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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 대치
2014년 09월 11일 06시 40분  조회:2142  추천:1  작성자: 동녘해
중편소설


대치
왕족


1

다어르한과 러흐한이 돌아간후, 마씨는 련속 담배 두가치를 태우고는 끝내 흰갈기늑대를 쫓아가려고 결심했다.
마씨는 다어르한과 러흐한을 마뜩지 않게 생각하고있었다. 며칠전, 마씨는 늑대잡이대원들과 함께 흰갈기늑대 한마리를 유인하여 함정에 빠뜨렸었다. 하지만 흰갈기득대는 놀랍게도 함정에서 기여올라 어둠속으로 도망쳐버렸던것이다. 마씨가 참기 어려운것은 다어르한과 러흐한이 흰갈기늑대가 바로 늑대왕이라는 말을 근본 입밖에 내지 않은것이였다. 만약 그들이 흰갈기늑대가 늑대왕이라는것을 말만 했더라면 늑대잡이대원들은 긍정코 함정에 빠진 흰갈기늑대에게 총을 갈겼을것이다. 다른 늑대잡이소대에서 잡은 늑대는 모두 보통 늑대에 불과했었다. 만약 마씨네가 흰갈기늑대를 잡았더라면 늑대왕을 잡은것으로 되여 빠이하바현성에 돌아가 한껏 으시댈수 있었을것이다.
늑대잡이대원들은 말을 타고 인차 테레크목축구에 들어섰다. 테레크목축구는 너무도 고요해서 아무 소리도 들을수 없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이 들어서자 목축구는 삽시에 소란스러워졌다. 말발굽소리는 협곡에 메아리쳤는데 마치도 누군가 골짜기에서 웬 일이냐고 기나긴 물음을 던지는듯싶었다. 마씨의 속에는 커다란 의문이 서리고있었다. 그도 사실 흰갈기늑대를 쫓아잡을수 있을지 의문이였던것이다. 마씨는 반드시 흰갈기늑대를 쫓아 잡으리라 마음을 굳혔다. 흰갈기늑대가 눈앞에서 꼬리를 사려버렸는데도 만약 잡지 못한다면 목민들이 늘 하는 말처럼 그와 그의 늑대잡이대원들은 “그림자가 없는 사람”으로 변해버릴것이였다. 목민들이 말하는 “그림자가 없는 사람”이란 바로 낯이 깎이는 일을 저질러놓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몸을 사리는이들을 말하는것이였다. 마씨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흰갈기늑대를 잡으리라 결심했다. 마씨는 절대 “그림자가 없는사람”으로는 될수 없다고 생각했던것이다. 이렇게 결심을 내리자 마씨는 말등이 한결 든든하게 느껴졌고 걸음걸이도 사뭇 온당하게 생각되였다.
두차례의 비가 내려서였던지 산은 푸름이 더 짙어진듯싶었고 나무움도 제법 터올라 완연한 모습을 들어내고있었으며 땅에서 갓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던 애기풀들도 파릇파릇 잎눈을 틔워가고있었다. 다른 목장이라면 이 무렵에 소나 양을 볼수 없고 따라서 방목군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것이였다. 아직 대지가 푸른 단장을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였던것이다. 하지만 테레크목장에서는 이미 새해의 방목을 시작했었다. 흰갈기늑대가 도망을 가고 늑대잡이대원들이 철수하자 테레크목장은 조용해졌다. 목민들은 시름놓고 소나 양을 방목할수 있어서 여간만 기뻐하지 않았다. 이제 십여일이 지나면 테레크목장은 목초들로 바다를 이룰것이였다. 소나 양들은 목초의 바다에서 자맥질을 하며 마음껏 배를 불리울수 있을것이였다.
마씨와 목민들의 생각은 늘 이렇게 한 곬으로 흐를수 없었다. 목민들은 늑대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랐다. 늑대의 그림자가 영원히 비끼지 않아야 소나 양들이 시름을 놓고 설레이는 풀바다에서 마음껏 자맥질을 할수 있었던것이다. 하지만 마씨는 늑대들이 날마다 초원 여기저기에 출몰하기를 소원했다. 늑대의 마리수도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되였다. 그래야만 마씨는 통쾌하게 늑대잡이를 할수 있었던것이다. 한필의 말을 두 사람이 탈수 없고 하나의 칼집에 두자루의 칼을 넣울수 없는것처럼 같은 늑대라 해도 그놈을 바라보는 목민들과 늑대잡이대원들의 태도는 엄연히 다른것이였다. 하기에 목민들과 늑대잡이대원들은 서로 대방을 바라볼 때 눈에서 이름할수 없는 복잡한 빛을 내쏠수밖에 없었던것이다.
십여일만 지나면 어미늑대들이 새끼를 낳기 시작한다는 말을 얻어들은 마씨는 저으기 머리를 쳐드는 흥분을 눅잦힐수 없었다. 흰갈기늑대는 새끼를 밴 암컷이였던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흰갈기늑대도 새끼를 낳게 될것이였다. 하기에 흰갈기늑대를 찾아내고 그놈을 잡는 일은 시간문제일뿐이지 그렇게 힘든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였다. 한 늑대잡이대원이 마씨에게 이 계절의 늑대는 잡기 쉬우면서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른바 잡기 쉽다고 하는것은 어미늑대가 곧 새끼를 낳게 되기때문에 주의력이 분산되여있고 체력이 고르지 않기에 포획에서 성공률이 높다는것이였다. 하지만 이 계절에 늑대는 곧 새끼를 낳아야 하기에 암컷은 물론이고 수컷도 새끼에 대한 보호심에서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생사를 잃고 대항한다는것이였다. 마씨는 그런것들에 대하여 그리 깊이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직 흰갈기늑대를 찾아내기만 하면 주변에 몸을 숨기고 살피다가 그놈이 새끼를 낳기 시작하면 총을 쏠 예산이였다. 그때면 흰갈기늑대는 도망칠수 없을것이요, 반항할 맥도 없어 끝내는 늑대잡이대원들의 포획물이 되고말것이였다.
늑대잡이대오는 테레크목장을 금방 벗어나자 한가지 소식을 듣게 되였는데 어제 카나스하곡에서 늑대로부터 큰 재난을 당했다는것이였다. 늑대무리가 빠이하바촌의 몽크네 양을 여러마리나 물어죽였는데 그 늑대무리속의 한마리가 목에 흰 털이 있더라는것이였다. 다른 늑대들이 양무리를 향해 달려들 때 목에 흰 털이 있는 양은 한옆에 서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있었는데 어쩜 그 늑대무리의 우두머리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마씨는 그놈이 긍정코 흰갈기늑대일것이라고 단정했다. 흰갈기늑대는 그 무리의 우두머리일뿐만아니라 산속의 늑대왕이다. 마씨는 그 소문에 대한 자기의 견해를 피력하면서 대원들을 이끌고 카나스하곡을 향해 걸음을 재우쳤다.
어제 빠이하바촌의 몽크는 양을 널따란 풀밭에 몰아넣은후 말을 타고 카나스호로 갔다. 몽크는 카나스호에 큰 홍어며 “호수괴물”이 실고있다는 소문을 들었던것이다. 몽크는 운수가 좋으면 큰 홍어나 “호수괴물”을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름대로 생각했었다. 카나스호에 살고있는 홍어나 “호수괴물”은 근년에 늘 사람들의 입에 오르군 했었는데 그 내용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수록 더욱 신비하고 자극적이였으며 그에 대한 설법도 여러가지로 갈라졌다.
그중의 한가지가 “호수괴물”이 몇년전에 나타난적이 있다는것이다. 그때는 카나스호가 아직 개발되기전의 처녀지였다.
어느날, 한무리의 양들이 호수가에 소담히 자란 잔풀을 뜯고있었다. 그날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푸르디푸르렀는데 광활한 초원과 어울려 한폭의 태고연한 그림을 펼쳐보이고있었다. 갑자기 호수물이 반공중에 올리솟다가 갈라지면서 웬 괴물의 몸뚱이가 뿌옇하게 모습을 들어내더니 양 몇마리를 붙잡아 호수에 끌어들였다. 목민이 호수가로 달려와보니 수면에는 한고패 또 한고패의 잔잔한 파문만 일어났다가 사라질뿐이였다. 나머지 양들은 너무도 놀라 연신 “매매매…” 하고 당황스럽게 울어대고있었다.
다른 한가지는 큰 홍어에 대한 이야기인데 몇년전 홍어도 호수에 나타난적이 있다는것이다.
어느날, 한 사람이 호수가의 큰 돌판에 앉아 낚시질을 하고있었다. 온 오전이 다 지났지만 낚시군은 물고기 한마리도 낚지 못하였다. 낚시군은 기분이 잡쳐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때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깔고 앉았던 돌판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차츰 호수중앙으로 움직여갔던것이다. 낚시군이 자세히 살펴보니 그가 온 오전을 깔고 앉았던 “돌판”은 돌이 아니라 큰 물고기였던것이다. 그후에도 큰 홍어가 나타났었는데 맞은켠의 산마루에 있던 한 사람이 똑똑히 보았다는것이다. 그 사람이 본 홍어의 길이는 10여메터가 실히 되였다고 했다. 그놈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수면에 큰 파도가 일어났는데 그때마다 옹근 호수가 흔들리는듯싶었다는것이다. 잠간후 그놈이 갑자기 수면에 솟아올랐는데 물고기모양의 대가리와 아가미, 날개, 배, 꼬리를 똑똑히 가려볼수 있었다. 그놈은 한번 수면에 솟았다가 인차 다시 물속에 들어갔고 수면은 따라서 평온을 찾았다는것이다.
몽크는 오래도록 호수가에서 서성이였지만 호수에서 아무런 이상한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몽크는 자기가 때를 맞춰오지 못해 홍어와 “호수괴물”이 바닥에서 잠을 자고있는것일것이라고 생각했다. 몽크는 호수가에 예쁜 조약돌들이 널려있는것을 보고 몇개 주어가지고 돌아가려고 마음 먹었다. 그때 몽크가 타고왔던 말이 갑자기 호용하면서 불안하게 발굽을 모래를 파서 사처에 튕겨놓았다. 일종의 불안한 에감이 몸크의 머리를 치고들어왔다. 몽크는 자기의 양들이 근심되여 말을 타고 양무리를 찾아 풀밭으로 달려갔다. 양무리는 조용히 풀을 뜨고있었는데 아무런 이상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몽크의 말은 여전히 불안하게 울어댔다. 어쩌면 큰 위험이 그놈곁에 도사리고있기라도 하는듯싶었다.
혹시 늑대라도 있는것일가?
말은 령성이 있는 동물로서 늑대에 대한 감각이 아주 정확했다. 늑대가 아직 모습을 들어내지도 않았는데 말은 벌써 늑대를 감지하고 경각성 높이 소리를 지르군 했다. 경험이 풍부한 목민들은 말이 한번 소리를 지르는것은 달리겠다는 뜻이고 세번 소리를 지르는것은 긍정코 늑대가 왔다는 뜻이라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몽크는 늑대가 다가오고있다고 확신하고 급히 말에서 내려 양들을 한곳에 몰아세웠다. 몽크는 양을 몰고 카나스강을 건너 맞은켠에 있는 산기슭으로 가려고 게획했다. 양무리는 강기슭으로 가더니 웬지 좀처럼 물에 들어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말이 또 몇번 울어번졌다. 몽크는 속으로 못내 긴장해서 있는 힘을 다해 양들을 강에 몰아넣었다. 몽크는 지레 긴장했던 탓으로 양들이 강에 들어서기를 저어하고 맗이 불안하게 울부짖는다는 점에 주의를 돌리지 못했던것이다. 양무리가 금방 강중심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맞은켠으로부터 히스테리적인 울부짖음소리가 들려오더니 늑대무리가 산언덕에서 달려내려와 강기슭을 닿았다. 양무리는 허둥지둥 강중심에 몰켜섰다. 늑대들은 강역에 붙어서서 호시탐탐 양무리를 지켜보고있을뿐 급히 강에 들어서려고 하지 않았다. 몽크는 늑대들이 무엇때문에 인차 강에 들어가 양무리를 덮치지 않는지를 알수 없었다. 몽크는 돌멩이를 주어 양무리를 향해 뿌렸다. 양무리로 하여금 빨리 강을 건느게 하려는 심사에서였다. 돌멩이가 한놈의 등을 맞혔다. 그와 함께 양무리가 또 강에서 허둥거려 일대 혼란을 이루었다. 이때 늑대무리에서 아치러운 울부짖음이 터졌고 이어서 늑대 한마리가 무리앞에 나섰다. 몽크는 앞에 나선 늑대의 목에 흰털이 있는것을 보아냈다. 그 시각 흰털은 웬지 음침한 빛을 뿌리면서 몽크로 하여금 일종의 공포감을 느끼게 하였다. 몽크는 전에 마을의 로인들로부터 목에 흰털이 있는 늑대가 바로 흰갈기늑대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던것이다. 흰갈기늑대는 늑대세계에서 제일 흉맹한 품종이였다. 몽크는 덮쳐드는 공포로 하여 온몸이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했다. 흰갈기늑대가 한마디 울부짖기만 하면 강역에서 서성거리는 늑대들이 양을 향해 덮쳐들것만 같았던것이다.
아니나다를가 흰갈기늑대가 한마디 울부짖자 늑대들이 첨벙첨벙 강에 뛰여들었다.
“세상에, 끝장이야!”
몽크는 흠칫 몸을 떨면서 절망적으로 소리치고는 인차 양무리를 강변으로 되돌아오라는 뜻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몽크의 부름소리는 늑대들의 울부짖음에 눌려 양무리에 닿지 못하는듯싶었다. 양들은 진퇴량난이 되여 강중심에서 갈팡질팡할뿐이였다. 몽크는 양들이 강중심에 다달은후 공격을 개시하려고 늑대무리들이 일부러 시간을 끌면서 때를 기다렸다는것을 알것 같았다. 양은 물에서 빨리 달릴수 없기에 늑대들이 손 쉽게 양을 잡을수 있었던것이다. 삽시에 강물은 뻘겋게 물들기 시작했다. 늑대들이 양을 물어죽이기 시작했던것이다. 몽크를 더욱 놀라게 한것은 늑대들이 자유자재로 헤염을 친다는것이였다. 늑대들은 목숨을 잃은 양을 물고 유유히 강변을 향해 헤여왔던것이다. 몽크는 자기의 양들이 늑대에게 한마리 또 한마리 죽어가는것을 두눈을 펀히 뜨고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몽크로서는 그야말로 어쩔수 없는 상황이였다. 모든 늑대들이 저마다 죽은 양을 물고 강역에 오르자 다행히도 목숨을 건진 나머지 몇마리 양이 몽크의 곁으로 다가왔다. 몽크는 양들을 몰아 강변을 떠나게 했다. 그때에야 몽크는 말이 발굽으로 땅을 차서 큼직한 웅뎅이를 만들어놓은것을 발견했다.
이 소문은 점심에 빠이하바촌에 전해졌다. 사람들은 모두 늑대의 창궐함과 교활함에 놀라마지 않았다. 어쩌면 사람은 늑대의 적수가 될수 없다고 회의를 느끼는이들도 있는것 같았다. 사실 사람이 적수공권으로 늑대무리를 만나면 운수사납게도 고스란히 변을 당할수 밖에 없을것이였다. 하지만 빠이하바촌의 많은 사람들은 결코 늑대에게 손을 들려고는 하지 않았다. 황차 늑대잡이대원들이 마을에 도착했는지라 그들과 힘을 합쳐 늑대무리를 소멸하려고 마음을 다졌다. 늑대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늑대잡이대원들의 총알만큼은 빠르지 못할것이라도 믿고있는 그들이였던것이다. 만약 늑대무리에서 먼저 한마리만 잡는다면 다른 늑대들은 사람들이 살상력이 대단한 무기로 자기들을 데처하고있다는것을 알게 될것이고 그러면 더 이상 사람을 향해 덮치려고 하지 못할것이였다. 어떻게 하면 늑대무리를 깡그리 소멸할수 있을가? 이 문제는 사람들이 오래동안 참답게 계획해야할것이였다. 목민들은 그제야 상급에서 늑대잡이대오를 무은것은 참말 잘 된 일이라고 긍정했다. 늑대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탄알보다는 많지 못할것이였다. 어미늑대가 새끼를 배서 낳기까지는 4, 5개월의 시간이 걸렸는데 사람은 이 시간이면 수천수만매의 탈알을 만들어낼수 있을것이였다. 하기에 사람은 늑대를 깨끗이 소멸하지 못할가봐 근심을 할 필요는 없는것이였다.
다어르한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있었다. 동네사람들은 모두 올해 늑대가 너무 많아 머리를 앓고있었다. 그들은 어느날 늑대무리가 갑자기 빠이하바촌을 덮칠가봐 두려워하고있었다. 그 며칠, 동네사람들은 모여앉기만 하면 어떻게 늑대무리를 대처할것인가를 의논했다. 그때 늑대잡이대오가 카나스하곡으로 늑대잡이를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였던것이다. 목민들은 그 소식을 듣고 모두들 기뻐마지 않았다. 한 목민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부터 늑대가 많아지기 시작했지. 하다보니 지금은 늑대를 막을래야 막을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니까. 만약 더 이상 늑대를 잡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살아갈수 없을거네.”
