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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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낀 두 얼굴
2016년 01월 03일 09시 17분  조회:2299  추천:0  작성자: 최상운
                                                         거울에 비낀 두 얼굴
 
    
        퇴근 시간이 되자 나는 빠른 걸음으로 목욕실로 달려갔다. 퇴근한 후 제일 먼저 목욕실로 가는것이 퇴근후의 첫 행사다. 나는 작업복을 벗어놓고 거울에 내 얼굴을 비추어 보았다. 거짓을 모르는 거울에 이상스런운 검은 얼굴이 나타났다. 온 얼굴을 때묻은 손으로 문질러 놓아 얼굴이 억망이다. 저 사람이 나란 말인가? 나는 그 못난 얼굴을 보고 너무 우수워 히적 웃었다. 그 검은 얼굴도 히적 웃으며 새하얀 이발을 드러내 보였다. 분명 내 얼굴이 옳은데?  다시 얼굴을 돌리며 이곳저곳 보았다. 눈, 귀, 코 할것없이 까맣다. 곁 사람이 보았으면 근방 온돌을 수리하고 나온 온돌공으로 여길것이고 더 심하게 말하면 흑인으로 착각 할수있는 정도였다.
        나는 거울속의 자신을 보면서 이렇게 까지 어지러운 일을 하지않으면 밥을 못먹나? 왜서 이런일을 하여야만 한단 말인가? 여짓껏 이런일을 하지 않고도 살아왔는데? 중얼거리며 목욕탕으로 발길을 돌렸다.
         매번 거울속의 까만 얼굴을 볼때마다 이런일을 계속하다가 혹시라도 못쓸병에 걸닌다면 어쩔라고? 이런 위구심이 들기도 했다. 에라 이번 주일까지만 이 공장에서 일하고 월급을 받으면 다른 직장을 구해보야지, 하면서 직장을 바꿀 생각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내 소망대로 되여주지않았다. 이 공장을 버리고 다른곳으로 간다고 한들 별로 더 나을 일자리가 없다. 어디로 가던지 나이 많은 사람을 환영하지 않는다. 나이 많은 사람이 한국에서 좋은 직장을 얻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나는 목욕하고 나서 거울에 내 얼굴을 비추어 보았다. 이번에는 깜장 얼굴이 아니라 허여 멀금한 균형잡힌 보기좋운 얼굴이 보였다. 선비티가 나는 얼굴이였다. 나는 거울에 비친 내 진짜 모습을 보고 싱긋 웃었다. 나는 거울에 비낀 두 얼굴을 보면서 내가 마치 연극배우처럼 연기를 한다는 감이들었다. 일터로 나갈때에는 신사다운 말쑥한 얼굴이였다가  일하고 퇴근할때면  얼굴이 새까매진다.  퇴근후에 싯고나면 까만 얼굴이  말끔한 얼굴로 바꾸어진다. 또 다음날도 그렇다 여전히 그랬다.
        나는 한국으로 오기전에 나먼저 한국에 왔다간 사람들이 한국에가서 돈벌기 쉽다는 말을 들었다. 돈의 의혹에 한국으로 왔다. 정작 한국에 와 보니 소문과 같이 그렇게 쉽게 돈을 벌수 없었다. 어디로 가든지 고용주들은 내 나이를 물어보고는 “로인님, 이 년세에  무슨일을 한다고 그러십니까? 집에 돌아가 손군이나 데리고 노십시오.” 하는것이였다. 그런 말을 들고나면 신체가 좋다고 자부했던 나도 기가 한풀 꺾기였다. 그럴때에는 귀국할가?고 생각 했다. 하지만 많은 돈을 팔고 와서 이대로 돌아갈수 없지않는가?. 나는 사처를 다니며 일자리를 찾았다. 어쩌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노가다판”으로 가서 하루를 일하고 나면 청부업자가 하루 삵전을 주면서 “아저씨 수고 많았어요.”라는 좋은말을 하고선 이튼날에는 일하려 나오지 말라고 했다.
        몇달사이에 나는 축구공처럼 이리 저리 굴러 다니였다.  사돈의 소개로 이 공장으로 왔다. 물어 빠진 사람이 지프라기라도 잡듯이 이 공장에 발을 부치여야 만 했다. 다행히 이공장의 사장님은 두말없이 나를 받어 주었다. 그러면서 일을 잘 하면 나를 장기로 채용하겠다고 하는것이였다. 그말을 듣고 나는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랐다. 후에 알고보니 이공장에 문지가 많아 젊은 사람들은 왔다가 며칠 일을 못하고는 달아났다는 것이였다. 이런 영악한 환경때문에  성쌓고 남은 돌들만 모여 일하는 “로인공장”이였다. 실업이란 쓴맛을 볼대로본 나는 환경 여부를 따지지않고 무작정 이 공장에 남기로 했다.
