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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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절대적 공식
2016년 08월 15일 09시 41분  조회:950  추천:1  작성자: 오설추
                                                    삶의 절대적 공식
 

   만화를 그리며 삶의 철리도 연구해야 하는 아들녀석이 저녁에 전화를 걸어왔다.
  "어머네, 제 생각에 가난한 아덜이 먼저 철든단 말이 틀린것 같슴다. 부모사랑도 못받고 어렵게 산 아덜중에 심성이 비뚠애들이 더 많슴데다. 부모사랑두 많이 받구 여유있게 자란 아덜이 오히려 더 반듯하고 착함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밀듯 하는 녀석의 말에 늘 의문으로 남아있던 우리집 형제들의 상황에 문뜩 깨도되는바가 있었다.
  여섯 신선이 강을 건너도 각각이라더니 우리 여섯형제의 성격이나 인격도 각각이였다.
  큰오빠는 궂은 일 한번 안시키고 떠받들리우는 톡톡 도련님이였다. 하지만 맏이 노릇하느라 동생들에 대해서는 극진하고 너그러워 요순황제로 불리웠다.
  큰언니는 소학교 6년내내 우등상 한번 못타오는 시라소니였지만 개근상만은 해마다 타오는 우직한 곰이여서 밥하고 빨래하고 김치 내오는 일을 도맡아 했다.
  둘째오빠는 허우대 크고 억센 덕분에 김치움을 파거나 석탄을 퍼들이는 일에는 선두로 차례졌지만 맛있는 음식이나 새옷에는 늘 꼴지로 차례졌다.
  작은 언니는 여든에 이앓이 하듯 콩콩거리며 병자랑만 하는 고양이였다. 게으른 고양이의 평생소원이 가마목 무상출입이라더니 천성적으로 게으른터에 과당시간에 오른팔 베고 줄창 잠만 자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여 팔을 툭 떨구며 맥이 없어 머리도 못빗겠단다. 영양부족으로 오른팔이 왼팔보다 많이 약해졌다나. 병신이 됐다고 당황해난 어머니가 한달동안 우유과 콩물로 영양보충을 시켜주었다. 내눈에는 아무리 살펴봐도 두 팔이 똑같아 보이는데도 기어이 한짝이 약하단다. 비자루로 남을 칠때는 어째 팔에 맥이 팔팔하오? 하고 놀렸더니 세째오빠가 눈을 끔뻑이며 언니하고는 팔이 약하다해야 좋아한단다. 세상에, 병신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는가.    
  세째오빠는 꾀가 많아 제갈량으로 불리웠다. 나에게 차례진 과자나 사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얼려먹었다. 하도 얼리워서 어지간한 꾀에는 넘어가지 않았더니 하루는 꿈에 손오공을 봤단다. 손오공한테서 과자를 아무리 먹어도 없어지지 않는 재간을 배웠는데 한번 실험해보지 않겠는가 한다. "또 황통 쓰재"하면서도 과자를 넘겨주었더니 변두리를 살살 돌아가며 홡아먹는다. 어찌나 얇게 홡았는지 둬돌개까지는 과자가 축나지 않았다. "봐라, 전마 아이 없어지재"하며 홡는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더니 삽시간에 과자가 절반이나 축났다. 그제야 속히인줄 알아차린 내가 아앙 하고 앙탈하는 사이 과자 몇개를 덥석 채고 수십메터 내빼였다. 역성드느라 거꾸로 쳐들었던 어머니비자루가 공중에서 킥 하고만것은 5분후였던가.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큰오빠는 집의 기둥이여서 춰세워야 했고 나는 제일 어린탓에 특별보호대상이였던것 같다. 기타 형제들에게는 굶어죽지 않을상만한 음식물밖에 차례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굶어죽어나가던 60년대 초에 식구들 다가 살아남자면 가슴아팠지만 층차적일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분배원칙은 결국 형제들의 다원적인 심리상태를 산생시킬수밖에 없었다.
  부모의 총아로서의 큰오빠와 나는, 젖으로 놓고 말하면 충분히 젖을 물렸던 경우여서 부모사랑에 아쉬움도 미련도 없었고 부모와도 독립되여 있는 건강한 심리상태였다. 젖을 제대로 물지 못한 경우에 속한 다른 형제들은 정신적으로 부모사랑에 굶주리고 구걸하는 갈증상태여서 부모에 독립되지 못한 병적인 심리상태였다.