다른 한 사람은 또 이렇게 말했다.
“이 몇년간의 침통한 교훈이 증명하다싶이 늑대와의 싸움을 통해 남은것은 늑대와 사람간의 원한뿐이죠. 이런 원한은 생기기 쉽지만 지워지기는 어렵지요. 늑대들의 성화에 앞으로는 더욱 살기 어려워질것이요.”
모두들 그 말에 참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사실이 증명하다싶이 날마다 늑대가 늘어감에 따라 사람들이 받는 피해도 늘어가고있으니 하루속히 늑대를 섬멸해야함은 천만 지당한것이였던것이다. 다르어한은 늑대 한마리를 잡으면 열마리가 달려들어 복수를 할것이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것은 다르어한의 억측에 불과한것이라고 믿었다. 혹시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은 썩 후에 생길수 있는것이니 급한것은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는것이라고 판단했던것이다. 하면서도 사람들은 한번도 그 말을 긍정하는것은 잊지 않았다.
“다르어한의 말은 참 도리에 맞다니까.”
“이 도리는 실로 옛말이 그른데 없다는것을 증명하는것이요. 예로부터 늑대는 령성을 가지고있다지 않았소?”
“그렇지. 늑대는 천성적으로 령성을 가지고있지. 그렇지 않고야 어떻게 달을 바라보며 포효할수 있겠소. 늑대가 달을 보고 포효하는것은 그놈들이 하늘에 두고온 고향이 그리워서라는거요. 몽골족로인들이 세상을 뜬후 사람들은 우차에 그 시신을 싣고 초원에서 한없이 달린다오. 그렇게 달리다 시신이 우차에서 떨어지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시신을 관계하지 않는는데 밤에 어둠을 타서 늑대들이 먹어버리는거지. 역시 그들은 늑대가 하늘이 내린 령물이라고 믿기때문이겠지. 늑대가 시신을 먹어버리면 그 령혼은 늑대와 함께 하늘에 올라간다고 믿는것이지.”
“늑대에게 그런 령성이 있다니… 과연 사람은 늑대의 적수가 될수 없는것이지.”
“하지만 지금은 늑대잡이대오까지 있어데 두려울게 없지. 그들에겐 총까지 있는데야 뭘.”
몽크는 겨우 살아남은 6마리의 양을 몰고 빠이하바촌으로 돌아갔다. 그는 사람들이 의논하는 소리를 듣고 거친 숨을 톺으면서 말했다.
“괜히 입들만 살아가지구 거기서 상아가 돋아날것 같소? 손가락으로는 말안장을 들어내릴수 없는거요. 만약 늑대가 당신들의 양을 잡아먹었다면 당신들이 이렇게 편히 앉아서 입방아들을 찧을수 있겠소?”
모두들 사실 몽크를 동정하지 않는것은 아니였다. 그들도 늑대들이 몽크네 양을 다 잡아 먹고 겨우 6마리만 남겼다는것을 알고있었던것이다. 몽크네 양은 늑대들에게 놀라 혼이 나가있었고 몽크는 늑대들이 자기네 양을 숱해 잡아먹었다는것에 놀라 넋을 놓고있었다. 그때 사람들의 눈에 비친 몽크는 늑대에게 혼을 빼앗긴 불쌍한 양을 방불케 하였다. 몽크는 늑대에게 혼을 빼앗긴 6마리의 양을 우리에 몰아넣은후 문에큼직한 자물소리를 잠그고는 다시 집을 나서지 않았다.

2

이튿날아침, 마씨는 늑대잡이대원들을 인솔하여 카나스하기슭에 이르렀다. 그들은 멀리에서부터 한 사람이 강기슭에 앉아 가딱 움직이지 않고 넋을 잃은듯 수면을 응시하고있는것을 보았다. 그 사람이 바로 몽크였다. 그는 늑대무리에 숱한 양을 잃은후 빠이하바촌에 돌아가 장밤을 뜬눈으로 보냈다. 그는 자기가 이 몇년사이 늑대에게 양을 제일 많이 잃은 사람으로 되였다고 생각하니 도무지 동네사람들앞에서 머리를 들고다닐수 없을것 같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생각할수록 분한 생각만 들었고 그 분노가 속에서 사나운 파도로 되여 아픈 가슴을 후려쳤다. 몽크는 장밤 눈 한번 못 붙이고 낡을 밝혔다. 몽크는 큰 칼을 찾아들고 늑대를 찾아 복수를 하려고 길에 올랐다. 하지만 어데 가서 득대를 찾는단 말인가? 설레이는 파도는 쏴—쏴— 청승스럽게 울어대고있었는데 어쩌면 쉬지 않고 몽크를 비웃는것만 같았다. 몽크는 떨어버릴수 없는 굴욕을 느끼고있었다. 늑대는 이곳에서 배를 불리고 이미 다른 곳으로 양무리를 찾아 떠난듯싶었다. 몽크는 차츰 그곳에서 비애에 차 넋없이 양무리를 기다린다고 해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것을 알것 같았다. 몽크는 실망한 나머지 바위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싶었다.
이때 늑대잡이대오가 왔다. 몽크는 한줄기의 희망을 보는것만 같았다. 늑대잡이대오는 총으로 손쉽게 늑대를 쏘아 잡을수 있을것이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몽크는 단번에 가슴속에 서리고 서렸던 원한을 풀수 있을것 같았다. 몽크는 저도 몰래 힘이 솟구쳐 선뜻이 늑대잡이대오의 길안내를 하겠다고 자진해나섰다. 길에서 몽크는 늑대잡이대원들이 의론하는 말을 들었는데 다어르한이 있다면 긍정코 늑대를 단번에 쏘아죽일수 있을것이라는것이였다. 몽크는 빠이하바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다어르한이라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다어르한은 40여년이나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그만치 솜씨도 좋았다. 그의 손에서 목숨을 잃은 늑대가 얼마나 되는지 그도 모를것이였다. 몽크는 다어르한처럼 뛰여난 솜씨로 늑대를 족쳐버리고싶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늑대에게 목숨을 잃은 양들의 복수를 단번에 해치울수 있을것 같았다.
마씨는 몽크에게 어제 있은 일에 대하여 상세하게 물었다. 몽크가 입을 열었다.
“늑대무리에서 한 놈은 목에 흰털이 둘러져있었어요. 다른 늑대들은 모두 그놈의 눈치를 보며 행동했구요. 나의 양들이 강에서 늑대들에게 물려죽을 때 그놈은 강역에 서서 흥미있게 지켜보고있었어요. 마치 큰 령도가 부하들이 일하는것을 지켜보는듯 했지요.”
마씨는 목에 흰털이 둘러져있는 그놈이 긍정코 흰갈기늑대일것이라고 다시한번 판단했다. 마씨는 총가목을 으스러지게 틀어쥐였다. 마치도 흰갈기늑대가 곁에 숨어서 수시로 덮쳐들 위험이 있을가 잔뜩 긴장한듯한 태세였다. 흰갈기늑대에 대한 정확한 소문을 들은 마씨는 일면 기쁘기도 하고 일면 근심스럽기도 하였다. 기쁘다면 흰갈기늑대가 어디에 있는줄을 끝내 알아낸것이였다. 하기에 마씨에게는 정확한 공격목표가 생겼던것이다. 반면에 근심스러운것은 흰갈기늑대가 생각하던것보다 더 사나울수도 있을것이라는 점이였다. 마씨는 정말 흰갈기늑대를 마주한다면 어떻게 응부해야 할가를 두고 참답게 생각을 굴려보았다. 단번에 그놈을 쏘아죽인다는것은 어쩜 생각처럼 쉽지 않을수도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 만약 총을 쏘아 단번에 그놈을 죽여버리지 못하면 자기뿐만 아니라 전반 늑대잡이대오의 수치로 될것이 번연했다. 그렇다고 흰갈기늑대를 잡자던 계획을 포기할수는 없었다. 만약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굴욕적인 그 소문은 아얼타이의 구석구석을 파고들것이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마씨와 그의 늑대잡이대원들은 진짜로 명실공히 사람들앞에 얼굴을 들고다닐수 없는 “그림자가 없는 사람”으로 될것이였다.
마씨네는 손쉽게 늑대들이 양을 감춰둔 곳을 찾아냈다. 늑대는 확실이 교활한 짐승이였다. 그놈들은 죽은 양을 강에 있는 돌멩이밑에 감춰두었던것이다. 그렇게 감추면 새나 다른 동물들이 쉽게 발견할수 없었고 죽은 양에서 나는 냄새도 공기중에 떠돌지 않을수 있었던것이다. 그야말로 하나의 실수도 없게 보관했다고 할수 있었다. 하지만 전날밤에 한차례의 큰 비가 내려 물이 붇는바람에 양꼬리 하나가 돌밑에 삐쭉이 들어나왔다. 늑대잡이대원들이 한눈에 그 양꼬리를 발견하고 힘껏 잡아당기자 죽은 양 한마리가 통째로 끌려나왔다. 그들은 다른 돌멩이밑에서 죽은 양 몇마리를 순식간에 찾아냈다.
“당나귀 밑구멍에서 빠져나온것 같은 늑대란 놈, 교활하기는 도둑놈들 찜져먹겠네.”
마씨가 걸쭉하게 한마디 욕설을 퍼부었다.
몽크는 늑대들이 인차 죽은 양을 먹어버릴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여 그는 죽은 양들을 돌밑에서 빼내여 강역으로 끌어올렸다. 몽크는 늑대들이 그곳으로 돌아와 못내 실망할것이라 생각하며 저도몰래 잘코사니를 불렀다. 그때 마씨가 몽크를 막으며 입을 열었다.
“인젠 이곳이 바로 늑대무리가 죽은 양을 숨긴 곳이라는것을 확인할수 있소. 그러니 우리는 이곳에서 조용히 그놈들을 기다려야 하오. 늑대란 놈들은 모두 교활하기 그지없소. 하기에 죽은 양들을 모두 제자리에 가져다놓아야겠소. 자칫하면 그놈들이 의심하고 꼬리를 뺄수도 있으니까.”
몽크는 마씨의 말에 도리가 있다고 생각되였다. 하여 그는 아쉬움을 달래면서 죽은 양들을 가져다 물속의 돌멩이밑에 밀어넣었다.
마씨는 자세히 지형을 관찰했다. 산등성이뒤에 있는 몇개의 큰 바위는 그럴듯한 매복처로 될것 같았다. 늑대들이 돌아와 죽은 양을 먹으려고 할 때 늑대잡이대원들은 높은 지대에 서서 아래에 대고 총을 쏘아 늑대들을 소멸하기 쉬울것이였다. 계획이 서자 그들은 인차 몸을 움직여 매복지점으로 들어가서 총에 탄알을 제우고 늑대무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늑대들의 청각이 아주 민감하다는것을 알고있었다. 만약 늑대들이 죽은 양을 찾아 다가올 때 격발기를 노리쇠를 당긴다면 늑대들은 그 동정을 듣고 인차 도망칠것이였다. 하기에 늑대들이 죽은 양을 숨겨둔 곳으로 오기전에 탄알을 재워두었다가 늑대들이 다가들기만 하면 총을 쏠수있어야 했던것이다.
온 오전을 기다렸지만 늑대들의 그림자도 얼씬하지 않았다.
점심때, 몽크의 부친 아칸이 말을 타고 찾아왔다. 아칸은 아들 몽크네 양을 늑대가 물어갔다는 소문을 들은후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가만히 앉아만 있을수 없었던것이다. 아칸 역시 동네에서는 한다하는 오랜 사냥군으로서 30여년의 사냥경험이 있었다. 하기에 빠이하바에서 사냥을 꼽으라면 다어르한과 비슷하게 이름을 올릴수 있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늑대란 놈들들이 감히 아칸 아들네 양을 잡아먹었으니 아칸이 어찌 가만히 앉아만 있을수 있으랴. 아칸은 도무지 진정할수 없었다. 오랜 사냥경력이  있는 아칸으로서는 도무지 그같은 릉욕을 받아당할수 없었던것이다. 아칸은 오래동안 간수하여두었던 사냥총을 내리워 잘 닦아들고 단숨에 말을 달려 쫓아왔던것이다. 문을 나설 때 마누라가 아칸의 뒤에 대고 소리쳤다.
“어디로 가슈? 태풍을 만난 나무잎처럼 씽—씽— 날아서.”
아칸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카나스하루 가오. 늑대 잡으러.”
“안가면 안 돼요?”
마누라도 올해 늑대가 수없이 많이 나타났다는 소문을 들은지라 모름지기 근심이 나서 애원하듯 소리쳤다.
“안되지. 안가면.”
“왜 안돼요?”
“늑대란 놈들이 우리 몽크네 양을 잡아먹었다우. 그 애 겨우 20살을 넘겨서 바람할애비두 아직 그 애 머리에 쓴 모자를 날려보지 못했는데… 눈령감두 아직 그 애 신은 장화에 얼음 한번 얼궈보지 못했단 말이우. 그런 애숭이가 그래 이같이 엄청난 일을 혼자 받아당할수 있단 말이요? 그러니 애비인 내가 가서 그 애를 위로해야 할게 아니요? 그 애와 늑대잡이대원들을 도와 늑대를 잡아야 한단 말이우.”
“그런 일이네요. 좋아요. 그럼 가보세요.”
“그러이, 나는 가오.”
아칸은 소리치면서 말등에 뛰여 올라 두 다리를 말배에 딱 부쳤다. 말은 인차 마을을 벗어났다. 말이 껑충껑충 뛰여가는바람에 아칸은 발이 말등자에 비틀려 몹시 아파났다. 아칸은 잠간 발을 움직여 아픔을 달래다가 다시 두 다리로 말배를 꽉 조이며 채찍을 날렸다. 말은 눈 깜빡 할 새에 멀리로 뛰여갔다.
몽크는 그때까지도 카나스하기슭에 있었다. 몽크나 마씨는 모두 사냥에 깊은 경험이 없기에 늑대의 상대가 못되였다. 그들이 만약 맹목적으로 늑대와 대적을 한다면 의외의 일이 생길 가능성이 많았다.
카나하기슭에 다달은 아칸은 머리를 들어 저멀리 설산을 바라보았다. 그는 가슴속밑자락에서 한줄기의 힘이 솟구쳐오르는듯싶었다.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왜 이렇게 박절하게 늑대를 잡으려고 하는가?
가슴이 후둑후둑 뛰게 아칸의 등을 미는 답안은 바로 원한때문이였다. 늑대들이 아들 몽크네 양을 물어죽였기때문이였다. 하기에 아칸은 늑대를 잡아 아들 몽크를 위해 복수를 해야 했던것이다. 그외 또 다른 원인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수 없는 비밀 같은것이 한가지 있기는 했다.
근년에 와서 아칸은 늑대가죽이나 이발, 늑대대퇴골 같은것을 밀매하여 적지않은 돈을 벌었던것이다. 며칠전에 하바하현성의 장사군들이 인편에 소식을 전해왔는데 올해는 늑대가죽이나 늑대이발 그리고 늑대대퇴골이 모두 값이 폭등했다는것이였다. 거기다 올해 늑대들이 사처에 출몰한다는 말까지 얻어들은 아칸은 재간껏 솜씨를 펴서 늑대를 잡아 목돈을 벌어볼 생각이였다. 올해 수많은 늑대들이 출몰하여 목민들에게 일종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있지만 어쩜 아칸에게는 돈을 벌수있는 절호의 기회로 되는지도 몰랐다. 아칸은 이 기회를 놓지지 않고 늑대를 잡으리라 결심했던것이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제발로 찾아온 아칸을 보고 모두 기뻐마지 않았다. 어쩌면 물이 드디여 강에 흘러들고 양무리에 마침내 선두양이 생겼다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아무튼 그들에게는 든든한 의지가 생겼던것이다. 아칸은 늑대들이 물어죽인 양을 물속의 돌밑에 숨겼다는 말을 들은후 한껏 량미간을 찌프렸다. 아칸마저도 늑대들이 그처럼 교활할줄은 생각지 못했던것이다. 만약 강물이 불면서 양꼬리를 밖에 들어내지 않았더라면 누구도 늑대들이 물속에다 꿍꿍이를 꾸며놓았다는것을 몰랐을것이다.
마씨가 아칸에게 물었다.
“어쩌면 좋을가유? 우리는 이미 반나절이나 기다렸는데 늑대란 놈들이 여직 나타나지 않는구만유.”
아칸이 입을 열었다.
“그놈들이 어제 우리 아들네 양을 잡아 만포식했으니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은거겠지. 그러니 이렇게 반나절을 열번 더 기다려도 그놈들은 오지 않을거네.”
마씨는 얼굴에 짙은 근심을 담아들고 아칸을 바라보면서 다급히 물었다.
“그럼 우리 어찌하면 좋을가유?”
아칸이 시무룩히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지만 그놈들은 스스로 어찌해야 할지를 잘 알걸세. 그놈들은 진작 자네들이 찾아올것을 짐작했을걸.”
