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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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덕 령감
2018년 02월 19일 16시 21분  조회:2557  추천:0  작성자: 최상운
단편소설
 
                                                    쏙덕 령감
 
 
      달동네 마을에 요즘 화제거리가 하나 생기였다. 3호동302호에 살고있던 쏙덕 령감이  갑자기 자취를 감춘것이다. 쏙덕 령감의 실종을 두고 입가진 사람마다 자기의 견해를 내놓았다. 소식통이 밝다는 박령감이 말로는 쏙덕 령감의 로친을 데리고 북경으로 가는것을 연길서역에서 본 사람이 있다고 했고. 자식덕에 미국려행을 하고나서 앉은 자리마다 미국려행 자랑을 하던 최령감은 자기딸이 그러는데 쏙덕 령감을 미국 샌프런시스코에서 보았다고  했다. 
 
                                                1
 
      대체 쏙덕 령감은 어떤 인물이였기에 동네사람들이 환심을 삿을가? 필자도 궁금하였다. 알고 보니 쏙덕 령감의 동네 사람들한테서 인기를 끈데는 세가지 독특한점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쏙덕 령감이 머리칼과 수염이 특별히 수더기가 많아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으며  둘째는 쏙덕 령감이 먹새가 좋아 “엄승냥이”란 별호를 가진것이고 셋째는 쏙덕 령감이 애처가라는 것이였다.
     쏙덕 령감이 머리칼은 막말로 돼지 털같이 거칠고 꼿꼿하다고 한다. 쏙덕 령감의 이름은 엄승덕인데 이름보다 쏙덕머리가 더 인상이 깊어 마을 사람들은  부르기 좋게 쏙덕 령감이라고 불렀다 한다.
     쏙덕 령감의 수염도 가관이라 한다. 수염이 어찌도 빨리 자랐으면 사람들은 쏙덕 령감이 먹은 음식물 영양가가 다 수염으로 갔다고 했을가. 쏙덕 령감이 면도하여 이틀만 지나면 온 얼굴에 까칠하게 수염이 돋았다고 했다.
      몇년전 어느때였다. 쏙덕 령감은 머리와 수염을 깎지않고 길게 자리운적이 있었다 한다. 그는 몇달 머리를 깎지않고 길게 자리워 상투를 틀어 올렸고 수염을 한뽐넘게  자래웠다고 한다. 쏙덕 령감이 옛날식으로 상투를 틀어 올리고 수염을 길게 자리우니 “아반티” 같다고 했다. 그때 쏙덕 령감이 왜서 머리와 수염을 길게 자리웠을가? 알고 보니 쏙덕 령감이 머리와 수염을 길게 자리운 리유는 시 촬영가 협회의 청탁을 받았기 때문이였다 한다. 시 촬영가협회의 이름난 사진작가가 쏙덕 령감의 머리와 수염이 보기좋다는 소문을 듣고 쏙덕 령감을 찾아왔다고 한다. 그는 쏙덕 령감을 보고 자기가 금년에 북경에서 열리는 전국사진촬영작품박람회에 자기의 사진 작품을 보내려 하고 있는데 마침 선생님의 얼굴과 수염이 자기가 구상하고 있는 우리 조선족로인의 형상에 잘 어울린다고 하면서 로인님께서 조선족 로인을 대표하는 사진촬영모델로 되여 달라고 청을 들었다고 한다. 촬영이 잘되면 전국사진촬영박람회에 입선될수있고 상을 탈수도 있으며 민족화보에도 오를수 있다고 했단다. 쏙덕 령감은 거칠은 턱을 쓱쓱문지르면서 그런 사진을 많이 찍었다면서 심드렁 해 하며 거절했다 한다. 하지만 촬영가 측에서 간절하게 청구하자 할수없이 들어주었다 한다. 쏙덕 령감은 겉으로는 실은척 하였지만 속으로는 자기가 조선족 로인을 대표할수 있는 적임자이고 앞으로 전국사진촬영박람회에 입선할수 있고 민족화보에 오를수 있다고 하자 어쩌지 못해 동의하는 척 하였다 한다.
      쏙덕 령감은 그 사진작가와 잘 배합하였다 한다. 후에 정말로 우리 조선족 로인의 형상을 대표한 쏙덕 령감의 모습을 찍은 예술사진이 전국사진촬영박람회에서 입선되였으며  우수작으로 평의 되였다 한다. 쏙덕 령감은 전국 사진촬영박람회에 입선된 사진과 화보에 난 자신의 사진을 귀중한 보배처럼 잘 간수하고 있다 한다.
      쏙덕 령감의 수염에 대한 재미 있는 일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번 촬영이 끝난후 쏙덕 령감은 긴 머리와 수염을 기르기가 시끄럽자 머리는 예전대로 쏙덕머리를 하고 수염도 말끔이 밀어치웠다 한다. 면도하여 며칠이 지나자 수염은 까칠하게 돋아났다. 쏙덕 령감이 머리를 쏙덕머리로 깎고 수염을 면도질하자 입이 가벼운 리령감이 쏙덕 령감을 보고  “엄승냥이가 털벗이를 했다”고 말하자 쏙덕 령감은 그말을 듣고 능그럽게  웃으면서 리령감을 붙잡고 “승냥이 털맞을 볼래”하면서 고슴도치 털처럼 까칠하게 돋은 턱으로 대방이 얼굴을 마구 비벼 됐단다. 그러자 대방은 아프다고 아우성 치고 쏙덕 령감은 좋아라 더 세차게 비벼 대여 보는 사람마다 허파가 터지게 했다고 한다.
