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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유의 시적 변용
2015년 04월 20일 16시 16분  조회:3685  추천:0  작성자: 죽림

              철학적 사유의 시적 변용

                                               -- 시집 “꿈꾸는 시간”을 중심으로

                                                                                                      김성열

 

춘광 시인의 시집 “꿈꾸는 시간”을 주의 깊게 읽어 온 나로서는 할 말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조금은 망설여진 면이 없지 않다. 인동초의 줄기처럼 눈 속을 뻗어나가는 그의 시적 에너지의 본류(本流)를 섣불리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시집 원고를 다 읽고 나서 다시 더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철학가로서 그의 사유의 세계로 더 가까이 가보고 싶은 충동 때문 이었다. 그의 시에는 세계를 끌어안는 넓은 가슴이 있고, 소용돌이치는 내면세계의 어지러움을 질서 있게 정리하고 재단하는 기교가 있다.

감각세계의 모든 물상은 그의 내면에 전입되어 철학적 사유와 결합하여 묘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그가 구축해 내는 시세계는 육화된 철학적 사유와 시의 주제가 결합한 화학

반응의 결과물로서 시적 변용을 이뤄 내는 독특한 정신세계인 것이다. 그의 시에는 꿈과

사랑의 형상물로 가득 차 있다. 관념으로 떠도는 동경의식은 세계의 모든 물상에 투사되고

재단되어 독특한 창조적 시공을 형상화 한다. 자연은 시적 대상과 소재의 중심에 놓여 있고

영원회기라는 사유의 섬에 맞닿아 있다.

이 시인은 시 쓰는 마음의 상태를 운명이라는 말로 대체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겸손하고 소박하게 보이지만 시작과정과 운명과의 엄숙한 거리는 냉혹하게 치열하고

숙연하다. 이러한 심리상태에서 튕겨져 나오는 시적 언어가 세속적인 일상어와 어찌

같을 수가 있을까.

“소리치는 나를 가지런히 쏟아내어 그날이 올 때까지 사뭇 촐랑거리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운명 속에 잠재 되어 있는 소박한 소망이다“라고 피력한 그의 단상은 그의 시세계를

조망하는 단서가 된다. 시를 쓰는 소망이 운명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면서 너무도 진솔한 자세를 읽을 수 있다. 그의 시는 이러한 맥락에서 어렵지 않게 이해되고 거리낌 없이

공감하게 된다.

 

어느 사이/나도 모르게/스며든 향기가 있습니다.//눈이 마주칠 때면/향기가 짙어/차마/

바라보는 것조차 힘겹습니다.// 강물을 따라/길게 펼쳐진 들판에/영롱히 피어난 들꽃 한

송이//마치 코 끝에 찡하게 느껴지는/블랙러시안 칵테일 향기.../그런 것입니다.//이 가을날//

새 바람을 타고 온 색 고은 들꽃은/ 기다림이 안타깝지 않기에/향기로만 남고 있습니다//

들꽃을 바라보는/가을 속의 나그네는/혼자이고 싶은 그에게서//툭/툭/툭/외투를 털고/떠날

것을 준비합니다.

                                               -<들꽃 향기> 전문

 

이 시에서 세계를 끌어안는 시인의 넓은 가슴이 드러난다. 들꽃은 인간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원시적 상징물이고, 들꽃의 향기는 열린 마음으로 세계를 호흡하면서 느끼는 후각적 형상물(이미지)이다. 세계의 존재자에 대한 물리적 상태의 단순한 감각상이 아니라 내면세계의 철학적 사유와 결합된 형상물로 표출된 결과이다. 세계를 가슴으로 끌어안고

무한히 열려 있지 않으면 보여 질 수 없는 일이다.

                                  

 

원시적 순수의 실체인 들꽃의 존재에 인간의 때 묻은 관념으로 덮씌우기를 거부하는 시적

화자는 “혼자이고 싶은 그에게 외투를 털고 떠날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가슴으로 끌어

안는 세계내의 존재는 그 순수의 절대 자유를 인정하고 구속하지 않겠다는 넉넉한 의지의

표현이다. 여기에 제시되는 “강물” “들판” “들꽃” “가을”등의 자연현상은 시인의 열려진

가슴에 안겨지면서 순수한 존재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언젠가부터/내 마음엔/호수와 봄비가 있습니다//산모퉁이/작은 찻집엔/계절 따라/향수 짓고//이름 없는/가수의 촉촉한 열창은/봄비를 삼키는 호수의/눈물입니다//헤이즐넛 커피향은/창틀 사이로 스며가고/창밖으론 또다시/계절이 스치옵니다//시간이 흐르고/음악이 멈추면/그 추억/다시/비 적신 호수에 담고/아픈 작별을 합니다//하얀 눈을 삼키는 호수와/다시 만날 수 있기에/내 심정 향수로 남기고/떠날 수 있습니다.

