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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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편소설 몽강진

몽강진(12)
2014년 07월 21일 19시 09분  조회:1196  추천:1  작성자: 허동식
12
   아버지는 몽강진 뻐스정거장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여전히 기침을 쿨룩거리고 있었다.할아버지가 무섭게 쏘아보기만 하고 화구상자를 둘러멘 아들이 눈길마저 주지않았기에 아버지는 고개를 푹 떨어뜨리고 눈길을 내리깔았다.
   아버지의 삼륜오토바이에 앉아 집으로 돌아오자 할아버지는 아들을 앞으로 불렀다.그는 그냥 무서운 눈길로 사람을 쏘아보았다.
   “너놈이 연길까지 우리를 찾아오겠다고 여러번 전화했다고 너를 용서해주는것은 아니야.오늘 뻐스정거장까지 우리를 마중해주었다고 일이 끝난것은 절대-절대로 아니야.전보대만큼한 가둑나무 몽둥이로 와닥닥-와닥닥 잡아패여도 시원치를 않을 놈새끼!” 
    “예…,쇡쇡쇡 쿨룩쿨룩…”
   아버지는 주눅이 들어서 잠긴 소리로 계속 기침을 해대였다.할아버지는 그것이 측은하게 느껴졌으므로 나중에는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말투를 고쳐버렸다.
    “후유-,자식이 애물이라는 말은 하나도 그른데가 없구나.하지만 좋다! ‘누가 우리의 벗이고 누가 우리의 적인가는 혁명의 첫번째 문제이다(誰是我們的朋友誰是我們的敵人,這是革命的首要問題).’‘고 우리도 적아를 분석해보면 너놈은 필경은 나와 재복의 적은 아니지! 그리고 ‘모든 항일력량을 단결하여 반공 완고파를 반대하자(團結一切抗日力量,反對反共頑固派).’고 내가 아들과 죽게-죽게 단결은 못하더러라도 차마 아들을 때려죽이지는 못하지.너는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내버리겠다는 결심서를 한장만 써내란 말이다! 혈서같은건 필요가 없어.혈서를 써내라면 너놈은 고추개구리 피를 게바른 혈서를 써올건데!”
   아버지는 그들이 몽강진을 떠나버리던 날부터 날마다 몇번씩 전화를 걸어왔었다.재복은 핸드폰에 아버지 핸드폰번호만 떠오르기만 하면 핸드폰을 다짜고짜 꺼버렸었다.아버지는 나중에는 공용전화로 전화를 걸어왔다.그러면 재복은 “쇡쇡쇡…,쿨룩쿨룩… 재복아,할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너라!”가 울려나오는 핸드폰을 할아버지 귀가에 갖다대주었다.할아버지는 그때마다 아들에게 “안돌아간다! 우리는 안돌아간다! 전보대만큼 굵은 가둑나무 몽둥이로 와닥닥-와닥닥 잡아패여도 시원치를 않을 놈새끼!”만 외쳐주었었다.오늘 아침 할아버지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전화나 걸어주라고 말하자 재복은 아버지 핸드폰번호를 눌러댄 핸드폰을 할아버지 귀가에 대주었다.그러자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난 오늘 재복이와 같이 집으로 돌아간다.그리 알고만 있거라!”를 크게 외쳐주었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고추개구리피 혈서까지 곁들어서 이야기하자 아버지를 외면하고만 있던 재복은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아들이 월급이 많은 직장을 찾아낸것을 알고서 호랑나비를 잡아먹은 고추개구리처럼 씨물씨물 좋아하는 아버지를 더는 괴롭히고 싶지는 않았다.아무리 바람을 피웠다고 하여도 아버지는 필경은 아버지가 아닌가?
    재복은 몽강진 십자거리로 나갔다.시장에서 소고기 두근을 사고 약방을 찾아갔다.그는 제일 비싼 기침약들을 사다가 아버지 앞에 놓아주었다.그러니깐 아버지는 울먹해지면서 아들의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한마디에 언제면 담배를 끊어보겠노라고 대답하였다.
   재복은 저녁에 삶은 계란과 장물열콩료리외에 소고기간장쫄임까지 만들어놓았다.할아버지는 남먼저 앉은뱅이 밥상을 마주앉았다.
   “음-,나더러 잘 먹으라고 소고기를 잘게 썰고 풋고추도 넣어서 만들었구나!”