늑대잡이대원들은 모두 이상한 눈길로 아칸을 바라보았다. 자기들이 길에서 발자국도 저겨디디며 그렇게 조심했는데 늑대들이 어떻게 그 동정을 알수 있는가 하는 의아한 눈길들이였다. 그들은 마씨의 충고대로 길섶에다 오줌을 누지 않았고 침 한방울 뱉지 않았으며 지어는 길에 난 발자욱마저 나무잎으로 살살 쓸어서 지우며 왔던것이다. 그런데도 늑대가 그들의 동정을 알아냈단 말인가?
아칸이 마씨네를 보고 물었다.
“자네들, 바람에는 신경을 썼댔나? 사냥군이라면 응당 첫해에 바람소리를 든는법을 배워야 하고 구름을 보는법을 배워야 한다네. 자네들은 바람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늑대란 놈들은 아닐걸세. 그들은 바람을 자기들의 생명의 끈으로 생각하고 단단히 잡고있다네. 어쩌면 바람에 의지해 살아간다고도 할수 있지.”
늑대잡이대원들은 그제야 자기네들이 근본 바람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않았다는것을 의식하게 되였다. 하지만 늑대잡이대원들은 응당 어떻게 바람에 주의를 돌려야 하는지를 모르고있었으며 바람을 방심하면 어떤 후과가 초래된다는것도 알지 못했다. 아칸은 늑대잡이대원들을 보고 두손을 높이 쳐들어 손으로 바람을 느껴보라고 했다. 잠간후 그들은 모두 손을 내리우고 손에 바람이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바람은 어느새 그들의 손을 차갑게 해주던것이다.
아칸은 바람을 마주하고 섰다. 어쩌면 바람을 향해 일종의 경건한 의식을 하는것만 같았다. 누군가 바람을 알고있다면 그것은 그가 바람을 존경하기때문일것이다. 누군가 바람을 알고 그 바람을 존경한다면 곧 바람을 리용할줄 할게 될것이다. 누군가 바람을 잘 리용하기만 한다면 그는 바람으로부터 크나큰 보답을 받게 될것이다. 아칸은 손으로 카나스하곡아래쪽에 있는 산기슭의 평지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기를 보라구. 얼마나 평탄한가. 바람은 저기까지 불어간후 앞으로 더 나아가지 않구 자취를 감출걸세. 그래서 늑대들은 저 부근에 숨기를 좋아할거구. 그것은 자기들의 냄새가 바람에 날려 다른 곳에 퍼지는것을 막기 위해서겠지. 다른이들이 냄새마저 맡지 못하는 곳에 숨에서 태평성세를 누리려는거겠지. 어쩌면 그놈들이 지금 어딘가에 숨어서 자네들이 자리를 뜨기를 기다리고있을지도 몰라.”
한 늑대잡이대원이 물었다.
“늑대들이 어떻게 우리가 이 곳에 있는줄을 알가요?”
“자네들은 지금 바로 바람이 통하는 길목에 있지 않는가. 바람이 자네들의 냄새를 실어다준거지. 늑대들은 그렇게 자네들의 냄새를 맡고 자네들이 지금 이곳에 있다는것을 아는거구. 그놈들은 긍정코 저 평지부근의 어느곳에 숨어있을걸세.”
바람도 사람들의 행적을 폭로할수 있구나.
늑대잡이대원들은 갑자기 뭔가를 터득하는듯싶었다. 따라서 늑대들의 교활함에 다시한번 놀라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 늑대야말로 신출귀몰하는 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사람은 웬간해서 늑대를 쫓아잡을수 없겠지만 늑대는 어느 순간 어느곳에서 불쑥 뛰여나와 사람을 공격할수도 있는것이였다. 참으로 다행이였다. 만약 아칸이 이런것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늑대잡이대원들이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늑대란 참으로 무서운 짐승이구나.
마씨는 스멀스멀 밀려드는 공포를 떨쳐버릴수 없었다. 하지만 또 반면에 강한 승부욕이 파랗게 머리를 쳐드는것도 어쩔수 없었다.
흰갈기늑대도 꼭 저 무리에 있을것이다. 바로 저기서 늑대무리를 지휘하여 사람들과 싸워이기려고 할것이다.
마씨는 산기슭의 넓은 평지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나무와 돌멩이와 흙언덕 외에 다른 물건이라고는 없었다.
늑대는 어디에 숨은것일가?
마씨는 이미 테레크목장에서 흰갈기늑대의 흉악함을 경험한적이 있는지라 만약 정말 그놈이 이 늑대무리를 지휘한다면 긍정코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을 교묘한 곳에 몸을 숨겼을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씨는 늑대들이 비록 눈에 뜨이지는 않지만 꼭 평지부근의 어느 곳에 몸을 숨기고있을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마씨의 눈앞에는 또 흰갈기늑대의 교활한 눈길이 떠올랐다. 그 눈길은 마씨를 다시 공포에로 몰아갔다. 어쩌면 머리우에서 한들거리는 예리한 보검이 당금 머리에 떨어질것만 같이 조마조마한 심정이였다. 마씨는 흰갈기늑대가 속시원히 눈앞에 나타났으면 그래도 숨통이 트일것 같았지만 일면 또 흰갈기늑대가 정말 자기들을 덮칠가봐 두렵기도 했다. 흰갈기늑대가 나타나면 마씨는 잽싸게 방아쇠를 당길것이지만 단번에 그놈을 명중하지 못할가봐 두려웠던것이다.
아칸은 마씨의 복잡한 심사를 환히 꿰뚫어보는것 같았다. 그는 벙글써 웃으며 마씨에게 물었다.
“자네, 두려운거지?”
마씨는 아칸이 자기를 겁쟁이라고 할것 같아 인차 발뺌을 했다.
“아, 아니요.”
아칸이 말을 이었다.
“말의 심사는 발굽에서 보이고 사람의 심사는 얼굴에서 보이는거라네. 자네의 얼굴에 지금 나 무섭수 하구 쓰여져있다네.”
마씨는 더 이상 아칸을 속이고싶지 않아 속내를 들어내보였다.
“그래유, 웬지 흰갈기득대가 정말 무섭단 말이예유, 그놈은 보기 드물게 흉악하거든요.”
아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들이 테레크목장에서 이미 그놈을 만났더랬다지? 나두 그 소문을 들었네.”
“그래요, 우리는 그때 그놈을 함정에 빠뜨렸댔어유. 총으로 단번에 그놈을 쏴죽일수도 있었쥬. 하지만 그놈은 끝내 도망친걸유.”
아칸이 알겠다는듯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어르한이 떠난후 그놈이 곧 도망을 쳤더랬지?”
“그래유.”
“음… 만약 다어르한이 떠나지 않았더면 그놈이 도망치지 않았을수도 있었겠네. 다어르한이 떠나자 마자 그놈이 도망친걸보면…”
“다어르한 그 사람의 몸에서는 늘 흉악한 빛이 흐른다니까요. 흰갈기늑대도 그 점을 느꼈던가봐요. 그래서 다어르한이 떠나자마자 시름놓고 도망친것 같아유.”
아칸이 다시한번 머리를 끄덕이며 “아마 그럴걸세.” 하고 말했다. 아칸은 그런 점까지 인차 터득하는것을 보면 마씨도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되였다.
마씨가 아칸에게 말했다.
“나는 꼭 흰갈기늑대를 잡을거예유. 그놈이 바로 저 아래에 있을거니까.”
아칸이 마씨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럴수도 있겠지.”
마씨는 애원하는듯한 목소리로 아칸에게 물었다.
“어서 말씀 좀 해보세유, 우리 지금 어떻게 해야 할가유?”
아칸이 대답했다.
“방법이라… 아마두 먼저 그놈을 유인해내야 하겠지?”
늑대잡이대원들은 그 말에 모두 흥분하기 시작했다. 만약 정말 흰갈기늑대를 유인해낼수 있다면 그들은 그놈에게 통쾌하게 총알세례를 안겨줄것이였다. 흰갈기늑대가 아무리 교활하다고 해도 비발치느듯 날아드는 총알은 피할수 없을것이니까. 아칸은 늑대잡이대원들을 바라보며 모두들 자기의 지휘에 따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말 그대로 흰갈기늑대를 대처하기 쉽지 않을것이요, 만약 그놈을 정말 쏘아죽인다고 해도 그렇게 현명한 방법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놈이 죽으면 자칫 사람과 늑대 간의 기나긴 혈전이 시작될수도 있다는것이였다. 지난날일을 돌이켜보아도 사람은 언제나 원한에 찬 늑ㄹ대들의 보복적인 진공을 받아당할수 없었던것이다. 만약 늑대들이 정말 원한이 골수에 사무쳐서 사람에게 보복을 할라치면 사람은 십중팔구 목숨을 보존하기 어려웠던것이다. 하기에 흰갈기늑대를 죽이지 않고서도 늑대무리를 쫓아버릴수 있으면 극력 그 방법을 택하는게 명지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놈들을 쫓아서 더 이상 양을 손해보지 않으려는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것이였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아칸이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를 알수 없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칸은 강가에 앉아서 하염없이 협곡쪽을 바라보았다. 뽀얀 안개가 산을 먹어버려 산에 난 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산에 워낙 길이 없는듯 느껴지기도 했다.
목장을 드나드는 소와 양은 반드시 그 산길을 지나야 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이면 산길은 눈속에 누워 묵묵히 이듬해 다시 나타날 소나 양을 기다렸다. 평소 산길은 늘 고요했다. 오직 늑대가 나타나야만 산길은 잠간씩 북적거렸다. 늑대는 문뜩문뜩 나타나서 소나 양을 덮치군 했다. 하기에 해마다 몇마리의 소나 양들이 이 길에서 목숨을 잃군 하였다. 길은 소리없이 멀리로 뻗어가고 그 길을 오가는 적지 않은 소와 양들이 해마다 늑대들에게 목숨을 잃었다.
마씨가 아칸에게 물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가요?”
아칸은 잠간 생각을 굴리더니 몽크와 한 늑대잡이대원을 불러다가 방법을 대서 양 몇마리를 그곳까지 몰아오라고 분부했다. 양이 있으면 늑대들을 유인해낼수 있다는것이였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말을 타고 마을로 돌아갔다.
두시간후, 그들은 다시 카나스하곡아래쪽에 나타났다. 그들은 몽크네 집에 남아있는 여섯마리 양을 몽땅 몰아왔다. 그들은 떠날 때 아칸이 분부한대로 양을 카나스하곡에 몰아넣고 걸음을 멈추었다. 양들은 유유히 풀을 뜯기 시작했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그곳에서 아칸의 기별을 기다렸다. 딱히 할 일도 없는지라 그들은 한담을 시작했다.
몽크와 늑대잡이 대원이 하곡에 들어서서 얼마 안되여 아칸과 늑대잡이대원들은몽크네 뒤를 따라 하곡에 들어가는 늑대무리를 발견하게 되였다. 20마리는 실히 될것 같았다. 그놈들은 몸을 한껏 낮추고 어슬렁어슬렁 몽크네를 따랐던것이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바로 아칸이 늑대를 유인하기 위해 던진 미끼였던것이다. 늑대들이 나무잎과 바위에 의지해 몸을 숨기며 따라왔기에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오래동안 그놈들을 발견하지 못했던것이다.
아칸과 늑대잡이대원들은 진작 늑대무리를 발견하고 주시하고있었다. 늑대무리가 비록 조용히 몽크네를 따라왔지만 행동만은 여간만 날렵하지 않았다. 그놈들은 한 굽이를 에돌자 삽시에 자취를 감춰버렸다.
“늑대무리가 안 보여요.”
    한 늑대잡이대원이 놀라 소리쳤다. 잠간후 그들은 늑대무리가 길 다른쪽에 있는것을 발견했다. 늑대무리는 굽이를 돌면 자기들의 행적이 발견될가봐 눈 깜빡 할 새에 길 다른쪽에 들어섰던것이다. 늑대무리는 산등성이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행동이 날렵했던것이다.
마씨는 늑대무리에 흰갈기늑대가 있는가를 살폈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똑똑히 볼수 없었다. 그때 한 늑대잡이대원이 또 소리쳤다.
“늑대무리가 또 없어졌어요.”
모두들 도정신해서 여기저기를 살폈지만 늑대무리는 과연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하곡에는 몽크와 그와 함께 간 늑대잡이대원과 몽크네의 6마리 양이 어렴풋이 보여올뿐이였다. 한참후에야 아칸네는 늑대무리가 로반아래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음을 옮기는것을 볼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자기들의 뒤를 따르는 늑대무리를 의식하지 못하고있었지만 그놈들은 고도의 경각성만을 가지고있었다. 그놈들은 길 한쪽으로 한동안 걸음을 옮긴후 인차 로선을 바꾸어 들어서군 했다. 늑대무리는 그 같은 경계심으로 자기들에게 미칠 어떠한 상해도 미연에 방비했던것이다.
늑대무리는 천친히 수림속에 들어섰다.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아칸은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늑대들이 참으로 창궐하단 말이요, 창궐해. 분명 사람이 있는것을 알면서도 기어코 양을 잡아먹으려고 뒤를 따릊니 말이요.
마씨는 여진히 흰갈기늑대가 생각나서 아칸에게 물었다.
“저 놈들속에 흰갈기늑대가 있을가요?”
아칸이 입가에 웃음을 띠우고 말했다.
“보통 늑대도 대처하기 힘들어하면서 흰갈기늑대를 찾다니…”
마씨가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아래말을 이었다.
“며칠전에 테레크목장에서 다어르한은 흰갈기늑대가 바로 늑대왕이라는것을 알고있었어유. 하지만 그는 나에게 그 점을 알려주지 않았기에 나는 그저 그놈과 어깨를 스쳐지났을뿐이쥬. 나는 기어코 그놈을 죽여버릴거예유. 맹세해유.”
마씨의 말을 듣고 아칸이 입을 열었다.
“맹세는 그렇게 쉽사리 하는게 아니라우. 이발은 어떻게 해도 칼로 변할수 없거든. 맹세만으로는 하늘을 떠받칠수 없는거라우. 하물며 그놈이 흰갈기늑대인데야. 어쩌면 자네는 며칠전에 이생에서 마지막으로 흰갈기늑대를 만난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라우. 후에는 다시 흰갈기늑대를 만날수 없을지도 있다는거지. 나는 30여년이나 사냥을 했지만 한번도 흰갈기늑대를 본적이 없다우.”
아칸의 말을 들으며 마씨는 가슴속밑자락으로부터 머리를 쳐드는 잔잔한 아픔을 느꼈다. 그 시각 마씨는 다어르한이 흰갈기늑대를 바라볼 때의 그 고통스럽고 차디찬 눈길을 떠올리고있었던것이다.
다어르한은 40여년이라는 사냥경력을 가지고있었다. 하기에 그 자신도 자기의 총에 맞아 죽은 늑대가 얼마나 되는지를 헤아릴수 없었다. 그런데도 다어르한은 왜 흰갈기늑대를 보면서 얼굴에 그 같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을가? 마씨는 눈길을 수림에 들어선 늑대무리에게 돌렸다. 마씨는 더 이상 다어르한이 늑대를 바라볼 때의 그 눈길을 떠올리고싶지 않았다. 마씨는 속으로 다어르한의 종잡을수 없었던 그 눈길은 일종의 무서운 사실을 예고하는것이였을것이라고 짐작했다. 마씨는 그 무서운 사실이 무엇인지를 딱히 찍어 말할수는 없어도 심리적인 예감은 아주 강렬했으며 그 느낌 또한 사뭇 불길한것이였다. 마씨는 한숨을 내쉬면서 속으로 자신을 달랬다.
그래, 더 이상 그놈을 생각하지 말자. 흰갈기늑대란 그 존재 자체가 상세롭지 못한것이니까.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그것은 다어르한이 당해야 할 몫이니까 나하구는 아무 관계도 없는거야.
마씨는 수림에 있는 늑대무리를 오래도록 지켜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목에 흰갈기를 가진 늑대를 발견할수 없었고 그의 눈앞에도 다시는 다어르한의 착잡한 눈길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씨는 그 늑대무리에 흰갈기늑대가 없다고 단정하려고 애를 썼다.  마씨는 이번 걸음에 꼭 흰갈기늑대를 잡겠다고 맹세했었지만 도무지 희망이 없을것 같았다. 그렇게 마음을 잡자 마씨는 어딘가 실의감 같은것이 몰려왔다.
늑대잡이대원들은 한시급히 늑대무리를 향해 공격을 개시하고싶어했지만 아칸이극력 막아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급해할것 없소. 아직 그놈들이 우리와 멀리 떨어져있으니까. 만약 지금 뛰쳐나간다면 자네들이 아직 그놈들곁에 다달으지도 못했을 때 그놈들이 먼저 알고 도망갈거요. 그놈들은 소나 양이 목장에 들어가기를 기다려 긍정코 오래동안 수림에 매복해있을것이요. 올해 날씨는 늦도록 그렇게 따듯해지지 않는구만. 그래서 양무리들이 며칠 늦게야 목장에 들어가게 되는게지. 늑대들은 목장에 들어오는 양무리들을 기다리느라 진작 굶주림에 처해있을것이요. 그래서 어제는 미친듯이 몽크네 양을 잡아먹은거구.”
마씨가 아칸에게 다잡아 물었다.
“그놈들이 어제 양고기를 배불리 먹었겠는데 왜 오늘도 물러가지 않는거죠?”
