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대학교

시인은 직접적 체험을 통하여 진실된 인생을 운운해야...
2017년 01월 26일 18시 34분  조회:2210  추천:0  작성자: 죽림

 

 

 

[인민망 한국어판] =
복건(福建)성 룡연(龍巖)시 영정(永定)현 환극루(環極樓),
독특한 모형을 하고 있는 원형 투러우(土樓)...




시창작 강의-10(시의 의미성 : 체험과 주제)  
김송배    

  오늘은 전번에 이어서 시의 의미성(주제)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면서 체험이 주제와 연결되는 과정을 이야기해 봅시다. 먼저 시를 한 편 읽어 봅시다.

  지난밤 내 꿈 속의 새처럼
  어둠을 풀어 선회하는
  꼬불꼬불한 강물이었나

  민통선 부근, 파르라한 숲에서
  자유롭지 못한 새 한 마리
  포롱포롱 울음 울며
  아직도 아픔이야 아픔이야

  날개 찟긴 산하에는
  말없이 흘러간 핏빛 세월
  돌아올 수 없는 사람아
  남과 북이 자유로운
  구름 한 점 닮을 수 없었느니

  응어리진 가슴이여
  포연(砲煙)을 묻고
  이젠 눈물 거두어
  뜨거운 사랑, 어화둥둥 어화둥둥
  동토(凍土)에 뿌릴거나

이 작품은 우리 역사의 수난으로 남아있는 현장 ‘민간통제선’을 들어가 보고 옛날에 씌어진 졸시 [민통선 부근] 입니다. 이렇게 6.25라는 민족상쟁의 비극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데 당시 참전했던 실제 경험이 있으면 더욱 절묘한 주제를 투영시킬 수도 있겠으나 민족의 한이 서린 현장을 생동감있게 직접 견학함으로써 얻어진 작품도 통일의 열망과 더불어 민족의 한이 되어버린 동일민족의 자유스러운 왕래가 어떤 한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직접체험이야말로 일생동안 잊지 못할 것이며 여기에서 걸러진 정서는 시에 있어서 중요한 이미지나 주제로 등장하게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체험과 함께 인생관이 형성되고 가치관을 정립하게 되는 점도 우리는 어떻게 진실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하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시 쓰기에서 어떻게 진실을 표현할 것인가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체험을 상기해 보면, 어머니가 존재하는 단란한 행복에서 벗어나 어머니라는 존재의 보금자리와의 결별, 이것도 죽음이라는 사별(死別)의 거대한 정서는 존재와 소멸이라는 아무도 느낄 수 없는 체험을 통해서 생명의 창조와 사랑 등이 시의 주제로 승화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체험인 간접체험이 있습니다. 잘 아는 바와같이 간접체험은 선지자나 선각자가 이미 직접체험을 통해서 이루어 놓은 체험을 승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시대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이미 소멸되고 없는(가 볼 수 없는) 상황을 이 선지자들의 기록을 통해서나 강론을 통해서 체득하는 경험입니다.
  대체적으로 독서나 예술작품의 감상을 들 수 있겠는데 독서나 작품의 감상은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합니다. 그들이 이룩해 놓은 업적을 문자나 작품으로 우리는 좋은 체험을 획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시 한 편을 읽고 이야기를 계속합시다.

  불타는 나무에는
  새들이 날아들지 않는다
  나는 보았다
  신비한 생명 속에 깃든 연약한 욕망
  어느날 내 육신 불태우면서
  잔잔한 선율 몰아내는 어지러운 생명
  내 영혼 곁으로 날아드는 새떼를 보았다

  詩로 기들여진 영혼
  한 웅큼 詩心으로 불태우는 사랑
  나는 알겠다
  몇 번이나 수렁으로 빨려든 허망
  어느날 일상사의 슬픔 털어내면서
  비범한 감성으로 추스르는 아름다운 혼불
  내 솔직한 현주소를 깨우치고 있었다.

