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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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무명초 (외 6수) 댓글:  조회:150  추천:0  2023-08-11
원망이라도 했으면 잠시 속이라도 편할텐데 숙명인 듯 묵묵히 한오리 푸름 가꾸는 생에 머리 깊이 숙인다. 바라는 것 없는 생령 따로 있으랴만 그런 욕심 버린 듯한 소박한 삶에서 못난 자신 환히 보인다. 네 이름으로 피운 꽃 무명꽃이지만 향기는 어느 꽃에 비해 손색이 없어라, 오히려 으시대는 나팔꽃보다 은은하고 구수하고 감미로와 사랑이 물결처럼 찰랑인다.     남자라는 리유로   잎이나 꽃이 아니다 땅속에 깊이 묻힌 뿌리다 잎이나 꽃을 피우기 위해 근간을 키우는 뿌리다   화사한 해살 볼 수 없고 비바람 체감할 수 없어도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면 묵묵히 할 일에 충성한다   재생하는 노란 싹에 소원 비끼고 푸르러지는 파란 잎에 힘을 싣는다   내가 몸을 흔들거나 뿌리치는 경우가 있다면 무너지는 너희들의 꿈을 아껴 달갑게 땅속에서 살고 있단다.     사랑이 나에게 등을 돌리면   아무리 끓어번지고 사품쳐도 조용히 불을 꺼야 합니다 나의 열정이 그대의 열정으로 번지지 못한다면 죽이는거지요 내 욕심이 상처가 된다면 아픔을 선택하는 것이 명지합니다 그대의 아픔까지 나에게 오기 전 내가 나를 천대하는 거지요 몸이 비틀리는 거대한 고통이지만 종양 베여내는 과정입니다 그대의 행복 기도하여 손을 비비면 오히려 내 상처가 치유되지요 불행이 행운되는 경우를 사랑에 따돌리며 알았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욕심이 아니라 그 욕심을 억제하는 아픔이라는 것을 그대가 등 돌린 그 뒤에서 눈물을 닦으며 깨쳤습니다, 그리고 하늘은 왜 마냥 푸른지를 알았습니다.     나의 축복   이 땅에 소복히 내리는 희디흰 저 눈송이에는 내 마음 불태운 하얀 재가 차분히 담겨있다 더는 한발작도 내디딜 수 없는 금기의 기로를 마주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물 끼얹는다 뜨거운 불길 꺼야 하는 진통이다 구실이나 궤변으로 이어가는 불장난은 상처에 소금치는 일이다 실실이 드리운 봄비가 되여 마르는 가지를 어루만지며 자신의 형체마저 잘게 부수어 촉촉히 그대 가슴에 스미련다 다가서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며 두 손 마주 비비련다 해살 고운 날처럼 바람 자는 그런 날처럼 묵언하리라!     눈물은 반짝인다   짤랑- 깨여진 거울은 쪼각마다 빛이다 한이 된 화살이다 어둠에서 다시 태여난 고백이다. 한사코 이어오던 희망의 방선 무너지는 차디찬 비명 내 가슴의 때를 씻어 헹구고 비틀어 물기를 짠다 방울방울 마지막 한 방울 그 방울방울들에서 빛이 보인다 별처럼 아아한 빛이 보인다 영원히 내 마음에서 반짝일 별이 보인다.     누군가를 기다리다 돌이 된다면   누군가를 기다리다 돌이 된다면 그는 이미 돌이 아니다 령혼을 불어넣은 넋이다 다시 살아난 정이고 맥박이고 생명이다 숨쉬는 생령들의 거울이다 내 삶의 연장이고 총화이고 빛이다 다 타고 남은 재가 아니라 지금 바야흐로 타번지는 불길이다. 결코 어둠 속에 묻힌 빛이 아니라 어둠을 사르는 작아도 속이 꽉 찬 높이높이 떠있는 별이다.     금 연   담배가 내 생명 십년 내 수입 백분지십이나 앗아간다니?! 괘씸한 놈! 그런 놈 친해놓고 낮잠에 빠져있는 나도 미련둥이지! 연변일보 2023-07-21 09:34:50 금연, 노력해야지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내가 불쌍하다 어쩜 평생 가까웠던 지기를 칼로 두부 베 듯 벨 수 있을가? 난 안돼! 난 못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좋아해서야! 수십가지 궤변으로 금연은 나에게 흥타령이 되고 있다 오, 오 요놈의 찰거마리같은 정이여!
111    이 름 (외 5수) 댓글:  조회:161  추천:2  2022-02-25
이 름 (외 5수) □ 최화길 내 밖에서 산다 환심 얼마간 샀다면 안온할 수 있어도 눈에 나면 쫓기는 신세 어느 집 밥상머리 화제가 되여 꽃으로 필 수도 어느 곳의 핫이슈로 주목받으며 가시 세운 고슴도치 될 수도… 나에게는 나도 모르는 남들에게 각인된 내가 있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나 자신의 색다른 궤적이고 모방조차 사치가 되는 나만의 충실한 경력이리라.     광 고 나무의 삶을 팝니다 사막에도 푸름 심을 수 있는 가난해도 견강한 나무입니다   루루 천년 한맵시로 우리의 눈에 익숙한 나무의 고매한 삶   눈으로 볼 수는 없어도 마음에 느낌 팍팍 안겨주는 사심이 없는 나무의 지조   흥정 없이 싸게 드립니다 필요하면 송두리채 드립니다 심전에 옮겨심는다면 무상으로 드립니다.     세월송 멀리 안 갔는데 찾을 수 없고 가까이서 지켜봐도 눈에 안 띄고 말없이 소리없이 스쳐가는 그리움 나에게도 선물이고 너에게도 선물이지만 가지고 갈 수 없는 사는 그날까지 황홀한 풍경이다 괴롭히면 내가 괴롭고 등지면 아예 뿌리친다 소홀하면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모시면 점잖게 세워준다 바라는 것 하나 없지만 가슴가슴에 깊이 새겨주고 영원히 별이 되여 반짝이는 세상에 이런 거울 또 있으랴!     나 무 바람이 불면 일제히 환호한다 선 자리서 한치 움직이지 못해도 손발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폭양 마구 퍼부으면 잎잎이 반짝이는 양산 되여 눈 먼 더위를 타이른다   아직도 사막 걷는 나에게 오아시스 가리키며 잡아끈다 가는 길 길에도 풍경이 있다며   끝까지 같이 가는 지기 있으랴만 오직 너에게 향한 마음 하나가 나에게는 등대 같은 북극성이다 하늘 우러러 내심 당당하고 이 땅에 부끄럼 한점 없는 너를 향한 행군은 진행형이다.     단 풍 발랄하던 청춘 노을이 되면 엄마품 떠나는 자연의 생리 어제의 창창함 고이 파묻고 찬바람 기승스런 길에 나선다 봄으로 가는 그리움은 추워도 살아온 행로 다시 걷는다면 후회는 줄고 보람은 늘겠건만 그 그 절절한 소망 붉디붉다.     비 내리는 날이면 비 내리는 날이면 날개에 무게 실리며 추억의 쪽문 살포시 열린다 새처럼 깜찍한 어제가 맑은 하늘에서 꽃을 피운다 나불나불 꽃잎 접었다 펴며 청아한 노래소리 메아리친다 백사장에 찍힌 발자국들이 힘찬 구령 신나게 부르며 허술해진 다리에 힘을 싣는다 노을 속에 깊숙이 묻힌 우산 들고 교문에서 기다리던 엄마 모습 곱게 비끼고 우뢰소리에 파묻혔던 아빠의 불호령도 새삼스레 귀맛 돋군다 비 내리는 날이면 사랑을 그리는 갈증으로 흐릿하던 어제가 생동하다. 연변일보
110    당신을 그리는 못난 사랑 댓글:  조회:325  추천:0  2021-04-23
