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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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인력거 할머니
2020년 09월 30일 10시 58분  조회:559  추천:0  작성자: 리문호
시인과 인력거 할머니
    
        草 夢  리문호
 
일륜 풍상이 하얗게 서린
여든을 바라보는 한 늙은 시인이
서울 독산로 길를 걷고 있다
흰 눈썹 아래 축 늘어진 눈까풀
눈을 절반 가리고 세상을 반 쯤 보며
무슨 생각에 잠겨 걷고 있을까
 
문득
독산로 가파로운 올리막길을
깽깽거리며
말똥 마분지를 주어 인력거에 재어싣고
간신히 끌고 가는
등 굽은 할머니가 보인다
초라한 등에는 얼핏
한강이 스쳐 지나간다
아마 한강의 기적은
저 등허리에서 나왔겠지?
그러나
기적의 밑창에는 아직 고생이 남아
처량한 광경이다
 
기적을 먹고
사치에 젖은 젊은이들이
웃음을 깔딱거리며
못 본 척 지나가간다
사회는 이렇 듯 랭담해 졌다
늙은 시인이 무의식적으로 다가가서
두 손으로 밀어준다
늙은 사람은 아직 동정심이 희미하게 좀 살아있다
할머니의 무릅관절과
필을 들던 시인의 손목관절
그리고
기름이 소진된 차바퀴의
삐걱거림이 슬픈 시 랑송처럼 들린다
 
한 참 만에야 펑퍼짐한 목적지에 도달했다
할머니는 인력거를 세우고
할딱거리는 숨을 돌리고
땀을  닦으며 말한다
 

  • 다 왔어요 고마워요
 
주름 지친 얼굴에
처녀적 고왔을 살결로
감동의 미소가 살짝 뜬다
시인은 시를 써 누구를 감동시켜 봤는가
그 자리에서
시를 써준다든가
시를 랑송해 드리면
감동은커녕
미친 정신병자를 만났다고
질겁 할 것이다
 

  • 이거 팔면 돈 얼마나 벌어요
(중국에서 온 평안도 말투다)
  • 요새는 박스 값도 내려
  • 오천원도 받을 가 말 가 해요
 
아, 고작 오천원
코바람에 날려갈 종이짜박지 한장
랭면 한그릇
뼈다귀해장국 한그릇도 못 사먹는 
달랑 오천원 한장
땀은 얼마나 흘렸고
힘은 얼마나 들었고
하루종일 줏느라 시간은 얼마나 들었고
아하, 고작 률곡님 그림 한장
 
원고비도 못 버는 궁한 시인이
제 속 쓰린 줄 모르고
남의 속 쓰려 동정한다
허구푸다, 허 허
 
시인은 침묵하며 웃음을 거둔다
시 한수가
인력거를 밀어주는 힘이 된다면
그런 감동이 된다면
얼마나 시인다운
가치 있는 삶이 될까 하고
 
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시를 쓴다
 
 
2020,9,29 서울에서
 
 일인교상여
 
저 서녘 노을을 불태우러 너는 간다
일 인교 상여를 메고
무언의 비장한 장송곡 부르며 너는 간다
21세기가 도림한
빌딩, 마천루, 아파트의 협곡
화려한 네온등 불빛 속
번화한 욕망의 거리를 너는 간다
 
칠성판 우에 눕힌 시체(詩體)들-
숨막혀 죽은 것과
기갈에 죽은 미이라와
소뿔 속의 적막에 죽은 것들을
장송하러 너는 간다
 
머리칼 헤치고 가는 무거운 발걸음
세 걸음 앞걸음 치며
두 걸음 뒤걸음 치며
교보 문고, 동묘의 길거리에 나앉은
사체들을 걷어싣고 간다
 
상여엔 련꽃도 장식하지 않았다
상여엔 봉황의 날개도 없다
대 낮에도 혼불을 밝혀 들고
진리를 찾으러 너는 간다
소통의 길을 열어 너는 간다
 
앞에는 겨울의 찬바람
뒤에는 정을 남긴 따스한 봄바람
거리와 골목에
뭇 꽃을 피우기 위해 너는
상여꾼 되여 상여를 메고 간다
 
너의 그토록 열렬한 사랑을
이 세상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슬픔마저 싣고
눈물에 젖어 너는 간다
 
