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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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 누구죠(우화)
2020년 08월 10일 07시 45분  조회:318  추천:0  작성자: 허두남
 좋은 친구 누구죠
 
산자락 노루네 집에 화재가 났어요. 담배불에서 튕긴 불꽃이 강바람을 타고 세찬 불길로 번져 삽시간에 집을 삼켜버렸어요.
집도 가장집물도 쌀까지 몽땅 재더미로 변해 버린 빈 터에 퍼더앉아 노루는 한숨만 풀풀 내쉬였어요. 
소문을 들은 노루의 친구들인 다람쥐, 토끼, 메돼지와 곰은 노루를 찾아 와 위로했어요.
귀뻘쭉이 토끼가 한숨을 호 내쉬며 말했어요.
“눈섭에서 불이 떨어진다더니 어쩜 이런 사고가 생겠나?  난 너무 놀라서 한달음에 달려왔네. 급히 달려오다나니 열다섯번이나 뒹굴었네. 산마루 곰형네 집에나 화재 났더면 깡충깡충 쉽게 올라갔을 텐데…”
“너 뭐라 했어? 우리 집에 화재가 났으면 좋겠다구?”
곰이 험상궂은 상을 짓고 째려보자 토끼는 곰의 우악스런 주먹을 곁눈질해 보며 비실비실 가재걸음쳤어요.
“형, 오해하지 말아요. 내 말은 산아래 말고 산우의 마을이면 내가 뒹굴지 않았겠단말이예요. 보다싶이 난 앞다리가 짧고 뒤다리가 길어서 내리막은 잘 달리지 못해요.”
곰이 말했어요.
“임마, 그까짓 내리막을 좀 달려온게 뭐 그리 대단하니? 난 배나무에 올라가서 배를 따다가 이 동생이 화재를 당했다는 말을 듣자 급한 마음에 나무에서 뚝 뛰여 내리다가 발목까지 풀쳤어! 봐, 이 발목이 퉁통 붓긴걸.”
“형의 발목이야 원래 이렇게 실하지 붓기긴 뭐가 붓겼다고 그래요?”
다람쥐가 찍찍 웃어대자 곰은 다람쥐를 핀잔주었어요.
“넌 그렇게 목 밭은 소리밖에 못 내니?”
다람쥐가 말했어요.
“곰형은 급히 오느라 나무에서 뛰여내렸다지만 난 나무에서 뛰여내릴 새도 없이 왔소. 떨어져서 목숨 잃을 위험도 무릅쓰고 나무를 타고 여기까지 왔어요.”
곰이 허풍 불 땐 께끼지 못하던 토끼가 다람쥐는 만만하던지 오금을 박았어요.
“나무타기명수 다람쥐가 나무에서 떨어진다구? 이거 토끼를 웃긴다 하하하…”
다람쥐가 반박했어요.
“임마, ‘당나귀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속담도 있지 않니?”
토끼가 다람쥐를 손가락질하며 입이 세쪽이 되여 웃었어요.
“당나귀는 나무에 올라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떨어져? 그 속담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이런 거야!”
“말이삭을 주어가지고 옴니암니할게 없어, 누구나 다 노루친구를 위로하러 이렇게 온게 아닌가? 다 똑 같은 마음이야!”
다람쥐가 난처한 국면을 돌려세우려고 타협조로 한마디 하고는 말머리를 돌렸어요.
“근데 메돼지형은 왜 아무 말 없는가요?  마치도 떡 하나를 못 먹은 상을 하고 말이요?”
“너 말하다가도 면바로 했다. 난 금방 고구마를 쪄서 시루에서 막 꺼내놓다가 달려왔어 한개도 먹지 못하고말이야!”
째보 토끼가 문득 새 발견이나 한것처럼 커다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말 했어요.
“근데 왜 사슴은 보이지 않나?”
그러자 여러 친구들은 이상하다는듯 입을 모았어요.
“글쎄말이야!”
평소 누구보다도 노루와 가깝게 지내던 사슴이 오지 않았다는건 아닌게 아니라 모를 일이였어요. 집이 가까이에 있으니 화재 소문을 못들었을 수는 없을 텐데, 게다가 남보다 걸음이 빠른 마라톤선수이니 오자면 언녕 남먼저 왔을 것이였지요.
여럿은 사슴을 너무나 무정하다고 나무랐어요. 인정머리 개한테 줬냐고  네 한마디 내 한마디 주고 받았어요. 제자랑이 인젠 친구의 험담으로 번졌어요.
“그러길래 어려울 때라랴 진정한 친구를 안다지 않았나?”
“그 말이 옳아,”
“재난은 나누지 못하더라도 와서 괴로움이야 같이 나눠야지.”
“그렇구 말구, 그게 친구 된 도리죠.”
여럿이 침방울을 튕겨가며 찧고 빻고 할 때였어요. 불룩한 주머니를 뿔가 지에 척 걸고 사슴이 뚜벅뚜벅 걸어왔어요.
사슴은 노루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툭툭 쳤어요.
“동생, 너무 상심하지 말게나, 집이 타버린거야 다시 지으면 될게 아닌가? 가구도 다시 일구면 되는거고…그러자면 힘을 내야지. 내 언녕 와 보겠는 것도 이걸 준비하느라고 늦었네.”
“그건 뭔가요?”
“우선 먹어야 할게 아닌가? 쌀독을 긁어 쌀 몇말을 가져왔네.”
사슴이 쌀주머니를 내려놓자 입만 까던 친구들은 얼굴이 화끈해났어요.
“어, 난 집에 일이 있어 먼저 가봐야겠네.”
토끼가 먼저 자리를 뜨자 다람쥐도 인차 몸을 일으켰어요.
“동갑이, 나도 볼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하네 .후에 다시 봅세.”
그러자 곰과 메돼지도  따라 일어났어요.
“그럼 우리도 이만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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