당신을 그리는 못난 사랑 -----당신은 한 가정의 축영만은 아니다   (1)   주방에 어렸던 당신의 모습  집을 떠나갔건만 고스란이 남아 때론 착각을 불러일으켜  혼자서 히죽히 웃어봅니다.    그리움의 끈은 모질고 질겨 이 마음 갈고리에 걸었나봐 무엇을 잃은듯 바장입니다 정처없는 걸음으로 무마합니다.     내가 이러는줄 당신은 물론  꿈에도 생각할수 없지요  속에도 없는 큰소리 쳤으니  남자라고 안그런척 시치미뗐으니    하지만 자신은 속일수 없습니다.  당신은 시도 때도 없이 문득문득 내앞에 나타나지만 잡자면 표연히 사라집니다. 남자의 자존마저 무너뜨리며 자신을 뒤늦게야 알겠습니다. 실은 당신이 떠나버린 빈자리가 찬바람을 일구어 오스스 떨리옵니다.    몸과 마음 모두가 겨울입니다. 아무리 두터운 옷 껴입어도 사상은 추위에 떨고있습니다 그리움은 눈보라를 몰아옵니다.    내 인생의 당신을 절실히 그리며 나는 나를 알게 되였습니다.  진실을 저버린 나의 오늘이 리별 앞에서 거짓의 옷을 벗습니다.    (2)   당신의 심장소리는  나와 멀어졌는데도 더 가까이서 들려오는듯     당신이 심어준 사랑은  세월이 갈수록 태동하고 세월이 흐를수록 다가섭니다.   당신이 없는 하늘에는 자글자글 불타는 해가 없어 한낮에도 캄캄한 밤을 불러옵니다.   (3)   시간은 정이였다 시간은 맛이였다 시간은 삶이였다 당신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   시간은 메마른 존재가 아니였다. 시간은 따분한 목석이 아니였다. 생활의 파란 잎사귀같은 당신이 있어 행복했던 나날-   내가 주변을 뜨겁게 포옹할 때 나에게 차례진 자연을 따를 때 시간은 살아서 풀떡이는 잉어였다면 당신이 없는 시간은 무연한 사막이다.   내옆을 바로바로 스치는 시간 예나지금이나 다름이 아니건만  당신이 없는 오늘의 시간은  락엽처럼 미련없이 쓸어버리고싶다.   시간은 나를 조롱하고있다 시간은 나를 울리고있다 시간은 나에게 장벽이 되였다. 당신을 기다리는 애탄 마음앞에   나무, 더는 짓푸르지 않다 우수수 락엽이 흩날린다 오직 봄을 찾아 떠난 나의 발길만이 끝없다.   (4)   혹은 나 당신을 찾을수 없어도 나의 걸음은 멈추지 않을것이다. 십년이 지나도 백년이 지나도 바보처럼 기다릴것이다. 기다리는것보다 내 마음 더 편할수 없어 천년이 지나도 만년이 지나도 나는 오직 당신을 기달릴것이다.  아니 아무곳이나 찾아 떠날것이다.  그리고 내 생애엔 후회가 없다고 선언할것이다.      (5)   사랑은 그리움에서 반짝이고 사랑은 리별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사랑은 멀어져야 참뜻이 빛나는것인가?!   따라가면 멀리 사라지고 쫓아가면 되려 종적이 묘연한 알려 할수록 수없는 물음뿐이다.    당신은 하나의 완정한 세계인듯 내가 지향하는 새로운 세계인듯 거짓이 들어설 자리는 바이 없다.   오직오직오직 그리움일 때  다만다만다만 사랑일 때 사랑은 꽃망울 터치는것 아닐가?!   당신을 내 이상으로 그리며 나는 나를 새롭게 보았다.  내 삶의 지평이 새롭게 눈에 밟힌다. 
109    단 한번 댓글:  조회:256  추천:0  2021-04-23
단 한번   단 한번 한번만이라도 내 이상으로 뜨거운 적 있었던가? 입으로 피운 꽃 세상을 물들이고 삼척 동자의 귀에 못이 박혔어도 진정 나보다 앞에 세우고 타는 갈증 참으며 물 한종지 떠 올렸던가? 내 세상 다 주고도 모자라 속까지 마저 비운 껍데기 앞에서 단 한번 한번만이라도 뼈가 드러나는 차거운 손 뜨겁게 잡아주며 머리 숙여 숙연했던가? 세월 앞에 녹 쓸지 않는 목이 메는 사랑 해빛처럼 느끼기만 하고 돌려줄 수 없는 천고의 빛 갚을 수 없는 빚(债) 단 한번 한번만이라도 안아주고 업어주고 오목하게 패인 볼을 비비며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그 가슴에 안겨봤더냐! 아, 엄마는 왜 나무릴 줄 모르시고 환한 웃음만으로 대하셨나요? 단 한번 한번만이라도 자식이 곱지만은 않다고 소리소리 웨치지 않으셨나요! 아픔은 모두 챙기시고 행복은 모두 내놓으신 효도 한번 못 받고 영영 떠나가신 아, 아 불쌍한 엄마야!
108    다시 불러보는 그 이름 댓글:  조회:234  추천:0  2021-04-23
다시 불러보는 그 이름    아버지를 알기까지는 내가 아버지가 되여서이다.   봄빛같은 따사로움 느낄수 없었다 대체로 담담했다 아버지의 얼굴은 쭉-   그래서 아버지의 품은 와락 안기기 서먹했고 응석을 부리기엔 너무 차거웠다.   오직 두려움이 앞서고 찬기운 높이 서려 두툼한 옷 껴입지 않으면 추위에 떨어야 했다.   간혹 머리를 쓰다듬는 투박한 표현이 있었지만 내 가슴은 되려 산토끼가 되였다.   춥고 더움 깊이 감추고 산 우리 아버지 표달은 서툴러도 내심은 뜨거웠다.   수혈이 필요했던 나의 혈관엔 아버지의 뜨거운 피 굽이치고있다.   혼미했던 나의 생명 깨워주신 아버지 의사께 하신 말씀 오늘도 가슴에서 뛰고있다.   “애를 살려주십시오. 피가 수요된다면 내 몸의 피 다 줘서라도 애만은 살아야 합니다.”   아버지는 원래 속이 깊은 분이였다 겉발린 말 한마디도 뱉을줄 모르는 린색한 사람.   아버지를 잃고서야 아버지를 알았다.   아버지는 웃을 때 살짝살짝 드러나는 앞이가 아니라 안쪽에 깊이 박힌 기둥같은 어금이였다.   살아생전 술 한잔 공손히 올리지 못해 평생 한이건만 가타부타 말이 없던 바다같은 아버지-   나는 오직 아버지같은 아버지가 되여 아버지의 뒤를 잇는것으로 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련다.   아버지, 그 이름 다시 한번 불러봅니다 세상이 다 듣도록 다시 한번 크게 불러봅니다.   효도를 모르고 세상을 알랴   수수천년 끈끈히 이어지고   변함없이 이어져야 할    살아가는 리치속엔 엄마라는 이름이 가장 중앙에 자리하고있다.   산고의 아픔 달게 감내하고 육성의 순리 깊이 인내하며 애오라지 희망 하나로 나를 치켜세운 우리 엄마- 모성의 거룩한 사랑탑이다.   나의 아픔 송두리채 품어주시고 나의 기쁨 나보다 더 아끼시며 치마꼬리 해지도록 잔뼈 굳히신 엄마는 모든것을 바치고도 더 주지 못해 등을 굽힌다.   다 줘서 허한것이 아니다 다 주는 행위로 행복하신 엄마를 보면 사랑을 알것 같다.   비워도 포만한 삶음 앞에서 가져도 끝없는 욕심을 비추며 나는 무엇을 바쳐야 할가?   가진것을 비우는 소행만으론 거룩한 사랑에 너무 떨어져 가슴에다 조용히 손을 얹는다.   한방울의 물에 하늘 비끼고 한방울의 물로 바다를 알듯 효도를 모르고 세상을 알랴!     모든 생명의 푸름 뿌리에 있고 모든 생명의 기원 모체에 있고 모든 생명의 철학 효도에 있거니   엄마를 아는만큼 세상을 알고 엄마를 아는만큼 세상은 밝거니 원천을 무시하는 삶이 있으랴!   마를줄 모르는 그윽한 샘으로 뜨겁게 살으시는 우리 엄마- 엄마에게 효도하는 삶이고싶다.     천고의 사랑    매서운 겨울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들어선다는걸 사람들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검은 구름 아무리 심술부려도 해살은 가리울수 없다는걸  사람들은 종래로 의심한적 없다   단 한번도 어긴적이 없는 계절의 순환 단 한번도 자신을 감춘적이 없는 해살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으로 익힌 열매-   눈으로 보았기에 믿는것이다 마음에 새겼기에 믿는것이다 믿음을 주었기에 믿는것이다   믿음이란 오직 믿음으로 바꾸는것 믿음이란 오직 믿음에서 주어지는것 믿음이란 철저한 확신이 아니랴!   바로 부모님이 쌓아주신 초석같은 천고의 사랑-    사랑은 오직 사랑으로 갚는다.   
