려냈네요

 

산촌의 밤
 
 
밤이 얼마나 깜깜한지
도시 애들은 잘 모른다
산촌에 가본 도시 애들만
진짜 밤을 본다
 
하늘에 구름 덮힌 밤
친구와 고기발 살피러갈 때
손을 뻗치면 
친구 등에 닿지만
코앞에 선 친구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구름이 걷히면
하늘에 꽉 찬 별들
펄떡이는 고기들을 주어담으며
별빛이 그렇듯 밝은줄도
처음 알게 된다
 
산촌은 뭐나 진실하다
밤은 깜깜 유난히 어둡고
별은 총총 유난히 빛나고
밤은 밤다와서 좋다
별은 별다와서 좋다
 
 
 

꿈마당


흰눈에 묻힌 산골짜기

마른 풀대는
찢어진 기발 펄럭이고
벗은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로 앵금을 켠다

지난 여름
계곡물처럼 시원한 노래로
무더위를 씻어주던
풀벌레들 어디 갔나?

포근한 눈이불밑
땅속 깊은 곳에서
쌔근쌔근 잠자고있겠지

흰눈이 덮인 산골짜기는
수많은 꼬마가수들
명년봄 더 듣기좋은 노래 선물하려
고운 꿈 무르익히는 꿈마당이다

 


아기종개

해해
내가 키우는
아기종개
죄꼬만 아기인데
수염이 났어요

해해
내가 키우는
아기종개
수염이 모두
여섯대뿐이예요

 


수림속엔 비밀이 없대


수림속에 가면
숱한 귀들이 있지

구새통같은 진대나무엔
소귀 닮은 느타리버섯
박쥐귀모양 검정귀버섯은
참나무토막마다 다닥다닥...

귀들이 하도 많아
수림속에 가면 비밀이 없대

꿀 훔치다 벌들에게 혼난 곰
제 신랑 잡아먹는 사마귀
딱새 둥지에 슬쩍
알을 낳아 까는 뻐구기
귀속말로 소곤소곤
누구나 다 안단다

수림속에 가면 비밀이 없대
사처에 온통 듣는 귀니깐!

 


 
아이는 
어른이 되는 꿈 자주 꾼다
 
빛보다 빠른 우주선에 앉아서
자기가 발견한 새 행성에 탐험 가고
멸종한 공룡 복제해내여
노벨과학상 받아안고 싱글벙글
 
어른은
꿈에 늘 아이가 된다
 
고향마을 앞강에 가서
오리오리 동동
물재간 익히며 저녁노을 맞고
소꿉친구들과 들판을 누비며 
누가 제일 큰 베짱이 잡나 내기도 한다
 
어서 커서 멋진 사람 되고싶어
아이는 꿈에 어른 되고
행복했던 동년이 그리워 
어른은 꿈에 그 시절 찾는다
서로 바꿔 꾸어 꿈이고
서로 바꿔 꾸어 아름답다
 
 
 
 
충전
 
아이들은 누구나
에너지충전법
세가지씩 갖고있다
 
방학은 큰 충전
일요일은 보통 충전
하학시간은 작은 충전
 
큰 충전 착실히 하면
한학기 힘 펄펄
보통 충전 알심들이면
일주일 머리 거뜬
작은 충전 살짝 하면
새별눈 초롱초롱 
선생님 말씀 귀에 소올솔
 
 
 
 
 
펭긴새
 
 
뒤뚱뒤뚱 뚱뚱보새라고
함부로 깔보지 마!
 
날지 못하는 새라고
이름만 새라고 하지 마!
 
여느 새들보다 못지 않게
날래고 멋드러지게 쌩쌩 난단다
물속에서
 
 
 
 
소나기 지나간뒤면
 
 
소나기 천만개 채찍으로
온 세상 짓부실듯 기승부려도
 
심술쟁이 맥진해 물러가면
세상은 더 산뜻해진다
 
공기도 바람도 
비에 씻겨 한결 맑다
 
시내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
푸른 물 뚝뚝
재간둥이 화가 금방 그려낸
멋진 수채화
 
제 목청 다시 찾은 시내물
주절주절 푸른 노래도
유난히 정답다
 
소나기 지나간 뒤면
파아랗게 잘 닦인 하늘에
색동무지개 제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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