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채소를 볶는다고 해서 놀랄 사람이 별로 없는 세월이다. 그만큼 남성자체가 각성했다기보다는 세월이 각성을 보여준건 아닌지? 남녀평등은 남녀가 같은 일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여도 남녀평등의 일환으로 남녀가 같 은 일을 할수 있다는 자체에도 분동은 올려야 할것이다.
별로 상관이 없는 론제 같은 느낌에 거두절미하고 내가 감자채 볶음을 익힌것은 순전히 료리에 대한 호기심에서였다. 일반 가게에서도 먹을수 있는 천하디 천한 감자채 볶음이지만 입맛을 당겼다. 나도 한번 실 천해보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몰래 한번 실천해보게 되였다. 가족 일동의 환성을 샀다. 안해는 내가 료리를 했다는 그 한 해방에 박수를 보냈을것이고 애들은 그냥 덩달아 좋아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고무하는 각도에서 있을수 있는 환성임은 틀림없을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종종 빛을 보였으면 하는 기대도 한몫이였을것이다. 어찌되였던지 나의 기분도 과히 나쁘지는 않았다. 가정 기분을 리드할수 있는 신대륙이나 발견한듯한 순간이기도 했다.
나의 료리 솜씨는 감자채 볶음부터 시작이 되였다. 근데 감자채 볶음 한가지가 소문까지 날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였다. 안해친구들이 종 종 우리집에서 마작을 논 일이 있었는데 그들이 내가 한 감자채가 맛이 여차하다며 감자채 볶음 한번 먹어보겠다고 아닌밤중의 홍두깨마냥 들이 대여 나를 난처하게 하였다. 모르긴 해도 안해의 입자랑 덕을 본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고 당장에서 안해를 나무린다는건 센스가 아닌지라 그럼 한번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응답하는수밖에 없었다.
감자채 볶음은 간단하다. 채칼에다 잘 채친 감자오리를 물에다 한 반시 간 불궈서 감분을 살짝 뺀다. 그다음 갖춰야 할 양념이라야 파를 엇썰어서 기름이 단 가마에 넣어 살짝 파냄새를 살리고 다음 감자오리를 그대로 넣어서 골고루 볶는데 각별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불조절과 시간이다. 너무 익어도 안되지만 썩썩해도 맛을 내지 못한다. 오직 너무 익지도 설익 지도 않은 그런 도를 장악하는것이 기술이라면 기술이고 정성이라면 정성 일것이다. 한두번의 실패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과히 어려운 고비이 기도 하다. 물론 그뿐이 아니다 감자채 볶음에는 꼭 들어가야 하는것이 있는가 하면 꼭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 양념도 있다. 꼭 들어가야 할 양념중 가장 엄지가 되는것은 마늘이다. 궁합처럼 어울리는 마늘이 빠지면 감자채 볶음은 제맛이 아닐만큼 중요하다. 그리고 간장을 넣으면 보기에도 안좋을뿐더러 맛도 간다. 그러니 간장은 빼고 소금만 살짝 뿌려 노란색상 을 보장해줄뿐만 아니라 맛도 순 감자채 볶음맛을 살리게 되여있다.
그날 안해의 친구들이 감자채 볶음을 먹어보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나를 올리띄워 나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였다. 근데 그날 그들이 나에 대한 칭찬은 채소맛에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남편을 잘 만났다는 안해에 대한 부러움으로 번질줄이야!
세월이 흘러 이미 지나간 옛말이 되여가는 일이지만 그날의 그 기억을 되살리느라면 료리의 의미가 새로와진다. 뭐라고 꼭 짚어 말하기에 앞서 우리가 소홀히 스치는 일상에서 조금만 눈을 주어본다면 정감의 광산은 우 리들의 가장 가까운 주변생활에 있다는 생각이다. 오직 발굴한다면 가정의 모든 사소한 일에도 따뜻한 정이 숨쉰다는 생각에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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