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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올바른 인생관과 정립된 가치관이 있어야...
2017년 01월 23일 23시 25분  조회:2304  추천:0  작성자: 죽림
 

 

 

현지시간으로 2017년 1월 22일, 수만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세계무슬림(이슬람교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모였다. ‘마지막 기도’ 집회가 끝난후 이슬람교도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에 몸을 싣는다. 자리가 없어 기차 지붕에마저 사람들이 꽉 차있는채로 기차는 출발한다. 위험천만한 상황이지만 사람들은 익숙하다는듯이 기차 지붕우에 자리 잡고 앉아있다. / 텅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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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 강의-8(특강-시와 인생은 함수관계인가)  
김송배   

시란 무엇인가라는 낡은 질문이 새로운 것은 무슨 연유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답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시의 정의를 요즘 와서 골돌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한생을 시창작에 매달리다 보니 나의 좁은 뇌리에서 사유하는 방향이 시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확신을 증명이라도 하는양 일상생활 자체가 모두 시로 귀결되는 듯 하다. 

어찌보면 다양화, 경쟁화된 현실 사회에서 고매한 사유만 지향하면서 살아가려는 시인의 자존심이 심히 갈등을 동반하는 예는 많다. 그만큼 시적인 삶이 퇴색되고 산문적인 삶이 현재를 충만하고 있기 때문에 시인의 인격체가 허약해질 수 밖에 없는 무서운 현실에 시인은 고뇌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5년째 맡고 있는 KBS방송문화센터 시창작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에 의하면 아직도 시와 시인의 기대는 새롭고 예지적이며 영원하다. 처음 시를 대하는 사람에게는 시 그 차체에 대한 신비감이며 시인에 대한 최상의 동경이다. 대개 연만하신 분들이 시창작반을 찾는 이유가 이런 양상으로 일치되는 것을 보면 아무리 삭막한 물질우위의 문명세계에 살아가고 있지만 지혜로운 영양분의 고갈을 느끼는 측면이 있음에 다행스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소녀, 청년 시절을 진통하고 이제 중년을 넘어서 가정적으로 안정을 이룬 후에 다시 문학의 고행을 시작하는 계층이 많아졌음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남은 여생이라도 정신적인 면 그러니까 영혼의 위대한 진실이 무엇인가 나름대로의 인생관이 가미된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시는 최상의 마음의 가장 훌륭하고 행복한 순간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 편의 시에서 그것이 영원한 진리로 표현된 인생의 의미라고 한다면 이를 만년에사 거두어 보려는 보람있는 삶의 지표가 되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시인에 대한 동경이다. 시인이 되고 싶다는 강한 집념이 팽배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시인은 신선과 같다는 옛 비유도 그러하려나와 인생에 있어서 숭엄한 존재가치로서의 표본으로 설정하려는 일종의 충족 욕구같은 것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사실 시인은 소설가, 수필가, 평론가와 달리 사람 인(人)자를 붙여서 문학의 다른 장르인 집 가(家)와 구태여 구분 짓는 연유가 잘 반영된 듯도 하지만 이 인(人)이 상당한 고뇌를 요구하고 있는 점은 깊이 새겨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인쇄매체의 발달과 함께 문학잡지들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나서 시인으로 등단하는 문이 넓어져서 그 꿈을 이루는 기회가 비교적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 시인의 길을 너무나 안이하게 대처하는 경향도 있고보면 어떻게 이를 이해해야 할 지 약간은 부정적인 견해도 있는 것 같다. 

시인의 길은 인생과 함수관계가 있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좋지만 시인이 되기까지는 먼저 몇 가지 염두에 두어야할 중요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 시인은 사물이나 인생을 관찰하는 동안 보통 사람들보다 예민한 감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가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현실 생활이나 그 생활을 통해서 얻은 경험을 소재로 한 것이 곧 시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시인이 존재할 필요가 없이 기록으로 남겨도 좋을 것이다. 

똑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함께 체험한 일이라 할지라도 시인은 이것을 시로서 표현할 수 있는 감수성과 상상력이 있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냥 자기의 지나간 체험으로 끝난다는 마음의 자세가 다르지 않는가. 
그렇다면 시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인생과 어떤 문제들을 복합적으로 정리해 나가야 할 것인가. 먼저 나의 인생에 있어서 나는 죽을 때까지 시를 사랑할 수 있으며 죽는 순간까지 시를 쓸 수 있겠는가가 문제이다. 시를 향한 투철한 정신, 인생의 마음밭에 깔려있는 충만한 시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시는 바로 나의 인생이다라는 확고한 삶의 지표가 세워져야 한다. 

옛말에 시자인심지감어물이성성자야(詩者人心之感於物而成聲者也)라는 것이 있다. 시는 성정(性情)에서 발생되어 사물에서 느낀 바를 운어(韻語)로 나타낸 것으로서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또 논어에서는 공자의 제자 중에는 진항(陳亢)이란 사람이 공자의 아들 백어(伯魚)와 함께 공부를 하면서 스승이 아버지인 백어에게 서당 이외에 집에서 따로 무엇을 배운게 있느냐고 물었다. 백어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일찌기 아버님께서 뜰에 홀로 계시거늘 내가 뜰을 지날 때 불러 말씀하시되 너는 시경(詩經)을 읽었느냐 묻기에 아직 읽지 못하였다 한즉 시를 읽지 않으면 남과 더불어 말할 수 없다하여 시를 배웠노라'고 했다. 진항이 감복하고 그도 즉시 시를 공부하여 백어를 따라갔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불학시 무이언(不學詩 無以言)이라는 유명한 말이다. 시를 배우지 않으면 남앞에서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아주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또한 이어서 불학례 무이입(不學禮 無以立)라 하여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서 있을(살아 갈) 자격이 없다하여 시와 예를 중시했던 것이다. 