      이제는 쏙덕 령감의 수염얘기는 그만하고 “엄승냥이”란 말이 나온봐 하고는 쏙덕 령감의 “엄승냥이”란 별호를 가지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기로 하자. 쏙덕 령감은 덩치가 큰 만큼 먹새도 좋았다고 한다. 쏙덕 령감이 이 마을로 오기전, 정확히 말하면 청년때부터 “엄승냥이”라는 말을 들었다 한다. 한번은 마을 청년들 몇이 반두를 가지고 물고기 잡이를 갔다. 반두질을 잘하는 청년이 반두질을 하여 고기를 잡고 엄승덕이는 다래끼를 들고 고기를 담는일을 하였다. 반나절 고기를 잡고나서 고기를 잡던 그 사람은 잡은 고기가 얼마나 되냐?고 하면서 승덕이가 들고 다니던 다래끼 안을 들여다 보았다. 들여다 보던 그는 머리를 저으며 승덕이를 보고 왜서 큰 놈들이 보이지 않는가고 물었다. 승덕이는  시무룩히 웃으면서 펄펄뛰는 큰 놈들을 보니 생칠한게 먹고 싶어 보이는 족족 배를 따서 그 즉시 먹었다 했다. 그 말을 듣던 그 사람은 너무도 어이가 없어 “에익, 승냥이 같은 놈”라고 욕했다고 한다. 이때로 부터 마을 청년들은 엄승덕을 엄승냥이라 불렀다 한다.
      쏙덕 령감이 달동네로 이사를 온후에도 여전히 “엄승냥이”라는 말을 듣게 되였다. 마을 사람들이 말에 의하면 쏙덕 령감은 식통이 어찌도 큰지 먹는다 소리가 나면 닭 한 마리를 통채로 다 먹었다고 한다. 닭 한마리를 혼자 먹고도 배부르다는 말을 안했다 한다. 쏙덕 령감은 이발이 어찌도 좋은지 닭이 종아리 뼈만 남겨놓고 뼈고 살이던 몽땅 먹어치웠다. 그래서 달동네 사람들도 쏙덕 령감을  “엄승냥이”라 불렀다 한다.
      쏙덕 령감이 닭을 한마리 다 먹고도 배부르단 말을 안해서 “엄승냥이”란 별호를 가졌지만 진짜로 “엄승냥이”란 별호를 가지게 된것은 어느해 여름철이였다고 한다. 그해 마을 로인협회에서는 모아산 산놀이를 갔다. 산놀이를 떠날때 협회에서 술과 음료를 책임지기로 하고 음식은 개개인이 준비하기로 했다.
     그날 사람들은 산주위를 한바퀴 돌고나 나서 산기슭에 있는 놀이터에 모여 앉아 점심을 자시게 되였다. 빙둘러 앉아 각자가 가지고 온 음식들을 내 놓았다. 여러 사람들이 정성들여 준비하여 온 음식들을 펼쳐 놓고보니 큰 연회상 못지지 않게 풍성하였다.  쏙덕 령감이 맨 마지막에 자기가 가지고 온 도시락을 열었다. 쏙덕 령감이 준비하여 가지고 온 음식을 보니 밥과 고추장, 오이, 생마늘, 물고기 튀김과 껍질을 벗기지 않은 닭알이였다. 음식을 자시기전에 로인회 회장이 술잔을 들고 여러사람들을 향하여 건강을 위하여 건배를 하자고 제의하였다. 쏙덕 령감도 술잔을 들고 여러사람과 마주치였다. 그는 기분좋게 술잔을 비우고는 먼저 껍질을 벗기지 않은 닭알을 입안에 집어넣고 우둑우둑 씹어먹는것이였다.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여 눈이 휘둥그래졌다. 모든 사람들이 눈길이 자기한테 쏠리자 쏙덕 령감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입을 쓱 문지르고는 닭알을 껍질채 먹으니 더 고소 하다고 했다. 그날 부터 사람들은 쏙덕 령감을 진짜로 “엄승냥이”라고 부르게 되였다 한다.
 
                                          2
 
      달동네 사람들은 쏙덕 령감과 한 동네에서 여러해 살았지만 쏙덕 령감의 나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왜서 사람들은 한동네에 살면서도 쏙덕 령감의 나이를 몰랐을가? 필자가 동네 사람들한테 물었더니 쏙덕 령감의 금년나이 68세라는 사람도 있고 70이 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10년전 달동네 마을에 아빠트 단지가 생기면서 산지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때 쏙덕 령감이 첫 패로 이 아빠트 단지로 이사를 왔다. 아빠트단지의 주민호들을 보면 거개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나 몇해 한 동네에서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면목이 익혀지고 나이와 성씨를 알게 되였다. 그런데 쏙덕 령감은 어디에서 끄스러 먹었는지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거들먹 거리며 마을 사람들을 안하무인격으로 대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은 제만 잘난척하는 쏙덕 령감을 상대하기 싫어했다. 쏙덕 령감이 동네 사람들을 그렇게 대하였으니 자연 쏙덕 령감이 외돌림을 당한셈이였다. 그러니 동네 사람들이 쏙덕 령감의 성씨와 나이를 제대로 알리 만무했다.
     아빠트 단지가 커짐에 따라 이사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사회구역에서는 달동네로인협회를 설립하였다. 로인협회에서는 무릇 60세 이상이 로인이면 협회에 가입할수 있다고 하였다. 로인협회의 활동이 시작되자 쏙덕 령감도 로인협회에 가입하기를 신청했다. 처음 로인협회에서는 쏙덕 령감에 대한 여론이 좋지안차 회원으로 받기를 꺼려 했다. 하지만 협회 활동을 하다보니 협회에는 안로인들이 많고 밖갓 로인이 적어 집체 활동을 하기가 불편하였다. 더군다나 쏙덕 령감은 퉁소와 북을  잘 친다는 소문이 돌자 로인협회에서 받아주지않을 리유가 없었다. 로인회 회장은 웃는 얼굴로 쏙덕 령감이 협회에 참가하는것을 환영하였다 한다. 쏙덕 령감이 로인협회를 다니기는 하였지만 활동에 적극적이 되지 못하였다 한다.