  공부를 잘하지 못해 미움받고 일만 해야 했던 개근생 큰언니는 자비심이 많고 피해의식이 강했다. 항상 자신이 가장 가련하고 불쌍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부모 형제들의 자선만 바랐고 자기것을 내놓으라면 당장 풍을 일굴 지경인 베니스상인이였다. 찬밥신세였던 둘째오빠는 허기지고 고달팠던 관계로 남을 배려할줄 모르고 주먹으로 동생들것을 빼앗아 먹는 습관적 도깨비고 심술쟁이였다. 작은 언니는 힘도 재간도 없으니 아픈시늉으로 부모의 동정을 구걸하고 힘센 오빠들과는 아양으로 환심을 사는 약은 고양이였다. 나보다 두살 우인 세째오빠는 어려서 뺏을 담도 없고 구걸도 모르니 전문 수를 써서 협잡해 먹는 꾀둥이였다.
  아무리 굶어죽어가는 흉년시기라지만 형제들 각기 살아갈 방법이 따로 있었다. 하지만 그 궁핍한 생존방식으로 인해 형제들의 심성이 비뚤진것만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였다. 자신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는 그러한 생존수단으로 큰오빠와 나의 후원을 많이 받았지만 우리 둘이 곤경에 처했을 때는 누구나 강건너 불보듯 했다.
  반대로 큰오빠와 나는 부모가 알아서 챙겨주기에 무력이나 엄살 또는 꾀를 쓸 필요가 없었다. 자연히 심성이 착하고 반듯해져서 동네의 칭찬도 많이 들었고 자신심도 충만해 그 누구를 시기하거나 질투할줄도 몰랐다. 결국 형제들 일에 발벗고나서 가정을 이끌어나가는것은 큰오빠와 나였다.
  착하고 반듯한것은 인간삶에 있어서 꼭 갖춰야하는 프로적이고 절대적이 심성이다. 시기하고 아첨하고 주먹쓰고 협잡하는것은 수시로 버려야할 업여적이고 상대적인 심성이다.
  가정은 나라를 구성하는 세포로서 나라의 축소지향이라 할수 있다. 크게 확대할것도 없이 단순히 문예상이나 문학상을 타는 삶의 현상을 놓고봐도 그렇다. 상을 설치하여 응모하게 되면 안되는 어장에 해파리 끓듯 갖가지 인물들이 튀여나온다. 큰오빠처럼 착하고 반듯해 오직 정당한 경쟁으로 상을 쟁취하려는 절대적이고 프로적인 심성으로 사는 신사들이 있다.
  반대로 큰언니처럼 우등상도 못타는 개근생주제에 어이없이 남을 시기하는가 하면 둘째오빠처럼 주먹과 권력으로 상을 롱단하는 도깨비도 있고 둘째 언니처럼 상 얻기 위해 천성적인 비천함과 가련상으로 빽있는 마누라의 허영심이나 채워주는 치사스러운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세째 오빠처럼 손오공꾀를 내여 상을 협잡하는 꾀둥이도 있다. 이런 계층의 사람들은 반드시 버려야할 업여적이고 상대적인 심성으로 살아가는 평민에 속한다.
  하늘의 별들이 각개의 인력으로 우주를 유지하듯 인간의 삶도 원래 이런 절대적인것과 상대적인것간의 인력으로 돌아가는것 같다. 이러한것이 곧바로 삶의 질량이고 비중이며 체적이 아니겠는가. 질량이나 비중 체적이 없으면 가정이나 나라, 나아가서 우주의 평형이 이루어질수 없다.
  하지만 한 나라를 질적으로 이끌어가는것은 상대적인 삶의 공식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라 착하고 정직하게 사는 절대적인 삶의 공식에 사는 소수의 신사들이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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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몰상식한 놈
날자:2016-08-16 16:34:32
여덟신선이면 어떻고 여섯신선이면 어떤가. 딱 책대로 해야 맛인가, 여덟이 건너던 여섯이 건너던 각자의 모습이 각각인 본질은 변하지 않아. 이건 수자가 핵심이 아니야. 문장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수자를 고치는건 작자의 맘대로야, 그리고 그것이 쌍욕을 할 정도로 격분할 일도 아니지.
1   작성자 : 오선생
날자:2016-08-16 13:17:17
여섯 신선이 강을 건너냐? 여덟신선이 바다를 건너지! 왼지 죄진두 모르고 설치는 双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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