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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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편소설 몽강진

몽강진(17)
2014년 07월 25일 15시 29분  조회:912  추천:1  작성자: 허동식
17
   자전거를 타고 강뚝을 내려 강곬길에 들어서자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재복아, 고리대업자에게 10만원을 순조롭게 돌려주었다!"
  고추개구리 양식장에는 고인물이 썩는 냄새와 고추개구리들의 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재복은 오두막 곁에 접이식 삼각대를 세워놓고 그우에 그림틀을 놓아주었다.그리고는 낮은 둔덕아래로 내려갔다.그는 손으로 코구멍과 입을 틀어막고 물웅뎅이속을 버글거리는 고추개구리들을 들여다보았다.
   꼬랭이를 깨끗하게 내버린 올챙이 고추개구리들은 이미 새끼고추구개구리로 발육되여 있었다.새끼고추개구리들의 등에 나있는 얼룩덜룩 사마귀 혹들이 아직은 알릴락말 락하였다.아버지 말에 의하면 장물열콩 알만큼한 새끼고추개구리들이 완숙되려면 적어도 래년 늦여름까지 기다려야 할것이라고 한다…
   “미술가 총각,고추개구리 그림을 만들려 온 모양이구먼!”
   귀에 익은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재복은 머리를 쳐들었다.낮은 둔덕우에서 최진장이 웃는 얼굴로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의 곁에 서있는 몽강진정부 기사도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재복은 낮은 둔덕우로 재빠르게 뛰여올라갔다.고추개구리 양식장에서 최진장을 만날줄은 뜻밖이였다.
   “예,몽강에서 야생고추개구리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해서 양식되는것들이라도 구경해보느라고요.그런데 연희 아버진 어떻게 여기로?…”
   “토요일 시간을 리용해서 고추개구리 양식장들을 조금 둘러보느라고.평상시에는 할일 없이도 시간이 없지.그런데 부친은?”
   “연길에 일보러 가셨는데…”
  “음-,오늘 고추개구리 양식장마다 사람그림자라곤 얼씬거리지 않는것 같아,평상시면 참새들과 들쥐들을 내쫓는 장면들이 아주 가관일건데.”
   재복은 멀리까지 둘러보았다.몽강 강곬내에는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 그림자가 하나도 안보였다.재복은 여태껏 새끼고추개구리들을 살펴보느라고 주위환경에 신경을 주지못하고 있었다.그래서 어느덧 정오가 가까워지고 고추개구리 양식장들이 쥐죽은듯 조용해진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것이였다.
   몽강진정부 기사가 한마디 곁들었다.
   “참새는 새끼고추개구리를 잡아먹는 재간은 없거든요.올챙이 고추개구리들이 새끼고추개구리로 커지니깐 참새들이 덮쳐들지를 못할거고.그래서 꽹꽈리와 징을 쳐대고 북과 양재기를 뚜드리고 전쟁판 폭탄이 터지는 록음테프를 풀어놓는 일들이 즘즘해졌다고 하던데.그러나 우리 몽강진 사람들 장난끼는 왼간한게 아니니 폭죽을 터뜨리고 고양이 울음소리 록음테프를 틀어놓는 사람들은 있을건데…”
  최진장은 낮은 둔덕우에 세워진 널판자 문짝에 그려진 고양이 두마리를 들여다보면서 으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자네 걸작인가? 몽강 강곬내 그림고양이들은 모두가 자네의 걸작을 따라배운거라면서! 미술가총각,소위 ‘신생대(20세기 80-90년대 출생된 젊은이들을 이르는 말)’’라서 장난질도 뛰여났구만.”
   널판자 문짝우에 도사린 두마리 고양이는 해빛과 비바람에 씻기여서 이미 으르릉거리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리고 있었다.재복은 너부죽한 얼굴을 붉히면서 손으로 더벅머리 뒤통수만 어루만졌다.
