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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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시) 묵은 기억
2020년 04월 16일 11시 51분  조회:692  추천:0  작성자: 리문호

(담시)

묵은 기억
 
한가한 날
나는 내 심령 속으로 깊이 들어가
구석 구석
어릴 적 기억들을 뒤진다
그러다 아주 끔찍한 기억을 하나 꺼내
퍼렇게 돋은 곰팡이를 툭툭 털고
주물럭거리다가 결심한다
버려야겠다
한 불쌍한 녀인이
나는 슬퍼
망각을 위해 이 시를 쓴다
 
못 볼거 많이도 보았다
 
술좌석에서
으르렁대며 접시 날리는 놈
깔근 깔근 깔다구 같이 시비 거는 놈
울고 불고 신세 타령하는 놈
허파에 바람 들어 히히 닥닥 거리는 놈
제자랑 장광설 시큰하게 풍기는 놈
술좌석에 올라가 광증나
비츨 거리며 춤추는 놈
흥에 겨워 코 하모니까 부는 놈
자정에 술 마시고 집에 와
거나하게 취해서 바람벽에 기대고
자는 마누라 깨워
춤추라고 윽박지르며 노래하는 놈
히 히  허 허
이거 참, 기가 차
 
그런데 술 마시고 집에 와 마누라 줴 패는 놈,
놈이라 하기엔 좀 거북하다
개굴창의 퀘퀘한 전설 같아서
내 소꿉 친구
말똥이 아버지였으니
 
말똥이 아버지는 평소
참 인자하고 인정사정 있는 분이시다
내가 말똥이와 놀게 되면
개 눈깔 사탕도
엿 가락도 쌀로 바꾸어 주고
짜개 바지 달랑 나온 것을
까서 술안주 하겠다고
칼 꺼내는 능글능글 시늉도 하고
수염이 더부룩해
겨울엔 고드름 달고 다니다가 따서
우리에게 얼음 사탕이라고 먹으라
롱을 하기도 하고….
 
그런데 술을 보면 쪽을 못 춘다
소포집 지나다가
발이 안 떨어져 들어가
외상 술 둬 냥 쪽 따고
소금 한 알 달래서 입에 넣어
쩝쩝 빨며 나온다
그런데 술만 잔뜩 취하면
말똥이 아버지는 말똥이 어머니를 팬다
패는 장면은
너무나 처참하다
 
내가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 보았대니깐
원인을 모르게
말똥이 아버지가 말똥이 어머니
끄데기를 잡고
온 삿자리에 끌고 굴리며
발로 짓 밟고 차며
면상을 후려 쳤대니깐
말똥이 엄마가 엉엉 울었지만
인정사정 없이 때렸다니깐
말동이가 말리려 달려 들다가
주머구에 얼굴 맞고 넘어져
코가 깨져
코피가 줄줄 났대니깐
나는 질겁해
도망쳐 나왔대니깐
 
말똥이 엄마는
언제나 얼굴에 퍼런 멍이 들어
머리칼 한 광주리가 되여
얼굴을 못 들고 다녔대니깐
그러나
말똥이 아버지는 술이 깨면
언제 그랬느냐 듯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걸 보았대니깐
 
아, 술 술 술
도깨비 술
 
내 이 기억을
심기가 불편해
영원히 망각하고 싶다
 
그런데 지금도
텔레비에서 가끔
가정 폭력 기사를 본다
 
에이 –
참, !
 
