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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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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여름날 계곡을 지나며 댓글:  조회:510  추천:1  2016-07-15
여름날 계곡을 지나며   여름날 음지의 계곡을 걷는다 바람은 등성에서만 설치고 더위 개의치 않는 매미만 생명의 말단에 서서 온몸 다해 사랑을 부르짖는데 무성한 녹음에  덮힌 죽어버린 진실에 대해 이젠 숨막혀 말 못 하겠다   징그러운 담쟁이의 허세가 하늘을 가리고 굼틀거리는 넝쿨들의 욕망에 수목이 질식하는데 와락와락 벗겨 버리고 활활  씻어버리고 싶은 나의 망상은 너무나도 갸날프다   한포기 둥글레가 보고 싶다 텁텁한 기장나물은  생긴 것만큼  솔직하고 검은 열매 감추는 독초는 너무나 화려하게 아름답다 허나 숨막히는 숲속에  둥글레는 없다   바람 부는 비탈에 굵직한 뿌리 내리고 담박한 얼굴로 날 반길 둥글레 찾아 나는 지금 이슬로 맺히지도 못할 땀을 뿌리며 이 음침한 허위의 계곡을 지나간다
23    봄처럼 청신한 록차 댓글:  조회:1585  추천:0  2016-07-15
                      봄처럼 청신한 록차     초목이 파릇파릇 움트고 꽃들이 만발한 화창한 봄철과 제일 어울리는 차는 바로 록차이다.  록차는 중국의 주요차중의 하나로 6대류차중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차이다.   록차는 여러가지 종류 부동한 형태가 있기에 색, 향, 맛, 형태 다방면으로 품질을 감별해야 한다. 품질이 좋은 록차는 찻탕이 투명하게 말쑥하고, 찻잎이 물속에서 서서히 펼쳐지며 내려 앉는 자태가 아주 아름답다. 찻잎이 펴지는 것과 탕색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록차를 음미하는 주요한 내용이기도 하다. 록차를 마실 때 먼저 코로 록차의 청신한 향기를 들이키고, 한모금 입에 물고 입안에서 천천히 돌리며 넘기면 좋은 차일수록 향기가 청신하고 맛이 감미롭다.   록차의 감별방법   록차는 종류가 많고 품질의 차별도 아주 크므로 록차를 살 때 어느 정도 감별방법을 알고 있는 것도 필요하다.   록차를 구매할 때 먼저 마른 차의 색을 살펴본다. 품질이 좋은 록차는 색이 산뜻하게 연한 록색을 띠며 윤기가 나거나 진한 록색에 보송보송한 백호白毫가 보이지만 품질이 좋지 않은 록차는 어두운 노란색을 띠며 광택이 없다.   다음에 차의 향기를 맡고 맛을 본다. 품질이 좋은 차는 우리기 전에도 청신한 향기가 농후하며 차맛이 산뜻하고 달콤하다. 그리고  찻탕도 푸르고 투명하며 엽저(우린 잎)도 연하고 싱싱하나 품질이 좋지 않은 차는 맛도 깔끔하지 못하거니와 엽저도 예쁘지 않다.   록차는 또 채집한 계절과 생산지 지리환경에 따라 부동한 특징이 나타나기도 한다.   계절로 볼 때 봄차는 말린 줄기가 단단하고 색상이 검푸르며 윤기가 난다. 우리면 신선한 맛이 깊으면서도 달콤하며 엽저도 연하고 반들반들한 느낌이 든다. 여름차는 말린 줄기가 큼직하고 색상도 고르지 않다. 우리면 맛이 쓰고 떫으며 엽저도 거칠다. 가을차는 줄기가 가늘고 잎이 엷으며,  찻물의 색깔도 연하고 맛도 싱겁고 엽저도 엷으며 거칠다.   지리환경으로 볼 때 고산록차는 말린 줄기가 단단하면서도 도톰한 느낌을 주며 색상이 파랗고 윤기나며, 찻물이 파랗고 밝게 투명하며, 향기와 맛이 깊고 청신하며 엽저도 연하고 반들반들하다. 평지록차는 고산차에 비해 줄기가 가늘고 색도 연하고 맛과 향기도 많이 떨어 진다.   그리고 록차의 형태는 줄기가 아니고 룡정차처럼 납작하게 만들어진  편형차(扁形茶), 쟈스민차처럼 동글동글하게 만든 주차(珠茶), 남경 우화차처럼 침모양의 침형차(针形茶)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어떤 형태든지 단단하고 윤기 돌고 크기가 고루하며 매끈하게 만들어진 것이 일품이다.   다기 선택과  우리는 방법   유명한  록차일수록 특징이 차탕과 엽저가 푸르고 형태가 아름다운 것이다. 때문에 록차를 우릴 때 유리컵을 사용하면 찻잎이 물속에서 펴지며 내려 앉는 과정과 탕색의 변화를 관찰하며 시각적 향수까지 누릴 수 있다.   록차를 우리는 방법은 차에 따라 상투上投,  중투中投, 하투下投 세가지 방법이 있다. 상투법은 컵을 덥힌후 먼저 물을 컵에 7/10정도 부은 후 차를 넣는 방법인데  보통 아주 여린 봄차 벽라춘碧螺春같은 차를  우릴 때 쓴다.   중투법은 컵에 물을 1/3쯤 부은 후 차를 넣고 다시 물을 7/10까지 붓는 방법인데 서호룡정차西湖龙井를 우릴 때 흔히 이 방법을 쓴다. 하투법은 먼저 차를 컵이나 개완에 넣고 물을 붓는 방법이다. 록차를 우릴 때 어떤 방법으로 우리든 물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찻잎이 익어버려 향과 맛이 제대로 우러나지 못하므로 물 온도를 80~90도 사이에서 잘 조절해야 하며 개완을 사용할 경우 절대 뚜껑을 덮지 말아야 한다.   록차 상식   중국 10대 명차중의 록차가 6개나 들어 있다. 서호룡정西湖龙井차, 동정벽라춘洞庭碧螺春, 황산모봉黄山毛峰, 신양모첨信阳毛尖, 태평후괴 太平猴魁, 육안과편六安瓜片등이다. 어떤 자료에서는 태평후괴 대신 안길백차安吉白茶를 꼽기도 한다. 록차는 채집시간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다르다. 제일 적합한 채집시간은 차가 성장하는 지역에 따라 틀리는데, 벽라촌은 3월 중순부터 청명전후; 룡정차, 안길백차은 청명전으로부터 곡우전까지;  황산모봉, 신양모첨은 곡우전후;  육안과편과 태평후괴 그리고 려산운무차는 곡우가 지나서야 개원한다. 록차의 보관방법 록차는 개봉한 후 2~3개월 내에 빨리 마시는게 좋다. 시간이 지나면 록차가 산화되어 신선감과 향기가 많이 떨어진다. 진공포장해서 냉동보관을 하면 오래 둘 수 있어서 좋다. 1그램차: 50그램 물의 비례로 우리되 차를 너무 오래 담가두지 말고 다른 다기에 부어내어 마신다. 찻물은 우려서 식기전에 마셔야 청신하고 달콤하다. 우려서 밤 지난 록차는 절대로 마시지 말아야 한다.  