이처럼 시나 예는 한 인생을 영위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며 이를 잘 다듬고 이해하는 것은 특히 시인으로 살아가겠다는 사람은 시와 인생과의 일치된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이 확실하게 정립되어야 한다는 교훈이다. 
신석정 시인도 그의 <나는 시를 이렇게 생각한다>는 글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생에 대한 불타오르는 시인의 창조적 정신에서 결실되는 것이니 대상하는 인생을 보다 더 아름답게 영위하려고 의욕하고 그것을 추구, 갈망하는 데에서 제작된다면 그 시인의 한 분신이 아닐 수 없다고 했으니 시는 곧 인생의 수양이며 시인은 한 인격의 결집이다. 

시인은 올바른 인생관과 정립된 가치관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시는 그 사람의 마음(其詩其人心)이고 그 글은 곧 그 사람 자체이며 그 사람은 그 글이어야 한다. 진실이다. 그 사람의 됨됨이가 바로 시라고 할 수 있다. 흔히들 우리는 사무사(事無邪)라는 휘호를 많이 접한다. 이것도 논어에서 '시경의 시 삼백 편의 내용은 한 마디로 생각함에 사악함이 없다(詩三百 一言而蔽之曰 思無邪)'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얼마만큼의 인간에 대한 진실을 강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의 진실이 곧 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진실은 정의하기가 너무 광범위하지만 시적인 진실은 어디까지나 사랑의 실천이어야 한다. 순수하고 진솔한 삶의 진실도 내가 남을 살아하면 남도 나를 사랑한다(愛人者卽愛之)는 신념이 무르녹아서 그 진액이 진실로 형상화되어야 한다. 
이제 엄동설한 기운이 완연하다. 그 많은 시인들은 계절을 테마로 한 저마다의 시 한 편을 창작하기 위해서 또 고뇌에 쌓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내가 필요하리라. 시인은 지독한 고독과 갈등과 번민을 참아내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시가 돈이 되지 않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 고통을 극복하는 지혜가 있어야 하리라. 

지금와서 내 인생에서 진정한 시의 의미는 무엇일까를 두고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는 것도 내가 택한 시인의 길이 내 인생의 역정과 어떤 괴리는 없었는가하는, 존재가치의 배타적인 결함은 없었는가하는 자성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시인의 자긍심에 대한 조그마한 손상도 있어서는 안될 터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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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한 주머니 
―유안진(1941∼ )

320밀리리터짜리
피 한 봉다리 뽑아줬다
모르는 누구한테 봄비가 되고 싶어서
그의 몸 구석구석 속속들이 헤돌아서
마른 데를 적시어 새살 돋기 바라면서

아냐 아냐
불현듯 생피 쏟고 싶은 자해충동 내 파괴본능 탓에
멀쩡한 누군가가 오염될라
겁내면서 노리면서 몰라 모르면서
살고 싶어 눈물나는 올해도 4월
내가 할 수 있는 짓거리는 이 짓거리 뿐이라서…


새해를 맞은 게 얼마 전 같은데 ‘올해도 4월!’ 벌써 한 해의 3분의 1을 써버렸다. 이럴 수가! 시간을 도둑맞은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어영부영하지 말고 매 순간을 생생히 살아야지. 생(生)이 피처럼 내 ‘몸 구석구석 속속들이’ 돌게 해야지! 

4월의 어느 하루, 화자는 헌혈을 한다. 붉은 피가 ‘320밀리리터짜리 봉다리’로 흘러들어간다. 내 몸에서 생명을 나르던 이 피가 다른 이의 몸에 생명을 나르겠지. 건강한 내 몸을 돌던 피, 아픈 누군가의 몸에 ‘구석구석 속속들이’ 돌겠지. 봄비가 바짝 마른 땅을 적시어 새싹을 움틔우듯 내 피가 그의 ‘마른 데를 적시어 새살’ 돋기를! 그러기를!
 

 

붉은 피 한 주머니가 ‘봄비 한 주머니’가 되는 첫 연에서 생명과 생명의 순환에 대한 따뜻한 상상력을 감성적으로 펼치던 화자의 자의식이 두 번째 연에서 돌연 ‘아냐 아냐’ 발동돼 시에 톡 쏘는 맛을 더한다. 실은 헌혈이 ‘불현듯 생피 쏟고 싶은 자해충동 내 파괴본능’이었을지 모른단다. ‘살고 싶어 눈물나는 올해도 4월.’ 왜 이리 나른하고 답답하고 우울하지? 살맛이 안 나는구나. 상태가 이런데 그 피에 정신 ‘멀쩡한 누군가 오염될라/겁내면서 노리면서 몰라 모르면서’ 시인은 헌혈을 한다. 시를 발표하는 마음은 헌혈하는 마음과 닮은 데가 있다. 대개의 시인은 제 시가 ‘봄비 한 주머니’ 같은 시이기를 바랄 테다.

몇 해 전 대방역 앞을 지나다 헌혈소를 발견했다. 오랜만에 헌혈이나 할까 하다가 피도 싱싱하지 않을 내 나이를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우리나라 헌혈 가능 연령은 16세 이상 65세 미만이란다. 내 피도 아직 쓸 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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