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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쓰기 전 련상단어 100개 쓰기부터 하라...
2017년 03월 29일 20시 33분  조회:2501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의 불안(tension)에 관한 생각
 

1.
오늘날의 한국시는 발표 지면이나 발표 작품 수만으로 볼 때 실로 엄청난 양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작품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독자에게 깊은 감

동을 주면서 가치있는 작품으로 평가될만한 것들은 적은 편 수에 한정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매달 발표되는 수 백 편의 시들 중의 상당수가 일상적으로 길들여진 세계

에 안주하고 있고, 타성적인 연상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자는 한국시에 결여되어있는 주요 요소가 'tension'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생

각해오고 있다. 직선적으로 흘러 가버리는 글이 긴장을 지닐 수 없음은 자명하다.

 

좋은 시는 표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의도의 소산이고,

이런 의도에 의한 '긴장'이 좋은 시의 토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논문은

한국시에서 tension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예들을 검토함으로써 한국시의 '긴장'

을 제고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2
Allen Tate(시와 사상에대한 평론집,1933)가 intension(강화, 보강)과 extension(외연)이라는

논리학 용어에서 접두사in과 ex를 떼어내고 tension이라는 용어를 제안함으로써 이 용어는

문학작품 속에 내재하는 '긴장'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여지고 있다. Tate가 좋은 시는 '긴장관계,

즉 그 시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외연과 내포의 완전한 조직체'(Allen Tate. 1970)라고 지적

한 이후, '긴장tension)은 좋은 시가 갖추어야할 조건을 지시하는 용어로 보편화되어 쓰이고 있다.


또한, 심각한 것과 아이러니 적인 것의 균형, 상반되는 경향의 조화, New Criticism(작품 자체의

연구에 중점을 두는 비평 방법)에서 좋은 시의 구조를 이야기할 때 쓰인 방법이었던 '갈등 속의

안정' 등의 특성들을 지시하는 용어로 tension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시의 모든 요소들이 느즈러져 있지 않고 꽉 짜여져 있다는 뜻으로도

사용하였다.(M.H. Abrams, A Glossary of Literay Terms, 1991)  일반적인 의미에서 긴장은

한 편의 시를 형성하는 총체적인 요소들이 적합한 균형을 속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시적인

탄력의 특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 작품이 지니는 탄력의 상당부분은 문학 작품이 나타내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생기는 긴장, 한 낱말이 각기 다른 뜻에서 생기는 애매성이 유발하는 긴장, 언어의 표층과

내재적 의미의 차이에서 생기는 아이러니 역설등의 긴장 등을 들 수 있다.(이상섭, 1984) 즉,

문학 작품이 학술적인 글처럼 직선적으로 흘러가버리는 글이 아니라 서로 밀고 당기는

저항이 근간인 것이고 그런 저항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힘이 tension인 것이다.  


그런데, 시적 긴장의 발생을 보면 외연과 내포의 관계가 근접될수록 긴장은 희박한 것이

되어가며 먼 거리에 놓이게 될 경우 서로 잡아 당기는 팽팽한 힘이 고조되게 마련이고 따라서

'긴장'이 발생되게 마련이다.(김준오 1994)


주지하는 대로 인간적인 시점을 배제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이미지들의 느닷없는 결합이며

데뻬이즈망depaysement(奏:물체를 일상적인 질서에서 떼어내 엉뚱한 곳에 놓아 심리적인

충격을 주어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한다)은 슐레알리스트들에 의해 실험된 후 현대 예술 전반

에 두루 쓰이는 표현 기법이 되었다. 데뻬이즈망은 기존의 의미를 버리고 전혀 새로운 의미를

지니도록 의미론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시에 있어서의 데뻬이즈망은 상식적이고

타성적인 연상 작용을 과감히 거부하고 발견적 의미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창작에

더없이 중요한 것이다. 한 편의 시 속에서 데뻬이즈망의 효과가 고조되어 나타나게 되는

경우는 비유, 상징, 알레고리 등 여러부면을 들 수 있을 것이고, 또한 한 편의 시에서 제목과

본문 작품사에에서도 발생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자는 작품 창작상에 활용될 수 있는

데뻬이즈망 효과와 거기서 찾아낼 수 있는 긴장의 양상들을 고찰해보려 한다. 