     쏙덕 령감은 남한테는 거칠고 거만한 태도를 보였으나 안해 한테는 애처가란 말을 들을 사람이였다고 한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쏙덕 령감의 마누라는 한때는 시에서도 이름있는 녀성기업가였다 한다. 몇년전에 중병을 얻어 병원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했다. 치료를 받아 좀 났기는 한데 완전히 근치되지 못했다 한다. 근래에 그녀는 바갓출입이 줄어들고 집안에 밖혀 있는 시간이 길다고 했다. 동네에서는 쏙덕 령감이 로친을 모시고 병원으로 자주 다니는것을 보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쏙덕령감의 로친의 간호를 하다가 재작년부터 가사도우미를 두었다 한다. 가사도우미를 두었지만 그래도 령감으로서 할일이 따로 있다고 한다. 쏙덕 령감은 걷보기와는 다르게 로친을 잘 보살폈다고 한다.
      쏙덕 령감은 로친이 먹고 싶다는것이 있으면 머나다 구해 왔다고 한다. 환자들의 신체 회복에는 붉은 잉어탕이 좋다는 말을 듣고 쏙덕 령감은 사장에가 붉은 잉어를 사왔고 후에 시장에 붉은잉어가 들어 오는것이 없자 붉은 잉어가 있다는 저수지를 찾아가가 손수 붉은잉어를 잡아 로친에게 대접하였다 한다.
 
                                          3
 
      재작년에 시 공안국에서 퇴직한 허영철 처장이  이 마을로 이사를 왔다. 허처장은 평생 공직사업에 몸담구어 오면서 충실하게 사업해 왔다. 퇴직 후 여생을 느슨한 마음으로 보내니라 생각했다. 그는 퇴직하기 전부터 미리 낚시공구를 사두었다. 퇴직하자 우선 환경부터 고쳐 보려고 공기좋고 조용한 이 달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였다. 이사를 온후 낚시질을 다니였다.
   재작년 어느날 허처장은 그날 따라 집안에 일이있어 늦게 낚시질을 떠났다. 자기가 맡아놓은 낚시터로 와보니 한마을에서 보아왔던 털보령감이 앉아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다. 허처장은 자기가 맡아놓은 낚시터라고 헛기침하며 암시를 했건만 털보령감은 들은척도 안했다.
     이 저수지는 고기가 잘 잡히며 특히 붉은 잉어가 있다는 소문이 돌자 낚시군들이 많이 몰려왔다. 서로가 좋은 자리를 찾이하려고 신새볔에 이곳으로 오는 사람이 있었다.
      털보 령감 (쏙덕 령감)은 이런 주장을 했다. 다같이 돈내고 낚시질을 하는데 맡아놓은 자리가 어디있으며 먼저 온사람이 차지하면 그사람이 자리지 하면서 배심좋게 앉아서 낚시질을 했다. 허처장은 자기가 낚시질을 하던자리라 암시했는데도 털보  령감이 모르는척 하자 령감과 자리다툼을 하기실어 아쉬운대로 옆자리에 앉았다. 허처장이 드문드문 견눈질해 보니 털보령감은 신나게 고기를 낚고 있었다. 그날 허처장은 좋은 자리를 빼끼워서 그런지 그날따라 온 오전 한마리도 낚지못하였다. 고기를 낚지못해 기분히 상해 있는데 옆자리에 있는 털보 령감은 신나게 고기를 낚는 것이였다. 점심때가 되자 털보 령감은 슬렁슬렁 잡은 고기를 검질하고는 가지고 온 쟁갭에 넣고 끓이더니 고기가 익을때에 고추장과 호박, 닭알, 두부, 조미료를 넣는것이였다. 고기 익는 구수한 냄새가 풍겨오자 허처장은 자주 털보령감 쪽을 보게 되였다. 먹을 준비가 다되자 털보 령감은 허처장을 건너다 보며 말했다.
     “옆집 량반 보자하니 한동네 사시는것 같은데 술 한잔 나누기오.”
     “술을 못합니다. 혼자서 자시십시오.”
     “산에가면 산사람과 친하고 바다로 가면 어부와 친한다고 하는데 낚시질을 다니면 친구가 되는게 아니겠소. 술을 못하면 물고기탕에 점심이나 자십시다.”
     털보령감이 이렇게 털털하게 말하자 허처장도 거절할수없어 같이 점심을 자시게 되였다. 허처장이 술을 못 마신다고 했는데도 털보령감이 술잔에 술을 부어주며 말했다.
     “인사나 하고 지납시다. 나 엄승덕이라 하오. 금년나이 륙십여덟이오”
     “저는 허두남이라 합니다. 금년나이 예순두살입니다.”
     “어디에서 사업하였소.”
      “시공안국에서 사업하다가 작년에 퇴직하였습니다. 엄선생은 어디에서 사업했습니까?”
      “시 객운공사에서 평생 차를 몰았수다… 허씨라 했지, 허씨네 남자들이 다 량반이지, 내 전우도 허씨오. 마음이 곱고 어려운 사람을 잘 돌봐준다고 하여 친구들은 모두 그를 허걱정이라 불렀소.”
     “허걱정? 혹시 그분이 성함이 허두철이 아닙니까?”
     “옳소. 허두철이를 어떻게 아오.”
     “내 형님입니다.”
     “두철이 동생이라!? 그렇다고 보니 형제간이 비슷하구만 허허허.”
     “정말 우연입니다.”
     “여기서 전우의 동생을 만나다니 반갑소. 동생 술한잔 같이 하기오.”
