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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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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춘대길" = <봄맞이 시모음>
2017년 02월 04일 18시 24분  조회:2046  추천:0  작성자: 죽림

<봄맞이 시 모음>

 

 

 

봄의 서곡

 

누가 오는데 이처럼들 부산스러운가요

목수는 널판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고

하나같이 가로수들은 초록빛

새 옷들을 받아들었습니다

선량한 친구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집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더 야단입니까

나는 鋪道에서 현기증이 납니다

삼월의 햇볕 아래 모든 이지러졌던

것들이 솟아오릅니다

보리는 그 윤나는 머리를 풀어 헤쳤습니다

바람이 마음대로 붙잡고 속삭입니다

어디서 종다리 한 놈 포루루 떠오르지 않나요

꺼어먼 살구남기에 곧 올연한 분홍

베일이 씌워질까 봅니다

 

(노천명·시인, 1912-1957)

 

 

 

 

+ 봄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

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 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윤동주·시인, 1917-1945) +

 

 

 

 

 

봄을 위하여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천상병·시인, 1930-1993) +

 

 

 

 

 

無言으로 오는 봄

 

뭐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천지신명天地神明께

쑥스럽지 않느냐

참된 것은 그저 묵묵히 있을 뿐 호들갑이라고는 전연 없네

말을 잘함으로써 우선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무지무지한 추위를 넘기고 사방에 봄빛이 깔리고 있는데

할 말이 가장 많은 듯한 그것을

그냥 눈부시게 아름답게만 치르는

이 엄청난 비밀을 곰곰이 느껴보게나

 

(박재삼·시인, 1933-1997)

 

 

 

 

 

 

 

+ 봄

 

불타버린 낙산사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다가 이렇게 웃어도 되는가?

날이 저물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연둣빛 촉을 틔운 봄이 낙산사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바늘구멍을 통과한 낙타가 쉬는 것처럼 편안한 얼굴

나는 그 모습이 좋아 폐허의 낙산사에서 미소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던 것이다.

 

(맹문재·시인, 1963-)

 

 

 

 

+ 봄 일기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봄맞이

 

바람이 들판으로 봄 마중 갔다.

흙 묻은 비닐 조각 병 조각 널려 있다.

새싹이랑 겨울잠 깬 친구들 터억 막고 있다.

아차, 봄맞이 들판 대청소를 깜빡했다.

 

(추필숙·시인)

 

 

 

 

+ 매화와 산수유 입술 터졌다

 

처마 밑 고드름 끝에선 송알송알 땀 영그는 소리

눈 덮인 텃밭에선 쫑긋쫑긋 마늘순 기지개 켜는 소리

깨어진 얼음 사이론 낮게 흐르는 피아노 소리

강바람에 실려오는 산까치 짝꿍 부르는 소리에

매화와 산수유 입술 터졌다.

 

(강대실·시인, 1950-)

 

 

 

 

+ 강철 새잎

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 손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하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 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싹 돋는구나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여린 만큼

우람하게 오 눈부신 강철 새잎

 

(박노해·시인, 1958-)

 

 

 

 

 

+ 봄 풍경

 

싹 틀라나 몸 근질근질한 나뭇가지 위로

참새들 자르르 내려앉는다

가려운 곳을 찾지 못해 새들이 무작위로

혀로 핥거나 꾹꾹 눌러 주데

가지들 시원한지 몸 부르르 떤다

다시 한 패거리 새 떼들 소복이 앉아

엥엥거리며 남은 가려운 곳 입질 끝내고는

후드득 날아오른다 만개한 꽃 본다

 

(신달자·시인, 1943-)

 

 

 

 

+ 봄

 

겨울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의 작별

의식인 듯 봄빛 담은 햇살 사이로

한바탕 함박눈이 뿌렸다

기나긴 겨울 한철 죽은 듯 말없이 있더니

어느새 파릇한 봄기운 살그머니 풍기는

저 여린 가지들 너희들 살아 있었구나

살아 봄을 잉태하고 있었구나

오! 작은 생명의 신비한 힘이여

봄은 거짓말처럼 지금 눈앞에 와 있다

 

(정연복·시인, 1957-)

 

 

 

 

+ 꽃말 하나를

 

봄이 오면

작은 화단에 이름 모를 꽃들이나 심어야지.

그리고선 내 맘대로

순이, 덕이, 점례, 끝순이

같은 이름이나 지어 줘야지.

지친 저녁달이 마른 감나무에 걸터앉아

졸 즈음엔 이름이나 한 번씩 불러 봐야지.

촌스러워,

촌스러워,

고개를 흔들어도

흠, 흠, 모른 척 해야지.

그래놓고 나 혼자만

간절한 꽃말 하나 품어야지

당신 모르게,

당신은 정말 모르게

 

(이시하·시인,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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