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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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만유하다
2013년 09월 18일 10시 01분  조회:1417  추천:1  작성자: 최국철

타임머신을 타고 60여년전쯤으로 거슬러올라가면 광복이라는 사회적인 전환점이 있다. 그 전환점을 시원으로 가장 기본적인 사회 기호와 변혁을 꼽으라면 토지개혁과 그 토지개혁을 둘러싼 민중들의 대거 참여이다. 그 참여의 전제조건은 바로 회의(대회)이다. 

필자는 《광복의 후예들》이란 장편소설을 집필할 때 회의장면을 묘사한 일이 있는데 그 당시를 살았던 로인들을 취재하면서 새겨들었던 세부장면들을 부활시켰다. 토지사업대가 처음으로 회의(대회)를 한다고 부르니 회의가 대체 뭔가- 호기심으로 참가했고 한번 참가한후부터 매일저녁 기꺼이 회의에 참가했다. 토지개혁이 시작되면서 토지를 분여하는 회의라 참가하지 않으면 불리익이라도 당할가 저어되여 참가하는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그런 장소가 무작정 좋아서 경쟁적으로 참가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신생사회의 변혁과 특정행위가 신기했고 그에 따른 폭발적인 의식의 변화가 그 원인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상기내용이 취재한 이야기라면 필자가 직접 참가한 대회와 회의는 지난 세기 60년대 중기라고 봐야 한다. 그 당시는 거의 매일 저녁마다 계급획분에 따라 사회적인 공동편재를 거부하고 소외시키는 소수사람들에게 “모자”를 씌우고 족치는“투쟁대회”가 성세호대하게 열렸고 참가자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타도를 열창했다. 다음은 사원대회(회의)다. 사원들을 모여놓고 일거리마다 기준량을 정하고 다시 사원(촌민)들의 리익분배와 그 리익을 배분하는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가 하는 생계형 사원회의였다. 

그 리익분배는 사슬처럼 이어지는 량곡생산과정의 고리마다 로동의 강약을 어떻게 정하고 그것을 다시 보수로 구현하는가 하는 련동적인 문제였기에 대장 혼자서 결정지을수 없었다. 당시의 통신체계가 원시적이라 부녀대장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알렸는데 출입문을 불쑥 열고 머리를 들이밀고는 “저낙(저녁)에 황대장네 집에서 회의를 한답꾸마. 그러니 매호마다 한사램씩 참가하라구 합더꾸마”라고 외마디 소리를 치고는 종 -종 달려가군 했다 그런 날 저녁이면 15촉짜리 전등밑에 한결같이 엉뎅이를 기운 허술한 옷차림을 한 아낙네들이 때가 오른 정주간 삿자리우에 앉아 낡은 솜실로 뜨개를 뜨고 웃방벽에 기대앉은 남성들은 컬렁컬렁 기침을 하면서 독한 담대를 피워대면서 의제를 토론하군 했다. 하지만 이제 시골로 가면 사원대회(회의)라는 시대적인 관용어가 언녕 사어가 되여있고 일년 내내 회의(대회)가 없다.

중국공직사회의 가장 큰 특징 아이콘을 꼽으라면 단연 제1호로 회의(대회를 포함)란 목록을 꼽을수 있다. 불필요한 회의와 대회로 사무능률이 오르지 못하고 불평불만이 회자되자 이제 중앙에서도 될수록 회의(대회)를 줄이고 책임자들이 긴 발언을 줄이라고 한다. 진정 박수를 받을만한 조치이다. 공직사회뿐만아니라 모든 대중들이 다 환영하는 조치이다. 

여기에서 잠간 언급하고싶은것은 회, 대회(会,大会)와 회의(会议)는 분명 개념이 다른것이다. 회, 혹은 대회라면 단체적인 공동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이거나 모임이라면 회의는 론의, 협의, 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사업행위이다.기실 회의란  규칙이 있는데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어떤 의제를 다수결 원리하에 결정하는 행정절차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들은 대회와 회의 경계를 거의 무시하고 두리뭉실하게 회의라고만 칭한다. 령도자의 방향성 지시, 훈화, 명령 그리고 각종 수상식,체육대회,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소집하는 대회는 회의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관습적으로 그냥 회의라고 칭한다. 

이런 기초적인 개념은 이제 탑재하면 되는데 여기서 핵심사안은 참가자들의 다소에 따라 성패를 가르는데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때부턴가 사람들은 자기와 상관이 없으면 대회든 회의든 외면하고 참가를 거부하는데 익숙해졌다. 하기에 주최측은 참가자에 대한 요구가 무척 엄하다. 공직사회는 좌석을 직장에 따라 배석하고 일일이 체크한다. 그러다보면 참가자는 만원이지만 주체측이 요구하는 참가자의 실상들이 허위로 포장된다. 

말하자면 책임자들은 좌석을 채우기 위해 회의나 대회의 주제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는 부하들을 출석시킨다. 회의에 대한 공직사회의 회의(怀疑)라고 봐도 무난하다. 국내사정이 이렇다면 국외사정 역시 크게 다를바 없다. 지난번에 한국의 모 도시와 합작하여 두번 행사를 치렀는데 이들은 행사내용보다 참가자들의 수자에 더 신경을 쓰는것 같았다. 그리고 명년에는 참가자들의 수를 대폭 증가하고 더 씩씩하게 치르자고 한다. 이런…이제 디지털시대 집에서 모니터에서 획득할수 있는 정보들을 굳이 낡은 아날로그 방식을 따라야 하는지? 대형화는 중형화로, 중형화는 소형화로, 소형화는 전무화로 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가가 도래했음을 분명 밝혀야 할 대목이다.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되면서 지극히 보편화가 된 사회적인 기호를 읽는것에 이제 신물이 났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볼 때 우리들의 회의 (대회)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아직도 미진한 구석이 많다는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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