107    고향, 내 어찌 저버리랴 댓글:  조회:254  추천:0  2021-04-23
고향, 내 어찌 저버리랴    산천초목 모두에 정이 폭폭 배여 고향 하면 모두가 내것 같다.   산과 강 들과 언덕 그리고 작은  풀까지 모두 내 몸이다.   고향 하면 메아리마저 그리움이고 희열이고 아픔이고 갈증이고 사랑이다.   빨간 벽돌 파란 기와 하얀 쇠바자 곱게 두른 아담한 울타리 정이 찰찰 넘쳐 기름 동동 뜨는 곳 내 칠색 꿈의 발원지-   오늘도  그리움의 기원이 되고 계기가 되고 연고가 되여 달빛에 어린다.   허황 차분히 접어주는 우리 엄마 사는 곳 구름처럼 포근해 솔솔 바람 한점에도 두리둥실 실려간다.   꽃의 매력   꽃은 숨어 있어도 향기가 모락모락.   꽃은 멀리 있어도 눈앞에 아른아른.   꽃은 숨을 죽여도 심장에서 콩닥콩닥.   꽃은 생을 마쳐도 씨앗으로 탱글탱글.   일상은 바다   일상은 바다 생활은 물결이고 창파이고 춤추는 무대이다.   연출 따로 없어도 우리 모두 배역이고 극본 따로 없어도 연기가 주어지고 갈등이 번뜩이고 희노애락 풀떡이는 일상은 바다.   끝 없는 무한과 쉼 없는 운동으로 푸른 생명 이어가는 청춘이 약동하는 희망의 바다. 자연 그 자체의 눈금이 바른 순리다.   사랑도 행복도 가슴에 품은 바다 서슴없이 뛰여들어 자맥질해서라도 기어이 건져야 할 무한한 삶의 원천이다.   천상의 나무   그곳엔 바람이 없어요. 그곳엔 파도도 없어요 그곳엔 광란도 없고 이 세상에 우글거리는 우리들이 거부하는 모든것이 없어요.   항상 고요하고 항상 조화롭고 항상 화기애애하고 편하고 만족스러워 그리움조차 사라진 오, 천상의 나무여!   파란 잎이 없어요. 빨간 꽃이 없어요. 노란 열매 없어요. 화끈한 희열과 치렬한 과정 그리고 뼈저린 깊은 맛이 없어요.   사랑의 변증법    그대의 아픔 내가 감내하면 결코 나의 아픔이 되는 것 아니고 그대가 편한 것 또한 아니옵니다.   그대의 존재가 자신뿐이 아님을 내가 아무리 돌에다 새겨도 결코 내것이 되는 건 아니옵니다.   답이 없는데 우리 모두 답을 찾고 있습니다 물론 헛물은 아니지만 행복은 결코 답에서 오는 것이 아니옵니다.   우리가 잊고서는 살수 없는 것이 있다면 사랑이라 말하지 맙시다. 그 낱말은 결코 입에서 옮겨지는 것이 아니옵니다. 
106    푸른 산을 마주하면 댓글:  조회:196  추천:0  2021-04-23
푸른 산 마주하면    푸른 산 마주하면 민둥산과 완연히 같지 않더라   있을 것이 있어야 함을 생활이 가르쳐 주었듯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할 것이 없다면 그 보다 더한 불행 또 있으랴!   괜찮다고 그냥 넘겨버릴 사소한 존재란 고루한 의식속에 있을 뿐 자연에는 없는 줄로 안다. 계절의 자존   겨울이 치켜든 기발 오직 랭혹만이 세상의 질서 바로 세운단다.   봄은 반기를 든다. 오직 훈훈함만이 생명은 원색으로 약동한단다.   여름은 더 화끈하다. 오직 불볕 더위만이 만물은 생명답게 짙푸르단다.   가을은 한결 이색적이다. 오직 쌀쌀함만이 세상의 존재 가치를 완성한단다.   분명한 자기만의 철학 서로 절벽 같아도 앞으로 한사코 내닫는 힘찬 파도 아니랴!   신과 발   모름지기 아파야 했다 서로가 짝이 된 우리 둘의 만남-   좋아서 만났어도 티각태각 엇서면 서로 아파야 했다.   편치는 않았어도 한길에 들어선 숙명은 서로에게 안겨야 했다.   세월의 뒤안길에 새겨진 불만 바닥이 닳아서야 자신을 붉힌다.   미운 정 고운 정 하나 되여 탐닉할 때면 갈라지는 운명   아픈 추억마저 그리운 법 서로를 비우면 서로가 편하건만…   조약돌   사품치는 거센 물살에 뿔을 잃고 귀를 잃은 두리뭉실한 조약돌   물결에 뺨을 맞으며 이리저리 뒹굴리다 강가에 밀려난 조약돌   살점 꼬집을 만큼 천만 뜻밖의 행운 어느 수석가에 의해 ‘미인’ 선발에 나서다.   네모반듯한 유리상자에 높이 모셔진 일품 ‘미인’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도 조약돌은 력사 다시 쓰더라.   가을 본색   한낮에는 여름이 살고 아침저녁 심술이 산다. 바람처럼 변덕이 많아 괜히 계절을 팔아도   저만치서 아무 일 없 듯 씨엉씨엉 앞서 가는 무신경 너는 너 대로라는 오기에 나는 나 대로 뒹구는 락엽   따라가는 일 한두 가지랴만 온기 없이 쌀쌀한 몰인정 들었던 정마저 뚝 떨어져도 산마저 통채로 태우는 가을   엄한이 기다리는 광야로 열길 벼랑에도 멈춤 없이 성큼성큼 다가서는 사나이 가을의 심상엔 주름이 없다. 