   할아버지는 손자더러 오른팔을 목에 걸던 더러워진 붕대끈을 풀어달라고 하였다.붕대끈이 풀려지자 할아버지는 아들과 손자가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오른손과 오른손목을 약간 놀려보았다.
   “이놈의 깁스가 괜찮구나.오른손목이 조금도 안아픈걸 보니 전보다는 감각이 부드럽지는 못해서 딱딱하기는 하지만 수저는 마음대로 놀릴수 있을것 같다!”
   할아버지는 오른손으로 숟가락과 젓가락을 천천히 들어보았다.서툴렀지만 식사를 해보였다! 식사중에 할아버지는 기뻐하는 아들과 손자에게 “군자협정”을 제출하였다.
    “재복아 너도 듣거라.‘누가 우리의 벗인가? 누가 우리의 적인가?는 혁명의 첫번째 문제이다.’고 ‘인민내부모순을 정확하게 처리해야 한다(要正确處理人民內部矛盾).’고 백번 생각해보아도 너 애비 정홍일이 범한 착오는 ‘적아모순’이 아닌 ‘인민내부모순’이다.너 애비가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앓은 일은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너 엄마에게 알려주어는 절대-절대로 안된다. 반마디도 입밖에 내놓지 말어야 한다! 그리고 정홍일은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뚝-뚝 떼어버리고 고추개구리 쌍년과 발길도 손길도 깨끗하게 맺고 끊어야 한다…”
   재복은 할아버지 “군자협정”에 무조건 동의하였다.아버지는 수긍한다는 의미로 기침을 쿨룩거렸다.
     “쇡쇡쇡…,예…,쿨룩쿨룩…”
     “환우”는 몽강진 십자거리에 있는 몽강진초대소 방 한칸을 몽강진주재 림시사무실로 임대맡고 있었다.몽강진 십자거리는 재복이가 태여나기 전부터 몽강진의 중심거리였다고 한다.그곳은 재복에게 있어서는 두눈을 감고서도 활개칠수 있을 정도로 익숙된 곳이였다.재복은 몽강진소학교를 임직하였던 두달동안도 출근날마다 자전거를 타고 십자거리를 지나다녔었다.전에는 몽강탄광로동자문화궁이였으나 지금은 빨간 십자가가 세워진 교회당 앞마당은 그때까지만 하여도 실업자 광부들이 모여들어 한담을 즐기면서 해외로무와 유관된 정보를 주고받는 장소였다.때문에 재복은 십자거리야말로 몽강진의 “물웅뎅이에 고추개구리가 모여드는 풍경”을 전시하는 장소라고 생각한적도 있었다.그런데 이 며칠동안 살펴보니 올해에는 십자거리 교회당 앞마당에 몰려드는 실업자 광부들이 전보다는 훨씬 줄어들어 있었다.그리고 간혹 몇명씩 모여들어 한담을 벌리더라도 그들은 해외로무화제보다는 고추개구리 양식업을 크게 떠들어대고 있었다.모두들 얼굴에 찾아보기도 힘들던 활기를 번뜩이고 있었다.
   십자거리에는 근년에 새로 지은 건물은 한채도 없었다.그러나 올봄에 낡은 건물들 을 개조하고 내장하여 개업하였다는 양고기뀀집과 신선로집들은 아담해보였다.새로 개업된 식당들 곁에는 노래방과 안마방도 몇집 영업되고 있었는데 노래방 근처에는 사우나집도 한집 보였다.천지개벽이래 몽강진에 처음으로 나타났다고 말할수 있는 사우나집 간판에는 고추개구리산 풍경사진이 배경으로 되여있었고 “고추개구리 사우나”라는 미술체 글자가 큼직하게 씌여져 있었다.
   재복은 사우나집 간판을 쳐다보면서 씨물씨물 웃었다.“고추개구리 사우나”라니? 사람이 고추개구리처럼 엉기적엉기적 기여다니는 사우나를 한다는 말인가? 어느 도시에서는 사람의 발가락 사이에 배여든 때를 빨아먹는 열대어를 키우는 온천욕을 팔고 있다던데 “고추개구리 사우나”란 욕조속에 고추개구리들을 집어넣었다는 말인가? 벌거벗은 사람몸에 고추개구리들이 기여오르면 크게 근질거릴건데…
   몽강진에는 타고장 사람들이 적잖게 밀려들어 있었다.그들 대부분은 “동방”이 타고장으로부터 모집해온 녀성로동자들이였다.재복은 “동방”과 그들이 본고장 로동력을 고용하지 않는 리유를 물어보았다.“동방”의 광고기획부 부장은 몽강진엔 녀자로동력이 거의 없고 탄갱내로동에만 습관된 광부들은 작은 칼과 가위로 고추개구리를 해부하고 내장을 집어내는 일에서 손놀림이 정교롭지 못하기때문에 타고장 로동력을 고용하는것이라고 대답해주었다.