         나는 거울에 비낀 나의 두 얼굴 모습을 보면서 연길에 있을때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 올랐다. 나는 연길에 있을때 자신은 부유하게 살지 못하면서도 관내에서 온 로무일군들을 얕잡아 보았다. 그들은 왜서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별별고생을 다하느냐? 하는 동정심도 가지였다. 관내에서 온 그들은 비록 쬐쬐한 모습을 보이였으나 돈을 버는일에는 좋은일 궂은일을 가리지않았다. 그들은 건축공지로부터 건축장식인테리어, 건축자재판매, 하수도수리, 신수리 등등 큰고 작은일들을 그들이 거지반 도맡아 하고 있었다. 내 눈에는 돈이 될것 같지않은 페품수구와 같은 자질구려한 일들을 그들이 수걱수걱 잘 하는것이였다. 마치 연길의 돈을 그들이 다 가져가는 양국이였다.
         우리가 할수있는일을 외지 사람들이 도맡아 하다나니 진짜 연길사람은 일자리를 잃게 되였다. 그러던차 외국 로무수출이라는 새로운 길이 트이면서 연길사람들은 한국과 여러나라로 갈수있었다. 우리는 지금 관내 로무일군들이 하는 방식대로 외국에 와서 한국인들이 꺼려하는 일들을 맡아하고 있다. 나도 그일원속에 끼여있다. 연길에서 신사답게 살던 내가 과거 내가 얏잡아보던 관내로무일군들과 같은 일을 하고있다.
        한국에서 힘든 로무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기쁨을 느낄때가 있었다. 제일 기뿔때는 월급을 탈때였다. 10년전 중국에 있을 때 내 월급은 840원 이였다. 그러던 것이 한국 에서는 8400원의 월급을 받는다.  중국에서 백 원짜리 8장을 달랑 타던때와 다르게 한화 만원짜리를 130장을 타고 보면 날뜻이 기분이 좋았다. 더 기분좋게 할때는 집에다 뭉치 돈을 부칠때였다. 중국에서 받던월급이 근 10배에 달하는 월급을 타고 보면 생활의 고 달 품을 다 잊고 만다. 그 돈 때문에 고된 일에 지쳐 신체가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했다.
        나는 이제는 공장생활에 적응되였다. 기계를 다루는데 숙년공답게 척척 잘 다룬다. 공장에서는 새로운 일군들이 오면 나한테 맏긴다. 숙련공이되여 그들을 가르쳐준다. 하루 일이 끝나 목욕실에서 몸을깨끗이 싯고 새 옷을 가라 입고 공장주위를 한 바퀴 돌고나면 지쳤던 몸이 풀리는것 같고 하루 동안 쌓였던 잡념들이 말끔이 가셔진다.  
        공휴일 날에는 가방을 들고 관광을 떠난다. 한국의 력사와 문화를 알고저 력사유적지 답사를 하였으며 명산을 올라가 보았고 명승지 유람을 하였다. 짬짬이 시간을 타서 보고 느낀 감상을 기록하였다. 후 날 내가 추억에 남길 책을 출간할 준비를 하기 위해 서 였다. 이렇게 의이 있고 재미있게 나날을 보내고 보면 검은 얼굴로 되던 시간을 다 잊고만다.
        때로는 마음이 허전할때가 있었다. 달 밝은 밤이면 북쪽 하늘을 보면서 고향의 처자들을 그리게 되고 어서 빨리 돈을 모아 고향으로 가고 싶었다.
        한국생활에 정을 붙이고 보면 어떤 의미에서 말하면 나의 한국 생활이 한국인보다 더 자유롭고 온정 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우월감이 들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서민들은 개인 집을 장만하기 힘들고 나만큼 돈 근심 없이 자유로이 유람을 못 다닌다. 한국에서 고용 로동자 생활을 하면서도 희망이 보이 였다. 앞으로 닫쳐 올 좋은 일을 생각하면 힘이 솟구쳤다. 몇 년 참고 부지련히 일하면서 저금한다면 중국에 돌아와 “아파트”을 살수 있다. 몇 해 더 일하고 저금 한다면 “양로보험”을 할 수 있어 로후 생활을 멋지게 살 수 있다. 이런 희망과 기쁨을 한국 로무 생활에서 체득하였다.
        한국에서의 고용 로동자 생활은 비록 힘들었지만 참아내고 락관적으로 대하고 알뜰이 저금하니 그것이 내 후반생에 운택나게 생활할수있는 밑 걸음이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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