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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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버들 (외 9수)
2021년 04월 21일 15시 45분  조회:198  추천:0  작성자: 최화길
수양버들 (외9수)
 
한사코 차분히 아래로 촉
내리 드리운 연연한 가지
바람에 하느작이는 
연록의 애절함에는
내 얼굴 쓰다듬던
살가운 손길 어린다.
비 막이 우산같은 연분홍 사랑
땡볕 가려주던 파아란 양산
말 없이 인내하며 살아온 평생
년륜 속엔 언제나 꿈이 푸르른
뜨거운 해살이였다
은은한 달빛이였다
영원한 별빛이였다
흐르는 강물에 머리 풀고 선
흘러도 흘러도 비껴있는 산
암장보다 뜨겁고
강심보다 깊은 심지
속까지 모조리 비워가며
꿈을 지켜 버티고 선 수양(垂柳)
그냥 스치면 발목이 아픈
아니, 가슴이 쓰린 유별한 나무여!
 
잔디
 
작다는 모자람마저
너를 더 높이 세워주는
찬사가 된다
밟혀도 다시 꼿꼿이 일어서는
야무진 오기에
 
연하다는 나약함마저
너를 더 우러러 보는
눈 높이가 된다
푸름 위해 정과 성을 다 바치는
평생의 짓꿎은 추구에
 
잔디라는 소박한 이름 두자
그냥 입에만 올려도
파란 풀향이 가득 달려온다
 
그 순진무궁한 완성으로
키다리 아름드리와 비겨도
선 자리 설 자리가 의젓하다.
 
사랑송
 
쓰지만 약처럼
감염 차분히 치유하고
맵지만 술처럼
잠자는 령혼 들깨우고
시(酸)지만 노래처럼
갈한 정감 촉촉히 적신다
 
우주의
무궁한 신비이고
파도의
무진한 힘이고
하늘의
무한한 비움이다.
 
열혈 바쳐 다시
태여나는 생명
화염 이글거리는 숯불이고
 
응고된 딱딱한 각질
끓이고 녹여내는
지심 깊이 잠재한 용암이다.
 
(缘)
 
바람이 나무잎을
스치고 스치면
사그락 사그락
정답게 화답한다
 
내물이 돌 우를
흐르고 흐르면
도르르 도르르
신나게 구은다.
 
눈 높이 아찔한 별
보고 또 보아도
반짝반짝
일매지게 손짓한다
 
만남이 만남을
아끼고 새기면
사르르 사르르
서로서로 연연하다.


륜회
 
참하게 무르익어
땅에 떨어지면
다시 시작이다.
 
래일 꼭 품은
비장한 추락
새로운 그리움-
 
인고의 살점같은 열매
찬연한 광환이고
또 다른 갈망이다
 
아픔이 전혀 없었던
순진한 눈망울엔
그늘조차 비끼련만
 
바이 아닐지어다
숙명에 충성하는
참신한 거울이다.
 
 
 
 
 
팽이
 
타고 난 운명
맞아야
뜨거운 박수갈채
하건만
채찍이 신나면
팽이는 되려
멀리 도망가련다.
타고 난 비애
채찍을 내리면
폴싹 물앉는
슴슴한 일상이여!
 
유와 무
 
없다는 있다의 반대일 뿐이다
있다는 없다에서 시작 되는 것
굳이 없다는 의미에 초점 둔다면
있어봤자 없기는 시간 문제더라
 
원래 없던 것이 있게 됐다 해서
영원히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원래 있던 것이 없게 됐다 해서
영원히 없는 것이 아니리라
 
황차 빈손에 온 우리가 아니더냐
손에 꽉 차봤자 얼마를 움켜쥘 수 있고
쥐고 놓지 않아봐야 남을 것이 얼마랴
있어도 없어도 세월은 저만치서 웃고 있다
 
세월과의 장거리 달리기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숨이 가빠도
무한과 함께 하는 씨름에서
우리는 결국 액막이 선수
 
채우는 즐거움에 깊이 빠지면 
수많은 오늘을 잃어가지만
비워가는 지혜로 삶을 즐기면 
지는 해의 노을처럼 래일 밝으리.
 
 
하늘과 땅
 
높다고 으시대지 않는다
땅과 이어져 있다
 
하늘 높이 날지만
땅에서 치솟는다
 
나래 펼친 새의 깃에는
싱싱한 흙냄새 묻어있다
 
구름도 기어이 몸을 찢어
올올이 땅을 적시는 리유
 
꿈은 하늘에 심어도
땅에서 토실히 영글다.
 
강물은 쭉 그렇게 흐르고
 
어제의 강물은 언녕
오늘의 여기서 찾을 수 없다
흔적 없이 흘러가는 세월처럼 
우리들의 만남도 어쩜
흐르고 있는 저 강물이다
 
되새길 수 없는 세월의 무상
자칫 원망하기에 앞서
한방울의 물이 되여
사품치는 흐름에 안긴다면
우는 갈매기 노래는 없으리 
 
돌아설 수 없는 숙명
아프다고 가슴 치면
아픔만 가슴에 새겨질 뿐
앞으로 치닫는 급한 걸음에는
생동한 그리움이 곱게 비끼다.
 
갈숲은 설레인다
 
갈대가 스적이는 건
갈대이기 때문이다.
 
가느다란 바람에도
심히 민감하고
가벼운 상처에도
소리 크게 운다.
 
대가 바를 수 없고
허리 굽히지 않을 수 없는
갈대는 결코 
마디 굵은 참대 아니다.
 
갈숲 바람에 설레인다
솨솨- 오돌찬 본분의 노래
한껏 갈대로 사는 모습에
나의 삶도 오동통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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