    과거 10여년동안 몽강진 사람들의 삶은 내리막길만 걸어왔었다.연변내에서도 돈많은 동네로 이름높았던 고장이 90 년대 초엽에 몽강탄광이 폐광되고 광부들이 실업자로 되면서부터 사람들의 삶은 쪼들린 양상만 보여왔었다.몽강탄광은 지방국영기업이였으므로 폐광되자 지방재정은 광부들에게 달마다 몇장의 고추개구리껍질을 최저생활보장금으로 내주었다.그러다가 몇해뒤에는 그것마저도 규정대로 내주지 못하였었다.때문에 몽강진 거의 집집마다가 어려운 생계만을 영위하여 왔고 그때부터 몽강진은 리혼률만 높아갔고 사람들은 특히는 녀자들은 타향으로 외국으로 많이도 떠나갔다.아버지의 “정홍일명언”을 빌어서 말한다면 몽강진은 “사람그림자가 퍽!-퍽!-퍽! 사라지여 언제이면 굶어죽은 고추개구리를 잡아먹은 잡귀신 그림자를 구경하는 일마저도 별따기로 될, 고추개구리산 고추개구리 바위돌이 고추개구리로 되돌아질수는 있어도 암내를 맡아낸다는것은 억천만번–억천만번 불가능한 생홀아비 무깍지 동네”로 변해버린것이다.그래서 몽강진 고추개구리 팔자 실업자들은 생홀아비 무깍지들은 ‘똥배갈 무정세월’를 살아온것이다.
    황폐상을 감추지 못하던 몽강진에 고추개구리 양식업을 계기로 새로운 기상이 나타나다니! 심성이 식어들면서 거무칙칙하게 죽어있던 고향사람들 얼굴에 자신심 비슷한것까지도 넘쳐나고 있다니! 재복은 기뻤다.깊은 나락속에 잠겨진듯이 무거운 침체상만 내보이던 고향에 활기가 감돌기 시작한것을 발견하고서 기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재복은 몽강진에 돌아온 날부터 밤에는 고추개구리 그림 초벌유화를 그리고 있었다.올챙이 고추개구리의 꼬랭이가 문제점이였던 선화소묘는 연길에서 이미 완성되여 있었다.재복은 여러날 생각끝에 올챙이 고추개구리의 생리적인 특성과 내재적인 이미지를 살리기 위하여 올챙이 고추개구리의 꼬랭이 선과 모양새를 선명하게 소묘하였고 동시에 마치도 그것이 올챙이 고추개구리 몸체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이 아니라 무겁게만 안치된듯이 그려내였던것이다.
   초벌유화란 선화소묘우에 그려지는 유화원고이다.유화원고가 완성작까지 되려면 반복적인 수정과 가공을 거쳐야 한다.재복은 선화소묘만 완성된 그림에 “아픔을 잊는 생명의 질서”라는 이름까지 생각해두는 자기가 우스웠다.그런데 그는 몽강진과 몽강진 고향사람들에게 나지기 시작한 변화가 느껴지자 초벌유화에서 완숙된 고추개구리와 올챙이 고추개구리의 퉁방울눈을 어떻게 조색할건가가 고민되였다.