                                  -<호수와 봄비>전문

 

잔잔하게 속삭이며 호수의 수면을 적시는 봄비, 언제나 넉넉한 자세로 기다림의 몸짓을

잃지 않는 호수, 이러한 풍경은 우리 주변에서 평범하게 만날 수 있고 정서적 감흥도 쉽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이별과 정한의 형식을 통하여 질서 지어주는 비범한 수법으로 시적

조형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내 마음엔 호수와 봄비가 있습니다“로 시작 되는 1연의 호수와 봄비의

이미지는 화자의 내면세계에 자리 잡고 이별의 정한을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산모퉁이

작은 찻집의 향수와 추억, 가수의 촉촉한 열창, 호수의 눈물, 창틀 사이로 스며가는 커피향,

흐르는 시간 등의 시적 영상은 모두가 이별의 정한을 환기하는 정서적 등가물이고 그

추억은 다시 비에 젖어 아픈 작별로 이어지면서(6연) 하얀 눈을 삼키는 호수와 다시

만날 수 있기에 내 심정 향수로 남기고 떠날 수 있습니다(끝연) 이 같이 시인의 내면세계에

숙성 된 철학적 사유의 응결체로 현시 된다. 떠남을 재회의 향수로 남겨 둔다는 것이다.

불교의 윤회설에 근거한 자기 정서의 시적 표출이라 하겠다. 늘쌍으로 무심하게 스쳐가곤

하는 주변의 자연현상을 회자정리의 철학적 사유물로 잘 재단하여 이별과 만남의 질서를

부여해 준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시 쓰기를 위한 양식적(樣式的) 상상력이 풍부하게

드러나고 잘 훈련 된 시적 기교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관념이나 상상의 세계는 기교적

가공이 가해지지 않으면 공허한 허상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춘광 시인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으며 능란하게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교에만 능하고 주제의식이나 시정신이 치열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시의 양식적 기교와 정신적 치열성이 조화롭게 작품에 반영 된다는 것이다.

 

동해의 파도는/수평선 끝에 닿아/푸른색이 출렁입니다//사랑 하나,/금빛 모래밭에 숨기며/

미소 짓는 여인의/휘어든 몸짓은 /찬란한 햇살로 아름답습니다//쏴아∼/밀려드는 바다의

연가!//거기 물방울의 벅찬 부서짐으로/태양빛 반짝이며/솜털같이 부드러운 여인의 얼굴에

고운 수를 놓습니다.//시리도록/ 아름다운 모습!/파도의 유혹에/솔바람이/시샘하며 지나칩니다.

//금빛 모래 속/ 숨어 있던 사랑 하나/두 팔로 바다를 들어/덩실 춤을 춥니다.

-<바다의 연가> 전문

                            

 

꿈과 사랑이 시로 형상화 되었다고 정리, 평가할 수 있는 작품이다. 관념이 형상물로 조형되었다는 의미다. 시로 형상화 되었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도 내포된 뜻이다.

在天成象(재천성상),在地成形(재지성형),變化見矣(변화견의)라는〔周易 <繫辭上傳>〕말에서

보듯이 象과 形을 구별하였고, 象은 하늘에서 形은 땅에서 이루어짐을 뜻하여 形과 象이합한 [形象]이란, 관념의 세계와 감각세계의 萬物을 일컫는다. 사랑과 꿈은 우리의 의식 내부에서 꿈틀대는 초감각적 바람의 뜻인데 이를 형체 있도록 조형하는 것이 시적 형상물(形象物)이 된다. <바다의 연가>는 시인의 사랑과 꿈이 시 작품으로 구현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파도가 수평선 끝에 닿아 푸른색으로 출렁이는 1연은 이상과 꿈의 감각적 현상이다.

수평선이란 하늘과 바다의 접경 지역, 언제나 멀리서 손짓하고 있는 그리움의 표상이다.

여기에 푸른색으로 출렁이는 파도는 역동성을 부여하는 입체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사랑 하나 금빛 모래밭에 숨기고는 고이 간직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미지)이고,

휘어든 몸짓은 찬란한 햇살로, 아름답다 함은 사랑의 가시적 현란함이다.

“파도의 유혹” “태양빛 반짝임” “바다” “여인의 얼굴” “솔바람” “금빛 모래” 등의 시어로

조형 되는 이미지는 사랑과 꿈의 형상을 위하여 동원 된 언어이고, 이러한 시어들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감각적 형상물로 현시된다. 시인의 주제의식과 기교적 표현에 힘입어 더욱 상승작용을 일으켜 작품의 격을 높이고 감동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이다.

