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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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그대의 빈자리 댓글:  조회:344  추천:0  2021-07-11
그대의 빈자리   한 장의 사진을 보며 우상렬 교수님을 추모하   초몽 리문호   옆에 나란히 앉은 그대와 어깨를 겨루며 거룩한 줄 모를 때가 편안했다 목에 건 묵직한 황금 간판 없이 문학을 담론할 때가 즐거웠다 상렬이, 엷은 입술에 이름을 아무렇게나 부르며 그 무게가 얼마나 육중한지 모를 때가 좋았다 수평으로 친근한 눈빛이 마주칠 때 그 눈빛의 예지가 찬란한 줄 몰라 화애로웠다 묵향이 쏟아지는 배포를 보며 배를 줄이라고 권유한 때가 후회스럽다 심양 소가툰 한 고향인 그대 한참 후배인 그대를 개울창에서 나온 룡이라 생각하지 않고 개구쟁이라 스스럼없을 때가 행복했다   그대가 떠나고 남은 옆의 빈자리 이렇게 공백이 크고 스산한 줄 이제야 안다 그대는 삼림을 껴안은 웅장한 산 그대는 전야를 관개하는 굽이치는 강천   한동안 그대가 간 빈자리는 공허로 가득할 것이다 당분간 눈물이 애석함으로 흐르고 슬픔이 방황할 것이다 함께 마신 술 한 잔으로 가실 수 없는 비애여 그대가 키운 묘목이 무성활 그날까지 애가로 오래오래 기릴 것이다 잘 가시라, 문학의 고행 길, 머언 지평선으로   2021,7,10 서울에서 주; 이 사진은 한국의 출간식에서 찍은 사진   시내 가에서   쉬엄-쉬엄 가거라 갈 길이 천리라는데 고였다 흐르다, 흐르다 고였다 주춤 - 주춤 가거라   굽이 굽이 길이 험할지라도 소용돌이에서 뒤돌아도 보고 여울에 줄달음 치다가도 한 숨 돌리며 어정어정 가거라   힘들면 유유 자약하게 어려우면 느긋이 사지를 늘이고 자다 깨다 깨다 자다 하품하며 흥얼흥얼 코 노래도 부르며 가거라   흘러 온 곳도 고향 가야 할 곳도 고향 초승달 따서 머리도 곱게 빚고 버선발에 태양도 굴리며 가거라   얻을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이 깨끗한 마음 하나 품고 갈 제 나는 나를 종이배로 접어 하얀 넋 띄워 보내고 싶구나   2021,9, 26일 서울에서  시는 본질적으로 정감 문학이다          (중국심양 시인) 초몽 리문호   시는 본질적으로 정감문학이다. 이는 50여 년간 시를 창작하는 과정에 고민하며 얻은 시에 대한 나의 포괄적 정의다. 아무리 외설적인 시론이 살벌한다 하더라도 나는 시가 정감을 떠나서 그 존재의 의미는 상실된다고 본다. 모든 철학, 심리학, 정신분석학의 기본은 인간의 정감과 정감 관계에서 비릇된 것이다. 즉 인간의 생산활동과 사회 관계는 정감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정감이 감정 동물인 인간의 심리와 정신 활동의 주된 활동이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도 인간의 정감 활동에 근원을 두고 있다. 인간의 고달픈 생과 사후에 대한 극락 세계로의 구원을 제시하는 기독교,, 생로병사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열반을 제시한 불교,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신선의 세계를 제시한 도교, 어떠한 교리도 인간의 정감을 떠나서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가 한 설야(카프문의 소설가, 후 조선작가 총 동맹 위원장)가 문학은 인간학이라 말 한데 감안하여 나는 시를 인간의 정감학이라 말한다. 인간은 감정으로 살아 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으면 동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감을 떠나서 인간이라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시는 인간(시인)의 정을 예술적으로 언어화. 의미화. 리듬화, 감각화하여 마음에 느낌을 일으키고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를 발생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에너지는 감동자가 이념이나 목표를 향해 나가게 하는 신심과 열정, 의지, 힘을 주기 때문이다. J,F, 아이헨 도르프의 말을 인용한다면 는 것처럼 시는 철학,심리학,정신분석학 뿐만 아니라 정감 생활의 총체를 포괄하고 정화(精化)하고 있다. 아래에 몇 가지 방면으로 시는 본질적으로 정감 문학이라는 명제를 창작 경험에 근거하여 미흡한 견해를 말해 보려 한다 정감(情感)이란 무엇인가?  정은 인간과 인간 관계, 인간과 사회관계, 인간과 살고 있는 천지간 자연계에서 나타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즉 마음의 파동이다. 마음이 움직일 때 무궁한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는 생산활동과, 사회 활동에서 인간의 필수 에너지이다. 정감이 없는 사람은 나태하고, 냉막(冷漠)하고. 소침하고 냉혈일수 밖에 없다. 이런 사람은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사람으로 인생이 성공할 수 없으며 심지어 죄와 악을 저질러 사회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정도 진(眞),선(善),미(美)를 기본 내재성을 기초로 한다 . 공자의 3자경에 란 말이 있다. 그러나 유교와 대립되는 법(法)가에서는 말이 있다. 사람이 태여 나서 선한가 악한가는 수 천 년에 내려온 쟁론이기도 하다. 나의 견해로는 사람은 본래 선과 악이 없으며 태여 나서 처한 가정환경과 사회환경에서 산생한다. 인간의 진선미는 처음 모애에서 부터 시작한다. 다시 말하면 모애가 그의 일생의 정감과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예를 들지 않겠지만 많은 세계 유명 시인들도 모애의 영향이 큰 것이다. 그리고 태여나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고향정(인간정, 산수정)이 많은 시인들 시정의 기본 바탕이 되고 있다. 정은 인간을 열렬한 모험의 경지로 충동하여 즐거움과 행복감, 혹은 절망감으로 인도한다. 연애 보다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연애 할 때는 정감의 에너지가 몇 십 배로 증폭된다. 사랑이란 희비가 엇갈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정감속에 환상, 환열, 환멸이 가장 활발할 때다. 많은 시인들에게 연애는 시창작의 동력이 되였다. 한국의  백석 시인의 , 김소월의 , 중국 송나라의 대 시인 육유가 당완을 그리는 천고의 사랑시 , 중국의 임휘인과 육소만을 추구한 서지머의 시를 보아도 그렇다. 불후의 세계명곡 에 깃든 비운의 화가 니코 프로스마니가 있다. 사랑이란 에너지가 강렬할수록 그 반면에 돌아오는 절망과 애상은 더 큰 것이다. 이 화가는 파리에서 온 3류 가수 마르가리타를 위해 그림을 그렸으며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그림과 가산을 탕진하여 백 만 송이 장미로 마르가리타 숙소 마당을 장식하였다 그러나 마르가리타는 아무 반응 없이 슬그머니 야밤 도주 하였다. 정감과 자존이 극도로 상한 니코 피로스마니는 그림으로 생활을 유지 할 수 없어 막노동을 하다 영양실조로 57세에 한 많은 세상을 떠났다. 하기에 사랑도 아름다운 모험으로 시작된다 정(情)을 사전적 본의를 보면 외계 사물에 의해 생기는 희(喜), 노(怒), 애(愛),증(憎),애(哀)   구(懼) 등 심리 상태라 하였다. 정에 관한 단어와 어휘는 정서, 정회, 정조, 정의(誼),정의(義) 정취,정운(韻),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우리 낱말에도 너무 풍부하게 존재한다. 기쁨, 즐거움, 노여움, 두려움, 무서움, 슬픔, 서러움, 섭섭함, 서운함, 고움, 미움, 애간장, 간절함, 사랑, 애지중지 등등 형태적, 동태적, 의성의태적 어휘들이 많이 존재한다. 시인에게 어휘력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어휘가 결핍하면 감성과 시의 완성도는 떨어지는 것이다. 어휘력이 강하면 시의 정감 표현에서 생동성과 감화력을 더 해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고 말하였다. 시도 감동이 없는 시는 시가아니다고 말할 수 있다   정감의 예술화에 대한 사고   정감의 미적 예술화는 그의 감성을 감동의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함이다. 시는 시인에게 무한한 정감의 세계를 상상화하여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한 수의 좋은 시로 일어나는 잔잔한 정감, 벅찬 정감은 시인에게 행복 뇌 분비물인 세로토닌을 분비하여 행복감을 일으킨다. 따라서 이런 시를 읽는 독자도 감화되면 행복감을 받는다. 이 것이 바로 시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시인은 우선 순정, 온정, 격정의 풍부한 소유자이다. 이른바 과도한 감정의 절제는 오도된 시론이다. 때로 감정이 격하게 촉발 할 때는 통쾌하게 고함치는 서정성이 있어야 한다. 감동하면 환호하고 분노하면 통렬하게 울부짓어야 한다. 나의 인상으로 시인은 바로 그런 존재이다. 소뿔 안에 박혀 꼬물거리거나 옹알거려서는 시인으로서의 풍격과 품격이 저하된다.  시는 시인 자신의 정감 지수의 반영이다. 즉 시인이라는 란 주체와 정감은 시인의 잠재 의식 속에 공존한다. 외계와 연관 없이 시인의 잠재 의식속에 자연 발생하는 시상은 영감이며 외계에 관련되어 나타나는 시상은 시적 발견이라 말할 수 있다. 시인의 정감 지수가 얼마나 풍부하고 광범한가에 따라 그의 시도 상상의 풍부와 감화의 깊이를 가진다. 정감 지수는 체험, 지식, 느낌 등에 의하여 잠재의식에 축적된다 그리고 시인의 정신과 정감은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정신과 정감은 오장의 기의 집결 체이다. 신체 건강이 병약하면 정감도 정신도 정력도 왕성할 수 없다. 병든 시인은 그의 시도 흔히 병적인 기형성을 가진다 시인의 시가 감성을 지니려면 정감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즉 시인의 체험을 통해 받은 감동을 시화해야 한다. 시인 자신에게 감동이 없는 시는 허상, 허구적인 시로 거짓, 요설적이여서 진실성이 없기에 감화력이 떨어진다.  시를 쓰는데 풍부한 정감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어떻게 시정을 형상화, 의미화, 감성화 하는가 하는 것은 시인의 개성 수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더니즘 시에도 좋은 시가 많다. 정지용의 명시로 된 원인을 분석한다면 시인이 자식을 잃은 슬픈 감정을 유리창을 딱는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형상화는 단순한 형상화가 아니라 형상화에 의미를 부여 함으로서, 감성을 부여 함으로서 비로서 그의 미(味)를 진하고 깊게 안겨주는 것이다 시에서 정감의 형상화 의미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의미에 대하여 정신학적으로 아직 정확한 답은 없지만 시 현상과 결부하여 미흡한 생각을 피력하려 한다 동물과 달리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의미를 만들어 내는가는 정신학적으로 해명하기 힘든 것이며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또한 그 의미를 어떻게 인지하는가도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사람의 행동표현과 언어, 문자에는 의미가 있어 공동체 내에서 소통, 공감, 감화를 이룬다. 특히 시란 매체는 인간의 특수한 고급 정감 현상으로 되는 것이다. 시에서의 의미를 두 가지로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의(意)는 의원(意願), 의념(意念), 의상(意象), 의경(意境), 의도(意道), 또는 뜻(志)과도 관련이 있다. 즉 시인의 사상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미(味)는 맛이란 말이기는 하지만 시에서는 느낌, 감각, 공감, 감동을 부여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味)는 시의 미학적 예술을 승화 시켜 감동을 주게 한다. 시적 화자의 의(意) 달성하기 위해 유모적, 동화적, 풍자적 해학적, 상상력, 그리고 은유, 환유, 상징, 암시, 음악성을 가진 운율을 활용한다. 하기에 시는 시인만이 쓸 수 있으며 또한 이런 천부가 있어야 시를 쓸 수 있다. 시상은 영적 광활한 공간에 나타나는 심리 현상으로 잠재의식의 풍부한 소재가 필요하다. 어떤 시 초학자는 몇 수 써서 발표 하고는 더 깊이 들어 가지 못한다. 그것은 잠재의식의 저장고가 결핍하기 때문이다, 즉 지식, 체험, 느낌, 외에도 섬세한 관찰력이 결핍하기 때문이다. 안목을 넓혀 사물을 관찰하고 사고를 심도 있게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의미는 추상적이고 비감각적인 개념으로 파악하기 힘든 심리활동 이기는 하나 시에서의 의미는 미적 감화를 주기 위한 것으로 느낌에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우리 시단이 난삽하고 외면 당하는 원인은 진정 성이 없는 허구적인 감정(슬픔, 괴로움, 증오, 분노. 신음)의 집착이 시의 정감 본질을 손상하였다는 점이다. 즉 루카치가 추상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미학이다. 김준오 평론가님께서는 고 비판한적 있다.그러면서 고립주의 시를 예술이라고 말하였다. 초현실주의 추상주의 개인적 상징주의는 인간의 정감과 사회적 가치를 혼돈하기에 염오를 가져 온다. 기괴한 언어 조합은 독자를 희롱하는 것이다. 언어 유희는 정감 유희로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광풍에 떨어져 땅바닥에 깔린 설익은 떱떨한 시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시는 시인의 사상성의 표현이다. 하기에 시인은 우선 사상가여야 한다. 사상에서 정감의 대상이 생긴다. 사상성이란 인간과 사회에 관계에 대한 사고이다. 사상성이 없는 시는 용렬하고 세속적인 시이다. 지금 시인은 많지만 시인의 흉내를 내는 시인이 적지 않다. 기실 나도 50년을 넘게 시를 쓰지만 시인의 흉내를 내는 시인이 아닌가 고민스럽다. 시의 사명은 무엇인가? 모른다. 그것은 완전히 주관적 정신 활동의 표출로 하나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미론적으로 시인은 자기의 사상성을 전달하는 기능을 가져야 한다. 시인의 사상은은 정감 표현으로 나타 난다.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를 미워하며 무엇을 열애하고 무엇을 증오하는가는 시의 사상에 근원을 두고 있다. 시의 예술적 기능, 즉 형상화, 심상화, 의경(意境)화는 시인의 사상정감을 발산하여 자기와 사회에 감동을 일으키는 중요 수단이다   (3)   정감의 차이에 대한 사고   인간은 정감 동물이다. 또한 정감 지수의 차이에 따라 사물에 대한 감수도 큰 차이를 보인다.사람이 처한 가정환경, 사회환경, 인간 관계의 환경에 따라. 입장,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에 따라 그의 감수는 동일 하지 않다. 즉 일부 사람의 슬픔이 다른 일부 사람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다.노예주와 노예,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머슴과 주인, 고용주와 피고용자,양반과 상놈, 상사와 하사, 권력자와 서민, 등 각 부류의 사람들이 사물에 대한 감수는 결코 동일할 수 없다.그리고 민족과 민족간에도 큰 차이를 보이다. 정감 차이의 형성은 이런 조건 이외도 수 천 년을 내려 오면서 축적된 민족의 역사, 부족과 민족의 원형, 토템 신앙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한국 정감의 특수성에는 분단을 통한 이데올로기, 정치, 파벌의 복잡성을 나타 낸다. 어느 나라보다 정치가 복잡한 것이 한국이다. 이런 정감의 차이에 따라 시인의 입장과 사상이 정감의 본질을 형성한다. 시인에게 있어서 이런 정감의 차이를 통해 그 시의 정감의 감수와 대상이 결정된다. 진선미에 대한 인식도: 인(仁), 의(義) 이(理) 지(智) 신(信)에 대한 태도도, 측은지심, 수치지심,사양지심,시비지심에도 그 정감의 차이에 따라 부동한 시 방향의 양상을 보인다. 정은 사람의 잠재의식 속에 아주 깊게 내재해 있는 응어리로 시인의 시 창작에 주된 영향을 준다. 정이 빈약한 시인은 감동을 주는 시를 쓸 수 없다. 지금의 시단은 서울 동묘 시장의 잡동사니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른바 탈 현실주의, 탈 사실주의, 탈 정감주의, 탈 민족주의 회의주의, 해체주의, 등 서구적인 사조로 인해 우리 시단은 초토화 되였고 타락 되였다. 시의 주류가 비뚤게 나가고 있다. 애독되는 시인들의 시도 적지 않지만 난삽한 시들로 인해 빛을 잃고 있다. 즉 국부 부정이 전면 부정으로 되였다. 이는 시단의 비애가 아닐 수 없다. 모 권위적인 문인협회의 시 창작에 대한 문장을 보았지만 시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시란 응당 민족 정감이 깊이 배여 있어야 한다. 또한 실생활을 기초로 해야 한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시인들의 시를 보게 되면 대부분 민족의 역사와 시대 배경에 형성된 정감이 짙게 깔려 있는 시들이다. 한 수의 시의 성공여부는 시인의 사상감정에 따라 존재하며 독자층에 의하여 완성되고 결정된다. 시 한 수의 완성은 최종 사회에 의하여 완성된다. 하기에 시인의 입장, 사상, 감수의 대상에 따라 그 시의 우열이 평가된다.   (4)   현시대 정감의 빈약성에 대한 사고   시는 시대성의 반영이다. 나는 우리 시대는 무정(無情)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고 말 한적 있다. 수천 년의 순진하고 소박한 농경 문화가 도시화로 인해 해체되고, 산업화, 기계화로 정감이 희박하고, 과도한 물질 향수, 무한경쟁을 통해 생태 환경이 파괴되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도시 소시민적 관계로 전락되고, 스마트폰, 인터넷, 텔레비 등 가상의 세계가 발전 하면서 정감 소통의 공간이 좁아져 인정은 냉막해 졌다.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거리는 격리 되고 마스크라는 큰 장벽이 가로 막혀 있으며 중산층은 무너지고 도시 시민들의 생계 수단도 많이 긴박하고 우려와 위협이 잠재해 있어 힐링의 공간과 여유가 협소해 졌다. 이러한 현상은 정감의 시가 문화의 변두리로 물러난 사회적 원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감을 안겨 주어야 할 시가 난해 시로, 개인 극단 고립주의 시로, 개인 상징주의 시로,해체 시로, 요설 시로 소통이 없는 시로 전락하는 것은 시단의 대단한 비애가 아닐 수 없다. 시는 독립적인 자아의 의식활동, 정감활동 이기는 하나 집단적 의식과 정감 활동의 한 부분으로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즉 사회에서 발생하는 파편들의 접착제이며 사회 활동의 윤활제이다. 감성이 없으면 감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슬픈 것은 시가 사회로 부터 많이 소외되고 외로워졌다. 변두리에 물러남을 실감한다. 나는 한 문학단체의 요청으로 서울 모 전철역 광장의 시화전에 참석한적 있다. 전철에서 오르고 내리는 많은 사람들 속에 누가 시화전을 감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광장 화단에 시집을 쌓아 놓고 무료로 가져가라 하였지만 가져가는 사람 한 명도 없었다. 문득 노숙자 한 분이 대여섯 권 잡아 겨드랑이에 끼고 가기에 한 시인이 보려고 가져 가느냐 물으니 베개 삼아 자려고 가져 간다 하였다 헛 웃음이 나오긴 하였지만 서글픔이 솟구쳐 올랐다 시인은 비참해 졌다. 많은 서점의 진열대는시집이 안 팔리니 아에 하차 해 버렸다. 시로 생계를 유지하는 때는 지나갔다.시인은 많이 고독하고 슬퍼 졌다. 최하층으로 추락하였다 시인의 생계는 시창작으로 유지할 수 없음으로 제2의 생계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업화 시대의 마지막 걸배 시인 천상병의 처지로 될 것이다. 동료와 시우들에게 500원 1000원을 빌어 막걸리나 사먹는, 여비가 없어 하늘 나라로 가지 못하는, 그러나 천진무구하기에 밉상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그 시대의 천재적 시인이라 평가 받는다. 나에게 한국에 소개 된 시인의 고민을 쓴 시가 있다   자야의 골목길            희미한 가로등, 등불 끈 창문           고요할수록 쓸쓸함은 외로워 이겠지            꿈이 없어 꿈속으로 가지 못하는            너, 행방 없이 떠도는 유령 같은 시인아,            길가엔 하루 종일 죄 없이 매연을 먹고            서로 기대여 혼곤히 잠든 꽃들             깨우지 말자고 발걸음 가벼이 옴기네             네온 등 불빛 속을 내리는             촉촉한 이슬, 머리카락을 적시는             21세기의 차가운 우수(憂愁),             황금 몽에 잠꼬대하는 마천루 사이로             비정의 어둠 속에 동화는 사라지고             순정이여, 너는 또 어느 먼 골목에서             시인과 함께 버림받고 이 밤을 헤메고 있느냐              목각 같은 도시, 좁은 협곡              불러도 불러도 밤은 깊어 가고...   나의 이 시는 연변지용제 정지용 문학상 시집 표제이기도 하다..이 시는 상품화와 산업화 시대, 무정의 시대에 시인의 고독과 무한한 고민을 자아낸 시다. 시인은 이 목각 같은 박정한 도시의 골목길에서 외롭고 고독해 졌다. 이는 개변 할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시인의 출로는 어디에 있는가? 반성과, 성찰, 성오가 있어야 한다 피나는 고민을 해야 한다   (50 시정신의 고양에 대한 사고   L,베토벤은 라고 말하였다. 비록 시인의 위치가 사회의 외로운 경지에 내 몰렸지만 민족과 국가 정신의 중요한 자산이다. 우수한 민족은 자기의 우수한 시인을 가지고 있다. 시는 시대와 민족 정신과 감정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시는 민족 역사의 증언이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시성 두보, 시선 이백 등이 있으며 러시아에는 푸쉬낀, 레르몬도브 등이 있으며 독일에는 괴테, 하이네: 영국에는 쉑스피어, 바이런: 미국에는 훼트만: 불란서에는 빅토르 위고, 인도에는 타고르:  우수한 민족은 우수한 시인을 가지고 있다. 