  이 작품은 간접체험으로서의 졸시 [심우도(尋牛圖) 감상-5.시로 길들여진 영혼인가] 전문입니다. 우리가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인데 ‘심우도’는 불자들의 수행과정이나 인생의 수양과정을 10단계로 소(牛)를 매체로 하여 형상화한 그림입니다. 이를 노래로 부른 것은 ‘심우송’이라 하여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잠깐 참고로 그 내용을 소개해보면 1. 소를 찾아서 헤매고(尋牛) 2. 소 발자국을 발견하고(見跡) 3. 드디어 소를 찾고(見牛) 4. 소를 얻어서(得牛) 5. 소를 먹이고(牧牛) 6. 피리를 불면서 집으로 돌아오지만(騎牛歸家) 7. 소는 없고 사람만 있으며(忘牛存人) 8. 다시 소도 사람도 없어지고(人牛俱忘) 9. 본래로 돌아간다(返本還源). 마지막 10도에서는 ‘흙과 재를 덮어써도 언제나 웃음(入廛垂手)’뿐이란 해탈을 암시하고 있어서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지표와 상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고 ‘심우송’을 일고 난 다음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행로가 이처럼 ‘소를 찾는 일’과 다름이 아니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생각하면서 10편의 시가 완성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체험을 통해서 시의 의미를 투영할 수 있다는 것은 더욱 좋은 시 쓰기와 시 읽기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많은 체험을 통해서 지식이 포함된 영양소를 우리의 가슴 속에 가득 채우는 일이 중요하고 지적인 자양이 충만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소재를 만나서 시적인 동기가 유발되더라도 즉각 주제와 이미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영국의 시인이며 비평가인 리이드(H.E Read)의 말처럼 ‘시에 있어서의 논리는 느끼는 사상이다. 나는 어떤 사상이라도 그것이 이미지로서 이해되지 않는 한 시라고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시인이 사상가가 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사상이나 정서가 명징하다면 이미지나 주제의 구성 능력에서 월등하게 뛰어난 시의 창작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국의 소설가이며 평론가인 헉슬리(A.L Huxley)도 ‘체험에 대한 근본적인 본질은 시적인거야. 물론 자신의 생각이라는 건 모든 사람의 생각이거든. 그러니까 자기가 사는 세상은 한정된 교양의 최소공분모로 구성되겠지. 그렇지만 순수한 시는 언제 거기에 있지.--언제나’라는 말도 귀담아 들어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주제에 관한 한 다음에 정확하게 논할 기회가 있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

 

 

의식(儀式)·3 ― 전봉건(1928∼1988)

나는 너의 말이고 싶다.
쌀이라고 하는 말.
연탄이라고 하는 말.
그리고 별이라고 하는 말.
물이 흐른다고
봄은 겨울 다음에
오는 것이고
아이들은 노래와 같다라고 하는
너의 말.
또 그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불꽃의 바다가 되는
시이트의 아침과 밤 사이에
나만이 듣는 너의 말.
그리고 또 내게 살며시 깜빡이며
오래
잊었던 사람의 이름을 대듯이
나직한 목소리로 부르는 평화라고 하는 그 말.

 
 첫 행이 쾅! 하고 와 닿는 시다. ‘나는 너의 말이고 싶다’니, 이런 고백을 들으면 다 죽어가던 연애 세포마저 살아날 것 같다. 그런데 읽다 보면 본격 연애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연애시가 아니라고 해서 실망하지 말자. 이 시는 사랑 노래는 아니지만 다른 의미로 읽는 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것은 희망의 시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처음에 ‘너의 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사실 그 다음부터가 본론이다. 시인이 되고 싶은 말은 평범한 말이 아니다. 맨 처음, 그는 쌀이라는 말이 되고 싶다. 배고픈 사람들에게 쌀은 가장 절실한 말이다. 다음으로, 그는 연탄이 되고 싶다. 차가운 구들장에 몸을 누인 사람들에게 연탄은 가장 고마운 말이다. 또 그는 별이 되고 싶다.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별은 마지막 비상구가 되어 준다. 

 쌀 연탄 별만 희망일까. 겨울이 지나 다가오는 봄, 아이들의 순수함, 그리고 평화까지 이 시는 가만가만 불러낸다. 이렇게 세상에 꼭 필요하고 좋은 단어들을 모아서 시인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시를 읽으면 고맙고 기쁘다. 함몰된 희망의 부위에 새살이 돋는 느낌, 이 시는 그런 생동감을 전해 준다. 