   고추개구리와 올챙이 고추개구리의 퉁방울눈들을 밝게 빛나는것으로 그려내야 하는가? 아니면 깊게 흐리멍텅한것으로 그려내야 하는가? “동방” 생산라인 로동자들은 고추개구리를 더럽고 흉측하게 생각하기커녕 무슨 생물실험이라도 진행하는것처럼 고추개구리들을 한마리 한마리 정성들여 해부하고 있었다.그들뿐이 아니다.아버지를 비롯한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은 언제부터는 고추개구리를 더럽고 흉측한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생활의 모든 희망을 고추개구리 양식업에 견주고 있다.때문에 그들은 “고추개구리 너덜너덜입”,“고추개구리 똥담”같은 말들을 내뱉는 일이 드물어졌다.그리고 “고추개구리도 안먹는 돈, 아니아니 개도 안먹는 돈”에서 사용되는 “고추개구리…,아니아니…”를 구두어습관으로 굳혀가고 있다.말할것없이 고향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고추개구리는 흉측함을 떨쳐버린 보배둥이로 되여있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고추개구리란 사랑스러운 령물로 된것이다! 한다면 내가 고추개구리유화에 무거운 질감과 깊은 분위기만을 주입하려는 착상은 너무 주관적이고 암담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주점심이 들자 재복의 “아픔을 잊는 생명의 질서” 초벌유화 작업은 며칠째로 아무런 진전도 내보이지 못하고 있었다.재복은 오늘밤에도 선화소묘만 그려진 캔버스를 마주앉아서 오래동안 두손바닥을 마주비볐다.그러다가 열려진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보았다.바깥에는 밤비가 내리고 있었고 고추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요란스러웠다.재복은 창문을 흘러드는 고추개구리들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생각에 잠겼다.
   개구리들의 째지게 청아하고 잦은 개굴개굴 울음소리에 비하면 고추개구리의 끼꿀끼꿀 울음소리는 투박스럽고 속도가 느리다.전에는 개구리 개굴개굴 울음소리가 고추개구리 끼꿀끼굴 울음소리보다 훨씬 듣기좋다고 생각하여 왔다.그런데 이 며칠은 고추개구리 울음소리가 개구리 울음소리에 짝지지 않게 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어째서 이런 느낌이 생겨지는걸가? 심미판단에 있어서 사람의 정서도 요인이라고 한다.하지만 내가 고향의 고추개구리 울음소리에마저도 정서적인것을 주입하것은 지나친 감성일수도 있다.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내가 벌써 향수에 젖어들 나이가 된건가? 습관이란 무서운 물건이다.아마도 몽강진 고추개구리들의 끼꿀끼꿀 울음소리에 습관되고나니 이러한 정서적인,너무 주관적인 심미판단을 진행하고 있을지 모른다…
    몽강진은 늦봄에 들어서면서부터 밤마다 몽강벌을 발칵 뒤집어놓는 고추개구리 울음소리로 들끓어 왔다.몽강 강곬내 고추개구리 양식장들 대부분은 몽강진에서 약 2-3 킬러 정도로 떨어져있다.그러나 수천만마리 고추개구리들이 집중양식되고 있었으므로 어둠이 깃들 때부터 시작되는 고추개구리 울음소리는 몽강진 어디에도 기세사납게만 전해지고 있었다.
   몽강 강곬내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끼꿀끼꿀 대합창은 시작에는 질서없는 띠염띰염 소리로 듣겨온다.그러다가 날이 아주 어두워지면 소리가 엄청 높아지고 커지면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절주있는 소리로 변해진다.그럴때면 시끄럽게 요란스럽다는 느낌도 가져다준다.하지만 밤이 더욱 깊어지어 자정이 가까워지는 무렵이면 하나의 흐트럼도 없는 줄기찬 소리를 들려주는 절정기를 이룬다.
   아직 자정은 아니지만 비가 내리고 있기에 오늘밤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끼꿀끼꿀 대합창은 이미 흐트럼없는 줄기찬 절정기를 이루고 있다.인터넷을 뒤져본데 의하면 개구리든 고추개구리든 피부가 물에 젖는것을 천락으로 즐기며 비가 내리는 밤이면 날개가 비에 젖어버린 곤충을 쉽게 많이 잡아먹을수가 있고 또 수컷과 암컷들이 배를 불리는 재미를 서로 전하면서 짝을 찾는 환성을 질러대기 때문에 비가 내리는 밤일수록 그들의 울음소리는 우렁차게 변해진다고 한다....
   재복은 그림틀에 고정된 캔버스를 지켜보다가 자리를 떠나 바깥으로 나왔다.그는 창문앞 처마밑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가둑나무 울바자를 뒤덮은 장물열콩넝쿨 잎사귀들에 쏟아져내리는 사락사락 비소리와 지붕으로부터 흘러내리는 주룩주룩 락수물소리가 어울려지는 합성음은 듣기가 좋았 다.그런데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그 합성음에는 주어진 절주만 배여있고 아무런 률동적인 기복도 없음을 발견할수가 있었다.
