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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쓴 시론 및 시어의 특성
2015년 04월 19일 23시 38분  조회:3656  추천:1  작성자: 죽림

시로 쓴 시론을 통해 살펴본 시어의 특성

 

 

 

     시법(詩法)

 

시는 둥근 과일처럼

만져지고 묵묵해야 한다.

 

엄지에 닿은 낡은 메달처럼

소리 없고

 

이끼 자라난 소매에 닳은

창시렁의 돌처럼 조용해야 한다.

 

시는 새들의 비약처럼

말이 없어야 한다.

 

시는 달이 떠오르듯이

시간 속에 움직임이 없어야 한다.

 

달이 밤에 얽힌  나무로부터

가지를 한하나 풀어 놓듯이

 

겨울 잎새 뒤에 있는 달이

마음에서 기억을 하나하나 풀어 놓듯이

 

시는 달이 떠오르듯이

시간 속에 움직임이 없어야 한다.

 

시는 사실이 아니라

동등해야 한다.

 

슬픔의 모든 내력으로는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를

 

사랑의 경우

기울어진 풀잎과 바다 위에 뜬 두 불빛을―

 

시는 의미할 것이 아니라

존재해야 하다.

 

             아치볼드 매클리시 <시법(詩法)>

 

 

 

    시로써 시론을 쓴 경우는 상당히 많다. 이는 시인이 자신의 창작이론에 대한 기틀을 마련함과 동시에 자신의 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로 쓰는 시론은 '시론'이라는  추상적이고도 딱딱한 내용을 정서적 체험을 통해 쉽게 이해시키면서도 초심자에게 시의 형상을 보여줌으로써 보다 쉽게 시창작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매클리시의 <시법>은 갖가지 비유를 통해 시의 본질을 말하고 있다. 시는 독자가 감각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주장이나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인 아름다움(美)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구절에서 말하듯 '시는 의미할 것이 아니라/ 존재해야 한다.'은 매클리시의 말은 다분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다.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 것은 문학의 기능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에 비하여 시인이 시를 대하는 태도를 쓰고 있는 것이 서정주의 <시론>이다. 한 개인으로서의 시인이 지닌 감성과 우주적 상념은 늘 아쉬움 속에서 존재하게 된다. 그 아쉬움이 촉발하는 감정과 정서 세계는 끝없은 사물에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시론

                                              서정주

 

바닷속에서 전복따파는 제주해녀도

제일좋은건 님오시는날 따다주려고

물속바위에 붙은그대로 남겨준단다.

詩의 전복도 제일좋은건 거기두어라.

다캐어내고 허전하여서 헤매이리요?

바다에두고 바다바래여 시인인것을…….

 

 

 

    기독교적 심상을 바탕에 두고 범신론적인 사상의 세계를 두루 섭렵하는 시인 구상은 시론(詩論)을 '詩心-詩想-詩情-詩興'으로 나누어 쓰고 있다. 이는 시창작의 과정이면서 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적 가치까지 언급하고 있다. 

 

    먼저 시심(詩心)을 무아적 감동, 자연의 조화, 진실의 체험, 우주적 감각과 연민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순진무구(純眞無垢)의 상태에서 시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시상(詩想)은 시가 자아도취의 생산물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관조의 자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 도달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시정(詩情)은 내 마음의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진실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환희를 맛볼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끝으로 구상 시인의 시관(詩觀)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시흥(詩興)을 들고 있다. 시를 통해 삶의 흥그러움을 맛볼 수 있어야 하며, 그 속에서 삶의 진선미(眞善美)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구상 시인의 시로 쓴 시론은 아치볼드의 시론을 연상시키면서 차원 높은 시에 대한 경외감이 배어 있다. 여기에는 시의 도구화도 없고, 흥겨움만이 있다. 시가 사상의 도구로 전락함을 경계함과 아울러 신령스러운 힘의 조화 속에 온전히 나를 맡길 수 있을 때, 독자에 대한 공감도 얻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詩論

 

                                      구상

 

 

詩心에 든다.

일상적 욕구나 그 利害에서 벗어나

無我的인 감동과 감흥이 샘솟는다.

오묘한 자연의 造化와 그 풍경 앞에서,

극진한 인정과 진실을 실제로 접하고,

또한 생성과 소멸의 덧없음을 맛보며,

우주적 감각과 그 연민에 나아간다.

 

詩想에 잠긴다.

물 속에 비치는 제 모습에 취한

나르시스의 그런 생각이 아니라

水草를 헤어남과 낚싯밥에 다가오는

고기의 모습이나 동작을 떠올리면서

생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낚시꾼의

그 찌를 바라보는 一心不亂 상태다.

 

詩情에 젖는다.

그것은 쓰디쓴 고독을 되씹는

감방 囚人의 어두운 느낌이 아니라

내 안의 저 奧地까지 찾아 들어가

내 안에서 나뭇잎의 속삭임을 듣고

내 안에서 새들이 지저귀며 날음을 보고

내 안에서 어린 시절의 꿈이 되살아나고

헤어지고 사라진 벗들을 다시 만난다.

 

詩興에 취한다.

모든 생각과 느낌들이 모습을 갖추고

서로 어울리며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내 마음이 그리고 기리는 그 동산에는

모든 생명이나 사물들이 신령한 조화 속에

영원하고 완전한 제 모습의 성취를 이루고

나는 現存에서부터 眞善美의 실체를 맛본다.

