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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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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 추녀결사대 (4)
2014년 10월 04일 14시 01분  조회:3543  추천:2  작성자: 넉두리
중편소설

추녀결사대


김희수


4. 불타는 복수

 
 
“다음은 금실언니와 은실언니의 원쑤를 갚을 차례야.”
그녀들은 마지막 복수상대를 찾아나섰다. 두차례의 사건때문에 공안부문의 조사가 심했지만 그녀들은 대담하게 행동했다. 동실이, 옥실이, 순실이는 금실이가 눈물을 흘리면서 몇번이나 해주던 얘기를 잊을수 없었다.
“나와 은실이는 일본에 가서 5년동안 갖은 고생을 다하면서 거금을 벌어가지고 귀국했어. 그동안 도박빚만 잔뜩 걸머지고있던 남편은 우릴 반갑게 맞아주었어. 미혼인 은실이는 며칠동안 우리집에 묵으면서 장래일을 토론하기로 했어. 여러 친척들이 모여 그리움과 회포를 풀고 돌아간후 남편이 도박에서 손을 싹 씻고 장사를 해보겠다고 하길래 나도 음식점이나 경영하려고 영업집을 흥정했지. 우리집은 다섯집이 한줄로 붙은 낡은 단층집이였어. 그래서 살림도 할수 있고 영업도 할수 있는 집을 흥정하고 이튿날 현금을 가져가기로 했어. 남편이 하도 독촉하길래 전날 오후 미리 저금소에 가서 현금 200만원을 찾아왔어. 그런데 그날밤 일이 생길줄이야 누가 알았겠니? 밤중에 자다가 갑자기 화끈해나길래 눈을 떠보니 덮고있는 이불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있었어. ‘아악’하고 소리지르며 일어나니 곁에 누워 자던 남편이 보이지 않았어. 그리고 내가 안고 자던 가방도 없어졌어. 현금 200만원이 든 가방말이야. 그때 ‘언니! 불이났어. 불이야, 사람살려!’하고 웃방에서 자던 은실이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왔어. 나는 재빨리 방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은실의 손을 잡고 나가려고 했어. 겨울이여서 방문을 봉했길래 살아나갈 길은 정주간 출입문밖에 없었어. 그런데 불길은 벌써 온집안에 번지여 사면팔방에서 빨간 혀를 날름거리면서 우리를 삼켜버리려고 기세사납게 덮쳐왔어. 우리는 불속을 헤치고 앞으로 나갔어. 그러자 화염은 삽시간에 우리의 머리칼을 태워버렸어. 그래도 우리는 불에 타죽지 않으려고 문쪽을 향해 결사적으로 전진했어. 우리가 출입문까지 간신히 갔을 때 웃방의 지붕 한모퉁이가 무너져내려왔어. 우리는 황급히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어. 그러나 문이 열리지 않았어. 그제야 나는 남편이 불을 질렀다는것, 불을 지르고 달아나면서 밖으로 문을 잠궈놓았다는것을 알았어. 우리는 절망속에서도 결사적으로 발길로 문을 걷어차며 ‘불이야, 불이야! 사람살려요!’하고 목청껏 웨쳤어. 그러다가 쓰러졌는데 깨여났을 때는 병원의 침대에 누워있었어. 그날밤 옆집에서 몇몇 청년들이 마작을 놀았는데 한 청년이 소변보러 밖으로 나왔다가 불이난것을 발견하고 고함쳐서 사람들을 불렀대. 옆집 주인은 고맙게도 자기집 물건이 타는것보다 사람의 목숨이 더 귀중하다면서 청년들더러 빨리 우리집에 뛰여들어 사람을 구하라고 독촉하면서 자신이 앞장섰대. 결국 우리의 목숨은 구했으나 옆집은 타서 재가 되였지. 하지만 우리는 살아난것이 죽기보다 못한 상황이 되였어. 얼굴과 온몸이 타서 귀신의 몰골이 되였지. 공안국에서 사건을 조사했지만 달아난 남편을 붙잡지 못했어. 우리는 거울속의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꼭 우리 손으로 그자를 붙잡아 복수하리라 맹세했어. 은실이는 불에 온몸이 타면서도 속옷에 감춘 저금통장과 신분증만은 꼭 감싸고 보호했던거야. 은실에게는 500만원의 저금이 있었어. 누군가 우리더러 성형수술을 하라고 했어. 하지만 국내의 수준으로는 피부이식이요, 성형수술이요 하는걸 아무리 해봤자 우리처럼 엄중한 상처는 정상적으로 회복되기는 불가능한거야. 그렇다고 외국에 가서 그런 수술을 받자면 500만딸라면 어떨가, 500만원 인민페로는 수술비용이 어림도 없었어. 우리는 모든걸 포기했어.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옆집에 새집을 사주고 나머지는 모두 복수비용으로 쓰기로 했어.”
