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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그는 두보, 두보인거야...
2017년 02월 08일 00시 24분  조회:3408  추천:0  작성자: 죽림

두보

자미(子美), 소릉(少陵), 두소릉(杜少陵), 두릉(杜陵), 두습유(杜拾遺), 두공부(杜工部)杜甫|

동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직시

양귀비와의 로맨스로 잘 알려진 현종의 치세(712~755)는 당나라 문화가 가장 찬란하게 빛을 발하던 시기이다. 그러나 그 절정에는 동란의 기운이 스며들고 있었다. 안녹산의 난으로 태평성대는 허무하게 무너졌고, 양귀비는 마외(馬嵬)에게 죽임을 당했으며 현종은 퇴위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이어진 전란 때문에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고 말았다.

두보는 현종이 즉위한 해인 712년에 태어나 44세가 되던 755년에 안녹산의 난을 맞이하고 59세로 세상을 떠났다. 현종의 시대를 살기는 했으나 그 삶의 중심은 전반기보다는 동란이 일어났던 후반기에 있다. 지상에 얽매인 인간 생활을 직시하고 우울과 걱정으로 가득한 두보의 시 세계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운명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 두보는 7세 때부터 시를 짓기 시작해 14~15세 때 문인들과 교류했다. 당나라 초기의 유명한 시인 두심언(杜審言)의 손자이기도 한 그는 저명한 유학자 가문에 태어나 시인 · 유학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뒷날 그는 청년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위좌승장(韋左丞丈)에게 보내는 22운」 (일부)
自謂頗挺出
내 재주 뛰어난 줄 일찍 알아서
立登要路津
당장 주요 관직에 올라
致君堯舜上
황제를 보필하여 요 · 순의 시대처럼 만들고
再使風俗淳
세상의 풍속을 바로 세울 수 있으리라 믿었네.

그러나 그에게는 그런 정치적 포부를 실천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 중국 각지를 유람하면서 수양을 쌓고 명사(名士)들을 만나 글로 이름을 날렸지만 추천을 받아 시험만 봤다 하면 낙방했다. 그 무렵의 재상 이임보가 그런 수험생들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에 결혼을 하여 자식이 태어났고, 이윽고 40세가 넘어서 안녹산의 난을 맞이했다. 그는 정통성을 가진 숙종(肅宗)에게 달려가려 했으나 반란군에게 사로잡혀 장안에 연금되고 말았다. 이 시기에 그는 생이별을 하게 된 처자식을 생각하고 전란으로 황폐해진 세상을 염려하며 많은 시를 지었다. 다음은 그 대표작이다.

「춘망(春望)」
國破山河在
나라는 무너졌으나 산하는 그대로이네.
城春草木深
장안에 봄이 오니 초목은 무성한데
感時花濺淚
이 시절 생각하니 꽃을 보고도 눈물 흐르네.
恨別鳥驚心
이별이 한스러워 새를 보고도 놀라는 가슴
烽火連三月
전란은 해가 바뀌어 삼월이 되어도 끝나지 않으니
家書抵萬金
만금을 주어서라도 가족 소식 듣고 싶구나.
白頭搔更短
백발이 된 머리를 긁으면 눈에 띄게 빠지니
渾欲不勝簪
이래서야 머리칼에 쪽이라도 꽂을 수 있을까.