    “몇달전 여기를 놀러나왔다가 너무 심심하니 그런건데…”
    “고추개구리산을 흘러내리는 몽강이여
     머나먼 바다로 도도하게 흘러가네…”
   최진장 몸으로부터 갑자기 웅글진 노래소리가 흘러나왔다.남성중음독창 “고향의 몽강”이였다.최진장은 바지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고향의 몽강”은 최진장의 핸드폰 벨소리였다.
    “우리 연희도 자네처럼 ‘신생대’라 장난이 심하구먼! 핸드폰 벨음악을 다운론드해서 집어넣어준다더니 이것을 했으니! 그런데 에참,누군지 사람을 들볶아주기도 한다.”
   전화받던 최진장 얼굴은 곧바로 근엄해지였다.그는 기사에게 급한 소리를 질렀다.
   “큰일났어! 빨리빨리 돌아가야지! 수백명이 ‘동방’에 고추개구리무리처럼 새까많게 몰려들었다는데.”
   최진장과 몽강진정부 기사는 승용차를 주차시킨 강뚝쪽으로 부랴부랴 걸음을 옮겼다.최진장은 너무 급하였으므로 재복에게 아무말도 남기지 않았다.그런데 그는 몇걸음 걷다가 고개를 돌렸다.
    “아니야,자네도 몽강진의 일을,‘동방’의 일을 무관할수는 없지.그리고 부친이 연길로 가셨다지만 혹시는 그쪽에 끼여들어 있을지두 모를 일이니 우리와 함께 가보자구!”
   재복은 무슨 일이 발생되였는지는 알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는 최진장이 부르자 화구들을 화구상자속에 집어넣고 자건거를 오두막속에 눕혀놓았다.그리고는 아예 화구상자를 둘러메고 최진장 뒤를 헐레벌떡 쫓아갔다.
  강뚝길을 내달리는 승용차에서 최진장은 큰소리로 전화만 해대였다.통화가 끝나자 그는 기사를 재촉하기 시작하였다.
    “조금 빨리 몰라구! 이런 일이라구야.토요일이라 몽강진공안분국엔 남자 하나 녀자 하나만 당번서고 있다는데 어떻게 할가? 현공안국에 지원해달라구 전화해볼가? 해방군 무장결찰대대에 전화를 해보는것도 방법일건데…”
   재복은 수백명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이 “동방” 정문어구에서 사달치고 있다는것을 알자 아버지 핸드폰번호를 련거퍼 눌러보았다.그런데 핸드폰 신호는 잘 건너갔지만 아 버지는 전화를 받아주지 않았다.재복은 근심스러웠다.뻐스내라면 아버지는 얼마든지 전화를 받을것이였다.시간을 따져보면 그가 몽강진으로 이미 돌아왔을 가능성도 많다.그렇다면 아버지는 수백명속에 파묻혀서 핸드폰이 울리고 있음을 모르고 있는것이 아닐가?
   재복이가 두손바닥을 무겁게 비벼대는 동안 승용차는 드디여 몽강진 십자거리에 도착하였다.십자거리에서 북쪽으로 굽어들면 곧바로 “동방”의 3 층 건물이다.하지만 십자거리는 삽과 꼭괭이를 치켜든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로 빼곡하게 붐비고 있었으므로 승용차는 사람숲을 꿰지르지 못하고 십자거리에 멈추어섰다.최진장과 재복은 승용차를 뛰여내렸다.둘은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사람 숲속을 비집어 들어섰다.
   “고추개구리들도 아무리 별나게 울어대여도 여전히 천년전 만년전 울음소린를 하는데,너놈새끼들! 약속을  지키줄도 모르니! 작년에는 끼꿀끼꿀 울고 올해에는 깨꿀깨꿀 울고!”
   “저놈새끼들,고추개구리보다도 못돼먹은 개새끼들,죄다 때려죽여야지!”
   “사람껍질을 뒤집어쓰면 사람인가? 씨불랑,몸에 지닌 떨러덩-떨러덩 물건이 고장나서 장가도 못간 고추개구리 잡귀신들보다도 더러운 놈들!”
