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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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강진(26)
2014년 08월 18일 16시 27분  조회:1512  추천:1  작성자: 허동식
26
   밤새도록 내리던 비는 날이 밝자 끝내는 멎어버렸다.아버지는 고추개구리 양식장으로 나가면서 아들의 장가타령을 불러줌을 잊지않았다.
   “재복아,몽강진에서 한다는 일이 끝났으니 너는 이젠 연길로 돌아가야지! 연길로 돌아가서 ‘꿈공간기획’을 계속 운영하고 녀자친구를 만들어내야지! 물론 굶어죽은 고추개구리를 잡아먹은 잡귀신도 짝이 있다는데 내 아들이 녀자친구 하나를 못만들어낼가봐 근심질할 도리야 없겠지.너는 녀자친구를 만들어내면 할아버지 말씀처럼 ’만년은 너무 오래여라,하루를 다투어야 하리’보다도 곱빼기로 훌륭한 방법인 분초를 다투는 방법과 기세로 장가를 들어야지! 할아버지 년세가 만만찮은데 달린놈 증손자를 덜-써-덕 안겨주면야! 그런데 젠장,씨불랑,초봄에는 크게 가물더니 초여름에 어째서 장마비만 내리는걸가! 장마비 때문에 며칠동안 대낮에도 오두막속에만 들어앉아 있자니 가슴이 갑갑해서 원!”
   재복은 아버지를 한동안 뜯어보았다.모기들에게 물어뜯긴 흔적투성인 아버지 얼굴은 아들의 마음을 아프게만 만들어주고 있었다.
   “히히,글쎄요,우리 몽강진이 올림픽성화봉송코스를 신청하는 일이 끝나면 연길로 돌아가려고 생각하는데요.”
   재복은 오늘 몽강진정부에서 소집한 회의에 참가하여야 하였다.몽강진정부는 올림픽성화봉송코스를 몽강진에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몽강진정부와 현정부가 상급 유관부문에 제보한 올림픽성화봉송코스는 고추개구리산으로 오르는 길과 몽강 강뚝길이라고 한다.그런데 상급 유관부문에서는 아직도 그것을 동의해주지 않았다.때문에 몽강진정부는 오늘 그 대책을 상론하는 회의를 한다고 하였다.
   새로 부임된 몽강진 진장은 재복이가 올림픽성화봉송코스를 몽강진에 끌어들이는 일에서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를 바랐다.재복은 우선은 몽강진정부가 고추개구리그림 상업용도 사용우선권을 자기에게 돌려줄것을 바란다고 하였다.그러자 몽강진 진장은 올림픽성화봉송코스신청만 성사시켜준다면 재복의 요구를 얼마든지 만족시켜주겠다고 대답였던것이다.
  회의를 끝내고 바깥으로 나오자 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집에 돌아오자 할아버지는 손자를 들볶았다.
   “재복아,오늘 너 애비는 너한테 전화라도 없었느냐?”
   “아니,전화가 없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니? 너도 좀 방법을 대야지,너 애비는 근일에 나하고는 한숨질만 많은데!”
   “예? 할아버지 무슨 일이라도?”
  “너 애비는 네가 걱정할가봐 너에게는 말하기가 싫은 모양이구나.너 애비 고추개구리 욕심이 사달을 친거지! 작년에 키운 놈들만 해도 넘쳐나는데 올봄에도 몽강 강곬내 뙈기습지들에서 고추개구리알들을 수없이 주어다가 고추개구리 양식장에 집어넣었으니.이 며칠간 고추개구리들과 올챙이 고추개구리들은 너무 많고 물웅뎅이속 산소가 부족해서 죽어버리는 놈들도 많단다!”
   할아버지는 잘 잇겨지지 못한 손목뼈들이 습기차는 날일수록 아파났으므로 주름살 투성이 얼굴을 찡그렸다.
   재복은 낡은 비옷을 걸쳐입고 자전거를 올라탔다.몽강 강곬내는 짙은 안개속에 잠겨 있었다.고추개구리 양식장 낮은 둔덕우 오두막과 허수아비들은 가까이에서도 륜곽만 어슴프레 보였다.재복은 아버지가 올봄에 새로 만들어놓은 비닐막 병풍을 뛰여넘어 낮은 둔덕아래로 내려갔다.물웅뎅이들 가장자리에는 고추개구리 주검들과 올챙이 고추개구리 주검들이 많이 널려있었다.
