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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전(4) 석양에 대학생으로 된 손원종선생
2023년 04월 17일 10시 51분  조회:617  추천:0  작성자: 최상운
                            인물전(4)     석양에 대학생으로 된 손원종선생
 
    필자는 조글로에 아직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흙속에 묻쳐있는 보석같은 인물들의 전기를 올리기로 하였다. 이미 세분의 사적을 올리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네번째로 소개할분은 다름아닌 정령퇴직을 하고나서 연변대학 로어학부의 방청생으로 된 손원종선생님이다.
   손원종선생은 2003년1월14일에 정녕퇴직을하였다. 퇴직후에도 작품창작과 번역, 심열을 하면서 3년동안 바쁜일정을 보내였다.
   어느날 그는 자신의 신체상황과 애호에 맞는 로씨야어 학습에 힘써보려고 작심하였다. 왜냐하면 중학교와 대학을 다닐 때 로어를 배웠고 또 로어과대표로도 활약한 적이 있었으니까.
   2006년 8월 하순의 어느 날, 손원종은 연변대학 외국어학원 로어학부 학부장 사무실에 찾아갔다.
그 때 로어학부 학부장은 사유로 안 계시고 40대 쯤 돼보이는 당지부서기가 전 학부 사무를 맡아보고 있었다.
   “어느 학급 학생의 학부모이신가요?”
   당지부서기는 아주 상냥하게 물었다.
   “저는 이미 퇴직한 로인인데 이 학부의 방청생으로 되려고 찾아왔습니다. 꼭 받아주십시오.”
손원종은 애걸하다싶이 청을 들었다.
   “아직까지 본학원에서는 70을 바라보는 로인을 받은 전례가 없었고 또 학원 지도부와 학교 지도부에서도 절대 비준하지 않을 겁니다.”
   지부서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로어를 배우려고 연길시내 곳곳을 다 찾아보았습니다. 영어, 일어, 한국어, 강습반은 많은데 로어강습반만은 찾지 못하여 예까지 오게 되였습니다. 학원과 학교 지도부에는 제가 말씀드리겠으니 념려 마십시오.”
   손원종이 이렇게 간절하게 간청했지만 결국 지부서기는 대답 대신 “전 수업시간이 되여서 나가봐야 하겠습니다.” 하고는 사무실을 나갔다.
   첫날은 이렇게 허탕치고 말았다. 그 이튼날부터 손원종은 련속 며칠간 아침 8시에 학교에 가서 로어학부장 사무실에 “출근”하여 신문도 보고 청소도 하면서 떼를 썼다.
   8월30일 아침 종전 대로 “출근”하였더니 지부서기가 손원종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럼 9월3일부터 1학년 신입생들과 함께 학습하십시오. 그러나 세가지는 꼭 지켜야 합니다. 첫째, 맨뒷줄에 앉아야 하고 둘째, 수업시간에 발언하거나 질문하지 말아야 하며 세째, 지각하여서는 절대 안됩니다.”
   손원종은 너무도 기뻐서 거듭 감사를 드리며 “꼭 선생님이 말씀한 세가지 요구를 준수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하였다.
    2006년 9월3일 부터 손원종은 마침내 연변대학 로어학부 방청생이 되였다.
   그당시 로어학급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 26명에 손원종까지 합하면 27명이였다. 한족, 조선족외에도 만족, 회족, 몽골족으로 다민족 대가정이였다. 남학생은 손원종까지 7명이였고 그외 20명은 전부 녀학생이였다. 손원종이 옆자리에는 키가 그와 비슷하고 몹시 령리하게 생긴 조선족 남학생이 앉아있었다. 그 학생은 다정다감하였는데 말끝마다 “할아버지”하고 부르며 살감게 굴었다. 그 학생은 전해에 우수한 성적으로 연변대학 로어학부에  입학하였는데 첫해에 그만 인터넷개입에 빠지다 나니 락제를 하여 그 학급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처음에 반급학생들은 손원종이 그 학생이 할아버지여서 며칠간 그와 함께 수업에 참가하여 그의 마음을 달래주는  줄로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간 지나도 그가 여전히 자기들과 똑같이 수업에 참가하는 걸 보고 그제야 그학생이 할아버지가 아닌 것을 알게 되였는데 도대체 그분을 어떻게 호칭해야 하는지 몰라 나름 대로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학급회의에서 토론을 거쳐 손원종을 “할아버지”라고 부르기로 하였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의 나이가 그들의 할아버지와 비슷했기때문이였다.
