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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에 매달린 궁금증의 미학
2014년 12월 28일 10시 25분  조회:588  추천:0  작성자: 장학규

작품조명;


‘사거리’에 매달린 궁금증의 미학

김룡운


‘궁금증의 미학’이라고 써놓고보니 어딘가 엉뚱하고 생경한 것 같아 잠간 주춤거림도 없진 않았으나 이것도 일종의 ‘신조어()’라고 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행진하기로 하였다.
장학규의 단편소설 ‘사거리’는 평범한 일상의 편린들을 모아 퍼즐놀이로 둔갑시켜 알쏭달쏭한 궁금증을 낳고있다는데서 다분히 실험적인 몰골을 보이며 궁금증이 곧 이 소설의 특징으로 매력으로 되고있다. 작자는 ‘사거리’의 창작시도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있다. “‘사거리’는 제가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싶어서 쓴 글입니다. 형식상에서 6개 장면의 서두를 똑같이 만들자는 타산은 처음부터 있었습니다. 지루하면서도 숨막히는, 그러면서도 그 뒤에 어떤 사연이 엮어질가를 궁금해하는 그 효과를 노려보았습니다. 한편 같은 스타트로 출발하여 부동한 결과를 도출하면서 인생에서 선택과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시사하려 했습니다.”
작자의 새로운 시도가 곧 궁금증의 창조일것이다. 미궁을 찾아내는 퍼즐-알아맞추기는 원래 수학에서 유래된것이다. 특히 독일 수학자 쌤 로이드가 유명했다. 그는 수많은 상금을 내걸고 무질서계수자 알아맞히기, 한마리 말그림으로 여섯마리 말을 만들기 등의 퍼증놀이를 내놓아 수많은 사람을 현혹시키고 불안감, 당혹감과 함께 사람들을 ‘아름다운 미궁’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퍼즐은 시문학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불확정성, 모호성에 견줄수 있으며 주제의 해석에 린색한 소설들도 어느 정도 퍼즐적이라고 볼수 있다. 궁금증을 풀이하는 멋, 그것도 아마 소설을 읽는 재미중의 하나일수도 있을것이다. 희로애락으로 엉켜진 사이비한 인간의 삶도 사실은 하나의 퍼즐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사거리’는 우선 숨막히는, 지루할 정도의 반복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작자의 의도적인 전술일것이다. 이 소설은 모두 6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였는데 앞부분이 모두 똑같다. 같은 정도의 분량이 백여자가 아니라 천여자 이상, 전반 소설에서 똑같은 서술이 차지하는 분량이 거의 1/3을 점한다. 우리의 소설사에서 이와 같은 굉장히 긴 반복의 수법은 딱히 장담할순 없으나 가능하게 전무후무할것이다. 이 반복부분에는 반복을 통해 몇가지 상황이 강조되고있다.
첫째,주인공의 신분이 암시된다. 주인공 천이는 월급봉투가 얇은 가난한 부류의 평범한 직원이고 늘쌍 개미처럼 분주히 돌아치는 사람이다. 소설의 표현을 빌면 10여 년간 꾸준히 ‘쌍희표’담배를 피워왔는데 ‘담배를 붙여물고 두손을 바지주머니에 깊숙이 질러넣고 어깨를 옹송그리며 헐떡헐떡 반달음치는게 천이만의 대표적이미지이다.’
둘째, 주인공의 성격이 제시된다. 성격상 두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허영심이다. 전에는 ‘호주머니가 매일 적자투성이지만’ 괸해 멋을 부리며 택시를 타고 출근하던 사람이다. 다란 하나는 량반적인 스찔의 소유자이다. 가난하지만 기가 죽지 않고 제멋에 취해 “에라이, 인생이 얼마나 길다고…” 하면서 호기를 부리고 인생이 무덤으로 가는 로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즐거운 려행으로 받아들인다.
작자는 지루한 반복의 수법을 통해 ‘변화 없음’의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의 엿새동안 아침에 출근을 하는 사실을 쓰고있는데 번마다 ‘10년째 피우는 쌍희표 담배’를 피우고 ‘옹송그리고 헐떡헐떡거리며’ 번마다 ‘에라이, 인생이 얼마나 길다고…’라고 생각하며 번마다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10년동안 행복과 기쁨을 갈구하며 기쁠 희자가 두개 겹친 ‘쌍희표’ 담배를 피우지만 삶의 모양새는 우에서 보다싶이 큰 변화가 없다.