105    장백산 (외 4수) 댓글:  조회:161  추천:0  2021-04-23
장백산   사철 하얀 높은 기상 머리에 이고 여린 잔디 화사한 꽃 키다리 미인송 한품에 껴안은   혼심에 우뚝 치솟은 성산   비바람 펄럭이고 혹한이 그물 쳐도 거연한 소나무   아버지의 정열은 오늘도 쿵쿵 지심 울리고 어머니의 사랑샘 예이제 팔팔 끓어번진다   하늘 담은 옥거울 청운의 푸른 뜻 곱게 비끼고 하얀 넋 얼싸안고 칠백리 두만강 내처 흐른다   뜨거운 피가 되여 몸 곳곳에서 용용히 굽이친다   진달래   숨통 꽉 조여온 무정한 랭혹 녹이는 봄을 팔팔 끓이려고 몸에 불 단 천사   다 태우고 불길 꺼져도 숲과 함께 파랗게 웃었다   말쑥하게 피는 소박한 꽃 뿌리의 숭엄함 손에 닿는다   돌 우에서 생명꽃 피운 전설 결코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이름만은 아니다 새벽길에 남긴 또렷한 혈흔 아리랑 자욱자욱 아침노을 한 자락   입맛   단물 자르르 흘러서가 아니다 담백해도 속을 푸는 된장찌개 김치나 장아찌 그리고 무침이나 부침… 떠나서는 살 수 없을 만큼  몸에 푹 배서 나의 피엔 된장 향기 흐르고 김치냄새 푸근하다 어딜 가나 잊을세라 고추장 챙기고 오이나 풋고추에   된장이 따라 간다  진수성찬도 이틀이면 속에서 터지는 아우성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방치같은 항의- 그 때마다 앞장서는 사근사근한 김치 위를 달래고 된장찌개 치솟는 불길 끈다  비로소 심신은 평화 깃든다. 앞내   아이구나, 생각해 보니께 이미 썩 물러간 이야기네유 그때서껀 내가 살던 시골에는 그리 크지 않은 앞내가 있었는디 한여름날 출출하면 낚시 갖고 버들방천 찾아 한동안 쭈그리면 쫑개, 버들치, 모래무치 붕어랑 한 사발은 히죽 웃고 건졌당께 땅가마에 불을 지펴서 고추장 진하게 풀고 매운탕 벌렁벌렁 끓이면 똥돌이랑 인주랑 성범이랑 마주앉아 앗뜨거 련발하며 함박꽃 활짝 피우던 어제 보습 눈 앞에 선한디 벌써 까맣게 멀어진 옛말이구려 세월 참, 야속타! 짜개바지 친구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몰라유 그리구 앞내는 어느 세월인가 모래를 파서 실어내더니 우매 지금은 웅뎅이만 움푹 패이고 물은 어디 갔는지 꼬리도 안보여 그니께 고기는 씨가 영 말랐지므 장에는 풀떡풀떡 뛰는 잉어 그득해도 끓이면 영 맛이 아니랑께 고기들두 사료만 빵빵 먹어서인지 배는 남산만치 커도 속은 헐렁해서 고기맛이 퍼석퍼석 쫄깃하지 않다니께 애들허구 말하면 눈을 펀히 뜨고 거짓말 한다고들 믿지 않지만 내가 살던 고향의 앞내에서 그때는 진짜 쫑개랑 버들치 모래무치 붕어랑 많아서 낚시 넣고 한시간 쯤 앉으면 한사발은 히죽 웃고 건졌는디 옛말이라네, 그래서 바리바리 아니라면 이젠 치매온 게 아닌가 의심을 받네 암, 그렇기두 하지 나가 봐도 내도 없어졌는디 거기서 고기를 건졌다고 또박또박 우겨대니껴 지금 젊은이들 믿기나 하갔슈 내 오망이라면 오망이지 그니께 이렇게 글로 뭉그려 잊을 수 없는 기억 오래오래 남길 뿐이쥬. 세상 완판 다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쥬 한복 입으면   어깨나 팔 그리고 가랭이가 하나도 부대끼는 감이 없어 너무 편하다   별스레 어른다운 느낌이다 매무시나 앉음새나 걸음새에 힘이 실린다   화려한 색상이 잘 조화되여 얼굴까지 해맑아지는 느낌 어깨 한 뼘 살아난다   고름 하나 허투로 맬 수 없어도 양복이나 중산복 입은 것 보다 한결 산뜻하다.   왠지 모르게 너울너울 춤이 나온다 그리고 훨훨 하늘 나는 듯   옷에 기댄 새치 아니다 날이 선 꿈이 비상하는 황홀함이다. 
104    솔향 (외 5수) 댓글:  조회:190  추천:0  2021-04-23
솔향     물건마다 가격이 키를 다투고 저울눈 옴니암니 서로가 오직 가치만 내세우는 난전 세간에 천금 주고 못 사는 상큼한 향기   언제 어딘가에 아무런 상관없이 춘하추동 계절과도 교섭이 없이 생긴 대로 가진 대로 꾸밈없이 속속들에 스미여 파문이 되고...   속이 아픈 사연이 있었나 싶게 하루같이 갈 길에 총력 매진하는 강물처럼 앞만 있고 뒤는 없어도 세월처럼 모든 걸 다 두고 간다   세상사 가슴으로 녹여내고 길목마다 뚜렷한 자욱 찍으며 뜨거운 혈액으로 우리고 조탁한 천혜의 명상은 세월을 거스르고...   사랑 따로 구구히 역설 없어도 푸름 하나 사철 생명같이 떠인 솔 내음 향그러운 청정 소나무 해님도 은근 슬쩍 하뭇 웃는다     종소리   나 라는 이름에는 나를 모르는 아직도 구름같은 자아가 있다   바람 따라 천만리 둥둥 떠도는 철딱서니 구겨진 자아가 있다   아주 벗어버리면 순수한 나지만 다시 또 껴입으면 아예 남이다   미련없이 활 놓을 때라야 숱한 새들이 날개를 편다 다시 사는 나무의 파란 메시지!   관념   아니나 다를가 별로 놀라지 않았다 너무 흔한 물이 저생의 문턱에 닿는 생명 이생으로 돌려놓았다니... 엄연한 기적이건만 어느 때부턴가 우리는 늘 보아온 평범한 존재에 무감한 돌이다 팔팔 끓여 녹아서 흘러야 할 안타까운 돌이다     알람   성질머리라곤 어쩜 한 점의 오차 없이 때 되면 칭얼댈가?   주인의 감정따윈 안 중에 없는 철저한 지배자!   필경 어느 땐가는 목이 메게 감사했건만 체념한 담담한 개구리   막차마저 떠나버린 뒤에야 고즈넉한 거리에서 슬그머니 자신을 꺼내본다 시내물   산곡에서 태여나 산발 타고 사는 너의 삶 어찌 험하지 않으랴만   진솔한 이야기만 가락에 담고 주야장천 튕기는 가야금 소리   가는 길이 막히면 서두름 없이 차분히 대응하여 에도는 지혜   부득이 맞닥띄운 천길 벼랑엔 서슴없이 도전하는 싱싱한 열혈   천천만리 먼먼 길 결 고운 지조 싱그러운 무지개 휘여잡는다   청고한 산의 정기 가슴에 품고 푸른 하늘 올올이 싣고 흐른다   단풍   푸르렀던 계절이 옛말 된 현실 오죽이나 외롭고 으스스하면   몸에다 사정없이   불을 지피랴 비장한 피빛 노을 가을의 선물   아름답다 손벽치며 환호하는 건 속이 꽉 막혀버린 실없는 축복   려과 없이 가벼운 신음소리로 제발 시를 쓴다고 으시대지 마소    
103    소나무 댓글:  조회:183  추천:0  2021-04-23
소나무    안이한 일상 송곳같이 찌르며 무정 세월 유정으로 가꿔가는 사철 변함없는 생명의 쪽빛이여!   추위도 더위도 길을 내준다. 하늘같은 푸름을 키우는 지성 검은 머리 희는 순리만은 아니다.   주어진 낱말만 다시 씹는다면 오늘의 이미지는 곰팡이 끼고 쓰레기만 한가득 보태지 않으랴!   오늘은 어제의 반복이 아니다 오직 참신해야 할 비장한 사명 낡은 터의 이밥은 쉰지 오래다.   도고함 치켜세운 대명사가 아니고 변화를 거부하는 진부함이 아니다. 오로지 푸름을 지향하는 어엿함이다.   달   평생 밤하늘에 자국 찍으며 애타게 잔밥들을 찾고있건만 그리움만 파랗게 둥글었다가 또 다시 산산 쪼각 나지만 언제 어느 때 그랬냐 싶게 초심은 티 없이 둥그러지고 초행은 또 다시 신들메 조인다. 잔밥들은 뿔뿔이 멋대로 흩어져 제 갈 길 제 할 일에 빠져있어도 일자로 곧은 엄마의 짠한 숙망 무변의 망망한 하늘길에서 놓칠세라 따라가며 서성인다. 행여 돌아오는 길 어둡지는 않은지? 오늘도 계수나무 그 아래 버티고 선 어둠을 베기에 여념없는 하얀 넋이여!   어딘가 아프지 않으면   어딘가 좀처럼 아프지 않으면 살았다는 의미가 낮잠에 취한듯 일매지게 조용한 못난 거울 어느 한 귀퉁이라도 깨고싶다.   어딘가 좀처럼 아프지 않으면 어제같은 일상이 숨을 조여서 죽은듯 고요한 잠든 호수에 돌이라도 쿵, 쾅 던지고싶다.   어딘가 좀처럼 아프지 않으면 필경 어딘가 아파야 할것 같은   살아서 숨쉬는 생활을 만들어 내가 사는 진미를 건지고싶다.   어딘가 좀처럼 아프지 않으면 부디 아무런 아픔도 없어야 할 야무진 꿈에 곰팡이 얼씬 못하게 오싹할 시디신 강초라도 치고싶다. 
