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zxkhz 블로그홈 | 로그인
张学奎文学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 수필

나의카테고리 : 장학규 수필

여인상의 항주인
2014년 09월 28일 12시 04분  조회:833  추천:1  작성자: 장학규


수필

여인상의 항주인

장학규

 


항주에 발을 붙인지도 어언간 5년,그간 관광지만 돌아다니다보니 당지인과 교류할 시간을 거의 가지지 못했다.그러다가 문득 어느날 많은 항주인들과 상대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 되였다."세종식품"이란 가게를 내면서부터였다.우리와 너무 다른 그들만의 사유모식,성격기질을 발견하게 되여 무척 당혹스러웠다.
 
  충돌은 가게방을 찾는데서부터 생겼다.면적이나 지리위치같은것은 차제이고 우선 주인의 태도부터 문제거리였다.옷가게면 된다 서점이면 더욱 좋고 이런 식으로 집주인이라는 사람들이 장사거리를 만들어주는 고약한 버릇들이 있었다.세상에 이런 법이 어딧냐고 펄쩍 뛰며 나와도 다시 상론하자며 말리지도 않았다.환장하겠네를 수십번 곱씹던 끝에 겨우 그런 규제를 하지 않는 집주인을 만나 계약을 맺기에 이르렀는데 전형적인 강남사나이인 이 양반에게는 더 희한한 메뉴가 있었다.신분증은 물론 회사 주소 ,집 전화 등을 상세히 적어둘 뿐만 아니라 호적부,결혼증 같은 것도 카피를 떠서 달라는 것이였다.
 
  "이 자식 까께베 아니야?"
  내가 우리 말로 투털대는데 옆에 있던 안해가 한술 더 뜬다.
  "까께베보담 시에미가 제격이예요."
  양도비에 보증금에 내라는 돈은 다 내고도 "까께베"내지 "시에미"가 내놓은 요구를 만족시키느라고 보름이란 시간을 훌쩍 흘러보냈다.하느님 맙소서!
 
  그러나 이 정도는 약과였다.가게를 정식 운영하면서 매일 매일 짜증스러운 일에 부딪쳐야 했다.가게를 들르는 사람들은 거개가 흔히 일컽는 그런 짠돌들이였다.분명 세트로 된것들도 개수로 팔라는 사람들이였다.한국 커피가 좋다는 말은 들었다.그러나 만에 하나 맛이 없으면 세트로 샀다가 어쩔건가? 먼저 터뜨려 하나만 달라. 맛 있으면 또 오는거다.한둘도 아니구 거개가 이런 식이니 나중엔 열이 받쳐 터쳐버렸고 평균치보다 곱으로 되는 가격으로 팔았다.그러나 거기서 끝이다.다음에 와서는 다른 물건을 그렇게 팔라는 요구를 제기해왔다.절강사람들의 경제머리가 뛰여나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이 정도로 심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어느 이벤트행사에서 무료 선물이 있다는 소문만 돌면 새벽 2시부터 비오는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였다.무더운 여름철엔 전기세가 나간다고 서점 상가 또는 싸구려 식당에서 빵 하나에 음료 한병을 주문해놓고 하루 종일 보내는 사람들이다.아이구 기가 질려!
 
  항주인들은 이렇게 계산적이다.마치도 자로 잰듯이 치밀한 계산을 앞세우기에 실수가 거의 없고 손해를 자초하지도 않는다.
 
  항주의 거리에서는 북방에서 흔히 보게 되는 칼부림의 장면을 거의 볼수 없다.깡패무리들도 없는상 싶다.우리 주변 가게들은 거개가 외지인들이 경영하지만 소위 보호비 명색을 가지고 다니는 놈팽이들을 전혀 볼수 없다.집법자들도 뗑뗑거리는 법이 없고 점잖고 문명한 편이다.
그렇다고 싸우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실제로 싸움을 질기게 하는 편이다.모순이 생긴 두 사람이 오히려 관객이 열을 낼 지경으로 몇시간씩 허비하면서 입싸움을 벌리는 것이 보통이다.싸우는 상대보다 구경군을 더 의식하면서 서로 약자인체 피해자인체 가장하는것을 보면 막 기가 질린다. 나같이 세부에 둔하고 해석에 약한 사람은 그저 입만 하 벌리고 있어야 한다.
 
  항주인들은 스스로 "북방에서는 남편을 섬기고 남방에서는 안해를 섬긴다"는 말을 꺼리낌없이 하고 있다.그만큼 항주는 많이 여성화된 도시이다.앞에서 구구히 말한 것을 내놓고도 우선 생김생김부터 그랬다.미인의 도시답게 눈을 주는 곳이면 버들가지처럼 늘씬한 여인들이 보인다.몸매가 호리호리하여도 납작하지는 않다.튀여나올데는 다 튀여나왔다는 얘기이다.북방에서 흔히 보게 되는 웅장하고 거쿨진 사내보다 왜소하고 아리한 남자가 대부분이다.그래서인지 가지런히 다니는 남녀를 보면 남자쪽이 많이 기운다는 느낌을 진하게 받게 된다.이런 외모상의 차이때문에 남자들이 많이 움츠러든다는 말을 당지인들을 통해 직접 확인한바 있다.딴에는 그럴듯하다.그러니까 남자들이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애를 봐야 하겠지.안해를 섬겨야 하니까.주부 아닌 주부가 되여진 항주의 남자들은 그래서인지 목소리마저 가늘고 챙챙하다.
 
