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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껍데기를 쓴 원숭이
2020년 07월 25일 09시 18분  조회:306  추천:0  작성자: 허두남
 
우화
호박껍데기를 쓴 원숭이
 
 
꼬마원숭이 ‘남북골’은 고약한 장난을 일삼는 개구쟁이랍니다. 아침이면 오늘은 또 무슨 못된 장난을 할가 이번엔 어데 가서 누굴 골려줄가 늘 이런 궁리만 하지요. 저녁이면 오늘은 몇을 골려줬던가 누굴 제일 멋지게 골려줬던가 깨고소하게 더듬어본답니다. 남을 골려주어 울음을 터뜨리게 한 날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금메달을 수여하군 한대요.
오늘도 누굴 찾아 골려줄가 궁리하던 그는 돼지우리안을 들여다보다가 무릎을 탁 쳤어요. 돼지우리속엔 배뚱뚱이 꿀꿀이가 남산만한 배로 풀무질을 하면서 낮잠에 곯아떨어져있었어요.
 (먹을것만 보면 오금 못쓰는 배뚱뚱일 한바탕 골려줘야지!)
‘남북골’은 쓰레기더미속에서 호박껍질을 주어 머리에 쓰고 다시 돼지우리로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그때까지 까딱하지 않고 안굴에 누워있는 꿀꿀일 보고 옳지, 됐다고 바깥굴에 들어가 구석에 쪼크리고 납작 업디였어요.
(난데없는 호박을 보면 배뚱뚱이놈 좋아라 먹으려들겠지 그때 호박껍질 훌쩍 벗으면 그 식충이 얼마나 아수워할가?)
생각만 해도 지레 깨고소해났어요.
눈알을 판들거리던 ‘남북골’은 탁탁 손기척을 냈어요. 꿀꿀이는 머리를 쳐들고 듣더니 더 자취소리가 나지 않자  다시 자리에 드러눕는것이였어요.
“이 식충에다 욕심쟁이에다 게으름뱅이까지 겸한 놈아, 오늘 나한테 속아나봐라!”
‘남북골’이 다시 탁탁 손기척을 내자 꿀꿀이는 귀를 너펄거리고 듣더니 자리에서 부시시 일어났어요. ‘남북골’이 터지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면서 귀를 강구니 안굴에서 꿀꿀꿀 소리나더니 저벅저벅 발차취가 다가왔어요.
발자취가 머리우에 와서 멎는 순간이였어요.
‘남북골’이 요때라고 호박껍질을 훌 벗으려는데 꿀꿀이가 먼저 주둥이를 쓸줄이야! 와싹! 호박껍질 깨여지는 순간 아이쿠! 애처로운 비명이 터졌어요.
맛있게 생긴 호박속에서 난데 없는 원숭이가 나오는바람에 꿀꿀이도 어지간히 놀랐어요. 꿀꿀이는 먹이가 순식간에 사라진 아쉬움에 눈이 멀뚱멀뚱해 서있었어요.
‘남북골’은 피흐르는 이마를 감싸쥐고 나죽는다 대굴대굴 뒹굴었어요. 그는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꿀꿀이를 흘겨보며 검으락푸르락 욕설을 퍼부었어요.
“배뚱뚱이식충같은 놈 그 눈깔 뒀다 어디에 써? 호박도 모르고 대갈님도 몰라?”
“머리에 호박껍질은 왜 쓰고있었니? 그러니 난 호박인줄 알았단 말이다.”
꿀꿀이 말에 ‘남북골’은 길길이 뛰며 고래고래 소리쳤어요.
“임마, 그건 네가 게걸둥인 탓이다. 네가 얼마나 게걸둥인가 알아보려고 그랬단말이다.”
‘남북골’은 그래고도 속이 내려가지 않는지 혀를 길게 내밀고 눈을 찡긋거리면서 꿀꿀이를 놀려줬어요.
“게걸둥이, 게걸둥이, 게걸둥이…”
     “너 정말 뻔뻔스럽기 짝없구나! 그런 뻔뻔스러운 행실을 가리켜 속담사전에서 적반하장이라고 한다. 한심한 놈, 미안하지만 난 좀 웃어야겠다.”
꿀꿀이는 어이 없어 턱을 쳐들고 한바탕 껄껄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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