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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맞은 찔레꽃 (3)
2023년 05월 23일 08시 15분  조회:202  추천:0  작성자: 최상운
                                                새봄맞은 찔레꽃 (3)

                                                              6
 
 
    순옥이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는 소식을 들는 순간에 졸도하였다. 그렇게 평화롭던 오씨 집안에 난리가 났다. 끌끌하던 아들이 하늘나라로 갔고 마음씨가 곱던 며느리가 졸도하여 병원에 입원하였으니 이보다 더 큰 불행이 어디 있으랴… 백주에 오씨가문에 청청벽력이 떨어졌다.
   남편이 사망한 후 순옥이는 그집에서 살 생각이 없었다. 밤마다 피투성이 된 남편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악몽을 꾸었다. 매일 악몽에 시달리다 보니 도저히 잠을 잘수 없어 몸은 수척해 갔다. 밤을 설치고 나면 온 하루 정신이 나지않고 흐리멍텅하였다.
   순옥이는 시부모님한테 친정집으로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시부모님들도 며느리의 고운 얼굴이 이그러지는 것을 참아 더는 볼수가 없어 그렇게 하라고 하시면서 손자만은 두고 가라고 하였다. 애가 다니던 학교를 다녀야지 다른 학교를 다니면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라 하였다.
   순옥이는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댁을 나와 친가로 조용히 갔다. 정들었던 집을 떠나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남편과 행복했던 일들을 회상하면서 비애의 눈물을 흘리 였다.
   시집가서 얼굴이 밝아졌던 딸이 죄진 사람처럼 얼굴이 반쪽이 되여 친정집에 들어서자 그를 본 부모들의 가슴에는 문짝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친정에 온 후 얼마 안되여 순옥이는 연길로 올라와 세집을 잡아 놓았다. 친구가 소개해준 모 식당에서 일하게 되였다. 로동이란 힘들면서도 기쁨과 성취감을 주기도 한다. 순옥이는 로동속에서 안정을 찾았다.
    순옥이가 그 식당으로 간지 얼마 안되여 미녀 복무원이 식당으로 왔다는 소문이 소리없이 펴지였다.  미녀의 고운 얼굴을 보려고 우정 찾아 오는 엉큼한 남자들이 있었다. 한번 왔다간 손님들은 다음번에 올때에는 꼭 여러 사람을 데리고 왔다.  업주는 손님이 나날이 많아서 매출이 올라가니 좋아서 웃음주머니가 흔들거렸지만 반대로 순옥이는 손님이 많을 수록 몸은 지치였다.
    순옥이는 집에 있을 때에는 온갖 잡생각을 하다가도 식당에 와서 일을 하면 잡념들이 가뭇 사라지는 것이였다. 식당주인도 열심히 일하는 그를 믿어주고 로임을 제대로 주었을 뿐만아니라 보너스까지 챙겨주었다.
   식당일을 한지 삼년이 되던 어느날 순옥이는 출근 시간전에 식당에 와서 청소를 하고 밥상을 닦고 있을 때였다. 식당안으로 남자 손님 한분이 들어왔다. 그 손님은 식당안에 들어서자 사방을 휘 둘러 보고는 순옥이 앞에 와서 멈춰서더니 이런 말을 했다.
   “저 – 어, 박순옥씨가 아닙니까?”
   “네, 그런데요.”
   순옥이가 언결에 대답하고 돌아보는 순간 그 사람이 먼저 그를 알아 보았다.
    “순옥이가 옳구나!”
    “아이, 깜짝이야! 오빠가 웬일로 오셨어요.”
    “너를 만나려 왔다.”
    “나를 만나려 왔다? 잠깐만. 오빠가 나를 찾아 왔을때에는 꼭 할말이 있어 왔겠는데, 이걸 어쩌나, 여기는 식당이여서 말하기 불편하니까 밖에 나가 이야기 해요.”
    두 사람은 조용한 곳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빠가 나를 찾아온 리유는 뭐예요.”
