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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설추
50여년 살아오면서
정말 남들처럼 자랑할것도
정말 으시댈것도 하나 없지만
그래도 제법 큰소리 낼수 있는건
남의걸 훔친적이 없다는것
학과시험을 볼 때면
옆의 련자라는 애는 늘 내 시험지 훔쳐보지만
난 맹세코 련자걸 훔쳐보지 않았다는것
옆집 깜장내는 늘 내 놀음감 훔쳐갔지만
난 한번도 깜장내걸 훔치지 않았다는것
10여년 글이라도 쓰면서
못난 자식이라도 제 자식 곱듯이
졸작이라도 훔치지 않은 내글이란걸
내 문학사전에 코밑치성이란 전무하다는점
상타려 코밑치성도 결국 훔치는거니까
그제날
집체호에 있다가 8년만에 추천받아 떠나오는 날
하향지식청년들 운명을 좌우지하는 5.7간부가
날 보고 놀라더라
온 공사 하향지식청년들이 문턱이 다슬도록 찾아왔는데
왜 동무는 면목이 없을가
미안합니다 한번도 찾아뵙지 못해서
면구스러워 어쩔줄 모르는 나에게
동무 하나가 "령도량심"을 훔치지 않았구만
하던 그분의 말이
십자가처럼 목에 지워져
앞으로 살아갈 30년 동안에도
훔칠래야 훔칠수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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