우리민족도 한시의 최치원, 이규보 등, 근대와 현대의 김삿갓, 김소월, 한용운, 백석, 윤동주, 조지훈, 등 한국 명 시집에 수록된 우수 시인들이 있다. 그리고 산업화 시대의 탈락자 천진무구한 천상병의 이름도 적혀 있다. 이들은 역사의 증언자며 민족 정신의 구현자 들이다. 이런 시인들은 우수 민족의 자부이며 자호감이다. 그리고 현시대 시의 삭막한 환경속에서 아무 국가적 지원 없는 어려운 여건도 불구하고 시 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어렵게 문학 잡지를 편집 발행하는 지성 시인들의 이름도 적어 넣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무수한 치욕과 수난을 겪은 민족이며 심지어 식민지로 전락된 민족이다. 그리고 이에 분발하여 일어선 온 몸에 피가 낭자한 민족이다. 하기에 이 민족의 정감 지수는 깊고 풍부하고 강렬하다. 그럼으로 우수한 시인들을 많이 배출됨은 당연하다. 지금 시인치고 병자 호란 때 삼학사의 시를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1637년 삼학사 홍익한(洪翼漢), 오달재(吳達濟), 윤집(尹集)이 척화한 죄로 청나라의 성경 심양에 잡혀왔고 1642년에는 김상헌(金尙憲)이 심양에 잡혀와 투옥 되였다. 그들은 청나라 황제 홍태극(洪太極)이가 자기의 신하로 되어 준다면 부귀영화를 주겠다는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송죽 같은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 홍익한은 붓을 달래서 < 천만 번 죽더라도 마음에 달게 여기고 피를 북에 바르면 넋은 하늘을 날아 고국으로 날아 갈 것이다>라 하였다. 얼마나 비장한 시인가!? 여기서 홍익한의 이 글을 인용하는 것은 시인이라면 이런 기개와 절개, 정한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민족 분단은 민족의 가장 고통스런 정의 응어리다. 그리고 심각한 사회 구조하에 최하층에서 고생하는 민중은 얼마나 될까? 또한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원인은 무엇일까? 이러한 애환을 외면하고 시인의 양심으로 어찌 잡다한 탈 현실주의 탈 중심주의 시를 집착해야 하는가? 도시가 소 시민화로 전락 되였지만 시인은 소시민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시인은 언제 까지나 민족 정신의 구현자 이며 시대 높이에 서서 풍운을 정시하는 지성인 이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타고르의 시를 인용해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동방의 등불           타고르   일찌기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하여 팔을 벌린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의 마음을 인도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이 시는 1929년 타고르가 한국을 위해 쓴 시로 지금도 기대와 고무가 되는 시이다. 이 시를 빌어 시인도 하나의 등불이다, 매 시인마다 하나의 등불을 켜든 시대의 선구자다. 쳐들고 넓은 흉금으로 세기의 풍운조화를 정시해야 한다. 그리고 협소한 안목으로 자질구레한 시만 써도 안 된다. 시인은 세속에 침몰되어 용열한 사람들과 분별 없이 무병 신음해서도 안 된다. 시인은 어디까지나 시인이다. 그 명의는 시대와 민족이 주는 고상한 이름이다.       2021,9,10 서울에서   
103    사람에게 꼬리가 있다면 댓글:  조회:216  추천:0  2021-05-20
사람에게 꼬리가 있다면         초몽 리문호   먹자 골목 남동댁 식당에서 혼자 조용히 뽀얀 소꼬리 곰탕을 먹는다 은행 몇 알, 대추 몇 알 잘게 썬 파가 동동 뜬 뚝배기 보신에 좋다나, 홀홀 불어가며 승냉이 이발로 꼬리뼈 고기를 뜯어 먹는다   유리창 밖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펑펑한 엉덩이와 송곳 같은 엉덩이 들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해학적인 상상에 잠긴다   사람들의 꼬리는 언제 퇴화됬을가 꼬리가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진화됬을가 의문에 의문을 이어 익살에 익살을 이어 사람에게 꼬리가 있으면 어떤 모양이였을가 생각한다   쥐꼬리, 되지 꼬리, 다람쥐 꼬리 말 꼬리, 승냉이 꼬리, 여우 꼬리 개 꼬리, 범 꼬리였을가 ? 아양 꼬리, 아첨 꼬리, 간사 꼬리 위엄 고리, 권세 꼬리, 욕심 꼬리 순한 꼬리, 겸손 꼬리, 주눅 꼬리 교만 꼬리, 상상이 풍부해진다   디자이너들은 명품 브랜드를 고안하느라 많이 골치 아팠겠지 꼬리를 감춰야 하나, 드러내야 하나 펜티는. 바지는 어떻게 설계해야하나 치마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 꼬리를 사리고 다는 사람, 빳빳이 세우고 다는 사람 풍격과 디자인을 설계하느라 혈안이 됬겠지   거리에는 꼬리 미용실이 쫙 늘어섰겠지 간판에 꼬리를 멋지게 그려 놓고 흐 흐 꼬리털을 자르고 빚고 다듬으며 알락 달락 물감을 염색하며 어루 쓸고 매만지며 훑으며 기름 칠하며 돋 버느라 여념 없겠지   길가에는 점쟁이들이 주런히 앉아 꼬리를 이리저리 만지고 뒤져 보며 부귀영화, 길흉화복 점치느라 돋 벌이 톡톡히 하겠지   꼬리 따라 보석 밖고 귀걸이, 목걸이, 손 팔지처럼 주렁주렁 금은 보석을 달고 다니겠지   꼬리 없이도 저렇게 휘젖고 다니는데 꼬리가 있으면 거리는 얼마나 요란할가   나 혼자 생각에 웃으며 소꼬리 곰탕을 먹고 있다 배 부르게 먹고 나서 트림한다 꺼억 –   2021,5,20 서울에서 후기; 이 시를 풍자시라 해야 하는지 나도 모른다. 동물과 사람의 원형은 무엇이 다른가도 생각하게 된다      서도(書道)        초몽   내 마음은 본시 캄캄한 광야에 관솔불 켜 든 야인 어딘가 어딘지 모르고 떠돌아 다녔소   내 마음은 본시 막막한 사막에 정처 없이 헤매는 목동 길 없는 모래바람에 방황하였소   내 마음은 본시 사방이 막힌 협곡 무지막지한 심연에서 세상을 보지 못하는 맹인 이였소   그 어느 날 거룩하신 분 계몽 선생님의 조용한 타이름이 귀 전에 메아리 쳤소   책 속에 인도하는 등불이 있다고 책 속에 세상을 보는 눈이 있다고 책 속에 걸어가는 길이 있다고   그 때로부터 귀가 열려 불철주야 서해(書海)에 매생이를 저어 오오 서산(書山)의 벼랑을 톱아 오르오   피안엔 맞아주는 여명이 바야흐로 동트고 있소 정상엔 눈을 높이는 가없는 풍광이 있소 오늘도 돋보기를 끼고 그 곳으로 향하고 있소     2021,5,27 서울에서 미풍의 눈물               초몽 저대로 피고 저대로 지는 그 꽃을 필 때는 고와서 질 때는 슬퍼서 흔들기도 하고 잠재우기도 했네   미련에 미처 몰랐네   아름다움이란 왜 냉정한가를 아니 냉정이란 왜 아름다운가를   앉아 쉬어 갈 자리도 안주네 물씬한 향기를 미행하다가 노란 색깔에 혼미했다가 문득 들려오는 먼 곳의 종소리   몽유(夢遊)였네 허망하게 배회하다가 싸늘한 한숨 지으며 파리한 눈물 한 방울 꽃잎에 흘려놓고 기어이 떠나 가네   차가운 가을 바람같이 저 허허한 지평선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그래도 즐거웠노라고 떠나가네   2021,6,7 서울에서  시인의 한       초몽 나 이제 세상 외곽에 고요를 가두려고 실을 뽑아 울을 친다   고요는 울안의 안방 시를 쓰려고 원고지를 펼친다   문득 울을 쓸어 뜨리며 들어오는 혼잡한 세상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피 멍들어 죽은 아기의 마지막 울음소리- 소금만 먹고 죽은 아기의 처절한 울음소리- 엄동설한 쓰레기통에 버린 피 덩이의 울음소리- 가슴 찟는 아,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여   그 아기들을 구원하지 못하는 한 맻인 나의 시여 와락 원고지를 산산이 찢어 창문 밖에 버린다   세상을 향한 나의 공소장이여 6월의 거리에 눈발로 날린다   2021,6,7 서울에서        
102    기아 댓글:  조회:517  추천:0  2021-02-04
기아 (饑餓)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   내가 새색시였을 때지 조선에서 흉년 든 이듬해 노랑 봄철 아직 들에 풀도 나지 않는 봄철을 노랑 봄철이라 하지 그 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었는지 몰라 풀 뿌리 캐먹고 나무 껍질 벗겨 먹었지 집집마다 넝 두져 벼알 주어 먹고 산에 가 검은 흙 파다 먹었지 하루는 부엌에서 일하고 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 열어 보니 아기 업은 웬 여자가 서 있었지 눈 언저리는 움푹 들어가 새까만 눈이 쏙 들어가고 머리칼은 헝클어지고 홀쪽한 얼굴은 광대 뼈만 남아 오래 동안 세수 안해 때가 재질재질 했지 구신을 본 것 처럼 무섭고 가슴이 떨렸지 왜 그러냐 물었더니 뒤에 업은 개지 새끼를 삶아 먹으려 하는데 가마를 빌려 달라고 하더구나 나는 깜짝 놀라 다리가 우들우들 떨렸지 사람은 굶으면 햇갈리는 가봐 그래서 어서 들어 오라고 해 멀건 시래기 죽 한 사발 퍼 주었지 맥이 없어 한술 한술 억지로 퍼 먹더구나 원기가 없으니 먹는 것도 힘들게 먹더구나 반 사발 퍼 먹고는 아기에게 먹이겠다고 업은 아기를 앞으로 돌리는데 아이고 아기는 이미 시퍼렇게 죽어 있었어 끔직해 내 온몸이 덜덜덜 떨렸지 아기가 죽었다고 거적을 찾아 들고 뒤 산에 가 묻자고 하니 꼳장 업고 본가집에 가겠다나 그래서 그렇게 보내고 말았지 얼마나 서럽고 불쌍하니 그 후론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에 선하구나 옛날엔 가시 아버지가 딸 시집 보내며 내 딸 데려가 굶어 쥑이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였지 가시 엄마는 내 딸 데려가 때리지 말라고 사위에게 신신 당부했지 참, 굶어 죽는 것 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어디 또 있겠느냐   할머니 주름진 눈에는 눈물이 송골송골 울먹이며 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2021,2,4일 서울에서   후기: 할머니의 이 이야기는 실제 사실이다. 대개 1910 년대일 것이다. 우리 민족의 가장 깊고 처렬한 콤플렉스는 굶주림이다. 할아버지 말로 하면 조선은 역사적으로 먹을 것이 항상 부족했다 한다. 할아버지는 굶어 죽지 않으려면 콩 한 자루를 언제 나 준비해두라 하였다. 굶주림에는 콩보다 좋은 것이 없다 했다.  지금은 우리는 입에 들어오는 밥 한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재해와 인위적인 조건으로 인해 양식 위기는 항상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농민들에게 경의를 드린다, 농민은 우리 시대에 가장 사랑스런 사람들이다 상해서 만난 옛 고향 처녀   내 고향엔 이 세상에 오길 바라지 않았던 달갑지 않은 체내 애들이 있었어요 말순이, 개순이, 땡순이 이름을 이렇게 지으면  다음엔 꼭 아들을 낳으리라고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은 꾀나 깜찍하고  이 세상에 오지 말았을 체내 애 예뻣어요 나는 그 애들과 휩쓸려 즐겨 놀았어요 또깝살이, 나물캐기,돌각담에서 숨박꼭질을 내가 도깨비 달밤에 춤추듯 오줌을 갈기면 갸들이 조롱조롱 모여와 내 꼬쟁이를 구경하군 했어요 -          야, 너는 왜 서서 싸니 ? -          너희들은 왜 앉아 싸니 ? 누구도 의문을 풀지 못 했어요                                   아라사 병정 같은 털보 말순이 할아버지는 나를 보면 야, 고 거 까 불에 구어 술안주 할까 허리춤에서 칼 꺼내는 시늉하면 나는 키득키득 웃으며 달아 나군 했어요 말순이가 옆에서 웃으면 너도 하나 달고 나올 것이지 핀찬 주며 서글퍼 하셨어요 몰라요 왜 달린 것을 좋아하고  안 달린 것을 싫어 하는지를   그걸 모를 때가 참 좋았어요 점차 셈이 들어가면서 체내 애들은 나를 만나면 부끄러워 말도 잘 안하고 멀찌감치 피해 다녔어요 이상하지? 내가 왕가네 누렁개도 아닌데 …   후에 생각하니 체내 애들이 무었이든 빨리 아는가 봐요 나는 어리숙 했거든요 그런데 나도 셈이 좀 들어 은근히 마음 가는 체내애가 있었어요 그 애는 학교도 가지 못하고 매일 되지 풀 뜯으러 나물 캐러, 땔 나무 가지 주으러 다녔어요 얼굴엔 허연 버즘이 끼고 목에는 때가 재질재질 했어요 고운 얼굴이 숯덩이 같았어요 대추씨 같이 야무져도 자칫하면 어머니가 신경질이 나 끄데기를 잡고 때리기도 했어요 -          안 나올 것이 게 나와 가지고 …하며  그러면 말순이는 닭 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어요 나는 그 체내애가 불쌍해 학교에서 오는 길에 바자 굽에 숨어서 훔쳐 보군 했어요 때로는 기운 바가지로  되지 물을 퍼 주군 했거든요   내가 부모 따라 도시의 교외로 이사 오구부터 만나지 못했어요     밤이면 꿈결에 찾아가도 만나지 못했어요 깨여나면 베개는 눈물에 젖어 있었어요   나이가 들면서 희미하게 잊어졌어요 늙으면서 까마득해 졌어요 그런데  상해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고향집 국수집에 몇 번 갔댓는데  주인과 얘기를 나누다가 알았어요 -          야, 너 그럼 말순이가 아니니 ?! -          야, 너 쇠지구나 ?! 하하, 우리는 부둥켯어요 다 늙은 것이 애들같이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술을 붓고 마시며 숱한 말들이 오고 갔어요 술 한 잔에 몇 십 년 세월이 오고 갔어요 무수한 세월에 걸어 온 수많은 애락이 담겼어요 한잔의 술을 꿀꺽 목에 넘기듯 한 생도 그렇게 빨랐어요 세상에 나오지 말아야 했을 체내가 걸어온 애달픈 이야기 밤 가는 줄 몰랐어요   상해는 졸음 겨워 졸고 우리는 옛 고향으로 갔다가 다시 기나긴 길을 걸어 추억은 상해로 오고 있었어요 눈물겹고 섪어도 이야기는 즐거웠어요 …    세배        초몽 설날 아침에 함박눈 온다 시래기 되지 고기국 기름 먹어 즐거웠다 누덕누덕 기운 바지를 벗어 던지고 할머니가 새 바지 입혀주어 좋았다 클아버지, 클마니께 세배하고 받은 돈 일모를 입차귀에 쑤셔 넣을 때가 즐거웠다 되지털이 불룩한 새 왕바신 신고 동네 아산 이씨 클마니를 찾아 세배 간다 클마니의 본가집 죽산 박씨들을 찾아 세배 간다 한복 곱게 차려 입고 비단 이불에 앉아 본가집 맏 도련님이 오셨구나, 하며 히물넙죽해 세배 받고는 바람벽 모다구에 걸려있는 둥치를 내려 개 눈깔 사탕, 과자를 한 웅큼 쥐어 주워 즐거웠다 이 집에 가 5푼, 저 집에 가 일모 지박이 불룩해 집에 돌아 오면 동네 어른들이 삼삼오오 클아버지 클마니에게 세배하고 술 마시느라 옥작복작 저녁까지 끝 없다 나는 술상 옆에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민자들의 고생 이야기를 망국노의 설음 이야기를 정월 보름이 지나 가시 물은 말개 지고 오마니는 벼집 재로 사발을 씻어 내면 또 시래기 된장국에 무 오가리 짠지다 못 먹을 때가 설이다 못 살 때가 설이다 설이 지나면 휑하다 지금은 다 가실 때로 가고 클아버지 그 빈 자리에 내가 백발이 되어 앉아 있다 산해 진미 한 상 차려놓고 혼자 빨닥빨딱 소주를 마신다, 한 모금 넘기고 한참 생각하다 또 한 모금 못 마시는 술 살맥에 들켜 킥킥 거리며 세배 돈은 있어도 손주 손녀는 오지 못한다 동영상으로 세배하면 너 들 시집 장가 갈 때 주마하고 약속한다 그때까지 살 것만 같아 흐 흐   2021,2,11일 섣달 금음날 밤에 서울에서     늙은 자격의 감회      초몽 늙은 자격은 조용히 살아가는 것 어디에 가나 자격을 팔지 말아야지 내가 먹은 간장이 너들 마신 물보다 많고 내가 건넌 다리가 너들 걸은 길보다 길다고 우쭐거리지 말아야지 어디 비비고 끼여 들어 참견도 말아야지 어느 장소에 못난 얼굴 삐죽히 내밀지 말아야지 원망도 말고, 욕도 말고 밉상도 받지 말고 간판을 내려 놓고 우아하게 살아야지 세상 미안하게 살지 말아야지 책을 친구 삼아 지조 높게 살아야지   동묘 잡동사니 시장에 가 길 거리의 싸구려 책들을 골라 한 짐 사지고 전철 1호선에 올랐지 광화문 교보 문고는 책이 비싸서 갈 엄두를 내지 못하지 마누라 몰래 꼬작꼬작 꾸겨둔 비상금 입차귀에 차고 낡은 서적을 사러 동대문 평화시장 동묘 시장에 가군하지 오 만원이면 허리 뻐근하게 한 짐 지고오지 싸구려지만 값진 책들이지 김소월, 한룡운, 윤동주, 천상병 … 시 한 줄이 만금 간다는 백석 시집도 있지 조상의 뿌리가 얽힌 도 있지 죽은 넋들에 길을 물어 마지막 길을 가려는 심사지   전철에 오르니 마스크들이 쫙 깔려 좌석을 차지하고 눈이 말똥하게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지 나는 오히려 누가 자리를 양보해줄 까바 불안했지 나에게 자리를 내어주면 죽을 것처럼 미안할 번했지 다행이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가 없어 맘 편히 올 수 있었지   젊은 이들을 보며 한편 불상도 했지 우리야 갈팡질팡 긴 세월을 걸어 왔지만 이제 그들이 걸어 가야 할 길은 얼마나 힘들고 고생이 많겠는가 세상은 가면 갈수록 험하고 어둠도 많고 장벽도 많고 건너야 할 천험도 많을 텐데 무슨 절망, 무슨 좌절이 있을지 내일은 무엇이 기다고 있을지 불명한데 저렇게 스마트폰이나 굴리며 께임 놀고 있으니 묻고 싶구나 단단히 각오를 했는지? 자리를 양보해도 앉지 않으마 너희들 갈 길이 나보다 머니   나는 서서 천상병의 시를 읽는다 여리고 고운 마음의 시인 늙은 자격을 읽는다 그도 이 자리에 있으면 이랬을 것이다 간판을 내려 놓고 느긋이 너그럽게…   전철의 바퀴소리가 들린다 한강 다리를 건넌다 앞길은 얼마나 먼지 …   2021,3,13 서울에서    내가 너를 품어주마(외1수)   풀이여, 너에게 묻는다 네게 가장 고운 것이 무엇이냐고   -시인님, 저는 고움을 타고 나지 못한 불운의 존재예요,   그럼 풀이여, 너에게 묻는다 네게 가장 미운 것이 무엇이냐고   풀은 녹소(綠笑)를 가볍게 지으며 - 시인님, 저는 미움도 타고 나지 못한 행운의 존재예요   - 오, 그렇구나, 너는 뽐낼 고움이 없어 소외되고 미움이 없어 청순한 삶을 지녔구나 그게 바로 네가 산다는 뜻이 아니겠느냐   이제 이 시인이 너를 품어주마 내 시심에 청향을 풍겨다오                                                    녹차 차잔에 차잎이 고운 색갈 우려내며 나의 눈빛 부드럽게 달래는 소리 - 그리운 사람있어 나를 부르시나요 김에 서린 차향이 얼굴에 포근히 어리워 펼쳐진 고요한 산수화에 쪽배도 한척 - 누구를 기다리고 있나요 따끈한 차물이 혈관을 에돌며 계곡의 여울에 향촌 민요도 한 곡조 마음에 숨긴 비밀이 굽이치네 나는 말하네 그리움이 있다는것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냐고   초모 쓰고, 낚시대 메고 나는 무념의 차빛 풍경 속으로 가벼이 잊음의 고요한 안개 길을 가네 뼈다귀 해장국    초몽 -아이유 어서 오세요   껌처럼 찰싹 달라 붙는 고 애교에 비질비질 끌려 사흘이 멀다 하고 마님의 뼈다귀 해장국 먹으러 간다 보동보동한 볼 따귀에 찰찰 감도는 기름기 보들한 웃음 나에게만 쏟아 붓는 간사한 가시 물 같아 간다 고생 속에 우러난 칼칼하고 얼큰한 웃음 귀신 붙은 뼈다귀를 고아낸 국물에 혼이 빼앗긴 듯 홀리워 그 맛 못 잊어 간다 부드럽고 미끈한 우거지 구수하고 감치는 등뼈 살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한 가득 귀신이 곡하듯 목구멍을 시원히 훑어 내리러 간다 마님의 풍요로운 인생의 진물을 맛보듯 용트림 나는 고 맛   아이고 웬 세월이냐 고 맛이 그리워도 어언간 오래 가지 못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 무서운 나날들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 낯 선 나날들 공포가 흐르는 거리 마스크가 우리를 멀게 하는 나날들 자연의 저주가 마귀의 주술처럼 들리는 나날들 마님의 그 웃음 뭉청 떨어져 화단에 처박혀 시들었다 윤택한 얼굴은 초췌해지고 초조한 눈빛이 유리창을 밖으로 흘러나온다 그 눈빛 속에 나도 지나간다 바질 바질 빚 더미우에 까맣게 탄 숯 싸늘한 그 가슴   -마님, 어서 못 들어 가겠네요 웃음이 질작한 애교도 코로나를 넘지 못 하잔아 나요 기억해요 때는 2021년 겨절의 녀왕도 수심에 울화가 치 밭인 서울의 오월 사랑도 없는 인정도 멀어진 서울의 오월 오월은 거리 두기에 흐느끼고 있네요 비가 늦 가을 처럼 음침하게 내리네요 추적추적 …   우리 싸워 이겨요 힘든 오늘 기까이를 위해 거리 두기로 싸워 이겨요 눈물, 눈물이 북에 떨어져 승전곡으로 울려 퍼지겠지요     2021,5,,12 서울에서      
101    수면 소야곡 댓글:  조회:788  추천:0  2021-01-18