3
전의trope란 은유, 환유, 규범에서 일탈한 언어 용법과 같은 말의 비유figure of speech를

말한다. 전의에 관한 연구는 전통적인 수사학에서 핵심적인 것이었지만 해체deconstruction와

 같은 유파가 언어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한 이후 오늘날의 문예학에서 주요 영역으로

떠올랐다.(Joseph Childers, Gary Hentzi, 황종연 역,1999) 우리가 비유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는 추상적이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표현 내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보다 구체적이거나 더 잘 알려져 있는 대상이나 사물'을 들어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수사에서 대부분의 경우 vehicle(전달 수단)이 tenor(방향)에 비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이며 명확성을 띠고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수사법적인

차원의 비유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보더 더 여실하게'전달하고자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적 비유는 일상적 담화의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수사법적 차원의 비유'와는 그

근본부터 다른 것이다. 우선 수사법적  비유의 목적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보더 더

여실하게' 전달하려는 것'이고, vehicle이 tenor를 도와주는 부수적 기능을 수행하는데서

그친다.

그러나, 시적 비유의 경우는 단순히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보더 더 여실하게'

전달하려는' 차원을 훨씬 뛰어 넘어 'tenor과 vehicle의 상승적 결합에 의한 새로운 의미

지평을 창조'하려 한다. 그리고, vehicle이 tenor를 도와주는 부수적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차원에서 힘을 발휘한다. 즉, vehicle이 주도적 입장에서 tenor와 결합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적 비유에서 vehicle은 'tenor을 돕기 위해 비근하고 일상적이며

구체적, 세부적인 tenor를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다.

 

다시 말해 시적 비유에서의 vehicle은 독립적 개체이며 독자성을 지닌 존재이다.

그러므로 수사법적 비유의 필수 요건인 상사성이나

상동성의 기틀이 시적 비유에서는 매우 희박해지는 경우가 많다.
데뻬이즈망의 효과에 착안하여 그 예술적 효용을 실제로 실천해보인 사람들은 1920년대

불란서를 중심으로 한 초현실주의 운동의 주역들이었다. 앙드레 부르통은 '초현실주의

제1선언'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미지는 정신의 순수한 창조이다. 그것은 비교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인연이

먼 두 개의 리얼리티에서 생긴다. 이 두 개의 리얼리티의 관계가 멀수록 이미지는 강한

것이 된다. 그리고, 그만큼 정서의 힘과 리얼리티를 지니게 된다.

앙드레 부르통의 이 말 속에는 데뻬이즈망의 효과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를 찾아볼 수

있는 단서가 담겨져 있다. 데뻬이즈망은 전혀 이질적인 두 개의 사물이나 이미지를 병

치시킴으로써 특이한 굴절과 결합의 의미지평을 열어 준다. 특히, 시의 비유나 상징

알레고리등이 시적 긴장이나 상호 상승적 아날로지의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는 경우는

바로 이 데뻬이즈망의 효과가 적절히 성취되고 있을 때이다.  


데뻬이즈망의 논리에 따른다면 시적 비유에서의 tenor와 vehicle은 오히려 그 유사성을

단절하고 가급적 의미체계가 먼 거리에 있는 것에서 선택하려 한다. 이처럼 서로 먼

거리에 있는tenor와 vehicle을 폭력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발견적 의미 지평을 열고

일상적 타성과 연상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데뻬이즈망은 시창작에 있어 매우 유용한

힘이 될 수 있다.


논의를 좀 더 구체화 시키기 위해서 실제 시 속에 나타나는 데뻬이즈망의 놀라운 효과를

살펴 본 뒤 그것의 구체적 실천 가능성을 지적해 보기로 하겠다.


아래의 인용은 청마 유치환의 <깃발>의 첫행이다. '이것' 즉 깃발이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은유되어 있다. 즉, 취의tenor로서의 '깃발'이 매체vehicle로서의 '아우성'으로

치환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깃발'이라는 취의와 '아우성'이라는 매체 간에는 어떤

상사성이나 상동성이 존재하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자간의 상사성이나

상동성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이 양자는 매우 먼 거리에 있어서 전혀 의미의 유사성을 지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이것(깃발)은 소리없는 아우성'이라는 비유는 데뻬이즈망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보이는 비유라 할 수 있다.


우선 tenor '깃발'과, vehicle '아우성'의 analogy들을 몇 개씩 적어보기로 한다.
이것(깃발)은          소리없는 아우성 
tenor        vehicle 
t1.나부낀다    v1.함께 소리지른다.  
t2.애국심의 상징이다.   v2.큰 소리 
t3.수많은 선열들이 생각난다.  v3.간절함이 담겨있다. 
t4.높은 곳에 달려있다.   v4.시끄럽다. 
t5..........   v5......... 

