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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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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네방네] - "민속벽화" 닐리리~~~ 댓글:  조회:1862  추천:0  2018-06-28
민속벽화를 그리는 최향순교원과 그의 프로젝트 학과목 [ 2018년 06월 27일 ]     최근 연변직업기술학원 미술교원 최향순선생(51세, 부교수)은 조선족민속풍토인정을 반영한 수회화(手绘画) 프로젝트화(项目化) 학과목 교재를 펴내 조선족학교들에서 민족특색의 미술교육을 진행함에 있어서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아동벽화를 마무리고 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긴 최향순교원   최향순 선생은 1987년 동북사범대학 미술학부 전과를 졸업한 뒤 연변직업기술학원에서 교편을 잡고 학생들에게 미술강의를 하였다. 10년 후인 1998년에 그는 다시 동북사범대학 본과공부를 마쳤을 뿐더러 이어 청화대학 미술학부 공부를 하였으며 2004년에는 또 연변대학 미술학원 제1기 벽화연구 석사학위를 따냈다.   2002년경 청화대학 미술학부를 졸업한 뒤 계속하여 석박사공부에 도전할 때 가정생활은 더는 허락해주지 않았다. 리혼의 고배를 마시게 되고 소학생 아들은 공부성적이 꼴찌여서 학급 성적에 지장이 크므로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라는 호출령이 떨어졌다.   조선족민속풍토인정수회화 프로젝트화 학과목교재   이 학교 저 학교에 보내봐도 아들은 그림 그리기만 좋아하고 공부는 뒤전이였다. 역시 지력장애증명서라도 떼와야 학급의 공부성적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귀띔이 있어 남들에게 더는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그녀는 아들을 데리고 연길시 하남병원 로교수문진을 찾아 들어갔다. 사실을 얘기하며 아들애의 지력장애증명서를 떼달라고 로교수한테 부탁하였다.   “친엄마가 맞어? 한창 자라나는 아이한테 그런 모자를 덮어씌우면 애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봤어? 정말 친엄마라면 당장 이 자리에서 나가라! 어서 나가!” 로교수는 인정사정 없이 호되게 욕을 퍼부었다.   쫓겨나다 싶이 문밖에 나선 엄마는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나가는 자동차에라도 머리를 박고 아들과 함께 끝장을 내고만 싶었다. 하지만 한걸음 두걸음 겨우 걸음발을 옮겨놓으며 집에 들어서니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흘러내렸다.   “그래 내가 잘못했어. 부모라는 사람이, 교원이란 사람이 어쩌면 그런 생각을 했단 말이지? 아들아, 엄마를 용서해다오!” 그녀는 어린 아들을 끌어안고 한나절이나 울고 또 울었다.   “물고기와 원숭이, 코끼리에게 같은 요구를 제기할 수는 없잖아요? 부모라면 교육자라면 내 자식, 내 학생이 무얼 잘할 수 있는가를 눈을 비비며 찾아내야 하는데요…” 그때를 돌이키는 녀교원은 허구픈 웃음을 짓는다.   그 일이 있은 뒤로 아들애가 그림을 더 잘 그릴 수 있도록 아들애가 요구하는 미술 관련 놀이감도 사주고 게으름을 피우며 노력하지 않을 때는 목구멍까지 치밀어오르는 화를 삼키며 되도록 고무하고 치하를 하면서 이끌어주었더니 몇년이 지나자 아들애는 인물화도 사진처럼 신통하게 잘 그려냈다.   중학교를 마치면서 아들은 연변직업기술학원 학생으로, 엄마의 학생으로 되였다. 아들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인 직업기술교육을 진행할 것인가가 최향순교원의 절실한 연구과제였다.“사회가 수요하는 훌륭한 인재는 못 되더라도 사회에 부담이 되지 않는 자립할 수 있는 유용한 인간으로 키우자” 이것이 최향순교원의 확고한 교육목표였다고 한다.   한편 최선생은 교문을 열고 사회에 나와 시장이 수요하는 벽화 그리기에 살손 붙였다. 수요가 다양한 사장님들과 교섭하고 안목이 층차만별한 관람자들의 공인을 받는 벽화를 그려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러나 최향순교원은 아들과 함께 벌써 5년전 룡정 동성용향의 1,700메터 되는 토담장에 조선족풍토인정을 담은 민속벽화도 그려냈다. 2016년에는 연길시 새싹유치원 분원인 진달래유치원의 300메터 되는 아동만화벽화도 손색없이 완성하였으며 “오두막” 등과 같은 많은 민속음식점이나 가게에 특색있는 조선족민속벽화들을 생동하게 그려내여 연변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과 귀빈들에게 깊은 인상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들 모자는 지금까지 시각적 효과가 충격적이고 내용이 풍부하며 색채가 아름다운 민속벽화를 약 만여메터 그려냈다. 