22    다기 및 용도 댓글:  조회:1300  추천:0  2016-04-19
중국에는 ‘물은 차의 어머니고, 다기는 차의 아버지다’라는 말이 있다.이 말은 좋은 차는 좋은 물로 풀어야 하고 좋은 차를 우리려면 좋은 다기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다기는 한가지 문화체계로 다문화의 빼놀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하다. 때문에 차를 배울 때 다기를 익숙하고 이해하는 것도 한가지 중요한 내용이다. 그럼 이번에는 일상적인 다생활에 어떤 다기들이 필요하며 그것들의 용도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다기는 기능에 따라 포다泡茶용구, 분다分茶용구, 품다品茶용구, 비다备茶용구, , 보조辅助용구 등으로 나뉘는데 차의 특징과 자신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포다용구 1. 개완(盖碗)   차를 우릴 때 많이 쓰는 다기인데 밑에 받침 접시가 달린 뚜껑 있는 사발인데 포다 역할과 찻잔의 역할을 동시에 하기도 한다. 개완은 사용하기 편리하고 차향을 흡수하지 않으며  빨리 식을 뿐만 아니라 모양 역시 우아하고 아름다워 향기 좋은 화차를 우릴 때 많이 사용된다. 2.다호(茶壶)   포다에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다기인데 자기, 자사, 유리등으로 만든 것이 많다. 자사호는 공기가 통하고 보온성이 좋으며 사용하다나면 호에 차맛이 배는 등 장점을 가지고 있어 오룡차, 흑차, 보이차 등을 우릴 때 많이 쓰인다. 3. 표일배 (飘逸杯)    현대공업기술과 포다원리를 결합하여 만들어낸 현대다기로 컵 하나로 찻잎과 찻물을 불리시킬수 있어 포다과정을 간단화하여 직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분다용구 공도배(公道杯) 다해(茶海)라고도 하는데  다호로 우린 찻물을 먼저 부어 놓았다가 다시 잔에 나누어 따르는데 사용된다. 차의 농도를 균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품다용구 품명배(品茗杯) 찻잔을 말한다. 도자기, 자사, 유리 등 여러가지 재질로 삿갓모양, 사발모양, 꽃모양 등 여러가지 모양으로 만든 것이 있다.      문향배(闻香杯) 문향배는 차의 향을 맡기 위해 만들어진 향 전용 찻잔으로 일반 찻잔과 하나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로 내는 차는 먼저 문향배에 차를 따른다. 잠시 후에 문향배의 차를 찻잔에 옮긴다. 그리고 문향배를 들어 향을 맡은 후에 차를 마신다. 첫번째 차만 문향배에 내고 뒤에 내는 차는 찻잔에 낸다.보통 장소에서는 문향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비다용구 다하(茶荷) 차를 낼 때 다호에 넣기 전에 찻잎을 담아 놓는 다기로써 우릴 찻잎을 손님에게 먼저 감상하게 할 때 사용된다.  다관(茶叶罐) 차를 넣어 두는 단지모양의 그릇을 말한다. 차가 변질하거나 차의 향기가 휘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보조용구 1. 거름망(过滤网) 찻물을 공도배에 부을 때 찻잎 부스러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걸러준다.   2. 다도 육군자(茶道六君子)다통(茶筒),  다루(茶漏 ), 다칙(茶则), 다침(茶针) 다시(茶匙 ) , 다협(茶夹) 다루는 다호 입구위에 얹어놓고 찻잎이 옆으로 새어나가는것을 방지하는데 사용하고 다칙은 숫가락 모양으로 다호에 차를 넣을 때 사용하고, 다침은 다호의 부리체가 막혔을 때 긁어내는데 사용하고, 다시는  다하로부터 찻잎을 차호나 개완에 투차할 때와 다 우린 찻잎을 차호에서 빼낼 때에 사용하며, 다협은 뜨거운 잔을 옮길 때 사용한다. 3. 다반(茶盘) 다반은 다선(茶船)이라고도 하는데 다기를 정열하고 차를 우리면서 찻물을 흘려버리는 퇴수기 기능까지 하는 상 비슷한 쟁반이다. 적절한 다기는 차의 특색을 잘 살려주어 사람들에게 충분한 향수를 가져다 준다. 예를 들면 록차를 우릴 때 투명한 유리컵을 사용하고, 화차를 우릴 때 개완을 사용하며, 우룡차를 우릴 때 세트로 된 쿵후다구  (功夫茶具)를 사용하는 것은 이런 다기들이 차의 탕색을 잘 나타내고, 찻물의 맛과 향기를 돋우어 주는 작용를 하기 때문이다. 좋은 다호와 다기들을 사용하여 좋은 차를 우리는 것은 푸른 잎이 예쁜 꽃을 받쳐주는 것처럼 서로 어울려 빛을 내게 된다.