위의 비유에서 파생될 수 있는 '발견적 의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t1 vi= 나부끼는 것들이 함께 소리지른다. 
t1 v2= 나부끼는 것은 큰 소리이다. 
t1 v3= 나부낌 속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t1 v4= 나부끼는 것은 시끄럽다. 
t1 v5=  ................. 



v1 t1= 함께 지르는 소리가 나부낀다. 
v1 t2= 함께 지르는 소리는 애국심이다. 
v1 t3= 함께 소리지르면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생각난다.  
v1 t4= 함께 지르는 소리가 높은 곳에 달려 있다. 
v1 t5= ................ 


t2 v1= 애국심이 함께 소리지른다. 
t2 v2= 애국심은 큰 소리이다. 
t2 v3= 애국심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t2 v4= 애국심이 시끄럽다. 
t2 v5= ................ 


v2 t1= 큰 소리가 나부낀다. 
v2 t2= 큰 소리가 애국심이다. 
v2 t3= 큰 소리가 수 많은 애국선열을 생각나게 한다. 
v2 t4= 큰 소리가 높은 곳에 달려 있다. 
v2 t5= ................ 


그 외에도 상호 상승적 의미의 결합이 무한대로까지 파생되어 방대한 의미체계가

새롭게 '창조된다'. 물론 앞의 예들에서 보듯이 vehicle이 단순히 tenor의 보조적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tenor과 역결합하기도 한다. 시적 비유가

수사법적 비유와 다른 점이고 데뻬이즈망의 효과를 보여주는 놀라운 실례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한 편의 시에서 하나의 tenor가 제각기 다른 vehicle로 중첩되어 규정됨으로써

발견되는 의미는 복합적으로 단계적 굴절을 겪으면서 심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누구나 등뒤에 고향이 있다. 망명자의 그림자
예인선 뒤의 또 한척의 폐선
흉터인 옛집이 따라온다.
          -황지우의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고향>에서

인용된 시에서의 tenor는 '고향'이고 vehicle은 '망명자의 그림자'(v1), '예인선 뒤의

또 한 척의 폐선'(v2), '흉터인 옛집'(v3)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tenor로서의 '고향'과  

v1, v2, v3등은 의미상으로 현격하게 먼 거리에 놓여 있다. 그리고, 현격하게 먼 거리에

놓이는 tenor과 vehicle들이 중첩되면서 복합적인 긴장을 심화시킨다. 황지우의 <타르

코프스키 감독의 고향>에서의 의미 심화 양상의 일부를 예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고향     망명자의 그림자  예인선뒤의 폐선    흉터인 옛집 
tenor      vehicle.1    vehicle.2    vehicle.3 
t1.태어난 곳  v1-1.망명자의 그늘   v2-1.예인선에 끌려오는 망가진 배  v3-1.

앓고 난 자리같은 집 
t2부모형제 사는 곳.  v1-2.망명자를 따라 다님  

v2-2.예인선 뒤의 흉한 배    v3-2 끔찍한 기억의 낡은 집 
t3.가고싶은 곳   v1-3숙명적인 동일체    v2-3수선되어야 할 배  v3-3.지워지지

않는 기억의 집 
t4.그리운 산천초목   v1-4숨어 사는자의 비극성  v2-4.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배  

v3-4돌아가고 싶지 않은 집 
t5....................   v1-5.......................    v2-5..................................  

v3-5............................ 



이상의 내재적 의미들이 상호 결합되는 양상들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t1v1-1:태어난 곳은 망명자의 그늘이다. 
t1v1-2:태어난 곳이 망명자를 따라 다닌다. 
t1v1-3:태어난 곳이 숙명적 동일체이다. 
t1v1-4:태어난 곳에 숨어사는 자의 비극이 있다. 


t1v2-1:태어난 곳은 예인선에 끌려오는 망가진 배이다. 
t1v2-2:태어난 곳은 예인선 뒤의 흉한 배이다. 
t1v2-3:태어난 곳은 수선되어야 할 배이다. 
t1v2-4: 태어난 곳은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배이다. 


t1v3-1:태어난 곳은 앓고 난 자리같은 집이다. 
t1v3-2:태어난 곳은 끔직한 기억의 낡은 집이다. 
t1v3-3:태어난 곳은 지워지지않는 기억의 집이다. 
t1v3-4: 태어난 곳은 돌아가고싶지않은 집이다. 