수면 소야곡 초몽 포근한 황토 침대에 온 몸을 풀어 널고 눈을 감았습니다 아무 빛없는 나만의 어둠에 묻히면 졸졸졸 맑은 물소리 타고 경음악이 굴러가는 리듬 따라 아늑한 곳으로 잠겨 듭니다   소시적 감미로운 어머님의 자장가가 신비로운 세상으로 길을 냅니다 모태에서의 10개 월 30억년의 여정이 아득한 진화가 그려집니다 바다의 물결소리가 들리고 산호초 사이에 지느러미를 저으며 나는 치어가 되어 꿈 같은 물속을 자유로이 헤엄쳐 다닙니다   원초의 그곳엔 신화와 동화가 있고 세상을 차단한 어머님의 숨결소리만 심장의 박동소리만 생명의 찬가를 부르는 곳입니다   수면이란 모태 속으로 들어 가는 것입니다 고요함에 안정이 있는 동이 트이면 나는 울 것 입니다 무서운 세상 마스크도 껴야 하니까요 온 갓 박테리아가 득실거리던 수 십 억년 고난의 여정에 살아 나온 치어가 외이리 약해 졌는가요   나는 지금 침대에서 치어가 되어 원고의 물속에 자유로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잔잔한 바다 어머님의 자장가만 들립니다   2021,18 서울에서 후기; 열 달 어머니의 배태 속에는 몇 십 억년 인간 진화의 여정이 담겨 있다 잠을 잔다는 것은 안정적으로 모태속에 들어가 열 달, 아니 몇 십 억년의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인간의 진화는 무수한 역경을 거쳐 오늘에 까지 발전하였다 오늘 직면한 대재앙 코로나도 결국은 이겨 갈 것이다     미친 봄 아가씨           초몽   오 백리 료동벌 광야에 미친 봄 아가씨가 광증 나 질주한다 윙윙 전선줄이 낱카롭게 울고 지프라기, 먼지가 뽀얗게 뜨물 같은 하늘을 덮친다 겨울의 지루한 발해만 술집에서 독한 소주 몇 독고리 퍼 마시고 만취하였다 고아하고 예쁜 미모는 흩어지고 머리칼 한 광주리 풀어 헤치고 옷 고름 헤치고 광대춤을 추며 질주한다 옷깃 스치는 곳에 초가집 곱새도 베껴 날리고 바가지, 양푼들이 딩그렁 땡 굴러가고 재 더미의 회색 먼지가 날리고 자전거는 날려가 엎어지고 총각들은 큰 나무를 두 손으로 그러안고 기진맥진 매달려있다 겁에 질린 겨울 로인은 꼬리 빳빳해 줄행랑을 놓는다 북으로 북으로 입술이 푸르 딩딩한 봄 아씨는 몽둥이를 들고 뒤 쫓는다 북으로 북으로 뉘가 봄아씨는 아나다자( 娥娜多姿)라 했더냐 성깔 난 봄 아씨 참 무섭다 때는 1971년 소방차 타고 싸이렌 울리며 불 끄러 가던 날   2021,1,18 서울에서 그 녀인 초몽 그 녀인 팔자가 길게 늘어졌다 남편은 새벽에 꺼꾸러 가는 당나귀 삼륜차를 몰고 돈 벌러 나가고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문 앞에 의자 놓고 질펀히 앉아 해바라기 씨를 깐다 오고 가는 사람을 구경하는지 오고 가는 사람이 저를 구경하라는지 넙쭉하고 납짝한 하얀 얼굴에 앤주 곤주 찍어 바르고 파마 머리에 개기름이 번지르해 홈이 파인 앞 입발로 해바라기 씨를 깐다 내가 지나가면 탕후루 같은 간살이 차르르 수다를 부리려고 말을 건넨다 원래는 우리 공장의 림시공 젠장, 여기 아프메 저기 아프메 꾀병을 부리며 일하기 싫어 나가더니 남편 기름 짜 먹고 펑펑 살진다 말을 걸면 다른 애기야 있나 늘 하던 말 어제는 남편이 얼마나 벌었는가요 ? 아유, 그 뻔짜, 30원 밖에 못 벌어와 짠지에 맨밥만 먹였지요 원 벌면 고기 볶음에 빼주 두냥 원 벌면 잠자리도 같이 하기루 계약했으니까요 에이. 이 녀인 못하는 말이 없다 녀자라면 좀 감추는데도 있어야지 쯔, 쯔 남편을 노예로 부려 먹는 녀인 행복지수는 이 세상치고 제일 높다 게으름이 능글능글한 비계덩이   소가툰 거리에는 그 때 알록달록한 당나귀 차들이 오골보골했다 거야 당나귀 들인가 그런 녀자들의 남편들이지   2021,1,9 서울에서   후기: 전세기 70 ~90년대와 금세기 초반에 소가툰 거리에는 꺼꾸로 가는 당나귀 차들을 몰고 영위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기본 요금이 3원인 청개구리 택시들이 깔렸지만. 소가툰에 온 사람이라면 다 타 봤을 것이다 한국 춘천, 울산의 문학인들이 오면 신기해 타고 사진도 많이 찍어갔다 시란 고상하게 심오한 철리만을 쓰는 것이 아니다 너무 재미가 없어졌다 이런 백성의 하층 생활도 력사의 견증으로 남을 수 있다 이를 인문학 시라 한다     서울의 밤에 한 장의 하늘 같은 큰 마스크가 어둠을 내려 덮은 서울의 거리 이 거리의 슴벅이는 가로등 어둠 사이로 유령의 그림자가 지나간다 화려한 네온 등 불빛의 춤사위는 보이지 않고 음악과 노래가 적막 속에 사라진 거리 한강의 물빛은 묵묵하고 21세기라고는 믿기지 않는 청계천의 물소리만 먼 전설인 듯 도른 도른 홍대에서 강남, 명동에서 서울역 번화로 북적이는 거리는 문득 멈추고 노래방, 카페, 룸살롱, 레스토랑 카바레 영업정지 소버즘이 붙어 있다 거리는 가끔 앙칼진 구급차의 싸이렌 소리 미지의 예언을 뚫고 악마의 주술을 가르며 씽 하니 지나간다 깊어 가는 밤, 치열한 전장 터 저 병원마다 뿜어 나오는 불빛 365일 쪽 잠이 그리운 병동 종교보다 더 거룩한 성녀 보다 더 성결한 여래 손에 받쳐든 연꽃보다 더 아름다운 백의 천사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심혈을 태우는 비장한 구원이여 역사는 그들의 구원에서 다시 시작한다 언젠가 지친 서울 짱 하니 해 뜰 날 모든 영광은 그대들에게 턱 빠지게 웃어라 서울이여   2021,1,,22, 서울, 코로나 위기 시절에 한강 기슭의 말뚝   나루 배를 동여맨 말뚝처럼 한강 기슭에 앉아 있네 한 할아버지 댁를 여의고 묵묵히 추억들을 잡고 줄을 당기네   고독하세요 물으면   실 웃음이 입가에 살짝 감기네 고독은 육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 한 처녀가 생각나 외롭지 않노라고   한 때 이 자리에 앉아 그 처녀와 설익은 연애를 했노라고 수 십 번을 함께 앉아 있었는지 모르노라고 강바람이 부드러운 목 건이 날려 얼굴에 꿈처럼 날아와 스쳤노라고 계화 꽃 향기 같은 그녀의 체취에 노그라져 물엿처럼 달콤히 녹아 있었노라고 드디어 잘 익어 세상을 함께 가기로 약속했노라고   함께 있던 팔팔한 생각들이 고독을 가득 채울 적 고독을 모르노라고 고독은 아름다움으로 채울 적 아름답고 우울로 채울 적 우울하고 아무것도 채우지 않을 적 적막 했노라고   아, 한강은 고독하지가 않네 아름답게 흐르는 마음의 물소리 그는 한 처녀와 예서 오늘도 매일 만나네 만재한 나루 배를 끌어당겨 황혼의 노을을 고독 속에 띄우네   2021,1,24 서울에서 미친놈이 미친놈을 욕하다                                                                                   초몽   -선생님 잘 계시지요?   나를 계몽선생이라고 하는 시를 쓴다는 한 후배가 전화가 왔다   -그래, 너 지금 멀하고 있니? - 저 지금 시인이 되려고 시 쓰지 않아요 -그래 직업은 있고 ? -아니요 - 장가는 갔나 ? - 아니요   -에끼 나이 40살 훌적 넘어 아직 직업도 없고 장가도 안가고 시가 밥을 주니? 너 지금 대 구멍으로 하늘을 보려하니 부모가 얼마나 속상하겠니?   낫살이나 듣 내가 욕하니 그 놈이 잠잠하다 방귀에 초친 맛 여태 부모 등 쳐먹으며 시인 되겠다고 공부 못한 부모야 시인이라면 대단하게 출세하는 줄 알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것 같아 보여도 바질 바질 속이 타 들어 가는 줄 모르고 시 배우다가 개 잡는 놈이 되는 줄 알까   -야 너 먼저 직업 찾고 돋 벌어라 시를 써 숭늉도 못 마신다 어느 세월이라고 시를 써 살아 가겠다고 미친 짓이지   한 때 나도 시인 될 마음 굴뚝 같았다 냉수 마시고 이빨 수시듯 쀠쉬낀이요 하이네요 바이론이요 하며 귀신이 붙어 다니는 줄 모르고 덩덕새 대가리 해가지고 달밤에 도깨비 춤추듯 미쳤지 그런데 난 미쳐도 똑똑하게 미친놈 마누라 새끼 먹여 살릴 직업은 있었지 나룻이 석자라도 먹어야 샌님이니까   헤헤, 명석하게 미친놈이 바보같이 미친놈 욕한다 바보라면 딱 맞지, 시인이면 무슨 국물있을라고 떡방아 찧는거 보고 김치국 찾는격 먹지 못하는 제사에 절만 죽도록 하는격 길을 두고 뫼로 가면 시가 생기나 거북이 잔등 털 긁을 생각 말고 이제라도 직업 찾고 장가가고 부모 걱정 말게 하라 시인이 뭐, 땅바닥에 깔린 것이 시인인데 경주 돌이면 다 옥인 줄 아는가 봐   시를 쓴다고 모기보고 장 칼 휘두르지는 말아야지 파리채라도 들어야지, 맨손으로 잡을라고 -지금은 시로 처녀를 못 홀리지 돈 벌어 색시 얻고 결혼식 하는 날 청첩 보내줘 가서 축하해 줄테니까 안녕   2021,1,30 서울에서 화청지 감회   중국 서안에 가면 절세 가인 양귀비가 살던 청화지( 華 淸池)가 있다             초몽   옛 하늘 한 조각 아직 못에 가두어 지고 단청 색 궁궐엔 홍촉 연기 향기롭게 감겨 흐르네 수양버들은 오월의 따스한 해빛 빗어 내리고 추녀 아랜 휘황한 전설만 잠잠히 묵어 스몃네   열두폭 비단 치마에 끌린 세월 온 간데 없고 거울 같은 포석에 헛것만 화려하게 반들거리네 치마 끝에 국운을 흔들었던 절세의 가인 눈물 맺혀 절지 된 양귀비 꽃이였던가                                                                                        천추의 욕을 먹으며 어디서 깊이 잠드느뇨 동방의 한 시인이 너를 우르러 사진 한 장 잘 했다, 미모를 타고나 아껴선 무엇 하리오 남자의 권세를 꿇어 치마폭에 넣었음에      2021,1,25 서울에서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초몽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그녀의 시는 함정이다                       아름다운 몽환 간절한 구애의 주술 향기로 가린 꿀 같은 감성 그리고 귀청을 녹이는 상큼한 꽃 뱀의 음악 미혹 속에 자아를 잃고 걷다가 퐁당 빠지면 깊은 심연 그녀는 구원의 손길도 내밀지 않고 못 본척 매정하게 지나갈 것이다 함정 속의 애독을 품은 구렁이가 비틀고 감기면 히 히 남자는 얼빠져 웃을 것이다 헤어 나지 못하고 천 년의 환상에 사멸할 것이다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사랑에 용기 없는 자는 애독을 두려워하는 자는 그녀의 시는 아름다운 함정(陷情)이다   2020,12,15 서울에서   후기; 이 시는 역설적인 시다 이런 불후의 명작을 쓰는 조선족 여류 시인이 우리 시대에 나오길 기대해 본다. 지체 불구자 중국의 유명 여류 시인 여수화는 중국 절반을 돌아 다니며 남자들과 잠자겠다고 하여 중국을 부글부글 끓게 하였다 역시 역설적인 시였다    25시 알바생             초몽 교통카드 충전하러 25시에 들렷다   예쁘장한 소녀야, 가녀린 몸매에 꽃 한 송이가 무거움 모르고 피였구나 마스크가 네 얼굴을 가려도 눈매에 흘러 나는 눈빛은 네 고운 마음을 가리우지 못하누나 조금은 수줍어 떨리기도 하누나 살짝 눈 웃음 지으며 그게 살아가는 힘이 아니겠느냐   살기가 힘든 세월이라도 근심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모르는 듯 여린 어깨의 무게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모르는 듯 그토록 예쁜 꽃 한 송이를 떠 올렸구나 베개를 적시던 눈물도 촉촉히 눈 굽에 빛나누나   너는 대학가에서 혹시 빵 한 조각 혹은 컵라면 하나로 때우며 공부하겠지 학비도 벌기 힘든 가난에 허덕이는 고생하는 부모님의 피눈물이 애처로워 콜콜 거리는 아픈 할머니가 불상해 네가 나약한 몸으로 이렇게 나섰구나   착한 소녀야, 아름다운 꽃봉오리야 이 세월에 가믐이 들어도 앞길이 험악하고 시련이 많더라도 순진함으로 앞날을 향해 헤쳐가리니 낙심하지마, 절망하지마 너는 이 강산을 싱싱한 꽃을 피워야 하지 않겠니   내 교통 카드를 충전해나오 잔액이 얼마 남지 않은 인생도 충전해다오 나도 수줍은 인생이 되였다 만은 너의 순진함이 이 나라 견강한 힘이 아니겠니 너의 기특한 정신이 이 나라 희망이 아니겠니 너의 마음도 충전해다오 파이팅, 소녀야 .활짝 웃어다오   2021,4,20 서울에서        
100    그대는 갔네 댓글:  조회:393  추천:0  2021-01-06
시인은 갔네      -시우 김룡호의 마지막 길에   겨울은 가지 않았는데 그대는 갔네 겨울 이야기 끝나지 않았는데 그대는 갔네 아침마다 창문을 열어 가난에도 모이를 주며 참새와 이야기하던 시인은 이야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할 말을 못다하고 갔네 못 다한 이야기들이 하얀 눈이 되어 내리네 고요히 고요히 초불은 꺼지고 차갑게 밀려오는 슬픔이 스미네 참새가 주어 먹은 모이는 그대의 반짝dl던 시어들 참새도 시정의 날개를 달고 가슴이 젖어 그대 따라 갔네 창문턱에 내리던 하얀 눈발들 녹아 눈물이 되고 겨울 이야기는 다시 들리지 않네 이야기도 겨울 허공으로 날아갔네   2021,1,5 서울에서 부록 겨울이야기    김룡호   내가 사는 8층집 베란다에는 아침마다 참새 한마리 날아온다   일년전 어느 겨울날 베란다에 흘려버린 쌀알에 목숨을 걸었던 참새는 그것이 미끼가 아닌 줄을 안 다음에는 얻어먹는 재미가 습관이 되였다   한달 로임 700원에서 300원을 집세로 바쳐야 하는 25평방메터짜리 월세방이 참새에겐 호화로운 궁전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결혼 10년이 넘도록 안해의 손목을 랭면집에 끌어본적 없는 "린색한" 나 수입연필을 사달라고 조르는 여덟살내기 아들애에게 "애국주의교양"을 시키며 국산연필을 사주는 내가   쌀 몇알을 뿌려주는것으로 참새에겐 대단한 부자로 보일지도 모른다   난방시설은 항상 냉각돼 있고 겨울날 하루 평균기온이 섭씨 영하 10도인 월세방에서 전기와 가스를 향수하는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숙명이지만   아침마다 참새에게 쌀 몇알을 뿌려주면 여윈 마음이 넉넉해진다   1998.12 *************************************************** 시인에게                                초몽 누가 시를 쓰라 하지도 않았다 누가 시를 써달라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우스광스런 시인이여 미친 시인이여 너는 시를 쓴다   적도에 떠 있는 빙산을 품었는가 북극에 피가 끓어 분출하는 화산을 품었는가 너는 어느 늪 가에 앵앵 우는 모기는 결코 아니였다 거룩한 그리움 거룩한 사랑 거룩한 증오 거룩한 고통을 품은 시인   그 어느 골방에서 막걸리 한 사발 사먹지 못하는 시를 쓴다 커피 한잔 사먹지 못하는 시를 쓴다 암흑 속에 빛을 보는 눈을 가졌음이냐 대낮에 회불을 들고 길을 찾아 나섰음이냐 홍매꽃 아래 음풍영월은 결코 아니였다 나무 그늘에 매미의 울음도 결코 아니였다 너는 미망속에 진리를 찾아 헤메는 선구자   시 한 수로 짜장면 한 그릇 바꿔 먹지 못한다 시 한 수를 깡통 삼아 들고 어느 역에서 돈 한푼 동냥 못한다 그런데 가난한 시인아 너는 세상을 다 가졌음이냐 너의 흉금엔 세기의 풍운을 담았음이냐 자야의 골목길 황금몽 잠꼬대하는 빌딩아래 우수에 젖은 고독한 행자 시인이여 웨쳐라 너는 풍류속에 고아하리니 새 세상의 앞장에 오만하리니   너의 여명 같은 깨우침 너의 노도 같은 울부짓음 어지러운 세상을 향해 절규하는 성오자 두 손에                                                   아침 태양을 받들어 오리니 너의 뒷 그림자는 천추로 뻗어 가리라     2021,3,,10 서울에서   후기: 시인은 왜 존재하는가      시인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항상 고민한다    일초의 인연                       초몽 스쳐보는 시선에 문득 스쳐간 사람 눈빛이 마주친 시간은 불과 일초 십 년이 지나도 잊지 못한다 누구실까 품고 파 찾아 보는 사람아 만날 날을 기다려 따뜻한 털을 보송보송 다듬고 착한 면양으로 긴 세월을 살아간다   2021,3,11 서울에서    바람    초몽 어쩌다 사랑은 바람으로 밖에 남지 않았다 적막은 바람을 좋아한다 스쳐간 꽃과 청초도 바람에 소리를 남겼다 한 시절의 상쾌한 꽃 향과 청향을 남겼다 바람을 사랑함으로 바람이 불 때 마다 연민한다 바람의 소리에 귀를 도른 거리는 달콤한 이야기를 허영으로 흘러간 과거 오늘에 번져 오는 영상들을 그 어느 날 미풍을 사랑했었다 머리칼에 역광이 비쳐 들어 바람결에 살랑거려 오던 눈빛을 저도 모르게 바람 따라 간다 현재든 과거든 미래던 무엇이든 가야 만날 수 있기에 구름처럼 아침 노을 속 꽃동산으로 간다 아니면 저녁 노을의 꿈결 속으로 간다   2021,3,22 서울에서 시인이란 이름으로 남기고 픈 그대      초몽 강남 쿤산으로 가신 그대 오래도록 소식 없어 궁금했는데 더 멀리 떠나갔다는 소식 들려 왔네요 그것도 먼 훗날에   얼마나 더 멀리 간지는 몰라도 그 곳엔 가야 할 집이 있나요 시의 집을 지어 놓겠다고 하더니 집도 없는 곳을 아쉽게 떠나셨나요   흑룡강 상지에서 심양에 오신 그대 시우들과 술마시고 녹초가 되어 언제나 집에 데려다 드렸는데 이 번엔 부추김 없이 혼자 가셨나요   번화한 상해서 우리는 술잔에 시를 타 마셨지요 그렇듯 여린 마음으로 술기에 젖은 매콤한 시어들을   * 숨바꼭질하는 사랑을 두고 논고에 동화처럼 흐르는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물소리를 두고   은거할 시의 집은 짓지 못했지만 달팽이처럼 집을 지고 가지는 못했지만 그 먼 곳에서 외로이 떠돌지 말아요 시행의 길은 그 곳에도 있겠지요 시행 위의 방황은 아름답겠지요   시인이란 이름으로 남기고 픈 그대   2021,3,24 서울에서   *홍원 시인은 발표작 이란 시를 평생 가장 좋은 시로 자부하였다 행복한 나이 초몽   독산 좁은 등산길에서 예쁜 아가씨가 개 목줄을 잡고 개를 앞세워 마주 오르고 있다 두루 경우를 살펴 보며 눈치 보며 살아야 할 나이 개가 귀엽다고 참견도 말아야 할 나이 자리를 비워 자존을 한 켠으로 밀어야 놔야 할 나이 개에게도 나란 사람의 간판을 내리고 우선을 양보해 주어야 할 나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야 할 나이 젊은이들 가는 길에 장애가 되지 말아야 할 나이 아가씨의 불평을 받지 말아야 할 나이 나이를 자격으로 내 세우지 말아야 할 나이 이 나이를 양보로 지키는 것은 보존한 나의 인격이다. 나의 인격은 사슴의 조용한 눈망울에 비낀 거부감 없는 풍경 속의 계수물 누구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는 바위면 돌아는, 벼랑이면 떨어지는 그저 순리로 흘러가는 물                                                       내가 비낀 길로 나보다 고귀한 개가 지나간다 자신 만만하게, 내가 비워준 자리에 제 영역이라 한쪽 다리를 들어 허허 오줌도 찍 갈기고 나보다 생기 팔팔한 청초 같은 아가씨가 지나간다 내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자존과 자부를 버렸을 때 젊은이와 개와 앞길을 다투지 않았을 적에 나는 행복하다 참 행복하다   2021,4,16 서울에서 나는 늙은 낙타        초몽 나는 늙은 낙타, 녹지에 도착했다 한 숨 길게 내쉬며 걸어온 사막을 바라본다 아득히 …   터벅터벅 첩첩 능선에 긴 목을 빼들고 내가 나 스스로가 그리워 기구한 운명의 방울소리 울리며 왔다   터벅터벅 명암을 이룬 공포의 기복을 횡단하며 내가 나 스스로를 넘어 휘몰아치는 모래 바람을 헤치며 왔다   터벅터벅 아무리 모질고 힘들어도 내가 나를 찾아 오는 사막 길에 내가 나를 버리지 않고 사랑하며 왔다   발자국에 모든 것을 눈물없이 묻어 버렸다 무시무시한 밤의 적막을 땡볕 더위의 갈증을 그리고 주검이 내미는 손짓을 깃발 같은 생명을 휘날리며 왔다   여기 녹지는 유독 고요한 풍경 나는 혀 끝에 녹차를 음미하며 생각한다 낙타가 사막을 떠나서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허무한 행복 속에 다시 한 없는 그리움이 사막으로 뻗어간다 그 시절 참 아름다웠노라고   2021,5,3 서울에서 벡일몽(白日夢)   밤엔 악몽이 많아 낮에 백일몽을 꿈 꾼다   산 둔덕 한가한 해 빛이 끌고 오는 오수에 잠겨 들면 눈 꺼플이 내리 덮이는 졸음 평평한 수면에 짓는 미소는 붉은 빛 흘러 가는 흰구름에 꿈을 실어 보낸다 동그랗고 파란 지구 국경 없고 나라 없는 태평 세월을 만유한다 전쟁 없고 무기 없는 세상 이승도 없고 저승도 없는 세상 과거도 없고 영원도 없는 세상 그 속에 사랑하는 사람아 오두막 집 앞에 모닥불 피워 놓고 근심 걱정 없이 생선을 구어 먹으며 외마디 노래나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산다는 거 살면 그만이지 발전도 사치도 괴롭지 발전은 탐욕만 쟁탈만 키우고 멸망만 재촉하지 안 그런가 사랑하는 사람아 귀신 많은 밤이 두려워 백일몽 속으로 가자 끄덕 끄덕 ….   2021,5,6 서울에서  오월이 간다   들에 나가니 오월이 간다 누구를 보내듯이 가는 오월을 바라 본다 지는 꽃들이 아기를 품고  자장가를 나직히 부르고 있다 청과들이 풍기는 싱그러운 젖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온다 약간은 슬픈 오월 뒤에 풍요로운 꿈들이 설레인다 오월은 섭섭함과 즐거움에 화려하게 가지만 나는 오월 속에 있지 않다 계절 너머 가지에 매달린 단물이 도는 무르익은 과일 낙과의 윤회를 바라 보고 있다 가슴이 터질 듯 부푸는 설레임과 낭만에 타인의 오월에 기도를 보내고 있다   2021,5,6 서울에서 나는 오늘도 나를 찾는 중 -라는 존재는                          정답이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이다   초몽   나는 오늘도 나를 찾는 중 내가 나를 찾아 가야 할 길을 가는 중 나는 나에게 있어도 내가 나를 보지 못해 나 밖에서 나를 집요하게 찾는 중 거울 앞에서 수염을 깎으며 머리를 빗으며 무슨 허울이 저런가 내가 아닌 나를 찾는 중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고 아버지란 이름으로 할아버지란 이름으로 나를 찾는 중 술을 못 하면서 친우들과 술잔 놓고 술에 취한 척 장광설 토하며 나를 찾는 중 거인의 어깨에 올라 서서 거인 보다 멀리 보려고 서재의 퀘퀘 묵은 책을 뒤지며 곰팽이 꽃에서 나를 찾는 중 호기와 미혹으로 가득한 시계( 詩界)의 삼라( 森羅)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나를 찾는 중 활활 타 오르던 열정과 끓어 넘치던 피는 꺼지고 숯덩이로 남아 아직 이글이글한 여열로 밀려오는 음산함을 녹이며 나를 찾는 중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가 고달픔은 무엇이고 괴로움은 무엇인가 또 즐거움도 재미도 행복도 무엇인가 그 속에서 나를 찾는 중 나를 찾으며 분노도 증오도 살인도 방화도 감옥도 멀리 하는 중 나는 5척의 의문 부호 먹이며 입히며 선량하게 끌고 다니며 진실의 나를 찾는 중 나를 찾아선 무엇 하리오 허허허 나를 찾아야 알 일 나 오늘도 나를 찾는 중   2021,5,9 서울에서 후기: 란 내면 세계, 즉 잠재 의식속에는 온 갖 감정의 결성체로 내가 나를 인식하기에는 철학적으로 많은 현학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를 부단히 파악하고 발전 시키며 살아간다 란 물체는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복잡 다단게 활동하는 물체다. 진정으로 를 아는 사람은 성인으로 될 것이다              
99    도문행 렬차(외3수) 댓글:  조회:398  추천:0  2020-11-06