여기서 특히 유심히 보아야 할 구절이 있다. ‘저앞 태양성이 바라보이는 첫 사거리에 행인과 차량들이 막 범벅이 되여서 멈춰있었다. 교통사고가 난게 분명하다.’. ‘태양성’이라면 응당 맑고 밝고 분위기가 따스하여야 할텐데 사정은 그와 반대로 언제나 소란스럽고 북적거리며 교통사고가 끊길새 없다. 이 구절에서 작자는 무질서한, 헝클어진 현실삶의 한 단면을 넌지시 꼬집고있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6개 소제목의 앞부분에 길게 구축해놓은 지루한 반복을 통해 개인적인 삶의 무변화와 군태, 허탈, 허무의 심리와 세상의 무질서와 혼돈의 양상을 그려내면서 상황변화의 절박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 소설은 또 출근길에서 조우하는 여러가지의 부동한 사건들을 스케치식으로 떠올리면서 인생에서 선택과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고있다. 소설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소인 ‘사거리’는 아주 심오한 의미를 안고있다. ‘사거리’는 삼가야 할 장소, 절대 통과하지 말아야 할 구역이다. 그곳은 교통사고가 끊임없는 ‘죽음의 길목’이다. 헌데 주인공 천이는 번마다 ‘사거리’를 통과하며 따라서 번마다 기분 나쁜 일에 봉착한다. 절대로 거치지 말아야 할 그곳을 행로로 선택하였기에 ‘재수에 옴이 붙어’ 첫날에는 택시와 화물차의 충돌사고를 목격하고 늙은 거지를 만난다. 동전 몇잎으로 적선을 하지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적선이 적다하여 코푸는 소리의 접대를 받는다.
두번쨰 출근길에서도 첫 사거리에서 행인과 차량들이 혼잡을 이루며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그러잖아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은 판인데 친구 ‘왈벌’이한테서 자존심을 자극하는 ‘씨발, 출근해봤자 굶어죽지 않을만큼이잖아.’라는 전화를 받자 부지중 가난한 원급쟁이신세가 한탄스러워 ‘대답없이 멍하니 허공만 쳐다보니 초첨잃은 눈으로 뿐연 하늘이 들어온다.’
세번째 출근길 역시 류달리 변덕 많은 청도의 4월 아침, 역시 어깨를 옹송그리며 헐떡헐떡 반달음치며 출근하는데 첫 사거리에서 또 교통사고가 나고 이어 별로 반갑지도 않은 고향친구 명이를 만나 본의 아니게 식당으로 끌려가다가 명이가 차에 치여 병원에 입원한다. 또 하나의 불길한 아침이다.
네번째 출근길, 사거리가 또 복새판을 이루고 교통사고가 난게 분명하지만 인젠 인이 박혀 별로 관심없이 사거리를 지나간다. 그러나 이날도 좋은 일은 생기지 않았다. 만나지 말았어야 할 옛 애인을 우연히 만나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얻는다.
다섯번째 출근길, 태양성이 바라보이는 첫 사거리에 여전히 행인과 차량들이 와글거리고 역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사고현장을 피해 걷다가 공교롭게도 어떤 할머니와 부딪친다. 할머니가 조금도 다친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찰거마리처럼 따라다니며 앙탈을 부리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천원을 떼운다. 그때의 억울한 심정을 소설은 이렇게 넉두리한다. ‘할머니는 주름살을 펴고 떠나가고 천이는 망연자실한태 거리를 마주하고 섰다. 세상이 참 살맛이 없구나! 인생은 이렇게 허무하고 지겨운데 인간이 스스로 심각한체 자신을 기만하면서 내숭을 떨며 사는게 아닌가!
소설속의 ‘사거리’는 재앙의 길목이다.
여섯번째날의 출근길 역시 류달리 변덕스러운 청도의 4월의 아침, 역시 ‘쌍희표’ 담배를 피우며 역시 도보로 가다가 역시 교통사고를 본다. 그러나 이젠 무감각하여 별로 호기심도 없고 기분도 별로 잡쳐지도 않는다. 주인공은 반년 홀로 살면서 거의 아침을 거른 자신을 두고 인생이 한없이 억울하다고 한탄하다가 쇠망치를 휘두르는 인부들을 보고 그리고 부자들의 자살을 떠올리고는 스스로 위안을 느낀다. ‘인생이 별건가? 대수대수 살다가 시원시원하게 가면 그뿐이다. 공수래 공수거가 영원한 진리야. 이 세상은 온통 잉여인간일뿐 누구라없이 쓰레기냄새가 진동한뿐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은 한결 느슨해지고 너그러워졌다.’
이상으로 ‘사거리’에 늘어선 궁금증에 대해 소묘식으로 훑어보았다. 이 소설에는 독자를 사로잡을만한 감동적인 사연이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렵기적인 장면들도 없다. 다만 지루하게 흘러가는 반복의 물결, 그 갈피갈피에 자질구레한 일상사들이 무질서하게 올라앉아 제멋에 겨워 퍼즐놀이를 하면서 퍼즐노래를 ㅂ르고 있다. 우리는 ‘사거리’를 읽으면서 세상엔 이런 몰골의 소설도 있을수 있다는것을 알게 된다. 소설가들이 하나의 격식에 얽매이지 말고 모험정신을 발휘하여 성공작이든 실패작이든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류형의 작품을 창출하는것이 우리소설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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