여름이 되자 두보는 겨우 기회를 얻어 반란군이 지배하는 장안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서쪽의 봉상(鳳翔)으로 나아갔다. 거기에는 현종의 뒤를 이은 숙종의 조정이 있었다. 두보는 목숨을 걸고 탈출한 공을 인정받아 좌습유(左拾遺)에 임명되었다. 천자의 곁에서 그 과실을 지적하는 직책이었다. 유가적 이상을 불태우고 있던 두보에게는 더 바랄 게 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그는 취임하자마자 어떤 인물을 변호하는 데 힘을 쏟다가 숙종의 비위를 건드리고 말았다. 파면은 면했지만 그 이후로 두보의 마음은 밝지 못했다. 장안이 수복되고 퇴위한 현종도 돌아와 이중의 권력 구조가 성립된 것도 두보의 마음을 무겁게 했으니 현실의 정치에 빠져들면 들수록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곡강(曲江) 2수의 2」 (후반부)
朝回日日典春衣
근무를 마치면 봄옷을 잡혀 몇 푼을 거머쥐고
每日江頭盡醉歸
매일 곡강(曲江)에 나가 술에 취해 돌아온다.
酒債尋常行處有
가는 곳마다 외상값뿐이지만
人生七十古來稀
덧없는 이 인생 그 무슨 걱정인가.

천성이 성실하고 진지했던 두보가 퇴폐적인 생활에 얼마나 젖어 지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이대로 숙종 정권에 협력한다 한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때 반대 세력의 책동도 있었던 듯, 두보는 중앙 관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758년, 47세 때의 일이다.

장안에서 가까운 화주(華州)의 지방 관리가 된 두보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시로 표현하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나갔다. 이 시기에 이른바 ‘삼리삼별(三吏三別)’을 지었다. 「신안리(新安吏)」, 「동관리(潼關吏)」, 「석호리(石壕吏)」, 「신혼별(新婚別)」, 「수로별(垂老別)」, 「무가별(無家別)」이 그것이다.

「석호리」
暮投石壕村
저녁 어스름에 석호촌의 농가에 머무르니
有吏夜捉人
밤이 되자 관리가 사람을 징발하러 왔다.
老翁踰墻走
노인은 담을 넘어 도망치고
老婦出門看
할머니는 문을 따러 나간다.
吏呼一何怒
관리는 버럭 고함을 지르고
婦啼一何苦
할머니는 훌쩍이며 운다.

시는 계속해서 할머니가 관리에게 애원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아들 셋은 전장에 끌려갔다. 얼마 전, 한 아들로부터 편지가 왔는데 다른 두 아들은 전사했다는 내용이었다. 살아남은 아들은 어떻게든 당분간은 살아가겠지만 죽은 아들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집에는 젖을 빠는 손자 외에 남자라고는 없다. 손자의 어머니는 아직 이 집에 있지만 바깥에 나가고 싶어도 제대로 된 옷이 없어 나갈 수도 없는 형편이다.

할머니는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한다.

老嫗力雖衰
비록 쇠약한 늙은 몸이지만
請從吏夜歸
원한다면 따라가겠습니다.
急應河陽役
빨리 하양(河陽)의 전장으로 가면
猶得備晨炊
아침밥을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할머니는 징발되었다. 결말에서 두보는 이렇게 노래한다.

夜久語聲絶
밤이 깊어 사람 소리도 끊어졌는데
如聞泣幽咽
어디선가 울음소리 들려오는 것만 같구나.
天明登前途
날이 밝아 집을 나서는데
獨與老翁別
노인 홀로 작별 인사를 한다.

분노를 감춘 그 표현이 오히려 효과를 높이고 있다. 울먹이며 애원하는 할머니를 징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묘사는 아마도 진실일 것이다. 그 뒤 두보가 살아간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전란이 계속되고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세상이었다. 마침내 두보는 관직을 버리고 가족과 함께 친족에게 의지하기 위해 유랑길에 오른다. 저 멀리 감숙(甘肅)을 지나 촉[蜀, 지금의 사천(四川)]으로 가서 두보가 자리 잡은 곳은 성도(成都)였다. 친구와 친척의 도움을 받아 성도 교외의 완화계(浣花溪)에 초가집을 지었다. 그 집을 ‘완화초당(浣花草堂)’이라 한다. 한때 촉 지방을 방랑한 적도 있었지만 이후 5년 정도는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했다. 정치적 입신의 꿈은 벌써 접은 뒤였고, 시를 짓는 일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다양한 대상을 시의 소재로 삼았다. 다음의 오언절구는 이 시기의 작품이다.