t2v1-1:부모형제가 사는 곳에는 망명자의 그늘이 있다. 
t2v1-2:부모형제가 사는 곳이 망명자를 따라다닌다. 
t2v1-3: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숙명적인 동일체이다. 
t2v1-4:부모형제가 사는 곳에는 숨어사는 자의 비극이 있다. 


t2v2-1: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예인선 뒤의 망가진 배이다. 
t2v2-2: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예인선 뒤의 흉한 배이다. 
t2v2-3: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수선되어야 할 배이다. 
t2v3-4: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배이다. 


t2v3-1: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앓고난 자리같은 집이다. 
t2v3-2: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끔직한 기억의 낡은 집이다. 
t2v3-3: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지워지지않는 기억의 집이다. 
t2v3-4:부모형제가 사는 곳은 돌아가고싶지않은 집이다. 


그 외에도 t3v1-1, t3v1-2, t3v1-3, t3v1-4/ t3v2-1, t3v2-2, t3v2-3, t3v3-4와 같은 의미의

결합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 vehicle이 주체적으로 tenor과 결합하여 다음과같은

의미를 파생시키게 될 것이다.

v1-1t1:망명자의 그늘이(나,너,그가) 태어난 곳이다. 
v1-2t1:망명자를 따라 다니는 곳이(나,너,그가) 태어난 곳이다. 
V1-3t1:숙명적인 동일체로 (나,너,그가)태어났다. 
v1-4t1숨어사는 자의 비극 속에서(나,너,그가) 태어났다. 


v2-1t1:예인선 뒤에 끌려오는 망가진 배가 (나,너,그가)태어난 곳이다. 
v2-2t1:예인선 뒤의 흉한 배가 (나, 너, 그가)태어난 곳이다. 
v2-3t1:수선되어야 할 배가(나,너, 그)가 태어난 곳이다. 
v2-4t1: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배가 (나,너 ,그)가 태어난 곳이다. 


v3-1t1:앓고난 자리같은 집이 (내가) 태어난 곳이다. 
v3-2t2:끔직한 기억의 낡은 집이 부모형제가 사는 곳이다. 
v3-3t3:지워지지않는 기억의 집이 가고싶은 곳이다. 
v3-4t4:돌아가고싶지않은 산천초목들이다. 


위의 보기들은 tenor로서의 '고향'과 vehicle로서의 '망명자의 그림자', '예인선 뒤의 폐선',

 '흉터인 옛집'의 의미결합 양상을 일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외에도 무수히 많은 tenor

와 vehicle의 상호 결합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v1, v2, v3 항의 유추항목들이 상호 교차

결합까지 하게 될 경우 새로운 의미항목들이 상승적으로 증가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등뒤에 고향이 있다. 망명자의 그림자/예인선 뒤의 또 한척의 폐선/흉터인 옛집이

따라온다."라는 비유적 문장이 파생시킬 수 있는 의미망은 상당한 폭과 깊이를 지니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싯귀를 바르게 읽어내기 위해서는 이 시가 지니는 '긴장'의 실체에 도달하기

위한 세밀한 읽기가 필요한 것이다. 

4
시적 긴장을 유발하는 상징의 경우도 '상징'과 상징이 지시하는 '내포'간의 거리가 현격

할수록 데뻬이즈망의 효과가 밀도있게 들어나게 되어있다. 문학적 상징은 인간이 고도한

유추능력과 해석 능력 그리고 연상 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써 사물이나 관념을 무

한히 심화하고 확대하려는 문학적 장치이다.(정한모,1982) 상징은 은유의 원리가 고도화

된 것으로 은유에서 발생한 이미지가 반복되면서 은유와 그 은유의 내포가 합일된 상태

를 가리킨다.
시적 상징이 상징으로서의 긴장을 지니기 위해서는 상징과 그 상징의 내포가 데뻬이즈망의

관계로 이루어지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하여
비상하여 본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하는 것인가를.

위의 시에서의 상징은 '노고지리'이며 이 '노고지리'의 상징이 혁명의 윤리나 혁명가의

소명과 책무를 내포로 지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에서의 상징의 활용 양상을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노고지리   혁명가   
symbol  meaning 
s1.푸른하늘을 나는 새    m1.혁명가 
s2.봄을 알리는 새  m2.피를 희생해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 
s3.수지 상승을 하는 새  m3.새로운 질서의 도래를 알리는 사람 
s4.또르르 또르르 우는 새  m4.고독해야하는 사람 
s5................  m5..................... 