   멀리서부터 전해지는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끼꿀끼꿀 대합창음은 비소리와 락수물소리와는 크게 달랐다.비소리와 락수물소리를 잊고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에만 신경을 주어보면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은 줄곧 절주의 변화와 률동의 기복을 제조하고 있음이 느껴졌다.그것은 때로는 이름모를 애수에 잠긴듯이 느릿한 절주를 연주하다가는 갑자기 느릿함을 집어던지고 환희에 차넘 친듯한 급속한 절주로 변해질 때가 많았다.그런데 절주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은 끼꿀끼꿀 음절들까지 아주 잃어버렸다.그러면서 벌둥지를 터쳐놓은듯한 우-우-웅 우-우-웅 소 리로 전변되는 엄청난 절정기를 만들고 있었다.
   재복은 절정기를 톺아오르는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끼꿀끼꿀 대합창이 명창으로 생각되였다.그리고 그 명창속에는 생명의 색다른 몸부림이 숨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이 명창으로 느껴지자 재복은 마치도 색조가 깊게 조화되고 질감이 짙은 그림 한폭을 감상하고 있다는 느깜이 들었다.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끼꿀끼꿀 대합창이 명창으로 환청되다니? 그림으로 환상되다니? 그렇다면 몽강진 고추개구리들의 끼꿀끼꿀 울음소리야말로 색다른 률동과 멋짐을 지니고 있고 이름못할 이미지가 내포된것이라고 볼수가 있지 않을가? 흐흐,내가 그럴듯한 환상가로 탈바꿈하는건가?
    “재복아,밤이 늦은데 뭘 하고 있니? 비가 오는데 춥겠다! 감기 걸리면 어쩔라구.”
   밤잠이 적어진다면서 늦게까지 아버지와 함께 텔레비죤방송을 시청하던 할아버지가 손자를 불렀다.재복은 집으로 들어갔다.
   “우리 몽강진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이 개구리 울음소리보다도 재미있는데요,그야말로 무슨 대자연음악처럼 명창인데요!”
   “허허,나도 몽강진을 오래-오래 살아왔지만 이렇게 성세호대한 고추개구리 울음소리는 처음으로 들어보는거지.‘목전 형세의 특점은 동풍이 서풍을 압도하고 있다(我认为目前形势特点是东风压倒西风).’고 말하지만은 우리 몽강진 고추개구리들의 끼꿀끼꿀 울음소리가 개구리들의 개굴개굴 울음소리를 초과하는것은 사실은 서풍이 동풍을 압도하는 일이 아닐가!”  
     “흐흐,할아버지!”
     아버지도 한마디 끼여들었다.
    “쇡쇡쇡…,쿨룩쿨룩… 근년에 몽강벌 뙈기논들에 농약들을 많이 쳐서 개구리와 고추개구리들이 많이도 줄어들었어.그러다가 재작년부터 고추개구리 양식업이 대규모적으로 발전되면서 고추개구리가 콱-콱-콱 많아지니깐 이런거야.쇡쇡쇡…,쿨룩쿨룩… 올해 고추개구리 양식업이 작년의 곱으로 늘어났어,사지가 뻐듯한 사람이라면 몽강진 누구도 고추개구리를 양식하고 있지.그러니 고추개구리 울음소리두 아마 작년 곱빼기로 우렁찰걸!” 
   재복은 다시 그림틀을 마주앉았다.그러나 여전히 화필을 움직일 생각이 잡혀지지 않았다.그는 캔버스에 그려진 선화소묘를 멍청하니 마주보다가 고향의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을 연희에게도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재복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연희야! 이미 잠자나? 연길에도 비가 내리고 있어? 비가 내리니 몽강진 고추개구리들 울음소리는 대단해!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은 아주 명창이야!”
    “응?”
   “내 핸드폰이 괜찮은거면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을 록음해서 너한테 들려줄수 있는건데!”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 그런데 꿀강아지 오빠! 복둥이 오빠! 래일 토요일인데 나는 몽강진으로 갈래!”
    “거짓말! ‘감옥장’님 동의하나?”
   “할아버지 보고싶다니 ‘감옥장’님도 다녀오라고 약간 동의했어! 아빠는 래일 토요일인데도 또 무슨 회의를 한다나.아빠차를 타고 아침 일찍 갈래!”
   “응-,정말?! 나 기달리게.그런데 ‘거지청바진’진 못입어.알겠지?”
   재복은 날듯이 기뻤다.할아버지는 손자며느리감이 몽강진으로 놀러온다는것을 알고서 기뻐서 입을 다물지도 못하였다.