도문행 렬차      -시 속편 긴 세월 마음은 언제나 도문행 렬차에 있지 지친 몸은 타지 못했구나 간다 간다 하면서 마음만 렬차를 타고 아직 가고 있지   -또 오세요 그 달콤한 말만 뻐꾸기 울음처럼 허공에 메아리 치군 하지   꿈속에 노랑나비가 도문역 그 국수집에 날고 있지 애교가 향기로운 고 나리꽃처녀 아직 시집 안 가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메밀국수 두냥 색 낡은 식탁에 차려 놓고 초, 간장병 만지작거리며 포도알 같은 눈동자 현관문에 기대 날 기다리는 것 같아   인생은 도문으로 가는 렬차였다 기다림이 내게 와 닫는 끊 없는 동경을 향해 가고 또 가도 하염없이 가고 가도 가 닫지 못하는 철길은 세월의 길   처녀야, 너는 언제나 그 세월의 역에 머물어있으렴 너는 세월이 얼마나 무정한지 모르지 나만 멀어져 이렇게 늙었다 너만은 변치 않은 그 때 그 예쁨으로 나를 기다려 주렴 –   너를 생각하면 청춘 시절이 눈물 나게 이 맘을 아련히 적시누나   2020,11, 2 서울에서   코스모스   너는 무슨 짓을 하려고 어이는 찬바람에 기꺼이 가는 허리 흔들며 춤을 추는지   벌, 나비 사라진 적막한 들에 서리 빛 앳되게 웃으며 누굴 향해 아양을 떠는지   고운 손짓 그 빛깔 보는 마음 따서 길바닥에 깔아놓네   언젠가 봄 언덕의 그 꽃도 그랬지, 긴 세월에 잊혀지지 않고 이렇게   꽃구름 같은 코스모스길에 그리움이랄까 또 아득히 설레게 하네   2020,11,3 서울에서     오늘에 살지만   나는 오늘에 살지만 어제를 생각한다   지나 온 것이 왜 이리도 아름다운가를   몸소의 고생도 왜 이리 감미로운가를   스쳐간 사람들 미우나 고우나 왜 이리도 사랑스러운가를   오늘이 어제로 되여야 알일, 나는 오늘을 모른다   다가 오는 내일이 두렵다 무엇으로 다가 올지   나의 꿈은 래일에 있지 않다   어제는 분명 나의 꿈이 아름다웠음을 알고 있기 때문   2020,11,3 서울에서   한가한 시간   내 고요한 주위에 생각을 푸는 시간 꼬챙이로 개미와 유희를 노는 시간 해볕에 몸을 담그고 졸음도 한 가락 나무 잎새로 흐르는 시간   들숨 날숨도 모르고 바람이 불건 말건 마음이 잦아든 밑창으로 조용히 조약돌에 이끼 파래지는 시간   이 보다 편안한 시간은 없다 홀로 궁리 없는 시간에 세상이 들어오지 않는 시간은 고요 또 고요가 파란 하늘로 퍼져간다            202011,2, 서울에서   시인의 정원   시는 시인의 공간이다 그 속엔 정원이 있다   꽃과 나무 기암으로 조경을 이룬 돌돌돌 계수물도 청량한     해살이 아늑한 금잔디에 새들의 지저귐도 은방울 같은   때로는 애수도 잔잔하고 환각의 아름다움도 흐르는   느낌이 아련하게 깃들고 단풍잎 하나씩 사색을 떨구는   먼 하늘이 지평선을 끌어오고 그리움이 아득히 눈길을 눕히는   나무의자도 몇개 조용히 지친 행객이 쉬어가라 마련한   시인아, 너도 그 의자에 앉아 령감의 경지를 넓히며 풍운을 눈길에 말아넣으려니   시는 시인의 정원이다 누구나 감수하며 쉬여가라 열어놓은   2020,11,6  서울에서 행복이란   보드러운 살결이 황풍( 黃枫) 들어 은근한 음표들을 날리네 가야금 줄 우를 거닐으는 늦가을 사념들이 음악을 가볍게 굴리고   고풍(苦風)에 울던 시름 잦히고 고느적하게 늘려간 은행잎길에 노란 미소들이 날리고 날려 지나온 발자국들을 덮어놓았네   아늑한 이 세상의 한 골목길 살아있음을 호흡으로 알아갈 적 인연중에 잊지 못할 인연들이 노란 고요를 깔아 길을 이어놓았네   어제 밤 옛 꿈을 내린 흰 서리 은행잎에 물방울로 령롱히 맻혔네 행복이란 결국, 눈굽에 할롱이는 한방울 맑은 눈물.   안에 천언 만언이 깃들어 오색을 반짝이네 은행길은 무연히 뻗고…   2020,11,15 서울에서 국화 차               산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다는 것이겠지   너는 누구를 위해 가슴을 저려 본적 있느냐 위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이 쓰린 줄 알고 있느냐 물어 보자 모든 안고로 남 몰래 피고 스러진 야생 들국화야   산기슭에 고스란히 안고 메마른 너를 눈 털고 내 차 잔에 오기까지 나는 너를 모르지 너는 나를 모르지   삶의 철학이 노랗게 우러나 단물 쓴 물이 이야기로 내 몸에 배여 흘러 내 것이 될 때 나는 너를 알지   단물이 내 아픔에 어울릴 때 쓴 물이 내 그리움에 어울릴 때 나는 네가 척박하게 살아온 향기에서 내가 힘들게 살아온 향기를 알지   따스한 국화 차 한잔 들고 창 밖을 바라보면 살고 있는 세상 하늘가에서 밀려 오는 네가 주는 은은한 맛아 –   2020,12,5 서울에서   그런 시인이 있었다   그는 시인이였다 기억의 끝으로 간 시인, 이제는 가끔 모아산에서 한 송이 흰구름으로 가물거려 오는 이름 서울 가리봉동에서 만났던 시인   두더지 소굴 같은 쪽방촌에 그의 요청으로 갔을 때는 무더운 여름 구석구석 곰팡이 노래가 고적한 두 팔 벌리면 벽이 손 끝에 닫는 방에서 선풍기를 욍욍 틀고 우리는 막걸리를 마셨다 늑지한 되지 대구리 고기 한 접시 생활고처럼 콕콕 쏘는 동태탕에 베물어 그의 시를 놓고 담론하였다   그의 시는 은유의 쥐며느리도 아니였다 그의 시는 상징의 바퀴벌레도 아니였다 고생의 암유도 아니였다 담백하고 순수한 감성의 시 진실이 배여 마음으로 쓴 시   독자를 속이는. 거짓 말 눈물 없는 슬픔, 비통, 아우성 허상, 허구가 난무하는 시단에 난해로 독자를 우롱하는 시단에 그의 시는 피로 땀으로 쓴 고생 속에서 신음이 없는 슬픔 속에서 낭만이 가득한 진정한 시였다           시단이 왜 이렇게 타클라막칸 사막의 고사목처럼 삭막해 졌는가 그는 한탄한다 청초 같은 그의 시 뿌리 내리려면 흙과 비물이 있어야 하거늘 모래 언덕 밖에 보이지 않는 현실   방바닥에 쌓여 있는 원고 뭉치 곰팡이가 낭독하고 있다   내일 아침 5시 인력 사무소 막노동 가야 하는 그이기에 나는 자리를 떳다 후에 그는 연변 고향으로 간다고 하였다 후에 그는 귀천하였다는 소문이 들렸다   한 시인은 갔다 발표 했다는 20여수의 시 어디에 발표했는지 그 행적은 묘연하다 그 것만으로 그는 시인이라는 이름을 남겼다   아 모아산, 그의 시혼은 흰 구름으로 걸려있다   2020,12,11 서울에서     봄날 등산길에서   봄이라 따스해 애숭이들 젖 빨려고 풀잎은 혀끝 나불거리고 움 망울은 입 다신다   무엇을 바라 저리도 여린 생망(生望) 하나 품을 수 없을까 봄빛에 간지럼 타는 연 초록 그리움아   2021,3,16 서울에서 심정의 고요    초몽 고요는 언제나 나에게 부름을 준다 부름에 심장은 뛰고 있다   고요는 잡음 멀리 길을 낸다 나는 나로서 가야 할 자유로움이 있는 곳   마음 어디선가 조용한 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그리움이다   울음소리가 놀라 끊길 때 혼잡한 세상의 고독은 깊고 그 속에 나는 명상을 잃은 좀비가 된다   그것은 괴로운 암흑 몸부림치는 나에게 광명을 보는 눈을 준다 희망을 보는 귀틀집 등잔불을 준다   우주의 고요 속에 지구의 공전 자전을 엿듣는다   2021,3,25 서울에서      미풍에 흔들리는 마음        초몽 미풍이 마음에 불어 드는 날 흔들리는 마음은 반짝임이 가만히 번지는 풀잎이다 윤기가 찰찰 파문 짓는    흔들림 속에 평온을 자리하는 고요로움 지나온 애 (愛)와 증(憎)의 빛깔이 고르러운 희(喜)와 노(怒)의 정이 잦아 드는 어느 갈 숲의 나루   일엽편주를 타고 밀어간다 귀밑 머리 허연 백발 잔 물결 일어   평화로운 물 비늘 우에 무거운 한 생이 부력에 뜬   무심의 물빛이 얼굴에 비껴 알른거린다   날개 없는 물새 한 마리 배전에 앉아 길잡이 한다   더 멀리 석양에 환각이 행복한 사랑이 조용이 깃 펴는 곳으로   2021,4,10 서울에서    어머니   초몽 어머니는 내 품에 안겨 마지막 숨을 거두 시였다 평생 고생하신 고단한 근육과 주름진 살결을 포근히 풀어 놓으시며   간병할 때 내 손을 어루 만지시며 같이 늙는다고 아쉬워하시더니 그러면서도 아기 대하듯 살아 온 옛 이야기 도른도른 들려 주시더니   나 늙는 꼴 보기실어 먼저 가시나 보다 나는 젓 떨어진 아기처럼 허전하였다 늙어 엉석 부릴데도 없고 재롱 부릴 데도 없다   인생 절반이 뚝 떨어져 나갔다   내가 지금은 어머니 가실 때의 그 나이 나도 늙었다   동무가 되어 아기처럼 놀 외손녀, 친손녀, 친손주 멀리에 있고 나는 정말 늙었다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칭찬도 받고 꾸지람도 받는 아기 였으리랴만   입이 궁금하다 어머니가 끓여 주던 구수한 시래기 된장국, 앗아 주던 시원한 올챙이 국수가 세월을 궁금하게 보낸다   2021,3,26 서울에서 오월의 잔디밭에 누워         초몽 비단결 고운 오월이 널려있는 잔디 생기 파란 불길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는다 해 빛이 숨결처럼 눈 두덩 따스하게 어리우면 소르르 사지의 맥을 풀고 티끌 없이 나를 내준다 그리곤 녹작지근하게 말한다   -나 죽을래요   고이 들어 가는 영겁의 꿈 꽃 물결 이는 가없는 산야로 천사 같은 우아한 허울이 실 안개를 밟으며 너울너울 춤 추며 다가 온다 조용히 기다리는 무렵 가슴이 두근 두근 …   미구에 살짝 다가오는 나긋한 촉감                                        입술이 간지럽고 향긋해진다 날려 온 꽃잎 하나 입술에 내려 파르르 떨고 있다 아, 이대로 죽어 한 없을 환장할 오월의 입맞춤   2021,5,19 서울에서   -자연이 숨쉬는 서랍 속의 시-        
98    시인과 인력거 할머니 댓글:  조회:559  추천:0  2020-09-30
시인과 인력거 할머니              草 夢  리문호   일륜 풍상이 하얗게 서린 여든을 바라보는 한 늙은 시인이 서울 독산로 길를 걷고 있다 흰 눈썹 아래 축 늘어진 눈까풀 눈을 절반 가리고 세상을 반 쯤 보며 무슨 생각에 잠겨 걷고 있을까   문득 독산로 가파로운 올리막길을 깽깽거리며 말똥 마분지를 주어 인력거에 재어싣고 간신히 끌고 가는 등 굽은 할머니가 보인다 초라한 등에는 얼핏 한강이 스쳐 지나간다 아마 한강의 기적은 저 등허리에서 나왔겠지? 그러나 기적의 밑창에는 아직 고생이 남아 처량한 광경이다   기적을 먹고 사치에 젖은 젊은이들이 웃음을 깔딱거리며 못 본 척 지나가간다 사회는 이렇 듯 랭담해 졌다 늙은 시인이 무의식적으로 다가가서 두 손으로 밀어준다 늙은 사람은 아직 동정심이 희미하게 좀 살아있다 할머니의 무릅관절과 필을 들던 시인의 손목관절 그리고 기름이 소진된 차바퀴의 삐걱거림이 슬픈 시 랑송처럼 들린다   한 참 만에야 펑퍼짐한 목적지에 도달했다 할머니는 인력거를 세우고 할딱거리는 숨을 돌리고 땀을  닦으며 말한다   다 왔어요 고마워요   주름 지친 얼굴에 처녀적 고왔을 살결로 감동의 미소가 살짝 뜬다 시인은 시를 써 누구를 감동시켜 봤는가 그 자리에서 시를 써준다든가 시를 랑송해 드리면 감동은커녕 미친 정신병자를 만났다고 질겁 할 것이다   이거 팔면 돈 얼마나 벌어요 (중국에서 온 평안도 말투다) 요새는 박스 값도 내려 오천원도 받을 가 말 가 해요   아, 고작 오천원 코바람에 날려갈 종이짜박지 한장 랭면 한그릇 뼈다귀해장국 한그릇도 못 사먹는  달랑 오천원 한장 땀은 얼마나 흘렸고 힘은 얼마나 들었고 하루종일 줏느라 시간은 얼마나 들었고 아하, 고작 률곡님 그림 한장   원고비도 못 버는 궁한 시인이 제 속 쓰린 줄 모르고 남의 속 쓰려 동정한다 허구푸다, 허 허   시인은 침묵하며 웃음을 거둔다 시 한수가 인력거를 밀어주는 힘이 된다면 그런 감동이 된다면 얼마나 시인다운 가치 있는 삶이 될까 하고   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시를 쓴다     2020,9,29 서울에서    일인교상여   저 서녘 노을을 불태우러 너는 간다 일 인교 상여를 메고 무언의 비장한 장송곡 부르며 너는 간다 21세기가 도림한 빌딩, 마천루, 아파트의 협곡 화려한 네온등 불빛 속 번화한 욕망의 거리를 너는 간다   칠성판 우에 눕힌 시체(詩體)들- 숨막혀 죽은 것과 기갈에 죽은 미이라와 소뿔 속의 적막에 죽은 것들을 장송하러 너는 간다   머리칼 헤치고 가는 무거운 발걸음 세 걸음 앞걸음 치며 두 걸음 뒤걸음 치며 교보 문고, 동묘의 길거리에 나앉은 사체들을 걷어싣고 간다   상여엔 련꽃도 장식하지 않았다 상여엔 봉황의 날개도 없다 대 낮에도 혼불을 밝혀 들고 진리를 찾으러 너는 간다 소통의 길을 열어 너는 간다   앞에는 겨울의 찬바람 뒤에는 정을 남긴 따스한 봄바람 거리와 골목에 뭇 꽃을 피우기 위해 너는 상여꾼 되여 상여를 메고 간다   너의 그토록 열렬한 사랑을 이 세상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슬픔마저 싣고 눈물에 젖어 너는 간다   보는가, 초라하지만 세기의 비정을 거머쥐고 가는 그림자 그의 발자국에 한결 맑은 서기가 피여나리니 아, 너는 장송가로 송가를 부르며 간다 저녘하늘을 무덤으로 불태워 아침을 맞을 것이다. 아, 시인이여 -   2020,10,5 서울에서   주; 는 한 사람이 메는 상여이다. 실제로 령정을 메고 가는 이 인교 상여와 시체를 메고 가는 다인교가 있지만 일인교상여는 없다. 시인은 언제나 혼자서 시를 씀으로 이를 일인교상여에 비유하였다    후기:   시단은 삭막하고 난삽해졌다, 불통의 시와 극히 개인 고립주의 시들이 난무하고 있다. 소뿔 속의 시는 대중의 숨결에 가 닫지 못해 자체로 숨막혀 죽었다. 시인은 이런 시들을 장송하고 새로운 령역의 시를 개척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서구적인 먹장구름을 타개하고 우리 동양적인, 한국적인 시로 맑은 가을 하늘을 선도해야 되지 않겠는가. 비록 산업화와 기계문명으로 인해 시는 문화령역의 변두리로 물러났지만 그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주변에는 시를 고양하기 위해 투혼하는 시인들이 있다. 그들은 사명감을 지닌 진정한 시인들이다. 시대정신의 구현자이며 투사들이다. 그들은 바로 낡은 것을 장송하고 새것을 탐색하는 상여꾼들이다. 그들에게 경의를 드리는 마음으로 이 시를 쓴다       재활용정거장   간이역에서 급행렬차들은 씽 하니 지나가고 만행렬차가 찍-익 선다   렬차 안에서 아우성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술, 콩기름, 간장, 화장품 병사리들 박스, 신문, 전단지, 종이조각들 비닐, 플라스틱, 콜라, 맥주 깡통들   역장님, 저는 어느 류에 속합니까 재활용가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분리수거해주세요   역장님은 나를 보고 허허 웃으며 종이 수거 비닐봉투를 가르키며 만행렬차 차표 한장 끊어준다 원고들을 질머지고 가라며   아직 얼마나 먼지 모르는 종착역에서 분쇄되여 지장(紙醬)이 될지 모르는 허구픔들, 그리고 값 없는 웃음들   2020,10,6 서울에서      그 어느 봄날   아지랑이 졸고 굴뚝도 조는 날이다 해빛이 지붕을 간지럽게 긁고 버들개지이야기 마당에 노랗게 늘어진 날   싸리바자 넘어 외나무다리로 진달래 오고 토당에 게으르게 누운 고양이털에 고요로움이 포근한 날   멀리 뙤기밭 다랑논에 흰 그림자 얼른거린다 호미소리에 씨 심고 보습에 흙이 뒤집히는 날   개울엔 자장가 흐르고 젖 빨다 잠들었다 일흔이 넘어도 애기가 되고 싶은 고향 쪽빛 하늘에 수리개 유유히 선회한다   2020, 10,8 서울에서 평생 그 이름   아버지는 나무곽을 짜서 모래 담고 짝대기를 들고 때리며 이름 쓰기를 먼저 배우라 하였네 종이도 연필 꽁다리도 없는 시절 나는 짜개 바지에 두쪽 달랑 내놓고 코를 훌쩍 울며 나무 꼬챙이로 나란 기호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였네   아, 부모가 지어준 그 이름이 평생 달고 가야 하는 세 바퀴 인력거 오르막 내리막 험한 산길에 무거운 짐이 될 줄은 생각 못 했네   때론 금물을 도금하려고 불에도 뛰여 들고 때론 불쿠려고 서해(書海)에 침몰하고 때론 간판처럼 줄을 짜매 목에 걸려고도 하고 때론 훈장처럼 앞가슴에 뽐내려고도 하였네   허영(虛榮)의 게딱지들이 따닥따닥 붙은 호구책에 십자가처럼 박힌 이름 여권에 달아야 출입국 검사 통과하는 이름 뗄 수 없는 나의 기호 빈 껍질 어디에 버젓이 끼워 넣지도 못하는 모두 고생이 얼룩진 허욕이였네   이름을 끌고 오느라 군인의 곧은 허리가 꼬부러졌네 이름은 누더기로 람루해 져 너들 너들 처지고 흩날리네 우려 먹을 것도 없는 허욕을 벗어 던지고 이제는 알 속을 찾아 나의 자리로 가야겠네   술 한잔에 떨어 지는 눈물 그것은 이름의 결정 마시고 은거의 창가에서 세상 풍운 바라보는 유적함으로 짜개 바지 시절로 돌아가 봐야겠네     2020,12,12 서울에서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그녀의 시는 함정이다 아름다운 몽환 간절한 구애의 주술 향기로 가린 꿀 같은 감성 그리고 귀청을 녹이는 상큼한 꽃 뱀의 음악 미혹 속에 자아를 잃고 걷다가 퐁당 빠지면 깊은 심연 그녀는 구원의 손길도 내밀지 않고 못 본척 매정하게 지나갈 것이다 함정 속의 애독을 품은 구렁이가 비틀고 감기면 히 히 남자는 얼빠져 웃을 것이다 헤어 나지 못하고 천 년의 환상에 사멸할 것이다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사랑에 용기 없는 자는 애독을 두려워하는 자는 그녀의 시는 아름다운 함정(陷情)이다   2020,12,15 서울에서   후기; 이 시는 역설적인 시다 이런 불후의 명작을 쓰는 조선족 여류 시인이 우리 시대에 나오길 기대해 본다. 지체 불구자 중국의 유명 여류 시인 여수화는 중국 절반을 돌아 다니며 남자들과 잠자겠다고 하여 중국을 부글부글 끓게 하였다 역시 역설적인 시였다   동짓날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다   생각 따라간다 눈꽃 핀 나무아래 초라한 나그네 왁짝 떠드는 매미의 하얀 울음에 시공은 열리고   마음 따라간다 슬픈 울음 즐거운 울음 그 시이 길을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가 빌어 사는 세상 세집 살이의 순간순간은 어차피 가야 하는 고행 길   매미의 염불소리를 듣는다 나무 가지의 풍경소리를 듣는다 순간순간 깨달는 울음 가득한 흰 눈의 광야   살고 있음에 저마다의 길 호호, 입김으로 무량의 목탁에 휘파람 불어 즐겁게 울어본다 나그네의 행운은 가야 할 곳을 알아 가는 여정이다   2020,12,23 서울에서 시인 세기의 풍운이 지나가는 아아한 절벽에 오연히 서서 합장하고 창천을 향해 념원하는 너는 시인   웅위로운 푸른 산발의 정기 거창한 강하의 파도를 담아 시정이 넘치는 흉금에 세상을 안고 무엇을 묵묵히 비원(悲願)하는가   산천의 웅장한 원기를 모아 마음의 문을 열어 세상의 평온과 안녕을 피 타게 기원하는가   시인도 깨달음으로 진부에서 벗어나고 자연도 깨달아야 용서를 포용할 수 있는가 한 수의 시로 뉘우칠 수 없어 천 편 만 편의 시에 먹물을 쏟아야 하는가   암운이 뒤번지는 천하 헐벗고 굶주린 신음소리를 듣는가 시인의 존재는 그들을 위해 울부짓는 것   사색으로 빛나는 눈빛 밝히고 길을 찾는다 진부와 용속에 몰락된 시인이 아니다 사치와 퇴폐에 움직이는 좀비가 아니다 하얀 돛 넋이 풍랑을 헤쳐 나아간다   미친 시인이여, 현애절벽에 서서 래일을 바라보는가 구름 사이에 쏟아지는 햇살 한줄기 희망을 끌어 오고 있는가 2020,12,24 서울에서  남북호의 정회   물 비늘에 이랑이랑 밀리는 은빛은 눈 시울에 고국정 흘러 넘친 빛발이요 바람에 심침(深沈)히 설레는 죽숲은 심중에 꿈틀대는 지사의 의기이다   암담한 년대 여명을 밝힌 샛별아래 무수한 피들을 하늘에 뿌려 태양이 되고 형장의 이슬들이 흘러 모인 백두 대간 강천은 장려해라   포석 길에 발자국 사라지고 숨결만 들릴 뿐 고느적한 정서에 스며있는 영령의 혼 가만히 귀 기울려 들으면 스럭스럭 어둠을 헤치던 거룩한 그림자   2019,5,24 상해에서   주: 절강성 염해현 남북호 풍경구에는 상해 홍교공원 윤봉길 의사 폭발 사건 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백범 김구 주석이  1932년 7월~1933년2월 피신한 피난처가 있다. 이 시는 답사하고 돌아와 쓴 시다     덕수궁 돌담 길                    이 길엔 내가 찾고 싶은 무엇이 있을 것 같습니다 듣고 싶고 보고 싶은 무엇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을 알려 주는 것 같아 돌담을 어루 만지며 머언 오천년을 혼자 조용히 오고 갑니다   무엇이 나를 손짓하며 부르는 것 같아 걷습니다 공연히 그리워지는 무엇이 있을 듯해 걷습니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사귀에 물어 봐도 말이 없습니다 꽃에 얼굴 비비며 무엇을 엿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번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아쉽게 떠납니다 번마다 다시 부르는 것 같아 또 옵니다 이 길엔 무엇이 숨어 나를 그립게 하는 걸까요 아, 떠나서 그립고 와서 더욱 그리운 돌담 길 입니다              2015,5,1 서울에서   자야의 골목길     희미한 가로등, 등불 끈 창문   고요할 수록 쓸쓸함은 그리워 이겠지   꿈이 없어 꿈속으로 가지 못하는   너, 행방 없이 떠도는 유령 같은 시인아,   길가엔 하루 종일 죄 없이 매연을 먹고   서로 기대여 혼곤히 잠든 꽃들    깨우지 말자고 발걸음 가벼이 옴기네   네온 등 불빛 속을 내리는   촉촉한 이슬, 머리카락을 적시는   21세기의 차가운 우수(憂愁),   황금몽에 잠꼬대하는 마천루 사이로   비정의 어둠 속에 동화는 사라지고   순정이여, 너는 또 어느 먼 골목길에서   시인과 함께 버림받고 이 밤을 헤매고 있느냐   목각 같은 도시, 좁은 협곡   불러도 불러도 밤은 깊어 가고... 꽃 사슴         초몽 먼 기억이 뻗어가 멈춘 그림 속에 너는 고향 산 기슭의 냇가에 고요히 서 있다   푸른 하늘을 닮은 조용한 눈 해 볕이 융단 깐 산천을 걷어 담아 일렁이는 냇물이 섬광을 반짝이는 눈   나는 몰랐다. 최후의 운명을 맞는 너의 그 무거운 슬픔이 그토록 도고 한지를 혼자 남은 외움이 서러워 그처럼 고아하게 머리를 쳐들고 있는지를   나는 그 눈에서 나의 동년 시절을 찾는다 철없이 즐거운 동년이 그 눈에 있다 활동 사진처럼 번지는 고향의 기억이 그 눈에 알른거리고 있다 서럽도록 조용히   그리고 그 조용한 눈에 고스란히 숨겨 두었다 내가 걸어온 피나는 발자국들을 그리고 잊음으로 묻어 두었다 내가 격은 파란만장한 고생들을   그래서 나는 꽃 사슴의 눈처럼 조용하다 꽃 사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혼란스럽고 위험으로 가득한 세상 아무 떨림 없이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미 죽었을 그 꽃 사슴의 조용한 눈빛 속에 내가 있다, 슬픔이지 모르는 그 눈빛 속으로 황홀한 저녘 노을이 들어온다 꽃 사슴의 눈은 조용하다 나의 눈도 조용하다   2021,4,20 서울에서             
97    지렁이의 춤 (외6수) 댓글:  조회:354  추천:0  2020-09-15