엄마가 구도를 짜면 아들이 색칠을 하고 아동만화며 현대기법은 아들이 주선을 끌며 다종다양하게 창작하였다. 아들 오욱(吴旭, 26주세)은 엄마에게 “최화벽화”(崔花壁画)라는 아이디를 지어주었고 또 그 이름으로 지금은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엄마는 아들의 실력성장과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직업성장법칙을 모색하였으며 새로운 혁신체계에 따른 미술교육을 진행하였다.   연길시북대신성 단지마을 사장님과 그 친구들의 진실한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벽화에 담아 찬탄을 자아냈다   그리하여 최향순교원이 제기한 “민족지역 직업 학원 및 학교의 민족풍토인정수회화 프로젝트화 교과목 설계와 개발 실천연구”(民族地区职业院校民族风情手绘画项目化教程的设计与开发实践研究)는 길림성 직업교육과 성인교육 교수개혁연구중점과제(비준호2017ZCZ028)”로 선정되였던 것이다.   최향순교원은 학생들을 조직하여 수회화 사회실천을 하면서 조선족특색의 용모특징과 복식의 조화, 색조, 분위기들을 세분화하고 시장화 수요에 따라 조선족민속풍토인정을 담은 벽화작품을 대량 창작하였는 데 그 제재가 광범위하고 풍격이 다양하였다. 그는 이번 교재에서도 자신의 실천과정을 종합하여 시장화 도전에 초점을 두면서 계약서작성과 창작순서, 보조와 종목총결, 사회평가를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벽화 그리기 사회실습에 나선 연변직업기술학원 학생들   그는 실천과 리론을 결부하면서 선후로 10여편의 론문을 집필하여《영화문학》과 《중국과학교육》《중국육인》《미와 시대》《조선족교육과학연구》《문학과 예술》 등 핵심간행물과 국가급 간행물에 발표하였다. 최향순교원은 이번에 펴낸 《조선족민속풍토인정수회화프로젝트화 학과목교재》는 "몇십년간 생명을 다 바쳐 경작해낸 성과물이며 나의 민족혼의 결정체"라고 심경을 토로하였다.     /길림신문 김청수 기자
1    "밥상에서 시가 나와요"... 댓글:  조회:2036  추천:0  2018-06-28
+ 밥상이 무거운 건  할아버지께서  모 심던 시간  벼 베던 시간  탈곡하던 시간이  얹혀서 그래.       엄마가  시장 보는 시간  밥 앉히는 시간  반찬 만드는 시간이  얹혀서 그래.  (정현정·아동문학가, 1959-)  + 여름 한낮  송아지는  외양간 여물통 앞에 엎드려  강아지는  담벼락에 기대어  얌전하게 쉬고 있는데  집 앞 개울물  졸졸졸  떠들다가  꾸중 듣는다.  쉿!  벼가  자고 있잖아.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쑥쑥 자라게  조용히 하렴.  (최점태·아동문학가)  + 시골 빈집에  카랑카랑한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는  간데없고  거미줄이 온통  집을 지키고 있다.  뚫린 문구멍으로  펄럭이며 드나드는 바람.  빈 장독 속에서  멱감고 있는 구름 몇 송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 것 같은 마당.  깨진 밥그릇 하나가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졸고 있다.  (서향숙·아동문학가)  + 누구 없나요  도시로 나가고  주인 없는  텅 빈 집  담 옆 텃밭에서는  햇빛이 뾰족뾰족  손가락을 내밀고  감나무, 모과나무는  마당 가득 푸른  하늘을 들여놓았는데  빈 장독 몇 개가 뜰을 지킨다.  열린 문으로 가끔씩 강아지들  집 구경 오지만  문짝이 덜컹덜컹  등을 떠민다.  산비탈 고구마 밭에는  살찐 바람만  굴러다니고  ―누구 없나요?  구름이 지나가다  큰 소리로 묻는다.  (차영미·아동문학가)  + 밭에는  고추  토마토  옥수수  벌레들이 몰래몰래 먹고  새들이 기웃기웃 먹고.  그래도   밭에는  열매가 가득가득  (박소명·아동문학가)  + 모내기  이앙기 한 대가  모내기한다  새참 없다  투덜투덜  노래 없다  투덜투덜  사람 없다  투덜투덜  넓은 논  왔다 갔다  저 혼자서  투덜투덜  (최종득·아동문학가)  +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시골이 다 따라와요  이건 뒤안에 상추  이건 담장의 호박잎  이건 앞마당에 토란잎  이건 위꼍에 애호박  이건 강 건너 밭에 풋고추  이건 장광에 된장  이건 부엌에 고춧가루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시골이 다 따라와요  나중에는 잘 가라고 손짓하시는  우리 시골 할머니 모습이 따라와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김용택·시인, 1948-)  + 농부  논밭에 심어 놓은  곡식들도  정성 들여 가꾼  살붙이이고,  소도 염소도 돼지도  모두가  자식처럼 사랑스런  한 식구인지라,  보살필 식구 많은  농부 아저씨는  잠시도 편히 앉아  쉴 새가 없다.  논밭으로 갔다가  산으로 갔다가  만날 바빠서  총총걸음.  비가 오는 날에도  우장 쓰고 나가서  피도 뽑고  물꼬도 다스려야 하고,  일하다 집으로 돌아갈 때면  기다리는 집짐승들을 위해  꼴도 한 짐 베어  지고 가야 한다.  