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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밖의 느티나무 춤추지 않을가
2021년 04월 23일 13시 17분
조회:188
추천:0
작성자: 최화길
동구 밖의 느티나무 춤추지 않을가
한 백년 여 풋풋히 살아온
나무의 그림자는
오늘도 무성하건만
샘물처럼 시원한 그늘에서
도란도란 오가던 생활맛은
이가 시리도록 시굴다
나무마저 외로운 잠든 마을은
개짓는 소리에도 기분이 뜬다
해는 수없이 다시 뜨고 지여도
고즈넉한 황혼 가슴만 태운다
너도 나도 뿌리라고 말은 하지만
한줌의 흙이 되여 묻히련다 하지만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 아니랴
정녕 과녁조차 잃은 건 아닌지?
어디서 싹이 트고 잎을 피우고...
아직은 썩 이른 고달픈 행보
지쳐서 돌아와도 돌아온다면
동구밖의 느티나무 춤추지 않을가?!
뒤로 걷기
앞이 캄캄할리 없지요
무서울리도 없구요
새김질 하듯 오히려
신나는 체험이래요
앞으로 가기에만
고질이 된 신경세포들
그리고 골격들이
손벽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양념같이 잠간씩
뒤로 걸으며
인생에도 신대륙
가까이에 있는 걸 보았어요
침묵
새소리나 물소리는
그래서 잘 들립니다
뿐만 아니라 가슴에
차분히 흘러들어 음악이 됩니다
꽃향기나 과일향기
역시 씨앗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뿌리를 내려
내 몸에서 꽃을 피웁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옵니다
할 말 소상히 새겨볼 뿐입니다
당신의 말을 귀담아 듣기 위해
잠간 자세를 낮추었을 뿐입니다
창 밖
시선이 막혀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멀리 내다보며 살기엔
어딘가 시공이 답답합니다
차량도 사람도 물결 같지만
한사코 낮은 데로 흐르는
유연한 물과는 완판 달리
우로 치솟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늘에 초점이 떨어진
번화한 도시의 한 구간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면
카텐만 눈에 꼴똑 차넘칩니다
술
우
로
는
별로
오
르
지
못하고
아
래
로
술술
빠
지
는
유혹의
마귀
추락의
입구
담배별곡
수십년
사랑하다
문뜩
자를 수 없어
오늘도
이어가는
끈끈한 심지(心志)
사랑이란
원래
지독하니깐
대가
따른다 해도
한번 먹은
마음으로
평생
사랑하다
사랑으로
철저히
마감하리다
첫눈
입술처럼 부드러운
농밀한 밀어
젖가슴처럼 봉긋한
은밀한 추억
사춘기의 고삐에
오롯이 스민
정열을 찾아가는
순백의 추억
언제나 불길처럼
가슴 끓이는
첫사랑은 내 마음
하얗게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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