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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의 풍경
2014년 12월 21일 20시 14분  조회:1229  추천:2  작성자: 장학규


수필

신변의 풍경

장학규


일요일 날 점심무렵, 서재에서 정신 없이 자료 수집을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숙제를 하던 딸애가 불시에 들이닥치며 고아댔다.
"아빠, 저 사람들 아이디어 정말 죽여줘!"
숱한 돈 팔고 조선학교 보낸 보람도 없이 노상 중국말을 입에 달고 사는 딸애의 표현을 그대로 한자로 적으면
"老爸,他们太有创意啦!“였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밀듯, 자다가 봉창 두드리듯 하는 사람을 가끔 보아오긴 했어도 우리 딸애는 의사 전달을 기막히게 잘하는 조리있는 애였다. 이처럼 흥분이 지나쳐 허우적대는 장면은 처음 보는 일이었다.
"뭐가 창의 있다는 거냐?"
딸애는 나의 질책에도 아랑곳없이 무작정 나를 끌고 서재 베란다로 나갔다.
그래서 바로 희한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였다.
부부간인듯싶은 30대 젊은 남녀가 우리 아파트 밑에 만들어놓은 인공강변에 돗자리를 펴놓고 앉아 불고기를 굽고 있었다. 아내인듯한 여자는 남편이 고기를 굽는 사이에 나무에 해먹을 치고 있었다. 기막힌 장면이 분명했다. 어느 야외도 아니고 유명풍경구는 더욱 아닌, 바로 아파트단지내의 조경구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해먹을 달아놓고보니 마춤하게 고기가 익어서 부부는 걸탐스레 먹기 시작하는데 남편은 배포유하게 청도맥주를 들이키면서 아내에게 고기를 집어주고있었다.
시간이 얼마 흘렸던지 내가 하던 일을 멈추고 궁금증이 나서 다시 내다보니 더 희한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돗자리에는 남편이 홀로 남아 잠들어있었다. 그 옆에는 금방 읽었던가 싶은 책 한권이 놓여있었다. 아내는 어느새 해먹에 올라가 두둥실 꿈나락에 빠져들어있었다.
나는 관광이나 소풍은 멀리 산속이나 들에 가야 하는 걸로 여직 알아왔다. 누구처럼 배낭을 메고 등산화 신고 유니폼을 입고 산행이나 나들이를 다니는 장면이야말로 제격이라고 생각해왔다. 사진기로 그 장면을 찍어서 평생 간직하면 인생살이 너무 초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리고 그걸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에 노력을 경주해왔다.
인생 뭐 별게 있는가? 그렇게 적당히 멋을 부리다가, 그렇게 대수 으시대다가, 그렇게 한번쯤 호사하다가 나름대로 맑스 만나러 가면 또한 호매로운게 아니냐 말이다.
그렇지만 수수하고 평범한 저 장면을 보니 그저 수수하지만은, 평범하지만은 않은 멋스러움이 질질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행이란 자기가 싫증난 곳에서 남이 진저리난 고장으로 움직이는 것이란 말이 새삼스레 다시 떠오른다.
3년 넘어 새집에 와서 살면서 내 집도 하나의 풍경이었다는 생각은 왜 못했을까?
어쩌면 아예 그것이 풍경이란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매일 시도때도 없이 보니까  신물이 난 건가? 신선도가 떨어진 건가? 자식은 내 자식, 마누라는 남 마누라 하는 것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더 인기가 있고 더 매력이 있는 것인가? 인간의 마음이 원래 이렇게 요사하고 얄미운 것인가보다.
그러고보니 내 주변을 다시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여직껏 너무 먼곳만 바라보며 살아왔다는 자책감이 든다. 기억에도 희마한 몇십년 전의 일을 고집스럽게 그리며 살아왔고 이제는 만나기도 기약하기 어려운 옛 친구나 먼 친척만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분명 가까이에는 매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소중한 인연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도 망각한것 같다.
하다면 지금 현실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런 인연도 먼 훗날이 되어 하나의 풍경으로 머리속에 그려볼 것인가?!
지금 바로 그 풍경을 소중히 여기고 지금 바로 그 인연을 돈독히 만들어가면 안되는 것인가?
진실로 아름다운 풍경은 바로 우리 자신의 신변에 있다. 그 풍경을 소중히 여기자. 그리고 그 풍경에 아름다운 축복을 담아주자.
참으로 내 주변은 항상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테리어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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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푸른섬
날자:2014-12-23 11:37:51
고맙습니다. 좀이라도 읽을만한 글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1   작성자 : gkrrbsla
날자:2014-12-23 03:38:27
짧지만 의미 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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