102    생명 선언 댓글:  조회:174  추천:0  2021-04-23
생명 선언    생명은 나의 것이지만 결코 나의 것만 아니다   한방울의 물에서 빛을 뿌리는 빛나는 광환이고 사는 의미다   나무나 숲에서 반짝일 수도 갈증에 한종지 물일 수도 죽음을 죽이는 기적일 수도...   늘찬 그늘 지워간다면 운명이 참혹하게 협박하여도 죽음 계약서엔 서명하지 않으리   거기엔 갈증이 없다   암반 뚫고 정수 끌어올린 드높은 지조 꽃을 보듬어 품은 연록의 심상   단 하루의 일과에도 숨결같이 연연한 해볕 오리오리 어둠 달게 맞서는 절절한 달빛   불로 태여나 불길로 사라지는 진붉은 노을 이슬 한방울에도 안쓰러운 빛이다 리별 소나타   각인된 노란 정거장 그날의 하늘은 오늘도 흐려 있다   언녕 구름에 실려갔어도 가슴 찢던 기적소리 아직도 꿈틀거린다   아릿한 그날의 추억 가슴에 가시로 남아 간이역의 꽃은 향기 슴슴   터널같은 아픔이지만 깃털같은 고백으로 어둠은 비워야 할 삶   해살 오롯한 저 광야엔 홀로 피는 꽃의 향기 오히려 더 짙어가고 있다.   세월 수감   어제가 돌아온다는 건 빨간 불가능이다 증발한 물은 이미 물이 아니다   래일을 내 것이라는 건 동에도 닿지 않는다 안온한 운명은 별 따기 아니랴!   오늘만이 믿음 가는 붓이다 그림 한장 참신하다면 과거는 되살고 미래는 다가서리라   등대 역리   암초는 용케 피해도 암초 되려 으시댄다 판에 박은 명시기에 괜히 바다는 좁다  
101    동구 밖의 느티나무 춤추지 않을가 댓글:  조회:183  추천:0  2021-04-23
동구 밖의 느티나무 춤추지 않을가   한 백년 여 풋풋히 살아온 나무의 그림자는 오늘도 무성하건만 샘물처럼 시원한 그늘에서 도란도란 오가던 생활맛은 이가 시리도록 시굴다   나무마저 외로운 잠든 마을은 개짓는 소리에도 기분이 뜬다 해는 수없이 다시 뜨고 지여도 고즈넉한 황혼 가슴만 태운다   너도 나도 뿌리라고 말은 하지만 한줌의 흙이 되여 묻히련다 하지만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 아니랴 정녕 과녁조차 잃은 건 아닌지?   어디서 싹이 트고 잎을 피우고... 아직은 썩 이른 고달픈 행보 지쳐서 돌아와도 돌아온다면 동구밖의 느티나무 춤추지 않을가?!   뒤로 걷기   앞이 캄캄할리 없지요 무서울리도 없구요 새김질 하듯 오히려 신나는 체험이래요   앞으로 가기에만 고질이 된 신경세포들 그리고 골격들이 손벽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양념같이 잠간씩 뒤로 걸으며 인생에도 신대륙 가까이에 있는 걸 보았어요     침묵   새소리나 물소리는 그래서 잘 들립니다 뿐만 아니라 가슴에 차분히 흘러들어 음악이 됩니다   꽃향기나 과일향기 역시 씨앗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뿌리를 내려 내 몸에서 꽃을 피웁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옵니다 할 말 소상히 새겨볼 뿐입니다 당신의 말을 귀담아 듣기 위해 잠간 자세를 낮추었을 뿐입니다   창 밖   시선이 막혀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멀리 내다보며 살기엔 어딘가 시공이 답답합니다   차량도 사람도 물결 같지만 한사코 낮은 데로 흐르는 유연한 물과는 완판 달리 우로 치솟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늘에 초점이 떨어진 번화한 도시의 한 구간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면 카텐만 눈에 꼴똑 차넘칩니다     술   우 로 는 별로 오 르 지 못하고 아 래 로 술술 빠 지 는 유혹의 마귀 추락의 입구 담배별곡   수십년  사랑하다 문뜩 자를 수 없어 오늘도 이어가는 끈끈한 심지(心志) 사랑이란 원래 지독하니깐 대가 따른다 해도 한번 먹은 마음으로 평생 사랑하다 사랑으로 철저히 마감하리다 첫눈   입술처럼 부드러운 농밀한 밀어 젖가슴처럼 봉긋한 은밀한 추억   사춘기의 고삐에 오롯이 스민 정열을 찾아가는 순백의 추억   언제나 불길처럼 가슴 끓이는 첫사랑은 내 마음 하얗게 비운다
100    돌아가리다 댓글:  조회:197  추천:0  2021-04-23
돌아가리다    돌아가리다 전혀 불가능한 동년으로 돌아가서 물장구치던 개구쟁이 되여 벽에다 락서해놓고도 손벽치며 깔깔 대던 까맣게 잃어버린 그 맑은 웃음 되찾으리다.   돌아가리다 아득한 옛말이 된 청춘으로 돌아가서 푸른 사랑의 불씨가 되여 돌에다도 생명의 불길 활활 지피던 다 식어가는 그 피끓은 열혈 되찾으리다.   돌아가리다 거의 잊혀가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길손이 아닌 주인이 되여 필요이상의 욕심은 몽땅 쏟아내고 산과 수의 싱싱한 정기 꼴똑 채우리다.   돌아가리다 꿈에만 찾던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서 생명의 참뜻 깨친 자식이 되여 철없이 받기만을 즐기고 주지 못한 아픔 그 아릿한 아픔 다만 얼마라도 덜으리다.   돌아가리다 돌아가야 찾을 수 있다면 돌아가서 모든것 고스란히 내려놓고 부나비 되여 서슴없이 뛰여들리다 타당탕 타야 할 생명의 흉흉한 불속으로.   리별쏘나타   너를 보내며 울음은 사치다 되려 축복이다. 웃음 흔들며 보내는 리별이 아니지만 래일 마주한 오늘이 망연할 리유는 없다. 화살같은 메아리가 심장에 육박해도 아픔은 사치다 오히려 축복이다. 내 인생에 든 가시 내손으로 뽑을 일이다. 어항속의 물고기   너는 여유작작 살음을 즐기는데 나는 왜 너를 보며 답답해날가?   너는 어항에서 부러움 모르는데 나는 왜 어항속의 너가 불쌍할가?   너는 자신을 잘 아는 것이고 나는 자신을 너무 모르는 같다.   너는 어항에 갖혔다는 것을 몰랐을 뿐이고 나는 어항에 갖혔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너처럼 아예 모르고 싶다 알면서도 전혀 모르고 싶다.  
