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张学奎文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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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과 독설
2014년 12월 04일 15시 08분  조회:754  추천:2  작성자: 장학규

수필

직설과 독설


많이 어렸을적부터 나는 에둘러 말하는 법을 몰랐다. 대학공부를 하면서 완곡법이란것을 배우기전까지는 그런 술수가 있는것조차 몰랐다. 누가 무엇을 시키면 시키는대로 고지식하게 그대로 해서 사람들을 난처하게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초중에 갓 올라가서의 일이다. 하루는 웃 학년의 형님되는 분이 나더러 쪽지 한장을 어느 녀학생에게 갖다주라고 했다. 겨드랑이에 털이 돋아나기 시작하고 가히 어리다고 할수 없는 넘이 
“이건 뭐야?”
하고 묻는 녀학생의 물음에
“형이 갖다주라고 했어.”
하는 대답까지는 용케했다. 그런데 그 뒤가 문제였다.
“왜 이걸 보낸다더니?”
“형 말이 니 엉치 곱다더라.”
물론 형한테 귀싸대기 하나 멋들어지게 맞은건 당연이다.
나는 지금도 바보처럼 입가림을 못한다. 정말 싫은 사람을 남한테 좋다고 말할수 있는 아량이 나한테는 전혀 없다. 진짜로 하기 싫은 일을 웃으면서 할수 있는 배포 역시 꼬물도 없다. 여느 남자들처럼 녀자 하나 꼬실려고 세상을 많이 다닌것처럼, 주머니가 두둑한것처럼, 그리고 문학이 어떻고 철학이 어떻고 예술이 어떻고를 죽어도 하지를 못한다. 나의 경우라면 녀자가 너무 이쁘고 참해서 그대로 환장하고 미칠 지경으로 마음에 쏙 들면
“너를 한번 가지고싶다. 나하고 가자.”
틀림없이 이럴거 같다.
가슴이 부풀어죽겠는데 어느 겨를에, 무슨 정신에 폼 잡고 점잖 빼고 수단을 강구한단 말인가. 속알머리가 곯아터지게 배배 비틀고 빙빙 에둘고 그러기에는 나의 인내력이 한참 부족하다.
동료 직원이 새옷을 사입고 와서
“이 옷 이뻐요?”
묻는것을
“넌 다리가 굵어 치마가 안 어울려.”
직방배기로 내뱉은게 두고두고 욕 먹을 짓거리가 되여버렸다.
하는 일이 좀 그래서 나한테는 술상이 자주 생긴다. 대부분의 경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억지로 끌려가는 멋대가리 없는 경우다. 그래도 술상에 앉으면 서로 술을 권하고 덕담을 나누게 된다.
내 주위의 사람들은 언녕 그런데 습관되였다. 그래서 술잔만 들면 의례 청산류수처럼 변설이 된다. 평소에 아주 과묵하던 사람이라도 그런 장소에서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여 달변가로 변한다. 습관이 자연이 되는것처럼 아예 레코트판이 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일에도 나는 그대로 숙맥이다. 20여 년을 그렇게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마냥 천방지축이다. 그러니까 나한테는 권주사가 차례지는것이 꼭마치 지옥에 끌려가는 기분이다.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모금에 냅시다.”
술상에서 내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아마 이 말일것이다. 그리고 술상에 앉으면 꼭 취하게 되는 리유이다. 말대신 술을 먹기때문이다. 술에 곤죽반죽이 될지언정 마구 부풀려서 민족사업 리더 운운은 절대로 할줄 모르기때문이다. 남처럼 단 한번이라도 상대를 그렇게 춰주고 싶지만 그게 웬지 잘되지 않아 나도 속이 타고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떤 고상한 사람들은 모임장소이기만 하면 그게 세미나장이든 술상이든 관계치 않고 고담준론을 일삼기 즐긴다. 세상에 자기 혼자인듯 기고만장하여 자기가 어떤 어떤 일을 했다고 떠들어댄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거의 공식적으로 민족사업이 어쩌구 민족화합이 저쩌구이다. 안하무인격으로 머리를 빳빳이 쳐들고 눈알은 데굴데굴 좌석의 이쁜 녀자만 찾아다니면서 고상한체 뽐내는게 코미디같아 그냥 혼자 보기에는 아쉬울 지경이다.
여직껏 경험과 관찰력으로 말하면 대개 그런 사람일수록 남앞에서는 허리를 굽석이고 자기 족속들은 한없이 짓밟는 양아치가 대부분이다. 여기저기 다니며 입질이나 하면서 반목을 조성하면서도 입에는 항상 단결과 화합을 달고 다닌다. 그래서 더 멸시하게 되고 더 불쌍하게 보인다.
결백증 같은것인지는 몰라도 나는 민족이나 국가나 인민이나 이런 멋스러운 단어는 입에 거의 떠올리지 않는다. 사랑이란 말도 성스럽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어쩌면 너무 보편적인 편이여서 술상에서 안주삼아 지껄이기는 한다.
나는 동네방네에서 쌈박질 나고 물건 도둑 맞히고 그런 일들이 퍽 더 구미 당기고 감칠맛 난다. 애 학교 보내는데 돈 얼마 팔고 집사는데 어떤 편법이 필요하더라는 화제가 오히려 많이 편하고 실용적이다. 소시민적인 발상 내지 안광, 또는 고루한 인생관일지 모른다.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애정은 말로 표달하는것이 아니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대로 정말로 군체를 위한것이 되는것이다. 마냥 입에 달고 다닐때에는 그것이 귀걸이나 코걸이처럼 악세사리일 확율이 엄청 높다. 그래서 위선적이고 어쩌면 사회악일지도 모른다.
요즘 줄줄히 낙마하는 고관들이 어느 하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독설이기는 해도 꼭 나쁜 말은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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