 전봉건 시인은 여러모로 좋은 시인이었다. 시를 잘 썼고, 어려운 문예지 일을 도맡아 했고, 젊고 가난한 후배 시인들의 사정을 잘 챙겨 주었다. 나무처럼 그늘이 넓어서 그 그늘에 사람들이 모여 고민을 토로하고 어려움을 덜곤 했다. 그래서인지 이 희망의 시는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그는 쌀과 연탄과 별과 평화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公主”와 "왕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70 산문에 산문률이 없다면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는 문투가 되다 2017-02-04 0 2911
169 시의 갈래 특성 재다시 복습하기 2017-02-04 0 2970
16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왼손잡이를 리해해주기... 2017-02-04 0 2007
167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시를 산문으로 고쳐쓰기 2017-02-04 0 2162
166 "문학치료"로 삶의 질을 높일수 없다?... 있다!... 2017-02-04 0 2144
165 우리 고향 연변에서도 "시詩 항아리"가 류행되었으면?!... 2017-02-04 0 3231
164 2017년 <<신춘문예>>당선작 동시모음 2017-02-03 0 2318
163 "시(詩)"를 보면 절(寺)에서 하는 말(言)이다... 2017-02-03 0 2928
162 쉽고 친근한 시어로 시심을 불러 일으키는 시를 써라... 2017-02-03 0 2233
161 중국 혈통 미국 문학가 & 영국 문학사의 "세 자매 문학가" 2017-02-02 0 2543
160 현대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2017-02-02 0 2183
159 시의 첫줄은 신(神)이 주는것... 2017-02-02 0 2236
158 시어(詩語)는 없고 시의 언어만 있을 뿐...조탁언어(彫琢)를 쓰고 사어(死語)는 금물... 2017-02-02 0 2557
157 "개과(科) 남편과 고양이과(科) 아내" 지금도 잘 지내고 있는지 2017-02-02 0 2584
156 시보다 어눌한 령혼은 없다... 2017-02-01 0 2336
155 백지에 채워져야 할 순수 사랑을 위하여... 2017-01-31 0 2047
154 력사에 길이 남을 "락서"를 위하여... 2017-01-30 0 2265
153 [시문학소사전] - "락서(낙서)"란?... 2017-01-30 0 3121
152 문화속 생태를 알아보기 2017-01-30 0 2264
151 영문시 "국화옆에서" 2017-01-30 0 2883
150 [시문학소사전] - "팝 아트"란?... 2017-01-29 0 3889
149 "바람속에서 불어오는 답에 귀 기울여 보기를..." 2017-01-28 0 2546
148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윤동주를 운운하다... 2017-01-27 0 2336
147 [자료] - 조선족 차세대 언어교육에 "살얼음장"이... 2017-01-27 0 2238
146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신정을 "양력설"로, 구정을 "음력설"로... 2017-01-26 0 2406
145 시적 발상, 령감, 동기, 언어 등 시작 준비를 구체적으로 해야 2017-01-26 0 2306
144 시인은 직접적 체험을 통하여 진실된 인생을 운운해야... 2017-01-26 0 2210
143 시는 이미지적 회화성과 배후에 숨겨진 의미성의 암시이다... 2017-01-24 0 2159
142 시인은 올바른 인생관과 정립된 가치관이 있어야... 2017-01-23 0 2304
141 "조선족 대표"와 "덜된 대표" 2017-01-22 0 2243
140 "조선족"과 "선족" 2017-01-22 0 2153
139 로익장(老益壯)의 문학을 위하여... 2017-01-22 0 2521
138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 어릴 때부터 글쓰기 훈련을... 2017-01-22 0 2847
137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을... 2017-01-22 0 2281
136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어릴 때부터 한자 공부를... 2017-01-22 0 2487
13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어릴 때부터 절약정신 교육을... 2017-01-22 0 2194
134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어릴 때부터 "말 잘하기"훈련을... 2017-01-22 0 2691
133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어릴 때부터 올바른 용돈교육을... 2017-01-22 0 2285
13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5000억 뇌세포를 깨우라... 2017-01-22 0 2791
13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어릴 때부터 동시조 공부를... 2017-01-22 0 2353
‹처음  이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