“그놈들이 어제 양을 잡아 배불리 먹고서도 아직 물러가지 않는것은 올해 여름나이준비를 하기 위해서라오. 그놈들은 수많은 양무리나 소무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것이지. 만약 양무리나 소무리가 나타나면 방금처럼 슬그머니 꽁무니를 따라서 그들이 어니 목장으로 가는가를 살피는게지. 그놈들은 소나 양무리가 목장에 들어서기를 기다렸다가 긴긴 여름을 가면서 한마리한마리 잡아먹으려는것이지.”
“참, 늑대 그놈들이 흉악하기도 하군요.”
“그럼, 늑대들은 바로 그 흉악함으로 이 세상에 살아남는거라오. 그놈들이 방금빠져나온 그 수림은 바로 협곡우에 있는것이라오. 소나 양들은 목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협곡을 지나야 하지. 늑대들은 소나 양이 그곳을 지날 때를 기다렸다가 조용히 따라서는거라오. 올해는 날씨때문에 소나 양이 목장에 들억서는 시간이 여느해보다 늦어진것이지. 하지만 그놈들은 여전리 이곳에서 지나가는 양이나 소무리를 기다리려고 할것이요. 만약 소나 양들이 목장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며칠 더 연기된다면 그놈들은 어제 물속에 숨겨놓은 양고기를 다 먹어도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어려울것이요. 그럼 그놈들은 저마다 맥이 빠져서 몸을 지탱하기마저 힘겨울테지. 하지만 그놈들의 눈길만은 여전히 평소와 꼭같이 서리발칠것이요. 그놈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가슴에 심어둔 신념을 불꽃처럼 활활 불태울것이니까. 늑대들은 곤난에 처할수록 더욱더 야성을 들어낸다오. 하기에 아무리 굶주린 상태라고 해도 순간적으로 목표를 향해 맹공격을 할수 있는것이지. 하지만 그놈들은 몸을 숨기고있을 때는 굶주림에 당장 쓸어질듯싶어도 아무 소리 내지 않는다오. 가끔은 적당한 기회를 노리기 위하여 바람이 불어치고 폭풍우가 쏟아져도 지어는 겨울에 한기가 뼈속까지 슴여들어도 꼼짝하지 않는다오.”
“그점에서 늑대들은 사람과 비슷하쥬?”
“어쩜 사격수들이 늑대들에게서 일종의 계발을 받았는지도 모르지. 전장에서 사격수들은 매복하고있을 때 어떤 일이 있어도 꼼짝 움직이지 않는다오. 목표물이 나타날 때까지 말이요.”
“그럼 우리 지금 어떻게 하면 좋을가요?”
“물론 조심해야지. 워낙 그놈들은 한자리에서 계속 소나 양무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려고 했을것이요. 몽크네와 6마리의 양이 나타나기전까지는 말이요. 하지만 몽크네 일행을 보고 그놈들은 목장에 들어가는것이라 착각하고 따라붙은거지. 그래서 늑대들을 너무 창궐하다고 하는것이요. 분명 사람이 함께하는것을 보면서도 그렇듯 대담하게 따라붙는것을 보면 그놈들이 꼭 무슨 음모궤계를 꾸미고있는것이요.”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왔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일순 온몸을 오스스 떨었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듯싶었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양을 몰고 아칸네가 매복해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이때 토끼 한마리가 마른 풀속에서 뛰여나왔다. 그놈은 부근에 늑대가 어슬렁거리는것을 모르고있었다. 하기야 늑대무리가 줄곧 바기의 몸을 숨겨왔으니 토끼가 늑대의 동정을 느끼지 못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토끼가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이미 늑대무리에 들어선 다음이였다. 토끼는 늑대가 제일 잡아먹기 좋아하는 작은 동물이였다. 토끼의 속도가 비록 아주 빠르다고는 하지만 늑대앞에서는 그야말로 번데기앞에서 주름잡기였다. 늑대는 잠간 새에 토끼를 따라잡아서는 그 예리한 발톱으로 죽어라 토끼를 눌러 숨도 바로 쉴수 없게 만들었다. 토끼는 비록 몸뚱이가 작지만 그 고기는 아주 맛이 있었다. 늑대는 토끼를 잡아먹은후 오래도록 그 고소한 고기맛을 며칠씩 음미하군했다.
마른 풀속에서 뛰여나온 그 토끼는 실로 스스로 늑대아가리에 들어간셈이였다. 하지만 이상한것은 늑대들이 그 토끼를 인차 닾치지 않고 되려 못본듯이 강가의 수림으로 들어가버리는것이였다. 늑대무리는 그렇게 또 한번 수림에 몸을 숨겼다.
아칸의 얼굴에 어두운 기색이 실리기 시작했다. 만약 그때 늑대가 토끼를 잡아먹었더라면 그 기회를 빌어 그놈들의 약점을 파악할수 있을것이고 그놈들을 소멸할수 있다는 신심을 굳혔을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늑대들이 스스로 찾아든 먹이를 놓아버린것이다. 아칸은 수림속으로 들어간 그 늑대들이 초능력을 가진 킬러처럼 느껴졌다. 그놈들은 소리없이 위험에서 벗어났던것이다.
늑대도 아칸도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늑대도 아칸도 이미 보이지 않는 전술을 쓰기 시작했던것이다.
마씨가 감탄했다.
“늑대가 참 침착하게 행동하네유.”
아칸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저놈들의 무리에두 침착하지 못한 놈이 있을거네. 그놈은 꼭 눈앞에서 들까부는 저 토끼를 잡아먹고싶겠지. 그러나 다른 놈들이 랭정하고 분노에 찬 눈길로 자기를 쏘아보고있으니 감히 손을 쓰지 못하고있는거지. 지슴쯤은 토끼도 사실 무엇인가를 느끼고 놀라서 혼이 구중천으로 올라갔을걸세. 묘하게도 그놈 역시 약은 놈이라  진작 늑대들이 오늘은 자기를 잡아먹지 않을거라고 판단한거야. 그래서 도망칠 용기가 생긴거구. 생각해보게. 토끼가 얼마나 시름놓구 뛰여서 인차 종적을 감추던가. 늑대가 일부러 토끼를 놓아준것은 바로 무리들속에서 절대적인 안정을 유지하려는 심사에서이지. 그리구 또 한가지, 그놈들은 자기들이 토끼를 잡으려고 허둥거리는 사이 바람이 자기들의 냄새를 멀리로 실어갈것이라는것까지 예측한거야. 그러면 미각이 예민한 동물들은 멀리에서도 늑대냄새를 맡을수 있거든. 수림에 사는 새들도 늑대를 보고 당황망조해서 우짖어댈거구. 이러한 상황은 모두 늑대들의 정체를 세상에 알리게 되는거지. 그러면 며칠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수 있으니 그놈들은 바로 그것을 미연에 막으려는것이지. 늑대는 어떤것을 놓아서 어떤것을 얻어야 한다는 리해득실을 제일 잘 아는 동물이라고 할수 있는거지. 이 같이 관건적인 시각에 늑대들은 작은 토끼를 놓아서 큰것을 얻으려는 장원한 타산을 한거지.”
마씨는 아칸의 분석에 진심으로 탄복하는듯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는 아칸의 사냥솜씨가 전혀 다어르한에 짝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마씨는 자기를 도와주려고 하지 않고  멀리로 가버린 다어르한에 대하여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황차 진심으로 자기를 도와주려고 찾아온 아칸이 곁에 있는데야. 아칸이야 말로 자기와 제일 가까이에 있는 진실한 사냥능수였던것이다.
산골짜기를 가로 지난 오솔길에서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잠간 걸음을 멈추고 양들이 풀읋 뜯게 하였다.
아칸이 생각하건대 늑대는 양들이 길에서 움직일 때는 절대 덮치지 않을것이였다. 하지만 양들이 걷지를 않고 머리를 숙여 풀을 뜯는다면 상황은 달라지게 되는것이였다. 양들이 풀을 뜯느라 경계심을 늦춘 그 기회를 타서 늑대는 손쉽게 양들을 물어죽일수 있는것이였다. 그런 생각에서 아칸은 몽크에게 길에서 양들을 산골짜기에 몰아넣어 풀을 뜻게 하라고 미연에 분부를 해두었던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늑대무리를 사격이 가능한 구역에 유인해드릴수 있는것이였다. 비록 늑대무리를 유인해들인다고 해도 아칸은 늑대잡이대원들이 꼭 늑대무리를 소멸할수 있다고는 믿지 않았다. 아칸은 늑대잡이대원들의 솜씨를 그닥 믿지 않았던것이다. 하기에 아칸은 딱히 늑대무리를 소멸하려는 생각보다도 그놈들을 크게 놀래워 목장이 보다 안정되게 하려는 타산을 더 많이 했다.
갑자기 한 늑대잡이대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빨리 저기 늑대무리뒤쪽을 보세유, 흰갈기늑대가 있어유.”
모두들 그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늑대무리뒤쪽에 있는 바위우에 늑대 한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는데 목에 둘러진 흰털이 유표하게 눈을 파고들었다. 흰갈기늑대가 틀림없었다. 모두들 흥분으로 들끓었다. 흰갈기늑대가 관연 늑대무리에 있었던것이다. 그놈은 쉽사리 무리를 떠날수 없었던지 멀리로 도망가지 않았던것이다. 마씨는 흰갈기늑대를 뚫어지게 쏘아보며 일행의 의론을 들었다. 하지만 마씨는 정작 한마디도 삐치지 않았다. 흰갈기늑대는 마씨에게 굴욕을 안겨준 원흉이였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그놈을 쏘아죽이고싶었다. 하지만 마씨는 사실 단번에 그놈의 명줄을 끊어버릴 자신이 없었다. 하기에 그는 스스로 “참자, 참아!”  하고 자신을 달랬다. 참기만 하면 어느땐가 확실핟게 그놈의 명줄을 끊을수 있는 기회를 만났을수 있을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생각을 고쳐먹자 흰갈기늑대를 바라보는 눈길이 약간 순해졌다. 마씨는 흰갈기늑대가 바위우에 허리를 납짝 붙이고 누워있는 모양을 이윽하니 바라보았다. 흰갈기늑대도 어딘가 불쌍한데가 있다는 생각이 순간 머리속에 떠올랐다. 워낙 그놈도 다른 어미늑대들처럼 굴에 들어가 새끼 낳을 시간을 기다려야 했을것이다. 하지만 흰갈기늑대는 테리크목장에서 함정에 빠지는바람에 수컷이 파놓은 늑대굴을 잃고 이렇게 류랑의 길에 오르게 되였던것이다. 하지만 그놈은 필경 늑대왕인지라 이 무리에서도 여전히 다른 놈들의 보살핌을 받을수는 있는것이였다.
흰갈기늑대는 바위우에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른 놈들도 수림에 엎드려 움직이지를 않았다. 늑대는 보통 오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각 늑대들은 그런것은 고려없이 흰갈기늑대의 명령을 조용히 기다리고있는것 같았다. 그놈의 명령에 따라 뭔가를 기다리고있는듯싶었다.
몽크와 그와 함께 한 늑대잡이대원은 어딘가 조급증이 일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수시로 아칸과 다른 늑대잡이들이 매복해있는쪽을 곁눈질 했다. 하지만 아칸은 여전히 가타부타 말이 없는지라 얼지로 아무 큰심도 없는듯한 강가에서 한담을 했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들은 그때까지도 뒤에 늑대무리가 따른다는것을 모르고있었다. 하지만 아칸은 양을 발견한 늑대무리는 언젠까지라도  그들을 따르다가 갑자기 앞에 나설것이라고 판단했다. 늑대들은 몽크네를 따르기만 하면 언젠가는 더 많은 양들이 있는 목장이 나질것이라고 믿고있을것이기때문이였다. 만약 수많은 양들이 욱실거리는 목장을 찾지 못한다손쳐도 조용히 몽크네를 따르기만 하면 그들이 몰고가는 6마리의 양을 잡아먹어도 수지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늑대들에게 있어서 이 시각 양은 제일 큰 유혹으로서 어느놈이든 군침을 흘리지 않을수는 없을것이였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아칸이 뭐라고 지령을 내리기를 내심하게 기다렸다. 하지만 산골짜기는 여전히 그처럼 조용했다. 아칸네는 어쩌면 새로운 계획을 짜고있는지도 모를 일이였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왔다가 조용히 그들을 스쳐버렸다. 카나스하도 출렁출렁 노래를 부르며 어디론가 급히 흘러가고있었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자기들의 모든것이 늑대들을 유인하기 위한것이라는것이 들통 나는것을 두려워하는듯 일부러 목소리르 높여 웃고 떠들었다. 그러다가도 애들처럼 쫓거니 쫓기거니 분주히 돌아치기도 했다. 그들의 목적은 늑대들로 하여금 자기네가 늑대무리를 발견하지 못하고있다고 착각하게 하려는것이였다. 그렇게 해야만 늙대무리가 자여스럽게 자기들이 느린 올가미에 머리를 들이밀것이라 생각했던것이다.   
늑대무리는 수림에서 오래도록 다른 동정이 없었다.
늑대와 사람은 서로 자기들만의 기나긴 기다림에 지쳐있었다. 물론 늑대들이 기다리는것은 사람이 기르는 양일것이고 사람들이 기다리는것은 그 양을 호시탐탐 노리는 늑대무리에 통쾌하게 총을 쏠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것이다.
적막한 기다림속에는 서슬 푸른 살기가 숨어 숨쉬고있었다.

3

아칸과 마씨는 한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아칸은 마씨가 이미 60살을 넘겼다는 말에 놀랐다. 마씨는 이번에 늑대잡이대오의 대장을 맡게 된것은 사실 자기가 소원해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마씨는 이미 60살을 넘긴 사람으로서 응당 생명을 죽이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고 집에서 차분히 여생을 보내면서 건강관리나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령도들이 기어코 자기를 대장으로 뽑는바람에 어쩔수 없이 늑대잡이에 나서게 되였다고 했다. 이번에 늑대잡이를 시작한후 마씨는 늑대를 잡기 쉽지않고 자칫하면 목숨마저 잃을수 있다는것을 다시한번 절감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마씨는 이번 걸음이 점점 더 속수무책으로 느껴졌다.
어제밤, 마씨는 사실 빠이하바로 다녀왔었다. 가서 아칸에게 어떻게 하면 늑대를 소멸할수 있는가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던것이다. 동네사람들은 아칸이 30여년이나 사냥을 했ㄷ기에 경험이 매우 풍부하여 빠이하바촌에서는 또 하나의 다어르한이라고 할수 있다고 긍정했던것이다. 하기에 아칸을 늑대잡이대오의 코치로 모실수 있다는것이였다.
마씨는 사실 투바인과 카자흐인의 생활에 대하여 깊은 료해가 없었다. 마씨는 즉시 아칸네 집을 찾아가 늑대잡이대의 코치로 되여달라고 간청하려고 했다. 그때 동네의 한 목민이 마씨를 막아나서며 “하늘의 구름도 흘러가면 그림자를 보이는데 사람이 친구네 집을 찾아가면서 어찌 아무 뜻도 보이지 않을수가 있는가”고 말했다. 뜻인즉  절대로 빈손으로 찾아가면 안된다는것이였다. 그 목민은 마씨를 도와 설탕과 전차 그리고 흰술을 마련해주었다. 마씨는 그것들을 들고 아칸을 찾아갔었다. 마씨는 아칸을 만나자마자 조심스럽게 늑대잡이대오의 코치를 맡아달라고 말을 꺼냈다. 그때 아칸은 한창 늑대가 몽크네 양을 물어죽여서 끌고 간 일을 두고  상심해하고있었다. 하여 다른 일이 귀찮게 느껴져서였던지 “생각이 없다.”고 한마디로 잘라버렸다. 마씨가 아무리 간청을 해도 아칸은 여전히 머리를 저으며 “안돼, 싫다구.” 하고 잡아뗐다. 마씨는 돌아가서 어떻게 대원들의 얼굴을 마주할가를 생각하니 근심이 앞서서 다시한번 아칸에게 말했다.
“만약 정말 친히 나설수 없다면 방법이라도 대주면 안돼유? 그것두 안된다면 내 이 대장노릇을 어떻게 해먹으란 말이쥬? 돌아가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란 말인가유.”
마씨의 간청에 잠간 뭔가를 생각하던 아칸이 입을 열었다.
“자네들 카나스하쪽에 가서 살펴보게. 늑대들이 몽크네 양을 잡아갔는데 절대 다 먹어치웠을수는 없네. 그러니 긍정코 어디엔가 숨겨두었을테지. 그놈들은 배가 고프면 그리로 가서 먹을것이네. 자네들은 늑대들이 죽은 양을 숨겨둔 곳을 찾아내여 그 부근에서 늑대들이 오기를 기다려야 하네. 어쩌면 자네들은 늑대무리를 손쉽게 만날수도 있을것이네.”
아칸의 말을 들으며 마씨는 보물이라도 얻은듯한 심정으로 연신 감사하다고 사례했다. 아칸은 마씨에게 정말 늑대무리가 나타나더라도 꼭 시기가 성숙되였을 때 공격을 개시하라고 당부했다. 만약 시기가 아닌되도 공격을 시작했다가는 적잖은 시끄러움을 초래할것이라고 했다. 아칸은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았던지 날아나간 탄알은 돌아올수 없으니  꼭 자기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마씨가 아칸에게 어떤 정황하에서 능히 공격할수 있고 어떤 정황하에서 공격하면 안되는가고 물었다. 아칸이 시무룩히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 나도 여기서 알수 없지. 그런것은 정황을 봐가면서 판단해야 하니까.”