     털보 령감은 허처장을 저례 동생이라 부르며 공안국을 다니는 사람이 술을 못하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하면서 술을 권했다. 허처장은 사양하다가 술잔을 받았다. 두사람은 술잔을 기울리면서 맞나게 점심을 자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두철이는 나와 한 부대에서 5년동안 같이 근무하였소. 부대에서 제대된후 나는 시객운공사에 배치를 받았고 두철이는 왕청현 교통국으로 배치밭았지, 그후 우리둘은 가끔씩 만났소. 나이를 먹고 보니 만나는 일이 적어졌소. 두철이는 지금 뭘하고 있소?.”
     “형님은 퇴직한후 지금 자식을 따라 북경에가 있습니다.”
     “형님이 연길에 오면 나한테 알려주게.”
     “네”
     그날 이후 허처장이 쏙덕 령감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사실 허처장은 이 마을로 이사를 왔을때 마을 사람들이 털보 령감을 쏙덕 령감이라 부르며 령감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지않다는것을 알게되였다. 허처장도 털보 령감에 대한 여론이 좋지않자 모르는척하며 지나왔다. 그러다 그번 낚시터에서 털보 령감과 이야기를 나눈 후로는 다른 시각으로 털보 령감을 보게 되였다. 쏙덕 령감역시 허처장을 알게된 후로는 태도가 변화였다.
      허처장은 동네 사람들 앞에서 쏙덕 령감을 엄기사님이라 불렀고 그를 만나면 형님이라고 깍드시 인사를 하였다. 허처장은  엄기사님은 자기형님의 전우라 하면서 엄기사님은 평생 시객운공사에서 뻐스운전기사로 근무하였으며 30년 무사고 행차를 한 분이라 하였다. 그말을 들은 후 마을사람들은 편견의 색안경을 벗어 버리고 존경의 눈길로 쏙덕 령감을 보게 되였다. 따라서 동네 사람들도 쏙덕 령감이라 부르지 않고 엄기사님이라 불렀다.
     후에 밝혀진 봐에 의하면 쏙덕 령감은20세에 참군하여 모 포병부대에서 5년동안 근무하였다 한다. 부대에서 자동차를 몰다가 부대 생활 5년만에 지방으로 제대되여 배치를 받았다 한다. 배치 받은 단위가 시객운공사라 한다. 쏙덕 령감은 수차 주교통처와 성교통청으로 부터 선진생산자란 영예칭호를 수여 받았다 한다.
     필자도 쏙덕 령감의 래력을 듣고서 이렇게 훌륭한분이 어찌하여 허처장이 오기전에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투박한 령감으로 보였을가? 의혹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쏙덕 령감의 거칠은 외모에도 문제가 있지만 주요한것은 그분의 직업과 련관되여 있다고 생각되였다. 정확히 말하면 운전수란 직업이  쏙덕 령감을 거칠은 성격을 가진 투박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생각되였다. 사람이 살다보면 환경이 지배를 받게 된다. 운전수들이 말을 따른다면 자동차 운전수들은 차를 몰면서 한쪽 다리는 병원에 있고 다른 다리는 감옥에 있다고 한다. 차를 몰다보면 수시로 위험한 일에 봉착하게 되고 이외의 사고를 저지르거나 당할수도 있다. 자동차 운전사들은 항상 조심성을 가져야 하고 혼자 차를 몰고 다니는 시간이 많고 고독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렇다 보니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시간이 적다. 대화를 나누어야 소통이 잘되는 법이다. 소통할수 있는 시간이 적은 운전수들은 자연 말하기 실어하고 말을 한다해도 투박하게 말했다.
     한때는 자동차 운전수들이 과장보다 급이 더 높다는 말이 돌았다. 교통이 불편한시기에 차를 몬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높을 때였다. 그런 시절에 차를 몰았으니 쏙덕 령감인들 성격이 유다르지 않을수 있었겠는가…
 
                                         4
 
     쏙덕 령감의 실종으로 온동네가 다 디숭숭해 하는데 이상스럽게도 쏙덕 령감이 실종을 두고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은 녀인이 있었다. 동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쏙덕 령감의 실종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그 녀인이 잘 알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그녀가 함구부언하고 있으니 마을의 여론이 자연 그녀 한테로 쏠리게 되였다.
     여론의 중심 인물은 채순복이라 하는 곱살스럽게 생긴 녀인이다. 나이 륙십이 넘었는데도 살결이 맑져 나이에 비하여 젊다고 할 그런 미모의 녀인이였다.
     채순복은  s 무역회사에서 사장직을 맡고 있다가 은퇴한 사람이다. s 회사는 해산물을 취급하는 회사였다. 이  회사에서는 동북삼성에 여러개 분회사를 두고 있었다. 주내의 각 시와 현에 분점이 있었다. 회사에는 현대식으로 된 대형 랭장창고가 있었다. 이 회사에서는 계울철이되면 국외에서 해산물들을 많이 구입하여 들여 오는데 어떤때엔 저장실이 넘어날 정도로 많이 구입하였다. 겨울에 구입한 상품들을 랭장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일년내내 소매 상인들에게 공급하고 있었다.
     채순복사장은 나이 륙십이 넘자 회사의 사장 자리를 내려놓고 은퇴하였다. 그는 은퇴하면서 자기 자식한테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고 쏙덕 령감의 아들한테 넘겨주었다. 사람들은 채사장이 은퇴를 하면서 왜서 자기 자식들한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타남인 쏙덕 령감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었을가? 의아해 하였다.