조상의 피땀어린  귀한 땅  고이 지키며  기름지게 가꾸느라,  사시사철  흙 묻은 손발에  땀 마를 날 없는  농부 아저씨는….  (김녹촌·아동문학가, 1927-)  + 도시의 사람들  하얀 시멘트길 자주 걷다 보니  마음마저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 같아  왠지 푸석푸석한 흙일지라도  흙길 밟으며 멀리 걸어가 보고 싶어요.  풀숲에 피어나는 들꽃도 구경하고  날아드는 벌, 나비 떼, 뻐꾸기 소리도 들려오는  바로 그런 호젓한 오솔길  산골길 걷던 생각 자꾸만 떠올려져요.  검은 아스팔트길 자주 걷다 보니  인심마저 딱딱하게 얼어붙는 것 같아  왠지 질퍽질퍽한 흙일지라도  흙길 밟으며 오래 걸어가 보고 싶어요.  푸른 산, 너른 들녘, 저녁 놀 바라보고  불어오는 산들바람, 개울물 소리 조잘대는  바로 그런 정겨운 시골길  고향길 걷던 생각 자꾸만 그리워져요.  (허동인·아동문학가)      ==================   1.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 자 화 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3. 참 회 록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 사 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4. 쉽게 씌여진 시 /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5.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속에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짓는다. 어둠을 짓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6. 십자가 / 윤동주   쫓아오든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7.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 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 새, 노루, 프란시스 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 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8. 간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사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 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멧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 메테우스.       9. 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든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10. 한난계(寒暖計) / 윤동주 ---한난계는 (수은)온도계를 말합니다   싸늘한 대리석 기둥에 모가지를 비틀어 맨 한난계, 문득 들여다 볼 수 있는 운명한 오척육촌(五尺六寸)의 허리 가는 수은주, 마음은 유리관보다 맑소이다.   혈관이 단조로워 신경질인 여론동물(與論動物), 가끔 분수(噴水)같은 냉(冷)침을 억지로 삼키기에 정력을 낭비합니다.   영하로 손가락질 할 수돌네 방처럼 치운 겨울보다 해바라기 만발한 팔월 교정이 이상 곱소이다. 피끓을 그날이------   어제는 막 소낙비가 퍼붓더니 오늘은 좋은 날씨올시다. 동저고리 바람에 언덕으로, 숲으로 하시구려--- 이렇게 가만 가만 혼자서 귓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는 아마도 진실한 세기의 계절을 따라 하늘만 보이는 울타리 안을 뛰쳐, 역사 같은 포지션을 지켜야 봅니다.     11. 삶과 죽음 / 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나는 이것만은 알았다.   이 노래의 끝을 맛본 이들은 자기만 알고 다음 노래의 맛을 알으켜주지 아니하였다.   하늘 복판에 아로 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같이도 이 노래를 그친 자가 누구뇨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12.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13.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나려 덮혀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14. 무서운 시간 /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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