지렁이의 춤(외6수)                 草 夢 리문호   비 온 뒤 외손녀의 손목 잡고 정원길에 나섰다 물이 질벅한 록지에서 익사하지 않으려던 지렁이가 세멘트 길바닥에 오입되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외손녀가 나무 꼬챙이로 건드린다 지렁이는 댕글댕글 굴며 팔딱인다 좋아라 박수치며 까르락거리는 외손녀가 쫑알쫑알 말하기를 춤을 춘댄다   외손녀야, 네 어이 알리 세상 살아가는 그의 괴로움을 외손녀야, 네  어이 들으리 그의 울음과 절규, 그리고 생욕의 비명을   이제 네가 크거들랑 알게 되리라 세상은 아름다운 것만 아니라고, 고생과 견강과 분투가 무엇인지를 지금 행복한 너로선 모르지만 크면서 알리라고   측은한 마음으로 생명을 사랑해야지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거늘   외손녀와 나는 지렁이를 꼬챙이로 들어 록지에 옮겨주었다 지렁이는 우리가 열어준 제 살길을 찾아갔다 가뭇없이 외손녀는 록지를 한참 바라본다   외손녀야 이제 네가 크거들랑 모든 생명들의 아름다운 노래가 들리리니 –     외손녀의 락서   시를 쓰노라니 장난감 놀던 외손녀가 필을 들고 바르르 곁에 다가와 - 나도 글 쓸래요, 하며 내 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락서를 한다   종알종알 말도하며 까르락 까르락 혼자 웃기도하며 코 잠자리 쌕쌕 원고지에다 락서를 한다   글도 아니고 그림도 아니고 심령속의 무수한 선과 네모배기 동그라미들 한장의 백지 같은 마음의 알지 못할 부호들,   란잡하지만 순수한 내심의 암호들 단순하지만 해석하지 못할 표기들   요것아, 네 맘대로 락서하거라 60년 내 인생에 너 보다 더 귀여운 시를 써보지 못 했으니 네가 바로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명시구나   풍파가 지나간 내 마음의 잡초밭에 너는 금지옥엽에 피는 예쁜 꽃 쏟아지는 희망의 해살, 시를 다 락서해 놓아도 곱기만 하구나   나는 이제 새로이 시를 써야지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     외할아버지의 모자     60년 고난의 풍파가 우는 색 낡고 때 낀 나의 루추한 모자, 지팡이로 굽은 허리 지탱하고 허여 허여 고난의 려정에 쓰고 온 모자,   외손녀가 벗겨 제 머리에 쓰고 온 방을 환하게 재롱 피우며 햇살 같은 웃음을 가득 채운다   -얘야, 어서 어서 벗거라, 꽃대궁 같은 너의 가는 목 내 인생의 무게에 눌리면 어쩔려구 ? 묵은 때라도 묻으면 어쩔려구 ?   내 모자는 세월을 헤쳐 온 고생 많은 한편의 장편서사시 너는 장편서사시에 피어난 가장 아름다운 꽃 내 너를 모자 우에 우르러 받들리니 세상에 너 보다 더 고운 꽃 또 어디 있으랴 !     두 동심   네가 있는 내 안엔 연지 빛 가득한 하늘과 들, 해가 까르르 웃고 솔솔 미풍이 향기롭다   고운 나비 쫓으며 콩콩 뛰여 가는 발걸음 걸음마다 버드나무 아래 새근새근 잠든 내 동심을 밟아깨운다   -          어서 가요, 외할아버지 외손녀가 내 손을 잡아끈다 앞에는 부채 쫙 펼쳐진 해살 무한히 아름답고 찬란한 곳 그곳은 네가 가야 할 곳   -애야, 너를 따라 가다 내가 따라가지 못하면 떨어져 네가 모르는 먼 곳으로 가면 너 혼자라도 기어이 가거라   륙십년을 이은 두 동심 나는 따라 가기가 벌써 숨차구나         달밤의 동화   달을 보면 엄마, 아빠 생각 나서 할아버지에게 안겨 베란다에 달 구경하러 나가자는 두돌배기   -  달이 왜 아직 안 나와 ? -  이제 좀 있으면 나올거야   -  밥 먹고 와아? - 그럼   - 술도 먹고 와아? - 그럼   드디어 술도 먹고 밥도 먹은 달이 서섬서섬, 비츨비츨 온다 엄마 아빠 올 듯이 검불 낀 하늘에서 주춤주춤 온다   - 달은 오는데 엄마는 왜 안 와아 ? 아빠는 왜 안 와아 ? - 이제 좀 있으면 올거야   - 엄마 밥먹고 와아 ? 아빠도 할배처럼 술 먹고 와아? - 그럼   두돌배기 두눈엔 머언 별이 둘, 생각하다 기다리다 혼곤이 잠들었다 할배 어깨에 머리를 파묻고 잠들었다 ...   l    l  (어린 아가를 할아버지 할머니께 맏겨 놓고 외국으로 l  로무간 부부에게)     상해동물원의 동북호랑이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호랑이라 하셨다 호랑이처럼 무섭다고 나에게 말하셨다 나는 호랑이 같은 할아버지가 좋았다, 나를 고와 했으니까 여기 동북호랑이는 그때 할아버지처럼 늙었다 할아버지는 무서운 눈빛에 인자함이 흘렀지만 호랑이는 무서운 눈빛에 슬픔이 흐른다 나는 할아버지의 손자지만 호랑이는 손자 없이 철창에 같혀 외로이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이제는 내가 할아버지 그때 나이가 되였다 호랑이처럼 늙었다 나는 외손녀의 손목잡고 나처럼 늙은 호랑이를 구경한다 호랑이는 나무그늘 아래 옛 고향 생각에 잠겨있다 나는 호랑이 눈에 비낀 산림을 바라보며 호랑이 담배 피울때의 이야기를 외손녀게 들려준다 동자가 나를 구경하다   상해 아빠트구역 나무의자에 앉아있느라니 낯선 동자가 발걸음 멈추고 나를 구경하다   신비했을까, 고슴도치 같은 내 머리칼 이상했을까, 검버즘이 두꺼비같은 내 얼굴   이자 세살 난듯한 고놈이 이 늙은이를 동물원 짐승 구경하듯 새새히 구경하다   야 요놈아, 네 마음과 내 마음은 60년 거리 헤아릴수 없는 풍파가 가로 놓였음에   내를 고슴도치 두꺼비로 봐도 탓하지 않으마, 나야 험난한 길을 걸어와 이 지경이지 구경하고 싶으면 싫토록 구경하거라   깊은 생각에 잠겨 내가 히물히물 웃으니 귀여운 고놈이 핑 웃으며 어디론가 자취 감추네   허 허 요놈아, 너는 내가 걸어온 길을 걷지마 이제 네가 가야 할 60년이 한없이 궁금하구나 ?         후기: 시란 무엇이냐. 많이 고민한다. 시인마다 자기의 정의가 있고 또한 자기의 정의에 의해 시를 쓴다 그러나 시인은 결코 현실을 떠난 초현실, 추상적인 존재가 아니다 지금 한국 시를 비릇해 많이 오도되고 있다. 오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많이는 골치 아픈 극히 고립화 된 염시(厭詩)로 변해가고 있다. 알기 쉽게 편안한 시를 쓰는 것은 나의 목표이다 . 우선 생활에서 내가 감동을 받아야 감화력 있는 시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인은 생활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해야 한다. 랭담으로는, 무심으로는 시를 쓸 수 없다. 비현실적인 허상과 허구 속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좋은 시로 될 수 없다. 짜증 나는 고립된 시일 뿐이다 시집이라고 받아 몇장 뒤져 보고 팽개쳐야 할 시집이 적지 않다 우의 몇수 시를 시가 아니라고 비양거릴 시인이나 평론가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만의 정의로 시를 보고 있을 뿐이다 시의 최종 우렬은 감화가 어느 정도인가에 있다 우의 시는 상해에 있으면서 쓴 시들이다 시집 - 에 발취한 시들이다. 생활에 대한 동경이 나를 시인으로 만든다      
96    산다는 존재의 인상 댓글:  조회:479  추천:0  2020-06-22
산다는 존재의 인상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걸어 왔다는 것 나로 하여 도랑의 길장구 잎에 숨어있던 개구리가 흠칫 놀라 물에 뛰여 들었다는 것 들꽃에 앉아 있던 나비를 꿈인 줄 알고 잡으려다 날려 보냈다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아버지의 회초리에 종다리가 붓고 어머니의 부짓갱이에 나는 파란 연기가 나를 찌르고 선생님의 흑판 막대기가 훈계하여 철이 들었다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시험에 응시하는 것 0점에서 100점까지 그 사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의무병으로 참군하여 충성을 불태워 나라에 바쳐야 한다는 것 목숨도 걸고 싸웠다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보금자리를 꾸리기 위해 고생하는 것 황소처럼 쟁기를 끌고 눈물 없이 피를 흘리며 와야 한다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38원 월급 봉투를 받는 다는 것 8원은 담배 용채로 남겨 놓고 30원은 아내에게 공손히 바쳐야 한다는 것 그러다 장례금을 타면 비자금 만들어 친구와 술 한잔 하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자식들 공부시켜 제 밥벌이 시키는 것 다 날개 돋혀 하늘아래 날아가고 빈 둥지에 고요가 깃들어 있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벼짚을 추려 새끼를 꼬고 가마니를 짠다는 것 시(詩)줄을 다려 가마니에 넣고 당반에 올려 놓는 것 록차 한 잔 놓고 택 수염 만지며 창 밖의 풍운을 바라본다는 것   산다는 존재의 인상은 그저 이런 것 2020,6,21 서울에서 거리를 걸으며   존재와 의식의 거리를 걷는다 그 속엔 망각도 있다 내가 있어 내가 거리를 걷는다 순간 순간의 발걸음은 순간 순간에 뒤로 사라지고 나와 나의 그림자가 있는 순간 순간만은 내가 살고 있는 나다 사람들이 있어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인연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 그 속에 나를 알게 하는 나도 있다 그들의 얼굴에 눈, 코, 입, 귀…. 나의 얼굴에도 그들과 같은 보고 듣고 먹고 말하는 오관이 있을 것이다 신호등 등불을 보고 멈추고 건너는 사람들 속에 나도 멈추고 건넌다 다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저마다 가는 곳은 어딘지 보이지 않는다 살기 위한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서 이 거리로 나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간다 살고 있어 이 거리를 걸을 뿐이다 화단에 꽃이 있어 꽃들이 화사하게 피였다 피고 지는 뜻이 무언지 몰라도 살아 있기에 계절을 느낄 것이다 나도 꽃에서 살아 있는 나를 느낀다 망각과 의식의 거리 나는 지금 이 거리를 걷고 있다 방랑자처럼, 유령처럼 …   2020,7,1 서울에서   가을 길   코스모스의 흔들림은 예쁜 아양인지 싫은 괴로움인지 나는 모른다 분명 바람에 대한 표현   나의 비틀거림은 흥미 진지한 도취인지 서러운 인고인지 나는 모른다 분명 나에 대한 표현   흔들림의 꽃 길에 비틀거림의 그림자가 가고 있다   싸늘한 바람과 따스한 해 빛이 어울린 길   코스모스 연약한 꽃 대궁을 지팡이로 삼아 집고 걸어도 되는가   나 코스모스처럼 흔들리며 걷고 있다 이 마 가을 향기로운 길에 불어라. 상쾌한 바람아 -    2020,6,23 서울에서   우중의 노래   고요한 간밤 비가 내린다. 멀리 뻗어간 시선 속 가로등 희미한 거리로 한 올 가느다란 노래가 가물거리며 내 마음에 애수로 촉촉히 감겨온다   마음을 묻어버리자 빗소리 같은 울적한 나의 그리움도 그 속에   누군지 모르는 우미로울 수록 저토록 애절한 노래 내 어이 그와 함께 이 가슴 저미며 눈물을 흘리고 싶어 질까   슬픈 노래를 듣고 슬픔을 모르는 마음도 마음일까 한서린 여인의 사랑 노래   세상이 몰 정해 진정한 사랑을 품은 사람은 한 곬으로 아픔을 지녀 고독하고 외로운 것   야밤의 거리로 비 맞으며 방황하는 애달픈 노래 속세의 비원 노래로 해탈의 길을 여는 너는 시인   정이 많아 슬픔도 많은가 적적한 거리로 침울한 거리로 탈속하는 마음의 울림아 – 2020,8,9 서울에서 동틀 무렵   강물에 풀어 내린 여명 속으로 고요히 떠 가는 쪽배 한 척 비스듬히 열린 눈 까풀 새로 흘러 보내는 어제 밤의 은백색 잠결   비몽사몽 엷은 아련한 정적 스쳐간 꿈 방울들이 맺혀 하나 둘 떨어지는 비취 깨지는 소리 동그랗게 파문 짓고   봉우리들이 물안개에 잠겨 들어 꽃물이 퍼져 오면 주홍 색 댕기가 마음에 들어 펄럭인다   울며 내 꿈결을 날아 들던 물새는 비상하는 날개로 나만이 품은 속 그림을 허공에 옴겨와 그려 넣고 있다   붓을 들어 시 한 수 갈겨 넣으려니 난삽한 정이라는 것이 너무 무색하다 온순한 장미 빛 소망하나 이 세상에 펼쳐 덮고 싶다   오늘도 세상아. 아침처럼 평안하고 아름다우렴아   2020,8,14 서울에서       추우(秋雨)   추우는 언제 와도 울적하다 침묵처럼 차가운 청정한 기운이 스며 마음속 수림에 시들어 메마른 추억들은 비 물 먹고 부푼다   언젠가 자옥한 비속으로 누구를 석별에 보낸듯한 허전함 비 소리가 자아내는 애상 속으로 누가 올 듯이 기다리게 되는 아련함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계절을 넘으며   여름의 염열(焰熱)속으로 달려가던 무성만을 바라던 곤혹속에 묻어 두었던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이 지금은 서서히 은행나무 길에서 다가오고 있다   운무 속으로 은연중 오는 마음의 그림자 그리움의 허영들 싸늘한 가을 풍경에도 어쩌면 저리도 우아하게 단풍 빛을 띠고 있을까   이제 얼마면 은백색의 광야에 우리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여백을 추억으로 가득 메워 놓고 삶의 집념은 가식 없이 창천의 라목처럼 꿋꿋이 서서   비 방울이 깊은 묵상을 뚫는다 무수히 일어나는 기포 지나간 것과 기억했던 사연들 퐁퐁 터진다. 밀려오는 심사의 풍요로움…. 그리고 겨울로 가는 외로움 …     2020.9.22 서울에서  시든 장미꽃   공원 으슥한 나무 그늘아래 낡은 의자는 정적에 잠겨 있다 누군가가 버리고 간 장미 한 송이 살포시 시들고 있다   흔들리는 나무 잎 사이로 파란하늘을 보며 햇빛 몇 가닥 희미하게 받아 무언의 야릇한 적막을 읽고 있다   누가 누구를 기다리다 그리운 눈빛만 허망하게 남겨 놓고 갔을까 누가 누구를 만나 실망한 등 그림자만 남겨 놓고 갔을까 누가 누구를 만나 장미 빛 밀어를 남겨 놓고 나비처럼 날아 갔을까   무수한 여운을 남겨 놓은 비밀들이 시들어   철든 사랑은 완미를 바라다 헤어지고 철들지 않은 사랑은 열정에 타서 나란히 새 길을 찾아간 화려한 미궁 속의 전설을 읽는다   흘러간 세월은 낡은 의자 우리는 그 의자에 앉아 생각한다 시든 장미꽃의 사연을 두고 …   2020,9,23 서울에서   일지화(一支花)   처절하다 아, 홀로가 저리도 아름답게 처절하다 어디서 날아 왔는지 모른다 언제 날아 왔는지 모르다 무의식 속에 반짝 이방의 홀씨가 떠 올린 한 송이 소담한 꽃   가난이 욕 되여 아니 생욕이 치열하여 아니 뜻이 얼마나 불타 저 불모지에서 생명 예찬의 노래를 무성의 고음으로 부르고 있을까   이 도시의 골탄 길가 시멘트 둔덕 살아갈 틈새도 없는 곳에서 협곡 마천루 아래 자동차들이 붐비는 길가에서 바람에 불어온 미세 먼지를 뿌리로 꽉 그러 안고 2020년 장마의 폭우에도 씻겨 가지 않고 일촌 자리를 이악스레 지켜 외소한 허리로 서글프게 피어 올린 가장 존귀한 꽃   나는 너를 두고 이 도시의 시인이라 부른다 시인만의 순수한 노란 꽃술의 눈빛 붉게 타는 혼 불   화려한 거리 사치와 음탕에 물 젖지 않은 너만이 매연 속에서 간직한 순결한 정열 그리고 보조개 미소에 풍겨내는 시 향   아, 일지화 너에게 함언의 상징과 은유가 있겠는가   무수한 꽃을 보았어도 내 진정 질긴 생명의 너를 처음 알겠노라 속을 확 터친다 절제요 숨김이요 변형이요 하는 속박에서 벗어나 소리 높이 부른다 너를 사랑하노라고   일지화 너는 가장 진실한 이 도시 어느 먼 화단에서 날아온 이방의 시인이냐   2020,9,27 서울에서   후기 ; 한 송이 꽃을 두고 깊은 애정과 열정을 쏟아 부은 적은 처음이다, 그것은 그 꽃의 생존환경이 너무 처절했기 때문이다. 거리를 가다가 유보도 길가 시멘트 둔덕아래 미세먼지에 간신히 뿌리를 내리고 홀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 그 악열한 황경에서 꽃을 피워 올린 강력한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명은 위대하다. 이 꽃을 나는 재한동포문인들을 련상 시켰다. 시는 미의 창조이다. 이런 꽃 같은 내심의 포부와 미가 있으면 향기를 풍기는 것이다. 한국에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기며 매 문인마다 우리의 끈질긴 노력으로 역사에 남길 서사시를 쓰자    그 시절이 그리워지면   그 시절이 그리워지면 백발의 아기가 됩니다 나는 집안이란 고향 산 기슭에서 두 팔 벌리고 호랑나비 꿈을 쫓아 다닙니다   두메 산골은 왜 그렇듯 신비로 가득했던가요 양지바른 초가집 마당의 병아리도 그리워 집니다 나팔꽃 울 바자 너머 푸른 들 청산에 걸려있는 쪽빛 하늘도 그리워 집니다   냇가에서 한가하게 걷는 꽃 사슴 꿩들의 날개 짓, 메아리 치는 뻐꾸기 울음 들판에서 풀 뜯는 황소의 잔등에서 유월의 햇볕이 미끄러져 내리는 태평세월이 그리워 집니다   귀신이 나온다는 무덤들도 무섭지 않았지요 여치 소리는 어느 세상의 음성 이였던가요 비석들은 어느 저승의 표지였던가요 나는 몰랐지요, 싸다니며 즐겁게 뛰놀았을 뿐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를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세상을 호기심으로 돌아 다닐 때가 가장 즐거웠어요   나는 나를 알 때가 가장 힘들어 지기 시작했지요 힘들어 이제는 호기심도 마른 풀잎 되고 흥미도 시들어 물 없는 개울이 됬지요 나를 손잡아 주어요 즐거웠던 그 시절이여   그 시절이 그리워 지면 나는 깡충깡충 뛰어 다니는 아기가 됩니다 산천에 재롱부리며 사랑을 받고파 사랑하고 파   명랑하고 유쾌한 아기가 됩니다   팔 소매로 훌쩍거리는 코를 딱는 몹쓸 아기가 됩니다   2021,1,1 서울에서          ,          
95    명상 잡시12수 댓글:  조회:511  추천:0  2020-05-15
명상 잡시 杂詩 (12수)   초몽 리문호   차례 1 산신당 2, 살랑 바람 3, 그대의 수다스런 6월 4, 요언 5, 커피 한 잔 6, 노르웨이 고등어 7, 굴욕의 꽃 8, 한 방울 눈물 9, 송화강 련가 10, 황진이 11, 전선주 아래의 그림자 12, 애독 산신당(山神堂)           조무래기 시절 나는 산신당의 만두를 훔쳐먹은 죄를 지고 산신이 죄를 묻지 않은 너그러움을 입어 시인이 되였다   지(智)자 동(動)의 강물을 끼고 인(仁)자 정(靜)의 도고함으로 솟은 산 산신은 언제나 요것아 네가 뭘 아느냐 넓은 도량으로 나를 용서해 주었다   그 용서는 나로 하여금 세상을 알게 하였다 버섯 같은 오붓한 마을을 수호해주고 평안한 록향의 정기를 내려주는 산신 인자한 정으로 우리를 감싸 주었다   기둥,대들보, 석가래로 충당되는 나무 신에게도 머루,다래,돌배,산나물의 신에게도 토기,노루,사슴의 신에게도 내어 주거라, 불쌍한 인간에게 내어주어라 항상 타이르던 산신   그가 베푼 후덕함이 패가망신임을 누가 알았으랴 혜택을 모르는 인간의 무지와 욕심에 뜯기고, 벌목 되여 대머리 까진 민둥신이 된 것을 남포를 터치며 오장마저 파가는 것을   산신이 운다, 소리 없이, 구슬피 울어도 인자하다 왜 모르느냐, 우신(雨神)이 발광하면 홍수가 강천에 범람하고 산사태가 마을을 덥친다는 것을 아, 나 산신도 막을 수 없는 일 천고에 한탄할 일   나도 운다, 산신의 만두를 훔쳐먹은 죄로 시인이 되여 나도 운다 죄값으로 나도 산신을 위해 운다 인자하신 산신이여, 인자의 악과도 죄악입니다, 뉘우칠 수 없는 천추의 죄악입니다     2019,4,4  서울에서    살랑 바람   보들보들 살결 같은 살랑 바람 분다 옥지에 햇살을 감아 어루 쓸며 웃음 한 송이 띄워 아지랑이 살랑대 듯 향긋한 꿀 냄 바람이 분다   살랑 바람에 살랑살랑 번지는 갈피 어디 즘 숨어 나를 살랑살랑 흔들까 샘물처럼 해물거리는 빨간 꽃잎 내가 물들어 살랑살랑 바람 인다   잊을 리야, 잊을 리야, 그날의 살랑 바람 살랑 바람에 내가 풀처럼 스러져 꽃 한 송이 피우려 할 무렵엔 살랑 바람은 강 건너 멀리 사라졌다   오늘도 살랑살랑 바람이 분다 만은 비여 비여 매끈하게 불기만 하고 살랑살랑 풀밭 스친다 무시로 파르르 누웠다 일어 났다 한다   2019,5,25 상해에서 그대의 수다스런 6월   사랑스런 여인이여, 나는 그대의 수다스런 6월을 좋아했노라 생기발랄한 미모의 설레임 그대의 넘치는 생명의 찬가를 좋아했노라   그대의 입술에서 용솟음치는 샘물 파란댕기처럼 수다로 기슭 치는 냇물이며 햇살과 함께 밝은 웃음이 엉켜 뒹구는 장미 빛으로 깔깔거리는 수다를 좋아했노라   성숙으로 가기 전의 귀엽고 천진함 봄날의 꿈이 깔려 번지는 산천 맑은 눈빛이 오렌지 빛 동경을 부르는 동화로 가득 찬 무려의 수다를 좋아했노라   끝없는 지평선, 끝없는 하늘 들새들처럼 자유자재로 날수 있는 그대의 다정한 6월 내 무연히 서서 바라보며 아름다운 그대의 6월을 좋아했노라   2019,6,29일 서울에서 요 언 -      우리는 요언의 세계에 살고 있다 -      요언은 무지의 통행증이다   고양이가 쥐에게 강간당했다 강간당했다 !   어디서 폭발한 전대미문의 특대 뉴스인지 모른다   쓰나미 처럼 덥쳐오며 쫙 - 세계의 살덩이들이 부들부들 떨며 경악한다   위첸, 카카오가 떠들썩하다 신문, 방송의 주요 뉴스다     쥐를 감옥에 처 넣어야 한다는 둥 위자료를 지불 해야 한다는 둥 개도 성범죄 상습 범이니 잡아 넣어야 한다는 둥 배후에 누가 있다는 둥   쓰레기장에서 만찬하며 둘이서 포도 술 마시고 취해 부르스 춤을 추며 치근덕 거리는 거 봤다는 둥 어느 외진 골목에서 둘이서 데이트 하는 거 봤다는 둥 강간은 아니고 화간이라는 둥 그럴 줄 알았다는 둥 그럴 수 없다는 둥   희비가 엇갈리는 공론 진상 규명해야 한다고 동물 세상이 시글벅쩍 해졌다     세상이 참 요란해졌다   지금은 검찰이 법원에 기소한 상태라는 둥 동물 법원엔 증거인,변호사,생물학자 지금 법원에서 대기 중이라는 둥 둥 둥 둥 ………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고 어수선하다,   2019, 3,22 심양 화원신촌에서     커피 한잔   커피잔은 운무가 피여 오르는 무대다   하얀 박사 하늘하늘 단아하게 날려 오른다   시간이 한가롭게 원무를 춤추는 달무리   은은한 첼로의 선률이 감겨 뱅글거린다   생각의 배경엔 아늑한 풍경   시간의 안인가 시간의 뱎인가   구름 한 송이에 언진 심사 미풍이 밀어 천천히 날아 간다   시정이 풀어져 물든 그리움인가   그윽히 풍겨오는 향기 …. ….   2019,6,1 상해에서   노르웨이 고등어                        서반구의 해양을 건너 온 고등어의 몸값은 세배이다   북빙양의 허물어지는 빙산을 눈에 담아왔다   수심 속 주술 같은 잠언을 입안에 물고 왔다   표류하는 플라스틱 인형의 울음 같은 흑백 문신을 새기고   꽉 다문 입에 토해 내지 못한 예언을 삼키고 죽어 예까지 왔다   부릅 뜨고 감지 못한 눈 이방인에게 무엇을 보이고 싶었을까   백 년 후에야 알일 지금은 모르는 값이 세배이다   2019,7,15 서울에서       굴욕의 꽃   길가의 비좁은 화단에 제비 꽃이 울먹이며 웃고 있다 울면 사멸되야하는 세상에서   웃자, 병들어 앓아도 웃자 슬픔이 있어도 웃자 웃는 것이 세상사는 도리지만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면 웃자   길 가는 행객들에게 애교와 웃음을 건넨다, 서글픔 감추고 요염한 색깔과 향기로 보조개 웃음을 보낸다, 아픔을 참고   매연에 지칠 대로 지쳤다 소음에 귀 먹이가 되였다 웃지 않으면 살 권리 없는 운명이다   연금해 놓고 환경 미화원이 호미를 들고 감시한다 웃지 못하면 팍, 파버린다   욕된 도시 굴욕의 꽃 비굴만이 살수 있는 꽃    2019, 1, 29 서울에서   한 방울 눈물   끝 모를 깊이에서 눈 샘에 끌어 올린 한 방울 눈물을 어디선가 보았네 열반으로 가는 몸부림의 광음이 반짝거리네   그 마음 정념의 하늘에 어디를 떠돌던 구름의 정액(瀞液)인가 그 마음 고독의 암반에 어느 틈을 새여 나온 별빛인가   몸의 구석구석 애락의 굽이를 에돌며 모든 정한의 색갈이 려과되여 투명한 달만큼 무거운 한 방울 눈물 세상에 보내는 애절한 순정   눈을 감는 찰나 소금자국만 남기고 안개로 구름으로 미망 속을 가다가 줄기를 타고 올라 련꽃으로 몽알져 향기를 터치네   2019,1,29, 서울에서   송화강 련가          송화강가의 기름진 숲에 앉아 낚시를 하노라면 그대는 오실 건가요 우아한 단정학이 잔물결 가르며 오듯이 몹시도 그리워했노라고 그대는 오실 건가요   들국화 노란 빛깔로 물든 기슭 내 환상의 사념을 예쁘게 날다가 졸음의 색동 찌에 가만히 내려 앉으며 꿈을 흔들어주는 물 잠자리로 오실 건가요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의 어느 여울목 회유하는 금붕어로 지느러미를 곱게 저어 와서 사랑 시 한 줄이 미끼라 생각될 때 덥석 물어 어망에 가두어 두고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건가요   황혼의 노을이 펼쳐놓은 비단결을 밟으며 연분홍 드레스 끌며 사뿐히 다가와서 내 옆에 조용히 앉아 말없이 수줍은 미소로 달콤한 향기를 뿌려줄 수 있는가요   아, 송화강이여, 내가리다 초모 쓰고 긴 낚시 대 메고 가리다 나의 녀신이 기다려 있는 그 곳 꿈결에도 나를 부르면 내 가리다   2019,2,20 서울에서     황진이          여자라면 그만한 미모는 있어랴만 그 미모에 시정이 흘러 절세러뇨   음풍영월에 홍안은 시구만 남아 애간장 태우노니   선비들의 마음 잡아 이 제는 진토되고 오늘은 후세의 한 시인이 잡혀드노라   시정이 있는 곳은 황천이면 어떠리 꿈속으로 간다는게 천추의 무덤으로 가서 만나고 오노라   금세에도 황진이가 있을 거지만 짝사랑이 괴로워 황진이의 마음을 두드려 보는 일 옆 심경이여라   2019, 4, 13, 서울에서          전선주아래의 그림자   서울 시흥동 황혼의 어슬녘 전선주 아래 재활용 쓰레기 뒤지는 그림자는 쪽방집의 대학생, 그리고 할머니   나는 산책하다 멀리서 바라본다 가로등 등불처럼 너를 본다 아파트 새의 하늘처럼 너를 본다 대학생을 전선주보다 높이 우르러 본다   누구를 원망하지 않는 순박한 그림자 가난을 부끄럼으로 여기지 않는 당당한 그림자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는 솔직한 그림자 공부만이 자존이라고 생각하는 철든 그림자   너는 빈곤하지만 영광을 지닌 그림자 너는 불운을 해탈하는 영명한 그림자 너는 앞길이 창창한 출세의 그림자 너는 손수 고난을 이겨가는 투사 같은 그림자   내 홍대, 신촌에서 보았다 부모의 피땀을 향수하는 사치의 그림자들을 너는 그 그림자 속에 섞이지 않는 가장 거룩한 그림자   얘야, 너는 지금 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 너는 이 나라의 기둥, 아니면 대들보로 자라고 있는 것이지   내 가만히 너를 피해 지나간다 부끄러워하지마 너는 지금 마음에 큰일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2019,3,23 서울에서   애독(愛毒)      아, 양귀비보다 더 아름다운 꽃 요염하게 똬리 틀고 있는 화사(花蛇) 꽃 대궁 우에 노을로 몸을 숨긴 천하절색의 용모를 꿈틀거리는 춤사위   꽃잎 같은 비늘에 반사하는 황홀한 유혹 흑진주 같은 눈알에 발사하는 추파 혼을 잃고 바라 볼 때 불꽃 같은 혀로 날름거리는 정염(情㷔)   물어다오, 나를 물어다오 애독이 온 몸에 퍼져 나른히 녹아날 때 나는 무엇이 오렌지 빛 환열인지 알리니 나는 무엇이 이 세상에 온 행복인지 알리니   사랑이란 가장 아름다운 희생이라는 것을 사랑이란 십자가 보다 무거운 것이라는 것을 화사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아, 양귀비보다 더 아름다운 꽃 향기로 가득 찬 사랑의 몽하(夢霞) 불순한자에겐 징거러운 구렁이로 되고 순진한자에겐 온화한 애염(愛㷔)을 주는 미인   사랑에 죽어도 좋으리니, 물어다오 애독에 중독되여 광분하며 나가 웨치려니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 세상을 향해 웨치려니, 아, 물어다오 물어다오 –   2019,3,11, 서울에서     주홍 색 냇가에 앉아서   냇물은 어정거리며 다정다정 골골 흐르면서 기다려 주지 않고 간질간질 얄밉게 흐르네 누굴 향해 웃는지 눈부신 입술에 애교도 반짝거리고 정다운 노래로 찰랑찰랑 마음을 흔들어 놓고 언젠가 떠난 청순한 그림자처럼 가기만 하네   석양에 물새의 울음 주홍 색으로 물들어 물결에 실실 흐느적 내 안에 꼴똑 감겨 드네 미혹스런 나리꽃은 그 때처럼 아직 피여 있고 칭칭 수양버들은 사념을 빚질해 물위에 띄워 보내네   심변(心边)에 듬성듬성 드러낸 조약돌엔 그리움의 이끼가 미끄럽게 끼여 살래이고 돌 섭을 젖는 지느러미 비늘 반짝이는 섬광 무시로 입에 호물거리는 잊지 못할 이름   물속에 숨어 기포를 퐁퐁 쏘아 올리네   너울너울 기다림에 남은 건 주홍색뿐이네 아련아련 잊지 못할 기억도 주홍색뿐이네 록음속으로 흘러간 세상에 남은 것도 주홍색 뿐이네                           세상은 주홍색 잔운(殘云)이 아름답네, 아름답네     2020,6,21 서울에서