   “재복아,비오는데 뭘하러 왔느냐?”
   인기척을 듣고 아버지가 오두막속을 뛰쳐나왔다.재복은 아버지를 이끌고 오두막속으로 들어갔다.둘은 배좁게 마주앉았다.오두막 구석쪽에는 아버지가 사온 쥐약들이 널려져 있었다.
   “네가 두마리 고양이를 그려넣었던 널판자 문짝은 도적맞혔어,아마 이른봄에 오두막수리를 하던 고추개구리 양식업자들이 추우니깐 불을 지피는라고 가져갔을거야.
   산소부족으로 놈들이 몇마리 죽는것은 괜찮겠지.그런데 올해 장마비가 너무 내려서 무식한 들쥐놈들이 고추개구리들보다도 더 많은것 같아.어제 또 쥐약을 사왔거든! 그리고 젠장,이 씨불랑 장마비에 홍수나면 몽강의 흙탕물이 우리집 고추개구리 양식늪으로 죽게-죽게 몰려들건데 어떻게 할가? 샛강이 흘러드는 입구를 콱 막아버리면 산소부족 은 엄중해질거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게 고추개구리 원쑤야.아무튼 고추개구리 양식장을 밤낮으로 지켜야 하겠다! 진정부는 전기를 림시가설해준다고 가슴을 탕-탕 두드려대고서도 아직까지도 고추개구리 알만큼한 고추개구리 손톱만큼한 소식조차 없어! 그런데 불빛도 없는데 밤에 모기놈들은 어찌나 많은지!”
   “가축똥들을 무져놓으니 썩은 냄새가 작년보다도 진동하네요!”
  “글쎄말이다.’록색고추개구리’들은 ‘대자연미식’ 모기들을 잡아먹느라고 좋아하겠지만 그래도 사료를 뿌려주어야 해.세상에 모기가 어디에 그렇게 많아서? 그런데 재복아 너는 연희와 갈라졌지만은 녀자친구를 하나 찾아내야지! 할아버지 말씀처럼 ‘만년은 너무 오래여라,하루를 다투어야 하리’보다도 곱빼기로 훌륭한 분초를 다투는 방법과 기세로 장가를 가야지!”
   “흐흐,그런데 아버지,만일 내가 나보다 나이 많은 녀자를 사귄다면?” 
   “응,그건 글쎄… 몇살 이상이길래? 한두살 정도는 괜찮겠지만 너무 많으면 절대로 안돼!”
   “흐흐,그건 왜서요?”
   “말할거 있나? 전에 오줌꾸러기에게도 나이가 훨씬 많은 녀자친구를 챙겨주는 민며느리라는게 있었 다지만 수컷 올챙이 고추개구리와 암컷 고추개구리가 어울려서 살아갈수가 있겠어? 어-어,에따 나도 도리는 잘 말해내지는 모하겠어,아무튼 나는 그런것은  동의를 못해.” 
   재복은 김선옥과 결혼할 생각같은것은 해보지도 못하였었다.그는 아버지에게 엉뚱한것을 말하였다는 생각에 얼굴이 뜨거워졌다.그래서 그는 혀를 훌렁 빼물었다.
   재복의 핸드폰이 울렸다.몽강진정부 전화였다.몽강진 진장은 올림픽성화봉송코스신청 때문에 연길과 현에서 갑자기 많은 령도자들이 몽강진에 내려오므로 오후에도 회의를 소집한다고 하였다.
   재복은 오두막을 나와 자전거를 올라탔다.
   오후 회의는 날이 캄캄해져서야 끝났다.재복은 회의중에 고추개구리꼴망신 개꼴망신을 당하였으므로 파회되자 마자 몽강진정부 회의실을 나와버렸다.집에 돌아오자 저녁밥 먹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아들의 새핸드폰을 말없이 내밀어주었다.아까 고추개구리 양식장을 급하게 떠나다보니 새핸드폰을 오두막속에 두고 몽강진으로 돌아온것이였다.
    “아버지,그동안 전화해주는 사람이 없던가요?”
   “난 몰라! 자식도! 내가 너 핸드폰을 관리하는 사람이냐?”
   아버지 대답엔 어째서인지 가시가 돋혀있었다.