21    비가 되고 싶다 댓글:  조회:657  추천:0  2016-04-11
  비가 되고 싶다. 모진 바람을 달래고 살풋이 다가오는 그런 봄비가 되어 막 깨어나는 씨앗에 희망을 채워 주고 싶다.   비가 되고 싶다. 여름날 무더위를 가시는 그런 폭우가 되어 잎위에 먼지를 씻어 주고 흘러가는 시냇물에 생기를 부어주고 싶다.   비가 되고 싶다. 가을날 단풍위에 조용히 떨어지는 그런 보슬비가 되어 이별의 아픔을 달려주고 싶다.   비가 되고 싶다. 연인들의 우산위에 음악처럼 떨어지는 그런 비방울이 되어 사랑속에 스며들고 싶다.   비가 되고 싶다. 꽃방울을 피우며 땅위에 떨어져 애들의 장화목을 넘기고 곬따라 힘차게 노래부르며 거세찬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싶다.   비가 되고 싶다…
20    인연 댓글:  조회:624  추천:0  2016-03-22
인 연   만남의 광장에서 세월도 세월이 아니고 나도 반백의 내가 아니었어라   다가서는 너와 나 사이에 세월은 안개처럼 걷히고 나는 너의 주름살 헤치고 스무살 정열의 심장을 만졌노라   영혼을 감쌌던 두루마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는 분명 십팔세 청순한 너의 눈빛을 보았노라   망망인파에 모래알처럼 흩어졌어도 그리움의  곬 따라 모여지는 숙명 쨍하고 해날 때 인연은  또다시 영롱한 무지개 띄우는구나  
19    봄날 단상 댓글:  조회:581  추천:0  2016-03-16
  올망졸망 다육이화분 창턱에 올려놓고 카텐을 거두고 햇빛을 들여 놓는다   창문을 여니 봄바람이 들어와   베란다의 푸른 식구들에게 창밖의  꽃피는 이야기를 해준다   다육이는 신나서 오동통통 해지고 란화는 짐짓 점잖은체 허리를 편다.   잠꾸러기 천년초는 아직도 잠을 자고 아빠 닮은 고무나무는 또 새잎을 뽑는다.   유독 쓸쓸하지도 않은 나만 녹차에  봄을 말아 홀짝이며     풍상설우를 겪은 찻잎만큼 쓰고 떫은 외로움을 탄다.
18    차 한잔에 하늘을 날다 댓글:  조회:476  추천:0  2016-03-16
                                             오늘 일기예보에 요즘 위해의 기온이 30년래 제일 추운 고봉에 달했다고 초저온폭설경보가 나오고, 우리애들 고중도 토요일에 학교 나가서 하는 자습도 날씨 원인으로 취소했다고 메시지가 들어 왔다. 고작 영하 12도까지밖에 안 내려가는구만 다들 야단이다. 이때 쯤이면 흑룡강에 있는 우리고향은 더 많이 추울 거다. 흑룡강성에서 거의 40년 살다 나왔지만 지금 다시 그 추운 곳에 돌아가면 적응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추운 곳에 아주 많은 따뜻한 기억들이 있다. 겨울날 문을 떼고 들어서면 더운 김에 감싸여 아무 것도 안보이는 부엌간에 밥하는 엄마가 있었고, 방구들이 뜨거워 잠 못자는 날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떵떵 어는 창고에는 겨우내 녹여 먹을 수 있는 엿이 있었다. 그래서 제일 추울 때는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도 거기는 종래로 가 얼어죽은 그 겨울처럼 춥지 않았던거 같다. 아무리 추운 계절이라도 마음속에 따뜻한 정이 있으면 어디서나 따뜻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다행이 이미 겨울방학을 해서 나는 추운날 외출을 적게 해도 된다. 그래서 쇼핑도 될수록 적게 나가고 집근처가게에도 수다떨로 안 나간지 오래다. 그러나 친구 청설이 ‘나 지금 차 끓이고 있는데…’하고 메시지만 오면 참지 못하고 달려 간다. 한번 앉으면 반나절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친구 사무실은 심리상담실이라 샘물이 솟고 안개 감도는 선경과는 비할 바 못 되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아늑한 편이다. 그래서 그렇게 반나절 여유롭게 차를 논하고 인생을 담하다나면 정말 어느 정도 속세를 벗어난 듯 하기도 하다.     한번 앉으면 이 차 저 차 맛보다나니 오후내내 마실 때가 많다. 그렇게 차를 마시다가 문뜩 의 묘옥이 ‘한잔 하는거는 맛보는거고, 두잔하는거는 갈증을 푸는 바보고, 석잔하면 물 먹는 소나 당나귀다’라는 말이 생각나 마주 보며 웃기도 한다.  차에 대해 잘아는 묘옥의 뜻은 차를 마시는 것은 향수고 어떤 경지인만큼 아주 자세히 음미해야지 꿀꺽꿀꺽 아무렇게나 마시지 말라는 뜻이겠지만 일상에서 그렇게 하기란 참 불가능하다.        오늘 책을 보다 당조唐朝시인 노동卢仝의《七碗茶诗》를 보고 ‘소나 당나귀’ 니 우려할 것 없이 당당하게 차를 실컷 마셔도 되는 이유를 찾아냈다.       당조시인 노동은 《走笔谢孟谏议寄新茶》란 시에서 필묵을 날려 음다의 좋은 점에 대해 후세사람들이 절찬하는 글을 남겼는데 첫잔을 마셔서부터 일곱잔까지 부동한 느낌과 기분을 적어 《칠완다시七碗茶歌》란 이름이 생겼다.   이 시에서 시인은 친구 맹간의가 보내온 차를 받고 매우 기뻤지만 찻잎을 뜯어서 차로 만들기까지의 노고를 생각하고 소중히 여겨 문을 닫아걸고 혼자 조용히 맛보았다고 한다. 차의 정화가 우러나 맑고 아름다운 차탕에 구름같은 흰김이 서려 올라 맴돌며 실내에 향기 그윽하자 시인은 필을 날려 일곱잔을 마신 느낌을 단숨에 써 냈다고 한다.     첫잔은 목을 달콤히 적시고, 둘째잔은 답답한 가슴을 틔우는구나 셋째잔이 마른 창자 들추니 거기에는 5천권의 글이 들어 있더라 넷째잔에 가볍게 땀이 나니 평생에 불평한 일들 모공으로 흩어지고 다섯째잔에 온몸이 거뜬하고 여섯째잔에 선기가 통하더라 일곱째잔에는 겨드랑에 바람이 이는 게 먹지 말았어야 했구나 봉래산은 어디메냐? 옥천자가 구름타고 가겠노라.     아름다운 시구는 시인의 도고하고 아치한 의지를 나타내 후세문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차는 당조 초기 유명한 ‘4걸’ 시인 로조령의 직계후손으로 유가의 정통을 명으로 여겨 春秋摘微 네권이나 써내고도 당인의 권력다툼과 조정의 부패에 크게 실망하여 벼슬을 버리고 시에 몰두하여 있던 시인에게 있어서 단순히 목을 추기는 음료인 것이 아니라 드넓은 정신세계를 펼쳐주고 있다. 일곱째잔까지 마시고 시인은 크게 깨닭고 세속을 벗어나 마음이 하늘을 날게 된다   노동의 를 다 읽고나니 커다란 찻잔이 밑굽을 들어내고 나의 사색도 옥천자를 따라 봉래산을 찾는다.   
