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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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군이 온다!"(우화)
2018년 07월 17일 10시 01분  조회:821  추천:1  작성자: 허두남
“사냥군이 온다!”
허두남
 
굶주린 여우 한놈이 강변길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가고있었어요.
(야, 썰썰하구나. 꼬박 하루동안 고기점이라군 구경도 못했네! 황소령감네 양계장에서 훔쳐온 닭고기를 어제까지다 먹었으니 오늘은 어떻게 한담? 뭘 좀 훔쳐오든지 빼앗아오든지 해야겠는데…저 물에서 팔뚝만한 잉어라도 ‘여우님, 절 드세요.’ 하고 훌쩍 뛰여나왔으면 얼미나 좋을가! 하다못해 살기 싫은 꿩이라도 한놈 날개를 접고 내 발앞에 뚝 떨어져 모가지가 부러져도 좋으련만…)
제좋은 궁리를 하면서 강굽이를 돌아서던 여우는 제자리에 우뚝 멈춰섰어요.
강물이 폭포처럼 날아내리는 곳에서 고기를 잡고있는 곰을 보았던거예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연어떼가 알을 슬러 강을 따라 올라오군 하는데 곰은 물이 떨어지는 곳에서 기다리면서 연어사냥을 하지요.
연어 한마리가 떨어지는 물을 거슬러 날아오르는 순간 곰은 덥석 한입에 물었어요.
곰은 선자리에서 커다란 연어를 북북 찢어서 먹는것이였어요. 분홍색의 연어속살이 유난히 여우의 눈을 자극했어요. 여우는 입술을 감빨며 닭알침을 꼴깍 삼켰어요. 
(저 살찐 잉어!. 어떻게 하면 저걸 이 여우님의 밥으로 만들가? 뚝바우같은 놈이 원체 힘장사이니 힘으로 뺏을수는 없는거고… 기다렸다가 저놈이 집으로 가져간 다음 훔칠가? 안 돼! 배가 꼬르륵타령을 불러대는데 그때까지 어땋게 기다린담?)
여우는 곰이 두번째로 연어를 잡자 갑자기 기겁한 소리를 지르면서 곰앞으로 달려갔어요.
“사냥군이 온다!”
곰은 화들짝 놀라 후닥닥 뛰쳐일어났어요.
“그게 정말이냐?”
“제가 아저씨를 속이겠나요? 사냥개들까지 데리고 와요. 빨리 달아나요…”
곰이 연어를 입에 문채로 일어서자 여우는 제꺽 고기를 뺏아 땅바닥에 내던졌어요.
“고길 가지고가면 사냥개들이 비린내를 맡고 따라오라고요? 그냥 뛰여요.”
곰은 여우의 말을 딱 곧이듣고 풀숲을 걷어차며 허둥지둥 내뛰였어요. 여우는 곰과 같이 내뛰는체 하다가 슬그머니 뒤에 쳐졌어요. 곰이 먼데로 가버리자 다시 연어가 있는곳으로 되돌아왔어요.
(해해해, 이 여우님에게 감쪽같이 속았지. 세상놈들이 다 저놈처럼 우둔했으면 얼마나 좋을가? 오늘 저 뚱보놈 덕분에 생일을 쇠게 됐는걸…)
여우가 연어에 혀끝을 살짝 대보며 눈을 조프리고 헤벌쭉 웃는데 저켠에서 급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사냥군이 온다!”
(엉?)
엉겁결에 자리를 차고 일어나 보니 메돼지가 헐레벌떡 뛰여왔어요.
“얘. 사냥군이 온다. 어서 고길 버리고 달아나라!”
(정말일가? 아니야. 저 령감태기가 내 고길 홀려내자는게야…)
여우는 쓰거운듯 입을 비쭉했어요.
“누굴 속이려구…흥!”
“속이다니?”
연어를 내흔들며 한눈을 찡긋하는 여우.
“해해, 요 연어가 욕심나 그러죠? 하기사 알이 꽉 찬 연어는 더 없는 보신약이니까! ”
“야, 빨리 뛰여라, 빨리…”
메돼진 소리치고는 몸을 돌쳐 허겁지겁 내뛰였어요.
여우는 수풀속으로 사라지는 메돼지의 뒤모습을 바라 보며 깔깔 웃었어요.
(덧이빨쟁이 령감태기, 생김새보단 역어빠졌는걸. 하지만 상대를 잘못 찾았어! 협잡에 이골이 난 이 여우님을 어떨게 보고…?)
이때였어요.
“땅!”
수풀을 흔들며 야무진 총소리가 울렸어요.
여우는 손에 연어를 든채 제자리에 폴싹 고꾸라지고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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