94    오월의 설레임(외8수) 댓글:  조회:630  추천:0  2020-05-04
오월의 설레임(외8수)   떠오르는 아침 태양을 향해 설레였다 세상을 보는 가슴도 아득히 설레였다 그때는 청춘 간이역에서 내려 가는 시골길에서도 설레였다   짚푸라기에 갈치 네댓마리 사서 묶어 들고 병사리에 소주 한 근 받아 쑥당대로 틀어 막고 군용가방 메고 가던 그때도 오월 물도랑에 서있는 왁새를 보아도 설레였다   비온 뒤 질작한 흙탕길에 군화를 벗어 들고 바지 가랭이를 무릅위에 올려 걷고 맨발로 비츨거리며 가던 황토길 써래친 거울 같은 논을 바라보던 마음도 설레였다   저 멀리 낮은 구름아래 펼쳐진 푸른 주단 모 꼽는 노래 랑랑하게 들려오는 전야 무리무리 그림자들 속에 나를 알아보고 논두렁을 휘청거리며 달려오던 미혼녀    하얀 꽃 수건아래 핼쭉 웃는 눈 수줍어 훔쳐보던 눈길에 매료되어 감춘 내 마음의 설레임도 오월 오월은 이런 설레임으로 가득 했었다   무수한 오월이 오고 가고 나는 오월로 간다 오늘도 수염 날리며 딛갱이를 딛고 오월로 간다 혼자의 설레임 안고 시(詩)의 흙탕길을 맨발로 간다   2020,5,2 서울에서     시냇가에서   푸른 산천에서 메아리쳐 오는 귀 바퀴에 졸졸 맴도는 시냇물소리 누나의 청옥색 목건이 바람에 풀어 휘날리듯 팔락이며 흐르는 고향의 시냇물아   삐쫑, 추억의 빗장을 열어 주고 물 차고 나는 종다리 울음도 함께 들린다 칭칭 늘어진 수양버들이 수면에 드리워 청정한 선률의 오선보를 쓰는 노래도 들린다   정다워라, 우리 조무래기들이 모여 까르락 거리며 웃는 소리 같기도 하고 동네 누나 어머니들의 빨래 망치 소리 흉질,욕질,롱질에 터지는 웃음보 같기도 하다   초 저녘 할아버지 곰방대 반짝 반짝 전설을 도란도란 들려주는 설화 같기도 하고 모닥불 가에 둘러 앉은 허연 수염들에 미끄려 내리는 고향의 옛말 같기도 하다   석양을 오르는 버들치 날치의 물장구 소리 돌 바위 곁을 헤엄치는 모래무치의 노래 생력이 굽이치는 동년의 냇물이였지 몸 속의 피줄처럼 흐르는 생명의 노래였지   아직도 정 빛의 섬광을 뿌려주누나 척박해지는 심전을 풍요롭게 적셔주누나 박토일경 내 마음의 한 복판에는 언제나 청정한 옥수가 무덤가를 흐르고 있다   2020,4,18 서울에서      계수물소리   정겨워 사랑 이야기 보다 더 정겨워 계수 가에 앉아 귀를 솔곳이 세우군 하지 도란도란 부서지고 모아져 어울리는 소리 감미로운 여운을 돌돌 굴려 가는 소리   어쩌면 이리도 티 없이 청아할까 현금도 아니고 목청도 아니고 청 옥 같은 보드라운 살결이 내는 소리 진정이 찰찰 도는 침상의 명랑한 몸짓   님의 수다는 거짓도 숨겼으련만 너만은 맑고 투명한 마음을 일러주는 소리 한 모금 떠 마시면 푸른 산천처럼 시원한 산수화가 심중에 골골 흘러 가는 소리   소리만 들어도 나는 너를 아네 해물거리는 입술에 반짝이는 웃음소리 수정 같은 네 마음이 청주로 우러나는 소리 이대로 네 소리에 취해 죽고 싶네   내 마음도 네 마음에 어울려 흐르네 아, 왜 이리도 마음에 고스란이 슴배여 들까 추억 속의 고향 석양이 뉘엿거리는 계수 가에서 …   2020, 4, 17 서울에서                                        가을 나비의 명상   날개는 가벼워 졌어도 날기는 힘들어졌네   기진한 나비 한 마리 시든 들국화에 앉아 옛 꿈을 허비네   날아 온 길은 멀고 날아갈 길은 코앞이네   더 날려도 앞길은 적막한 찬바람 돌아 갈려도 세월은 떠나 버렸네   무수한 꽃 빛을 날던 화려한 시절 촉수에 미소만 가늘게 흐르네   세월에 찟긴 두 날개 살포시 접고 행복했던 나날의 명상을 떠 올리네   마지막 가을빛도 고와 날개에 옛 기억의 빛이 흐르네   2020,3,19 서울에서   수련화   나의 꿈은 요렇게 곱지요 푸른 물 비집고 나와 쏙 – 세상 부끄러워 바라볼 때 연분홍 웃음이 잔물결로 알랑아랑 퍼지며   나의 바이올린 소리도 곱지요 선률을 타고 날으는 가늘한 실잠자리 알락이는 춘 날개 하늘하늘 나의 애념도 실려 날고 있지요   나를 사랑해 주어요, 말은 못하고 농염한 열정을 풍기며 님이 지나가면 노란 꽃술의 분가루를 코끝에 날려주고 싶지요   무심히 지나가지 마세요 오래오래 눈여겨 봐 주세요 사랑스러운가를 맘에 드시면 가만히 눈 감고 기다릴터이니 그대의 화지(花池)에 떠다 옴겨 주세요   2020,1,18 화원신촌에서       편지   바다 가에서 시 한 수 써 유리병에 넣고 썰물에 띄워 보낸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먼 나라 어느 녀인이 건져 보면 그대여 이 시인을 기억해 다오 나는 주소 없는 미지의 세상에서 이름도 없이 그대에게 가장 아름다운 축복을 드리노라고   살아 있는 동안 누구와도 만나지 못한다면 망망한 바다를 하염없이 떠돌다 허망하게 떠돌다 백 년이고 천 년이고 만년이고 지나 어느 소녀가 건져준다면 그것은 세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인연 오, 나는 그 때 한줄기 안개로 살아나와 그대에게 신의 축복을 드리오리다   2019,11,5 서울에서   고요한 명상   잠잠한 고요 속으로 차 잔의 향기가 젖어 흐르면 고요는 더 고요한 공간을 당겨오고 멀리 슴배여 오는 첼로의 선률이 간간이 고요를 건드리면 고요는 은근한 색 갈로 포근히 물들어 퍼진다   대 숲의 궁글은 참대 마디에서 새여 나오는 부드러운 고요가 차 향의 고요와 서로 안고 스미면 수묵 산수화가 떠서 수풀 사이를 안개처럼 흐른다   고요 속에 가만히 몽롱한 물안개를 밀어가면 나는 보이지 않는 무색의 허영으로 날아 다닌다 미풍처럼 흔적도 없이 감겨 끌려 오는 시어와 시행들이 잔 파문으로 반짝인다   나는 지금 빛을 줍고 있다   2019,5,28, 상해에서   달빛 속으로   달빛 속으로 실안개 흐르는 심사 애달애달 떠서 천천히 가기만 하네   벌방을 지나 수림속 나무들을 에돌아 실개천 물소리에 스며 가기만 하네   흰 박사 치마의 우아한 님이여 달빛 교교한 자태 따라 가기만 하네   누리가 달무리에 은은히 잠겨 들면 그대는 바다의 피안 어느 그리운 곳에서 오셨는가   내 마음의 해안선을 스쳐가는 모습 달려가도 달려 가도 만날 수 없어라   그대 몸의 계화꽃 향수는 달빛에 스며 이 밤은 어이 이리도 아늑하게 아름다운가   달빛 물결로 가득하게 넘실거리는 마음아 헛 꿈이 아니기를 느긋이 바라 기다리고 있네   2019, 11,11 서울에서   창작후기: 이 시는 유미주의 시로 자연의 미적 감수를 위해 님을 등장시켜 달밤에 내재한 아름다운 정서를 묘사하였다     등잔불 심지 한 시인에게   심혈 고인 접시에 심지(心志)가 탄다 어둠 속에 켜 올린 지성의 불빛   불꽃아래 마음이 끓어 기포가 터지는 소리 희비(喜悲)가 부둥켜 안고 두근거리는 심현(心弦)   한 생의 지혜로 짜낸 연료 아름다운 불꽃이 몸부림치는 춤   지나온 시간들이 어리여 타고 옛 풍경들이 불길에 날아 오른다   시인은 필을 들고 심지를 돋군다 응시하는 눈동자에 이글거리는 혜광   아, 고독의 블랙홀에 심지를 켜들고 광명을 비춰가는 그대 시인이여   2019,11,13 서울에서 장미를 노래하다   아름다워 아 혼을 뺄 듯 아름다워 누구에게나 사랑을 줄 것처럼 아름다운 장미여 왜 피 빛 빨간 가시를 서슬 차게 세우고 이 야박한 세상을 향해 사랑을 기다립니까   담 약한 자는 감히 엄접 못하는 고아 함부로 다가 갈수 없는 경멸의 눈빛입니까 서뿔리 맹동 했다가 가시에 쏘이면 독기에 고름을 쏟고 죽는 용자를 기다립니까   많은 흉물이 침을 꿀꺽 삼키고 지나 갔는지 모릅니다 많은 징그러운 뱀이 기어 오르려 했는지 모릅니다 애모와 주검 사이, 그대 앞에 부귀로 어정거리다 실망으로 쓰러졌는지 모릅니다   악성 류언 비어의 요사한 바람이 불어도 웃음을 날려 보내는 우아한 지존입니다 가시를 잎사귀에 감추고 혹시 누구인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독이 눈물 나게 아름다운 지고의 아름다움을 품은 꽃이여 사랑스런 소녀야, 너는 꺾지 말아 저 꽃은 너의 성결한 꽃으로 되리니   2020,5,13 서울에서 풀로 살리라네   아, 나 풀로 살리라네   호방한 젊은 시절 창천을 바라 우람찬 송백으로 살려 했지만 이제는 로쇠하여 비바람 안고 살기엔 너무 힘겨워 가지는 꺾이고 침엽은 산산이 흩어져 내렸네                                                   이제 송백을 통채로 뽑아 버린 그 자리에 은신의 터전을 고루고 풀로 살기로 하였네 폭풍은 다시 잔혹한 상처를 주지 않고 폭풍을 즐겨 희열하는 춤 무대로 되였네 뙤약볕 쪼이는 가뭄도 다시 갈망의 피를 마르게 하지 않는 나만이 받는 세례였네   가는 모가지에 모란꽃 명예는 너무 벅차 요염한 나리꽃 유혹은 너무 사치스러워 좁쌀 꽃 한 송이 피워도 세상을 가진 것처럼 행복하게 살려네 한 방울 아침 이슬도 무거워 머리 숙이고 흐뭇한 명상의 길을 더듬어 가며 내가 사는 것이 다른 풀에게 그늘이 되지 않기를 주어진 햇살 한줌 품고 살려네   지금은 가을, 풀피리 소리 시들어가고 꿀벌도 찾아 오지 않아 외롭지만, 밤마다 찌르레기 애처로운 울음소리만 찾아 들지만 나는 상념하지 않네 빙그레 웃고 있네 열망에 찬 뿌리는 미지의 딴 세상에서 뻗어 온 것 해마다 세상이 바뀌고 나는 해마다 재생의 기쁨으로 물결치네   명년 봄 다시 환생하여도 아, 나는 풀로 살리라네   2020,5,11 서울에서     저 길은 외 저리도 아늑한가   세상의 천만 갈래 길을 오고 가도 마지막엔 한길로 뻗어간 저 길 길이란 오고 갈수 있는 길이련만 저 길은 가서 못 오는 길 -   그 길목엔 망향대(望郷臺) 정자 하나 내가 앉아 맹파탕( 孟婆湯)놓고 곁눈으로 훔쳐 보는 길 피어 오르는 김이 살포록히 은은하게 깔려 가는 길   저 길은 외 저리 아늑한가 대낮 없는 희미하게 노란 달빛의 구름 길 어슬렁 거리며 떠나가는 고혼의 그림자들이 보이는 길   먼 별들이 마중 나와 있는 길 억겁의 세월이 감감히 놓여 있는 다시 못 오는 길을 묵묵히 가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는 길   가는 그림자들 홀가분히 간다 짐이 되는 무거운 배낭 벗어 버린 인연, 정, 괴로움, 애증 다 버리고 잊어 달라고 묵묵히 가는 열반의 길   사는 것이 고달파야 의미가 있었노라고 욕심에 상심도 많았노라고 생긴 대로 살지 않으려고 괴로움도 많았노라고 사랑이란 행복이 아니고 고역 이였노라고 존재란 치렬한 경쟁 이였노라고 다 털어 버리고 가벼이 가는 길   나도 저 길을 바라보며 맹파탕을 마신다 인정이란 왜 이리 잊기가 힘들까 삼생석( 三生石)이야 있겠냐 만은 태연히 곁눈질해 바라보며 아직 버릴 것이 많다고 해야 할까 아직은 저길 가기가 싫어 게으르게 꾸물거리고 있는 것일까 하 ,하, 호, 호, 웃자 너털 웃음 웃자 이 세상도 좋고 저 세상도 좋느라고   저 길은 외 저리도 아늑한가   2020,5,10 서울에서   주; 불교적 민간 전설에 황천으로 가는 길에는 환생을 의미하는 삼생석, 망천하(忘川河),나하교(奈河橋)와 나하교를 건너면 망향대( 望郷臺)가 있으며 맹파 할멈이 망천하의 물로 끓인 맹파탕(孟婆湯)을 마셔야 금세와 속세의 모든 정한을 잊고 황천으로 갈수 있다 한다 이 시는 삶과 죽음을 자연화한 시로 죽음에 대한 화자의 태연한 태도를 피력하였다, 죽음 역시 사랑과 마찬가지로 시인들이 즐겨 다루는 시의 내용이다            
93    (담시) 묵은 기억 댓글:  조회:692  추천:0  2020-04-16
(담시) 묵은 기억   한가한 날 나는 내 심령 속으로 깊이 들어가 구석 구석 어릴 적 기억들을 뒤진다 그러다 아주 끔찍한 기억을 하나 꺼내 퍼렇게 돋은 곰팡이를 툭툭 털고 주물럭거리다가 결심한다 버려야겠다 한 불쌍한 녀인이 나는 슬퍼 망각을 위해 이 시를 쓴다   못 볼거 많이도 보았다   술좌석에서 으르렁대며 접시 날리는 놈 깔근 깔근 깔다구 같이 시비 거는 놈 울고 불고 신세 타령하는 놈 허파에 바람 들어 히히 닥닥 거리는 놈 제자랑 장광설 시큰하게 풍기는 놈 술좌석에 올라가 광증나 비츨 거리며 춤추는 놈 흥에 겨워 코 하모니까 부는 놈 자정에 술 마시고 집에 와 거나하게 취해서 바람벽에 기대고 자는 마누라 깨워 춤추라고 윽박지르며 노래하는 놈 히 히  허 허 이거 참, 기가 차   그런데 술 마시고 집에 와 마누라 줴 패는 놈, 놈이라 하기엔 좀 거북하다 개굴창의 퀘퀘한 전설 같아서 내 소꿉 친구 말똥이 아버지였으니   말똥이 아버지는 평소 참 인자하고 인정사정 있는 분이시다 내가 말똥이와 놀게 되면 개 눈깔 사탕도 엿 가락도 쌀로 바꾸어 주고 짜개 바지 달랑 나온 것을 까서 술안주 하겠다고 칼 꺼내는 능글능글 시늉도 하고 수염이 더부룩해 겨울엔 고드름 달고 다니다가 따서 우리에게 얼음 사탕이라고 먹으라 롱을 하기도 하고….   그런데 술을 보면 쪽을 못 춘다 소포집 지나다가 발이 안 떨어져 들어가 외상 술 둬 냥 쪽 따고 소금 한 알 달래서 입에 넣어 쩝쩝 빨며 나온다 그런데 술만 잔뜩 취하면 말똥이 아버지는 말똥이 어머니를 팬다 패는 장면은 너무나 처참하다   내가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 보았대니깐 원인을 모르게 말똥이 아버지가 말똥이 어머니 끄데기를 잡고 온 삿자리에 끌고 굴리며 발로 짓 밟고 차며 면상을 후려 쳤대니깐 말똥이 엄마가 엉엉 울었지만 인정사정 없이 때렸다니깐 말동이가 말리려 달려 들다가 주머구에 얼굴 맞고 넘어져 코가 깨져 코피가 줄줄 났대니깐 나는 질겁해 도망쳐 나왔대니깐   말똥이 엄마는 언제나 얼굴에 퍼런 멍이 들어 머리칼 한 광주리가 되여 얼굴을 못 들고 다녔대니깐 그러나 말똥이 아버지는 술이 깨면 언제 그랬느냐 듯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걸 보았대니깐   아, 술 술 술 도깨비 술   내 이 기억을 심기가 불편해 영원히 망각하고 싶다   그런데 지금도 텔레비에서 가끔 가정 폭력 기사를 본다   에이 – 참, !   2020,4,14 서울에서    옥 피리   지평선 넘어 고향에서 새여 나오는 청아한 하늘빛 옥 피리 가락 가슴을 간간히 메아리쳐 주는   고요한 떨림 소리   두메의 푸른 산 정기 아지랑이에 가물거려 오고 시내의 은 구슬 소리 귀청 맑게 들려오네   쪽빛 광막한 허공에 가늘고 길게 어리여 향수를 감겨 주는 절절한 음향 …   동년의 꿈에 붙은 호랑나비도 날아 오고 물새들의 울음소리 초록색 동화를 그려주네   외 나무 다리 걸어 산야를 나오는 행객의 그림자 다시 가지 못한 이 길의 애절한 향수   가슴 절인 눈물이 안개에 떠가는 옥 피리소리   흐른 세월도 피리소리로 남았네 고향 무정도 피리소리로 남았네 살아온 굽이굽이도 피리소리로 남았네 가장 소중한 심중의 가락 옥 피리소리   피리소리를 가만히 짜면 쓰고 달콤한 물이 뚝뚝 석양을 먹어 령롱거리네   평생을 살아 남은 건 청 옥 빛 궁글은 소리 아, 옥 피리소리 옥 피리소리   2018,12,21 서울에서 한 그루 나무의 독백   나는 보잘것없는 한 그루 나무요 내가 사는 것이 나만 사는 것 아니라 다른 이웃에게 불편이 되지 않기를 다독이며 조심스레 살아가오   나의 그늘에 치여 살고 있는 나약한 풀들을 보아도 불안하지만 다행이요, 바람깃에 새물거리는 웃음도 귀엽지만 풀꽃 피워 향기를 뿜을 땐 나도 기쁘오   허기영 지나가는 할망구가 내 그늘에 들어 부채질할 땐 서늘한 푸른 바람 내리고 싶소 목동이 소 고삐를 내 허리에 맬 땐 괴롭지만 네가 살아 있어 그런게 아니겠소   아가씨가 끌고 가는 곱살한 강아지가 뒷다리 하나 들고 오줌을 갈겨 놓을 땐 악취가 진동해 기절 할 것 같지만 내가 표적이 되는 것도 가치가 아니겠소   해가 적도로 넘어 갈 땐 햇살도 귀하오 나는 나의 그늘을 털어 놓소 이웃에게 따스한 햇살을 더 많이 주고 싶어서요 피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요   내 이름은 나무요 나는 그저 나무로 살아가오   2020,6,1 서울에서   후기; 이 시는 상관물 나무의 독백으로 쓴 나의 자화상이다 내가 사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나 불편이 되지 않기를, 내가 사는 것이 남에게 유익하기를 념원하는 는 시다, 은둔하며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      나 곱게 늙으려고   나도 웃기는 놈이지? 나 곱게 늙으려고 꽃가게서 장미꽃 한 송이 샀다   서울 거리에 받혀 들고 걸으니 저 넝감 보래, 체내 애들이 킥킥 입을 가리고 째그러진 눈으로 웃는다 로망들어 바람기 냤느냔 듯 허, 허 모르는 소리   집에 와서 꽃병에 꼽고 자나 깨나 요리 조리 유심히 바라본다 하기야 누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내가 장미꽃을 닮아 곱게 늙으려고   아무리 닮으려고 애써도 닮지를 못하겠다 섧도록 실망하고 몇 일을 무심히 내버려 뒀다   어느 날 엉겁결에 바라보니 고 꽃이 되려 날 닮아 간다 샘초롬히 해사하게 시들며 제가 먼저 늙고 있다, 에이 참   늙은 장미가 일러 주는 말 -꽃은 필 때 열렬하게 피고 질 때는 고아하게 지지요   아, 그래야지 눈물 꿰인 가시는 운명처럼 감추고 아름다운 추억만 떠 올리며 나도 너처럼 곱게 늙어야지   늙는 법 깨달기가 왜 이리 힘들었더냐 장미야 –   2020,6,1 서울에서   은거의 창가에서   창 밖의 세상을 내다 봅니다 락타처럼 모가지 길게 올려 들고 점점 낯설어가는 세상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락타처럼 그리움에 타는 갈망으로 다니던 아름답고 험난한 풍경들은 엷은 실안개에 실려와 번져집니다   떠 돌아다녀도 알지 못한 세상 청청 하늘 뒤에 감춘 우주처럼 신비로 호기심만 더해 몹시 그리워 집니다   누구와의 정든 이야기도 샘물처럼 들려오고 포도알 같은 눈빛도 봄빛처럼 산야에 간질거리고 내가 타던 렬차도 실 뱀같이 산야를 에돌아 갑니다   아직도 소원 못 푼 한이 나를 부르고 가보지 못한 절경이 고요히 날 기다리고 활등같은 해양선의 돛배가 원항을 기다립니다   그 많은 기다림과 부름을 나는 더는 응할 수 없어 그리움을 안고 은신해 있습니다   나는 세상과 대화하고 싶어 편지를 씁니다 시정이 넘치는 편지를 씁니다 나는 세상을 사랑한다고 편지를 씁니다   마침 산비둘기 한 마리 창문턱에 내립니다 얘, 비둘기야, 내 편지 가볍지는 않겠지만 전해 주렴아, 세상으로   나는 비둘기 깃털에 이 시를 달아줍니다 날아라, 세상이 날 버리지 않아 나는 세상을 사랑한다고, 영원히 평화로운 세상이 되라고   2020,6,2 서울에서 아미월(娥眉月)(외1수)         (중국 심양) 리문호   서녘에 곱게 걸린 아미월 어느 날 밤 면사포 살짝 들고 수줍어 훔쳐보던 님의 갈름한 눈   내 마음 창공을 차고 올라 날아 예던 황홀한 꿈나라 끝 없는 고달픈 여행에 정다운 길 열어 아양이 넘치는 아미월       소 라     소라의 연한 속살을 꼬치로 빼여 먹고 입을 다시다가 바다가 그리워 진다 소라의 껍질에 귀를 대니 바다의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린다   은근한 낭송인가, 노래인가, 정겨운 듣을 수록 심령의 급행 열차는 바다로 달린다 미역내 묻어 나는 저녘 노을이 주홍색 비단처럼 하늘에서 풀어져 내려 거울같이 잔잔히 깔린 바다 –   해탄에 머리칼 흐트러진 그림자 언젠가 두고 온 나의 허울 홀로 무엇을 찾아 아직 묵묵히 무한에 잠겨 걷는 …   나는 바다 깊이 숨긴 비밀이 있었다 바다의 끝 없는 수평선으로 달려가는 열망이 있었다 지금은 외로운 도시의 섬에서 창을 열고 광활한 해양의 정을 그리고 있을 뿐   밤에는 소라의 껍질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주인 없는 메아리 술렁이는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부풀어 오르는 마음은 원양의 함선 굴뚝에서 피여 오르는 가늘한 흰 연기 낮은 하늘에 수묵화를 그려 넣고 있다   멀리, 멀리 그리움에로의 항행…   2020,1,4  십자가의 전선주   나는 원래 산림에 벌목한 나무였네 사계절이 지나가도 감각을 모르는 나무였네 잎도 돋지 않는 락옆도 없는 가지들 잘리운 발가 벗은 나무였네   불어나는 세상의 무게를 지고 있기엔 힘겨워 철근 콩크리트 기둥으로 바뀌였네 전선,줄 인터넷줄 벅차게 질머지고 십자 거리에서 아무 말없이 묵묵히 서있네   빨간 등 파란 등 열고 닫는 물목으로 실존의 세상이 밀물 썰물로 용용 흐르네 지겹게 지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줄에 엄청난 가상의 세계가 달리고 있네   나는 시대의 육즁한 무게를 지탱하며 움직이지 않고 한자리를 지켜있네 나를 견증자라 하네 곤욕을 모르고 고독만 아는 그리움도, 사랑도, 기쁠 것도, 슬플 것도 없는   겨울의 창백함과 여름의 무성함과 가을의 쓸쓸함과 봄의 생기 발랄함도 모르네 사람들은 나를 두고 비장한 기도를 드린다고 하지만 나는 기도가 먼지도 모르네   때로는 마스크 낀 쓴 요정들이 내 허벅지에 소버즘을 붙혀 놓네 알락달락한 광고지, 전단지 조수 같은 자동차들 사람들,산다는 표지로 이런 딱지를 왜 붙혀 놓고 가는지 모르네   나는 묵묵히 시대의 소용돌이에 선 전선주 세상이 마스크 끼고 어디로 뻗어 가는지 모르네 그저 지켜볼 뿐이네 십자가 같은 십자 거리에서 –   2020,6,15일 서울에서 羊毛内衣     暖暖的温情是草原的慈爱, 柔软的感触是草原的情怀,   牧童啊,让你招唤我的诗意 就象白云,就象海洋,   那里是草原和蓝天相接的地方 无边无际的地平线那么遥远 -   请把我带到那里 好象旷野中缓流的羊群,   我要在那里倾听,蒙古包里的夜晚 牛粪火坊的古老传说 –   我要在那里倾听,千万年沉睡的 呼吸声和美丽的童话-   也许,我们的祖先来自那里 – 脚印留在迷茫茫的大草原   在床上长夜不眠的时候 羊毛内衣里展现绿油油的大草原   传来, 棉羊暖洋洋呼叫声 牧童那高昂动听的牧歌 。。。 。。。     火车站里的风景线   你走向那?年青的母亲。   花布棉衣虽旧但整洁。脸面 从没抹过艳脂粉红。 烈日刺痕。风沙吹出了细纹。 但,掩饰不了你的自然美。   你坐在人群挤满的墙角里 给棉被裹着的婴儿喂奶。 却没人瞩目你的存在。我突然发现 背影和后脑的曲线。像个高山峻岭 屹立在我的面前。 温柔情厚是那样的壮观 纯朴慈祥是那样的秀丽   人类的哲学荡漾在丰满的乳线里 吸孕着社会。隐藏在每一个细胞+   年青的母亲哪,你走向那里? 走到那你就是整个人类的中心。                     黄牛的眼泪                   李文浩   黄牛的眼睛像个铜镜 露出古老的传说   在原始部落的草屋里 升起一缕青烟   祖先的父母们耕田种地 祖先的孩子们沟里赤裸玩耍   镜子里映照远古的白云山川 眼角始终挂着一滴不掉的泪珠   至今还挂着 不知是悲伤 不知是思念   却他 那样的宁静。 祥和。 宽厚。  