상징으로서의 '노고지리'와 '혁명가'의 내포가 상호 결합하게 되면서 위의 시는 일직선적인

의미의 흐름에 그치기를 거부한다. 오히려 의미의 층위들이 상호 결합과 응전, 갈등을 불러

일으키게 되면서 긴장을 고조시킨다. 위의 시에서 상징인 '노고지리'와 그 상징의 내포로서

의 '혁명가'의 의미 결합 양상을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s1m1:푸른 하늘을 나는 새는 혁명가이다. 
s1m2:푸른 하늘을 나는 새는 피를 희생해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s1m3:푸른 하늘을 나는 새는 새로운 질서의 도래를 알리는 사람이다. 
s1m4:푸른 하늘을 나는 새는 고독해야 하는 사람이다. 


m1s1:혁명가는 푸른 하늘을 나는 새이다. 
m1s2:혁명가는 봄을 알리는 새이다. 
m1s3:혁명가는 수직 상승하는 새이다. 
m1s4:혁명가는 또르르 또르르 우는 새와 같다. 


s2m1:봄을 알 새는 혁명가이다. 
s2m2:봄을 알리는 새는 피를 희생해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s2m3:봄을 알리는 새는 새로운 질서의 도래를 알리는 사람이다. 
s2m4:봄을 알리는 새는 고독해야 하는 사람이다. 


m2s1:피를 희생해서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은 하늘을 나르는 새이다. 
m2s2:피를 희생해서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은 봄을 알리는 새이다. 
m2s3:피를 희생해서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은 수직 상승하는 새이다. 
m2s4:피를 희생해서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은 또르르 또르르 우는 새이다. 


마찬가지로 s3, s4, s...항목들이 m3, m4, m...항목들과 상승적으로 결합하게 될 경우

 파생되는 의미의 층위는 실로 방대한 양의 것이 될 것이다. 이렇게 발생되는 의미들

이 시인의 표현 의도와 연결되면서 시적 긴장을 형성해내는 것이다.

5
시의 창조적 형상화를 위해서는 시인의 주관과 상상이 개입되어야 한다. 시인의 풍부

한 상상력과 개성적인 표현을 통하여 새로운 의미의 창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시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언어 형태로 나타낸 것이라는 말 속에는 시 창작의 기본

명제가 담겨져 있다. 이 말에는 '생각이나 느낌'은 시가 아니라는 것과, '형태'로의 표현

과정을 거친 '생각과 느낌'만이 시라는 판단이 들어 있다. 가령, 한 사람이 '간절한 외로

움'에 빠져 있고, 그 외로움이 너무나 절실한 나머지 그런 자신의 심리적 내면을 시로

쓰고자 할 때, 우선 그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는다면 다음과 같은 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 나는 외롭다. 
2. 나는 매우 외롭다. 
3. 나는 너무나 외롭다. 견딜 수 없다. 
4. 나는 외로움을 참을 수 없다. 눈물이 날만큼. 
5. ........... 



자신이 겪는 외로움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적은 위의 글들은 조금씩 다른 정서적

편차를 들어내 보여준다. 그리고,사람의 능력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이거나 현란한 수

사를 구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이거나 현란한 수사를 구사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그 외로움은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외로움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앞의 경우처럼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차

원에서 바라보는 데서 전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좀 더 강한 정신과 투시력

을 가지고 자신이 당면한 '외로움'의 실체를 깊이 있게 응시한다. '외로움'을 인식하려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외로움을 인식한다는 것은 '외로움'을 추상적 관념으로서가 아니라 구체적

사물로 발견해 낸다는 말과 같다. 즉, '관념의 사물화'과정을 거친다는 말이다. 시에

있어서 관념을 사물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이미지의 발견이다. 이미지는 인식의 언어

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예로 들었던 '외로움'의 문제를 이미지로 치환시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다음의 시를 살펴 보기로 하자.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 <나그네>

박목월이 위의 시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은 하나의 시각적 풍경이다. 시가 노래해 보여주는

 시각적 인상을 하나의 풍경으로 구성해 보면 이런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이 흐르고 있고 거기에 나루터가 있다. 그런데, 시적 화자가 서 있는 나루터 건너 쪽으로

는 밀밭이 펼쳐져 있다. 그 밀밭 사잇길로 어느 나그네 한사람이 가고 있다. 밀밭 사잇길로

지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어찌나 고적한지 마치 구름 속에 달이 지나듯 선연하기만 하다.