      알고 보니 그럴만한 리유가 있었다. 필자가 조사한데 의하면 채사장이 회사의 경영권을 자식에게 넘겨주지 않고 타남인 쏙덕 령감 아들한테 경영권을 물려준 리유는 이러했다.  워낙s 무역회사를 꾸린 원조는 쏙덕 령감이 부인인 정영숙회장이였다고 한다. 정영숙회장이 이 회사를 설립하고 꾸려나가다가 나이 륙십이 되자 불세로 병에 걸리여 회사를 제대로 출근할수 없자 회사의 부사장인 채순복 부사장한테 경영권을 위임하였다 한다.
      s회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정영숙회장과 채순복사장은 시 수산물회사에 같이 근무하였다 한다. 당시 정영숙회장은 업무과장으로 있었고 채순복사장은 일반  과원이였다.  정영숙과장의 보건대 채순복이는 일은 깔끔히 잘 처리하는데 왼 영문인지 과원들이 질투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되였다. 왜서 그럴가? 분석하여 보니 채순복이 남다른 미모때문이였다. 미츨한 체격, 흰 살결, 초생달 같은 눈이 사람들의 의목을 끌에  녀인들의 시샘을 자아 낼 그런 미모였다.
      정영숙이 채순복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도 채순복이를 신임하게 된것은 채순복 미모는 비록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기는 하지만 회사의 영업에는 크게 지장을 주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준다고 보았기 때문이였다. 채순복을 만나 거래한 사람마다 채순복이를 좋게 평가하면서 그와 거래를 끊지않고 장기적으로 사업 거래를 하여왔다. 채순복에 대하여 뒤에서 수근 거리며 헐띁었지만 채순복이는 그런 헌담에는 아란곳 하지않고 엄무에만 집중하였다.  채순복의 이런 실정을 잘 파악한 정영숙과장은 이모저모 채순복을 믿어 주고 도와 주었다.
      기업소 개혁이 실시되자 시 수산물회사도 정리 정돈을 하게 되였다. 정영숙은 선참으로 회사를 나와 s 무역회사를 꾸리였다. s무역회사는 정영숙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경영관리를 잘하여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다고 한다.
      정영숙회장이 회사를 꾸릴때 그의 한쪽팔로 되여 협조한 사람은 다름아닌 채순복이였다고 한다. 정영숙회장은 사업열정이 높고 물샐틈없이 까근히 일처리를 하는 채순복이를 마음에 들어 회사를 설립하자 선참으로 채순복을 받아들이고 그에게 중임을 맡기였다고 한다. 정영숙회장은 출국할때나 주요한 일이 있을때에는 꼭 채순복을 데리고 다니였다. 수십년간 같은 사업터에서 일하였으므로 두 사람은 서로 대방을 믿고 신뢰하면서 사업을 잘하여 왔다고 한다. 채순복은 무역회사에서 사장겸 업무부 경리로 발탁되였다.
       사람은 한치의 앞날을 내다볼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s무역회사가 한참 호황기를 누리고 있을때 난데없이 정영숙회장한테 액운이 덮쳐왔다.
     사람은 나이를 못속인다. 박달나무 처럼 단단하고 명철한 두뇌와 강한 정신력으로 사업하던 정영숙회장이 나이 륙십이 되자 단단한 박달나무에 좀이 먹듯이 병마가 그의 몸에 덮쳐 들었다. 어느날 밤을 자고 나니 갑자기 온몸이 나른하고 눈앞이 캄캄해 나면서 정신이 흐리멍텅하였다. 무얼 하자고 해도 정신 집중이 안되였다. 너무도 이상스러워 병원을 찾아가 전면 검사를 하였다. 담당의사는 확진서를 보면서 환자분이 너무 과도하게 사업하여 피로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병합병증이 왔다고 했다. 정영숙회장은 그말을 듣고 깜짝 놀라 당황해 하자 의사는 피로로 온 병이기에 크게 근심하지말고 사업을 정지하고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으라 했다.
      정영숙회장은 이럴가 저럴가 고민하다가 할수없이 의사의 건의대로 사업을 중지하고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아 건강이 다소 회복되자 회사일이 근심되여 회사로 출근하였다. 출근하여 보니 몸이 예전처럼 가볍지않고 무겁고 정신집중이 되지않았다. 억지로 몇일 버티며 출근하고 보니 병이 다시 발작하는 감이 들었다. 이렇게 회사와 병원을 반복적으로 오가다보니 몸은 점점 허약해 졌다. 정영숙사장은 건강 악화로 더는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기로 하였다.
     누구에게 사업을 인계할가? 고려하다가 채순복 부사장한테 인계하기로 했다. 자기가 병원으로 다니는 사이 채순복 부사장은 사업을 깔끔히 잘 진행하고 있었다. 정영숙회장은 그런 채순복 부사장한테 회사의 경영권을 맡긴다면 마음이 놓일수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의 장정에 의하면 회사는 반드시 각자가 투자한 지분에 의하여 주주와 리사가 있게 되였다. 회사의 경영권은  주주회에서 결정하기로 되였다. 하지만 지분이 많은 대주주가 결정한대로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정영숙회장은 대주주이기에 경영권을 누구에게나 위탁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정영숙회장도 자기 자식에게 우선적으로 경영권을 넘길 생각을 하지 않는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어쩔수없는 상황이였다. 당시 정영숙사장의 아들은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였으므로 부모들의 사업을 인계 받을수 없었다. 아들이 학생이여서 승계를 할수 없었다면 남편에게 인계하면 안될가? 생각했다. 남편에게 인계 할수도 없었다. 평생 자동차 운전대만 쥐고 있었던 량반에게 불세로 상업관리를 하라고 하자니 말도 안되는 일이였다. 정영숙사장은 회사 인계문제를 두고 고민하던 끝에 채순복을 지명했던것이다. 정영숙 사장은 채순복을 불러놓고 s회사를 맡아 달라고 청들었다. 채순복은 정회장이 회사를 맡아달라고 하자 자기 능력으로는 회사를 맡을수 없다고 하였다. 정회장이 여러차례 간곡히 제기 하자 할수없이 회사의 중임을 맡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한가지 언약을 하였다. 자기 나이 륙십이되면 회사의 모든권리를 포기하고 정영숙회장의 가족에게 인계하겠다고 했다. 정영숙회장도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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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은 류수와 같이 흘러 어느덧 채순복사장이 나이도 륙십에 다달았다. 그사이 정영숙회장의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류학을 가서 경영관리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채순복 사장은 성숙한 정영숙회장의 아들을 보면서 회사 경영권을 정영숙회장 아들한테 넘길때가 돌아왔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정영숙회장과 토의한후 주주회의에서 회사의 경영권을  정회장 아들인 엄덕재에게  넘기기로 결정하였다. 정영숙의 아들 엄덕재는 채사장이 회사의 경영권을 맡으라 할때 경험이 없다고 하면서 거부했다. 하지만 회사주주회에서 자기에게 경영권을 넘긴다고 정식 결정을하자 쾌히 접수 하였다. 채순복사장은 엄사장의 제의에 의하여 고문으로 되였다.