그 바람에 마씨는 더 이상 캐여물을수도 없었다. 마씨는 아칸에게 다 한번  사례하고는 돌아와 대원들을 이끌고 인차 카나스하로 왔던것이다.
한편 마씨를 돌려보낸후 아칸은 아무리 생각해도 몰려드는 근심을 털어버릴수 없었다. 카나스하쪽에서 늑대의 화를 입었다는 엄연한 사실은 뾰족한 송곳으로 되여 아칸의 가슴을 찍어댔던것이다.
아칸도 지난 가을부터 올해 봄 사이에 놀랍게도 많은 늑대가 창궐하게 활동한다는 풍문을 들던것이다. 하지만 아칸을 포함한 빠이하바촌의 모든이들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늑대들이 어떻게 설쳐대고있느지를 잘 모르고있었다. 아칸은 진짜 “놀랍게도 많은 늑대가 창궐하게 활동”해서 사람들이 공포에 떠는지 아니면 그냥 “놀랍게도 많은 늑대가 창궐하게 활동”한다는 소문에 그냥 두려움에 떠는지도 확신할수 없었다. 하지만 테레크목장에 흰갈기늑대가 출몰했었고 카나스하쪽에서 늑대로부터 화를 입을 입었다는 소문을 들은다음부터는 진짜 늑대무리가 눈앞에까지 왔다는것을 직감하게 되였다. 어쩌면 늑대의 거친 숨소리가 당금 귀를 치게 될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늑대란 놈들이 정말 왔구나.
아칸은 내심으로부터 스멀스멀 몰려드는 공포를 누를길이 없었다. 아칸은 늑대때문에 공포에 떨고 공포에 떠는 자기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것이였다. 아칸은 웬지 늑대잡이를 하다가 큰일이 일어날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치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아칸은 아까 마씨를 만났을 때 어떻게 위안했으면 좋을지 갈피를 잡을수 없었다. 하여 늑대는 그렇게 잡기 쉬운 동물이 아니므로 자네들이 한여름을 산에서 보내도 결국 늑대 한마리 잡을수 없으리라는 애매한 말만 했던것이다. 게다가 나중에 늑대도 잡지 못하고 사람도 상하지 않으면 제일 좋은 결과일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었다. 당시 마씨도 아칸의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정말 그러한 결과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늑대무리는 계속 기회를 기다리고있었다. 그놈들은 기다림속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고 까딱 움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기다림이 끝나면 갑자기 뛰여나와 손쌀같이 목표를 향해 달려들수도 있을것이였다. 늑대는 속도가 빠르고 기세가 흉맹하기로 상상을 초월한다. 한번 늑대에게 놀라고나면 평소 관심없이 지나치던 바위며 나무들이 모두 흉맹한 늑대로 되여 옹근 세상을 다 삼켜버리려는것만 같이 느껴질것이다.
사람들도  계속 기회를 노리고있었다. 오직 늑대무리가 계속 기다리고있다면 사람도 그놈들을 주시하며 계속 기다리고있을것이였다.
갑자기 늑대무리가 숨어있는 수림ㅇ[ㅔ서 거친 웨침소리가 울려나왔다. 그 소리가 아주 높아서 사람들은 누군가 바로 옆에서 소리 지르는듯한 착각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늑대잡이대원들이 아무리 주변을 살펴보아도  그렇게 큰 소리를 낼만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간후 아칸과 한 늑대잡이대원이 수림속에서 한 검은 그림자가 언뜰거리는것을 동시에 발견했다. 머리가 놀랍게 큰 놈이였는데 곁에 있는 나무를 떠박질렀다. 나무는 탄성에 의해 앞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며 그놈의 머리를 냅다갈겼다. 그 바람에 그놈은 분노했던지 다시 머리로 나무를 들이박았다. 나무는 순식간에 뚝 부러져나갔다. 그놈은 나무와 함께 앞으로 넘어졌다가 천천히 기여일어났다.
그놈은 덩치 큰 반달가슴곰이였다. 멀리 않은 곳에서 늑대들이 슬금슬금 모습을 들어내여 반달가슴곰을 쏘아보고있었다. 방금 그 반달가슴곰이 그처럼 거칠고 큰 소리를 질렀던것이다. 반달가슴곰은 늑대들이 들어간 수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빈 나무속에 들어있었던것이다 .동면하고있던 반달가슴곰이 동면할 때가 된것이였다. 긴긴겨울을 잠만 자느라 반달가슴곰은 몸에 저장해두었던 지방을 대부분 소모해버린터였다. 따듯한 날씨와 훈훈한 바람은 반달가슴곰으로 하여금 인차 굶주림을 느끼게 하였다. 그 굶주림은 참기어려운것이였다. 반달가슴곰은 급급히 빈 나무속에서 기여나와 몇번 사지를 놀린후 먹이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변에는 금방 머리를 내민 애기풀만 보일뿐 먹을만한것은 찾을수 없었다.
반달가슴곰은 별수 없어 마을부근으로 내려가 먹을것을 찾기로 했다. 반달가슴곰은 사람들이 이 계절에 감자를 심는다는것을 알고있었던것이다. 비록 땅에 묻힌 감자쪼각이 작기는 해도 찾아내기만 한다면 그런대로 기아는 달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 긴긴 겨울을 동면으로 보낸 반달가슴곰은 금방 잠에서 깨여나 촉각이 둔했기에 먼저번의 그 작은 토끼처럼 스스로 늑대무리가 숨어있는 수림으로 찾아들었던것이다.  늑대무리를 발견한 반달가슴곰은 갈음을 멈추었다. 반달가슴곰은 늑대무리를 두려워할 대신 되려 거칠게 소리를 질러대면서 늑대무리를 쏘아보았다. 반달가슴곰은 마을에 내려가 감자쪼각을 파서 기아를 달래려던 생각을 바꿔 늑대를 한마리 잡아 만포식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
늑대무리에서는 일대 소란이 일어났다. 뜻밖에 나타난 불청객 반달가슴곰으로 하여 늑대들은 커다란 시끄러움에 부딪치게 된것이다. 늑대들은 자기들의 존재를 들어내지 말아야 하기에 섣불리 반달가슴곰과 대결을 벌릴수도 없는것이였다. 하여 늑대들은 반달가슴곰이 스스로 그곳을 떠나기만을 바랐던것이다. 하지만 반달가슴곰은 세상 무서운것이 없다는듯 괜히 거친 소리를 크게 질러대면서 늑대들과 맞장을 떠보려는듯한 태세를 지었던것이다. 늑대들은 반달가슴곰의 거동에 약간 긴장감을 느끼면서 슬금슬금 한곳으로 모여들었다. 어느때 날아들지 모를 반달가슴곰의 두텁고 큼직한 발을 힘을 합쳐 막아보려는것이였다. 늑대들이 철석같이 모여서자 반달가슴곰은 일시 어떻게 공격했으면 좋을지 궁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반달가슴곰은 두눈 가득 분노를 담아 늑대들을 쏘아보았다. 늑대와 반달가슴곰 간의 긴장한 대치상태가 형성되였다. 반달가슴곰은 성격이 거칠기로 유명한데 동물들중에서 인내력이 제일 차하다고 할수 있었다. 시간이 잠간 흐르자 반달가슴곰은 차츰 지루하고 숨막히는 기분을 주체하기 어려웠던지 앞발을 들어 나무를 갈겨댔다. 순간 나무는 뚝 하는 소리와 함께 불거지고말았다.  반달가슴곰은 수림이 찢어지라 소리를 질러대며 허리 부러진 나무를 다시한번 쳐서 저쪽으로 날려보냈다. 그 바람에 수림에서는 잠간 요란한 소리가 울러퍼졌다. 반달가슴곰의 거친 거동으로보아 얼마 안 있으면 늑대무리와 혈전을 벌릴것만 같았다.
“그놈 늑대들의 운수도 불길하구려.”
아칸이 한숨을 푸 내쉬며 중얼거렸다.
아니나다를가 늑대무리들이 불안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놈들은 서로 눈길을 주고 받으면서 뭔가를 의논하는듯싶었다. 갑자기 늑대 한마리가 뢰성같이 소리를 질러댔다. 늑대잡이대원들은 깜짝 놀라면서 모두 소리나는쪽을  바라보았다. 흰갈기늑대가 눈에안겨들었다. 보매 방금 소리를 지른 놈이 바로 흰갈기늑대인것 같았다. 흰갈기늑대는 늑대무리를 지휘하여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마음 먹은것 같았다. 흰갈기늑대의 포효가 멎자 늑대 한마리가 갑자기 무리에서 나와 반달가슴곰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바위곁까지 뛰여가 분노에 찬 눈길로 쏘아보았다.  그 거동에 더욱 진노한 반달가슴곰은 수림이 떠나갈듯 쩌렁쩌렁 소리를 질러대더니 쏜살같이 늑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늑대는 몸을 돌려 산아래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분통이 터져버린 반달가슴곰이 어찌 포기할수 있으랴. 반달가슴곰은 앞에서 달리는 늑대를 쫓아 젖 먹던 힘을 다해 뛰여갔다. 이것이 바로 흰갈기늑대가 바라는 효과였다. 흰갈기늑대는 방금 도망치기 시작한 그놈을 제물로 반달가슴곰을 유인하여 그곳을 떠나게 하려는것이였다. 오직 그렇게 해야만 다른 놈들이 더 이상 시끄러움을 받지 않고 그곳에 남아 사람들과 양무리의 동정을 살필수 있다고 판단했던것이다. 늑대들로 말하면 이 나날은 정말 너무 힘들어 숨쉬기마저 힘든 시간들이였다. 늑대들은 벌써 며칠이나 먹이를 찾아 헤맸지만 수림에 사는 동물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지어는 토끼 한마리도 쉽게 눈에 뜨이지 않았던것이다. 하기에 눈앞에 있는 여섯마리의 양은 그처럼 소중한것이였고 그놈들은 바로 그 소중한 양을 놓지지 않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하여 뒤를 따르고있었던것이다. 늑대무리는 될수 있는한 그놈들을 따라 목장에 들어가 더 많은 양이나 소를 잡아 기아를 달래려는것이였다. 그 시각의 늑대는 사람을 방불케 했다. 사람처럼 사색하고 판단하고 견지할줄 알았다.  더 큰 리익을 위해서는 장원한 타산을 할줄도 알았던것이다. 사람들은 늘 늑대를 교활한 동물이라고 하는데 그 교활함은 사람들과의 겨룸에서 양성된것일수도 있다. 늑대는 그렇게 양성된 교활함을 무기로 사람들과 또 새로운 겨룸을 시작하는것이다. 어느 목민은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늑대에게는 사람의 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늑대의 사유가 없는거죠. 하기에 사람은 결코 늑대를 당해낼수 없는것입니다.”
그놈은 반달가슴곰앞에서 나는듯이 달려 눈 깜빡 할 새에 수림을 벗어나 작은 도랑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놈을 쫓는 반달가슴곰의 속도도 그에 못지 않았다. 반달가슴곰도 나는 돌멩이처럼 도랑에 뛰여들어 늑대에게 덮쳤다. 산골짜기는 비교적 넓은편이여서 늑대는 네다리로 활개치며 손쉽게 그곳을 벗어날수 있었다. 하지만 늑대는 산골짜기밖의 그 넓다란 평지가 자기의 생명이 마감할 자리로 될줄은 몰랐을것이다. 반달가슴곰의 속도가 놀랍게도 빨라지더니 삽시에 크 바위처럼 늑대의 등을 내리눌렀다. 늑대가 몸을 빼려고 할 때 반달가슴곰은 그 커다란 발로 늑대를 후려쳤다. 늑대는 눈앞에서 무수한 오각별들이 번쩍이는듯한 환영을 느끼면서 한옆으로 나가넘어졌다. 반달가슴곰은 인차 따라가서 또 한번 늑대의 등을 후려쳤다. 늑대의 허리가 우지끈 소리를 내면서 끊어졌다. 늑대는 극심한 동통을 느끼며 산천이 떠나갈듯 고통스럽게 소리를 질러올렸다. 하늘땅이 까맣게 변하며 흔들리고있었다. 갑자기 땅이 꺼지며 커다란 심연으로 되여 자기의 몸뚱이를 집어삼키는것만 같았다. 늑대무리들은 그놈의 애절한 부르짖음을 듣고있었다. 반달가슴곰을 유인하는 임무를 맡고 나간 자기들의 동료가 마지막 숨을 톺고있다는것을 느끼고있었다. 하지만 늑대무리는 여전리 움직이지 않았다. 숨소리 한번 크게 내쉬지 않고 땅에 그린듯이 누워있었다. 반달가슴곰은 다시 몇번이나 앞발로 늑대를 후려쳤다. 그 바람에 늑대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흰 뇌즙과 붉은 피가 사처에 튕겨나갔다. 하지만 몸뚱이는 굳어진듯 움직이지 않고있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소리없이 늑대무리에서 펼쳐지는 드라마와도 같은 이야기를 지켜보고있었다. 흰갈기늑대가 파견해보낸 그놈은 자기의 목숨으로 자기들 무리가 계속 기회를 기다릴수록 비장한 생명의 찬가를 엮어놓았던것이다. 그놈은 무리를 떠나 죽음의 심연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도 약간한 주저심마저 보이지 않았었다. 그놈은 반달가슴곰의 발에 얻어맞아 목숨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도 떳떳한 모습을 잃지 않았던것이다.
아칸은 그놈이 반달가슴곰의 발밑에 쓰러지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다시한번 그 당당함에 놀라지 않응ㄹ수 없었다. 그놈은 죽음의 방식으로 자기가 소원하는바를 이루어내려했던것이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도 그때 자기들 뒤에서 나는 거친 동정을 감지하고있었다. 하지만 아칸의 지령을 받지 못하였기에 어떻다할 행동을 보이지 않고 여전히 강가에서 한담을 해나갔다. 그들 두 사람이 떠나올 때 아칸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늑대무리가 모두 모습을 들어낸 후에야 그곳을 떠날수 있다고 당부했던것이다.  하기에 늑대무리가 모습을 들어내지 않으면 그들은 바위처럼, 나무처럼 그곳을 지키고있어야 했다. 몽크는 자기에게 남은 마지막 6마리의 양마저 늑대들의 먹이로 될가봐 근심했었다. 그러자 아칸은 “걱정말어, 늑대가 양무리에 덮치기전에 우리가 총을 쏠것이나까.” 하고 위안했기에 몽크는 다소 근심을 덜수 있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숨소리마저 죽여가며 늑대의 동정을 살폈다. 하지만 늑대들은 이미 동료를 잃은 아픔을 가지고있으면서도 좀처럼 수림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늑대잡이대원들은 늑대들이 기다리는것이 도대체 어떤 판국인지를 짐작할수 없었다. 그러니 그놈들이 어느때 6마리의 양을 향해 공격을 개시할지는 더구나 모르는 일이였다. 하기에 늑대잡이대원들은 바질바질 속을 태우며 늑대들의 눈치를 보아가는판이였다. 늑대의 인내력에 대하여 누군가는 “서서 3일, 웅크려 3일, 엎드려 3일”이라고 묘사한적이 있다. 
오후가 되자 산골짜기에는 안개가 자오록하게 퍼지기 시작했고 수림은 뽀얀 너울을 뒤집어쓰게 되였다. 도랑도 돌돌 하는 물소리만 들릴뿐 그림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레태산속에는 늘 안개가 서려있었는데 중할 때에는 전체 산맥을 모두 안개속에 삼켜버리군 했었다. 태양이 솟아오르자 안개는 차츰 걷혀지기 시작했고 땅우의 파란 풀잎들에는 수정같은 물방울이 맺혀 반짝반짝 해살을 반사했다. 이때 한무리의 양과 소들이 카나스하변의 산골짜기로 들어섰다. 그들의 뒤를 따라는이들은 올해 제일 처음으로 목장에 들어가는 목민들이였다. 목민들은 아침 일찍 길에 올랐기에 벌써 산골짜기에 이르렀다. 소나 양의 울음소리가 고요하던 산간을 일시 소란스럽게 울려주었다. 목민들은 먼곳에 있는 목장을 바라고 길에 올랐던것이다. 그들은 산골짜기 하나를 지나서 또 다른 산골짜기에 들어섰다. 목민들은 길을 좋이는 내내 말 한마디없었고 얼굴에 그렇다할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들은 묵묵히 하루 또 하루 걸음만 재촉할뿐이였다. 어쩌면 목민들은 그 모습으로 한해 또 한해 걷는 자세마저 변함이 없이 산길을 걸었을것이고 그들 발밑에 뻗어나간 산길은 해해년년 그 모습 그대로 목민들을 맞아주었을것이다. 목민들의 생활은 그렇게 조용히 이어져가고있었다.