 

 

나 지금//그곳에 가고 싶어라//살갗 젖어드는 오솔길 따라 오르면//서울 시내가 장난감

병정 놀이터로 보이는 곳!//절간 앞 다다르면//향내는 코끝에서 그윽이도 향기로워//

기왓장 쓰러진 마당//내 영혼도 쓰러져 행복한 꿈으로,//당나귀 귀 쫑긋 세운 정재스님 반가운

//흘러내린 촛농 향내음 따라//가을이 내리는 곳//도봉산 석굴암/나 지금//그곳에 가고

싶어라……

                                           -<그곳에 가고 싶어라> 전문

 

한번 읽고 나면 평범한 개인적 독백처럼 들리지만, 디시 찬찬이 읽어 보면 서정적 자아의

진솔한 의미와 만나게 된다. 철학적 사유의 깊이가 잘 드러나고 있다. 영원회기의 궁극적 문제에 접근하는 존재론적 의미를 담고 있다. 시인의 사유가 시적 화자를 통하여 이르고자 하는 이상향의 지향점인 고독한 섬나라가 보일 듯이 아른거리고 있다. 표면적인 소재와 배경은 범속한 세속의 거리이고 스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산사의 마당 같은 곳이지만 그러한 시적 상관물이 이끄는 진의는 영원과 맞닿아 있는 철학적 사유의 형상물인 것이다.

“나 지금 그곳에 가고 싶어라”로 시작된 발단부터 철학적 사유의 의지를 암시하는 의도된 표현으로 읽혀진다. “살갗 젖어드는 오솔길 따라 오르면 서울 시내가 장난감 병정 놀이터로 보이는 곳”과 같은 표현은 이 시를 지탱하는 중심축이라 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거느린다.

살갗 젖어드는 병정놀이터 쯤으로 보이는 서울 시가지가 어울리면서 나 지금 그곳에 가고

싶어라까지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문맥화 하고 있다.

이 시가 서사적 구조가 아니고 서정적 자아의 독백적 구조이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 구축을

위한 객관적 상관물로 선택 되어 있음을 보는 것이다. 춘광 시인은 이러한 상징적 문맥을 통하여 보다 넓은 시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다른 시 한편을 더 보기로 한다.

 

 

내가 존재할 때는/창가에 든 햇살이/눈부실 때입니다.//내가 존재할 때는 아침 햇살 반짝이는/

한강 위에 있을 때입니다.//내가 존재할 때는 /하얀 분필을 내려놓고/박수를 받을 때입니다//내가

존재할 때는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한 잔 할 때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진정 내가 존재할 때는/

이렇게/밤을 깊이 불러들여/그리움을 쏟아/하얀 백지를 물들일 때라고/말할 수 없습니다.

-<나의 존재> 전문

 

이 작품 또한 철학적 사유의 산물로 볼 수 있는 상징적 구조라 할 수 있다.

“내가 존재 할 때는”의 존재란 시어가 전편 5연에 걸쳐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동일한

문장이 거듭해서 제시됨은 읽기에 지루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존재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를 환기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상징적 문맥을 추출하는 근거를 찾게 된다. 무한이 열려 있고 그 실체를 영원히 밝힐 수 없는 나의 존재에 대한 실체를 암시와 환기를 통하여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법이 상징시를 쓰는 시인이나 읽는 사람이 공감하면 서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다.

이 시의 묘미는 끝 연에서 기발한 반응을 보이는 곳에 있다. 4연까지는 내가 존재할 때의

상황 여건이 긍정적으로 진술 되었으나 끝 연에서는 같은 맥락의 존재 상황을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 내가 존재할 때는…하얀 백지를 물들일 때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이는 논리의 부정이나 비약이 아니라 기발한 시적 변용이다. 결국 나의

존재에 대한 무한한 개방성을 암시 한다고 하겠다. 긍정-긍정, 긍정-부정과 같은 문맥은 시에서 허용될 수 있는 내면적 타당성(내재율)이라 하겠다. 이와 같은 시작기법을 거리낌 없이 활용하고 있는 춘광은 좋은 시인이다.

 

시집 “꿈꾸는 시간”의 시 5편을 예시로 그의 시세계와 작품 경향을 살펴보면서 네 갈래의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다.

첫째 그는 세계를 끌어안는 넓은 시인의 가슴을 가졌다.

둘째 복잡한 내면세계를 시적으로 질서지어 주는 양식적 상상력이 풍부하다.

셋째 꿈과 사랑 같은 관념을 형상화 해내는 시적 지향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넷째 상징적 재문맥화를 통하여 철학적 사유의 심연을 탐색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철학의 빈곤이라는 작금의 우리 시단에 춘광 시인과 같은 철학적 사유의 심연을 탐색하는

시작품이 많이 생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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