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소설
사람과 쓰레기
손룡호
여름 밤, 그녀는 짧은 치마를 입고 애완견 이쁜이를 끌고 등불이 명멸하는 다리우에 올랐다. 널직 한 다리우로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고 다리 인행도로는 야밤의 등불야경을 구경하려고 나온 사람들로 붐비였다.
꼬꼬옷을 입힌 멍멍이는 알락달락한 긴 줄에 몸체가 묶이여 끈에 행동이 제한되여 있었다. 그녀가 다리중간에 이르렀는데 끈이 갑자기 팽팽해진다. 그녀가 웬 일인가고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니 멍멍이가 똥꼬치를 떨구며 끌리우고 있었다. 그녀는 인츰 끈을 늦춰주었다. 볼일을 시름놓고 보는 것은 멍멍이 의 침범할수 없는 신성한 자유였고 또 주인의 넉넉한 배려이기도 하였다.
오가는 사람들도 시선이 가는대로 보고 있었다.
널직한 다리 인행도에는 여러사람이 앉아 쉴수 있고 누워서 허리를 펼수 있는 불룩나온 단수만한 나무휴식터가 설치되여 있고 그 곁에는 쓰레기통도 마련되여 있었다.
사람과 쓰레기는 밀접한 련계가 있나보다.
멍멍이는 볼일을 다 보자 몸을 툭툭 털고 두리번 거리면서 걷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멍멍이와 함께 흐르는 강물이며 강둑에서 울려오는 음악소리며 춤추는 사람들이며를 두루 돌아보며 여유있게 산책하였다.
누군가 허리궆혀 하아얀 종이로 멍멍이가 눈 노란 덩어리를 싸서 담아 쓰레기통에 넣고 다시 하얀 위생지로 똥자리를 여러번 싺싺 문대고 휴지를 쓰레기통에 넣은 후 다리 저편으로 걸어갔다.
2017.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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