99    내 밭에는 콩을 심으련다 댓글:  조회:187  추천:0  2021-04-23
내 밭에는 콩을 심으련다     너무 척박하진 않고 그렇다고 비옥한 것도 아니지만 콩쯤은 거뜬히 키워낼 수 있는 내 밭에는 콩을 심으련다.   세상에는 돈나무도 있다 하지만 미련보다 실제가 믿음이 간다 허황한 꿈은 꿈으로 사라지듯 이루지 못할 꿈에 취하지 않으련다.   내 인생에 적합하고 타고난 적성에 맞는 선택 하나 굳건히 지켜 노오란 콩꽃 오롱조롱 피우련다.   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존재마저 무시할 수 없는 자잘한 콩농사로 만족하면서 짧은 생애 길게 누려보련다.     심장   어느 날인가 문득 심장이 아픔을 호소하자 새삼스런 왼쪽 가슴-   있었던가 싶게 기억이 아슴한 어제가 다가서는 벼랑 같다.   동통이 가져다 준 쓰디쓴 아픔에는 무시했던 어제가 생동하다.   먼 듯 그러나 가까운 번쩍이는 천둥소리- 보람찬 오늘이 아찔하다.     각성   참, 어리석었지 나는 그대로 두고 저만치 혼자 간다고 착각한 내가 누구라 할 것 없이 세상 사는 모두에게 반쪽도 기울지 않는 천평- 시고 떫었던 생둥이를 새콤달콤 노랗게 빨갛게 익혔다만 두번 다시는 미련이고 사치다. 해달의 치륜엔 틈새가 없다. 혜택이 주어진다면 되려 불행 아니랴! 세월속의 행운은 결코 내 것이 아니더라.   감나무에 감은 안 열리고    물 한방울 없는데 물소리는 물소리를 뺨친다. 귀는 맛있게 즐기지만 목은 타는 듯 갈증이다.   감나무에 감은 안 열리고 개살구가 주렁주렁- 한낮을 파먹으며 홍시의 탈을 쓰고 있다.   심장은 붉은데 피에는 온기가 없다 꺼꾸로 흐르는 살풍경 너와 나의 얼굴도 비껴있다.     나무의 집에는   화려한 장식이 없고 귀중한 보석이 없어도 맛있는 공기가 있고 들큰한 향기가 있다.   휘였다도 일어서는 강잉한 뼈가 있고 서뿔리 물러서지 않는 일매진 집념이 있다.   나란히 함께 사는 즐거움이 있고 서로가 질투 없는 사랑이 있다.   나만을 내세우는 삶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배려가 있다.   지붕이 없고 침대가 없어도 길이 함께 살아가는 화목한 가족이 있다. 
98    나무가 나무로 되기까지 (외 2수) 댓글:  조회:182  추천:0  2021-04-23
나무가 나무로 되기까지   한 눈 딴 곳에 파는 일이 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늘 향해 일매진 초행길에 자국 찍으며 집념으로 고패친 아름드리 년륜   허리 꺾는 고통을 참아낸 풍경 피 거꾸로 흐르는 아픔 새기며 단단한 마디마디가 이어지고 응어리진 상처의 합침목에서 되려 싱싱한 향기를 피워올렸다.   산모의 진통으로 가꾸는 푸름 열번은 더 죽었다 살아나는 생과 사의 무정한 판가리에서 유독 잃지 않은 파란 꿈의 랑만   오늘도 변함없이 서글서글한 나무의 거쿨진 체구 앞에서 인간 백년사의 축영을 되새기며 짜릿하고 훈훈한 감동에 젖어본다. 바람이 자고 비가 그치면   해질녘 예고없이 들이닥친 눈 먼 바람과 가시같은 비에 바싹 신경 조였던 긴장을 푸니 되려 사맥이 풀리며 해나른   어디론가 떠나려던 계획이 미뤄지고 미리 해놓은 약속 본의 아니게 깨지고 한 치 눈 앞도 캄캄한 우리네 인생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예측 불가더라   바람이 자고 비가 그치면 또 다시 이어지는 분주한 일상 계획하고 약속하고 울고 웃고 하다 조용히 잠들면 래일이 깨워주고 있다   하루해가 떨어지면 다시 충전하며 죽는 날까지 쭉 이어지는 세월 무엇인가 알 것 같은 착각에 들떠 깊이 파묻혀 즐긴다면 여한은 없어라.     밥상   철새가 날아오듯 때 되면 약속한 듯이 우리 식구 동그랗게 모여 앉던 밥상 수저 한 몫 달랑   진수성찬 아니였어도 볼이 미여지게 맛나던 밥 그리고 장국 별 것 아닌 아래 동네 일상 이야기에도 웃음꽃 활짝 피던 동그란 밥상   국경을 넘어가고 대양을 건너가서 기억마저 가물가물한 그리움의 옹달샘   안해가 비끼고 아들 딸이 비껴 밥맛은 짜다 바다물처럼 쓰도록 짜다   그리워도 그리웁다 말을 못하고 하얗게 속을 비우는 달은 언제 둥그러질가?!
97    시조 세상살이 (외 9수) 댓글:  조회:227  추천:0  2021-04-23
세상살이   세상살이  무정타면 유정할리 있으랴   세상살이 유정타면 무정할리 있으랴   흰것도 한사코 검다면 진정 검으니깐!   자기야   당신을 자기라고 정답게 부릅니다   당신을 내 이상으로 알뜰히 사랑합니다 자기야 당신은 유일한 나의 사랑입니다.   안타까움   오늘이 소중한 걸 오늘을 살면서 몰랐습니다   오늘이 더는 없는 걸 오늘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잃어야 깨치는 귀중함   뒤늦은 안타까움이여!   엄마   어렸을 땐 그 이름 입에 달고다녔는데   어른이 되여서는 많이 잊고 살았네.   내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망각했던 아픔이여!   사랑합니다   당신을 마주하고 한번도 말 못한 못난이   당신은 한마디 원망없이 따뜻이 품어주었지만   사랑을 행동만으로 간주한 어리석은 린색함이여!   참한 인생   사랑은 바친만큼 알뜰히 돌아오고   악의는 행한것보다 열배 더 돌아오거니   한평생 사랑만 가꾸는것 참한 인생 아닐가?     하루가 천금   자식이 자식을 낳으면 내 이름은 할아버지   그 자식이 또 자식보면 세상에 있을지도 모르는 나   한생은 세바퀴도 돌기전 매 하루가 천금입니다.   나의 재부   나에게 있는 모든것은 나의 재부가 아니다.   내가 쌓아놓은 모든것도 나의 재부가 아니다.   세상에 바친것만이 나의 재부인가 하노라.   남자라는 리유   남자라는 이름에 굳이 리유를 단다면   녀자가 있기에 리유가 붙는것이다.   남자는 녀자가 키우는 성스러운 이름이다.   고향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 일컽지만   고향을 대신할순 바이 없는것이다.   고향은 오직 하나인 절대 진린가 하노라. 