92    (운문엽소설) 떡순이(외5수) 댓글:  조회:953  추천:1  2020-04-13
(운문엽소설) 떡순이 옆집 떡순이 남자로 태여 나야 할 것이 공교롭게 녀자로 태여나 가지고 어디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데가 있어야지, 허리가 절구통같아 힘은 세고 우악하고 코잠자리도 벌렁버렁 씩씩거리면서 나는 까불다가 매띰도 많이 맞았다 성깔나면 비자루고 짝대기고 막 후려 친다 나는 떡순이를 보면 고양이 앞에 쥐가 되여 쪽을 못 췄다 그러더니 시집 갈 나이가 되여 거센 떡순이가 간살도 피울줄 알고 애교도 찰찰흐르고 고와지기 시작했다 깐만 얼굴이 우유빛 흰 물가이로 되고 버즘 돋은 살갗도 매끈하고 반들해졌다 어머니가 되려고 피하 지방도 두꺼워져 풍만해지고 한 떨기 모란꽃처럼 부끄럽게 아름다워졌다 성깔도 꿀물에 녹은것 처럼 달달하게 윤기가 났고 백옥빛처럼 온순해졌다 웃으면 덧 이발이 왜 그리도 고왔을까 ! 쌍가매 머리칼도 한 광주리처럼 흩어 있더니 거울 앞에서 빚고 쓰다듬고 가리마 쪽 타서 단아해졌다 쌍태 머리칼에 처녀 티가 잘잘 흐르며 얼굴엔 자애가 숨어 감돈다 흐 흐 흐 녀자는 시집갈려고 고와 지나봐 … 맞 선 본다고 떠들썩하더니 성사 됬나봐 나를 보면 - 야 쇠지야, 나 낼 모래 시집간단다 기쁨을 못 숨겨 말뚝에게도 말하고 소 구유에게도 말하고 빨래 터에서 돌에게도 말하고 나무 잎이 떨어져도 웃고 새들이 노래해도 웃는다 심양 교구로 시집간대나 ? 시집가는 날 나는 보았네 수줍어서 빨갛게 단 얼굴 숙이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야릇한 미소를 숨기고 있었지 소차타고 통화에 가서 또 기차타고 간대나 아주 아주 먼 곳으로 시집 간 후엔 보지 못했네 이게 몇십년 만이야 ? 나는 서탑거리에서 떡순이를 만났네 아주 고아한 늙은 할머니였지 우아한 옷 차림에 얼굴에 뭐 그리 줴 발랐는지 입술은 빨갛고 분이 뚝뚝 떨어질거 같은게 살 맛나 하는 녀인이였네 - 야 쇠지야. 너 조그마했을 때 나 한테 매도 많이 맞았지 미안해 가서 커피나 마시며 애기나 하자꾸나 이거 사람이 어찌 이렇게 변할수 있나?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나는 의아해 아무 말도 못하고 향수 나는 그녀의 뒤그림자를 따라간다 오렌지 빛이 흐르는 커피점 담담한 공기속으로 체로의 선률이 떠서 고요속을 떠 돌고있다 우리는 그속에 잠겨 애기를 나눈다 - 야 쇠지야 이거 내 며느리가 하는 커피점이란다 나는 약간 못 마땅해 불쾌하다 나도 이제는 늙었는데 조그마할 때의 애명을 자꾸 부르니 말이다 떡순이는 자질구레 자기가 격어 온 이야기를 말한다 시집와서 고생한 이야기 못 난이가 시부모를 더 잘 모신다는 이야기 농촌에 억척스레 일하나 개혁개방의 물결타고 남방에가 짠지 장사를 했다는 이야기 아이들은 명문대학 졸업하고 출세했다는 이야기 ……. 그러다 - 아참, 쇄지야, 너 시 쓴다는 소문도 듣고 네 시도 많이 보았지 나의 일생을 시로 써주렴 . 앞에 고아하게 앉아 있는 이 녀인 옛날의 떡순이라군 믿기지 않는다 나는 집에 와서 한 녀인을 쓴다 제목은 … 2020, 1, 14 화원신촌에서 창작후기: 떡순이 일생을 통해 우리 한 세대의 변화를 조명한다.   시란 력사의 증언이다  밤 비   아,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떠나는 나의 꿈길은 아득한 이 역 만리 별빛도 없는 캄캄한 야밤을 가도 가도 가 닫지 못하는 애달픔 만리   강을 건너 물먹은 산야를 횡단하며 일직선으로 가고 가는 고달품 만리 머리칼 흘러내리는 비 물이 눈앞을 막아도 헤메여 가는 그리움 만리   낯 설은 음산한 무덤의 비석을 지나 누가 날 부르는 목소리 울려오는 만리 그 어는 동화의 아름다운 산장엔 애틋한 눈빛이 황홀경을 그리는 시상 만리   무수한 밤을 몽유에 찾아가다가 내가 눈물을 쏟아 록지로 푸르러 지는 사막 만리 시신이여, 너는 어디에서 외로이 날 기다리는가 해가 뜨면 못 찾고 돌아오는 한서린 만리   아 나는 왜 이리도 못 견디게 너를 사랑하는가 나의 시신이여….   2019,8,1 서울에서   대숲의 초옥   아씨가 보내준 동영상에 내가 나를 걷잡을 수 없이 안개처럼 사무치게 빨려 들어갑니다   이름도 연인 같은 먼 곳의 아씨님께서 어찌 내 마음의 유적한 마음을 알아 평생 그리움이 가는 초옥을 아담히 지어 놓았습니까   고뇌가 없는 곳은 사시장철 따사로운 봄빛 대숲의 숨결에 잠긴 고느적한 산수 한가한 낚시터에는 피리소리 간질 거리고   죽엽청 한 잔에 들꽃은 녹녹히 취해 한낮의 졸음속으로 선선한 꿈결이 흐르는 생을 던져도 후회 없을 아늑한 종착 나루입니다   파아란 냇물에 심사가 잠겨 들면 죽엽보다 더 푸른 청정한 마음에 이랑이랑 물결 지어 시정이 일어 납니다   비취색 투명한 아씨님께서 불을 홀홀 불어 참대 마디에 지은 밥 한술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은 향기가 몰몰 풍깁니다   아씨여, 그 곳은 어디입니까, 가리다 도시에서 마음 하나 어디에 둘지 몰라 헤멜 때 내 초모 쓰고 낚시 대 둘러 메고 가리다   2019,8,12 서울에서 미풍의 잠언   나는 본시 그 어느 아련한 물안개 속 설음이 고요한 참대 마디에 도사리고 있다가 퉁소 소리에 불리워 나온 바람입니다 애달픈 곡에 혼을 비틀 거리며 왔습니다   꽃밭의 나비들이 날아와 꿈을 실어 주었습니다 오막살이 집의 등잔불이 앞길을 가리켜 주었습니다 봉창을 눈물로 적셔 구멍을 내고 나와 유산이라고는 없는 가벼운 바람이 되였습니다   고저장단(高底長短)의 가락은 나의 발걸음입니다 피할 수 없는 폭풍에서 나와 깡기는 좀 있습니다 불길에 휘말리여 나와 현운증도 좀 있습니다 그러나 성정은 온순하고 부드럽습니다   정의 응어리들이 풀어져 물들어 약간은 색깔을 띄고 있습니다 각고의 밤에는 서재에 잠적했다 나와 수묵의 먹 냄새도 좀 있습니다   나는 가고 푼 곳으로 가는 행자입니다 때로는 산을 넘으려고 우뚝 일어서기도 합니다 때로는 초원을 지나려고 엎어져 기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곳으로 가는 집념입니다   남기는 것은 밀고 온 구름발 눈물입나다 그것이 숲풀의 웃음이 되여 꽃을 피웁니다 좀 더 세상이 아름다워 지기를 고대하며 시행 길 자국에 점점의 정을 고이게 합니다   2019, 7,20 서울에서    흔들림   오고 가는 종착엔 나루가 있습니다 나루엔 갈 숲이 설레는 맘이 있습니다   배를 타면 몸의 중심이 흔들립니다 몸의 중심이 흔들리면 세상도 흔들립니다   흔들림이 좋은 줄 몰랐습니다 세상을 너무 타박타박 걸으며 살았습니다   몸의 중력을 물의 부력에 띄워 흔들흔들 사공의 노가 밀어 갑니다   흔들리면 세상 모든 것이 불확실합니다 순간순간의 련속입니다   흔들거림이 노을 비낀 랑만인 줄 배를 타고 흔들거리며 알았습니다   2019,7,17 서울에서      시인의 허공   눈썹에 매달린 풍경이 울어 광막한 야공을 열고 심장이 염주를 세며 령혼을 끌고 가는 아득한 길   양미간에 세워진 십자가는 세상에 묻힌 고역인가 미지의 무엇을 찾아 헤매가는 잡히지 않는 허망은 멀기도 하고   허와 실, 공과 색 점점이 반짝이는 별빛의 지령들 생겨 나고 사라짐에 영원의 한 순간을 미물로 살면서   반디 불 같은 시어를 허공에 그어 가고 싶어라 정이란 눈부신 생명의 빛임을 별처럼 남기고 …   살아 도달할 수 없는 영원을 죽어 도달해야 하는 허공의 끝 그곳엔 무엇이 있어 이리도 그리운가                                                                            2020,4,2 서울에서    
91    시장의 유화 한 장 댓글:  조회:563  추천:0  2020-03-28
 시장의 유화 한 장   시장에서 고흐의 인상파 유화 같은 고화 한 장을 보았다 세월의 액자 속에 언제 그려졌을지 모르는 유화 꽤나 곱살했을 처녀 때, 아니면 각시 때 그려졌을 유화 그림은 많이 낡았다   작은 체구, 초라한 옷 사치와 분장 없이 그린 그대로 이 시장에서 먼지도 많이 끼였다 지나가는 사람 사는 냄새도 배여 매대엔 때도 시커멓게 끼였다   졸아든 얼굴 살 껍질의 주름엔 고동색 의문들이 가득 배겨 있다 다만 축 늘어진 눈 까풀 아래 돈을 보는 눈이 유난히 반짝인다   앞에는 민들레, 취나물, 배추, 시금치 방풍나물, 청양 고추, 콩 나물 시루 가만히 앉아 지나가는 사람에게 졸음 절반 기대 절반 바라본다   예서 어떤 세월, 어떤 바람 보아 왔을까 무상한 세월에 저리도 색 낡은 유료로 그려져 누구의 어머니고 누구의 할머니인 그이   살아 온 모든 미운 정 고운 정은 침적되여 얼굴에 검버즘으로 남고 묵묵히 표정 없는 그림   -콩나물 천 원어치 주세요 할머니는 역시 표정 없이 액자 속에서 나와 시루의 통통 살진 콩나물 인생 아리랑 같은 음표를 피골이 상접한 조글 조글한 손으로 듬북듬북 검은 비닐 봉투에 넉넉히 담아 준다 인심이 장사라는 철학을   내가 돈을 드려도 고맙다고 웃어 주지 않는다 넉넉함에 이미 다 포함 되였다 묵묵함의 너그러움   돈을 받고 또 다시 액자 속에 들어가 앉아 있다 순박함은 고요하다 불명한 세상엔 이런 유화도 드물어졌다 살아 있는 유화 …     2020,3,27 서울에서                  
90    황학루 아래의 비장한 노래 댓글:  조회:634  추천:0  2020-01-29
황학루 아래의 비장한 노래   내 일찍 황학루우에서 삼한을 굽어 본적 있노라 동호의 언제길을 정회에 거닌적 있노라 장강이 도도히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 무한이여 너는 지금 비장한 침묵속에 앓고 있는가, 몹시도 아파 울고 있는가 고열속에 몸부림치며 폐혈관이 터진 피 못 속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가   아, 지금 너를 구원 하는 중 잠간만 참아라 전국,전세게의 마음이 달려와 너를 구원하는 중 우리의 가장 성결한 천사 우리의 가장 영용한 백의 전사들이 흉악한 악마의 입에서 너를 빼앗아 내는 중   포화가 없는 무형의 전쟁 인류를 구하기위해 미증유의 가장 잔혹하고 가렬한 전초선에서 불철주야 피곤을 무릅쓰고 수시로 침범해오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 침상에 누운 무수한 환자들을 구원하기위해 핏발선 눈동자 휴식할 새 없이 사투를 벌이는 중 그러다 쓰러지면 또 백의 전사들이 뒤이어 돌진하는 중   아, 장렬하여라 위대하여라 우리 시대의 가장 숭고한 백의 전사들이여 –   이제 아름다운 소녀같은 무한은 구원 되리니 장강은 눈물로 흐르리 영용한 백의 전사들의 보며 격동에 흐리니니 –   무한이여, 네가 구원되는 날 내 다시 가리라 장강변 황학루에 올라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의 전사들의 영웅 서사시를 쓰리라   (2)그대들은 전선으로 가는가   그대들은 전선으로 가는가 백의 전사들이여 전호가 없고 전선이 없는 근거리 박투 육박전속으로 가는가   승리하고 영웅으로 돌아오면 결론하겠노라고 눈물을 흘리는 살아 오시라고 애절하게 당부하는 미혼녀의 꽃다발을 안고 전선으로 가는가   그대는 전선으로 가는가 걱정하실 까봐, 손곱아 기다릴 까봐 늙으신 부모 몰래 아무 소식도 전하지 않고 전선으로 가는가   그대는 전선으로 가는가 기다리겠노라고, 무사히 돌아 오길 기원하노라고 아이 안고 배웅하는 남편의 눈물을 보며 전선으로 떠나는 백의 천사여   그대들은 전선으로 가는가 무한, 그 곳엔 악전고투해야 하는 가장 엄혹한 전쟁터 온역신과 싸워야하는 가장 치렬하고 가장 간고한 전쟁터   용사의 뜨거운 가슴을 안고 가는구나 거룩하게 가는구나 인류를 구원하기위해 가는 구나 백의 용사들이여 -     (3)무한 전선으로   아름답다고 사랑스런 것은 아니여라 그대들은 사랑스러워 아름다워라 이 시대의 가장 사랑스런 백의 전사들이 렬차 타고 비행기 타고 저 하늘 아래 무한으로간다   그 잔혹한 전쟁에서 그대들 누군가는 기진해 쓰러질수도 있으리 고군 전투속에서 그대들 누군가는 희생될수도 있으리   그러나 그대들은 각오하고 간다 필승의 신념을 안고 간다 인류의 운명을 구원하기위해 비장한 모습으로 간다   완승하고 돌아오라 승리하고 돌아 오는 날 꽃보라 일고 개선문 세워지리니   내 먹물로 그대들을 노래하기엔 너무 초라하고 무기력해 졌구나 심장의 끓어 넘치는 피에 붓을 찍어 시를 쓴다   백의 전사 만세 !   2020,1,29 일    
89    공을기 시 살롱 댓글:  조회:652  추천:0  2020-01-20
공을기 시 살롱   로진의 옛 주막집을 허물고 호화한 주점이 들어섰다 여기 한 방에는 공을기가 꾸린 시 살롱이 있는데 아큐와 샹린 아주마는 회원이다. 내가 소흥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공을기 시인의 초청하에 내가 경청하게 되였다 오늘 그 분들의 시를 여기에 소개한다  ****************** 바람 아큐 립스틱 입술 빨간 바람은 꽃꽃이 서서 걸어가다 내 헐클어진 머리의 이를 잡아먹네 이 깨무는 소리에 대지가 진동하고 나는 귀먹이가 되였네 ******************* 공을기: 아큐 이 사람아, 지금 이가 어디 있노? 아큐; 이는 과거에 대한 상징적 의미지입니다 공을기; 어 그래. ? 다음엔 샹린 아주마차례요 ******************* 조약돌      샹린 아주마   오리알은 부화되면 오리를 낳지만 강알은 천년을 부화해도 강을 낳지 못하네 강물은 출렁이는 내 치마자락 같고 조약돌은 치마에 밖힌 보석같네   ***************** 공을기; 허허 형상성이 풍부하오 아큐; 조약돌을 강알로 묘사 한는건 새로운 발견이요 공을기: 자 그러면 내차례요   ***************** 술 공을기 화향두 한 접시 놓고 바다를 마시니 오줌이 매려워 호스를 바다에 댓소 폭포처럼 쏴 쏘아대니 호스가 가늘어 물탕수가 나서 큰 재앙이 되였소 빚값으러 왔다가 빚지고 갈것 같소   ***************   아큐: 역시 형님! 기발한 상상력이요, 지금 지구가 술에 절어있소 샹린 아주마; 병도 많이 걸려 병원이 터진다 합니다   공을기: 우리 세 사람은 강남에서 보기 힘든 천재적 시인이요         오늘 낯설기, 변형, 상징, 암시,은유 등 기교를 활용하여         세계를 놀랠만한 시를 써가지고 왔소         이제 영어로 번역하여 세계에 알리고         2222년엔 노벨 문학상에 추천할것이요   아큐와 샹린 우주마는 손벽을 치며 히히 좋아라 웃는다 공을기: 어떻소 초몽선생님        나는 좀 얼떨떨하다 그러나 회의에 귀빈으로 참석한 만큼        달다 쓰다 말할수 없다 초몽: 예. 성공적인 시 랑송회 축하합니다   2020,1,19일 무덤가 세집에서 한가한 풍경         초몽 얼마나 한가하고 평화로운 풍경인가   벌거벗고 등잔불아래서 이 잡는 공자님과 웃통 벗고 해 볕 아래서 이 잡는 아큐님과 철창 안에서 털 헤집으며 이 잡는 원숭이님들   사상의 공백은 고귀비천이 없는 자연 얼마나 평등한 정경인가   그 심정으로 나는 한가하게 우려 먹고 있다 피 터진 글들이 기어 다니는 책들을   2021,3,20 서울에서        
88    오빠 ...(환상운문엽소설) 댓글:  조회:1268  추천:0  2020-01-12
(환상운문 엽소설) 오빠 … 오늘 또 돈께나 썻다 이 늙은이가 오빠란 말이 왜 이리도 좋을까 고 간사한 애교에 못 이겨  거절 할 수 없어 뭉청 돋께나 썻다 빽화점을 빈둥거리노라니 향긋하고 달달한 말소리 - 오빠, 오늘 밖이 너무 춥지요 늙으면 신발이 따뜻해야 건강해요 이 가죽털 신을 사 신으세요 보아하니 고 아가씨 앵도 입술에 올롱한 포도 눈알 박씨 얼굴에 꿀물 웃음이 찰찰 도는게 참 예쁘다. 그래서 궤대를 기웃 거리노라니 고 아가씨가 또 -오빠, 밑바닥 보세요 얼음길에 미끄러 지지도 않아요 이거 나보고 늙었다는 놈이 무슨 오빠야, 맘이 산란하게스리 그래도 싫지는 않고 포근하다 - 그래 얼마니? 고 아가씨는 내가 맘여는 줄 알고 눈이 별처럼 반짝 트인다 - 예, 원가는 오천원인데 오빠 면목봐서 80% 세일해서 4천원에 드릴게요 에이구테나, 뒤로 나가 자빠지겠다 왜 이리 비싸 !? - 오빠, 이 신은 인공지능 신이에요 늙으면 감지 능력이 떨어져 사고가 많이 나지요 이 신을 신으면 모든 위험 요소를 알려 드리지요 신이 말하는거 들어 보세요 아가씨는 신의 한 단추를 누르니 신이 말한다 - 오빠, 제가 언제나 안전하게 모실께요 사랑해 줘요 아이고, 간 다 녹겠다 고 간살 이라군, 살다 보다 신이 말하는거 참 신기하다 옛날엔 신에 귀신이 붙는다 했는데 여기 신안에 귀신이 들었나? 아무래도 이제는 인지 능력이 쇠태해져 전 번에도 사고 칠번 했는데 사긴 사야겠다 - 나는 현금도 즈푸보도 없고 카드만 있는데 어떻게 돈을 지불하지요? - 아, 오빠, 내 가슴 복판 젖 무덤사이 오목골에다 그으세요 - 아니, 이거 큰 일 날소리하네 그러다 성 추행으로 경찰에게 잡혀가면 무슨 망꼴 못 볼려고, 안되지 그건 안되지 .. 아가씨 끔직 놀랄소리 하고 자빠졌네 - 흐 흐 놀라지 말아요 우리는 인공지능 아가씨에요 - 뭐라고 ? 인공 지능이라고 ? 왜 사람과 똑 같아 ? - 호호, 사람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보다 더 똑 똑하지요 괜찬아요 그으세요 고놈의 아가씨가 젖가슴을 쪽 내민다 나는 카드를 쥐고 부들부들 떠리는 손으로 눈을 찍 감고 카드를 그의 젖가슴에 쭉 긋는다 고 아가씨는 키득키득 거리며 돈을 품더니 - 오빠 감사해용 하고 수줍게 웃으며 말한다 나는 새신을 신고 백화점을 나온다 여기서도 오빠 저기서도 오빠 오빠 소리에 떠 받들려 나온다 - 계단 조심해요 - 앞에 차 조심해요 - 빨간 신호등이에요 잠깐요 신기 하다. 신이 말한다 - 배고프지요? 식당으로 가세요 야, 신아, 내가 배 고픈지 네가 어찌 알아!? - 오빠, 나는 수시로 오빠의 신체 상태를 체크하고 있어요 참 별세상 다 봤다! 요리조리 신이 가자는데로 식당을 찾아간다 거리에 물밀듯 다니는 사람들 사람도 인공지능 로버트 같고 인공지능 로버트도 살람과 똑 같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딸딸하다 로버트는 전기를 먹고 살고 사람은 밥을 먹고 사니 식당에 오는 사람은 로버트가 아니고 사람일 것이다 식당에 들어 서니 사람들이 북적인다 문어귀에 들어서니 아가씨가 마중나와 신체 체크부터 하잔다 - 이건 왜? 고놈의 아가씨도 로버트다 - 오빠 신체의 음과 양을 측정해 약선을 해 드려요 오장은 음이고 륙부는 양이에요 여기에 맞는 오행이 있고 오색과 오미가 있지요 신체를 체크해 어느 영양분이 필요한가를 혈과 기에 필요한가를 체크하고 식단을 내지요 체트가 끈난 후 오분이 안되여 식탁이 오른다 주방장도 홀 서빙도 모두 인공지능 로버트다 령리하고 기특하고 밥맛도 좋다 먹고 나오니 확실히 침침하던 눈이 한결 밝다 하루 오빠란 말 너무 들어 피곤하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가야 겠다 택시가 지나가 길래 손을 든다 택시가 찍, 선다 택시안에 들어가 앉으니 운전기사는 없는데 좌석옆에 있는 인형 아가씨가 묻는다 - 오빠, 어디로 가시렵니까 ? 이거 내가 귀신에 홀렸나 ? 여기도 오빠다 - 예, 화원신촌으로 보내 주세요 사람도 없는 택시가 요리 조리 피해 잘도 간다 십분도 안되여 집에 도착했다 인형 아가씨 입술에 카드를 긁고 내린다 집에 들어서니 나 혼자 독거하니까 말할 사람은 신밖에 없다 신이 나에게 말한다 - 오빠, 인공지능 로버버트 하나 맞아 들여요 심심하면 이야기도 해주고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잠도 재워주고 얼마나 좋아요 ? 허허,거야 좋겠지만 내 아무 일도 안하면 산송장이 아니냐? 하긴 오력도 안 좋으니 있긴 있어야겠다 손주에게 전화를 건다 손주는 박사 공부하고 인공지능 공장의 기술자다 - 애야, 너 할아버지에게 로버트 하나 사서 보내거라 그런데 예뻐야 한다 - 할아버지, 할머니 처녀때 사진 한장 보내주세요 - 그래도 좋지, 지금은 멀리에 있고 쪼골쪼골해 졌으니 처녀때꺼로 만들어 보내거라 - 예, 알았어요 허허 나는 지금 젊음으로 가는 중 한 처녀를 기다리는 중 ….. - 오빠 하고 달려 올 그 처녀를 기다리는 중 … … 2020, 1,11일 화원신촌에서
87    송화석 댓글:  조회:533  추천:0  2020-01-01