그런데, 해는 저물어 불 타는듯 붉은 노을 걸렸고 그런 마을앞을 지나가는 이 나그네가 혼

자서 가야할 길이 앞으로도 300리나 남아 있다."


박목월이 <나그네>라는 이 시에서 보여주고 있는 시각적 풍경은 물론 이 시인이 겪는 '외로

움'의 내면 풍경이다. 즉, 위의 시에서 노래된 시각적 풍경들이 시인이 겪는 '외로움'과 상호

 연관되면서 비상한 의미의 굴절을 겪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강'은 외로움의 치환물이고,

'나루' 역시 외로움을 건네주는 장소일 수 있다. '밀밭길'은 물론이고 '나그네', '길', '노을'들

도 모두 외로움의 '생각과 느낌'들과 연관되면서 상당한 긴장과 함축을 거느리는 긴장을 지니

게 되는 것이다. 즉, 강한 투시력에 의한 이미지의 획득을 통해 시인은 평이한 정서를 결집

시키는 것이며 강한 긴장의 언어 구조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시가 시인의 생각이나 느낌에 형태를 부여한 것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한 편의 시가 쓰여지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한 남자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심한 소외와 고독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 경우 '심한 소

외와 고독감'이 시에 있어서의 표현 의도가 된다.

그러나, 시인이 느끼는 표현 의도로서의 '심한 소외와 고독감'은 그냥

생각이나 느낌일 뿐이다. 시적 화자가 느끼는 '심한 소외와 고독감'을 아무리 잘 표현한다

고 해도 아직 시의 차원에 닿은 것은 아니다. 즉, '심한 소외와 고독감'을 형태로 '표현'해

냈을 때라야만 시의 수준에 닿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심한 소외와 고독감'이 상식과 타성으로부터 벗어나 '발견적인 의미로 창조'

되기 위해서는 가급적 데뻬이즈망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이미지들이 필요하다.

'심한 소외와 고독감'을 나타낼 수 있는 지배적 이미지들은 많을 수 있겠지만 가급적

거리가 먼 것들 속에서 예를 들어 '포장마차'를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될 수 있

을 것이다.

 

tenor로서의 '심한 소외와 고독감'과 vehicle로서의 '포장마차'는 전혀 엉뚱한

거리에 놓여 있는 대상들이다. 이 두 개의 대상들을 폭력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데뻬이즈망

효과를 시도한 것이다. 그래서, 우선 '심한 소외와 고독감'을 형태화시켜줄 지배적 심상으

로서의 '포장마차'의 이미저리들을 무작위적으로 적어보았다. 

바람속에 서 있다.                       휘장이 바람에 날린다.
카아바이트 불이 켜져 있다.         찌그러진 의자가 7개.
행당동 로오타리에 서 있다.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다.
파아랗게 타오르는 연탄불.          석쇠위에서 연기를 피우는 꽁치.
오그라들며 익는 꼼장어.             오뎅국물
도마 위에 다듬겨진 푸른 파.        소주가 반쯤담긴 유리잔.
깨진 소주병.                              얼굴이 붉어진 손님.
밤 1시에도 거기에 있다.             뒹구는 라면 봉지.
홍당무.                                     익어가는 대합조개.
도마 위에 놓인 칼.                     고치구이가 된 참새.
.........                                       .........

'심한 소외와 고독감'을 형태로 나타내기 위해 지배적 이미지로 선택한 <포장마차>의

상상목록들이다. 물론 이런 상상 목록들을 자유롭게 얼마든지 더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위의 상상목록들을 지배적 심상으로 하여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심한 소외와 고독

감'을 형상화해보기로 한다.


   *. 표현 의도= 심한 소외와 고독감              
   *. 지배적 심상=포장마차의 상상목록을 중심으로 함
   *. 제목의 선정=본문과 은유의 관계를 지니게 하되 depaysement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게 함 



포장마차여,
찌그러진 의자와
오뎅국물을, 
석쇠 위에서 익어가던 꽁치를
푸른 불을 두고, 포장마차여
가스 등불을
카아바이트같은, 소주같은
캄캄한 포장마차를
홍당무같은, 잘게 다진 푸른 파같은
소주같은 날들을, 그냥 거기에 두고
나이 50의 의자여
이제는 망가져버려 앉을수도 없는
포장마차, 발이 시린 포장마차.    

