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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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머리원숭이(우화)
2020년 06월 22일 18시 20분  조회:296  추천:0  작성자: 허두남
사자머리원숭이(우화)

 
사자머리원숭이는 목에 갈기털이 빙 둘러나있는데 얼핏보면 사자같아요. 아마도 조상때부터 사자를 숭배하고 부러워하여 사자의 모습을 많이 닮게 됐나봐요.
언젠가 눈에 다래끼 난 노루가 먼데서 걸어오는 사자머리원숭이를 사자인줄 알고 질겁하여 내빼다가 발목을 접지른 적도 있어요..
사자머리원숭이는 사자의 머리를 닮은것을 더 없는 자랑으로 여겼어요.
(사자가 짐승의 왕이니 원숭이들의 왕은 당연히 이 미스터사자머리원숭이지!) .
어느날 숲속길로 걸어가던 사자머리원숭이는 키높은 밤나무아래에서 주춤 걸음을 멈추었어요. 나무우에서 밤을 따서 똑똑 까먹고있는 긴팔원숭이가 눈에 띄였던거예요.
사자머리원숭이는 두 다리를 콤파스처럼 쩍 벌리고 서서 거만스레 소리쳤어요.
“얘 긴팔아, 심부름인가 생각지 말고 밤 한송이 따서 내려보내라.”
곱게 말했더라면 밤을 따서 내리뿌렸을 긴팔원숭이였지만 건방진 꼴이 괘씸해 오달지게 콕 쏘아부쳤어요.
“네가 내 아들도 아닌데 왜서 밤을 따줘?”
사자머리원숭이는 성이 왈칵 치밀었어요. 사자가 성나면 갈기털을 일으켜세우던것을 생각하고 목의 털을 앞발로 막 헝클어놓았어요.
“이놈아, 네 눈깔은 사자머리원숭이도 못 알아보느냐?”
“사자머리 본땄다고 뽐내지 말아, 사자머리면 어떻고 사자엉덩이면 어때?”
긴팔원숭이는 밤송이를 따서 내려보낼 대신 보란듯 딱딱 까서는 자기 입에다 쓸어넣고 오물오물 맛갈스레 씹어먹었어요.
“열개 셀새에 안내려보내면 네 대가리를 밤송이 까듯 까버릴테다.”
사자머리원숭이는 선자리에서 세기 시작했어요.
“하나, 둘, 셋…”
열개째 셀 때 밤 한송이가 발앞에 뚝 떨어졌어요.
(그럼 그럻지. 제깟놈이 날 안 무서워할 수 있나?)
밤송이를 집어들던 사자머리원숭이는 너무도 성나 눈알이 금방 튕겨나올것만 같았어요. 그건 알을 몽땅 빼먹은 빈 껍데기였던거예요.
사자머리원숭이는 밤나무에 휙 매여달려 긴팔원숭이를 향해 덮쳐갔어요. 성난김에 사자의 포효소리를 흉내내야 한다는것마저 잊고 찍찍 소리를 내며 긴팔원숭이를 쫓았어요.
하지만 제 어찌 “교예배우”란 별명을 가진 긴팔원숭이를 붙잡을수 있겠나요? 팔이 남달리 긴 긴팔원숭이는 팔이 긴만큼 나무 타는 재간도 여느 원숭이보다 뛰여났지요.
사자머리원숭이가 이리 덮치고 저리 쫓아도 긴팔원숭이는 재치 있게 요리조리 피했어요.
청서며 다람쥐들이 숱해 모여와서 박수를 짝짝 치면서 부채질을 해댔어요.
“잘한다! 잘한다! 우리 선수 잘한다!”
    “누가누가 이기나 어디 보자!”
긴팔원숭이는 눈을 찡긋하고 혀를 홀랑 내밀며 골려주고는 나무가지 붙잡고 그네 뛰듯 흔들다가 몸을 날려 건너편 나무에로 건너갔어요.
“재간 있거든 날 잡아봐! 붙잡으면 밤을 한가마니 따주마.”
사자머리원숭이는 약이 오를대로 올랐어요. 긴팔원숭이를 붙잡겠다는 한가지 생각밖뿐인지라 뒤쫓아 훌쩍 몸을 날렸어요. 하지만 건너편에 채 닿지 못하고 나무밑에 쿵! 내리꼰졌어요.
순간 하늘이 팽그르르 도는것같았어요. 이마가 아파서 손을 대보니 닭알만한 것이 만져졌어요. 간신히 기여일어나니 발목을 접질렀는지 걸을수가 없었어요!
창피해서 얼굴이 엉덩이와 같은 색이 된 사자머리원숭이는 절뚝절뚝 꼬리를 빼며 긴팔원숭이에게 주먹질했어요.
“너 팔병신같은 자식 두고보자, 내 아침밥을 못 먹었기에 한번 실수했지만 다음번엔 톡톡이 버릇을 가르쳐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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