석달후, 그녀들은 끝내 금실의 남편을 찾아냈다. 그자를 붙잡은것은 우연한 일이였다. 다섯 녀자는 금실의 남편 청수를 찾으려고 다시 A시로 들어갔다. 거기서 병원의 미스 정을 찾아갔더니 사촌오빠가 방금 귀국했다고 알려주었다. 그 말을 들은 다섯 녀인은 희망이 보이는것 같아서 몹시 기뻤다. 금실이가 미스 정에게 그 사촌오빠를 만나게 해달라고 졸라댔다. 미스 정이 전화를 걸더니 1시간후에 신세대다방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알려주었다. 다섯 녀인은 미스 정과 함께 신세대다방으로 갔다. 한참 기다리니 미스 정의 사촌오빠가 나타났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자 사촌오빠가 입을 열었다.
“정순(미스 정)이한테서 들어서 그쪽 사연을 대략 알고있습니다. 청수와는 가까운 친구는 아니고 친구를 통해 가끔씩 만나는 사이였습니다. 청수가 그런 짓을 했다니…친구이지만 용서가 안됩니다. 그런 친구를 둔게 부끄럽습니다.”
미스 정이 사촌오빠의 어깨를 탁 치면서 말했다.
“오빠는 그저 그 친구가 어디 있는지만 말해주면 되오. 어서 이 불쌍한 언니들을 위해 그 친구의 행방을 알려주오.”
다섯 녀인도 간절한 눈길로 사촌오빠의 입만 바라보았다. 사촌오빠는 담배를 꺼내 피우려다가 녀자들만 있는것을 보고 불을 붙이지 않고 손에 들고만 있었다. 그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친구를 배반하는 일이지만 경우가 경우이다보니 말해주겠습니다. 제가 청수와 가장 가까운 친구를 통해 알아보았는데 청수는 그 동안 늘 노래방, 안마원에 드다들면서 돈을 물쓰듯 썼답니다. 그러다가 도박판에서 돈을 다 잃고 빚쟁이들을 피해 지금은 B시의 아리랑다리 서쪽 강뚝에서 두번째에 위치한 사촌형의 아빠트에 숨어있는다고 하더군요. 그 사촌형부부는 모두 일본에 나가고 비여있는 집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촌오빠는 구체적인 집의 위치도를 그려주면서 5층인것은 알지만 어느 집인것은 모른다고 했다. 다섯 녀인은 미스 정과 사촌오빠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맥주대접을 한후 B시로 달려갔다. 아리랑다리 서쪽 강뚝에 있는 그 아빠트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아빠트에는 7층아빠트인데 5층이 10호나 되였다. 다섯 녀인은 한 사람이 두집씩 맡아가지고 문을 두드리면서 주인을 찾았다. 그 아빠트는 초인종이 없었다.