아칸과 늑대잡이대원들은 비록 아직 목민들의 대오를 보지 못하였지만 산간을 울리는 소와 양의 소란스러운 울부짖음에 근 무리가 자기들을 향해 다가오고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아칸은 대개 천여마리정도는 될것이라고 짐작했다. 아칸과 늑대잡이대원들은 어딘가 긴장해났다. 목민들이 소와 양을 몰고 늑대들이 숨어있는 곳을 지나간다면 긍정코 어딘가에 숨어있는 늑대무리를 놀래울것이였다. 하지만 아칸과 늑대잡이대원들은 이;ㄹ시 그 목민들의 걸음을 제지시킬만한 방법이 없었다. 아칸은 목민들이 별고없이 산골짜기를 벗어나고 다시 평온이 찾아들기를 속으로 빌었다.
아칸은 수림속 어딘가에 숨어있을 늑대들이 진작 목민들 일행에 대하여 주시를 돌렸을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을 리용하여 수림속에 숨어있는 늑대들을 끌어낼수는 없을가? 아얼태일대에서 목민들은 해마다 5월이면 목장으로 들어가는데 늘 늑대들이 몰래 그 뒤를 따르군 했었다. 목민들은 긴긴 겨울을 숨막히는 움에서 갑갑하게 보내야 했고 양들은 겨우내내 마른 사료만 먹어야 했으며 늑대들도 기아를 달래며 양무리들의 도래를 기다려야 했다. 봄을 맞은 소와 양은 한시바삐 목장에 도착하여 야들야들한 풀을 마음껏 뜯고싶어 잰걸음을 옮겼고 흐르는 소와 양무리를 바라보는 늑대들은 당금 그놈들을 잡아먹고싶으면서도 적당한 기회를 노리느라 부지런히 그놈들의 뒤꽁무니만 따랐다. 겉으로보면 목민들 일행의 이동은 순탄한것 같았다. 하기에 목민들은 누구도 자기들의 뒤에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있다는것을 생각조차하지 못하고있었다.
목민들 일행은 빠이하바에서 오는 길이였다. 그들의 걸음걸이는 아주 늘였는데 한시간이 지나서야 산골짜기에 들어설수 있었다. 소와 양의 발굽에서 흙먼지가 일어나 골짜기를 뽀얗게 덮었다. 산골짜기는 차츰 소란스러워졌다. 평소 양들은 동네 각 집들에 분산되여있었다. 하기에 목민들은 동네에 그렇게 많은 양들이 있는줄을 모르고있었다. 하지만 함께 산골자기에 모이고보니 양무리가 놀랍게 커서 저마다 혀를 내둘렀다. 양무리뒤에서 걸음을 옮기는 목민들은 각별히 경각성을 높이고있었다. 그들도 진작 올해는 늑대무리가 처처에 타나난다는 소식을 들어 알고있었던것이다. 목민들은 산골짜기에 들어선지 소리없이 수림이며 하곡이며 도랑이며 풀숲이며를 살펴보았다. 늑대는 왕왕 그런 곳들에 몸을 숨겼다가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뛰쳐나와 공격을 개시했던것이다. 늑대들은 단번에 몇마리의 양을 물어갔고 목민들은 자기의 살점같은 양을 물고 달아나는 늑대들을 향해 입에 담기도 힘든 걸쭉한 욕들을 퍼부었다.  이러한 사고는 해마다 목장으로 이동하는 길에서 몇번씩 일어나군 했다. 하기에 목민들은 이런 사연을 상기하기만 하면 얼굴색부터 달라졌다. 목민들은 이런 끔찍한 사연이 남겨준 고통과 비애를 감출수 없었던것이다.
하지만 이번 길에 목민들이 이상하게 느낀것은 오는 길 내내 너무 조용했다는 점이였다. 수림이나 하곡 그리고 도랑이나 풀숲을 막론하고 아무 동정도 없었던것이다. 옛말 같은 이 평화에 목민들은 되려 불안함을 감지하고있었던것이다. 그들은 올해 늑대무리가 왕년보다 많다더니 그 놈들도 다른해와 다른 방법으로 구석진 곳에 숨어서 양무리를 노리는것이 아닌가 속구구를 했다. 
목민들은 소와 양을 몰고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몽크는 부근에 늑대무리가 숨어있으며 그놈들을 잡으려고 늑대잡이대원들이 매복해있다는 사실을 목민들에게 알려주었다. 목민들은 늑대잡이대오와 배합하여 늑대를 족칠 타산으로 산골짜기에 소와 양무리를 멈춰세워 늑대무리를 유인하기로 했다. 그들은 날이 어두우면 늑대무리가 꼭 양무리에 다가붙을것이라고 짐작하고있었다. 이것은 늑대가 양을 잡는 일반적인 방법이였다. 그놈들은 소나 양이 가는 방향을 확정한후 조용히 뒤를 따르다가 기회를 타서 공격했던것이다.
어느해, 몇몇 목민들이 소와 양을 몰고 목장으로 들어가고있었는데 한무리의 늑대가 슬금슬금 뒤를 따랐다. 그들이 처음 도착한 목장은 풀들의 자람새가 그닥 좋지 않았다. 하여 목민들은 흩어져 풀의 자람새가 더 좋은 곳을 찾아떠났다.  그날밤, 늑대무리는 그중 한 목민의 양무리를 습격하였다. 그놈들은 여러마리의 양을 물어죽인후 수림으로 끌고들어가 만포식을 했던것이다. 며칠이 지나 늑대들은 또 다른 한 목민의 양을 습격하여 수림으로 물어갔다. 한차례 또 한차례의 늑대의 습격으로 하여 그 몇몇 목민들의 양은 한마리도 남지 못했다. 가을이 되여 마을로 돌아갈 때 그 몇몇 목민은 얼굴에 수심을 가득 띄우고 말했다.
“마을을 나올 때는 양이 가득했지만 돌아갈 때는 양 한마리 없구려. 올해 우리의걸음은 마치도 늑대에게 먹이를 가져다 바친격이라니까. 목장을 찾아가던 길에서 우리는 진작 늑대들에게 발견되여 목표로 지목된거지. 그래서 그놈들이 한번 또 한번 우리의 양들을 습격한것이라니까.”
그때로부터 목민들은 목장으로 들어갈 때면 늑대가 뒤를 따르지 않는가 하고 특별히 조심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늑대들은 사람들이 자기들에 대하여 방비하고있다는것을 의식했던지 으슥진 곳에 숨어 목민들이 어느 목장에 가는가를 살폈고 공격할수 있는 기회를 노렸던것이다. 지금 며칠이나 수림에 숨어서 사람과 대치상태에 있는 늑대무리가 바로 이점을 설명하고있는것이였다.
늑대를 유인하기 위하여 몽크와 목민들은 소와 양을 풀어놓아 땅에서 금방 돋아오르는 애디풀을 뜯게 하였다. 그렇게 하면 늑대들은 그 소와 양들이 그곳에서 떠나지 않을것이라는 착각을 할것이고 따라서 경각성을 늦추게 될것이였다.
마씨는 다시한번 흰갈기늑대를 바라보았다. 그놈은 시종 늑대무리의 맨 뒤에 있었다. 만약 그놈의 목에 있는 흰갈기가 그렇게 선명하지 않다면 쉽게 가려볼수 없을것이였다. 마씨는 흰갈기늑대를 쏘아보면서 중얼거렸다.
“네놈이 내 눈에서 벗어날수는 없지. 날개가 달렸대도 안될걸.”
하지만 그것은 근근히 마씨의 생각일뿐 얼마 지나지 않아 흰갈기늑대가 보이지 않았다. 마씨는 늑대무리를 참빗질했다. 그는 흰갈기늑대가 절대 멀리로는 도망가지 않을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다. 마씨는 흰갈기늑대가 새끼를 가지고어서 절대 무리를 떨어지지 않을것이라는것을 알고있었던것이다. 아니나다를가 한참ㅎ루 흰갈기늑대가 다시 나타났다. 마씨는 그놈을 더 눈박아보면서 중얼거렸다.
“감히 내 눈을 벗어나려구? 어림도 없지. 좀 있다가 총을 쏠 시기가 성숙되면 나는 네놈 먼저 처단해버릴것이다. 그때 네놈이 어쩌나 어디 한번 두고보자.”
흰갈기늑대는 그렇게 마씨의 눈에서 살아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였다. 하지만 결코 시종 마씨의 시야에서 벗어난것은 아니였다. 마씨는 정력을 집중하여 늑대무리를 소탕할 가장 적당한 시기를 노리고있었다.
시간은 느리게도 흘렀다. 목민들은 겉으로 아무 근심이 없는듯 보였지만 속으로는 소와 양 무리가 걷잡을수 없이 흩어질가봐 마음을 조이고있었다. 만약 소나 양 무리가 사처로 뿔뿔이 헤쳐지면 늑대들에게 공격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것이나 진배없어 사처에서 달려들것이였다.
날이 어두워지자 소와 양 무리는 드디여 한곳에 모이기 시작했다. 목민들은 마른나무를 모아 불을 지펴놓고 노래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불은 하늘 높이 황황 솟아올랐다. 늑대는 천생 불을 두려워 하는 동물로서 절대 그 순간에는 소나 양 무리를 습격하지 못할것이였다. 그날 밤이 깊어지자 몇몇 목민은 한결같이 그곳을 떠나려고 마음 먹었다. 그들은 밤이 이슥하도록 늑대들이 나타나지 않는것을 보면 웬 만해서는 결코 늑대무리를 유인해낼수 없을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던것이다. 지어는 늑대무리가 진작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지 않았는가 하는 추측까지 하는것이였다. 하기에 그들은 그곳에서 결과가 없는 기다림을 더 이상하지 않으려는것이였다. 몽크가 간절하게 만류해도 목민들은 기어코 떠나려고 했다. 몽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제 나는 그렇게 많은 양을 손실보고도 겨우 남은 6마리의 양을 미끼로 내놓았네유. 그런데 당신들은 참, 두려운게 뭐유?”
몽크의 말이 얼마나 간절하던지 이미 떠나려고 마음 먹은 목민들의 마음을 돌릴수는 없었다.
목민들은 어둠을 타서 소와 양 무리를 몰고 급급히 길을 떠났다. 사실 목민들은그곳에 있기를 두려워했던것이다. 날이 어두워진후 목민들은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이 무엇인가를 획책하는것을 듣고 이들의 방법으로 과연 늑대무리를 유인해낼수 있는가 의심을 품게 되였던것이다. 그들은 몽크네의 방법으로는 근본 늑대무리를 유인해낼수 없다고 판단했던것이다. 자정이 지나자 한 목민이 말했다.
“이 무렵은 늑대들이 양을 덮치기 제일 좋은 때가 아니유? 이때면 사람들은 단잠에 빠지구 양들은 곤해서 모두 격강성을 상실하기에 늑대들은 손쉽게 목적을 달성하게 되지유. 이것이 바로 양들이 자정에 자주 잃어지는 원인이지유. 하지만 늑대들이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것으로보아 이곳에 근본 늑대가 없다는것이 아닐가유?”
이 말을 들은 목민들은 저마다 한풀씩 꺾이는듯한 표정들이였다. 그들은 서로 눈길을 마주치고는 인차 그곳을 떠나자고 합의를 보았다.
목민들이 떠나려할 때 몽크는 자기의 6마리 양마저 없어진것을 발견했다. 6마리의 양이 천여마리의 양무리에 섞였으니 있다고 해도 어찌 인차 찾아낸단 말인가? 몽크는 목민들에게 목장에 도착하여 양을 나누고나서 남는 6마리는 자기의것이니 며칠뒤에 꼭 찾으러 가겠다고 말했다.
목민들은 밤도와 길을 떠났다.
새벽녘에 늑대 한마리가 길게 울부짖었다. 그 바람에 늑대무리에는 일대 소동이 일어났다. 깊은 잠에 들었던 마씨는 련이어 들려오는 늑대의 포효에 놀라 두눈을 번쩍 뜻고 인차 총을 찾아들었다. 마씨는 처음에 소리지른 그 늑대가 바로 흰갈기늑대일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씨는 테레크목장에서 수차나 흰갈기늑대의 포효를 들었던지라 그 소리를 똑똑히 기억하고있었다. 마씨는 벌떡 일어서서 늑대무리가 숨어있는 곳에  총부리를  돌리고 묘준을 했다. 늑대무리가 즉시 뛰쳐나올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왔던것이다. 어둠이 너무 짙어서 마씨는 사실 아무것도 제대로 볼수 없었지만 그 흰갈기늑대가 바로 눈앞에 서서 흉악한 두눈으로 자기를 노려보고있을것이라는 예감이 들어서였다. 어쩌면 긴 포효와 함께 달려들어 단숨에 그의 목줄을 물어 끊일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방아쇠를 건 식지가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했다. 몇번인가 자칫 먹칠을 한듯한 하늘에 대고 방아쇠를 당길번하기까지 했다.
마씨에게 있어서 흰갈기늑대는 그렇게 위압적인것이였다. 그놈이 나타나든지 나타나지 않든지 그놈의 그림자는 늘 마씨의 머리속에서 맴돌고있었던것이다.  대낮이든 밤이든 마씨는 언제나 그놈의 그림자를 보고있었던것이다. 마씨는 자기는 좀처럼 그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꼭 그놈에게 패배하게 될것이라는 우려가 머리속을 치고들어오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4

동녘이 푸름푸름 밝아왔다.   산골짜기에 눈부신 해살이 내려앉았다.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었고 바위는 여전히 그 자리에 엎드려있었으며 강은 여전히 그 맵시로 흘러가고있었다. 몽크와 그와 함께 갔던 늑대잡이대원은 아칸의 곁으로 돌아왔다. 하곡에는 목민 한 사람도 남지 않았고 소나 양 한마리도 없었다. 지난밤의 소리없는 대치는 하곡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했었다.
흰갈기늑대는 천천히 바위우에 올라서서 위엄있게 포효했다. 다른 늑대들도 절망적으로 몇번씩 울부짖고는 몸을 돌려 강변의  낮은 나무숲으로 들어갔다. 태양이 솟아오르자 하곡의 모든것을 똑똑히 볼수 있었다. 하곡의 모든 사물도 조용한 기다림속에서 무슨 일인가 발생하기를 묵묵히 기다려온것 같았다.  아칸은 늑대무리의 동정을 관찰한후 몽크와 그와 함께 했던 늑대잡이대원에게 말했다.
“늑대들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것 같구나. 우리 조심해야겠다. 그놈들이 양을 따라오다가 갑자기 목표물을 잃고나서 갑자기 기아를 느끼게 될것이다. 더욱이 그놈들은 이번 실수로 하여 다른 무리들앞에서 부끄러워 머리를 쳐들지 못할것이다. 이때로부터 저놈들은 굴욕을 짊어진 늑대무리로 되는것이지. 지금 저 낮은 수림이 저놈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있다. 저놈들은 저 곳에서 숨어서 잠시 안정감을 느끼겠지만 결코 오래는 있지 않을것이다. 저놈들은 우리가 여기에 매복해있다는것을 알것이지만 결코 어제밤에 잃어진 양들을 포기하려고는 하지 않을것이다. 하기에 끝까지 우리를 따라 목장까지 가려고 할것이다.”
몽크는 늑대들이 무슨 방법으로 어제밤에 잃어진 양무리를 찾아낼수 있을가 잠간 생각을 굴렸다. 아칸이 말핮 않으면 누구도 모를것이였다. 잠간후 흰갈기늑대가 무리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놈은 눈길을 자기와 가까이에 있는 한마리 늑대에게 박았다. 그러자 그놈은 흰갈기늑대를 향해 낮은 소리를 짓더니 무리를 떠나 수림을 지나서 카나스하곡상류를 따라 뛰여갔다. 그 장면을 보고 아칸이 입을 열었다.
“흰갈기늑대가 저놈을 보내 소식을 탐문하려는것이다. 늑대무리는지금부터 저놈의 소식을 기다리게 되겠지. 이것 역시 늑대들이 늘 쓰는 방법이란다. 나가서 소식을 탐문할 때는 반드시 한마리가 단독으로 나가게 된단다. 뽑혀서 나가는 놈은 용감하고 지혜로와야 하겠지. 만약 목표를 찾게 되면 저놈은 주변의 구뎅이에 주둥이를 대고 소리를 쳐서 소식을 전하지. 늑대무리는 그 소리를 들은후 인차 그쪽으로 몰려간단다. 하지만 소식을 탐문하러간 늑대가 위험에 봉착했을 때는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혼자서 그 위험을 뚫고나와야 한단다. 위험에서 벗어난다면 무리에 돌아갈수 있지만 만약 위험을 벗어날수 없다면 황야에서 외롭게 목숨을 잃는것이지. 그래서 홀로 임무를 맡아 나가는 놈은 늑대무리의 결사대원이라고 할수 있단다. 결사대로 뽑힌 놈은 응당 몸집이 건장한단다. 건장한 신체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제일 가는 조건이니까. 일단 결사대원으로 뽑히면 달통되지 않아도 나갈수밖에 없단다. 무리의 다른 늑대들이 칼날같은 눈길로 쏘아보고있으니까. 하여 속으로 얼마나 싫어도 겉으로는 묵묵히 머리를 숙이고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거지. 우두머리가 결사대로 뽑힌 놈에게 낮은 소리로 몇마디 중얼거리는데 그것은 바로 명령이란다. 그놈은 명령을 받은 즉시 무리를 떠나 목적지로 뛰여가야 하는거지. 앞서도 말했지만 늑대들은 아주 총명하단다. 그들은 목민들이 해마다 다음과 같은 두가지 곳에서 방목을 한다는것을 알거든. 첫번째는 물론 풀밭이겠지. 그것은 전적으로 소나 양을 위한 선택이라고 할수 있지. 풀밭에는 소나 양이 필요로 하는 모든 먹이가 있으니까. 두번째는 아마 강가라고 해야 할것이다. 그것은 사람과 짐승을 모두 위한 선택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그것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모두 물을 먹어야 살수 있으니까. 두가지를 비교할 때 물은 풀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수 있지. 풀은 어디든지 다 있지만 물은 그거 아니잖아? 만약 어느 한 곳에 풀만 있고 물이 없다면 목민들은 아마 그곳을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을수 밖에 없을걸. 하기에 늑대들은 우선 목민들이 물이 있는 곳을 찾을것이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래서 아까 결사대로 뽑힌 그놈도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목민들의 그림자를 찾기 시작한거야. 저놈들은 이미 자기들의 눈앞에서 사라진 소와 양을 꼭 찾아내려는거지. 절대 포기하려고 하지 않을거니까. 일단 찾기만 하면 그놈들은 일체 방법을 다하여 그 소와 양무리를 도륙내려고 할거다.”