   재복은 새핸드폰을 뒤져보았다.오후에 들어온 전화가 한통 있었다.김선옥의 전화였다.그것은 받아버린 전화로 표시되여 있었다.아마도 아버지가 김선옥의 전화를 대신 받아준 모양이였다.재복은 바깥으로 나와서 김선옥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녀고리대업자는 왜서인지 전화를 받아주지 않았다.
    핸드폰과 싱갱이질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집을 뛰쳐나왔다.
   “아버지,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데 오늘밤은 고추개구리 양식장으로 나가지 말아요!”
   “응? 누가 너더러 그런걸 관계하라더냐? 나 너를 좀 보자.”
   “예?…”
    아버지는 아들을 웃간 처마아래로 잡아끌었다.
   “재복아,너는 정신이 나자빠진것처럼 진짜로 너보다 나이가 퍽-퍽 많은 녀자하고 좋아하는거냐?”
   “예? 아-,나에게 전화온 녀자말이예요? 그저 누나라고 부르는 녀자인데 뭐…”
   “누나? 누나구 뭐고 너는 몽강진 쌍다리를 얻어맞을 일은 하지말어.조심해!” 
  아버지는 아들에게 으름장을 놓아주다가 갑자기 삼륜오토바이를 몰고 어둠속을 떠나버렸다.아버지가 저녁밥도 먹지않고 고추개구리 양식장을 지키러 가다니? 재복은 처마밑을 계속 서있었다.멀리로부터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끼꿀끼꿀 대합창이 요란스럽게 전해지고 있었다.재복은 가둑나무 울바자를 무성하게 기여올라 창문으로 흘러나오는 전등빛에 끄슬려지고 있는 장물열콩넝쿨 잎사귀들은 멀거니 지켜보았다.
   오늘 아버지는 어딘가 이상하다.그가 김선옥의 전화를 받아본것 같은데 김선옥은 내가 전화를 받는줄로 알고 혹시는 불필요한 말이라도 몇마디 해준것이 아닐가? 새핸드폰속에 들어있는 나와 김선옥이 침대우에 나란히 누워있는 사진들은 이미 지워버렸다.그러니 아버지는 그런것들은 뒤져보지 못하였을것이다…
   재복은 핸드폰을 꺼내들고 또 김선옥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김선옥은 왜서인지 핸드폰 전원을 꺼버리고 있었다.
  갑자기 삼륜오토바이 엔진소리가 들려왔다.고추개구리 양식장을 지키러 간다던 아 버지가 집으로 돌아온것이였다.
  “오늘밤만은 고추개구리 양식장을 비워두어도 괜찮겠지.재복아,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우리 할아버지와 함께 너의 일을 상론해볼가?”
   아버지는 처마아래에 우두커니 서있는 아들을 집안으로 잡아끌었다.그는 재복이가 사다놓은 병술 한병을 찾아내더니 병나발을 불기 시작하였다.
   “저녁밥두 안먹고 고추개구리 양식장으로 나간다더니 갑자기 돌아와서 또 무슨놈의 고추개구리 똥같은 술이야? 재복이가 쉽게 번 돈이냐?”
   두팔목 뼈가 아파졌으므로 주름살투성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던 할아버지는 아들을 핀잔주었다.
  “재복아,너는 연길이고 뭐고 차라리 엄마 찾아 한국으로 나가는데 어때?”
   “예? 한국엔 뭐라고 가겠나요!”
   “내 생각엔 네가 연길로 돌아간다 하여도 별 재미가 없을것 같다.한국 나가면 석사학위연구생인지 뭔지 미술공부를 더 할수도 있을건데.”
  “미술공부 류학을 할라면 차라리 프랑스로 가는게 좋은데…”
  “그럼 프랑스로 가!”
   할아버지가 한마디 곁들었다.
   “홍일아,너는 갑자기 굶어죽은 고추개구리를 잡아먹은 잡귀신에게 홀리운게 아니냐? 어째서 재복을 프랑스라는데로 가라고 말하는거냐? 그쪽은 마우재(서양인)들이 사는 동네가 아니냐? 만일 재복이가 마우재 녀자친구를 사귀면 어떻게 할려고! 그런데 한국으로 나가는건 내 생각에는 괜찮을것 같은데,한국 가면 혹시 연희를 찾아낼지도 모르니…”
   연길로 돌아갈것만 재촉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한국출국과 프랑스류학을 권하다니? 오늘 그는 김선옥의 전화를 받으면서 무슨 낌새라도 맡아낸것이 분명하였다.재복은 오줌이 마려운척하면서 바깥으로 나와 버렸다.그는 또 김선옥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김선옥의 핸드폰은 여전히 전원이 꺼져 있었다.