17    우리 바다에 가요 댓글:  조회:636  추천:1  2016-03-10
우리 바다에 가요    해 나고 바람 부는 날에는 우리 바다에 가서 살아있는 물을 봐요 그저 바람 하나로 신나서 파도치며 춤추는 물을 봐요 고요한 호수에 낙엽처럼 깔렸던 건질수 없는 추억일랑 현란한 무지개 되게 파도와 함께 암석에 던져요   지쳐서 거품 되어 모래위에 쓰려져도 해빛 미소 머금는 저 바닷물처럼 우리 늙지 않을 사랑을 해요 게들은 모래위에 빼꼼이 구멍 남기고 갈매기는 파도 향해 춤을 추지요   햇빛 찬란한 날에 우리 바람부는 바다에 가요 옷자락 날리며 파도소리 들어요 출렁이는 파도 따라 가슴을 설레여요  
16    눈 내리는 밤의 비 소리 댓글:  조회:493  추천:0  2016-03-09
눈 내리는 밤의 비 소리   대설날 밤에 대설다운 눈이 내린다 우주공간 꽉 메우며 밤하늘을 벌겋고 훤하게 물들이는데 어디선가  울려오는 청승맞은 겨울 천둥소리 결별의 춤을 추는 우미인(虞美人)인양 한껏 고요히 아름답게 춤추던 눈꽃들 놀란 가슴  두드리며  울고 있나 처마밑 눈물 떨어지는 소리...   대설날 밤에  대설이 내린다 사랑을 붙잡고 녹아버리고 픈 애달픈 연인의 마음 닮은 눈꽃이  이밤에  소리없이 내린다 나뭇가지에 반짝이는  흔적 남기고 사랑 잃은 항우(项羽)의  눈물 되어 주룩주룩 하염없이 흘러 내린다   그 소리에 나는 또 세월을 잊고 내 마음은 이 밤에 빗물에 젖는다...
15    상식적으로 알아 두면 좋은 다례 댓글:  조회:1015  추천:0  2016-03-06
    차는  생리적 수요를 만족시키는 柴米油盐酱醋茶 땔감, 쌀, 기름, 소금, 간장, 식초, 차의 차로 마실 수도 있고 차를 통하여 인생의 도리를 깨닭는  禅茶一味 선차일미의 차로  마실 수도  있다.  단순히 갈증을 푸는 음료로만  간주하고 차로  인하여 생겨나 차 자체보다 더 유명해진 차문화를 외면한다면  이런 차생활은  말 타고 꽃구경하는 셈이 될 것이고, 아직 차맛도 모르는데 선차일미를 론하면  더욱 오리무중에 빠져 진정한 차의 의미를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의 주장은 차를 처음부터 너무 오묘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일상적인 생활차로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다도다례를 익히고 문화적  철학적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자고로부터 손님이 오면  차로 대접하는 예의가 있다. 지금에 와서는 가정 손님대접 뿐만아니라  사무실 손님대접,  비즈니스 차대접까지도 생겨났는데  어떤 손님접대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정갈, 성의 그리고 예의다.  어느 영역이든  예의를 지키려면  예법을 알아야 하듯 차장소에서도 다례를 알아야 실수가  없을 것이다. 그럼  제일 기초적인 상식부터 알아 보기로 하자. 겸손과  온유한 마음은 포다泡茶와 품다品茶에 있어서 첫번째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이다. 잘난척하거나 오만무례한 사람은 차를 제대로 우릴 수도 맛 볼 수도 없다.   한국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다례교육을 시킬 때 먼저 제대로 방석에 앉고 또 앉아서 서로 인사하는 방법부터 가르치는데 이 방면에 많이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다. 존비관념을 버려라. 차석에서 사람마다 평등하다는 것은 모든 다인들이 엄격히 준수하는 원칙이다. 차석에는 주인만 있을뿐 존비는 없으며, 예의만  지킬 뿐 지위 따위는 따지지 않는다.  차를 우리는 사람은 누구 앞에 앉던 상관없이 주인이므로 한쪽방향으로  순서대로 차를 부어주면 된다. 차석에 앉은 사람 역시 당신이 누구든지간에  보통 손님에 불과함으로 누가 차를 주든 감사의 마음으로 겸손하게 인사해야지 세력을 믿고 오만해서는 안된다. 차는 기호음료이기에 차로 손님대접을 할 때에 먼저 어떤 차를 마실지  손님의 의향을 물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입맛과 생활습관 그리고 건강상태가 다르므로 미리 여러가지 찻품을 준비하여 선택할 여지가 있도록 하는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가정에서 안주인 혹은 주인, 직장에서 직위가 제일 높은 분이 손수 차를 우릴 경우 이는 손님에 대한 최고의 성의라고 봐야 한다. 차를 우릴 때 손님이 특수한 요구가 없을 경우 너무 진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차에는 신경을 흥분시키는 카페닌이 함유되어 있어 너무 진하게 마시면 머리가 어지럽거나 속이 이상한  취차반응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따뜻한 차를 올리되 찻잔이 다 차도록 찻물을 따르는 것은 금기이다. ‘차만기인’ “茶满欺人” , ‘칠차팔주’ 七茶八酒”라는 말이 있는데  뜨거운 찻물을 찻잔에 가득 부어주는 것은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므로  찻물은 찻잔에 7정도 붓는것이 예의이고 배려다는 뜻이다. 주인이 찻잔을 넘겨주거나 손님이 찻잔을 받을 때 두손으로 공손히 행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차를 마실 때 손님도 먼저 머리 숙여 감사를 표하고 천천히 향기를 맡은 후 한잔을 세번에 나누어 마신다. ‘첫모금은 쓰고 두번째 모금은 달콤하고 세번째 모금으로는 되돌이켜 본다’는 의미인데 차츰 마시다나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미묘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녹차는  보통 두세번, 홍차는 서너번 (차의 품질이 좋을 수록 더 많이 우릴 수 있다) 우릴 수 있는데 손님의 찻잔이 비어 있지 않도록 계속 따라 주어야 하며 손님이 떠나가기 전에 찻잔을 거두지 않는다.  만약 차가 이미 무맛이 되었는데 좌석이 끝나지 않았을 경우 다시 새차를 우리는 것이 예의다.   찻잔은 보통 오른 손으로 드는데 엄지와 식지로 찻잔을 집고 중지로 밑을 받쳐 준다. 남자는 무명지와 새끼손가락을 중지와 함께 오무려 듬직한 삼룡호정三龙护鼎의 자세를 취하고 여자는 무명지와 새끼손가락을 살짝 쳐들어 우아하게 란화지 자세를 취한다. 차를 우리거나 마실 때 장소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일상적인 례의일뿐만 아니라 손님이나 친구을  존중하고  자신의 수양을  나타내는 한가지 표현이 아닌가 싶다. 