아칸의 말을 들으며 몽크와 그 늑대잡이대원은 늑대들이 그 어떤 곤난에 부딪쳐도 갖은 방법을 다하여 목적한바를 이루고야마는 늑대들의 견정불이함에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몽크네는 온밤 눈 한번 붙이지 못했지만 그닥 피곤기를 느끼지 못했다. 그들의 머리속에는 온통 어떻게 하면 늑대무리를 제거할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뿐이였다.
결사대로 뽑힌 그 늑대는 천천히 모습을 감췄다. 아칸은 몽크와 한 늑대잡이대원을 파견하여 그놈의 뒤를 밟으며 그놈이 어떤 상황에 부딪치는가를 관찰하라고 했다. 아울러 어떠한 상황에 부딪쳐도 절대 그놈을 놀래우지 말고 즉시 돌아와 정황을 알리라고 당부했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조용히 앞서간 늑대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늑놈은 인차 한 소택지에 도착하여 몸을 바위뒤에 숨기고 조용히 주변을 살펴보았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바람에 날려오는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몽크네는 앞에 있는 늑대도 꼭 그 괴상한 냄새를 맡고 급히 바위뒤에 몸을 숨긴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놈도 그 냄새가 무슨 냄새인지는 알수 없어도 소택지에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다고 믿는것만은 틀림 없었다. 잠간후 그놈은 소택지를 에돌아서 앞으로 달려갔다. 그놈이 방금 얼마를 가지 못했을 때 소택지곁의 나무뒤에서 검스레한 몸뚱이의 짐승이 모습을 들어냈다. 그놈은 거쿨진 몸뚱이를 가진 메돼지였다.  메돼지는 길게 거친 소리를 지르며 늑대를 쫓아갔다. 방금 공기속에 떠돌던 그 괴상한 냄새는 바로 그 메돼지에게서 풍기는것이였다. 메돼지는 바로 그 소택지에서 사는것 같았다. 늑대가 자기의 령지에 들어와 부산을 떠는 까닭에 메돼지는 대단히 노했던지 당장 늑대를 깔아뭉개여 분풀이를 하려는것 같았다. 사람들은 늘 돼지가 첫째요, 곰이 둘째이며 호랑이가 셋째라고 말한다. 그만치 메돼지의 이발은 아주 예리하다. 어떠한 동물이든지 메돼지에게 물리기만 하면 순식간에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피가 솟아나오게 되였다. 결사대로 뽑힌 늑대는 길에서 메돼지를 만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지 메돼지가 덮쳐들 때 일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있다가 당황해서 한쪽으로 비켜섰다. 평소라면 늑대가 되려 메돼지를 공격했을것이다. 행동상에서 메돼지는 늑대들보다 령활하지 못했던것이다. 늑대들은 메돼지의 그 치명적인 약점을 리용하여 신속하게 목줄이나 고완 같은 취약한 부분을 공격하여 메돼지가 쓰러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두머리로부터 명확한 임무를 받아가지고 가는 그놈은 메돼지와 싱갱이질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놈은 메돼지의 공격을 피해 갑자기 강에 뛰여들더니 맞은켠대안을 향해 헤여갔다. 매돼지가 더 이상 쫓아오지 않음을 감지한 늑대는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목민들의 발자취를 찾았다.
그놈은 오래동안 걸어서야 산뒤에 있는 큰 목장에 들어섰다. 몇몇 목민들이 확실히 그곳에 멈추어있었다. 소와 양은 한창 풀을 뜯느라 여념이 없었다. 목장의 풀은 자람새가 좋았는데 한여름 내내 소와 양들이 배를 불리고도 남을것 같았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은 멀리서서 늑대가 계속하여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를 살폈다. 늑대는 천천히 발걸음을 얾겨 목장곁에 있는 수림속으로 들어가 여유작작 풀을 뜯고있는 소와 양을 바라보더니 몸을 돌리는것이였다. 그놈은 올 때보다 속도를 더 빨렸다. 그놈이 풀숲에 들어가자 숲은 작은 파도를 일으키는것만 같았다. 풀숲을 스쳐가는 그놈은 하나의 그림자로 되여 언뜰거렸다. 그놈은 어느새 강역까지 와서 흠칫 걸음을 멈추었다. 물속의 돌밑에 숨겨둔 죽은 양의 나리 하나가 물우에 들어난것을 보았던것이다. 그놈은 양다리를 누른 돌우에 뛰여올랐다. 그러자 물밑에 있는 죽은 양이 돌들틈에 끼워 있는것이 통째로 보였다. 그놈은 잠간 죽은 양을 내려다보더니 돌에서 내려 강에 들어갔다. 하지만 죽은 양을 다치지 않고 다시 강가에 올라와 무리를 찾아 달려갔다. 그놈은 비록 배가 곺았을테지만 임무를 수행하는것이 더 급했던지 죽은 양에 입한번 대지 않고 다시 길을 재촉했던것이다.
몽크와 늑대잡이대원도 대오를 찾아 돌아갔다. 그들은 아칸에게 결사대로 나갔던 늑대가 목장에서 목민들과 소 그리고 양을 발견한후 눈앞에 놓인 죽은 양도 먹지 않고 신속히 돌아갔다는 정황을 알렸다. 아칸의 예측과 다름이 없이 결사대로 나갔던 그놈은 목장의 목민들과 소, 양의 수자 그리고 주변의 지형을 상세하게 관찰하고 돌아갔던것이다. 그는 이 소식을 흰갈기늑대를 비롯한 무리의 다른 늑대들에게 상세하게 알렸을것이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강에서 보았던 물우에 떠오른 양다리에 대한 이야기도 했을것이다. 사람들이 그 양다리를 발견하기만 하면 돌밑에 감춰둔 죽은 양들을 들춰내기는 식은 죽 먹기일것이니까.
마씨가 한 늑대잡이대원을 파견하여 물우에 들어난 양다리를 다시 돌밑에 감춰두라고 시켰다. 그러자 아칸이 막아나섰다. 이미 그럴 필요가 없게 되였다는것이였다. 늑대무리가 이제 곧 목장을 향해 떠나게 될것인데 대오는 정력을 집중하여 늑대들의 동정을 살피면서 그놈들이 사격범위에 들어서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모둗,ㄹ 도정신을 해서 낮은 수림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결사대로 나갔던 그놈이 돌아간후 늑대들이 십분 흥분에 들뜨면서 즉시 헤쳐지는것을 발견하였다.  그놈들은 저마다 쏜살같이 낮은 수림에서 뛰여나왔다. 늑대잡이대원들은 누구나 늑대들이 무슨 궁리를 하고있다는것을 다 짐작하고있었다. 그들은 당금은 강에 숨겨둔 몇마리의 죽은 양외에 더 이상 기아를 달랠 방법을 알았던것이다. 그들은 서ㅏ로 먼저 뛰여가서 죽은 양을 차지하려는것이였다. 저마다 달리는 속도가 놀라왔다. 늑대들의 검은 그림자는 언뜰언뜰 사람들의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늑대무리는 카나하로 향한 산길을 꽉 메우고있었다. 누군가 전에 늑대가 달릴 때의 속도를 자세하게 관찰한적이 있었다. 늑대들은 먹이에 덮칠 때의 속도가 제일 빨랐는데 보통 이동할 때 속도의 3~4배에 달했다. 늑대가 뒤를 쫓는다는것을 알게 되면 앞에서 달리는 목표도 속도가 자연히 빨라질수밖에 없을것이였다. 늑대무리는 아무것도 고려할 새 없이 오직 먹이만을 바라고 달리고있었다. 하다보니 그 속도는 도무지 상상할수 없이 빨랐다. 그놈들은 어느새 늑대ㅑ잡이대원들의 사격범위에 들섰다. 마씨가 드디여 사격명령을 내렸다. 대원들은 동시에 사격을 시작했다. 귀청을 째는듯한 총소리가 산골짜기를 메우며 울러퍼졌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처음으로 반자동보총을 늑대잡이에 리용하는지라 총 사용이 그닥 령활하지 못했고 게다가 어제점심무렵부터 계속 땅에 엎드려있었기에 손발이 굳어져있어서 누구도 늑대를 명중하지 못하였다. 총알은 땅에 떨어져 뽀얀 흙먼지를 파올리기만 했다. 늑대들의 반응은 아주 빨랐다. 총소리가 나자 그놈들은 재빨리 바위뒤에 몸을 숨기고 늑대잡이대원들이 숨은 곳을 바라보았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저마다 얼굴에 긴장한 빛을 띠웠다. 그들은 며칠이나 애타게 기회를 기다렸건만 정작 늑대무리가 나타나니 저마다 헛총질을 할줄은 누구도 생각 못했던것이다. 마씨는 분을 삼키지 못하고 씩씩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대원들을 원망했다.
“당황해 하지 말라니까. 묘준을 잘하고 쏘란 말이야. “
말을 마친 마씨는 총을 들어 늑대를 향해 열심히 묘준하더니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그것 역시 땅에 떨어져 애꿎은 흙먼지만 피워올렸다. 마씨마저 명중을 하지 못하자 대원들은 모두 풀이 죽어 한숨만 풀풀 내쉬였다.
아칸은 늑대잡이대원들의 그닥지 않은 사격솜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워낙 한 사람도 훈련을 거친적이 없이 겨우 총을 다룰줄이나 아는 정황이였던것이다. 개미는 궁전을 지을수 없고 참새는 설산을 날아넘을수 없는것이다. 늑대잡이대원들의 그 사격솜씨로는 진종일 총을 쏘아도 늑대 한마리 명중할수 없을것이였다. 하지만 늑대잡이대원들은 저마다 락심하지 않고 분분히 늑대를 향하여 열심히 묘준했다. 두번째 사격이 시작되였다. 늑대잡이대원들은 너도나도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여전히 늑대 한마리 넘어지지 않고 골짜기에 뽀얀 흙먼지만 타래쳐 올랐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사격을 멈추고 실의감에 빠져 바위뒤에 반쯤 몸을 숨기고있는 늑대무리들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저마다의 눈길이 탄알로 되여 날아가 늑대무리를 쓰러뜨리지 못하는것이 안타까왔다. 마씨도 긴 한숨을 내쉬였다.
“술잔이 없으면 술을 마실수 없고 좋은 사격술이 없으면 늑대를 잡을수 없는것이지. 탄알만 랑비하지 말고 사격을 그만둡세.”
이때 늑대 한마리가 바위뒤에서 여유작작 걸어나왔다.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듯, 늑대잡이대원들 같은이는 근본 눈에도 차지 않는듯한 표정이였다. 늑대잡이대원들은 너무도 분해 저마다 몸을 떨었다.
저놈은 그래 목숨도 아깝지 않단 말인가?
지나친 분노로 하여 늑대잡이대원들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저마다 총을 꼬나들고 늑대를 향해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아칸이 늑대잡이대원들을 제지시키려고 했지만 이미 총알이 날아버린후였다. 앞에 나섰던 늑대는 비발치는듯한 탄알을 등지고 산비탈로 뛰여올라갔다. 그놈의 거동은 더구나 늑대잡이대원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우리가 그래 저놈마저 놓친단 말인가? 기어코 쏴죽이고말리라.
그들이 이를 옥물고 방아쇠를 당겨댔지만 그놈은 여전히 털끝 하나 손색이 없이 산비탈을 주름 잡았다. 늑대잡이대원들의 사격솜씨는 그야말로 형언할수 없이 차했다. 무시로 뒤에 떨어지는 탄알에 흥분했던지 늑대는 전보다도 더 날쌔게 산등성이를 톺아올랐다. 그놈이 큰 바위에 올라섰을 때 아칸은 그놈의 목에 흰갈기가 둘러져있는것을 발견하였다. 그놈의 다리에 난 흰털은 발톱까지 내려와 있었다. 아칸은 놀라서 소리쳤다.
“저놈, 흰갈기늑대다.”
그제야 마씨와 다른 늑대잡이대원들도 그놈의 목에 둘러져있는 흰갈기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놈은 이미 사격권을 벗어나 산꼭대기를 톺아오르고있었다. 하지만 마씨와 일부 늑대잡이대원들은 진작 까만 점으로 변해버린 흰갈기늑대를 향해 마구 불질을 해댔다. 그 기세는 마치도 그놈이 그림자로 변해도 끝까지 총을 쏘겠다는것만 같았다.
아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만 하구 저쪽을 보게. 늑대무리가 총 출동을 했네.”
모두들 머리를 돌려보니 바위뒤에 숨어있던 늑대들이 모두 뛰쳐나와 반대방향으로 달려가고있었다. 한마리 또 한마리 뛰여가는 늑대들의 모양은 마치도 날아가는 하늘의 구름송이가 땅에 검은 그림자를 늘여놓은듯싶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그제야 흰갈기늑대가 대원들의 눈길을 끌어 자기를 향해 총을 쏘게 하고 다른 늑대들은 반대방향으로 도망치게 한것이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늑대들의 속도는 아주 빨랐다. 늑대무리는 삽시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아칸을 포함한 모든 늑대잡이대원들이 늑대에게 속은것이다. 모두들 풀풀 한숨을 톺았지만 도무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을 유인하여 산꼭대기에 오른 흰갈기늑대는 머리를 돌려 아칸네를 내려다보았다. 어쩌면 여우작작 산아래를 내려다보며 인간의 아둔함을 비웃는것만 같았다. 늑대잡이대원들도 스스로가 아주 아둔한것만 같이 느껴졌다. 사실 오늘 흰갈기늑대가 사용한 방법은 어제 반달가슴곰에게 보였던 방법과 비슷했던것이다. 반달가슴곰은 미끼로 던져진 늑대를 때려죽였지만 사람인 늑대잡이대원들은 흰반달가슴곰을 두고 어찧랄 방법이 없었던것이다.
사람은 그야말로 반달가슴곰보다도 못핸 존재인듯싶었다.
아칸은 멀리 바라보이는 설산에 눈길을 박고서서 아무말도 없었다. 흰갈기늑대가 나타났다는 말을 들은후부터 아칸은 마씨와 다름없이 이제 곧 불길한 일이 일어날것이라는 예측을 했던것이다. 아칸이 늑대를 대하는 태도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그는 남몰래 늑대의 몸에서 돈이 될만한것들을 사들이고 또 남몰래 팔았던것이다. 아칸은 이 같은 일을 이미 2년이나 이어왔는데 모두 아주 순리로왔다. 하기에 아칸은 직접 늑대를 잡고싶은 생각이 그렇게 강렬하지 않았던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늑대들이 자기 아들 몽크네 양을 잡아먹은 일을 생각하니 괜히 분통이 터져서 말을 타고 늑대잡이대원들을 따라왔던것이다. 하지만 이 며칠 아칸의 속은 그렇게 편한것이 아니였다. 늘 꿈속에서 어렴뭇한 얼굴의 동물을 보고있었던것이다. 아칸은 그 어렴풋한 얼굴들이 긍정코 늑대일거쇼이라고 판단했다. 그 얼굴은 시종 그렇게 흐릿한것만은 아니였다. 간혹 그 모습이 또렷할 때도 있었는데 마치도 자기에게 무엇인가를 암시하려는것만 같았다. 그 암시란 무엇일가? 아칸은 가끔 자기가 나중에 늑대의 아가리에서 목숨을 끝맺지 않을가 하는 우려가 갈마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아칸은 망연한 눈길로 다시한번 저멀리 설산을 바라보았다. 설산은 티 한점 묻지 않은듯 희고희였다. 어쩌면 영원히 그렇게 오염없이 도고하게 그 자리를 지킬것만 같았다. 결백한 설산을 바라보는 아칸의 마음은 칼로 저미는듯 아파났다. 아칸은 깨끗한 설산을 바라볼수록 얼룩이 져서 볼품이 없는 자기의 마음을 읽는것만 같아 두려움마저 느껴졌다. 아칸은 그 두려움이 어디로부터 오는것이라는것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아칸은 스스로 어지러워지는 그 마음을 다스릴수 없었고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사라져버린 늑대무리를 찾아떠난다고 윽별렀다. 그놈들을 찾아서 기회를 보아 도륙을 낸다는것이였다. 아칸은 괜히 흥분에 끓는 늑대잡이대원들을 바라보며 설레설레 머리를 저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것이다. 아칸은 몽크를 데리고 ㅃ짜이하바로 돌아가려고 마음을 굳혔다. 떠날 때 아칸은 늑대잡이대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은 길을 걸어 바닥이 나야 영광스러운것이요, 늑대는 함정에 빠져야 고분고분해지는것이지. 자네들은 급해하지 말고 늑대의 습관을 더 많이 익히고 늑대를 잡는 재간을 더 련마해야 진정 늑대와 제대로 되는 겨룸을 할수 있을거네. 키가 채 크지 못했는데 말을 타려 덤벼치고 칼날이 채 벼려지지 않았는데 고기를 썰려고 다가든다면 결국은 헛고생만 하게 되는것이지. 늑대들이 자네들을 웃을거네.”