보는가, 초라하지만
세기의 비정을 거머쥐고 가는 그림자
그의 발자국에
한결 맑은 서기가 피여나리니
아, 너는
장송가로 송가를 부르며 간다
저녘하늘을 무덤으로 불태워
아침을 맞을 것이다.
아, 시인이여 -
 
2020,10,5 서울에서
 
주; <일인교상여>는 한 사람이 메는 상여이다. 실제로 령정을 메고 가는 이 인교 상여와 시체를 메고 가는 다인교가 있지만 일인교상여는 없다. 시인은 언제나 혼자서 시를 씀으로 이를 일인교상여에 비유하였다 
 
후기:
 
시단은 삭막하고 난삽해졌다, 불통의 시와 극히 개인 고립주의 시들이 난무하고 있다. 소뿔 속의 시는 대중의 숨결에 가 닫지 못해 자체로 숨막혀 죽었다. 시인은 이런 시들을 장송하고 새로운 령역의 시를 개척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서구적인 먹장구름을 타개하고 우리 동양적인, 한국적인 시로 맑은 가을 하늘을 선도해야 되지 않겠는가. 비록 산업화와 기계문명으로 인해 시는 문화령역의 변두리로 물러났지만 그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주변에는 시를 고양하기 위해 투혼하는 시인들이 있다. 그들은 사명감을 지닌 진정한 시인들이다. 시대정신의 구현자이며 투사들이다. 그들은 바로 낡은 것을 장송하고 새것을 탐색하는 상여꾼들이다. 그들에게 경의를 드리는 마음으로 이 시를 쓴다
  
 
 재활용정거장
 
간이역에서 급행렬차들은 씽 하니 지나가고
만행렬차가 찍-익 선다
 
렬차 안에서
아우성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술, 콩기름, 간장, 화장품 병사리들
박스, 신문, 전단지, 종이조각들
비닐, 플라스틱, 콜라, 맥주 깡통들
 
역장님, 저는 어느 류에 속합니까
재활용가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분리수거해주세요
 
역장님은 나를 보고 허허 웃으며
종이 수거 비닐봉투를 가르키며
만행렬차 차표 한장 끊어준다
원고들을 질머지고 가라며
 
아직 얼마나 먼지 모르는 종착역에서
분쇄되여 지장(紙醬)이 될지 모르는
허구픔들, 그리고 값 없는 웃음들
 
2020,10,6 서울에서
 
 
 그 어느 봄날
 
아지랑이 졸고 굴뚝도 조는 날이다
해빛이 지붕을 간지럽게 긁고
버들개지이야기
마당에 노랗게 늘어진 날
 
싸리바자 넘어
외나무다리로 진달래 오고
토당에 게으르게 누운 고양이털에
고요로움이 포근한 날
 
멀리 뙤기밭 다랑논에
흰 그림자 얼른거린다
호미소리에 씨 심고
보습에 흙이 뒤집히는 날
 
개울엔 자장가 흐르고
젖 빨다 잠들었다
일흔이 넘어도 애기가 되고 싶은 고향
쪽빛 하늘에 수리개 유유히 선회한다
 
2020, 10,8 서울에서


평생 그 이름
 
아버지는 나무곽을 짜서 모래 담고
짝대기를 들고 때리며
이름 쓰기를 먼저 배우라 하였네
종이도 연필 꽁다리도 없는 시절
나는 짜개 바지에 두쪽 달랑 내놓고
코를 훌쩍 울며 나무 꼬챙이로
나란 기호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였네
 
아, 부모가 지어준 그 이름이
평생 달고 가야 하는 세 바퀴 인력거
오르막 내리막 험한 산길에
무거운 짐이 될 줄은 생각 못 했네
 
때론 금물을 도금하려고 불에도 뛰여 들고
때론 불쿠려고 서해(書海)에 침몰하고
때론 간판처럼 줄을 짜매 목에 걸려고도 하고
때론 훈장처럼 앞가슴에 뽐내려고도 하였네
 