은실이가 3단원 5층 1호의 문을 두드리자 한 뚱뚱한 중년 녀인이 나왔다. 은실이는 청수의 사촌형이라는 그 부부의 이름을 대면서 어느 집에 사느냐고 물었다. 중년 녀인은 그런 사람을 모른다고 했다. 은실이는 미스 정의 사촌오빠한테서 들었던 대로 사촌형부부의 외모특징을 설명하면서 지금은 일본에 나갔다고 했다. 그제야 중년 녀인은 그 집에 바로 곁에 있는 2호집이라고 하면서 2호집에 지금은 주인의 사촌동생이라고 하는 한 청년이 혼자서 살고있다고 알려주었다. 금실이가 휴대하고 다니던 청수의 사진을 보여주니 중년 녀인은 바로 그 청년이 맞다고 했다.
은실이는 기뻐서 다른 자매들에게 찾았다고 전화를 걸었다. 얼마후 다른 네 녀인이 은실이가 있는 5층으로 달려왔다. 그녀들은 간단히 상의한후 2호집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응답이 없었다. 두번이나 더 두드리며 문에 귀를 대고 집안의 동정을 살폈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집에 없는거야.”
“어디 갔을가?”
“다른데 달아난건 아니겠지?”
“저녁에 다시 와 보자.”
다섯 녀인은 돌아가 저녁을 먹은후 다시 와서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여전히 응답이 없었다. 금실이가 휴대폰을 꺼내 미스 정의 사촌오빠가 알려준 청수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청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금실이는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것을 느꼈다. 그녀는 청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들을가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네가 다시 전화해봐라.”
금실이가 옥실이한테 여차여차 하라고 시켰다. 옥실이가 청수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청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옥실이는 침착하게 물었다.
“전 위생비 받으러 왔는데 주인이 없어서…언제쯤 올수 있는데요?”
“뭐? 위생비? 그런데 그쪽이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지? 도대체 누구야?”
청수가 화를 내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다섯 녀인은 한시간동안 더 기다리다가 려관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아침 일찍 달려와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역시 사람이 없었다. 련속 사흘이나 진을 치고있으면서 기다렸으나 청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흘째 되는 날에 뜻밖에도 청수가 거주한다고 하던 2호집에 웬 중년 남자가 이사왔다. 마침 현장에 있던 순실이가 전화를 해서 동실이를 제외한 다른 녀인들이 모두 달려왔다. 동실이는 설사를 해서 혼자서 려관에 남아있었다. 금실이가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이 집에 살던 청년은 어디로 갔어요?”
“아, 그 청년 말이요? 그는 마작판에서 늘 함께 놀던 청년이요. 요즘 내가 살던 집을 허물게 되였는데 그 청년이 이 집을 나에게 세를 주었소.”
“이 사람이 맞나요?”
금실이가 청수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니 중년 남자는 머리를 끄덕이였다.
“이 청년이 맞소.”
“그럼 이 청년은 어디로 갔어요?”
“그 청년은 지금 여럿이 함께 거주하는 눅거리 세집에 들어있소.”
“그 세집은 어디 있어요?”
중년 남자는 웬 일로 청수를 찾느냐고 되물었다. 금실이가 친척이라고 하자 중년 남자는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더니 모른다고 하면서 알려주지 않았다. 네 녀인은 려관으로 돌아갔다.
“이제 어떻게 할가?”
려관방에서 다섯 녀인은 얼굴을 맞대고 청수의 거처를 찾을 일에 대해 상의했다.
“먼저 그 중년 남자를 미행하여 마작을 노는 장소를 알아내자. 그 곳에 꼭 청수가 나타날거야.”
금실이가 말했다.
“마작장소를 알아내면 동실이가 마작판에 들어가 놀음을 놀면서 청수가 나타나는가를 살펴봐라. 중년 남자가 동실이의 얼굴을 모르기에 의심하지 않을거야.”