  항주를 한번 다녀간 사람들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도시의 모습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섬세한 항주인들은 손바닥만한 공지가 나져도 그대로 놔두는 법이 없고 곧잘 화원 또는 풀밭으로 다듬어낸다.엉뎅이 들이댈 자리도 안될 것 같은 공지에 잔디를 깔고 오솔길 내고 정자를 세우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재래로 항주는 강소성 소주시와 더불어 정원의 도시로 알려졌다.서호에서 가장 큰 인공섬인 소영주-삼담인월이라고도 함-는 말그대로 정원예술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호수속에 섬,그속에 또 호수가 4개,그 가운데가 또 섬이다.물과 육지가 4겹으로 이루어져 절경을 자랑한다.팔뚝만한 잉어들이 두려움 모르고 정자밑을 유유히 헤염쳐 다니고 실실히 늘어진 수양버늘이 미풍에 하느작거린다.그속에 몸을 담고 있노라면 여유있고 풍류스럽게 인생을 영위해온 항주인들의 과거가 되새겨진다.
 
  물론 현재도 그들은 다심하다할 정도로 모든 지혜와 재능을 동원하여 고향을 다듬고 있다.서호의 면적은 5.6평방킬로메터,고국인들이 바다로 착각하듯이 가히 작다고 할 수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300년전의 모습을 회복한답시고 수천금을 들여 서호 확장공사를 진행,수만평의 땅을 호수로 판 동시에 여기저기 올망졸망한 건물을 지었다.나무를 옮기고 다리를 놓고 갈대를 심었다.그런 세부미앞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중국 10대 명찰중의 하나인 영은사를 보아도 그렇다.조형이 각이하고 대소가 부동한 비래봉의 470존 석굴 조상,점토로 20메터 높이에 150존 불상을 조각해낸 "53참배" 바다섬 입체칼라군조 등은 항주인들의 섬세와 인내, 끈질긴 미덕을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영은사로 통하는 길도 오솔길을 방불케 하는 2차선이다.그래서 휴일이나 불교명절 때면 차가 몇시간씩 밀리기가 일쑤여서 어지간히 짜증나지 않는다.자가용이 기하급수로 늘고 있는 항주이고 보면 도로개조가,특히 관광지의 도로개조가 시급한 문제로 대두한 듯 싶은데 항주시 정부에서는 소위 왕래 차량을 소통시킨답시고 많은 자금을 허비하면서 주변 산들에 터널을 뚫으면서도 시원하게 대통로를 뽑아 차들을 씽씽 빼내올 궁리는 죽어도 하지 않는다.역사문화도시의 판도를 깨서는 아니되고 더우기 관광지로서의 깊숙하고 아늑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망가버려서는 아니된다는 속셈이 숨어있다.
 
  항주인들의 군상은 대개 이렇다.단체나 개인이나 모두 잘 다듬어져 있고 세련되여 있다.틈서리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 쇼핑을 나선 귀부인의 모습과 방불하다.무엇 하나 허투루 대하는 것이 없고 쭉 신경을 모아서 매사에 임한다.깨끗하고 질서정연한 것이 또한 일솜씨가 잰 가정주부의 타입이다.총체적으로 여인상인만큼 소심하고 잘고 다사하고 우유부단한 약점도 가지고 있어 더러 성깔이 나는 구석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도 정부가 이런 스타일이면 백성에겐 그 이상의 복이 없을 것이며 백성이 이런 양상이면 살림살이가 윤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실제로 항주인들은 복된 삶을 누리고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9 인생 그게 별 거 아니야 2015-03-06 0 1337
18 머리 잃은 곤혹 2015-02-26 4 1559
17 신변의 풍경 2014-12-21 2 1229
16 인성을 석방하라 2014-12-15 1 1201
15 직설과 독설 2014-12-04 2 753
14 버벅 인생 버벅 글 2014-11-25 2 986
13 어서 오세요 2014-11-12 0 615
12 비우면 죽는다 2014-11-08 3 949
11 연장된 아빠 2014-10-30 3 1082
10 여인상의 항주인 2014-09-28 1 833
9 나약함은 선이다 2014-09-11 1 917
8 프레임의 착시 2014-09-11 2 628
7 연변거지 2014-09-01 2 697
6 인생삼매 2014-09-01 0 486
5 우리입은 실험실이다 2014-09-01 0 833
4 저 푸른 하늘아래 2014-09-01 0 543
3 철 한번 들어보았다 2014-09-01 0 483
2 정직이란 이름에 넋두리한다 2014-09-01 0 549
1 인생은 원래 죽을 쓰며 사는것이다 2014-09-01 1 545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