    “연희가 날보러 온다구? 하하하,근데 연희에게 장물열콩료리만 해먹일수는 없지.시애비 될 사람은 좋은 반찬감이라도 당장 장만해야지,도대체 뭘 하고 있느거야? “
   아버지는 야채를 사들이는 헝겁주머니를 찾아들었다.재복은 킥킥 웃었다.밤중에 어디로 가서 반찬감을 사온단 말인가? 아버지는 아들이 킥킥 웃어대자 그제야 자기의 어처구니없음을 알아차렸다.그는 몽당비자루를 찾아들고 온들을 쓸어대였고 물걸레로 찬장과 부뚜막을 덮어놓는 널장판을 닦아대였다.그러면서 한마디 투덜거렸다.
    “에-,젠장,사람을 고추개구리 가지고 놀듯이,아니아니,똥개를 가지고 놀듯이 하네!”
   재복은 연희에게 자기집 살림을 보여줄 일이 근심되였다.재복의 “옥동자 아침생오줌물공장”이 공급을 중단하던 해에 몽강탄광으로부터 배당받은 집은 줄벽돌집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다.몽강진 어느 줄벽돌집도 이미 낡아질대로 낡아버렸으므로 연길같으면 언녕 허물어버리였을것이다.장물열콩 넝쿨들이 무성하게 기여오른 가둑나무 울바자도 거의 넘어져가고 있다.실내벽에는 비물이 흘러내린 흔적들이 얼룩덜룩하다.미닫이문으로 작게 갈라놓는 웃간과 정주간에는 할아버지가 뜨르-뜨르한 가장집물로 사놓은 구식 이불장과 찬장외에는 눈에 띄울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21인치 텔레비죤과 기차가 달리는 소리를 울려대는 랭장고는 몽강진이 돈많았던 동네였던 20여년전에 사놓은것이다.고급동네인 “부르하통하아파트단지”를 사는 연희는 남자 셋이서 먼지가 펄펄 날리는 초라한 집을 살고 있는것을 구경하며는 어떻게 생각할가? 무어라고 말할가?
   재복은 또 고추개구리 재수꿈을 꾸었다.
 
   몽강의 강변에는 노오란 민들레와 새하얀 쑥꽃들이 만발하고 있었다.재복은 연희의 손을 이끌고 그 꽃밭속을 거닐었다.그런데 연희가 갑자기 “꿀강아지 오빠! 복둥이 오빠! 이건 도대체 뭐야?”하고 새된 소리를 질렀다.재복은 연희의 눈길을 따라 발길 아래를 내려보았다.두마리 청색 고추개구리가 노오란 민들레 꽃봉오리를 타고 앉아서 쌍둥이 고추개구리로 되여 있는것이 보였다.앞발로 암컷의 목을 잡고 암컷을 타고있는 수컷의 퉁방울눈을 띠룩띠룩 반짝거렸다.수컷을 등에 업은 암컷은 퉁방울눈을 지긋이 내리감고 있었다.
     “놀라긴? 련애하는 쌍둥이 고추개구리들이야!”
    사람이 내려보는것이 부끄러웠던지 쌍둥이 고추개구리들은 찰싹 붙였던 몸뚱이를 떼여버렸다.그리고는 엉기적엉기적 나란히 기여갔다.두놈은 드디여 몽강가에 도착하였다.몽강에 퐁당퐁당 뛰여들었다.
    꽃밭속을 기여갈 때에는 수컷도 암캇도 둔중해보였다.그러나 몽강에 뛰여드는 찰나의 모습은 멋졌다! 두놈은 지면을 발판으로 삼아 공중에 힘껏 뛰여올랐고 공중으로부터 앞뒤다리를 늘씬하게 뻗치며 일직자로 몽강에 뛰여들었다.어딘가는 다이빙을 련습하는 선수들처럼 보였다.
    몽강에 뛰여든 두놈은 끼꿀끼꿀 울어주었다.그러다가 물속 깊이로 조용히 사라져버렸다.
   재복은 놈들이 끼꿀끼꿀 울어주자 어느 틈에 연희를 힘차게 끌어안았다.재복의 품에 안긴 연희는 꽃밭우에 비단옷처럼 가볍게 넘어갔다.재복은 연희에게 숨막히는 키스를 해주었다.왼손으로 연희의 손을 꽉 틀어잡고 오른손으로는 연희의 불룩한 젖무덤을 죽어라고 파헤치였다…
 
   재복은 꿈에서 깨여났다.팬티속이 차게 질벅하였다.몽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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