 

 

 

 2. 시 창작에 도움을 주는 경구 속의 시어

 

 

 

     0. 시인이 겁내야 할 것은 무엇을 다 못하고 끌고 가는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아니라, 참으로 냉큼 다 먹어치워 버리거나 끝내 버리고 마는 일이다.(서정주: <머리로 하는 시와 가슴으로 하는 시>에서)

 

    0. 고도한 정서의 형성은 언제나 감정과 욕망에 대한 지성의  좋은 절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서정주: <머리로 하는 시와 가슴으로 하는 시>에서) 

 

   0. 자유시가 보여준 것처럼 시적인 요소는 모든 형식을 벗어나고 초월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시는 언어를 통해서 언어를 파괴하고 존재와 일치하련느 언어표현이기 때문이다. (박이문: <시적언어>에서)

 

0. 큰 시인은 아무리 낡은 이미지라도 새롭게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김현: <바라봄과 텅빔>에서)

 

0. 풍경을 묘사하든지, 감정을 묘사하든지, 혹은 세태의 어떤 단면을 묘사하든지 시를 묘사로서 출발하는 경우, 그는 이미 시의 인식적인 방법 위에 올라 서 있다.(김주연: <시의 인식의 문제> 중에서)

 

0. 시는 온몸으로, 바로 온몸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그림자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림자에조차도 의지하지 않는다. 시의 형식은 내용에 의지하지 않고 그 내용은 형식에 의지하지 않는다. 시는 그림자에조차도 의지하지 않는다. 시는 문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민족은 염두에 두지 않고, 인류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문화와 민족과 인류에 공헌하고 평화에 공헌한다. 바로 그처럼 형식은 내용이 되고, 내용이 형식이 된다. 시는 온몸으로, 바로 온몸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 중에서)

 

0. 예술을 위하 예술이라는 생각은, 그게 다행히 아주 저속한 게 아니라면, 아주 냉담한 것일 거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할까 합니다. 참된 사람이라면 누구도 인제는 그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넌센스를 믿지 않을 겁니다. 이러한 극적인 순간에 예술가는 세상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어야 합니다. 그는 그의 백합다발을 거들떠보지 말고 백합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어가야 합니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1882-1940, 스페인의 가장 신랄하고 뛰어난 만화가. <정현종,김주연,유평근 편, 『시의 이해』중에서>

 

0. 시는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야 하며 인간의 심장을 만나야 하고, 여자의 눈, 거리의 나그네들, 황혼녘에나 별이 빛나는 한밤에 적어도 한 줄의 시의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파블로 네루다, <시> 중에서)

 

0. 시는 역사와 사회의 참다운 실체―언어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것(시)은 일상 대화와 논리적 추론을 지배하는 법칙과 다른 법칙들에 따라 언어를 재창조하려고 한다. 이러한 시적 변화는 언어의 가장 깊은 구석에서 일어난다. 시구(詩句)―유리된 낱말이 아니다―는 세포이며, 언어의 최소 단위 요소이다. 한 낱말은 다른 낱말들 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한 어구는 다른 어구들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중략)

 

  시가 말에 닿자마자 말들은 운율적 단위나 이미지로 변모한다;말들은 그들 스스로 서며 스스로 충족한다. 말은 갑자기 그 가몁성을 잃는다. 산문에서는 한 사물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는 길이 있으나 시에서는 단 하나의 길밖에 없다. 시적 언어는 대용어를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은 뭔가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돌이킬 수 없게 말해진 어떤 것이다. 달리 말해 본다면, 그것은 어떤 것을 '향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이것이나 저것에 대해 '말하는' 것도 아니다. 시인은 공포에 대해서나 사랑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그것들을 보여준다. 돌이킬 수 없고 대피할 수 없는 채, 시의 언어는 그것 자체에 의거하지 않고는 설명항 수 없게 된다. 그것들(시적 언어)의 의미는 더 이상 저쪽에 있는 게 아니고 그것들 속에 있다. 그 이미지는 의미 '속에' 있다.(옥타비오 빠스, <시와 역사> 중에서)

 

0. 내 작품에는 커튼처럼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걸어 놓을 우아함이나 효과나 독창성을 갖지 않으리라. 방해가 되는 것은 아무리 값진 커튼이라도 걸어 놓지 않으리라. 내가 말하는 것은 정확히 그 본질을 위해서이다. 고양시키거나 놀라게 하거나 매혹시키거나 위로해 줄 수 있는 자에게 그렇게 하도록 허용하라. (월트 휘트먼, <풀잎>서장에서)

 

0. 이미지스트가 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 언어

 

1) 어느 무엇을 드러내지 않는 , 불필요한 낱말이나 형용사는 쓰지 말 것. '어렴풋한 평화의 땅'과 같은 표현은 쓰지 말아라. 그런 것은 이미지를 둔화시킨다. 추상과 구체를 뒤섞은 꼴이다. 그것은 자연적 대상물이 언제나 적절한 상징이라는 것을 작가가 깨닫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다.

 

2) 추상화를 두려워하라. 훌륭한 산문에서 이미 행해진 것을 어줍잖은 운문으로 다시 얘기하려 하지 말라.

 

3) 시 예술이 음악예술보다 조금이라도 단순하다고 생각하거나, 최소한 평범한 피아노 선생이 음악 예술에 쏟는 정도의 노력을 운문 예술에 쏟음없이 전문가를 기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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