늑대잡이대원들은 진정 자기들을 비웃는것이 늑대가 아니라 아칸이라는것을 알고는 괜히 분통이 털져올랐다.
아칸은 몽크를 데리고 돌아갔다. 떠날 때 아칸은 눈길을 돌려 카나스하변의 그 오솔길을 바라보았다. 늑대무리의 냄새마저 사라진뒤였다. 오솔길은 개미 한마리 없이 비여있었다. 오솔길을 바라보는 아칸의 마음도 구멍이 펑 뚫리는것만 같았다. 아칸은 며칠간의 늑대와의 대치에서 자기가 철저하게 패했다는것을 승인하지 않을수 없었다. 비단 패했을뿐만 아니라 가슴에 그들먹하던 자신감마저 송두리채 뽑혀버리고말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카나스하변을 따라 늑대의 자취를 찾아헤맸다. 그들은 몽크네가 보았던 목장에 이르렀고 소와 양을 방목하는 목민들을 보게 되였다. 늑대잡이대원들은 방금 지나간 한시간안에 이곳에서 또 한차례의 심금을 울려주는 장면이 연출되였다는것을 짐작하게 되였다. 목장은 아주 넓었는데 중감으로 한줄기의 강이 흘러지나고있었다. 강물은 해볕에 반짝반짝 빛을 뿌리고있었다. 이곳은 실로 리상적인 방목지였다. 못민들은 목장에 텐트를 쳐놓았었다. 파아란 연기가 텐트우로 날아올라 조용한 목장의 하늘을 감돌고있었다.
늑대무리는 늑대잡이대원들의 총구멍을 피해 도망친후 인차 이 목장을 찾은것 같았다. 하지만 그놈들은 인차 양무리에 덮친것이 아니라 목장곁에 있는 모리언덕뒤에 숨어서 목장의 동정을 자세히 살폈던것이다. 늑대의 랭정함은 동물계에서 첫손을 꼽아야 할것이였다. 늑대는 어떠한 정황에 부딪쳐도 자기들의 존재를 쉽사리 들어내려고 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자기들의 타산이 대방에게 알려지게 하지 않았다. 하기에 늑대는 새로운 곳에 도착한후 먼저 자기들을 깊숙이 숨겨둔후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늑대들은 목민들이 아직 자기들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의식한후에야 천천히 목장에 다가들어 기회를 노렸다가 양무리를 덮쳤던것이다.
결사대로 뽑혀 정황을 알아보러 왔던 그놈은 수림한쪽에서 풀을 뜯고있는 양 한마리를 발견하게 되였다. 그놈은 자기가 무거운 사명을 훌륭하게 완성하여 이 목장을 찾아낸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있었다. 하여 그놈은 다른 늑대들이 목장의 동정을 조용히 살피고있을 때 감히 무리를 떠나 목장주변을 맴돌면서 빠른 시간내에 배를 불릴수 있는 더 좋은 먹이를 찾아헤맸던것이다. 목민들의 소와 양은 목장 깊은 곳에서 여유작작 풀을 뜯고있었다. 만약 그놈이 무작정 소나 양무리를 습격한다며 인차 목민들에게 종적을 들어낼수 있을것이였다. 하여 그놈이 어떻게 할가 망설이고 있을 때 목장주변에서 풀을 뜯고있는 양 한마리를 발견하게 된것이다. 그놈은 솟구치는 흥분을 주체할수 없어했다. 이 뜻밖의 발견은 그놈으로 하여금 더 없는 자호감을 느끼게 했던것이다. 그놈은 풀을 뜯는 양을 한참이나 자세하게 관찰했다. 양은 아무 위험도 느끼지 못하고 풀을 뜯는듯싶었다. 파릇파릇 돋아오르는 애기풀에 모든 근심을 날려보낸것 같았다. 그놈은 무리들에 이 기쁜 소식을 알려 다시한번 자기의 능력을 자랑하고싶었다. 그놈은 급히 수림으로 달려가 이 소식을 무리에 알렸다. 다른 놈들은 한창 어떻게 하면 목장 깊은 곳에 있는 소와 양무리를 덮칠것인가를 고민하고있던참이라 모두들 그 소식에 여간만 흥분해 하지 않았다. 그놈들은 목장곁의 수림에서 시름없이 풀을 뜯는 양은 자기들을 의식하지 못할것이고 목민들도 그곳이 시선밖이라 그닥 경각성을 높이지 않을것이라는것을 알고있었다. 하기에 그깟 양 한마리를 잡아먹는것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일것이였다. 이른바 기아에서 해방되는것이요, 욕망을 실현할수 있는 자극적인 순간인것이였다. 늑대무리는 엉금엉금 양이 있는 곳으로 다가들었다. 결사대로 나갔던 그양은 더욱 흥분에 날뛰였다. 기나긴 기다림과 간고한 수색작업이 드디여 달콤한 결실을 맺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 만문한 양고기로 배곺음을 달래면서 동료들은 모두 그놈의 공로를 치하할것이고 그로 하여 그놈은 무리에서 위신이 하늘처럼 올라갈것이였다.
하지만 일이란 왕왕 그렇게 간단한것만은 아니였다. 겉으로 보건대 여유작작 풀을 뜯고있는 그 양은 사실 목민들이 뿌린 미끼였던것이다. 목민들은 진작 늑대들의 생활습관을 알고있었기에 늑대들을 대적할 방법을 미리 강구하여 늑대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려고 계획하고있었던것이다. 목장에 들어선후 목민들은 늑대무리가 꼭 뒤를 따라올것이라는것을 예견했던것이다. 하여 목민들은 일부러 양 한마리를 목장주변에서 풀을 뜯게 풀어놓았던것이다. 늑대들은 필경 목민들의 그 심사까지는 알수 없었고 드디여 올가미에 걸려들게 되였던것이다. 늑대들이 그 양에게 덮쳐들려던 찰나 그중 한마리가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발목에 덫을 맞았던것이다. 그놈은 너무도 고통스러워 울부짖으면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외 다른 두마리의 늑대는 뛰여오나다 그만 몸뚱이를 흠칫하더니 함정에 빠져버렸다. 함정안에는 예리한 나무송곳이 박혀있었던지라 늑대는 떨어지며 찔려서 황천으로 가고말았다.
덫과 함정은 목민들이 목장에 들어선후 놓고 판것이였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늑대무리를 대처할만한 효ㅕ과적인 방법이 없다면 한두날후 진짜 늑대무리가 몰려들 때 속수무책으로 그놈들의 아구리에 소나 양을 잃고말것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 목민들은 덫을 놓고 함정을 판후에야 시름을 놓고 목장에 소와 양무리를 풀어놓은후 시름놓고 텐트에 들어가 우유차를 끓여마셨던것이다. 그 두가지 방법은 늑대무리를 대처하는데 모두 좋은 효과가 있었다. 눈 깜빡 할 새에 함정에 빠진 늑대 두마리를 잡았고 덫에 치인 한놈도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었던것이다. 그놈들의 끝장을 본 늑대무리는 놀라 돌아서서 뿔뿔이 도망쳤다. 그놈들은 종래로 그 같은 정황에 부딪친적이 없었던것이다. 늑대들은 목장 어디에나 덫이 놓여있고 함정이 파져있는것처러 느껴져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그때 목장곁의 수림에서 늑대의 포효가 들려왔다. 흰갈기늑대가 소리치는것이였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소리는쪽을 바라보았다. 흰갈기늑대의 포효가 분명하건만 그놈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전에 테리크목장에서 그놈의 포효를 간담이 서늘하게 들어서 귀에 익었던것이다. 흰갈기늑대는 시종 몸을 숨기고 늑대잡이대원들을 노려보고있었던것이다. 당황망조해 하던 늑대들은 흰갈기늑대의 포효를 듣고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그놈들은 인차 목장에서 물러나 수림으로 들어갔다. 늑대는 걸음을 옮길 때 보통 나무숲에 몸을 가리기를 좋아한다. 될수있는한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이다. 늑대무리는 수림에 들어간후 인차 어딘가에 종적을 감추었다. 잠간후 수림에서 또 쩌렁쩌렁한 울부짖음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가 멎은후 수림에서는 다른 동정이 없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흰갈기늑대가 마씨의 곁에서 그같이 큰 소리를 질렀다는것을 모르고있었다.
그때 마씨는 목장주변에서 서성이고있었다. 그는 속으로 시종 흰갈기늑대를 생각하고있었다. 마씨는 갑자기 섬뜩한 기운이 목에 닿는것을 느꼈다. 마씨는 홱 고개를 돌렸다. 놀랍게도 흰갈기늑대가 뒤에 서있었다. 마씨는 온몸에 경련이 일어났다.
이놈이 어느때 이곳에 와 섰단 말인가?
마씨는 흰갈기늑대가 뒤를 따른다는것을 조금도 느끼지 못했던것이다. 흰갈기늑대는 마씨를 쏘아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있었다. 마씨는 흰갈기늑대가 그 모습으로 자기의 뒤에 서있은지 한참 된다는것을 짐작할수 있었다. 흰갈기늑대의 숨소리는 비록 거칠었지만 비교적 절주가 있었던것이다. 마씨의 눈길이 흰갈기늑대의 눈길과 마주치는 순간 그놈은 수림이 떠나갈듯 괴성을 질러올렸던것이다. 마씨는 마치도 갑자기 그 무엇엔가 뒤통수를 얻어맞는듯한 충격을 느꼈다. 온몸에서 맥이 쑥 빠지는것만 같았다. 마씨는 그때 손에 총가목을 틀어쥐고있었다. 하지만 그는 웬 일인지 그 총에 대하여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 마씨는 이번 걸음에 흰갈기늑대를 꼭 잡으려고 했던것이다. 하지만 그놈의 포효소리는 마씨의 머리에서 그놈을 잡으려던 생각마저 깡그치치워버린듯싶었다. 마씨는 순간 자기가 그놈을 잡으로 왔다는 생각마저 떠올리지 못했다. 흰갈기늑대가 마씨의 앞으로 한발 다가섰다. 약간 벌려진 흰갈기늑대의 입으로 아래우 네개의 길다란 이발이 들어나 차디찬 빛을 번쩍이고있었다. 그놈의 목에 둘러진 흰갈기는 하나 또 하나의 바늘로 되여 꼿꼿이 일어나있었다. 바람이 설렁설렁 불어왔지만 바늘로 살아난 흰갈기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마씨는 더 이상 흰갈기늑대를 바라보고싶지 않았다. 하지만 또 감히 그놈의 곁을 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의 눈길은 마치도 흰갈기늑대에게 든든히 꼬리를 잡힌듯 임의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흰갈기늑대는 마씨의 앞으로 바짝 다가들었다. 마씨는 이제 곧 흰갈기늑대가 자기에게 덮칠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굴렸다. 그러자 이름 못할 공포가 가슴속밑자락으로부터 머리를 쳐들었다. 마씨는 한오리의 희망마저 놓아버린듯 그 자리에 무너져내릴것만 같았다. 순간 마씨는 자기의 이번 걸음을 두고 뼈저리게 후회했다. 60살을 넘겨먹은 사람이 무엇을 더 바랄게 있다고 늑대잡이대오의 대장까지 맡아가지고 산에 와서 이 같은 모험을 한단 말인가? 당금 흰갈기늑대에게 물려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였지만 소리 한번 칠만한 맥도 없는것이 아닌가? 마씨는 두눈을 으스러지게 꼭 감았다. 삽시에 세상 만물이 어둠속에 빠져드는듯싶었다. 마씨는 자기의 목숨마저 포기하고싶었다. 황차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질 쳐도 이제 곧 흰갈기늑대의 입에 들어가버릴 생명인데야.
하지만 흰갈기늑대는 뜻밖에도 마씨를 힐끔 훔쳐보더니 대가리를 번쩍 쳐들고 앞을 걸음을 옮겼다. 그놈의 속도는 바람처럼 빨랐다. 눈 깜빡 할 새에 수림속에 종적을 감추고말았다.
늑대잡이대원들이 둘러쌌을 때에야 마씨는 간신히 두눈을 떴다. 그제야 방금 흰갈기늑대가 눈앞에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의 손에 시종 총이 들려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간후 마씨는 늑대잡이대원들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바바…방금 흰갈기늑대가 나타났었네.”
한 늑대잡이대원이 말했다.
“그래유, 확실히 흰갈기늑대가 나타났댔지유, 하지만 지금은 도망치고 없어요.”
“그놈이 도도…도망을 갔어?”
“그래요. 도망갔어요, 그놈이. 우리는 헛걸음을 한거지유.”
마씨는 여전히 공포가 채 가셔지지 않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 도망갈라면 가라지뭐.”
한 늑대집이대원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 인젠 돌아가는건가유?”
마씨가 대답했다.
“돌아가야지.”
마씨는 늑대잡이대원들에게 방금 있었던 꿈 같은 일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랐다. 마씨는 총이 천근 무게나 되는듯 느껴져 더 이상 들고있을수 없었다.
마씨는 돌아오는 길에서 넋을 놓은듯 내내 중얼거렸다.
“흰갈기늑대 그놈 말이여… 그놈이 글쎄… 그놈 말이여…”
마씨의 두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씨는 필경 마씨일뿐이여서 다어르한처럼 손이 떨릴 때 칼끝으로 손가락을 꼭 누르고있으면 인차 멎는다는것을 모르고있었다. 손은 오래동안 후들후들 떨리다가 겨우 멈추었다. 마씨는 몸은 겨릅대처럼 걸음을 옮겨디딜 때마다 좌우로 흔들거렸다.
목민들은 우야— 솔히치며 쓸어나와  덫에 치인 늑대에게 몽둥이를 날렸다. 늑대의 대가리는 몽둥이에 낮아 산산이 부서지고말았다.
그들은 분풀이를 할겸 그리고 다른 목장 목민들에게 자기들이 늑대 3마리를 잡았다는것을 알릴겸 더욱이는 늑대들에게 보여줄겸해서 늑대대가리를 베여내여 목장부근의 나무에 걸어놓았다. 늑대 대가리나 시체를 나무에 걸어놓는것은 목민들이 늑대를 잡은후 늘 치르는 의식 같은것이였다. 늑대잡이대원들은 목민들의 성과를 진심으로 부러워했다. 총도 없는 목민들이 맨손으로 늑대를 3마리나 잡았으니 늑대잡이대원들이 부러워할만도 한 일이였다. 늑대잡이대오라는 이름을 가지고 손에 총까지 잡은이들이 저마다 십여발의 탄알을 쏘고서도 늑대 털 한대 건드리지 못했으니 부끄러워 어찌 얼굴을 들고다닌단 말인가.
그날오후, 늑대잡이대원들은 수림에서 늑대 시체 하나를 발견했는데 몸뚱이가 산산히 부서져있었다. 겨우 남은 늑대가죽에는 늑대들의 날카로운 발톱자욱이 가득 나있었다. 늑대잡이대원들은 저마다 한가지 참혹한 장면을 그려보고있었다. 늑대무리는 황급히 목장에서 도망쳐나온후 저주의 눈길을 결사대원으로 나가 소식을 탐지했던 그놈에게 박았을것이다. 그놈들은 결사대로 나갔던 그 늑대가 자세하게 정황을 살피지 않고 돌아와 거짓 정보를 제공했기에 동료 셋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그 늑대를 찢어죽이는것으로 분풀이를 했을것이다.
그 늑대는 억울해서 원망에 가득차 울부짖었을것이고 다른 늑대들은 더구나 살기에 넘쳐 그 늑대를 물고 찢었을것이다. 야성이 스쳐간 황량한 초원에는 제 명에 눈을 감지 못한 그 늑대의 찢어진 시신이 처량하게 널리게 되였을것이다.


왕족(王族),감숙 천수 사람. 1991년말에 입대하여 서장 아리로 감. 후에 신강으로 전근. 2002년에 전업. 현재 우루무치 모 출판사에서 사업함.
저작으로는 산문집 《첫페지》, 《황제의 채찍》, 《짐승부락》 장편산문《낭떠러지락원》, 《투바의 서》, 《늑대의 경계》등이 있음.
총정치부 제9회 “해방군”문예상”, “빙심”산문상, “천산”문예상 등 여러가지 문학상을 을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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