14    눈길 댓글:  조회:437  추천:0  2016-03-01
눈 길 웬 영문인지 금년 겨울에 위해에 눈이 무지로 잘 내린다. 불과 몇 분도 안되는 사이에 길에 눈이 한치도 넘게 쌓인 것 같다. 누구 발자국도 없는 새 길을 걸으면서 누군가가 바닷가에서 발자국이 보고 싶어서 돌아서서 걸었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나도 몇 번이나 뒤돌아 눈위에 찍힌 내 발자국을 본다. 그저 앞으로 나갈욕심으로 걸어 온 발자국은 정연하지도 멋지지도 않았다. 성큼성큼 걸어 온 것 같은데 발을 끌고 걸은 것 같이 스쳐서 길쭉길쭉한 게 하나도 우아하지 않았다. 언제나 깨끗한 눈위에 아무렇게나 찍혀있는 발자국을 볼 때마다 맹랑해했던 자신이 우습게 여겨진다.   누구도 지나가지 않은 생눈판을 보면 그 눈판이 아까워서 발자국으로 그 위에 꽃도 찍고 벌렁 누워눈 위에 몸사진도 찍어 놓던 시절이 생각난다. 누구도 지나가지 않은 그런 생눈판이 왜 그렇게도 좋던지…  심술쟁이가 막대기만 둬번 휘두르면 깨어지고 언젠가는 그 위로 차 바퀴가 지나가고 또 발자국들이쌓여서 내 발자국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도 매번 생눈길에 내 발자국을 제일 먼저 찍어 놓을 때면 그래도 가슴이 뻐근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런 생눈길이 두려워졌다. 눈판에 미끄러 넘어질까봐 눈 치기를 기다려 나가고 눈 치는 사람이 없는 길에서는 다른 사람이 남겨 놓은 발자국을 조심조심 따라 밟으며 나간다.그리고 아무리 좋은 생눈판을 만나도 벌렁 나가 누워 볼 엄두는 더욱 못 낸다. 이렇게 발밑의 눈길을 두려워하다나니 발 앞만 내다보며 걷게 되고 내 시선은 재빛구름 사이로 빼꼼이 보이는 푸른 하늘도, 두터운 눈모자를 쓰고도 여전히 열심히 꿈 방울을 흔들고 있는 길가의 플라타너츠도 볼 겨를이 없다. 넘어지는게 뭐가 대단해서…어렸을 적에는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못나게 만든 썰매를 가지고도미끌고 가파로운 곳만 찾아다니며 넘어지며 뒹굴며 놀았는데… 겨울 눈판에 넘어지는 것은 옷 더럽혀 엄마한테 혼 날 염려도, 그리고 많이 입어서 다칠 걱정도 없어서 아무런 부담도 없었다. 그리고 누구나 다 넘어지고 뒹굴 때가 있어서 서로 창피한 느낌같은 것은 더욱 없었다. 그러나 이젠 넘어지면 사람들이 웃을까봐, 넘어지면 햇빛을 피하고 살아 온 골기 부족한 뼈가 부러질까봐 두려워하는 자신이 비겁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엔 일찍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난다. 할머니는 해볕에 반짝이는 눈비탈에서 미끄럼 타는 하얀 한복의 외태머리 소녀이기도 하고 짐보따리를 이고 대여섯살 아들의 손목잡고 막막한 눈길을 헤쳐가는 젊은 아낙네기도 하다. 눈이 점점 더 세차게 퍼붓는다. 이제는 큰 길에 힘들게 가던 차들도 안보이고 시선을 찌르던 빌딩들도 보이지 않는다. 세상을 뒤덮은 뽀얀 눈보라와 산처럼 보이는 가로수 아래에서 세상은 다 내 것이 되었다. 나는 두팔을 벌리고 눈꽃들의 세례를 받는다. 앞에 할머니의 뒷모습이 보인다…  
13    내 사랑은 마법탄자가 되어 댓글:  조회:387  추천:0  2016-03-01
내 사랑은 마법탄자가 되어   너는 이미 거기에 있었다. 너를 보며 자라서 너는 원래 거기에 그렇게 있어야 하는줄 알았다.   샛별같은 미소와 그윽한 향기로 내 꿈을 깨워주고 아침마다 보석 안고 받겨주는 너가 있어서 나의 동년은 화려했다.   비옥한 흑토가 너의 자리인줄 알았는데 메말라 보이는 황토 위에서도 너를 보았다.   너의 미소는 여전히 찬란하고 너의 모습은 변함없이 싱싱하구나   너의 하느작거리는 예린 잎새로 거세찬 바람도 에돌아 가고 해볕 향해 웃음 짓는 너의 생기에 흰서리도 녹아버린다.   험한 세월속의 너의 예린 모습에 내 가슴이 미어지고 너의 강인에 내 가슴에 피가 흐른다.   꿈결같은 흰눈이 지붕을 덮을 때 내 사랑은 마법탄자가 되어 너를 감싸 주리라.                   ----토끼풀에게  
12    도토리 댓글:  조회:549  추천:0  2016-02-25
                                                                                        화분에 심은 도토리가 이젠 제법 숲을 이루기 시작한다.  내 창턱에서 이루어질 청신한 수림을 꿈꾸며 산에서 도토리를 주워다 싹을 틔우고 또 그것들을 화분에 심을 때까지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꼭 도토리수림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저 산동대학 뒷산에 산책갔다가 같이 갔던 친구가 도토리인지도 모르면서 화분에 심어 분경(盆景)을 만들겠다고 열심이 줍길레 나도 덩달아 시작했던 것이다.     그전에 수림 분경을 만드는데 유자씨나 용안씨를 종자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별로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아마 그것들을 과일로는 알고 있어도 식물로는 너무 낯설었기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도토리만은 나에게 너무 익숙해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었다.     처음 위해에 전근해 왔을 때 마흔이 넘어서 직장을 바꾼 탔인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좀 어려웠었다. 