   재복은 저녁밥을 지으면서 오후 회의에서 “어야디야”까지를 얻어들었던 일을 생각해보았다.
   몽강진 진장은 연변에서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도 유명한 고추개구리 그림 화가이며 눈동자를 깜빡거리기만 하면 기발한 기획작성 아이디어들이 “몽강발원천”럼 솟구쳐나는 “꿈공간기획” 정사장더러 발언하라고 하였다.
   재복은 몽강진이 올림픽성화봉송코스를 끌러들이려는 일에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놓고는 싶었다.성공되면 몽강진정부로부터 고추개구리그림 상업용도 우선사용권을 되찾아낼수가 있었으므로 여러날째  많은것들을 생각해보았다.그러나 뾰족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는것은 사실 너무나 힘들었다.재복은 전국에서 유명한 5명의 기획전문가들 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그들의 도움을 받아보려고 하였다.그런데 5명의 기획전문가 누구도 몽강진 올림픽성화봉송코스 신청에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적어도 2백만원을 내놓으라고 하였다.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였다.자금난에 시달리는 몽강진정부가 무슨 재간으로 2백만원 아이디어까지를 사낸단 말인가?
   전국에서 유명한 5명의 기획전문가들이 고추개구리 욕심을 부리였으므로 재복은 여러날째 생각끝에 스스로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해내였다.그것은 “방법이 아니면서도 방법”이기는 하였지만 고추개구리를 물속에 둘러메쳐서 죽이는 헛짓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우리 몽강진이 올림픽성화봉송코스를 몽강진에 끌어들이려면 좋은 문화인자(文化因子)를 찾아내여 충분하게 사용하는것이 방법입니다.우리 몽강진은 지명도가 낮고 어떠한 유명인물도 나타난적이 없으며 ‘연변1등’을 따낸 운동선수마저도 없었습니다.유명한 풍경명승지도 아니고 력사문화유적지도 아니므로 우리 몽강진은 올림픽성화봉송코스를 신청하는 일에서는 사실 렬세가 아닐수가 없습니다.하지만 우리 몽강진 고추개구리 문화인자는 독점적인 문화인자로서 올해 진행된 ’몽강진제1회고추개구리문화축제’를 통하여 좋은 ‘종합이미지’을 이루어내였습니다.때문에 저는 우리 몽강진은 고추개구리 문화인자를 올림픽성화봉송코스신청에 무조건 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고추개구리 문화인자를 활용하려는 건의안으로서 올릭픽성화봉송코스를 관 할하는 상급 유관부문을 설복해내야 합니다.
   저의 미숙한 생각에는 고추개구리 문화인자로서 우리 몽강진의 ‘종합이미지’를 아우르는 여러가지 이미지들을 ‘포장’하고 ‘운행’해야 합니다.그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첫번째는 고추개구리형상으로 시각이미지를 창조하는 방법인데 올림픽성화봉송 주자로 뽑힌 사람들더러 산뜻한 고추개구리문양 운동복을 차려입고서 송화봉송 달리기에서 몽강진 쌍다리를 포함한 ‘고추개구리권술’ 동작들을 날리게 하고 “고추개구리무용” 동작들을 본딴 춤동작들을 추게 하는것이며 두번째는 올림픽성화봉송 주자들더러 송화봉송 달리기에서 “고추개구리노래”들을 부르게 하는것이며 세번째는…”
   재복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회의참석자들 모두가 웃음보를 터뜨렸다.연길과 현에서 내려온 령도자들은 인츰 웃음을 거두고 정색해버렸다.
   “세상에 소웃다 꾸레미 터질 이런 아이디어까지 있다니? 올림픽성화봉송 주자들더러 몽강진쌍다리를 훌쩍훌쩍 날려대고 고추개구리의 ‘폴-까-닥 폴-까-닥’,‘풀쩌-쩍 풀 쩌-쩍’,‘헐러-덩 헐러–덩’을 춤추고 고추개구리 끼꿀끼꿀을 노래부르라니? 아무리 연변에서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도 유명한 기획전문가라 하여도 내놓는다는 아이디어가 진짜로 ‘어야디야’이구먼!” 