    “너는 아무때건 내가 너를 찾을 때가 있을 거라고 짐작은 했을거다. 나는 이미 네 남편이 사망하였고 네가 힘들게 산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둘이 같이 살자는 말을 하려고 왔다.”
    “뭐! 같이 살자구요? 그건 안돼요.”
    “왜서 안된다는 거냐?”
    “나는 이미 오빠를 배반한 녀자예요. 내가 무슨 면목으로 오빠와 같이 살수 있어요. 난 자격이 없는 녀자예요.”
    “지금 형편에 뭘 자격을 론할게 있니, 니나 내나 다 홀로난 판에. 우리들에게 우리 자식이 있지 않니, 그러니 우리 함께 살아야 한다.”
    “내가 낳은 자식이 오빠 아들이라고 누가 그럽데까?”
    “그 일을 구태여 내게 묻지 말라. 내가 말하지 않아도 네가 더 잘 알고 있지않니, 지나간 일들을 다 잊고 우리 함께 잘 살아보자.”
    “자식을 위해서라도 우리 함께 살고는 싶지만 남편이 사망한지 겨우 3년밖에 안되는데 벌써 결혼을 하면 남들이 웃지 않겠어요.”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겠니? 남이 눈이 무서워 결혼 못한다는게 데려 우습다. 내 친구들 중 재혼 경험이 있는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라. 과거 부부사이가 좋았던 사람들은 빨리 재혼하고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은 늦게 재혼을 하거나 아에 재혼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너네 부부 사이가 좋았고 우리 두 사람을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가 아니니, 그러니 무얼 고려하고 깝자를게 있니 빨리 결혼 하자.”
    “오빠 조금만 더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그렇게 하거라”
    철규는 매일이다싶이 순옥이 찾아갔다. 마치 총각이 처녀에게 구애를 하듯이 구애를 했다. 순옥이도 철규의 마음을 잘 아는터라 질질 끌지 않고 철규의 마음을 받아주었다. 순옥이가 같이 살기로 대답한 날 철규는 순옥이를 으스러지게 끌어않으며 사랑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갈망하며 오매불망 기다려 왔던 사랑이였던가? 물론 그날 두 사람은 두번째로 사랑의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어떻게 할것인가? 결혼한 후 어디에서 살것이가? 를 의론하였다. 순옥이는 우리가 재혼을 하는 만큼 결혼식은 검소하게 하자고 제의했다. 애를 위해서는 교육시설이 좋은 연길에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절대 농촌에 가서 농사일을 할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철규도 순옥의 의사를 따르겠다고 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농촌에 있는 집과 임대 받았던 과수원을 경매하기로 했다.
    둘이 재혼하기로 약속 한 후 순옥이는 시어머니를 만나 뵈려고 명신촌으로 갔다. 몇년간 명신촌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마을의 길은 모두 포장도로로 되여 있고 집집마다 산듯한 새집에서 살고 있었다.
    철규네 집은 마을 앞에 있었는데 널직한 터를 가진 70평방에 멋진 양식을 갖춘 벽돌집이였다. 겉만 보아도 집안은 잘 꾸리였으리라 짐작되였다.
    순옥이가 선물을 들고 집안에 들어 섰을 때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옥이는 시어머니 앞에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어머니 그간 안녕하세요. 저를 잘 아시지요. 오늘부터 제가 어머니 며느리로 되였습니다. 부족한 저를 잘 가르쳐 주세요.”
시어머니는 며느리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릴때부터 네가 자라는것을 보면서 내 며느리 감으로 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다만 세상일이란 어디 내 마음과 같이 되더냐, 이제는 네가 진짜 내 며느리로 되여 한시름 놓게 됐다. 반갑다. 우리 고부사이로 잘 지내보자.”
    “네”
    시어머니는 며느리 앞에서 십여년간 아들이 지나온 일들을 이야기 했다.