「절구 2수의 2」
江碧鳥逾白
강물 깊어 파랗고 새는 더욱 하얗고
山靑花欲然
산은 푸르고 꽃은 불타는 듯하다.
今春看又過
이렇게 봄은 눈앞에서 지나가는데
何日是歸年
아, 언제나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까.

두보의 나이 벌써 쉰을 넘었다. 덧없이 흘러간 세월 속에, 그는 나이가 들면서 지나가는 봄을 애달파한다. 청춘의 감상과는 다른 깊은 애수가 감돈다.

촉에서 그는 친구 엄무(嚴武)의 간청으로 그의 참모가 되지만, 다른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하루하루가 고달팠다. 엄무가 세상을 뜨자 두보는 그 직책도 버리고 가족과 함께 성도를 떠나 양자강을 따라 내려간다.

「여야서회(旅夜書懷)」
細草微風岸
실바람에 살랑대는 가느다란 풀 언덕
危檣獨夜舟
높이 돛 단 외로운 밤배
星垂平野闊
너른 들에 별은 가득한데
月湧大江流
흐르는 강에 달은 샘처럼 솟구쳐 오르고
名豈文章著
나 어찌 문장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으리.
官應老病休
늙고 병든 이 몸 출세는 꿈이어라.
飄飄何所以
바람처럼 떠도는 이 몸
天地一沙鷗
천지간 백사장에 홀로 앉은 갈매기여라.

이윽고 초의 출구라 할 수 있는 삼협에 도착해 삼협의 하나인 구당협(瞿塘峽)에 가까운 기주(蘷州)에 2년을 머문다. 보잘것없는 오두막을 지어 닭을 기르고, 채소를 가꾸며 생활을 꾸렸다. 아는 사람도 없는 고독한 생활 속에서 장안을 회상하고 지난날을 추억한다.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그 뜻을 묻는 것이다.

「등고(登高)」
風急天高猿嘯哀
세찬 바람 하늘 높은데 원숭이 울음소리 구슬프고
渚淸沙白鳥飛回
맑은 흰 모래톱에 새들이 날아든다.
無邊落木蕭蕭下
낙엽은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不盡長江滾滾來
도도한 장강은 끝없이 흐른다.
萬里悲秋常作客
먼 타향 떠도는 나그네의 슬픈 가을
百年多病獨登臺
아픔 많은 내 인생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根繁霜鬢
아프고 힘든 인생, 머리에는 찬 서리 내렸는데
潦倒新停濁酒杯
늙고 병든 이 몸 막걸리 사발마저 들 수 없구나.

두보는 수도 장안으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품고 다시 양자강을 내려왔다. 그리고 동정호 주변에 2년간 머무르다가 770년 59세의 일기로 그 생애를 마감했다. 일설에 따르면, 누가 보내 준 술과 고기를 먹다가 갑자기 죽었다고도 한다. 어디까지나 전설에 지나지 않겠지만, 달을 잡으려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이백에 비한다면, 너무도 힘든 지상의 삶에서 결코 눈을 떼지 않았던 두보다운 죽음이라 할 것이다.

두보(712~770)는 열한 살 위인 이백과 더불어 당나라 때의 시인 가운데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다. 자연스러운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백과 두보의 시 세계는 서로 너무 대조적이어서 이 점이 두 거봉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지상 세계에 얽매여 삶의 고통을 노래하며 유가적 사상을 가졌던 두보와, 천상적이며 평이하고 도가적인 세계를 노닐었던 이백이 동시대에 살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이 거의 농담처럼 들릴 정도이다.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두보가 표현한 시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존하는 두보의 시는 1,456수에 달하며 시대순으로 정리되어 있어 그 생애를 살피는 데 매우 편리하다.

두보
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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