이튿날부터 다섯 녀인은 중년 남자를 미행하여 그가 마작을 노는 장소를 알아냈다. 그 다음날부터 동실이가 마작판에 나타났다. 동실이는 이 동네에 갓 이사왔다고 하면서 마작판에 붙었다. 마작을 놀면서 남자들을 살펴보니 그 속에 사진으로 봤던 청수가 있었다. 동실이는 일부러 청수와 함께 마작을 놀면서 그와 접촉했다. 동실이는 일부러 남편이 한국에 나가 혼자 사는 녀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청수에게 추파를 보냈다. 그리고 마작이 끝난후에는 함께 맥주 마시러 가자고 꼬셨다. 청수는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면서 따라 나섰다.
맥주집에서 맥주 서너병 마시자 청수는 화장실로 간다고 일어섰다. 동실이는 청수가 화장실로 간 사이에 청수의 맥주잔에 수면제를 탔다. 배설하고 돌아온 청수는 아무것도 모르고  수면제를 탄 맥주를 꿀꺽꿀꺽 잘도 마셔댔다. 그리고 욕정이 불타는 색마의 눈길로 동실이를 바라보다가 결국 잠들고말았다.
동실이는 밖에서 대기하고있던 네 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섯 녀인은 자는 청수를 부축하여 맥주집에서 나왔다. 그녀들은 훔쳐온 7인용 승용차에 청수를 싣고 원 거주지 외딴집이 있는 시골로 달려갔다. 도중에 그녀들은 돼지처럼 쿨쿨 잠이 들어 아무것도 모르는 청수의 손발을 꽁꽁 묶어놓았다. 그녀들이 외딴 초가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새날이 밝아올 무렵이였다.
그녀들은 두손과 두발을 꽁꽁 묶어놓은 청수를 외딴집의 나무기둥에 매놓았다…
잠에서 깨여난 청수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 자신은 손발이 꽁꽁 묶여있는데 눈앞에 귀신같은 다섯 녀인이 무섭게 쏘아보고있었기때문이다. 이때 다섯 녀인은 모두 가면을 벗은 모습이였다.
“너희들은 귀신이냐? 사람이냐?”
다섯 녀인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청수를 쏘아보기만 했다. 청수는 공포에 몸을 떨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딥니까? 당신은 누구신지?”
“우린 복수의 화신이다!”
은실이가 청수의 귀쌈을 후려치며 말했다. 금실이도 청수의 귀쌈을 갈기면서 증오에 불타는 눈길로 쏘아보았다.
“청수, 너 네 죄를 아느냐?”
청수는 한 녀인이 자기의 이름까지 부르자 더욱 놀라서 몸을 화들화들 떨었다.
“다…당신들은 마…마작빚을 받으러 온겁니까? 내 꼭 갚겠으니 요…용서해주세요.”
“이놈아, 아직도 네가 지은 가장 큰 죄가 무엇인지 모르겠느냐? 난 네가 불에 태워죽이려고 했던 금실이다! 그리고 이 앤 내 동생 은실이고…”
“금실이라구? 귀…귀신이야!”
청수가 공포에 온몸을 와들와들 떨었다. 금실이와 은실이가 번갈아 청수의 귀쌈을 후려지며 소리질렀다.
“이 놈아, 똑똑히 보아라! 우린 사람이다!”
“너희들은 죽지 않은거냐?”
“넌 우리가 죽기를 바랐겠지?”
“아, 요…용서해주오. 금실이…제발 용서해주오.”
“뭐? 용서해달라구?”
“그래도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있지 않소? 그러니 용서해주오. 제발…”
“이 놈아! 넌 그래 우리가 이런 모습을 하고있는게 살아있는거라고 생각하느냐?”
곁에 있던 동실이가 참다못해 한마디 했다.
“이건 죽기보다 못한 모습이야! 금실언니와 은실언니는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게 아니야! 오직 네 놈에게 복수하기 위해 여태까지 살았던거야!”
“그래 우린 오늘을 위해 버텨왔다! 오늘의 복수를 위해 살아왔다!”
금실이가 은실이가 이구동성으로 고함쳤다.