    “네가 시집을 갔다는 소문을 들은 후 철규는 웬일인지 기분이 상해하면서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더라. 불행은 엎친데 덮친다고 어느 날인가 학교에서 시교육국의 지시정신에 따라 각 촌에 널려있던 학교들을 집중하였고 정식교원만 남겨두고 민반 교원과 대과교원들을 다 내보내게 되였다. 철규는 민반교원이 였기에 학교에서 나오게 되였다. 아들은 학교에서 나온 후 한동안 불안한 상태에 있었다. 철규는 죄지은 사람처럼 집안에 들어 밖혀있으면서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어느날인가 친구들과 같이 놀려갔다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맥없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풀이 죽어 지내는 아들이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날 철구가 밤에 잠꼬대를 하던데 피뜩 들을라니 순옥이 네 이름을 부르는것 같더라. 쥐구멍에도 빛 들날이 있다고 어느날 촌장이 찾아와 철규를 보고 촌의 과수원을 맡아 달라고 했다. 아들은 과수원으로 가서 열심히 일하면서 한편으로 과수재배에 관한 많은 기술서적을 읽어 향내에서도 이름있는 과수 기술자로 되였다. 고진감래라 할가 아들한데 좋은 기회가 찾아 왔다. 농촌개혁을 하면서 도거리가 시작되였다. 아들은 선참으로 촌의 과수원을 도급 맡았다. 일이 잘 되자고 그랬던지 련속 3년동안 과수풍작을 따내였다. 그때 만원호라고 하면 대단하다고 할때 우리 집은 년간 수입 2만원을 올리였다. 돈을 벌자 아들을 마을에서 선참으로 이 집을 지었다. 그리고는 멋진 오토바이도 한대 샀다.
    아들한테 여러번 혼사 말이 들어왔지만 아들은 다 거절했다. 내가 하도 장가를 가라고 졸라 대여 할수 없는지 안도현 복흥에 있는 한 처녀를 만나 결혼하였다. 아들이 장가를 가자 나는 어서빨리 손주를 안고 싶었다. 그런데 아들이 결혼하여 5년이 되여도 며느리가 생육하지 않았다. 둘이 몇번 병원검사를 받었는데 며느리가 생육할수 없다는 진단을 받었다고 하더라. 그후 아들 며느리 사이가 버성거리면서 리혼하게 되였다. 리혼한 후 아들은 재혼할 생각을 하지 않더라. 내가 보건대 그때까지 철규가 맘속으로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더라.
    요즘 철규가 갑자기 네가 내 며느리로 되였다고 하면서 기뻐 하더라. 더 좋은 소식은 어머니가 그렇게 안고 싶어 하던 친 손자를 보게 된다고 하더라. 나는 그말을 듣고 너무도 기뻐 친 손자가 누구인가 물었다. 철규가 하는 말이 네가 낳은 아들이 내 친손자라고 하더라. 순옥아 정말이지?. 애 이름이 뭐라고 했니? 다음에 올때에는 그녀석을 꼭 데리고 오너라. 내 손주가 어떻게 생기였는지 보고싶다.”
“어머니가 보시면 알겠지만 아들애가 제 애비를 꼭 떼 닮았어요. 어머님의 소원대로 다음번에 올때에는 어머님의 손자를 꼭 데리고 오겠습니다.”
    “고맙다 며늘아.”
    순옥이가 시어머니를 뵙고 난후 철규도 순옥이와 같이 처가로 인사드리려 갔다.
    장인 장모는 반가워 하시였다. 장모는 사위를 보고 이런 말을 하였다.
    “사위 미안하네 이렇게 될줄을 않았으면 반대하지 말아야 할것을 그랬네, 앞으로 네 식구가 오붓하게 잘 살게.”