96    시조 사랑꽃 (외 9수) 댓글:  조회:200  추천:0  2021-04-23
사랑꽃 (외 9수)     가슴에서 피는 꽃 심장으로 피우는 꽃   그 향기 싱싱하야 세월 두손 듭니다.   참세상 받쳐 세우는 꽃중의 꽃입니다.   엄마   엄마도 엄마를 그리는줄 나 그때는 몰랐습니다.   철 들어 효도 알았건만 그때는 내곁을 떠났습니다.   야속타 평생 가슴에 못이 되여 박혔습니다. 아버지   바다의 깊이를 몰랐습니다 그 바다에 돛을 올리고도   하늘의 높이를 몰랐습니다 그 하늘에서 훨훨 날았어도   내 인생 흔쾌히 받쳐준 거룩할사 아버지!    안해   사랑이 고마웠고 미움도 감사했소.   당신은 봄바람이고 당신은 칼바람이여도   가슴에 새겨진 진정 대신할자 누구랴!     세월의 자취   머리에 씌여지면  흰색이 되고   얼굴에 씌여지면  주름이 되여도   아사라  탓하지 말라 우리의 운명이다.   검은 머리 희게 한다 얄미운 세월   얼굴에도 락서한다  괘씸한 세월   탓하랴  주어진 운명 참하게 살 일이다.     계절은 바뀌여도   강물은 흘러도 산은 그자리 계절은 바뀌여도 정은 그자리 변하면 가슴 짓찢는 그런 아픔 있어라.     어제와 오늘   어제가 흘러가면 오늘이라 하지만   오늘을 흐리우면 어제도 지워진다.     오늘은 어제를 헹구는 래일의 시작이다.     지나가는 비   불시에 들이닥치고 순간에 사라지는 너   가슴 촉촉히 적시고 마음 살살 흔드는 너   너는야 애절한 사랑 잊지 못할 추억이다.     행복은 지천   눈 뜨면 뜰수 있다는게 행복 눈 감으면 감을수 있어 행복   걸으면 걸을수 있는게 행복 누우면 누울수 있어 행복   행복은 상대적인 것 느낌의 분동이다.       나에겐 네가 있다   나에겐 네가 있다 너에게 내가 있듯   너와 나 나란히 놓인 레루 서로가 의지하는 동반자   하기에 고동소리는 탈 없이 무사하다. 
95    수양버들 (외 9수) 댓글:  조회:195  추천:0  2021-04-21
수양버들 (외9수)   한사코 차분히 아래로 촉 내리 드리운 연연한 가지 바람에 하느작이는  연록의 애절함에는 내 얼굴 쓰다듬던 살가운 손길 어린다. 비 막이 우산같은 연분홍 사랑 땡볕 가려주던 파아란 양산 말 없이 인내하며 살아온 평생 년륜 속엔 언제나 꿈이 푸르른 뜨거운 해살이였다 은은한 달빛이였다 영원한 별빛이였다 흐르는 강물에 머리 풀고 선 흘러도 흘러도 비껴있는 산 암장보다 뜨겁고 강심보다 깊은 심지 속까지 모조리 비워가며 꿈을 지켜 버티고 선 수양(垂柳) 그냥 스치면 발목이 아픈 아니, 가슴이 쓰린 유별한 나무여!   잔디   작다는 모자람마저 너를 더 높이 세워주는 찬사가 된다 밟혀도 다시 꼿꼿이 일어서는 야무진 오기에   연하다는 나약함마저 너를 더 우러러 보는 눈 높이가 된다 푸름 위해 정과 성을 다 바치는 평생의 짓꿎은 추구에   잔디라는 소박한 이름 두자 그냥 입에만 올려도 파란 풀향이 가득 달려온다   그 순진무궁한 완성으로 키다리 아름드리와 비겨도 선 자리 설 자리가 의젓하다.   사랑송   쓰지만 약처럼 감염 차분히 치유하고 맵지만 술처럼 잠자는 령혼 들깨우고 시(酸)지만 노래처럼 갈한 정감 촉촉히 적신다   우주의 무궁한 신비이고 파도의 무진한 힘이고 하늘의 무한한 비움이다.   열혈 바쳐 다시 태여나는 생명 화염 이글거리는 숯불이고   응고된 딱딱한 각질 끓이고 녹여내는 지심 깊이 잠재한 용암이다.   연(缘)   바람이 나무잎을 스치고 스치면 사그락 사그락 정답게 화답한다   내물이 돌 우를 흐르고 흐르면 도르르 도르르 신나게 구은다.   눈 높이 아찔한 별 보고 또 보아도 반짝반짝 일매지게 손짓한다   만남이 만남을 아끼고 새기면 사르르 사르르 서로서로 연연하다. 륜회   참하게 무르익어 땅에 떨어지면 다시 시작이다.   래일 꼭 품은 비장한 추락 새로운 그리움-   인고의 살점같은 열매 찬연한 광환이고 또 다른 갈망이다   아픔이 전혀 없었던 순진한 눈망울엔 그늘조차 비끼련만   바이 아닐지어다 숙명에 충성하는 참신한 거울이다.           팽이   타고 난 운명 맞아야 뜨거운 박수갈채 하건만 채찍이 신나면 팽이는 되려 멀리 도망가련다. 타고 난 비애 채찍을 내리면 폴싹 물앉는 슴슴한 일상이여!   유와 무   없다는 있다의 반대일 뿐이다 있다는 없다에서 시작 되는 것 굳이 없다는 의미에 초점 둔다면 있어봤자 없기는 시간 문제더라   원래 없던 것이 있게 됐다 해서 영원히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원래 있던 것이 없게 됐다 해서 영원히 없는 것이 아니리라   황차 빈손에 온 우리가 아니더냐 손에 꽉 차봤자 얼마를 움켜쥘 수 있고 쥐고 놓지 않아봐야 남을 것이 얼마랴 있어도 없어도 세월은 저만치서 웃고 있다   세월과의 장거리 달리기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숨이 가빠도 무한과 함께 하는 씨름에서 우리는 결국 액막이 선수   채우는 즐거움에 깊이 빠지면  수많은 오늘을 잃어가지만 비워가는 지혜로 삶을 즐기면  지는 해의 노을처럼 래일 밝으리.     하늘과 땅   높다고 으시대지 않는다 땅과 이어져 있다   하늘 높이 날지만 땅에서 치솟는다   나래 펼친 새의 깃에는 싱싱한 흙냄새 묻어있다   구름도 기어이 몸을 찢어 올올이 땅을 적시는 리유   꿈은 하늘에 심어도 땅에서 토실히 영글다.   강물은 쭉 그렇게 흐르고   어제의 강물은 언녕 오늘의 여기서 찾을 수 없다 흔적 없이 흘러가는 세월처럼  우리들의 만남도 어쩜 흐르고 있는 저 강물이다   되새길 수 없는 세월의 무상 자칫 원망하기에 앞서 한방울의 물이 되여 사품치는 흐름에 안긴다면 우는 갈매기 노래는 없으리    돌아설 수 없는 숙명 아프다고 가슴 치면 아픔만 가슴에 새겨질 뿐 앞으로 치닫는 급한 걸음에는 생동한 그리움이 곱게 비끼다.   갈숲은 설레인다   갈대가 스적이는 건 갈대이기 때문이다.   가느다란 바람에도 심히 민감하고 가벼운 상처에도 소리 크게 운다.   대가 바를 수 없고 허리 굽히지 않을 수 없는 갈대는 결코  마디 굵은 참대 아니다.   갈숲 바람에 설레인다 솨솨- 오돌찬 본분의 노래 한껏 갈대로 사는 모습에 나의 삶도 오동통 사랑스럽다. 