     사업상에서 두집사이가 이런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니 인간관계에서도 친형제처럼 가까히 보내였다. 채순복사장은 정영숙회장을 언니라 불렀으며 쏙덕 령감을 형부라 불렀다. 쏙덕 령감도 채순복이를 처제라고 불렀고 정영숙도 채순복을 동생이라 불렀다. 쏙덕 령감의 자식들도 채순복이를 이모라고 불렀으니 두집사이가 얼마나 가까웠는지를 집작할수 있었다.
     두집사이가 이만큼 가까운것을 아는 사람들은 쏙덕 령감의 실종에 대하여 채순복이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리라 여기였다. 그런 채복순이가 왜서 함구부언하고 있을가? 필자도 궁금했다. 후에 그 두가정의 내막을 잘알고 있는 사람의 말에 의하면 채순복이가 쏙덕 령감의 행방을 모를수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의 분석한걸 보면 표면상에서 보면 두집사이는 아주 화목하게 보낸걸로 보이지만 기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웬일인지 재작년부터 두집사이에는 어떤 모순이 생기였는지 채순복이가 정영숙의 집으로 다니는것을 보지 못했다 했다.
     내가 가만히 조사하여 보니 그 두집에는 확실히 피치못할 문제가 잠적해 있었다. 어떤 문제일가? 분석하여 보니 두집 사이에 갈등이 생기게 된 주요한 원인은 정영숙의 투병생활을 하면서 성격이 변한데 있다고 한다. 정영숙이 사업할때 항상 흉금이 넓고 인내심이 강하다는 말을 곧장 들어왔다. 그러던 정영숙이 투병생활을 하면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다른 사람을 의심하는 속 졻은 녀자로 변했다는 말이 돌았다.
      병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 정영숙도 병으로 인하여 밖같 출입이 적어지고 만나는 사람이 적어지자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하였다. 처음에는 가까운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 하였다. 의심병이 증폭되면서 수십년 같이 살아온 남편도 믿어지지 않고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옛날에 어떤사람이 도끼를 잃어 버리고나서 아랫집 사람이 가져 간것처럼 의심하기 시작했는데 아랫집 사람이 걸음걸이조차 자기 도끼를 흠쳐간것처럼 보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영숙은 이제는 남편이 일거일동이 의심스럽게 보였다. 간혹 남편이 웃는 얼굴을 하여도 위선적인 거짓웃음으로 보이였다. 사람의 죽을때가 되면 정이 멀어진다고 하던데 죽을 때가 가까워서 그런지 정영숙은 잔소리가 많아지고 남편이 말을 비꼬와 들으면서 앙키게 말했다. 그러니 자연 남편은 안해와 말하기 실어하고 안해 방으로 들어오기를 겁나했다. 시간이 지나면 좀 나으리라 생각했는데 윈걸 시간이 지날수록 정영숙의 의심의 병은 점차 확대 되면서 처음에는 남편을 의심하던데로 부터 수십년 같이 동업하여온 채순복이도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한다.
       채순복은 처음에는 정영숙이 자기를 으심하고 허망 말을 하여도 병으로 그렇거니 하고 너그럽게 받아주었다. 그러던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정영숙의 말속에 어딘가 모르게 가시가 숨어있는것 같아 보이면서 정영숙이 곁으로 가기를 꺼려 했다. 정영숙이 때론 가슴에 못을 밖을 말을 불쑥불쑥 내 던질 때면 정이 팍팍 떨어지었다.
      정영숙이 정신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 되면서 인제는 쏙덕 령감과 채순복이를 의심하던데로 부터 불륜관계로 까지 확대하여 보는 것이였다. 정영숙은 령감을 통제하기 시작하였는데 밤에는 절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고 낯에도 령감의 밖으로 나가는것을 통제 하였다. 어디로 가던지 오후 세시전에는 집으로 꼭 들어오라는 계엄령까지 내리였다. 쏙덕 령감은 이런 마누라를 보면서 정말 이전의 정영숙이 옳은가? 의심 할 정도였다.
      정영숙이 의심병은 점점 심해지면서 령감은 물론 자기가 가장 신뢰해 왔던 채순복까지 의심하게 되자 채순복이는 더는 참을수 없어 정영숙의 집으로 다니던 차수가 점점 멀어지더니 작년부터 아예 발길을 끊게 되였다. 발길을 끊었으니 채순복은 쏙덕 령감의 행보를 알리 만무했다.
 
                                    6
 
    세상일이란 요지경 같기도 하다. 오늘은 이것이 옳다고 생각 했다가도 래일이면 그일이 뒤집어 지는것이 사람사는 세상이다. 
