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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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2014년 11월 21일 15시 20분  조회:768  추천:6  작성자: 최화길
전화
 
 
   한때는 그렇게 흥행하던 bb가 가뭇없이 사라지듯 전화의 전성기도 막을 내리고있다. 핵가정이 주축을 이루는 오늘날 식구생긴대로 다 휴대폰을 소 유하고있다보니 자연 전화는 장식품에나 해당된다고 할가? 우리 집도 전화 를 놓고 옥신각신한적이 있다.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다고 안해는 전화를 없애자는걸 내가 한사코 반대하여 오늘까지 구석쪽에 댕그랗게 놓여있는 실정이다. 딱히 왜서 전화를 없애지 않았을가? 이렇게 자문해 보면 사실 나자신도 대답이 궁금하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지만 전화번호가 아까와 서 버리지 못하겠다는건 그냥 그때 주어댄 리유아닌 억지였다. 내 마음을 보여주었을뿐 적어도 그것이 전화를 없애지 않는 리유가 되기에는 택부 족이라는 생각이다. 그냥 어떤 집요함이라는 내 성격적인 나름이라는것이 오히려 더 사실에 가깝다고나 할가? 그만큼 나는 정에 약한 사람이기도 하다. 고작 전화번호에도 이렇게 연연한 자신이 때론 자신도 리해가 가지 않을만큼 우직하다.
   그렇게 아등바등 전화를 없애지 못해 안달하던 전화가 안해의 전용으로 되였다. 한국에 간 안해는 오직 집전화로 통화를 시도하고있다. 내가 집에 있는가를 확인하는 전용품노릇을 택택히 하고있다. 집전화를 쳐서 받는 이가 없어야 휴대폰이 울린다. 방정맞게도 휴대폰으로 통화가 이루어질 때는 거의 술상인 경우가 태반이 넘어서다보니 맨날 술마이는격이 되여 주정뱅이가 아닌 주정뱅이라는 애매한 루명을 쓰게 되였다. 실은 그렇지가 않은데 그렇게밖에 생각할수 없게 만든것이 집전화의 죄책이 아닐가? 그래 서 내가 되려 전화를 없애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적시 기가 아니였다. 전화를 없애려는것을 극구 반대하던 내가 나절로 고집을 꺾고 전화를 없애버렸다고 하면 오히려 어떤 의심이 따를것이 뻔하지 않을 가? 이런 돌변은 적어도 어떤 쓸데없는 오해를 자초하는 일이라고 생각되 였다. 그래서 오늘까지 아주 평온하게 우리집을 지키고있는 전화이기도 하다.
   전화에는 얼키고 설킨 이야기도 많다. 어느날인가 동생부부가 우리집에 오게 되였는데 내가 잠간 자리를 비운 사이여서 제수가 전화를 받게 되였 다. 근데 누가 걸어온 전화인지는 모르나 정상통화가 이어지지 않은채 두 마디 안짝에 전화를 놓더라는것이였다. 아무런 연고없이 대방에서 전화를 놓으니 제수는 많이 의아했다는것이였다. 물론 거기서 그치면 그런대로 일 이 아니였겠는데 그 상대방의 목소리가 녀자라고 꼬집어 말해 공연히 할 말을 잃게 되였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날 전화는 장모가 건것이였다. 그래 서 내가 왜 전화를 놓아버렸는가 물었더니 어떤 여자가 받기에 순간 적으 로 할말이 궁해서 놓아버렸다는것이 전부였다. 그러면서 되려 나보고 어제 전화받은 녀자가 누구인가 캐물었다. 실은 전화 당시 당사자를 확인하는 것이 상리임에도 그걸 마구 무시하고 되려 나를 문초하는 리속은 도대체 무엇인지? 참 울다가도 웃을 일이다. 그렇다고 내쪽에서 무엇이라 나무 람할수도 없는 처지가 아닌가?! 꼬치꼬치 따지고들면 되려 공연한 의혹만 늘어갈터이니 말이다. 어떤 이의나 타이름이 모두 변명이 되는 같아서 그 냥 꿀먹은 벙어리가 되였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는 하지만 이상한것은 이런 애매한 전화라도 없는 날이 더 궁금한것이다. 사람의 요사함이랄가? 전화로 하여 쓸데없는 신경 이 쓰일 때는 그냥 전화선을 뽑아버리고싶다도 전화 한통 없는 날은 되려 서글픔이 서리니 말이다. 그리고 과장된 표현 같지만 인생 헛산것이 아닌 가 하는 불쌍한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자격지심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온하루 전화 한통 없는 날은 말 그대로 처량하다. 어떻게 살았기에 이렇 게도 야박하냐 싶을 정도로 전화가 놓여있는것이 미워난다. 아예 전화가 없었으면 그런줄 모르고 제멋에 친구자랑이라도 하겠건만 이건 엄연히 너에게는 그렇게 살가운 친구가 있다고 소리칠 기본이 서지 않는다는 확실 한 증거가 되는것이 아닌가? 물론 몸에 지닌 휴대폰련락이 있으니깐 전화 자신이 고독한거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날은 휴대폰을 꺼놓은 상태 를 잊고있었으니 휴대폰련락도 없은것이 사실이였다.
   나는 왜 이렇게 비참한가? 이런 생각을 굴리다가 돌아서니 그것이 아님 을 놀랍게 발견하였다. 애매한 전화타령하는 자체가 호박쓰고 돼지굴로 들어가는 소행이라는것을 놀랍게 발견하였다. 모두 제 살기에도 바쁜 이 세월에 하필이면 나의 일상에서 없어도 별로 문제시되지 않을 전화에다 신경을 쏟는 내가 우스워서이다. 그런 안락함을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에다 쏟아붇는다면 적어도 그런 고독은 자초하지 않을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때론 이렇게 자기절로 자기의 고뇌를 사서 누리고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슬그머니 마음이 편하였다.
   전화를 아예 없애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그것도 현대 를 사는 지혜는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문제해결의 기본이 아닌듯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 혼자 옥신각신하는 꼴이 되였다. 문득 뇌리를 치는 생 각이 번쩍였다. 그찰나의 생각을 고스란히 내놓는다. 원래 사람들은 남과 옥신각신하는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과  옥신각신하는것이 아닌가? 뒤이 어 이런 엉뚱한 론리가 꼬리를 이었다. 어떤 일에서든지 상대나 객관에다 밀어부치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먼저 굳혀보라 그럼 어떤 결론이던지 마음에 내키는것이 아닐가? 항상 자신의 가슴에다 조용히 손을 얹어보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얼굴에 미소를 띄워본다.
   내가 바르게 섰다면 그림자가 비뚠것이 문제 아니라고 가볍게 밀쳐보는 지혜를 얻어본다. 전화가 없던 날 공연히 궁싯거린건 아닌듯싶다. 안개처럼 가리운 대인관계철학을 한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을뿐만아니라 뜻밖으로 인 생충고가 되는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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