수업시간만 맟추면 되서 출퇴근 시간이 자유스러워졌지만 다들 자기수업만 끝나면  바로 퇴근해버려 동료들 사이에도 서로 얼굴 부딫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일년이 넘도록 누구나 서먹했고 나 자신 또한 외롭기 그지없었다.  그때 나에게 가장 친하게 다가온 것이 바로 토끼풀과 도토리였다. 땅까지 동북과 달리 낯선 황토였지만 길옆 가로수 아래, 캠퍼스 잔디밭에 흔하게 심어져 있는 토끼풀과 제일 가까운 산동대 뒷산이나 집앞 공원에서까지도 쉽게 볼 수 있는 도토리는  내가 어려서부터 알고있는 식물이어서 마치 고향친구 같았다.  그리고 도토리라는 단어는 내가 한족학생들에게 한국어 발음교육을 시킬 때 꼭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현실생활에 별로 이용도가 높지 않은 단어이지만  ‘ㄷ’음과  ‘ㅌ’의 발음을 구별시켜 주는데 제일 적합한 단어라고 고집하는 나 자신 역시  의 다람쥐 스크랫처럼 도토리에 특별한 애착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요즘 도토리 분경을 만든다고 분주를 떨지 않았더라면 나는 자신이 이렇게 도토리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살뻔 했다. 모르고 살았다기보다는 아마 도토리를 너무 하찮게 여겨 왔기에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해야 더 적합할것 같다. 인간은 흔히 자기 주변에 있는 존재들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게 일쑤이니까…     어려서 우리동네 산에서 나는 모든 열매는 다 관심을 받을만 한 가치가 있었다. 개암이나 가래추자는 까먹을 수 있고 산포도는 술에 담그고 오미자는 약으로 쓸 수 있었는데 유독 도토리만은 그렇지 못했다. 신이 조각해 놓은 것처럼 정교롭게 생긴 깍정이에 말끔하고 매끈한 도토리가 너무 예뻐서 어렸을 적에 한우큼 주워 와서 할머니께 먹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옛날에 먹을거 없을 땐 묵해서 먹었었는데…’ 하시면서도 도토리를 잡수신 기억이 좋은 기억이 아닌 표정을 지으셨다. 그 때도 먹을 것이 별로 넉넉치 않았지만 분명 그 정도만 되도 도토리를 먹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도토리와 관련있는 속담을 찾아보아도  '도토리 키재기',  '개밥에 도토리' 이런 말들 뿐이다. 도토리와 행복한 기억이라든가 아름다운 소원 따위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지금은 건강식품이라고 중국에서도 한국상점에 가면 도토리가루나 도토리묵을 흔히 살 수 있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 도토리는  누구도 거들떠 봐 주지 않는 고독한 열매였다.     한국사람들은 도토리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중국에서는 조선족말고 도토리를 아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유명한 의 다람쥐 스크랫의 도토리도 중국의 인터넷 통합검색 百度에 榛子(개암)이라고 번역되어 있고 내가 매번 도토리라는 단어를 가르칠 때마다 학생들의 표정 역시 막연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도토리가 나만 알고 있는 보물 같아서 괜히 흥분되곤 한다.     인간은 고독을 참지 못하면 자신을 망가뜨리고  인정을 받지 못하면 삐뚤어 진다. 하지만 도토리는 이 땅에서 누가 알아주든 말든 개의치 않고  갈채없는 세월에도  비록 자그마해도 깍정이까지 완벽하게 예쁜 열매를 맺고 지며 세월을 반복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이 도토리 나무를 참나무라고 했을까? 도토리를 참나무라고 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고독을 이겨내며 생명에 충실하는 참나무는 또 종래로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 자라도 억척같이 무성한 잎으로 자신을 단장하고 찬란하게 가을 끝까지 벋치다가 한파에 시달려 잎이 다 말라버려도 겨우내 풍성한 갈색 깃발을 흔들며 생명의 찬가를 부르면서 봄을 기다린다. 우리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이 참나무를 참 많이 닮았다고 느껴진다. 너무나도 치밀할 정도로 완벽한 도토리를 보면서 나는 도토리를 닮고 싶어 진다.   참나무를 닮으면 나도 참인간이 되겠지 하는 마음에서…  
11    진향 댓글:  조회:1072  추천:0  2016-02-25
  진향(陈香) (외 1수) 쓰고 떫은 건 품은 것이 많아서이니 견뎌라 견뎌낸 세월은 쓰거움을 녹여 감로를 만들어 주나니 기다려라 세월이 비처럼 지나면 그때 다가가리 토로는 쓰라림 아닌 향기가 되어 머물렀던 자리마저 황홀케 하리라 차와 인생   똑같은 차도 다기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같은 다기에 같은 차라도 우리는 사람의 정성과 솜씨에 따라 향과 맛이 틀립니다.   다 같은 인간도 선택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고 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도 인생을 경영하는데 따라 생활의 질이 다름니다.