    …
  얼굴이 시커멓게 타버리고 고추개구리 이빨들을 지근지근 드러내는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은 입밖에 내놓기를 싫어하던 고추개구리도 마구 내뱉고 있었다.담배냄새와 땀냄새가 진동하는 수백명 사람숲을 비집는 일은 여간만 힘든 일이 아니였다.재복의 얼굴과 몸에는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 침방울들이 아주 나붓기듯 떨어졌다.그러나 밀고 닥치는 그들의 몸뚱이들과 팔꿈치들을 힘껏 밀어내쳐야 하였으므로 그는 너부죽한 얼굴에 돋아오르는 땀을 닦아낼 새도 없었고 침방울같은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최진장은 앞장서려고 하였지만 그것이 힘에 부쳤으므로 무거운 호흡소리를 헉헉거리면서 재복의 금방 뒤를 부지런히 따랐다.
   땀벌창이 된 둘은 끝내는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 제일 앞쪽에 이르렀다. 
   “동방” 3층건물이 있는 울안으로 들어가는 정문은 세멘트기둥문이 없어지고 자동전동문이 안장되여 있다.그 자동전동문앞에는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과 약 5메터 간격을 사이두고 검은 양복에 넥타이를 맨 사내들이 질서정연하게 대기하고 있었다.영화와 텔레비죤 드라마에서나 보아왔던 깡패무리였다.
   얼핏 살펴보니 깡패무리는 50명 정도가 되였다.그들은 야구방망이보다도 굵고 길쭉한 가둑나무 몽둥이를 두손에 받쳐들고 있었다.그리고 모두가 팔뚝에 흰색천 표식을 달고 있었다.살기등등한 표정을 만들어내느라고 두눈을 부릅뜨고 이빨을 악다물고 있던 깡패 우두머리가 자기 패거리들 앞에 놓인 작은 나무걸상우에 성큼 올라섰다.그는 목청을 꽦꽥 뽑았다.
   “경고해줄 말은 내가 죄다 대방송했다! 너무 까불치지는 말라,한발작이라도 더 넘어오는 놈은 죽이지는 않는다.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지만 그저 한평생 병신으로만 패주겠다.회갑잔치집 찰떡처럼 찐득찐득 두들겨주겠다! 하-하-하,여기가 어떤 곳이라고? 어디라고 감히! ‘동방’ 회장은 내 외삼촌이다! 너들이 내 외삼촌 회사를 건드리기만 해봐라!”
  한평생 병신으로 패주겠다는 말이 죽여버린다는 말보다도 효력이 있었던 모양이였다.웃음소리를 섞은 위협공갈이 살기등등한 위협공갈보다도 더 무서운 모양이였다.금방이면 “동방” 울안으로 돌입할것처럼 웅성웅성 떠들던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은 갑자기 조용해졌다.그러다가 그들은 잠시뒤에 또다시 크게 웅성거렸다.앞장섰던 수십명은 약간 뒤쪽으로 주춤거렸다.그들중 몇명은 높게 쳐들었던 삽과 꼭괭이를 세멘트바닥에 비스듬히 내리웠다.아마도 뒤쪽 사람들이 앞으로만 밀려들면서 이루어지는 충격력을 버텨내고 있는듯 하였다.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고래고래 소리질렀다.소리지르는 사람이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속에 깊게 잠겨있었으므로 목소리만 들리고 얼굴은 안보였다.
   “젠장! 씨불랑! 배짱 있고 재간 있으면,너놈들 쟁기들을 내버리고 우리 몽강진 사람들과 1대1로 마주붙어보자! 누구는 권투라는것을 못해보았느냐! 너놈들에게 몽강진 쌍다리 위력을 실컷 맛보게 해주마!”