허영(虛榮)의 게딱지들이 따닥따닥 붙은
호구책에 십자가처럼 박힌 이름
여권에 달아야 출입국 검사 통과하는 이름
뗄 수 없는 나의 기호 빈 껍질
어디에 버젓이 끼워 넣지도 못하는
모두 고생이 얼룩진 허욕이였네
 
이름을 끌고 오느라
군인의 곧은 허리가 꼬부러졌네
이름은 누더기로 람루해 져
너들 너들 처지고 흩날리네
우려 먹을 것도 없는
허욕을 벗어 던지고 이제는
알 속을 찾아 나의 자리로 가야겠네
 
술 한잔에 떨어 지는
눈물
그것은 이름의 결정
마시고
은거의 창가에서 세상 풍운 바라보는
유적함으로
짜개 바지 시절로 돌아가 봐야겠네
 
 
2020,12,12 서울에서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그녀의 시는 함정이다
아름다운 몽환
간절한 구애의 주술
향기로 가린
꿀 같은 감성
그리고
귀청을 녹이는
상큼한 꽃 뱀의 음악
미혹 속에
자아를 잃고 걷다가
퐁당 빠지면
깊은 심연
그녀는 구원의 손길도 내밀지 않고
못 본척
매정하게 지나갈 것이다
함정 속의
애독을 품은 구렁이가
비틀고 감기면
히 히
남자는 얼빠져 웃을 것이다
헤어 나지 못하고
천 년의 환상에
사멸할 것이다
 
그녀의 시를 읽지 말라
사랑에 용기 없는 자는
애독을 두려워하는 자는
그녀의 시는
아름다운 함정(陷情)이다
 
2020,12,15 서울에서
 
후기; 이 시는 역설적인 시다
이런 불후의 명작을 쓰는 조선족 여류 시인이
우리 시대에 나오길 기대해 본다.
지체 불구자 중국의 유명 여류 시인
여수화는 중국 절반을 돌아 다니며 남자들과 잠자겠다고 하여
중국을 부글부글 끓게 하였다 역시 역설적인 시였다
 



동짓날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다
 
생각 따라간다
눈꽃 핀 나무아래 초라한 나그네
왁짝 떠드는 매미의 하얀 울음에
시공은 열리고
 
마음 따라간다
슬픈 울음
즐거운 울음
그 시이 길을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가
빌어 사는 세상
세집 살이의 순간순간은
어차피 가야 하는 고행 길
 
매미의 염불소리를 듣는다
나무 가지의 풍경소리를 듣는다
순간순간 깨달는 울음
가득한 흰 눈의 광야
 
살고 있음에 저마다의 길
호호, 입김으로 무량의 목탁에 휘파람 불어
즐겁게 울어본다 나그네의 행운은
가야 할 곳을 알아 가는 여정이다
 
2020,12,23 서울에서

시인
세기의 풍운이 지나가는
아아한 절벽에 오연히 서서
합장하고 창천을 향해 념원하는
너는 시인
 
웅위로운 푸른 산발의 정기
거창한 강하의 파도를 담아
시정이 넘치는 흉금에 세상을 안고
무엇을 묵묵히 비원(悲願)하는가
 
산천의 웅장한 원기를 모아
마음의 문을 열어
세상의 평온과 안녕을
피 타게 기원하는가
 
시인도 깨달음으로 진부에서 벗어나고
자연도 깨달아야 용서를 포용할 수 있는가
한 수의 시로 뉘우칠 수 없어
천 편 만 편의 시에 먹물을 쏟아야 하는가
 
암운이 뒤번지는 천하
헐벗고 굶주린 신음소리를 듣는가
시인의 존재는
그들을 위해 울부짓는 것
 
사색으로 빛나는 눈빛 밝히고
길을 찾는다
진부와 용속에 몰락된 시인이 아니다
사치와 퇴폐에 움직이는 좀비가 아니다
하얀 돛
넋이 풍랑을 헤쳐 나아간다
 