포장마차에서 떠올릴 수 있는 지배적 심상들을 재료로 하여 '심한 소외와 고독감'이라는

표현의도를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이 시의 성공 여부는 시인의 재질에 따르는 것이겠지

만 한 편의 시가 만들어지는 단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위의 예

에서처럼 표현의도를 형태로 나타낸다면 다음과 같은 습작도 가능할 것이다.  


               <표현의도>            <형상화(포장마차의 상상 목록으로)>  
                 죽고싶다          깨뜨려다오, 이 술잔을 쨍그렁 깨뜨려다오 
                 신명난다              푸른 불이다. 파아랗게 타오르는 푸른 불이다. 
                 고독하다         어둠 속에 카바이트 불이 켜져 있다.  
                쓸쓸하다.     1).밤 12 시에서 1 시로 넘어가는 행당동 로오타리
      택시도 끊긴 정거장 부근 포장마차
      도마 위엔 칼이 하나 놓여있다.
      가지런히 다듬겨진 푸른 파가 놓여 있다.
  2).빈 의자 하나 놓여 있다.            
      탁자 위엔                          
      고치에 꽂힌 참새들이 놓여 있다.     
           영자를 사랑한다      1).유리잔에 담겨 놓여있다.
      깊은 밤 위스키잔에 담긴 내가
      영자의 방 침대 곁에 놓여 있다.
  2).나는 포장마차다.
      바람이 불 때마다 휘장을 펄럭이며
      영자/영자를 부른다.  

          
 위의 습작들은 지배적 심상으로서의 '포장마차'의 상상목록들로 펴현의도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런 예는 비유나 알레고리 시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시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언어 형태로 나타낸 것이라는 말 속에는 시 창작의 기본 명

제가 담겨져 있다. 강한 투시력으로 인식해낸 이미지, 가능하다면 지배적 심상과 유기적

연결을 획득한 시들에서 시적 긴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당수의 시들이 그냥 무자각하게 시의 제목을 붙이는 경향이 있다.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어떤 경우 제목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시가 될 수도 있고 못될 수도 있는 경우를 종종

경험해 왔다. 다음의 경우를 보기로 하자. 
          
(가)      ...... 시 인
가젤영양 한 마리 물 속의 악어에게 먹히고 있다. 순간이었다. 가문 대지 목마른 가젤영양들

이 가물어 말라붙은 초원을 걸어 물을 찾고, 그 물 속에 머리를 들이미는 순간, 코도 귀도 눈

도 물 속에 감추고 숨어 있던 악어들이 돌진하였다. 정확히 몸통을 물린 가젤영양은 물린 채

 깊은 곳으로 끌려 갔고, 먹이를 가로채려는 다른 악어 떼들의 싸움 속에 형체도 없이 사라졌

다. 잠시, 가련한 이 짐승의 머리부분을 삼키는 예리한 이빨의 악어 모습을 끝으로 연못은 다

시 적막 속으로 빠져 갔다. 
                             - 졸시

 (나)        가젤영양의 죽음  
가젤영양 한 마리 물 속의 악어에게 먹히고 있다. 순간이었다. 가문 대지 목마른 가젤영양들이

가물어 말라붙은 초원을 걸어 물을 찾고, 그 물 속에 머리를 들이미는 순간, 코도 귀도 눈도 물

 속에 감추고 숨어 있던 악어들이 돌진하였다. 정확히 몸통을 물린 가젤영양은 물린 채 깊은

곳으로 끌려 갔고, 먹이를 가로채려는 다른 악어 떼들의 싸움 속에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잠시,

가련한 이 짐승의 머리부분을 삼키는 예리한 이빨의 악어 모습을 끝으로 연못은 다시 적막 속

으로 빠져 갔다. 



(가)의 시와 (나)의 시는 시의 제목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시의 완성도가 얼마나 현격한

차이를 지니게 되는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가)의 시는 현대 사회에서의 시와 시인이 처한 험난한 위상을 보여주는 알레고리 시이다. 상

상력과 감수성이 메마른 현대 사회에서 섬세하고 예리한 감성을 지닌 시인이 처한 상황은 매

우 비극적이다.

