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운
http://www.zoglo.net/blog/cuishangyun 블로그홈 | 로그인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수기

루스타
2015년 12월 27일 09시 12분  조회:2049  추천:0  작성자: 최상운
                                                               루스타
 
 
        나에게는 루스타란 우즈베크쓰탄의 친구가 있었다. 한국에 있을때 친한 친구였다. 어떻게 하다나니 나와 루스타는 한 직장에서3년동안  일했으며 한 솥밥을 먹었다.
       알고보면 국적이 다르고 민족이 달라도 사람의 마음은 다 한가지였다. 내 마음을 열고 정을주면 가까와지고 이것저것 따지면 멀어지는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사람들은 추억으로 사는것 같다. 나는 자주 추억속의 안개를 헤쳐본다. 추억속의 안개를 헤치고보면 나뿐 기억들은 잘 떠오르는데 좋았던 일들은 별반 떠오르지않는다. 그런데 오늘만은 례외다. 오늘 나는 심심하여 내가 쓴 책 “코리아남북”을 보다가 우즈베크쓰탄친구 루스타가 떠올라 필을 들게 되였다.
        내가 한국에 체류해 있던 어느날이였다. 내가 공장 마당에서 콘터이너에 짐을 싣고 있는데 낯선 사람들이 몇몇이 공장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공장 사무실로 들어갔다. 조금있다가 사무실 직원과 함께 생산직장과 숙소를 돌면서 불법체루자를 붙잡는것이였다. 알고보니 그들은 한국법무부에서 파견한 불법체류자를 붙잡는  사복경찰들이였다. 그들은 미리 대문밖에 수송차를 세워놓고 공장 안을 철통같이 둘러쌌다. 연후 그들은 공장작업실과 숙소를 돌면서 로동자들이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불법체류자를 골라내여 붙잡는것이였다.
        사전에 예고 없이 그들이 왔기에 불법체류자들은 꼼짝 못하고 붙잡혔다. 일터에서 붙잡힌 사람,  잠을자다가 붙잡힌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불법체류자들을 붙잡고 다짜고짜로 수갑을 채웠다. 수갑을 채운 그들을 끌고 수송차로 가는 장면을 보니 마치 영화에서 포로들을 압송해가는 장면과 심통히 같아 보이였다. 붙잡혀 가는 사람중에서 루스타이 모습이 보기 구차했다. 원체 눈이 크고 덩치가 큰 루스타였건만 겁에 질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머라고 말하기 어려울정도로 마음이 쓸쓸해 나면서 단속이란 이런것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에 비로서 나는 단속이란 함의를 알것 같았다. 사실 나는 중국에 있을때 한국에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심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나 단속이란? 먼지 모르고 지나왔다.
         단속이란?  불법행위를 제지시키거나 부정행위를 하지못하도록 제재를 가하는것을 말한다. 민주주의 국가이며 법제의 국가라 하는 한국에 몇 년사이에 불법체류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돈 벌기 좋다는 소문이 과다하게 펴지면서 우리 조선족들뿐만 아니라 발전도상에 있는 나라 사람들이 한국으로 가기를 원했다. 돈의 유혹에 많은 사람들이 합법, 혹은 비법으로 한국으로 몰려들었다.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사회치안을 안정시키며 질서를 잡기 위하여 한국정부에서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였다. 불법체류자를 붙잡으면 강제 출국을 시키였다.
       나라의 공민이라면 자국의 법률을 지켜야 하며 외국인이라도 주재해 있는 나라의 법을 지키는것이 사람의 지켜야 할 원칙이다. 그러나 한국으로 돈 벌려온 사람들은 피치못할 이러 저러한 여건으로 인하여 불법체류자로 되는 현상이 많았다. 친척 방문 비자는 석달이고  연장수속을 하면 2년으로 되여있고 로무일군은 3년이라는 비자시간을 주었다. 주어진 비자 기간으로는 돈을 벌려고한 사람들의 욕망을 해결할수 없었다. 하여 그들은 불법으로 있는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불법체류자로되여 단속을 받은 우리 조선족들도 많았다. 조선족이 그러할진대 외래인들이 처지는 더 했을것이다.
        그들이 붙들려가자 공장안은 초상맞은 집처럼 아수라장이 되였다. 사람들은 뿔부리 흩어졌고 주인을 잃은 기계는 뭠춰섰다. 그들이 간후 한식경이 지나서야 원상태로 돌아왔다. 점검하여보니 우즈베크쓰탄의 루스타, 아낌, 하싼, 예리낀이 붙잡혀 갔고 그외 방그레다슈의 예민도 붙잡혀갔다. 어쩜 마음이 착하고 일을 잘하던 사람만 재수없이 붙들려갔다. 술을 좋아하고 일하기 싫어하던 우즈베트쓰탄 오맹은 그사이 어디로 갔던지 붙잡히지 않았다.
       나는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것을 옳다고 여기면서도 어쩐지 무얼 하나 잊어나 버린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그사이 루스타와 친구로 되였으며 정을 쌓았으니 말이다. 그런 친구와 리별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허전할수밖에 없었다.