10    생활차 우리는 방법 댓글:  조회:1126  추천:0  2016-02-25
생활차 우리는 방법     식구들이 모여 화기애애 식사한 후에 둘러 앉아 차잔을 들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장면은 상상만해도 마음이 따뜻해 온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핵가정이어서 식구가 적을 뿐더러 생활 절주가 빨라져서 이런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점점 간편하고 위생적이며 실용적인 방법으로 차 마시기를 원한다. 나도  집에서 혼자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면 두툼하고 커다란 생맥주잔에 찻물을 한잔 그득 우려서 들고 다니며 마신다. 차는 생활의 필수품인만큼  차 자체가 품질상 문제가 없을 경우 차품의 요구에 맞게 보통 방법으로 우리면 된다.   그러나 주의할 사항은 첫째, 생활 차를 우릴 때 제일 좋기는 다호나 표일배(飘逸杯)를 사용한다. 다호는 자사호를 사용하면 좋으나 자사호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은 처음에 유리 다호를 사용하며 다도에 대해 어느 정도 상식이 늘면 선택하는게 좋다. 표이배는 유리다기여서 차를 우릴 때 탕색을 보며 차가 어느 정도 우려졌는지 판단할 수 있어서 가장 쉽고 편한 다기라 할 수 있다. 둘째, 차를 우려서 찻잎에 물이 남지 않도록 꼭 다른 컵에 부어 낸 다음에 마신다. 더 마시고 싶을 경우 다시 새물을 부어 우려낸다. 차를 마실 때 금기사항은 찻잎을 물에 오래오래 담그어 놓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커다란 물컵에 찻잎 한우큼 넣고 더운물 부어 하루종일 들고 다니며 마시는 이들도 종종 볼수 있는데 이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다. 찻잎을 물에 오래 담가 놓으면 인체에 불리한 잎속의 중금속물질이 우러나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의 향기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우룡차, 화차, 록차뿐만 아니라 다른 차들도 다 이렇게 해야 한다.   차 우리는 방법      차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맛에 대한 기준은 개인에 따라서 다르므로 먼저 찻잎의 여리고 쇤 정도나 발효정도를 알고 난 뒤 차의 맛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차 우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차의 맛과 향은 찻잎속에 함유되어 있는 화학성분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특유의 향과 맛을 내게 되지만, 차를 우릴 때 물의 온도에 의해서도 그 맛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물의 온도에 따라 차의 각종 성분이 빨리 우러나고 늦게 우러나는 속도가 틀리고 물에 용출되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차의 종류에 따라 물의 온도를 달리하는것이 차의 맛을 한층 좋게 한다.    발효차는 발효율이 높을수록 높은 온도에서 우려야 향기와 맛이 제대로 우러난다. 따라서 우룡차, 홍차, 흑차, 보이차 등의 중발효나 완전발효, 후발효차는95℃이상의 뜨거운 물을 바로 붓는다.  경발효차인 철관음이나 쟈스민차같은 화차는 80-90℃정도로 온도를 조금 낮추어 우려 마신다. 발효차는 잎이 크고 많이 주름져 있으므로 차의 분량을 많이 넣고 여러 차례 우려 마시도록 한다. 차가 너무 뜨거워서 식혀 마시면 차의 향이 달아나고,  뜨거운 차를 또 급히 마시면 식도나 위점막을 자극 하여 몸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뜨겁게 우려마시는 차는 아주 작은 잔에 따라 자주 마시거나 큰 잔에 적은 양의 차탕을 따라 마시면 덜 뜨겁다.     록차는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감칠 맛이 적다.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과 발효되지 않은 폴리페놀(탄닌)은 온도가 높을수록 많이 용출되며, 감칠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은 60-70℃에서도 거의 용출되므로 녹차는 숙수를 조금 식혀 부으면 쓰고 떫은 맛이 덜 우러나게 된다. 보통 록차는 숙수온도가 85℃전후면 적당하나 고급록차는 아미노산 카페인 비타민C등의 함량이 많고 섬유소가 적어 연하므로 숙수를 70-80℃정도로 더 식힌다. 그러나 물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차의 수용성 성분이 제대로 녹아 나오지 않아 향기와 맛이 싱겁다. 보통 차를 우릴 때 먼저 더운 물을 부어 세차를 해서 버리는데 록차만은 첫물에 영양이 거의 용출되므로 세차하지 않는다.      차를 우리는 시간은 차를 조금 많이 넣거나 발효차 이거나, 수온이 높을 때는 시간을 단축해야 하며, 차의 양이 적거나 불발효차이거나 수온이 낮을 경우 시간을 늘려야 한다. 중발효차는 대체로 초탕은 1분, 재탕은 초탕의 반으로 시간을 줄여주며, 삼탕부터는 보다 뜨겁게 오래 우려낸다. 록차는 유리컵이나 표이배로 우리면서 탕색이 연하게 파란색을 띠면 다른 컵에 따라서 마시면 된다. 맛이 쓰고 떫을 경우 물이 너무 뜨거웠거나 시간이 너무 길었을 것이다. 투다량은 보통 차와 물의 비례를1:50으로 한다. 1그램의 차에 50그램의 물을 붓는다는  것이다.  중발효차는 1:30, 그리고 차를 좀 진하게 마실때는 차의 양을 많이 하고 싱겁게 마실때는 차의 양을 줄이면 된다. 고급차는 차의 양을 좀 적게하고 보통차는 차의 양을 좀 많이한다. 
9    황혼 단상 댓글:  조회:1220  추천:5  2016-01-28
