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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최동일 산문집-엄마의 별

어머님전 상서
2010년 03월 11일 07시 06분  조회:2948  추천:2  작성자: 동녘해
어머님전 상서



어머님, 막동이 동이옵니다.
어머님께서 하늘나라에 가신지가 벌써 28년에 접어들었네요. 어머님께서는 세상에 발을 내딛지도 못한 저를 두고 떠나기가 그렇게 가슴이 아프시다면서 죽어서도 눈을 감을것 같지 못하다고 락루를 하셨더랬죠?
어머님께서 계시지 않으신 이 세월을 제가 과연 어떻게 걸어왔는지를 저는 가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봅니다.
어머님은 비록 16년이라는 짧디짧은 세월밖에 저의 곁을 지켜주지 못하셨지만 오늘까지도 저의 인생 구석구석에는 어머님의 그림자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어머님의 그림자가 옆에 있었기에 힘들고 외로울 때도 저는 다시 힘을 얻고 외로움을 털고 일어나 용케도 오늘까지 달려올수 있었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은 늘 막동이의 까아만 쌍까풀눈이 말할줄을 안다면서 꺼슬꺼슬한 두 손으로 저의 볼을 받쳐들고 한참씩저의 눈을 들여다보시군 했었죠. 철모르는 그 시절이였지만 차마 어머님의 그 눈길을 속일수가 없어서 저는 거짖말이란 무엇인지를 모르고 자랐고 어머니의 그 믿음에 오점이라도 묻힐가 근심되여 딴에는 착한 일, 고운 일만 골라 하느라 무던히도 애쓰던 기억이 옵니다.
40대중반을 바라보고있노라도 말할줄을 알던 그 까아만 쌍까풀눈도 돋보기를 걸어야 글을 바로 볼수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말할줄을 아는 이 눈으로 저는 좋은것, 이쁜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이 사는 세상은 정말 살맛나는 세상이구나!” 하고 나름대로 행복에 겨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또 말할줄을 아는 이 눈으로 미운것 아픈것도 더러 보았습니다. 그런것을 보고 집에 들어온 밤이면 저는 나름대로 괴로와서 가슴시리고 마음이 얼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하냥 저의 가슴속에 살아계셨기에 저는 언제나 쉽게 그 언마음을 녹일수가 있었고 또다시 홀가분하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대할수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적어놓은 저의 습작노트를 펼쳐보노라면 저에 대한 어머님의 바다같은 사랑을 읽을수 있고 자식에 대한 어머님만의 뜨거운 사랑방식을 배울수 있으며 또 어머님을 가슴에 묻어두고 이 세상을 살아온 저의 작은 발자욱들도 찾아볼수가 있습니다.
어머님,
오늘도 저는 어머님의 기억속에 열여섯살의 막동이로 남아있는것입니가? 저는 어머님을 떠올리면 또다시 말할줄아는 눈을 가진 귀염둥이로, 가슴을 치며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던 열여섯살의 어린양으로 변해버린답니다.
어머님,
어머님께서 살아계신다면 올해 우리나이로 팔십에 나시겠죠?
요즘은 웬지 어머님의 얼굴이 자주 눈앞에 떠오르네요. 불혹의 중턱에 몸을 맡기고보니 아마도 어머님께 하고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졌나 봅니다. 세상을 살아오며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이 스스로 무르익나봐요.
열여섯살 나던 해 초봄의 어느 날, 어머님은 병석에서 저의 손을 잡고 말씀하셨죠. 부모복이 없는 제가 커서 장가라도 잘 가 안해사랑이라도 엄청 받았으면 좋겠다고요. 그때 저는 그 말씀이 무슨 뜻인줄을 잘 몰랐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또 힘들게 가정풍파를 겪으면서 저는 어머님의 그 말속에 담긴 참뜻을 하나하나 깨우치게 되였습니다.
어머님,
어머님께서 기도해준 덕분에 저는 다시 오붓한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고있습니다.
얼마전에 안해가 저에게 어머님의 사진 한장이라도 보았으면 좋겠다고하더라구요. 지지리도 못살았던 그 세월에 어머님은 워낙 사진 몇장 남기지도 못하셨죠. 여러번 이사를 하면서 저는 그만 그렇게 귀중한 사진들을 분실해버리는 불효를 저질러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어머님의 얼굴은 저의 가슴에 밖에 없네요.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에게 어머님은 오늘도 태양같은 존재로 남아있답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은 영원한 저의 태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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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문봉
날자:2014-07-22 10:19:29
실로 눈물이 없이 볼수없는 수필 입니다. 그냥 절반도 못 읽어내려 가는데 두눈에 눈물이 가리여 읽어내려 갈수 없군요. 어찌보면 저의 불행한 과거를 방불케 하는군요. 그리고 저보다 너무 어린나이에 어머님을 잃으셨군요. 앞으로 부모복이 없으시더라도 안해사랑을 많이 받으시면서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람니다. 구천에 계시는 어머님이 마음을 놓으시게 말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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