       몇년전 나는 사돈의 소개로 이 공장으로 일하러 왔다.  처음 내가 공장으로 들어서니 공장안은 덥고 먼지가 많았다. 불빛에 반사된 먼지는 반짝반짝 빛을냈다. 나는 이렇게 덥고 먼지가 많은곳에서 로동자들이 어떻게 일하냐 싶었다. 이 공장에서 오래 일하다간 결핵병에라도 걸릴것 같은 위구심이 들었다.
        공장이 환경조건이 연악하다고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외국인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일을 하여야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모두 한지리에 빙 둘러 앉아 식사를 하였다. 나는 밥상에 빙둘러 앉은 사람들을 휘 둘러보았다. 각가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보이였다. 그들도 나를 유심히 보는것이였다. 그 사람중에서 루스타란 사람이 제일 나이가 많아보이였다. 히슥히슥한 머리와 우묵한 눈, 텁숙한 수염, 수척한 얼굴은 에누리없는 늙은이 상이였다. 나는속으로 이렇게 늙은 사람도 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후에 알고보니 루스타는 나보다 6년후배였다.
         루스타는 서울 올림픽때 한국으로 왔다가 몇해 체류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우즈베크쓰탄으로 귀국했다가 3년전에 다시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루스타는 부지련히 일하면서 한국말을 배웠다. 그는 학도공으로부터 숙련공으로 되였다. 한국말도 제법 잘 하였다. 공장측에서는 나를 루스타의 제자로 배치하였다. 루스타는 겉보기와 다르게 마음씨가 곱고 성실한 사람이였다. 그는 성심껏 나에게 기계조작 기술을 배워주었다. 어렵고 힘든일이 있으면 자기가 앞장서 해결하였다. 공장에서는 간식 시간이 되면 우유와 빵을 주었다. 컬컬하던차 나는 빵과 우유를 맛나게 먹었다. 그런데 찬우유를 먹어서 그런지 설사가 나갔다. 내가 설사를 하는것을 안 루스타는 미리 내가 먹을 우유를 덮혀주었다. 그는 나에게 우유는 더운것을 먹어야 탈이 없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더운 우유를 먹은후부터 설사를 하지않았다. 나는 자상한 그를보고 감사하다고 했다. 루스타는 그런일을 가지고 뭘 감사하다고 할게 있냐고 했다. 나는 루스타를 선생으로 모시고 열심히 배워 몇 달후 숙련공으로 되였다. 후에 나는 다른 기대로 옮겨 일했다. 우리는 수시로 시간이 있으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는 우즈베크쓰탄의 이야기를 잘 하였다.
        나와 루스타가 한 공장에 일한지 3년이 되던 어느 날 루스타는 긴 하숨을 쉬였다. 내가 왼일인가? 물었더니 루스타가 하는말이 자기는 한국에서 체류할수 있는 비자 기간을3년을 받았는데 이미 만기되여 합법체류 기간이 지나 불법체류자가 되였다는 것이였다. 이제 몇해만 더 일한다면 우즈베크쓰탄에서 아파트 집을 사고 상점도 꾸릴수 있는데 단속을 당하면 계획이 물거품이 된다고 했다. 어느때 붙잡히여 강제 추방을 당할지 몰라 근심된다고 했다. 그말을 듣으면서도 나는 그를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어 안타가웠다.
       루스타가 우려했던일이 그날 찾아왔다. 루스타는 일하다가 작업복을 입은채로 붙잡혔다. 듣는 말에의하면 몇일 구류소에 같쳤있다가 강제 출국을 당하게 되였다고 했다. 다행히 벌어놓은 돈을 몽땅 가지고 갔다고 한다. 나는 그말을 듣고 한시름 놓았다.
        가재도 게편이란 말이 있다. 한국에 체류해 있는 외국 로동자들은 국적이 다른고 민족이 달라도 마음이 하나로 통하고 있었다. 모두다 한국에와서 돈을 벌려는 공통점을 같고 있으므로 서로 동정하면서 화목하게 지내였다.
        범무부에서 여러 차례 이 공장을 검사한 일이 있다. 그들이 올때마다 외국 로동자들은 서로 정보를 알리였다. 불법체류자들이 피신하도록 하였다. 그러던것이 이 공장과 알륵이 있던자가 법무부에 가만히 신고하는 바람에  불법체류자들이 어쩔사이없이 몽땅 붙잡혔다.
       루스타가 붙들려간 이듬해 우즈베크쓰탄에서 루스타이 친구가 우리공장으로 왔다. 그는 나에게 루스타이 안부를 전하였다. 루스타는 우그베크쓰탄에서 잘  보내고 있다고 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 나의 하루 2024-03-26 0 341
13 인물전(4) 석양에 대학생으로 된 손원종선생 2023-04-17 0 616
12 (인물전 1) 시대가 배출한 녀걸 리영숙회장 2023-02-05 0 5353
11 오직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 2022-08-27 0 2438
10 모나리자 2022-04-23 0 1146
9 현대농민 2021-09-27 0 2111
8 동방의 하와이 하문시를 찾아가다 2021-08-19 2 1112
7 도문일견 2019-01-25 0 1571
6 양도 2016-01-12 0 1793
5 거울에 비낀 두 얼굴 2016-01-03 0 2298
4 루스타 2015-12-27 0 2049
3 장보빈 선생 2015-12-19 0 1889
2 명태조의 숙청안 2015-06-12 0 949
1 송태조와 배주석병권(杯酒釋兵權) 2015-06-12 0 91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