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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제목에 의하여 시의 탄력이 생긴다...
2017년 03월 18일 18시 10분  조회:2062  추천:0  작성자: 죽림

 

중심 소재의 제목화 

김영천 



제목을 붙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제목을 어떻게 붙여야 시가 더 살아 
나는가, 즉 시의 구조가 긴밀해지고 탄력적이 되는 
가 그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조태일님은 8가지로 분류를 했는데 
이 분류에 의해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1)중심 소재의 제목화 
2)주제의 제목화 
3)시의 첫행이나 끝행의 제목화 
4)모티프의 제목화 
5)중심 이미지의 제목화 
6)주제를 내포한 구절의 제목화 
7)시의 내용과 연관성이 없는 낱말의 제목화 
8)제목을 달지 않는 경우로 8가지로 분류를 하였군요. 
하나씩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1.중심 소재의 제목화 

가장 흔한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시인들도 많이 이 
방법을 쓰고, 특히 습작기에 있는 시 지망생들이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흰 눈은 나려 
고죽 마을을 덮었는데 
새알산도 하얗고 
밭엔 못 뽑은 배추가 그대로 
눈 뒤집혀썼는데 
이런 날 봉도는 술 생각이 나서 
땅 속에 어찌 누워 있나 

속알못 쪽 
봉도 무덤으로 가는 길도 
이미 눈이 파묻혔다. 

오늘 같은 날 
봉도는 필시 누웠던 땅에서 일어나 
머리에 눈을 맞으며 
주막집으로 혼자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으리라 

-이동순, <술꾼 봉도> 全文- 

술꾼으로 일생을 살다 죽은 '봉도'라는 인물이 이 
시의 중심 소재이자 시적 대상입니다. 이런 인물들 
은 우리의 주위에 참 많은 소시민입니다. 제가 가 
끔 인용하는 종남이 아재나 어디 시장 바닥의 유 
명한 혁띠 아저씨나 그런 소박한 사람들 중의 하 
나인 봉도가 이 시의 중심 소재입니다. 이렇게 
중심 소재를 제목으로 할 경우에는 그 중심 소재가 
시 전체 속에 무르녹아 의미를 확산시켜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아주 단순한 평면적 시로 
되어버리기 쉬울 것입니다. 

2.주제의 제목화 

주제를 시의 제목으로 할 때는 이 제목이 시의 구 
심점이 되기 때문에 많은 시적 요소들이 여기에 
집중이 됩니다. 이 때 제목은 시어들을 제대로 껴 
안을 수 있어야 하며, 시어들 역시 주제를 구체적 
으로 떠받치며 형상화시켜 줘야 하는데 주제를 
제목으로 삼는 경우, 제목은 관념어 즉 추상어가 
될 것입니다. 

이용악의 <그리움>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우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

 

 

혼자 
―이병률(1967∼)

나는 여럿이 아니라 하나
나무 이파리처럼 한 몸에 돋은 수백 수천이 아니라 하나
파도처럼 하루에도 몇백 년을 출렁이는
울컥임이 아니라 단 하나
하나여서 뭐가 많이 잡힐 것도 같은 한밤중에
그 많은 하나여서
여전히 한 몸 가누지 못하는 하나

한 그릇보다 많은 밥그릇을 비우고 싶어 하고
한 사람보다 많은 사람에 관련하고 싶은
하나가 하나를 짊어진 하나

얼얼하게 버려진, 깊은 밤엔
누구나 완전히 하나
가볍고 여리어
할 말로 몸을 이루는 하나

오래 혼자일 것이므로
비로소 영원히 스며드는 하나

 

 

스스로를 닫아걸고 스스로를 마시는
그리하여 만년설 덮인 산맥으로 융기하여
이내 녹아내리는 하나


외로울 고(孤), 홀로 독(獨). 고독, 그중에서도 홀로, 혼자라는 개념을 정확히 반영하는 철학적인 시다. 나는 단 하나다. 하루에 하루를 사는 하나. 이 세상 모든 이들의 하루! ‘파도처럼 하루에도 몇백 년을 출렁인다.’ 그 ‘울컥임’이 역사이리라. 현기증 나는 거기 휩쓸리지 않고, 나는 오롯이 하나. 그런데 ‘하나여서 뭐가 많이 잡힐 것도 같은 한밤중’인데, 하나인 것이 나를 몸 가누지 못하게 한다.
 

 

인간이 혼자 몸을 뒤척이게 하는 에너지가 뭘까? 외로움이다. ‘나’를 각성했으니 자기에게만 신경 써야 하는데, 자꾸 남의 일에 관여하게 된다. 남과 얽히게 된다. 탐욕 때문에, 동정심이나 공명심이나 야망 때문에. 결국 외로움 때문에! 외롭다 보니 하나가 하나를 짊어진다. 그래도 둘이 되는 게 아니다. 나는 하나다.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집에 돌아오면 나는 하나다. 가족이 몇이건 애인이 몇이건, 미안하지만 나는 하나다. 

타자에 대한 의무와 도리는 인간의 외로움을 덜어준다. 그것을 벗은, 혼자 있는 시간. ‘얼얼하게 버려진, 깊은 밤’에 화자는 인간은 저마다 혼자임을 받아들인다. 그것이 어른이다! 인간은 혼자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혼자 인간의 쓸쓸함이라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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