금실이는 은실이를 불러 뭐라고 상의하더니 저녁에 복수행동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금실이와 은실이는 날이 저물어오자 옥실이와 순실에게 술과 안주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옥실이와 순실이가 나가자 금실이와 은실이는 또 동실에게 음료와 빵을 더 사오라고 돈지갑을 주었다.
동실이는 급히 밖으로 나왔다. 여기 두메산골에는 식품상점이 한집뿐이였는데 외딴 초가집에서 그곳까지 가자면 30분가량 걸어가야 했다. 동실이는 빨리 걸었기에 식품상점에 도착했을 때는 옥실이와 순실이를 따라잡았다. 세 자매는 식품상점에서 이것저것 사다가 금실이와 은실이가 준 돈지갑에서 종이쪽지를 발견했다.
“아니, 이건 뭐야? 큰언니가 쓴거잖아…”
세 자매는 황급히 쪽지를 읽어내려갔다.
 
동실아, 옥실아, 순실아!
너희들의 복수는 통쾌하게 끝났고 이제 나와 은실이의 복수만 남았구나. 원쑤놈은 이미 잡아왔으니 복수는 우리 두 사람의 손으로 완성하려고 한다. 나와 은실이는 불속에서 이미 죽은 몸, 오직 오늘의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러니 복수하는 순간 우리도 갈것이다. 활활 타는 불속에서 원쑤놈을 보내며 우리도 함께 가려고 한다. 불쌍한 동실아, 옥실아, 순실아! 너희들은 살아야 한다. 나머지 돈을 나눠 가지고 살길을 찾아가거라. 안녕히!
 
“언니!”
“언니!”
“언니…”
세녀인은 정신없이 부르짖으며 상점문을 열고 나와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녀들은 오금에서 불이나게 외딴 초가집을 향해 달려갔다. 그쪽에서 시꺼먼 연기와 뻘건 불길이 하늘높이 솟아오르는것이 눈앞에 안겨왔다. 세녀인은 가슴이 미여지는것 같았다. 그녀들은 주먹을 쥐고 허둥지둥 뛰여갔다. 불길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들이 목적지에 다달았을 때는 외딴 초가집이 반나마 타들어가고있었다. 벌써 불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적지 않게 모여있었다. 외딴집이여서 불길이 다른 곳으로 번져갈 념려가 없었기에 누구도 나서서 불을 끄려고 하지 않았다. 또 불길이 워낙 기세가 사나워서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하려고 선뜻 나서는 사람도 없었다. 불길은 여전히 세차게 타오르고있었다. 활활 밤하늘을 태우면서 세차게 솟아오르는 불길, 그것은 두 녀인의 비장한 복수의 불길이였다.
“언니야!”
“언니야…!”
“언―니―야―”
세녀인은 목놓아 울면서 피타게 불렀다. 울다가 부르고 부르다가 울고…외딴 초가집이 다 타버렸을 때는 구경군들도 다 흩어지고 그녀들도 지쳐버리고 말았다. 기구한 운명이 하나로 이어져 마음을 함께 해온 다섯 녀인! 이제 그녀들은 셋밖에 남지 않았다. 가슴속에 깊은 원한을 품은 그녀들은 복수, 오직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고 다른 길이 없었다. 지금은 원쑤놈들을 다 잡아내여 복수를 마쳤건만…결국 복수의 끝은 이렇단 말인가?
세 녀인은 한줌의 재로 타버린 두 언니께 절을 올리고 나서 눈물을 훔치며 길을 떠났다. 워낙 도시보다 일찍 잠든 산골마을은 고요한 정적속에 잠겨들고 풀벌레들만이 이 밤에 그녀들에게 구슬픈 노래를 불러주고있었다. 캄캄칠야의 오솔길을 한걸음 한걸음 더듬어가던 그녀들은 갑자기 주춤거렸다. 어디로 갈것인가? 눈앞이 어둡고 길은 보이지 않았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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