   아버지 목소리였다! 권투시합을 벌리자고 제안하고 몽강진 쌍다리를 자랑하는 아버지 그 한마디가 우스웠으므로 대치상태에 처했던 두패거리 모두가 으하하-으하하 웃어대였다.그바람에 팽팽하던 분위기가 조금 풀려지는듯 하였다.
   최진장은 나무걸상우에서 팔짱을 끼고 서있는 깡패 우두머리에게로 다가갔다.그 작자는 처음에는 경계심에 찬 눈길을 해보였다.그러나 고급티셔츠를 입은 최진장의 옷차림을 살펴보다가 최진장 뒤를 따라서 고추개구리 잡귀신이라도 잡아먹을듯한 얼굴을 한 재복이가 이분이 몽강진 진장이라고 한마디 말해주자 그는 최진장 요구대로 나무걸상을 뛰여내렸다.
  재복은 나무걸상을 두패거리들이 대치진을 이룬 가운데로 옮겨놓았다.그는 최진장을 부축하여 나무 걸상우에 올려세워주었다.
   “재복아,너는 뭐라고 여기까지 왔니?”
   금방 권투시합을 제안하고 몽강진 쌍다리를 자랑하던 그 목소리였다.사람숲속에 묻힌 아버지는 그때에야 두패거리 대치진 한가운데 서있는 아들을 발견한 모양이였다.재복은 웅성거리는 고추개구리양식업자들 숲을 훝어보았다.그러나 그의 눈에는 아버지 얼굴이 전혀 들어오지를 않았다.재복은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속에 뛰여들어가 아버지를 찾아내고 싶었다.그러나 나무걸상우로 올라선 최진장의 안전도 크게 근심되였으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최진장 말소리가 들여왔다.
   “여러분,몽강진 진장 최덕일입니다.모두들 진정하시고 내 말을 들으십시다.우리가 ‘동방’에 의견이 있으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여야지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법추궁을 받습니다.”
   “전번에 우리는 진정부를 찾아갔었지! 그때 당신은 뭐라고 말했는가? ‘동방’과 협상해서 잘 해결해준다고 말했지! 그런데 일주일동안 해결해준게 고추개구리 알만큼이라도 고추개구리 손톱만큼이라도 있는가?”
   “듣기도 싫다! 무엇이 법추궁이냐? 다 개나발통이다.아니아니,고추개구리 나발통 … 씨불랑 개나발통이다! 몽강진정부든 진장이든 모두가 ‘동방’과 단짝이다.”
   “너들이 ‘동방’으로부터 얻어먹으니깐 ‘동방’만 감싸주는건 우리는 다 안다! 공부도 못한 고추개구리 팔자 실업자들이지만 생홀아비 무깍지들이지만 그만한건 누구나 잘 안다! 물러가! 싹싹 사라져버려! “
     …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속 여기저기에서 욕설들이 터져올랐다.
   “제가 오늘 여러분들을 대표하여 ‘동방’ 회장하고 또 한번 담판을 해보렵니다.‘동방’이 고추개구리를 구입하는 일과 구입가격에 대하여 확실하게 상론해보렵니다.”
   최진장의 말에 앞줄을 앞장섰던 사람들이 서로 수근거리기 시작하였다.그런데 그들의 얼굴기색들이 험상하게 굳어지기 시작하였다.그중 한사람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상론해볼것이 없다.저놈새끼들이야,바로 저놈새끼들이 도둑놈무리들을 조직해서 큰 쇠그물로 우리들의 고추개구리들을 잡아내는거야! ‘동방’에 팔아먹는거야! 저놈새끼들을 때려잡아치워야 해! 야-야-,우리 모두는 이젠 볼장을 다 보았다.고추개구리 팔자 실업자들이 생홀아비 무깍지들이 밑져야 본전이다.쳐들어가자! 쳐들어가자! 죄다 때려엎자! 죄다 때려엎자!”