94    역리 (외 7수) 댓글:  조회:170  추천:0  2021-04-21
역리(외 7수)   밤이 더는 밤이 아닐 때 그 암담했던 밤은 그리움이다   마주했던 그때를 잊었다면 그때가 도리여 마음을 괴롭힌다   매일을 덧없이 보내고 있지만 그 매일이 의미 있는 보석이였다   사는 일이 번거롭다면 죽음은 오히려 가벼운 날개   죽기 위해 사는 일이 아니지만 죽음은 살았다는 증명으로 충분하다   한가하면 되려 허전한 요사함 속이며 속히우며 해달은 바뀌운다 둥근달   둥근 그리움 하나  구워내는 데  무한 세월 얼마나  속을 끓였고 가슴마저 시리게  텅 비여버린 시내물은 얼마나  외로웠으랴 찬기운 높이 서린 가을 하늘에 바람 타고 우줄대는  구름 헤치며 기어이 환한 얼굴  하얗게 웃는 당신의 발자취엔  목련꽃 핀다    나무   창을 열면 시원한 숨결 푸르다 궁금증 하나 없는  산뜻한 체취 너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아도 신념 같은 존재로  기를 세운다 세월 속의 부조화  묵묵히 새기며 소리없이 거창한  그물 늘인다 하늘에 치솟고  땅속을 누비는 허리 하나 꿋꿋한  열혈 사나이 끊어져도 휘지 않는  령혼이기에  어둠이 물러가는  소리 들리고 밝음이 다가서는  모습 보인다 그리고 고소한 깨알맛  오롯이 싹 튼다.   옹달샘   하늘 쳐다보는 맑은 눈 바람에 눈빛 흐려지고 구름에 눈길 가려져도 변함없는 초심의 해바라기 하많은 이야기 생동하고 끝없는 추억이 어려있다 갔다가 온다던 순이는 종내 나타나지 않았지만  열련에 빠졌던 마른 기억은 빨갛게 가슴에 새겨져있다 목마름 하나 둘 사라지며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섬 바람마저 갈 길 성급한듯  그림자도 말끔히 지운다만  티끌 하나 찾을 수 없는 순정 숱한 갈증 거울처럼 닦았어도 자신의 갈증에는 망연할 뿐이다    소낙비   잘 이겨진 메밀가루  익은 반죽이 와장창 지레대에  짓눌리우면 결 고운 국수오리  하늘 땅 잇는다 한낮의 뜨거운 갈증  달래는 랭면잔치 삼복염천 땡볕이 와르르 무너진다      진실   불에 크게 데였던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 순간이 너무 아찔해 아예 뜨겁다는 느낌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런 체험 직접 할 수도 없는 일 오직 그대로 믿을 수밖에 문제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금씩 엇갈리였다 그렇다거니 그렇지 않다거니  서로 차이가 생기면서 진실은 불편해지고  울적할 때가 많아진다   총명의 비애   해달의 심상에는 그림자가 없을 뿐 아픔이 없다는 선입견은 오산이다   강물이 소리치는 연유 우리가 모를 뿐 즐겁다는 명명은 사람들의 억측이다   바람의 비명소리 귀로 들을 뿐 구원의 손길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름드리나무의 드높은 지조 년륜에 있는 걸 우리는 왕왕 스친다   수박의 속맛은 귀신같이 알아도 매일의 참맛에는 오히려 눈이 어둡다   고독   깊이 갑속에 자신을 잠궈보는 미묘한 선률   올올이 명주실 뽑아내는 진한 그림움에 비낀 연분홍 노을   전생을 우려내는 홀홀한 차잎 그 즙액의 수놓이   비좁은 갑속에서 농익혀 응축한 황홀한 진주   햇병아리 부리에 한결 눈부신 착색한 서광
93    한 수의 시를 위해 (외 4수) 댓글:  조회:171  추천:0  2021-04-21
한 수의 시를 위해      어제는 생생해도 숨이 지고 세상에 없을 듯한 비유가 해살처럼 서서히 찬연하다   초극한에 도전하는 간이 파랗게 타는 소리 아름다운 전설 이어간다   아버지는 체험조차 못한 돌 같은 언어 빨갛게 달구며 내 입술과 혀는 데여도 좋다   줄기차게 이어 달리다 뭉청 끊어진 앞길에서 서성이지 않고 곧추 뛰여내린다   사람들이 손벽치는 생명의 찬란한 무지개를 그리며 서슴없이 한 몸 내맡기는 폭포   심전에 차분히 흘러들어 해가 되고 달이 되여 세월과 함께 길이 살으리 심장   내 안에서 뛰고 있지만 내 밖에서 파문이 인다 내 생명의 발동기지만 내 밖에선 주먹에 불과하다   별이 된 공명도 악이 된 인생도 너의 공과 죄는 아니다 너는 죽음과 대치한 투사!   네가 박동 멈추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생명 그 한 생명의 연소를 위해 끝내는 네가 먼저 가더라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못하고 슬퍼도 슬픔 말없이 곰삭이며 오직 속으로 눈물 말리웠을 묵묵히 속대로 산 거룩함이여!     피고 지는 섭리   꽃은 피여서 아름답다지만 지는 때가 더더욱 빛을 발한다   눈에서 멀어진 화사한 자태 눈 앞에 다시 다가선다면 바로 꽃이 숨겼던 깊은 소망 아니랴   피우는 과정이 행복이라면 지여서 재생은 축복이리라 꽃잎은 눈에서 멀어져가도   향기는 가슴에서 또 다시 핀다     리별   먼 옛날의 기적소리 들린다 그리고 덜커덩덜커덩 멀어지던 그때는 질풍 같던 기차가 옛말처럼 아슴아슴 사라진다   하루 세끼처럼 담담해진 입맛의 변화가 놀랍고 매일이고 걸었던 그 길은 포장 되여 모래마저 그립다   같은 하늘 아래서 같지 않은 그림을 그리고 같지 않은 공기와 날씨와 씨름하면서 원래 같지 않은 원상이 보인다   같이 있어도 매일이 서로였음을 나무들의 이야기가 들려주고 새들의 날개가 보여주건만 그러안은 고집은 많이 아프다     바보들의 이야기   지척에 있었는데 멀리 찾아 떠났습니다 시종 보면서도 그 속에 있는 줄 몰랐습니다 보배 찾는 일도 아닌데 눈을 뜨면 볼 수 있었는데 하늘 나는 새의 날개 부러워했고 네굽안은 말을 보며 자신을 탓했습니다 전혀 힘에 부치는 일 아니였는데 뒤축 살짝 들면 닿을 수 있었는데 신기루 찾아 정처없이 헤맸습니다 무지개 찾아 세월 허망 잃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전혀 아니였는데 그때는 머리가 팔팔 끓었나 봅니다 아차, 하는 깨달음이 왔을 때는 자신을 몰라보는 아이가 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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