미친 시인이여, 현애절벽에 서서
래일을 바라보는가
구름 사이에 쏟아지는 햇살
한줄기 희망을 끌어 오고 있는가
2020,12,24 서울에서


 남북호의 정회
 
물 비늘에 이랑이랑 밀리는 은빛은
눈 시울에 고국정 흘러 넘친 빛발이요
바람에 심침(深沈)히 설레는 죽숲은
심중에 꿈틀대는 지사의 의기이다
 
암담한 년대 여명을 밝힌 샛별아래
무수한 피들을 하늘에 뿌려 태양이 되고
형장의 이슬들이 흘러 모인
백두 대간 강천은 장려해라
 
포석 길에 발자국 사라지고 숨결만 들릴 뿐
고느적한 정서에 스며있는 영령의 혼
가만히 귀 기울려 들으면
스럭스럭 어둠을 헤치던 거룩한 그림자
 
2019,5,24 상해에서
 
주:
절강성 염해현 남북호 풍경구에는 상해 홍교공원
윤봉길 의사 폭발 사건 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백범 김구 주석이  1932년 7월~1933년2월
피신한 피난처가 있다. 이 시는 답사하고 돌아와
쓴 시다
  
 덕수궁 돌담 길
                  
이 길엔 내가 찾고 싶은 무엇이 있을 것 같습니다
듣고 싶고 보고 싶은 무엇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을 알려 주는 것 같아 돌담을 어루 만지며
머언 오천년을 혼자 조용히 오고 갑니다
 
무엇이 나를 손짓하며 부르는 것 같아 걷습니다
공연히 그리워지는 무엇이 있을 듯해 걷습니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사귀에 물어 봐도 말이 없습니다
꽃에 얼굴 비비며 무엇을 엿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번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아쉽게 떠납니다
번마다 다시 부르는 것 같아 또 옵니다
이 길엔 무엇이 숨어 나를 그립게 하는 걸까요
아, 떠나서 그립고 와서 더욱 그리운 돌담 길 입니다
 
           2015,5,1 서울에서
 
자야의 골목길
 
 
희미한 가로등, 등불 끈 창문
  고요할 수록 쓸쓸함은 그리워 이겠지
  꿈이 없어 꿈속으로 가지 못하는
  너, 행방 없이 떠도는 유령 같은 시인아,

  길가엔 하루 종일 죄 없이 매연을 먹고
  서로 기대여 혼곤히 잠든 꽃들 
  깨우지 말자고 발걸음 가벼이 옴기네

  네온 등 불빛 속을 내리는
  촉촉한 이슬, 머리카락을 적시는
  21세기의 차가운 우수(憂愁),

  황금몽에 잠꼬대하는 마천루 사이로
  비정의 어둠 속에 동화는 사라지고

  순정이여, 너는 또 어느 먼 골목길에서
  시인과 함께 버림받고 이 밤을 헤매고 있느냐

  목각 같은 도시, 좁은 협곡
  불러도 불러도 밤은 깊어 가고...


꽃 사슴
        초몽
먼 기억이 뻗어가 멈춘 그림 속에
너는
고향 산 기슭의 냇가에 고요히 서 있다
 
푸른 하늘을 닮은 조용한 눈
해 볕이 융단 깐 산천을 걷어 담아
일렁이는 냇물이 섬광을 반짝이는 눈
 
나는 몰랐다. 최후의 운명을 맞는
너의 그 무거운 슬픔이 그토록 도고 한지를
혼자 남은 외움이 서러워
그처럼 고아하게 머리를 쳐들고 있는지를
 
나는 그 눈에서 나의 동년 시절을 찾는다
철없이 즐거운 동년이 그 눈에 있다
활동 사진처럼 번지는 고향의 기억이
그 눈에 알른거리고 있다 서럽도록 조용히
 
그리고 그 조용한 눈에 고스란히 숨겨 두었다
내가 걸어온 피나는 발자국들을
그리고 잊음으로 묻어 두었다
내가 격은 파란만장한 고생들을
 
그래서 나는 꽃 사슴의 눈처럼 조용하다
꽃 사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혼란스럽고 위험으로 가득한 세상
아무 떨림 없이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미 죽었을 그 꽃 사슴의 조용한 눈빛 속에
내가 있다, 슬픔이지 모르는 그 눈빛 속으로
황홀한 저녘 노을이 들어온다
꽃 사슴의 눈은 조용하다 나의 눈도 조용하다
 
2021,4,20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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