    이야기 스토리가 쏙덕 령감의 실종으로 부터 시작되였는데 이제는 정영숙과 채순복의 관계까지 넘어갔다. 글을 쓰다보니 이렇게 됐다. 픨자의 견해로는 채순복이가 억울해 보인다. 하지만 필자가 들은 봐에 의하면 채순복이가 너무 억울하다고 볼수없다. 채복순 자체로는 정영숙과의 관계에서 꺼림직한 일을 한적이 없다고 하였지만 조사하여 보니 애매하게도 어떤 문제는 채순복이 책임져야 하겠다고 생각되였다. 들은 말에 의하면 정영숙이 채순복이를 의심하게 된 한가지 사건은 일이 꼬이자고 그랬던지 채순복이가 가지고 다닌 장갑과 정영숙이 장갑이 똑 같은 류형의 장갑이여서 정영숙이 의심을 사게 되였으며 모순의 격화된 시발점이 되였다 한다.
    재작년 겨울 채순복은 손수담근 김치를 가지고 정영숙이 집으로 갔다. 집안이 더워서 바깟 날씨가 그렇게 추으리라 생각지 않고 옷을 엷게 입고 나섰다. 바삐나오느라 장갑을 끼지않고 맨손 바람으로 꾸럭을 들고 나왔다. 밖에 나오니 씽하고 찬기가 몸에 덮치였다. 그때사 옷을 엷게 입고 나온것을 후회했다. 집으로 다시올라갈가? 생각했다가  정영숙의 집이 멀지 않으으로 빨리 가면 되겠지 하고 줄달음쳤다.
     정영숙의 집으로 들어가니 쏙덕 령감이 맞아주었다. 쏙덕 령감은 채순복의 가지고  온 짐을 받으며 빨갛게 언 순복이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처제 바깥이 무척 추울텐데 어찌하여 이렇게 옷을 이렇게 엷게 입고 왔소… 이것보지, 맨손으로 왔구만, 장갑은 어쩌고, 손이 다 얼었겠다. 쯔쯔. ”
    “춥기는 무슨 춥다고 그래요.”순복이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손을비볐다.
    “뭘 이리 많이 가지고 왔소”
    “언니가 좋아하는 염채무우깍두기 김치를 가지고 왔어요.”
    “김치야 따뚯한 날에 가지고 와도 델텐데 하필 이렇게  추운날에 가지고 왔소.  어서 빠리 들어와 몸을 녹이오.”
    “빨리 오느라 나올때 홀 장갑을 잊고 나왔어요. 언니는 어떠해요.”
     “요즘 좀 낳은것 같소.”
    순복이는 김치를 쏙덕 령감한테 맏겨놓고 고추 정영숙의 침실로 들어갔다. 정영숙은 채순옥이가 들어오자 반색해하면 맞어주었다. 그는 이 추운날에 왜 와냐고 하면서 순복의 손을 잡았다. 순복이는 오늘 집에서 김치를 담구다가 언니가 염채김치를 좋아하던일이 생각나서 가지고 왔다고 했다. 그말을 듣고 영숙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날 정영숙은 기분이 좋아 순복이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었다. 채옥이도 그날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 갔다.
     설을 며칠앞둔 어느날 채순복은 설인사를 드릴겸 병문안을 하려고 정영숙이네 집으로갔다. 갈때 몸단장에 신경을 썼고 연한 화장을 하였으며 명절 선물도 푼푼히 장만하여 가지고 갔다. 정영숙이네 집에 도착하여 들어서니 가사도우미 아주마가 맞아주었다. 가사도우미 아주마가 짐을 들고 그를 안내하며 정영숙의 침실로 들어갔다. 마침 쏙덕 령감이 마누라의 어깨를 안마해주고 있었다. 순복이가 들어가자 쏙덕 령감 부부는 채순복을 보고 반가워 하였다. 가사도우미 아주마는 물건을 정영숙의 침대머리에 놓았다. 채순복은 정영숙의 한테 다가가며 “두분 새해에 건강하고 복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면서 송구영신의 인사를 드렸다.  정영숙은 채순복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집에 일이 바뿔테데 왔소. 거저 올것이지 뭘 이렇게 많이 가지고 왔소.”
     “언니 요새 건강이 어때요. 어니의 건강에 도움이 될지몰라  보건품을 삿어요. 다른 것은 형부에게 드리는 선물  이예요.”
     “나한테 줄 선물을 가지고 왔다?고 무슨선물이오.”
     “넥타이 예요. 색갈이 어울릴지 모르겠어요.”
     쏙덕 령감은 잽싸게 선물 꾸럭에서 넥타이를 끄집어 내고는 거울을 향하여 넥타이를 대 보는것이였다. 그리고는 순복이를 보고 고운것을 삿다고 칭찬하였다.
령감이 넥타이를 가지고 좋아하는 장면을 물끄럼히 보던 정영숙은 이런 말을 했다.
“가득이나 몸치레에 신경을 쓰던 령감이 넥타이를 가졌으니 바람 나겠다.”
     “언니도 참, 별소리를 다해요. 형부가 어디 바람쓸 분이예요.”
      “사람일을 어떻게 앓어”
     순복이는 대꾸를 하지않고 외투를 벗어 옷 걸개에 걸고 의자에 앉으며 장갑을 벗어서 의자 머리에 놓았다. 채순복이 의자에 앉자 두사람은 기분좋게 온갓 이야기를 다하였다.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던 정영숙이 채순복의 앉은 의자 머리에 놓인 장갑을 보더니  눈빛이 번쩍이며 말했다.
      “동생 장갑을 좋은걸 삿구만 어디에서 삿소.”
      “백화상점에서 삿어요. 언니 맘에 들어요. 내가 똑 같은걸로 하나 사줄가?”
      ”아니, 나한테도 동생것과 같은 장갑이 있소”
      그리고는  남편을 시켜 장갑을 가져 오라고 했다. 쏙덕 령감은 주춤하다가 책상 서랍을 열더니 거기서 순복이 장갑과 똑같은 장갑을 내놓았다.
