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문호
http://www.zoglo.net/blog/liwenhao 블로그홈 | 로그인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시/시조

그대는 갔네
2021년 01월 06일 08시 43분  조회:393  추천:0  작성자: 리문호
시인은 갔네
     -시우 김룡호의 마지막 길에
 
겨울은 가지 않았는데
그대는 갔네
겨울 이야기 끝나지 않았는데
그대는 갔네
아침마다 창문을 열어
가난에도 모이를 주며
참새와 이야기하던 시인은
이야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할 말을 못다하고 갔네
못 다한 이야기들이
하얀 눈이 되어 내리네
고요히 고요히
초불은 꺼지고
차갑게 밀려오는 슬픔이 스미네
참새가 주어 먹은 모이는
그대의 반짝dl던 시어들
참새도 시정의 날개를 달고
가슴이 젖어 그대 따라 갔네
창문턱에 내리던
하얀 눈발들
녹아 눈물이 되고
겨울 이야기는
다시 들리지 않네
이야기도
겨울 허공으로 날아갔네
 
2021,1,5 서울에서

부록

겨울이야기
 
 김룡호
 
내가 사는
8층집 베란다에는
아침마다
참새 한마리 날아온다
 
일년전 어느 겨울날
베란다에 흘려버린 쌀알에
목숨을 걸었던 참새는
그것이 미끼가 아닌 줄을 안 다음에는
얻어먹는 재미가 습관이 되였다
 
한달 로임 700원에서
300원을 집세로 바쳐야 하는
25평방메터짜리 월세방이
참새에겐
호화로운 궁전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결혼 10년이 넘도록
안해의 손목을
랭면집에 끌어본적 없는
"린색한" 나
수입연필을 사달라고 조르는
여덟살내기 아들애에게
"애국주의교양"을 시키며
국산연필을 사주는 내가
 
쌀 몇알을
뿌려주는것으로
참새에겐
대단한 부자로 보일지도 모른다
 
난방시설은 항상 냉각돼 있고
겨울날 하루 평균기온이
섭씨 영하 10도인 월세방에서
전기와 가스를 향수하는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숙명이지만
 
아침마다
참새에게
쌀 몇알을 뿌려주면
여윈 마음이 넉넉해진다
 
1998.12

***************************************************
시인에게
 
                             초몽

누가 시를 쓰라 하지도 않았다
누가 시를 써달라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우스광스런 시인이여
미친 시인이여
너는 시를 쓴다
 
적도에 떠 있는 빙산을 품었는가
북극에 피가 끓어 분출하는 화산을 품었는가
너는 어느 늪 가에 앵앵 우는
모기는 결코 아니였다
거룩한 그리움
거룩한 사랑
거룩한 증오
거룩한 고통을 품은 시인
 
그 어느 골방에서
막걸리 한 사발 사먹지 못하는 시를 쓴다
커피 한잔 사먹지 못하는 시를 쓴다
암흑 속에 빛을 보는 눈을 가졌음이냐
대낮에 회불을 들고 길을 찾아 나섰음이냐
홍매꽃 아래 음풍영월은 결코 아니였다
나무 그늘에 매미의 울음도 결코 아니였다
너는 미망속에
진리를 찾아 헤메는 선구자
 
시 한 수로 짜장면 한 그릇 바꿔 먹지 못한다
시 한 수를 깡통 삼아 들고
어느 역에서 돈 한푼 동냥 못한다
그런데 가난한 시인아
너는 세상을 다 가졌음이냐
너의 흉금엔 세기의 풍운을 담았음이냐
자야의 골목길
황금몽 잠꼬대하는 빌딩아래
우수에 젖은 고독한 행자
시인이여 웨쳐라 너는
풍류속에 고아하리니
새 세상의 앞장에 오만하리니
 
너의 여명 같은 깨우침
너의 노도 같은 울부짓음
어지러운 세상을 향해 절규하는
성오자
두 손에                                                  
아침 태양을 받들어 오리니
너의 뒷 그림자는 천추로 뻗어 가리라
 
 
2021,3,,10 서울에서
 
후기: 시인은 왜 존재하는가
     시인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항상 고민한다
  

일초의 인연
        
             초몽

스쳐보는 시선에
문득 스쳐간 사람
눈빛이 마주친 시간은
불과 일초
십 년이 지나도 잊지 못한다
누구실까
품고 파
찾아 보는 사람아
만날 날을 기다려
따뜻한 털을 보송보송 다듬고
착한
면양으로
긴 세월을 살아간다
 