 

위의 시는 약육강식의 생존법칙이 엄존하는 열대 밀림에서 악어의 사냥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사냥 모습은 요즘 TV에서 종종 방영되는 '동물의 세계'등에 흔히 보이는 모습

이다. 실제로 그런데서 보이는 어느 장면을 묘사적으로 옮겨 놓은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장면의 묘사가 시의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제목과 본문이 은유의 관계를

이루면서 새로운 의미체계를 만들어내게 될 때이다.


현대사회에서의 시인의 위상과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장글의 세계가 은유의 관계를 이루면

서 강한 tension을 이룬다. 만약 이 시의 제목을 (나)에서 처럼 <동물의 세계>라 붙였든지

<가젤영양에게>처럼 붙였다면 그냥 일상적으로 보는 악어의 사냥 모습에서 더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시의 제목과 본문 사이에서 발생하는 데뻬이즈망의 효과를 실제 작

품을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적들이 뿌린 삐라 한 장 던져져 있다.

얊은 옷입은 파르티잔 하나
소총을 든 채 죽어 있다.
                -<인텔리겐치아.4> 졸시

위의 시는 이 시대의 지식인의 소명과 책무를 노래해 보여준다. 인텔리가 자신의 자리에서

사회적인 소명을 다할 때 사회는 밝고 건강한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사회는 지식인이 본분을 망각하거나 방기해버리고 있다.


위의 시가 노래하고있는 것은 어떤 유혹에도 휘둘리지 않으면서 신념을 위해 목숨을 던진

시인, 혹은 인텔리겐치아의 순절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 인텔리겐치아는 위난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회유를 위한 삐라들이 던져져 있다.

지금 파르티잔은 그 삐라를 주어들고 투항하면 목숨을 보전할 방도가 있기도 한 상황이다.

파르티잔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막강한 적에 대항해 싸우는 기동타격대'이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막강한 적에 대항해 싸우는 기동타격대'로서의 지식인은

신념 때문에 소총을 들고 순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는 지식인의 소명과 책무

를 전혀 새로운 발견적 의미로 창조해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시의 본문과 본문이

전혀 먼 거리에 놓여서 데뻬이즈망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7 
문학 작품이 지니는 탄력의 상당부분은 문학 작품이 나타내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생기

는 긴장, 한 낱말이 각기 다른 뜻에서 생기는 애매성이 유발하는 긴장, 언어의 표층과 내재적

의미의 차이에서 생기는 아이러니 역설등의 긴장 등을 들 수 있다. 즉, 문학 작품이 학술적인

 글처럼 직선적으로 흘러가버리는 글이 아니라 서로 밀고 당기는 저항이 근간인 것이고 그런

 저항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힘이 tension인 것이다.  


그런데, 시적 긴장의 발생을 보면 외연과 내포의 관계가 근접될수록 긴장은 희박한 것이 되

어가며 먼 거리에 놓이게 될 경우 서로 잡아 당기는 팽팽한 힘이 고조되게 마련이고 따라서

'긴장'이 발생되게 마련이다. 주지하는 대로 인간적인 시점을 배제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이

미지들의 느닷없는 결합이며 데뻬이즈망은 슐레알리스트들에 의해 실험된 후 현대 예술 전

반에 두루 쓰이는 표현 기법이 되었다. 데뻬이즈망은 기존의 의미를 버리고 전혀 새로운 의

미를 지니도록 의미론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시에 있어서의 데뻬이즈망은 상식적이고 타성적인 연상 작용을 과감히 거부하고 발견적 의

미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창작에 더없이 중요한 것이다. 한 편의 시 속에서 데뻬이즈

망의 효과가 고조되어 나타나게 되는 경우는 비유, 상징, 알레고리 등 여러 부면을 들 수 있

을 것이고, 또한 한 편의 시에서 제목과 본문 작품사이에서도 발생되는 것이다. 이 논문은 작

품 창작상에 활용될 수 있는 비유, 상징, 이미지, 작품 표제에서의 데뻬이즈망 효과들과 시적

긴장이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검증하였다. 



  Allen Tate, On The Limit df Modern Literature: 김수영. 이상옥 공역,(<<현대문학의 영역>>

(대문출판사,1970) 
  M. H. Abrams, 최상규 역.  A Glossary of Literay Terms, (<<문학용어사전, 보성출판사, 1991.)
  Joseph Childers, Gary Hentzi, 황종연 역, The Columbia Dictionaary Of Modern Literary And

Cultual Criticism, 1999)
 김준오 ,시론 (삼지원 1994)
 이상섭, 문학비평용어사전 (민음사 1984)
 정한모, 현대시론,(보성문화사, 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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