     “정말 내 장갑과 같은 것이네요 어느때 삿어요.”
     “몇일전에 령감이 결혼 40주년이라며 이 장갑을 사왔습데”
     “형부가?”
     형부가 결혼 기념으로 사왔다는 말을 들는 순간 순복이는 속이 꿈틀했다.
     “결혼기념으로 장갑을 산것 보면 형부도 참 멋진 분이예요”
     “령감은 무뚝뚝해도 어떤때엔 어물하다니깐”
     쏙덕 령감은 별거 다  가지고 그랜다고 하면서 시무룩히 웃었다.
      그날 세사람의 점심을 같이 자시였는데 정영숙은 시개없이 여러말을 했다. 순복이는 듣고만 있고 별로 말하지 않았다. 순복이는 무슨 맛으로 점심을 자시였는지 몰랐다.
     왜서 채순복이가 정영숙의 내놓은 장갑을 보면서 그렇게 놀라 했을가? 사실은 이런 일이 있었다. 며칠전에 쏙덕 령감이 결혼기념일을 맞으면서 안해에게 무엇을 선사할가? 생각하다가 “녀자들의 품위를 올려주는데는 깜찍하고 예뿐장갑이 제일 이다”라는 어느책에서 본 기억이 떠올라 깜짝 이변트로 장갑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백화점에가 장갑을 고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예쁘고 깜찍한 장갑을 보았다. 강갑값을 치르려 하던순간 뭔가 머리에 떠 올랐다. 한달전에 채순복이가 장갑이 없이 맨손으로 김치를 가지고 왔던일이 떠오르면서 똑 같은걸로 하나 더 삿다. 그는 두개중에서 하나는 마누라에게 주고 다른 하나는 채순복에게 주었다. 그리고는 그일을 마누라에게 말하지않았다. 채순복이는 쏙덕 령감이 장갑을 주자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쏙덕 령감은 처제가 우리집을 위하여 많이 고생하였다면서 처음으로 형부가 주는 약속한 선물이지만 받아달라고 하였다. 순복이는 그말에 어쩔수가  없어 받았다.  
     순복이는 그날 정영숙 앞에서 형부가 사준 장갑이란 말을 안한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쏙덕 령감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날 채순복이가 고지곳대로 형부가 장갑을  사주었다는 말을 했더라면 큰 일이 날번 했다. 병으로 신경이 예민할대로 예민하여진 정 영숙은 무슨 꼬트머리라도 잡으면 걸고 들려고 하였는데 꼬트머리가 잡히지 않아 다행이였다.
      그날 이후 순복이는 정영숙의 집으로 갈때는 각별히 조심하였다. 정영숙의 병증을 아는 이상 다시한번 생각해 보고 가게 되였다. 같이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장갑과 같은 일이 우연히 나올수 있을수 있으니 될수있는한 정영숙과 만나지 않는것이 분쟁을 피면할수 있는 상책이라고 생각 하였다. 한편 쏙덕 령감에 대하여 주의하여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사업관계와 인정관계로 형부라 불렀지만 어쩐지 쏙덕 령감을 가까히 할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영숙이 투병생활을 하면서 부터 쏙덕 령감이 자기를 보는 눈길이 달라 보이였다. 거칠어 보이는 쏙덕 령감이 별로 살갑게 대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보였다. 이번 장갑문제를 보아도 그렇다.
    순복이는 쏙덕 령감의 어색한 행동을 보면서 “남자들은 젊으나 늙아나 늑대량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말이 생각났다. 그런 관점으로 쏙덕 령감을 보니 쏙덕 령감이  눈빛이 어디론가 음험해 보이였다.
     사람의 감정변화는 누구도 막을수 없다. 채순복이가 쏙덕 령감에 대하여 경계할 남자라고 생각하고 조심했는데 마음의 한쪽 구석에는 그 령감에 대한 이상 야릇한 감정이 숨어 있음을 느끼였다. 쏙덕 령감의 건장하고 투박한 성격이 어쩜 남성이 기질이 아닐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6
 
     쏙덕 령감과 채순복 사이에 잠재하여 있었던 장갑문제까지 이야기 했으니 이제는 끝을 맺어야 할것 같다. 본문의 서두에 쏙덕 령감의 실종을 언급했는데 이제는 진짜로 쏙덕 령감의 어디로 갔을가?하는 의문을 풀어야 할때가 된것 같다.
     쏙덕 령감의 실종에 대하여 제일 잘 알 사람은 쏙덕 령감의 아들 엄덕재였다. 쏙덕 령감의 아들은 처음에 동네 사람들이 자기의 아버지의 행보에 대하여 이렇쿵 저렇쿵 뒷 공론을 하자 제밥먹고 할일이 없어 별 공론을 한다고 여기면서 침묵을 지키였다. 그러다가 동네 여론이 예사롭지않게 차차 확대 되면서 자기부모들로 부터 채순복 이모에게까지 전의되자 수수방관 할수 없었다.
      결국 쏙덕 령감의 아들의 말문을 열었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헌독이 새독을 깨듯”이 그렇게 든든하던 아버지가 어머니의 병시중을 들다가 몇달전에 지쳐서 쓰러졌다고 했다.  병원에가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담낭암 2기라 했다고 한다. 의사는 연변에서 치료하는것도 좋지만 큰 병원에가 다시 검사를 받아보고 치료를 받으면 좋겠다고 건의 했다 한다. 그리하여 북경으로 가게 되였다 한다.  북경에서 치료받아 효과가 좋자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는데 미국에 있는 녀동생한테서 소식이 왔다고 한다. 부모님들이 미국에 오시여 료양하시면 건강 회복에 좋을것이라 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여 부모님들은 북경에서 집적 미국으로 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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