   치에 떨리는듯한 그 고함소리에 앞장섰던 수십명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이 또다시 삽과 꼭괭이를 추켜들었다.그들은 앞으로 한두발작 다가들었다.그러자 수백명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 모두가 술렁거렸고 자동전동문앞에 대기하였던 깡패들은 가둑나무 몽둥이들을 높게 추켜들었다.재복은 나무걸상우에서 멍청해진 최진장의 팔을 아래로 힘껏 끄집어댕기였다.
    “연희 아버지,빨리! 연희 아버지,빨리빨리!”
  최진장이 나무걸상을 뛰여내리는 순간이였다.깡패 몇명은 가둑나무 몽둥이를 휙휙 휘두르면서 몇발작 다가왔다.뒤를 돌아보니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도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다.재복은 깡패들의 가둑나무 몽둥이가 최진장 몸우에 떨어질것이 무서웠다.그는 몸으로 최진장을 막아서면서 깡패들에게로 한발작 다가섰다.깡패들이 추켜들었던 가둑나무 몽둥이 하나가 아래로 내리꼰져지는것이 눈앞에 얼른거렸다.재복은 자기도 모르게 몽강진 쌍다리를 잽싸게 날렸다.왼발은 앞장선 깡패의 몸에 닿지 못하였지만 오른발은 대방의 가슴으로 날아들었다.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그 작자는 아프고 놀랐던지지 얼굴을 크게 찡그렸다.바로 그 순간 가둑나무 몽둥이가 재복의 어깨우에 딱 내리닿았다.
   “앗! 에씨!” 재복은 아픈 소리를 내지르면서 또 한번 몽강진 쌍다리를 날렸다.그런데 그는 이번에는 가둑나무 몽둥이에 왼다리 정갱이를 얻어맞고 세멘트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다음에는 나무걸상을 뛰여내린 최진장의 둔중한 몸뚱이에 지지눌리우고 말았다.
   “연희 아버지,가둑나무 몽둥이를 피하세요! 빨리 일어나세요!”
   재복은 두손으로 최진장을 힘껏 밀쳐주었다.최진장은 가까스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세웠다.재복은 두손으로 세멘트바닥을 누르면서 일어서려고 하였다.그런데 눈앞에는 밀물처럼 밀려든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의 신발과 바지가랭이들만 보였다.그리고 사람 발길들이 자기의 팔다리를 마구 밟아대는것이 느껴졌다.
    “어이쿠,자네 빨리 일어나야지…”
   최진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람들이 꽦괙 내지르는 함성들과 쟁기들이 서로 부딛치는 우당탕 소리들이 들려왔다.그러더니 쟁기가 사람몸에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들과 쟁기에 얻어맞은 아우성들도 인츰 전해졌다.재복의 몸뚱이우를 기여일어난 최진장은 허리를 굽히고 재복의 왼손을 잡아서 힘껏 끌어댕기고 있었다.그러나 재복은 무성한 사람 발길들 사이에 잠겨서 전혀 옴짝달싹할수가 없었다.
   “당신들! 정신이 나자빠진것들이! 우리는 한편이야! ‘적아모순’이 아닌 ‘인민내부모순’마저도 없는데 이게 뭐야? 내 아들을 마구 짓밟다니! 누가 내 아들 털끝 하나를 고추개구리 알만큼이라두 고추개구리 손톱만큼이라두 상하기만 해봐라! 내가 가만내버려 두는가! 어이쿠,내 아들아! 재복아! 재복아! 빨리 일어나! “
   금방 가까이에서 아버지가 아들 이름을 불러대는 아우성소리가 들려왔다.아버지의 애처로운 부름소리가 들려오자 재복은 정신이 펄쩍 들었다.그는 어디에서 솟구친 힘이 였던지 세멘트바닥으로부터 벌떡 튕겨일어섰다.그바람에 그를 짓밟으며 지나가던 고추개구리 양식업자 몇은 삽과 꼭괭이를 치켜든채로 휘청거렸다. 