 
 
                                                          7
 
 
    철규는 결혼식을 치른 후 태평촌의 집과 과수원을 팔고 철남에 세칸짜리 집을 장만해 놓았다. 세칸 중에서 해빛이 잘드는 남쪽칸은 아들의 방으로 정하고 조용한 북쪽칸은 어머님의 방으로 정하였다. 새집에서 새 생활을 시작하니 사랑이 한껏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철규는 일자리를 찾으려고 로무시장으로 갔다. 우연히 로씨야 장사를 갔다던 고향친구 신욱이를 만났다. 서로 말을 주고 받던 중 신욱이가 하는 말이 지금 많은 중국 사람들이 로씨야 변해지구에서 장사를 하여 적지 않은 돈을 벌어왔다고 했다. 친구 말에 귀가 솔깃해진 철규는 로씨야 장사를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몽땅 외화로 바꾸어가지고 신욱이를 따라 로씨야 장사를 떠났다. 산설고 물설은 이국타향에서 3년 동안 온갖 고생을 다 겪으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어가지고 귀국하였다. 귀국 후 먼저 철남 집을 팔고 돈을 보태여 연변제1고급중학교 근처에다 아빠트 한채를 사놓았다. 네식구가 한 집에서 오붓하게 사니 세상에서 부러울게 없는 것 같았다.
    철규는 거저 놀기가 답답하여 자가용차를 사놓고 낚시질을 다니였다. 돈이란 많이 있어도 근심, 없어도 근심이 되는 요물같기도 한 존재이다. 철규는 몇 년간 돈을 벌지는 않고 벌어온 돈을 쪽쪽 쓰다보니 쥐가 소금을 야금야금 갈아먹듯이 돈뭉치가 줄어들었다.호주가 돈을 벌지 않고 안해에게 의거해 사는 꼴이 되니 철규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돈쓸일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돈을 쓰다가 모아놓은 돈이 바닥이 날것 같았다. 철규는 다시금 돈을 벌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돈을 벌가 생각해보니 외국으로 로무를 간다던가 아니면 남의 밑에서 일하여서는 큰돈을 벌것 같지 않았다. 지나온 경험을 비추어 보아 목돈을 벌려면 작던 크던 로반이 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벌이 중에서 제일 빠리 리득을 얻을수 있는 것은 장사라고 생각했다. 장사중에서도 제일 파악이 있는 장사는 로씨야장사라고 생각했다. 그는 다시 로씨야장사를 떠나기로 작심했다. 순옥이는 남편이 다시 로씨야장사를 가겠다고 하자 극구 말렸다. 로씨야 장사를 갔던 사람마다 로씨야 장사가 위험하더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였다. 중국에서 돈벌기 힘들면 한국로무를 가라고 했다. 안해가 그렇게 말리였지만 철규는 철규대로 타산이 있었다. 비록 로씨야 장사는 위험성이 있기는 하지만 잘만하면 목돈을 쥘수 있다고 여기였다. 그는 기어이 로씨야 장사를 떠났다.
    남편이 로씨야 장사를 떠난지 2년이 되도록 소식이 없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집에 들어섰다. 눈만 내놓고 머리를 풍대로 칭칭 감은채로 지팡이를 집고 간신히 집에 들어섰다. 남편이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순옥이는 억장이 무너지는듯하였다.
    철규는 몸은 불구로 되였지만 정신상태는 괜찮았다. 순옥이 가 어떻게 된일인가 묻자 철규는 간신히 입을 열고 이렇게 말 했다.
    “여보, 미안하오. 당신의 말을 듣지 않았기에 이렇게 되였소.  로씨야에서 돌아오던날 강도들한테 모아논 돈을 다 빼앗기고 맞아서 이렇게 되였소.”
    알고 보니 철규는 로씨야에 가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귀국하려고 하던 날 밤 낌새를 알아차린 깡패놈들이 숙소에 들이닦쳐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을 했다. 철규는 돈을 지키기 위해 반항하다가 그자들한테 맞아서 정신을 잃게 되였다. 다행히 친구들의 도움으로 병원에가 구급치료를 받어 목숨을 부지하게 되였다고 한다.
    철규는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게 되였다. 병원치료를 받아 다소 회복되는 것 같던 것이 출원하여 한달만에 병세가 악화되더니 그만 저 세상으로 갔다.