   손원종은 장장 4년간 그들과 함께 학습하고 생활하였다.
   손원종이 금방 학습을 시작할 때 우연한 기회에 선생님들이 주고받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들은 모두 그를 “로선생(老先生)”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도 “로선생이 학습하려는 정신은 참 좋은데 끝까지 배워낼 수 있을가?”
   “글쎄 얼마전에 주정부에서 30세좌우이 간부 몇을 우리학급에 보내여 로어를 배우게 되였는데 한달도 안되여 전부돌아갔었지 로선생은 그들보다 년세가 많으니 3주일도 견지하기 어려울거야.”
   선생님들이 의론을 들은 손원종을 더욱 분발하게 하였다. 손원종은 꼭 학습을 끝까지 견지하여 훌륭한 성적을 따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하였다.
   얼마 안 지나 1학년 전학기 중간시험이 있었다. 시험문제는 아주 간단하였다. 100개 단어에서 50개는 로어를 한어로 번역하고 50개는 한어를 로어로 번역하는 것이였는데 손원종은 참답게 복습한 데다가 명제가 간단하여 97점을 맞고 5등안에 들었다.
   그 뒤로 선생님과 학생들이 손원종을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아마 “이 늙은이를 얕잡아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였다.
   그러나 나이는 속이지 못한다. 손원종은  60을 훨씬 넘긴 사람이고 학급의 학생들은20세도 채 되지 않았으니 어찌 그들과 비기랴 .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젊은 학생들의 학습성적은 매일과 같이 달라지는데 손원종은 매일매일 “숨가뿌게 따라가”느라 바빴다. 게다가 나이 앞에 장사가 없다고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았다.
   때론 진한 커피 두잔을 련속 마셔도 수업시간에 달려드는 졸음을 쫓을길 없었다. 그 주되는 원인은 신체가 피로한 데도 있었겠지만 과문을 잘 리해하지 못하는 데도 있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손원종은 결심을 단단히 내렸다. 매일 새볔 3시에 일어나 그날 배울 과목을 예습하였다. 이방법은 확실히 효과를 보았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강의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니 졸음도 온 데 간데없이 사라졌다. 이리하여 그의 학습성적은 줄곧 중상에 속하게되였다.
   2학년 기말시험이 끝난 뒤 손원종은 학교에서의 학습을 끝마치려 하였다. 이 정도로 공부하면 단과대학 수준에 도달하였으니 집에 돌아가 계속 자습을 하면서 사전을 뒤지면 웬만한 로어로된 우화, 동화 혹은 꽁뜨 같은 것은 중국어 혹은 조선어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한사코 말리면서 3학년부터는 로씨야문학과 대외무역 과목이 설치되여있으니 배울 것이 더 많고 4학년에 가서는 졸업론문쓰기와 실습이 있어 부담이 별로 크지 않다면서 꼭 끝까지 견지하라고 격려하였다. 학급 단지부서기와 반장은 그를 찾아와 고무하였고 학생들은 “할아버지 떠나지 마세요. 우리랑 함께 졸업하자요.”라고 하면서 간곡히 만류하였다. 손원종은 선생님의 지도와 학생들의 부추김에 못이겨 끝끝내 4년간의 대학생활을 견지하였다.
   4년간의 공부를 끝마치던 날 학원의 권원장이 대학4년 수료증서를 친히 손원종에게 발급하였다.
   필자는 손원종선생의 석양에 비낀 학구열을 보면서 심히 감동되여 필을 들게 되였다. 우리조선족 사회에서 손원종선생과 같은 분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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