송화석   길을 가다가 풀섭의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풀을 헤치니 돌이 울고 있었습니다   -돌아 너는 왜 울고있니 ? -아 시인님 저는 천만년의 고독을 지닌 대자연의 녀인이에요 답답해 죽겠어요 이내  마음을 열어주세요   나는 불쌍히 여겨 집에 데려와 때를 벗기고 물로 앃어 주었습나다 그러자 몸매와 무뉘가 선명히 드러났습니다   -이 무뉘들은 왜 생겼니 ? -나의 눈물 자국이에요 사람들은 년륜이라 하지요 땅이 뒤집혀 공룡들이 죽을 때 나도 땅에 묻혔지요   -오, 그때가 륙천만년 전 날 지독하게 기다렸구나 사람들은 너를 송화석이라하지   -송화석아, 내 너의 마음을 열수 있어도 백년을 못 사는 한 녀인의 마음을 열지 못 하겠구나   -아, 시인님, 사람들의 마음은 나 보다 더 굳은가요? -글세, !?   그때부터 나는 송화석을 책장에 모셔 놓고 매일 밤 그와 속 사정을 나눕니다 약속 했지요, 이제 또 륙천만년을 기다리자고 혹시 그때는 그 녀인이 마음을 열지도 모른다고…   아, 내가 기다리다 송화석으로 굳어지면 그 녀는 구름이 되여 비로서 나에게 올가요 모르겠네요, 먼 후날이나 알 일…   2020,1,1 화원신촌에서                 민간 예인 신옥화선생님을 찾아서                            (심양시조선족문화관) 서영화   필자는 1993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심양시 소가툰구 성교향 화원신촌에 살고 계시는 심양시의 우수 민간예술가, 료녕성의 우수 민간예인 칭호 수여자이며  100여수의 고전음악 록음자인 저명한 민간예인 신옥화 선생님의 자택을 여러 차레 방문하였다. 그 이는 갈때 마다 친절하게 열정적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며 기구만장한 자기의 경력을 들려 주군하였다. 나는 신옥화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를 잡지의 편폭 제한으로 간략하게 적어 보련다 나의 고향은 조선 경기도 인천에서 가까운 한 산골이며 농사를 짓던 부친 신학봉과 모친 려씨의 큰 딸로 태여 낳고 형제는 5남매였다. 부친 신봉학은 내가 9살 나던 해에 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니 어머님은 혼자서 살길이 막막하고 우리 5남매를 먹어 키울수 없는지라 아이들을 다 재워 놓고 젓 먹이만 데리고 깊은 밤에 가출하였다. 나는 울면서 어머니를 찾아 헤매였지만 어머니를  찾지 못하고 몇끼를 굶은지라 맥이 다 빠져 길을 잃고 다리 부근에 누워 있느라니 웬 할아버지가 나를 강변 땅굴로 데려가 떡을 두개 주었다. 후에 나를 찾는 주인이 나서지 않으니 백발 마나님집에 데려 가는 것이였다。 그 집은 부자집이였다.그런데 그 집에는 무남독녀가 있었는데 내가 들어간지 몇일이 지나 앓게 되자 무당에게 점을 치니 이 집에 들어 온 옥화 때문이라는 것이였다. 나는 그 집에서 쫓겨나 하며 쌀쌀한 저녘 바람을 맞으며 울고 있는데 지나던 사람들이 새까맣게 모여 구경하고 있었다. 문득 사람들속에서 한 로친이 나를 데려가는 것이였다. 그 로친은 무당이였다. 그 집에서 나는 무당이 가는 곳 마다 떡도 받아 오고 닭도 받아 오는 심부름을 했으나 그 집 아바이가 우리도 딸이 셋이나 되니 옥화를 키울수 없다며 그집 외가집으로 가게 되였다 내가 간지 몇일이 지나 그집 사돈이 찾아와 나들이를 가게되니 집을 봐 달라며 나를 빌려 갔다 사돈댁에는 15살 쯤 되여 보이는 딸이 있었는데 밤에 겁이 많아서 내가 자면 무섭다고 막 때리군하여 9살난 나는 재 밤중에 처량하게 울군 하였다. 동네 사람들은 소란해 못 살겠다며 무당집에 가서 고발하자 하며 무당이 나를 업고 다시 자기 집에 데리고 같다. 무당 집에는. 웬 낯선 남자가 있었는데 이튼날 무당이 하는 말이 하여 삼촌의 자전거 뒤에 타고 따라가게 되였다 그 집에는 할머니 한 분이 있었는데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물도 깃고 방과 마루도 딲고 겨울엔 강가에 나가 손이 새파랗게 얼도록 빨래를 하였지만 잘 못 빨았다고 손잔등을 때렸다 밤에는 등잔불 아래서 헌 솜 타는 일을 하다가 졸면 담배 대통으로 사정없이 때리군 하였다 이래도 맞고 저리도 맞으며 11살이 되여 더는 견딜 수 없는 지라 쑥 캐러 산에 같다가 산 마루를 넘어 도망하였다. 그러다 만난 집이 비교적 잘사는 리봉원댁이였다 그 집 할머니에게 정황을 엿 주니 불쌍 하다고 동정하면서 자기집 셋째 망내 아들의 몸종으로 일하게 하였다 나는 막내 아들의 밥상을 날라 주고 세수물을 떠다주고 잘 때는 발을 씻어 주고 부채질을 해주었다 힘 들었지만 매도 안맞고 욕도 먹지 않으니 좋았다 이 소문이 퍼져 도망 친 집 로친의 딸이 면장의 처인데 날 찾으러 왔다 .하며 나를 데리고 가는데 자기 조카네 집이였다. 그 집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시고 딸이 없는데 생활은 영 가난한 집이였다 농사일을 도와야지 나무해다 불 때야지 11살 나는 나에게는 너무나 벅차고 모질은 일이였다 한번은 나무 하다가 다쳐서 다리가 뚱뚱 부어 동네 사람들은 얼마 살지 못 하고 죽는다고  그랬지만 그래도 살아 났다. 내가 13살 나던 해 동네에 연출하는 사람들이 많이 와서 춤도 추고 창가도 불렀는데 남 명창 이동백. 송망각, 오태석, 임방울, 정경령, 녀 명창은 이중성, 박초월, 임소양, 이하중성 9명 이였다. 연출을 보고 집에 와 누우면 노래와 춤추던 모습이 사물사물 떠올라 잠을 들수가 없었다. 하고 조르면 양 엄마는 하며 꼭 명창이되고 싶었다 하고 양 아버지게 조르면 > , >라고 졸라댔다 기실 소릴 배우려면 돈이 많이 들어  가난한 그 집에서 양딸에게 배우라고 할리는 만무한 것이다 옆집 머슴이 나무하러 산에 가며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 나는 정신차려 듣고 한 곡조 배웠다 그 후로 잠만 깨면 아리랑을 불렀다, 부엌에서도 아리랑, 물을 길어도 아리랑, 절구질해도 아리랑, 방아를 찧으면서도 아리랑, 얼마나 열심히 불렀는지 아리랑 계집애라는 별명까지 동네 사람들이 지어 주었다 그리고 장타령하는 구걸쟁이,  엿타령하는 엿장사가 마을에 들어 오면 끝까지 따라 다니며 배우군 하였으며 농사때는 농부가도 배웠다. 들에 나가서는 밤나무 잎을 줄에 끼어 목에 걸고 동네 애들과 함게 농부가도 부르고 굿 놀이도 하였다 이래 나두어서는 않되겠다고 생각한 집주인은 나를 인천항구에 있는 삼촌네 집에 보냈다 그 집 삼촌과 딸은 월급 몇 푼 받으며 인천방직공장에 다녔다 그들이 출근하면 나는 불 때주고 설거지하고 마루 딱고 마당 쓸고 하였다 온지 얼마 안되여 노래 배워 달라는 말은 못하고 소침해 세월을 지내느라니 삼촌 엄마가 >하기에 > 하였다  그들은 토의 끝에 휴일을 타서 삼촌이 나를 데리고 인천 직업소개소에 데리고 같다 직업 소개소의 중계로 50세 좌우로 보이는 로친과 계약을 맺었는데 는 내용이다 그 때 내 나이 13살이니 19살이 되야 계약이 끝난다 그리하여 나는 그 로친의 학비로 학당에 가 전광태란 선생님의 면접을 거쳐 노래 공부를 하게 되였다 면접 하는 날 전광태 선생님은 나의 노래를 듣고 하였다 그 이튼날 입학금 7원과 월사금 2원, 비종 담배 한 곽을 갇추어 학당에 정식으로 같던 것이다 배우고 싶었던 노래를 배우게 되니 남이 한마디 배우면 나는 두마디를 배울 결심으로 특별히 노력하였다 아침 3시 반이면 일어나 5시 까지 노래 복습을 하였다. 집안에서 부르면 남들이 잠 못 자니 후원에 나가 눈 우에서 련습했고 따뜻한 봄철이나 여름 가을에는 산이나 공원에 찾아가 련습했는데 인천이라 항구의 련락선이 들락 날락 하는 바다를 끼고 있으니 그 넓은 바다를 향해 소리를 치면 파도 소리가 되 받아 귀에 들릴 때 까지 소리를 하였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17살 나던해 10월에  졸업하였다 졸업한후 청혼이 물 밀듯 들어 오고 별이 별 부자들이 나에게 눈독을 들이는 지라 인천에서 살수 없어 청진으로 가게 되였다 갈 때 청진에서 날 데리러 온 사람이 몸 값으로 양아버지에게 500원을 주었으며 50원을 더 달래서 옷 한 벌을 해 입고 고리짝 하나를 샀다 그리고 청진에 와서 사업(기생) 허가증을 내였다. 사업하려고 알아 보니 내가 배운 고전음악으로는 장사가 안되였다. 그 당시는 류행가가 류행할 때여서 판소리나 남도창이 시세에 맞지 않을 때였다 하여 하는 수 없이 시집을 가려고 생각하였지만 진작 시집 갈려고 하니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양아버지가 항상 부탁한 하는 말이 떠 올랐다 나서는 사람마다 다 3원칙에 걸리는 사람들이였다 하여 하는수 없이 술집 기생으로 불리워 다니며 돈을 벌기 시작하였다. 출근 시간은 오후 4시 부터 한번 불리워 놀아주면 일반적으로 2시간인데 2시간 넘으면 4시간으로 돈 받고 5시간을 넘으면 10시간으로 계산하는데 그 술집에서는 돈을 받아 몇%는 나에게 주기로 규졍되여 있다 그 당시 우표 한장에 3전 이였으니 한번 놀아주면 몇원이 차례진다. 하도 노래를 잘하고 춤 잘추고 인물 고우니 소문이 나서 시간이 팽팽하게 째워져 휴식 시간이 별로 없어 힘 들었다 그리고 하루에 2시간을 청진에서 유명한 지만수 선생에게 한 달에 월사금 6원 주고 가야금과 남도소리를 교수 받았다. 이렇게 1년 반을 지내 왔지만 번 돈은 술집 주인이 가지고 손에 들어 오는 돈은 별로 얼마 되지 않았다 차차 이 직업에 실증이 나기 시작하여 시집을 가야겠다고 생각 했다 그러다 우연히 화물차 운전수와 만나 성대히 결혼식을 치른 후 목단강으로 갔으며 거기에서 26살 때 8.15 해방을 맞이했다 북만주에서는 8.15 해방을 맞이하자 조선족 군중문예 활동이 환발하게 진행되였다 나는 남동생 신동석을 찾아다가 학교에 붙였고 1946년에는 참군 시켜 군속이 되다보니 조직의 신임을 얻게 되였다 그 때 목단강에서는 업여 문공단이 성립되였는데 나는 매일 두 시간씩 참가하여 련습했고 한 달에 한 번씩 공연하여 대단한 환영을 받았다 그 시기 나는 남편과 리혼하고 혼자 있을 때였다 원인은 결혼후 그 해에 아이를 가졌다가 락산한 후 다시 임신을 하지 못 하였기 때문이다 목단강 업여문공단에 한 동안 다니다가 조선 평양에로 가는 도중 심양에 도착하여 아는 사람의 만류로 인해 정착하게 되였다 심양역전 앞에서 국수집을 하다가 9개월만에 돈 천원을 날려 버리고 그만 두었으며 화평구 서탑 구시장안에 집 한 칸을 잡고 살게 되였다 이틀이 안 되여 심양조선족문화관에서 에 연출해 달라는 요청이 왔지만 랭정하게 거절하자 목단강에서 온 심양시 민위 림과장이 재삼 설복 요청에 의해 부득불 극의 주역을 맏게 되였다. 연출이 끝난후 심양 민위의 령도들은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심양시 소가툰구 련맹촌에 있는 박룡웅과 결혼하였다. 있는 밑천으로 한족 기업가와 합자하여 다디미 공장을 꾸렸으며 2틀 갈이 땅을 사서 농사를 했는데 무당 1200근의 수확을 올렸으며 벼 이삭 하나에 170알이나 열렸던것이다 남들이 3벌 김 매면 6벌 김매는 열성으로 얻은 결실이였다 그런데 나는 평생 농사를 지을 팔자가 아닌가 보다 동북 삼성 문예공연대회가 심양에서 열리면서 연변가무단이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였다 조선족문화관을 찾아 민간 예인을 찾아 달라는 요청을 하였던 것이다 문화관의 추천으로 목단강에서 소학 교원을 하던 김성민 선생이 나를 찾아 왔다 나는 김성민을 잘 모르지만 그는 목단강시에서 나의 연출을 보았기에 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농촌에서 조용히 농사를 짓는 것이 꿈이고 남편이 반대하여서 연변가무단의 요청을 답복하지 않았다 그 후에도 편지가 사흘이 멀다하게 왔고 사람이 7번이나 찾아와서 하는수 없이 령감에게 2주 있다가 오마하고 연변으로 가게 되였다 연변에 도착하니 귀빈을 접대하듯 모시는데 침실에 들어서니 침대도 이부자리도 새 것으로 갈아 놓은 깨끗한 방이였다 그리고 처녀 한 명을 시중으로 시켜 세수물도 떠 오고 방도 치우는 분에 넘치는 대우를 하였다 이튼 날 연변가무단 령도들이 찾아와 인사를 하였다. 과거 천하디 천한  매창녀가 이런 사람 대접을 받아 보긴 처음이였다 연변 가무단은 음악조, 성악조, 무용조, 화극조가 있다고 소개하면서  . 그리하여 네개 조에 두시간식 하루에 8사간을 지도하였다 은 6개현과 장백에까지 순회공연을 하였는데 방송국에서 온다 에데서 온다하며 꽃다발이 계속 올라 왔고 신문에 대서특필하여 보도 됬으며 연변일대가 들썽하였다 2주일 있기로하고 간 것이 한달 반 되여서야 돌아 왔다 령감은 펄쩍 뛰면서 다시 안보내려고 하였지만 단동에 있는 시형의 설복하에 다시 가게 되였다 1956년에는 가무공연이 북경에서 열려 연변가무단은 1등상을 타고 돌아 왔다 그 후 나는 연변예술학교가 성립되면서
86    아 ,풀꽃을 노래한다 댓글:  조회:603  추천:0  2019-12-29
아,  풀꽃을 노래한다   나는 이제 눈물을 흘려야하리 풀꽃을 보며 노래를 해야하리 산천에 도시의 화단에 창턱에 수수하게 거짓 없이 핀 예쁜 풀꽃들을 노래하리 생활속 간난신고의 눈물다운 눈물이 맻인 진정한 풀꽃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리   붉은 탄자, 광고속, 무대위 그런 화려하고 고아한 꽃은 노래하지 않으리 가상의 우아함과 황홀함으로 열광을 롱락하는 그런 비렬한 꽃은 노래하지 않으리 우상으로 추대된 유혹의 꽃 똥파리들이 윙윙 날아 들어 희롱하는 하수도 악취가 나는 그런 꽃 추악을 품은 꽃은 노래하지 않으리   나는 풀꽃을 눈물로 노래하리 광활한 천지에 피여나 이 나라를 단장한 언제나 진정으로 피여 있는 꽃 사랑의 밀어들이 이 나라를 향기롭게 하는 꽃 일상의 투정과 잔말도 고와 행복한 꽃 시대의 우수와 고난을 질머진 꽃 사치와 허욕을 모르는 꽃 아름다우나 아름다움을 뽐내지 않은 꽃 그런 풀꽃은 영원히 노래해도 못 다 부르리   아, 나는 이 나라 고생스런 진미가 배여 웃어주는 그런 순정의 꽃 그런 소박한 꽃 가장 깊은 음미가 꽃술에 풍기는 그런 꽃은 나의 붉은 피로 물든 눈물로 노래하리 노래하다 노래하다 아, 구만리 창공에 웨치리 풀꽃 만세 !   2019,12, 29일 료동별이 바라보이는 화원 신촌에서 ********************************************** 후기: 아, 때론 한탄다, 서구의 문명이 조수처럼 밀려온다. 가수 연예인이 벗다 못해 가리울 곳만 가리우고 로출된 라체로 붉은 탄자를 걸어 가면 아래서는 광열한다 무슨 물결인가? 탈세, 민심 롱락, 현혹,유혹 추문,죄악으로 찬 꽃 과학가들 교수들은 이 나라 령혼의 지축으로 그들 수입의 새발의 피도 안된다 고생스런 공인 농민들의 수입도 보잘것 없다 직업의 분공이 다를 뿐이지 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란 걸 나는 배웠다, 특히 천천만만의 부녀들은 가정의 영위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가, 나는 그들을 이 시에서 풀꽃으로 상징하였다. 그들만이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나는 감격의 눈물로 그들을 노래한다 이 시를 주목하다            초몽   재한 동포 시인 김정수의 시 를 보고 나서 생각되는 바가 많다. 티없이 정갈하고 따뜻한 시정이 차분히 깔려있는 이 시는 나에게 지금의 시단을 조금이나마 반성하고 살펴보게 한다. 이 시는 쉽게 읽히면서 시감의 극치에 도달한 시다. 특히 오늘의 고령화 시대에 고령의 시인이 쓴 시로 심리적 안정성과 행복감을 잘 표현하였다 무엇보다도 난삽한 시단에 순수 무결의 이런 시가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아래에 이 시를 살펴 보기로 한다    수선화   춘삼월의 어느 날 우리 부부 산책을 했어요 수선화 두 그루를 얻었는데 봄을 얻은 것 같아요   수줍게 숨은 꽃봉오리들 우리 집에 왔네요 문을 조용히 닫았더니 온 집안에 봄이 꽉 찼어요   어제도 오동통한 꽃봉오리가 왜 하루 밤새 활짝 폈는지 어젯밤 우리 부부의 드라마를 수선화가 엿본 것 같아요          김정수 전문 이 시는 우리 민족의 민요적 정서와 색채가 농염한 시로 그 누구에게나 미적 향수를 안겨준다.  또한 언어구조가 아름답고 정결하면서 시행마다 전통적 고전적 정감색채가 흐른다. 소박한 심리의 욕구와 만족감이 드러나는 구절이다. 따듯하고 화창한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으로 생력의 희망이 넘치는 계절이다. 그러나 시인은 봄 맞이를 직설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수선화를 얻었는데 라고 생략한다. 즉 수선화가 봄의 상징적 이미지로 되는 것이다. . 꽃 잎에 숨은 꽃봉오리가 수줍어함은 마치 자기집에 시집오는 새 각시처럼 의인화 하였다. 도 좋은 시구이다. 문을 조용히 닫았다 함은 외부 세계의 소음이나 어지러움과 단절 되어 순수한 수선화를 가두어 놓았다는 말이다..그리하여 집안은 화기애애한 봄 기운이 넘친다 이 시의 절묘함은 아래 연에 있다 오동통한 꽃 봉오리가 .하루 밤새 왜 활작 피였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주어 이목을 끌게 한다..라고 화자는 말한다. 드라마란 무엇일까? 아주 애매 모호하게 란 언어를 사용하였다. 시에서 때로는 시어의 애매 모호성이 명료성보다 극치의 효과를 나타낸다. 이 구절은 현대 시론의 한 구절이다. 언어는 시의 매개로서 명료성에서 자유로워 모호화하여 의미를 부여해야 미적 완성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시에서는 외래어를 쓰지 말아야 하지만 란 외래어는 이미 습관으로 받아드린 보편적 언어로 여기서는 달리 더 좋은 언가가 없기 때문이다. , 혹은 등 언어는 시감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 노 부부의 드라마를 본 수선화는 춘정이 두근거려 활짝 폈다고 한 은유적인 표달 방법은 아주 자연스럽다. 시에서 상징과 은유를 많이 말하지만 시감과 생억지의 무리함이 없이 이 시처럼 잘 어울려야 미학적 경계에 이를 수 있다. 이 시에서 또 하나의 특점을 를 수줍은 봄의 전령사처럼 의인화하였다는 점이다. 이런 의인화는 전반 시에 노 부부와 수선화가 등장하여 화기애애한 정서를 조성한다. 시에서 사물의 의인화는 즉, 어던 물체에 사람의 감정을 부여하여 시적 주인공과 감정 교류를 하는 것은 시의 미학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에는 장미꽃을 의인화하여 담장에 기여 올라 창문으로 왕족의 불륜을 들여다 보며 상류 사회의 부화와 방탕을 풍자 폭로한 시가 있다. 이런 직설적이 아닌 시는 아주 교묘하게 화자가 말하려는 내용을 에술적으로 드러낸다. 이 시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이민으로 중국에 간 농경문화의 옛 정서가 고스란히 안겨온다. 디아스포라 문학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민족의 생각과 정서의 원형을 잘 나타 내였다. 비록 지금은 도시에서 소시민적 환경에 살지만 바탕에는 농경적 정감 정서가 깔려있다. 우리 민족은 정이 많은 민족이다. 시에도 정이 있어야 감화력을 가지고 있다. 정신 분석학 이론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고 하였다. 을 쓴 조셈 머피는 라고 하였다. 시는 이미지 창조와 정감의 문학이다. 지금 시단은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혼란과 오염이 농후하다. 소통이 안 되는 극단 자아 고립주의 난해시가 난삽하게 살판치고 있다. 감정의 절제. 억지의 변형, 과도한 낯설기 이는 우리의 시가 노숙자로 물러 앉은 원인이기도 하다, 서구적인 시 창작, 상징주의. 추상주의, 초현실주의 모더니즘 등 시 창작론을 강조한 결과이기도 하다. 문학은 언제까지나 민족성의 문학이다. 납작하고 눈이 챔챔한 우리 얼굴에 서양의 코를 달고 다니면 흉물 스럽지 않은가. 나는 우리의 시가 서구의 시론에 강간 당한 문학이라 하였다. 중국에서도 서구적인 시 영향으로 한때는 몽롱시, 후기 몽롱시가 생겨 났지만 민족적 고유 시론은 견고하게 흔들림 없이 자기 위치를 지키고 있다. 몽롱 시는 실험적 시에 불과한 것으로 지금도 제창하는 시인이 많지만 점차 주류에서 밀려나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역대로 중국은 시의 대국이며 한국에서도 최치원을 비릇해 한시를 한국에 전파해 왔다. 나는 손종섭 선생의 거작.란 책을 보고 있다. 이는 민족 감정의 백과사전이다. 우리의 문학 작품의 생명력은 민족성에 있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은 시를 쓰자. 여기에 광활한 창작 영역이 있다. 세계 우수한 시론은 비판적으로 받아 들여야 하지만 맹종은 우리 원형을 상실한다 이상의 단평은 내가 김정수 시인의 를 주목하는 원인이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일본의 시바타 도요 100세 할멈의 시를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비록 고령에 시를 쓰기 시작했지만 긍정적인 사유방식과 섬세한 정감은 그의 시를 세계 많은 나라로 번역되게 하였다.      바람과 햇살과 나 시바타 도요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이런 외국의 우수한 시에서 계발 받아 우리 민족의 원형을 잊지 않고 고령화 시대의 좋은 시를 많이 창작하기를 김정수 시인에게 바라는 마음이다. 김정수 시인의 시 는 일본의 시바타 도요 할멈의 시에 비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시다   2021,12, 서울에서,        
85    괴물, 아인슈타인 댓글:  조회:551  추천:0  2019-12-25
괴물, 아인슈타인   나의 마음은 언제나 고요한 원시 정적이 그윽한 신비로운 안개가 자욱히 감도는 신화와 동화화의 나라로 가있네   그 어느날 문득 깨져 아쉬웠네 고 넝감, 코 수염아래 곰방대 문 아인슈타인 얼굴에 띤 미소가 음흉하고 흰 눈섭아래 반짝이는 눈에서 흉염이 뿜어 나오는 먼 별에서 지구를 소멸하러 온 사신(死神)같아 두려움에 떨며 미워하였네   무슨 이요 이요 량자원리요 블랙홀이요, 시공의 굴절이요 우주의 베일을 발가 벗겨 모든 신화와 전설은 사라져 버렸네   이 제 먼 훗날 그 넝감 때문에 지구는 고적해 질지 모르네 지구가 열핵반응으로 황폐해질지 모르네 이미 그의 발명품으로 많은 사람이죽었네 화근은 멘젤레브, 큐리 부인께도 있을지 모르네   호킹은 말했네 백년내로 지구를 탈출하라고 광속이 없는 사람은 지구를 탈출할수 없네 시공을 굴절할줄 모르는 사람은 지구를 탈출할수 없네 아직 우리가 살아야할 별은 찾지 못했네   나야 얼마 살겠냐만은 인류가 걱정되네 과학이 인류를 발전 시킨다만은 또한 인류를 멸망시킬수도 있는 일   아인슈타인 나는 이 넝감을 미워하네 괴물같이 웃고있네 지구가 이 넝감의 코수염아래 아슬하게 돌고 있는것 같네 어느 별에서 이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왔는지도 모르네,참 밉상이네   2019,12,25 화원신촌에서 후기: 나는 반 과학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과학 환상주의 자이다 앞으로 과학이 발전되면 그리스 신화 서유기의 신화가 다 실현될수있다, 은형(隱形)술도 다 실현될수있다 사람이 옆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기술이다 로버트가 발전하면 인류는 일 안해도 된다 일자리 없이 수입은 어디서 오는가 로버트에 세금을 때려 복지에 돌려야한다 하지만 원자탄, 중자탄, 전자탄, 등의 무기의 발전은 인류를 훼멸에 이르게 할수있다 앞으로 히틀러와 같은 전쟁광인이 나오면 어느 별에서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이런 악마가 내려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 락관할수 없다 인류는 지금 환경 오염, 생태오염, 방사성오염, 화학무기,변형된 병원 박테리아의 공격 등 잠재 위험에 처해있다 명확한 대책은 지금 보이지 않는다 ] 남한산성에 오르며   나 심양에서 왔노라 북에 피를 바르면 혼은 날아 고국에 가리라던 삼학사의 비원을 안고 산성을 오르노라 형장의 이슬이 된 선비의 지조를 안고 산성을 오르노라 가슴 터지는 원통 갈기갈기 찢어져 딩구는 한으로 역사의 한 갈래 오르막 길을 오르노라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린 인조의 굴욕을 밟으며 오르노라 끌려간 3만 명 조선의 아녀자 그 울음소리에 떠밀려 오르노라 치욕의 역사 약탈과 방화와 강간으로 황페 했던 땅 강산의 아우성 소리를 들으며 오르노라 발자국마다 떨리고 시려오는 난세의 역사 누가 역사는 정의의 역사라고 말했던가 나는 믿지 않는다 산성을 오르며 말한다 역사는 절대 강자의 모략의 역사 사대부의 여우 털 필묵으로 역사를 헤쳐 나갈 수 없는 것 누가 굴욕은 비겁하다고 말했던가 나는 말한다 약자는 치욕과 굴욕으로 살아 남는 것 그 것만이 보존할 수 있는 통절한 선택 이였음을 역대 상처와 피로 얼룩진 강산 원성으로 가득한 하늘 잊지 말라 임진 외란. 일제 강점기 6.25 전쟁, 분단의 역사를 열강들에 의해 살점들이 찟기고 피 덩이가 흥건하게 딩굴던 역사를   나 심양에서 왔다 삼학사 단두대의 형장에서 굴욕을 자랑할 것인가 치욕을 자랑할 것인가 비겁을 질타할 것인가   약소 민족의 영광스런 역사여-   2020,12,26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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