    순옥이는 남편의 저세상으로 가자 하늘땅이 뒤집혀 지는 듯이 제정신이 아니였다. 그는 애타게 가슴을 쥐여 뜯으며 하늘을 향하여 하소연하였다.
    “무정한 하늘이여! 어찌하여 나한테만 이런 불행과 고통을 안겨줍니까? 내가 무얼 잘못했다고, 이런 슬픔을 안겨줍니까? 이제 나는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순옥이는 이를 악물고 다시는 남편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어디 자기의 뜻대로 되던가? 다시는 남편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이 허무한 맹세일줄은 어찌 알았으랴…  아들때문에, 살기위해 부득불 그 맹세를 포기 할수 밖게 없게 되였다. 아들이 고중을 졸업하고 대학으로 가게 되였다.  돈쓸일이 많아졌다. 순옥이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아들의 뒷 바라지를 할것 같지 않았다.
    순옥이가 자신에게 다가온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가 고민하고 있을 때 이모가 찾아와 개산툰에 유명한 점쟁이가 있으니 한번 찾아가 보라고 했다. 이모의 말을 듣고나서 점쟁이가 뭘 안다고 하면서도 혹시나 내 앞날을 풀어 줄지 모른다는 무지개 같은 희망을 품고 점쟁이 집으로 찾아갔다. 생각외로 점쟁이 할머니 집으로 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순옥이는 한시간을 기다려서야 점쟁이 할머니를 만나볼수 있었다. 순옥이가 점쟁이 할머니 앞으로 가서 공손히 앉으며 찾아온 리유를 말하고 나서 돈봉투를 내 놓았다. 점쟁이 할머니는 말하지 않고 막대기로 돈봉투를 자기앞에 끌어가면서 순옥의 얼굴을 깐깐히 훝어보는 것이였다. 그러던 할머니가 갑자기 순옥의 얼굴에 팥을 던지면서 천둥같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 살이 쎈 모쓸 년아! 남자를 둘이나 잡아 먹었지! 아직도 성차지 않아 또 몇을 더 잡아 먹겠으니 이를 어쩌노.”
     순옥이는 어망간에 팥의 세례를 받고 얼굴을 감싸고 있는데 할머니가 자기의 뼈아픈 과거사를 말하자 어리둥절한채 말을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조금지나 정신이 돌아오자 얼굴을 닦으며 점쟁이 할머니의 얼굴을 보았다. 길죽한 얼굴에 날카로운 세귀눈을 가진 얼굴이였다. 세귀눈에서 내뿜는 강한 눈빛이 나약한 먹이감을 노려보는 야수의 눈처럼 보였다. 할머니 얼굴을 보며 문득 머리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초하루 보름에도 보지 못했던 이 할머니가 무슨 재주로 자신이 지나온 일들을 이렇게 속속 잘 알가? 사람들이 이 점쟁이 할머니가 신을 업었다고 하던데 그 말이 헛말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뒷말은 하지 않고 슬그머니 뒷방으로 들어가면서 순옥이를 방으로 들어 오라고 눈짓하는 것이였다. 순옥이가 뒷방으로 들어가자 점쟁이 할머니는 부적을 주면서 잠잘때 이 부적을 베개속에 넣고 자면 잡귀신이 범접 못 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길일을 택하여 방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순옥이는 할머니 말을 순수히 받아들이고 할머니한테 좋은날을 택하여 방토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나서 아까 할머니께서 나를 보고 남자를 몇을 잡아먹을 것이라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겠는가 물었다. 점쟁이 할머니는 순옥의 귀에 대고 이런 말을 했다.
    “너는 타고 난 팔자가 남자 다섯을 하게 되여 있다. 이제부터는 액운을 피면하기 위해 타 민족이거나 외국인 남자와 살아라 그럼 조금이나마 액운을 피할것이다.”
    “뭐! 다섯이나 한다고! ?”
    순옥이는 남편을 다섯이나 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선득해 났다.
    순옥이는 접쟁이 할머니가 정해준 날에 조용하고 비밀스런 곳에 가서 방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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