   “동방”의 전동자동문 앞은 깡패들과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의 육박으로 들끓고 있었다.삽과 꼭괭이 그리고 가둑나무 몽둥이들이 공중에 보이지 않는 선을 휙휙 그어대고 있었고 몽강진 쌍다리를 기껏 날리는 사람들이 많았다.쟁기들을 내버리고 서로 부둥켜 안고서 사람들 발길아래를 고추개구똥처럼 나뒹구는 사람들도 보였다.
  아버지는 아들을 살펴보고나서 세멘트바닥에 넘어진 나무걸상을 다시 세워놓았다.그는 나무걸상우로 성큼 올라서면서 전동자동문쪽을 바라고 멱따는 소리를 질렀다.
    “야-,고추개구리 똥같은 양복을 입고 넥타이 쳐매고 가둑나무 몽둥이들을 쳐든 자식들아! 너놈들 에이즈라는것을 아냐? 공부못한 고추개구리같은 놈들아! 모르지? 내가 땍 -땍바르게 땡-땡하게 알려줄게! 사람이 젠장 씨불랑,그 뻐둥-뻐둥을 하다가,바로 남자 녀자가 하는 그걸 하다가 얻는 병이다! 굶어죽은 고추개구리를 잡아먹은 잡귀신처럼 대번에 나자빠지는 병이다.놈들아! 이걸 봐!”
   아버지는 손에 받쳐들고 있던 벌건것을 머리우로 쳐들어보였다.아버지가 멱따는 소리를 질러도 처음에는 그를 알은체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그가 손에 삽도 아니고 꼭괭이도 아닌 벌건것을 쳐든것이 유표하였으므로 가둑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던 깡패 몇명이 그를 쳐다보았다.그러자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도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재복이가 자세히 쳐다보니 아버지 손에는 큼직한 주사기가 쥐여있었고 주사기속에는 시뻘건것이 들어있었다.
   “몽강진 여러분들,수고스럽지만 모두들 뒤로 물러나 주시구려! 야-야-,이번에는 이 정홍일이가 저 자식들을 해버릴 때야!”
   아버지는 나무걸상을 뛰여내렸다.그는 왼손으로 큰 주사기를 쳐들고 오른손으로 큰 주사기 뒤부분을 받쳐주면서 자동전자문쪽으로 한발작 한발작 다가갔다.돌격총이라도 잡은 사람처럼 머리를 번쩍 쳐들고 가슴을 턱 내민것이 그는 추호의 무서움도 주저심도 없는것 같았다.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 여라문명은 싸움질을 멈추고 아버지를 비켜섰다.그러자 깡패들은 비실비실 물러섰다.
   “야-야-,미국이 이라크를 해치우는것을 보니,이럴 때에는 우두머리를 먼저 잡는다더라! 금방 굶어죽은 고추개구리를 잡아먹은 잡귀신처럼 떠들던 놈아,너놈이 먼저 나오너라! 외삼촌을 금성철벽처럼 지켜준다고? 이놈들! 누가 너놈들 우두머리냐?!”
   입을 헤벌리고 아버지를 멍청하니 바라보던 깡패 우두머리가 갑자기 한마디 소리질렀다.
    “미친 놈이야! 미쳐도 되게 미친 놈이야! 그만하자!”
  우두머리 구령이 떨어지자 자동전동문이 스르르 열려지였다.깡패들은 가둑나무 몽둥이들을 끌고서 눈깜짝할 사이에 “동방” 울안으로 뛰여들어갔다.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은 도망가는 깡패들의 꽁무니를 뒤쫓지는 않았다.그들은 우선 깡패들의 가둑나무 몽둥이에 얻어맞아 머리가 터진 몇명을 둘러쌌다.그중의 수십명이 갑자기 “동방”의 자동전동문앞에 몰려들었다.모두가 삽과 꼭괭이를 내버리고 “하나 둘 셋”을 외치면서 자동전동문을 밀어넘어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바로 그때였다.십자거리로부터 경찰차 싸이렌소리가 요란스레 전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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