    어려서 시골에서 살 때 매번 서쪽 하늘이 빨갛게 불타다가 해가 산뒤로 넘어갈 때면 나는 그 산너머에는 아직 해가 있을 거라고, 산때문에 해가 안 보인다고 생각했었다. 그때 산골에서 지는 해는 언제나 아직 빛을 낼 수 있는 빨간 해였던 것 같다. 그리고 황혼도 아주 황홀했던 것 같다.그러나 몇해전부터 연해도시인 위해에 나와 살면서 바닷가에 앉아 망망한 바다에서 지는 해를 보고 황혼의 서글픔을 알게 되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해수욕을 가자고 조르는 애들의 성화에  저녁을 일찍 먹고 바닷가에 갔었다. 6시가 넘어서 이제는 해가 져서 햇빛에 탈 염려가 없을 줄 알고 같던 것이  웬걸 서쪽 바다위에는 해가 아직 덩그러니 있는 것이였다.    저녁 해였지만 하루종일에 달아서 더위가 가셔지지 않은 모래위에서 비록 강하지는 않아도 여전히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저녁이라고 양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을 것을 좀 후회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열기가 다 빠져버린 해는 지친듯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탈데로 다 타 버리고 식을데로 다 식어가는 바다의 황혼은 시골의 황혼보다 길었으나 서글펐다.     이때의 해수욕장은 수영고봉이다. 바닷물도 아직 따뜻하고 저녁도 든든히 먹은 수영객들은 이 황혼에 해수욕으로 하루의 더위를 가시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는 사이에 하늘도 바다도 차츰 밀려오는 재빛속에 잠기기 시작했다. 애들을 보느라고 잠깐 눈 뗀 사이에 희미하던 해는 더는 찾아 볼 수 없게 사라져 버렸다. 그 날의 황혼은 이렇게 불타는 노을도 없이 그저 하늘을 약간 벌겋게 하려다가 서서히 밀려오는 재빛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매번  그런 황혼을 볼 때마다 동네 단화할머니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걸어서 10분밖에 안되는 지척에 살고 계시지만 나도 겨우 명절 때밖에 못 가 봤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아니 바쁘다는 것은 그저 양심을 위안하는 핑게인지도 모른다. 연세가 90이 넘으셨지만 정신력도 좋고 깨끗하신 할머니는 내가 갈 때마다 내 손을 붙들고 하시는 말씀이     ‘나 이거 안 죽어서 어떡하니?’     이 말씀이다.     ‘할머니는 언제나 이렇게 깨끗하시고, 정신력도 좋으셔서 얼마나 좋아요? 할머니 이게 바로 복이예요!’     내가 이렇게 말씀 드릴 때마다    ‘어이구, 복은 무슨 복…’     하고 중얼거리시며 얼굴을 돌리시는 할머니의 눈길은 더없이 고독하고 쓸쓸하다. 할머니는 이제는 기력이 모자라서 밖에 나가지 못하시고 많이 누워 계신다고 한다. 몸이 마를대로 말라서 우리11살짜리 딸애의 몸집보다도 더 적으신 것 같다. 해외에 간 자식들이 언제 오냐고 물으면 더 외로워 하실 것 같아서 물어 보지도 못하고 그저 동생 곁에 가 계시는 우리 엄마 아버지 소식에 할머니네 북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손주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온다.     그러나 이번 추석에 갔을 때 할머니네 보모가 한 말이 지금도 짜꾸 내 귀전을 두드린다.    ‘제가 들어 온지 석 달 됐는데 이렇게 와 봐주는 사람은 처음이예요… 집은 좋은 거 샀어도 자식들이 다들 힘든가 봐요… 오늘 명절이라고 처음 과일을 샀어요. 평일에는 이런것도 못 사 드려요…’     세상도  더 커지고 발길도 더 먼데까지 닿는 오늘, 도시의 아파트는 더 높아지고 현대화한 교통수단으로 세상의 거리는 더 짧아지고 있으나 현시대 인간의 정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지 않는가 싶다.    ‘부모재 불원유(父母在,不远游)란 전통은 현실의 새로운 개념속에 점점 희미해져가고 오늘날 노인들에게 자식들의 만년의 보살핌과 임종의 배려는 사치한 꿈으로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서쪽 하늘의 황혼은 매일 그리움과 고독으로 불타고 지고 하는가 보다.
8    차 한잔의 사랑 댓글:  조회:487  추천:3  2016-01-28
 차 한잔의 사랑   천년을 자래워 돋은  잎이 살포시 다가올 때 만년적설이 샘물 되어 사랑을 우렸지   찻잎이 들끓는 정열에 춤추고 찻물이 노을같이 사랑에 물들적에 서려 오르는 향기로 나는 그대를 그려본다   천년의 정을 모아야 만년의 물을 만나 한잔의 사랑을 이룰수 있다면 나는 높고 추운 바위 옆에 내 나무를 자래우리   바위에 맻히는 이슬 먹으며 맑은 하늘 아래서 깨끗한 정기를 잎새에 담고 고독이 엿이 되도록 기다리리   내 업이 무르익어 사랑이 이루어질 때 서리서리 향기로 녹아 그대의 가슴에 스며들리 그대 품에서 잠들리…  
7    머나먼 당신에게 (외2수) 댓글:  조회:456  추천:0  2016-01-28
  머나먼 당신에게   내가 달을 보고 있을 때 당신도 마침 달을 바라보고 있다면 우리의 그리움은 저 달에서 만나게 되는 건가요?   내가 당신을 그리워 할 때 당신도 마침 나를 생각하고 있다면 우리의 사랑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걸까요?   돌아설 수 없는 인생길에 스쳐지난 우리는 발길을 멈출 수 없어 갈수록 멀어만 지네요   멀어지는  당신에게 내 마음 구름에 실어 날려 보내면 비가 되어 당신의 창밖을 흐를까요? 석양에 물들어 당신의 눈길에 잠길까요?    석류가 익을 때까지 한때 구름처럼 피었던 인연의 꽃들 세월속에 우수수 떨어져 처음에는 아픔이 피처럼 낭자했어도 이젠 흙이 되어 다 잊혀진줄 알았다 무더위 지나가고  소나기도 잠들고 선들바람 불어올 때 그제야 알았노라 짧았던 인연의  쓰라림마저 방울방울 가슴에 남아 달콤한 추억의 열매가  되었음을   작은 새의 심장으로   작아도 새였다 날개를 퍼덕이며 높은 산을 날아 넘진 못했어도 아늑한 수림 찾아 둥지 틀고 계절을 노래했다   허나 세월의 허공을 날다 처음 깃 펼치던 그 처마밑에 돌아와 나는 작은 새의 심장으로 방지민의 거창한 격동을 했노라   거품처럼 부푸는 이 세상에서 점점 외소해지는 이 지붕에 화려한 기와는 못 얹어도 한떨기 꽃쯤은 꽂을 수 있어야 했을것을 …   부끄러움이 비수가 되어 깃속에 파고든다  
6    사시나무 꽃씨가 날릴때면 댓글:  조회:459  추천:0  2016-01-28
사시나무 꽃씨가 날릴 때면   사시나무 꽃씨가 날릴 때면 동년의 추억이 사시나무 꽃씨 되어 회오리바람 일구며 골목을 헤맨다 행여 고리 없는 삽작문이랑 꼬리치며 나오던 강아지랑 나를 아는 아그배나무를 찾을가 싶어서   허나 내가 고향인 줄  아는 그 곳에는 청명날 자식 거느리고 찾아 갈 조상의 묘소도 마당에 봉선화 피는 아늑한 내집도 없다   그래서 사시나무 꽃씨가 눈처럼 날릴 때면 나의 乡愁는 하늘에서 춤을 춘다  
5    고향마을 댓글:  조회:452  추천:0  2016-01-28
고향마을     엔 톱밥이 없고 위에선 철 둑을 찾을 수 없다   동구 밖 백양나무는 어디 간지 안보이고 강변의 물방아는 지척조차 찾을 수 없다   세월은 강물 따라 흘러가 버리고 사연깃든 이름들만 여태 고향에 남아있구나   초가지붕은 기와로 바뀌어 졌어도 떠오르는 연기는 예전한데 등불 환한 처마밑엔 새 드라마가 지속된다   골목길의 떠드는 소리는 젊은이들이 가지고 떠나버리고 오늘의 그리움은 고속도로 따라 멀어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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