2021,3,11 서울에서
 
 바람
   초몽
어쩌다 사랑은
바람으로 밖에 남지 않았다
적막은 바람을 좋아한다
스쳐간 꽃과 청초도
바람에 소리를 남겼다
한 시절의 상쾌한
꽃 향과 청향을 남겼다
바람을
사랑함으로
바람이 불 때 마다 연민한다
바람의 소리에
귀를 도른 거리는 달콤한 이야기를
허영으로 흘러간 과거
오늘에 번져 오는 영상들을
그 어느 날
미풍을 사랑했었다
머리칼에 역광이 비쳐 들어
바람결에 살랑거려 오던 눈빛을
저도 모르게 바람 따라 간다
현재든 과거든 미래던
무엇이든 가야 만날 수 있기에
구름처럼
아침 노을 속 꽃동산으로 간다
아니면
저녁 노을의 꿈결 속으로 간다
 
2021,3,22 서울에서

시인이란 이름으로 남기고 픈 그대
     초몽
강남 쿤산으로 가신 그대
오래도록 소식 없어 궁금했는데
더 멀리 떠나갔다는 소식
들려 왔네요 그것도 먼 훗날에
 
얼마나 더 멀리 간지는 몰라도
그 곳엔 가야 할 집이 있나요
시의 집을 지어 놓겠다고 하더니
집도 없는 곳을 아쉽게 떠나셨나요
 
흑룡강 상지에서 심양에 오신 그대
시우들과 술마시고 녹초가 되어
언제나 집에 데려다 드렸는데
이 번엔 부추김 없이 혼자 가셨나요
 
번화한 상해서 우리는
술잔에 시를 타 마셨지요
그렇듯 여린 마음으로
술기에 젖은 매콤한 시어들을
 
<달과 구름>*
숨바꼭질하는 사랑을 두고
논고에 동화처럼 흐르는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물소리를 두고
 
은거할 시의 집은 짓지 못했지만
달팽이처럼 집을 지고 가지는 못했지만
그 먼 곳에서 외로이 떠돌지 말아요
시행의 길은 그 곳에도 있겠지요
시행 위의 방황은 아름답겠지요
 
시인이란 이름으로 남기고 픈 그대
 
2021,3,24 서울에서
 
*홍원 시인은 발표작 <달과 구름>이란 시를
평생 가장 좋은 시로 자부하였다


행복한 나이

초몽
 
독산 좁은 등산길에서
예쁜 아가씨가 개 목줄을 잡고
개를 앞세워 마주 오르고 있다
두루 경우를 살펴 보며
눈치 보며 살아야 할 나이
개가 귀엽다고 참견도 말아야 할 나이
자리를 비워 자존을 한 켠으로 밀어야 놔야 할 나이
개에게도 나란 사람의 간판을 내리고
우선을 양보해 주어야 할 나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야 할 나이
젊은이들 가는 길에 장애가 되지 말아야 할 나이
아가씨의 불평을 받지 말아야 할 나이
나이를 자격으로 내 세우지 말아야 할 나이
이 나이를 양보로 지키는 것은
보존한 나의 인격이다.
나의 인격은
사슴의 조용한 눈망울에 비낀
거부감 없는 풍경 속의 계수물
누구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는
바위면 돌아는, 벼랑이면 떨어지는
그저 순리로 흘러가는 물                                                      
내가 비낀 길로
나보다 고귀한 개가 지나간다
자신 만만하게, 내가 비워준 자리에
제 영역이라 한쪽 다리를 들어
허허 오줌도 찍 갈기고
나보다 생기 팔팔한 청초 같은
아가씨가 지나간다
내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자존과 자부를 버렸을 때
젊은이와 개와 앞길을 다투지 않았을 적에
나는 행복하다
참 행복하다
 
2021,4,16 서울에서

나는 늙은 낙타
       초몽
나는 늙은 낙타, 녹지에 도착했다
한 숨 길게 내쉬며 걸어온 사막을 바라본다
아득히 …
 
터벅터벅
첩첩 능선에 긴 목을 빼들고
내가 나 스스로가 그리워
기구한 운명의 방울소리 울리며 왔다
 
터벅터벅
명암을 이룬 공포의 기복을 횡단하며
내가 나 스스로를 넘어
휘몰아치는 모래 바람을 헤치며 왔다
 
터벅터벅
아무리 모질고 힘들어도
내가 나를 찾아 오는 사막 길에
내가 나를 버리지 않고 사랑하며 왔다
 
발자국에 모든 것을 눈물없이 묻어 버렸다
무시무시한 밤의 적막을
땡볕 더위의 갈증을
그리고 주검이 내미는 손짓을
깃발 같은 생명을 휘날리며 왔다
 
여기 녹지는 유독 고요한 풍경
나는 혀 끝에 녹차를 음미하며 생각한다
낙타가 사막을 떠나서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허무한 행복 속에
다시 한 없는 그리움이 사막으로 뻗어간다
그 시절
참 아름다웠노라고
 
2021,5,3 서울에서

벡일몽(白日夢)
 