   몽강진 진장은 오전회의에서 재복의 아이디어가 괜찮을것 같다고 하였었다.그런데 재복의 발언이 연길과 현에서 내려온 령도자들로부터 반박당하고 비웃음받자 그도 한마디 께끼였다.
  “야,정사장은 어떻게 엉터리 아이디어를!,엉터리 ‘어야디야’를 내놓을수가 있나?”
   재복은 손등으로 너부죽한 얼굴에 마구 돋아오르는 땀방울들을 훔쳐대였다.그는 연길과 현에서 내려온 령도자들중에 최덕일 현장도 끼여 있었으므로 감히 머리도 쳐들지 못하였고 고개를 푹 숙이고 두손바닥만 무섭게 마주비벼대였다.
   저녁밥을 먹고나니 이미 저녁 10시였다.정주간 온돌우에 누운 재복은 잠들수가 없었다.그는 뒤척거리면서 주룩주룩 비소리와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을 여겨들었다.그러다가 잠에 빠져들어 고추개구리 재수꿈을 꾸었다.
 
   재복은 고추개구리 양식장 낮은 둔덕우에 화구상자를 내려놓았다.쳐다보는 하늘에는 할머니가 계란을 모아두던 검붉은 항아리만큼한 해가 불타고 있었다.구름 한점 없었지만 고추개구리산에 찔리운 서남쪽 하늘만은 “아픔을 잊는 생명의 질서”에 그려진 완숙된 고추개구리와 올챙이 고추개구리의 퉁방울눈들이 발사하던 명암이 혼탁된 색조를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 발길아래로 큼직한 청색 고추개구리 한마리가 엉기적엉기적 기여갔다.완숙된 고추개구리였다.그런데 놈의 엉뎅이에는 굵다란 꼬랭이가 달려있었다.완숙된 고추개구리에게도 꼬랭이가 달려있다니? 기괴한 일이였으므로 재복은 청색 고추개구리를 집어들었다.손가락으로 놈의 꼬랭이를 툭툭 건드려주었다.청색 고추개구리는 완숙되여서도 꼬랭이를 내버리지 못한 일이 부끄러운지 사람을 쳐다보면서 끼꿀끼꿀 울었다.
  재복은 화구상자에서 그림칼을 꺼내들었다.그것으로 놈의 꼬랭이를 썩뚝 잘라주었다.엉뎅이에 검붉은 피가 물들여진 청색 고추개구리는 낮은 둔덕우에 내버려졌다.놈은 계속 끼꿀끼꿀 울어대기만 하였다.
   재복은 청색 고추개구리를 발길로 툭 차주었다.그러자 놈은 오두막곁에 널려진 쥐약을 버무린 강냉이알들을 빠득빠득 씹어먹었다.이빨도 없는 주제에 쥐약을 버무린 강냉이 알들을 빠득빠득 씹어먹는 청색 고추개구리가 불쌍해보였다.그런데 놈은 쥐약독이 오르면서 퉁방울눈을 희번득거리였다.그리고는 고추개구리 양식장 물웅뎅이속으로 엉기적엉기적 기여들어갔다.얼룩덜룩한 구름무늬가 나있는 배때기를 수면우에 둥둥 드러내였다.죽어버렸다…
 
  아침식사를 하던 할아버지는 손자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놀란 소리를 질렀다.
   “재복아,너의 눈동자에 피발들이 무섭게도 섰구나!”
   아침술을 몇잔 넘기던 아버지도 아들의 두눈을 살펴보았다.그리고는 투덜거렸다.
   “젠장,사람이 살멋이 있어야 근들이 똥배갈두 잘 넘어가지! 젠장 씨불랑! 고추개구리를 도둑질하는 도둑놈무리들은 없지만 이 장마비에 홍수가 날것이 무서워서 고추개구 리 양식장을 밤낮으로 지켜야 하는 고추개구리 원쑤라구야! 재복아,나도 간밤에 고추개구리 꿈을 꾸었는데 글쎄 수컷 올챙이 고추개구리와 암컷 고추개구리가 홰불 장난질을 놀아대더란 말이다.내 느낌는 너도 참여한다는 올림픽성화봉송코스 신청이 잘 풀려질것 같지를 못한데 너는 차라리 한국이든지 프랑스로 가!”
    “예? 글쎄요,사실 기획회사라는건 나에게는 힘에 부치는 일인데…,나는 몽강진 일이 아주 끝나면 연길로 가서 출국수속 같은것을 수소문해볼 생각은 조금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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