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탱이의 歸處
http://www.zoglo.net/blog/jinchsh77 블로그홈 | 로그인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 기타

나의카테고리 : 퍼온글

[시와 동행 7 ] 아늑
2015년 11월 04일 16시 12분  조회:2455  추천:0  작성자: 단비


아늑

아늑 - 민왕기(1978~ )

쫓겨 온 곳은 아늑했지, 폭설 쏟아지던 밤
깜깜해서 더 절실했던 우리가
어린아이 이마 짚으며 살던 해안(海岸) 단칸방
코앞까지 밀려온 파도에 겁먹은 당신과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삭이던,
함께 있어 좋았던 그런 쓸쓸한 아늑
(…)



삶은 얼마나 위태로운가. 오죽하면 어떤 시인은 “나는 지뢰밭 위에서 잔다”고 고백했을까. 그리하여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늘 피난처를 구한다. 어머니의 자궁처럼 아늑하고 안전한 공간. 무언가에 쫓길 때나, 겁먹었을 때, “깜깜해서 더 절실”할 때, 나의 피난처는 어디인가. 함께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삭”이는 “당신” 때문에 그나마 이 세상이 살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의 모든 “아늑”은 “쓸쓸한 아늑”이다. 결핍은 유한자(有限者)인 모든 인간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핍과 유한성 안에서 분투한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장엄한 일인가. 결핍이 우리를 키운다. 계간 ‘시인동네’ 2015년 가을호 수록.

<오민석 시인·단국대 교수>/중앙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0 고기는 죄가 없다 2015-12-17 0 3622
69 [시와 동행 10 ] 엘 로사리오, 전나무 숲에서 2015-11-25 0 2960
68 [시와 동행 9] 밥 2015-11-25 0 3037
67 [시와 동행 8] 나, 덤으로 2015-11-25 0 2144
66 [시와 동행 7 ] 아늑 2015-11-04 0 2455
65 [시와 동행 6] 뜰힘 2015-11-04 0 2187
64 [시와 동행5 ] 바람의 기원 2015-10-22 0 2032
63 [시와 동행 4 ] 재생 2015-10-22 0 2077
62 [시와 동행 3 ] 스승의 사랑법 2015-10-21 0 2322
61 '신의 직장'서 '지옥의 주방'으로..구글 퇴사하고 요리사 된 안주원씨 2015-05-14 0 3223
60 [시와 동행 2 ] 확고한 움직임 2015-05-04 1 2106
59 [시와 동행1 ] 시간의 눈 2015-04-30 0 1923
58 공감각 마케팅 2015-04-08 0 3114
57 미국을 뜨겁게 달군 원시인 식단 2015-04-08 0 2932
56 수업시간에 조는 청소년 과다수면증, 게으름 아닌 질환 2015-03-23 0 2977
55 뺑소니범을 찾습니다 2015-02-27 0 2461
54 납함(呐喊)의 좋은 사례 2014-05-14 0 2094
53 딸기 오미자 화채 2014-05-06 0 3188
52 빈혈예방과 다이어트에 좋은 비트 2014-05-06 0 2625
51 시원한 바지락 쑥 감자수제비 2014-05-06 0 2534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