밤엔 악몽이 많아
낮에 백일몽을 꿈 꾼다
 
산 둔덕
한가한 해 빛이 끌고 오는 오수에
잠겨 들면
눈 꺼플이 내리 덮이는 졸음
평평한 수면에 짓는 미소는
붉은 빛
흘러 가는 흰구름에
꿈을 실어 보낸다
동그랗고 파란 지구
국경 없고
나라 없는 태평 세월을 만유한다
전쟁 없고
무기 없는 세상
이승도 없고
저승도 없는 세상
과거도 없고
영원도 없는 세상
그 속에
사랑하는 사람아
오두막 집 앞에
모닥불 피워 놓고
근심 걱정 없이
생선을 구어 먹으며
외마디 노래나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산다는 거
살면 그만이지
발전도 사치도 괴롭지
발전은 탐욕만 쟁탈만 키우고
멸망만 재촉하지
안 그런가
사랑하는 사람아
귀신 많은 밤이 두려워
백일몽 속으로 가자
끄덕 끄덕 ….
 
2021,5,6 서울에서 

오월이 간다
 
들에 나가니 오월이 간다
누구를 보내듯이
가는 오월을 바라 본다
지는 꽃들이
아기를 품고 
자장가를 나직히 부르고 있다
청과들이 풍기는
싱그러운 젖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온다
약간은 슬픈 오월 뒤에
풍요로운 꿈들이 설레인다
오월은
섭섭함과 즐거움에
화려하게 가지만
나는 오월 속에 있지 않다
계절 너머 가지에 매달린
단물이 도는 무르익은 과일
낙과의
윤회를 바라 보고 있다
가슴이 터질 듯 부푸는
설레임과 낭만에
타인의 오월에 기도를 보내고 있다
 
2021,5,6 서울에서

나는 오늘도 나를 찾는 중
  • -<나>라는 존재는
                         정답이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이다
 
초몽
 
나는 오늘도 나를 찾는 중
내가 나를 찾아
가야 할 길을 가는 중
나는 나에게 있어도
내가 나를 보지 못해
나 밖에서 나를 집요하게 찾는 중
거울 앞에서
수염을 깎으며
머리를 빗으며
무슨 허울이 저런가
내가 아닌
나를 찾는 중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고
아버지란 이름으로
할아버지란 이름으로
나를 찾는 중
술을 못 하면서
친우들과 술잔 놓고
술에 취한 척
장광설 토하며
나를 찾는 중
거인의 어깨에 올라 서서
거인 보다 멀리 보려고
서재의 퀘퀘 묵은 책을 뒤지며
곰팽이 꽃에서 나를 찾는 중
호기와 미혹으로 가득한
시계( 詩界)의 삼라( 森羅)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나를 찾는 중
활활 타 오르던 열정과
끓어 넘치던 피는 꺼지고
숯덩이로 남아
아직 이글이글한 여열로
밀려오는 음산함을 녹이며
나를 찾는 중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가
고달픔은 무엇이고
괴로움은 무엇인가

즐거움도 재미도
행복도 무엇인가
그 속에서 나를 찾는 중
나를 찾으며
분노도 증오도
살인도 방화도 감옥도
멀리 하는 중
나는 5척의 의문 부호
먹이며 입히며
선량하게 끌고 다니며
진실의 나를 찾는 중
나를 찾아선
무엇 하리오
허허허
나를 찾아야 알 일

오늘도
나를 찾는 중
 
2021,5,9 서울에서

후기: <나>란 내면 세계, 즉 잠재 의식속에는 온 갖
감정의 결성체로 내가 나를 인식하기에는
철학적으로 많은 현학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나>를 부단히 파악하고 발전 시키며
살아간다 <나>란 물체는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복잡 다단게 활동하는 물체다. 진정으로 <나>를 아는 사람은
성인으로 될 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0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4 그대의 빈자리 2021-07-11 0 344
103 사람에게 꼬리가 있다면 2021-05-20 0 216
102 기아 2021-02-04 0 516
101 수면 소야곡 2021-01-18 0 788
100 그대는 갔네 2021-01-06 0 393
99 도문행 렬차(외3수) 2020-11-06 0 397
98 시인과 인력거 할머니 2020-09-30 0 558
97 지렁이의 춤 (외6수) 2020-09-15 0 353
96 산다는 존재의 인상 2020-06-22 0 479
95 명상 잡시12수 2020-05-15 0 511
94 오월의 설레임(외8수) 2020-05-04 0 630
93 (담시) 묵은 기억 2020-04-16 0 692
92 (운문엽소설) 떡순이(외5수) 2020-04-13 1 953
91 시장의 유화 한 장 2020-03-28 0 563
90 황학루 아래의 비장한 노래 2020-01-29 0 633
89 공을기 시 살롱 2020-01-20 0 652
88 오빠 ...(환상운문엽소설) 2020-01-12 0 1267
87 송화석 2020-01-01 0 533
86 아 ,풀꽃을 노래한다 2019-12-29 0 602
85 괴물, 아인슈타인 2019-12-25 0 551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