2020,4,14 서울에서
 
 옥 피리
 
지평선 넘어 고향에서 새여 나오는
청아한 하늘빛 옥 피리 가락
가슴을 간간히 메아리쳐 주는  
고요한 떨림 소리
 
두메의 푸른 산 정기
아지랑이에 가물거려 오고
시내의 은 구슬 소리
귀청 맑게 들려오네
 
쪽빛 광막한 허공에
가늘고 길게 어리여
향수를 감겨 주는
절절한 음향 …
 
동년의 꿈에 붙은
호랑나비도 날아 오고
물새들의 울음소리
초록색 동화를 그려주네
 
외 나무 다리 걸어
산야를 나오는 행객의 그림자
다시 가지 못한
이 길의 애절한 향수
 
가슴 절인
눈물이
안개에 떠가는
옥 피리소리
 
흐른 세월도 피리소리로 남았네
고향 무정도 피리소리로 남았네
살아온 굽이굽이도 피리소리로 남았네
가장 소중한 심중의 가락 옥 피리소리
 
피리소리를 가만히 짜면
쓰고 달콤한 물이 뚝뚝
석양을 먹어
령롱거리네
 
평생을 살아 남은 건
청 옥 빛 궁글은 소리
아,
옥 피리소리 옥 피리소리
 
2018,12,21 서울에서

한 그루 나무의 독백
 
나는 보잘것없는 한 그루 나무요
내가 사는 것이 나만 사는 것 아니라
다른 이웃에게 불편이 되지 않기를
다독이며 조심스레 살아가오
 
나의 그늘에 치여 살고 있는
나약한 풀들을 보아도 불안하지만
다행이요, 바람깃에 새물거리는 웃음도 귀엽지만
풀꽃 피워 향기를 뿜을 땐 나도 기쁘오
 
허기영 지나가는 할망구가 내 그늘에 들어
부채질할 땐 서늘한 푸른 바람 내리고 싶소
목동이 소 고삐를 내 허리에 맬 땐
괴롭지만 네가 살아 있어 그런게 아니겠소
 
아가씨가 끌고 가는 곱살한 강아지가
뒷다리 하나 들고 오줌을 갈겨 놓을 땐
악취가 진동해 기절 할 것 같지만
내가 표적이 되는 것도 가치가 아니겠소
 
해가 적도로 넘어 갈 땐 햇살도 귀하오
나는 나의 그늘을 털어 놓소
이웃에게 따스한 햇살을 더 많이 주고 싶어서요
피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요
 
내 이름은 나무요
나는 그저 나무로 살아가오
 
2020,6,1 서울에서
 
후기; 이 시는 상관물 나무의 독백으로 쓴 나의 자화상이다
내가 사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나 불편이 되지
않기를, 내가 사는 것이 남에게 유익하기를 념원하는
는 시다, 은둔하며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
 
 
 나 곱게 늙으려고
 
나도 웃기는 놈이지?
나 곱게 늙으려고
꽃가게서 장미꽃 한 송이 샀다
 
서울 거리에 받혀 들고 걸으니
저 넝감 보래, 체내 애들이 킥킥 입을 가리고
째그러진 눈으로 웃는다
로망들어 바람기 냤느냔 듯
허, 허 모르는 소리
 
집에 와서 꽃병에 꼽고
자나 깨나 요리 조리 유심히 바라본다
하기야 누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내가 장미꽃을 닮아 곱게 늙으려고
 
아무리 닮으려고 애써도 닮지를 못하겠다
섧도록 실망하고 몇 일을 무심히 내버려 뒀다
 
어느 날 엉겁결에 바라보니
고 꽃이 되려 날 닮아 간다
샘초롬히 해사하게 시들며
제가 먼저 늙고 있다, 에이 참
 
늙은 장미가 일러 주는 말
-꽃은 필 때 열렬하게 피고
질 때는 고아하게 지지요
 
아, 그래야지
눈물 꿰인 가시는 운명처럼 감추고
아름다운 추억만 떠 올리며
나도 너처럼 곱게 늙어야지
 
늙는 법 깨달기가 왜 이리 힘들었더냐
장미야 –
 
2020,6,1 서울에서  

은거의 창가에서
 
창 밖의 세상을 내다 봅니다
락타처럼 모가지 길게 올려 들고
점점 낯설어가는 세상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락타처럼 그리움에 타는 갈망으로 다니던
아름답고 험난한 풍경들은
엷은 실안개에 실려와 번져집니다
 
떠 돌아다녀도 알지 못한 세상
청청 하늘 뒤에 감춘 우주처럼
신비로 호기심만 더해 몹시 그리워 집니다
 
누구와의 정든 이야기도 샘물처럼 들려오고
포도알 같은 눈빛도 봄빛처럼 산야에 간질거리고
내가 타던 렬차도 실 뱀같이 산야를 에돌아 갑니다
 
아직도 소원 못 푼 한이 나를 부르고
가보지 못한 절경이 고요히 날 기다리고
활등같은 해양선의 돛배가 원항을 기다립니다
 
그 많은 기다림과 부름을 나는
더는 응할 수 없어
그리움을 안고 은신해 있습니다
 
나는 세상과 대화하고 싶어 편지를 씁니다
시정이 넘치는 편지를 씁니다
나는 세상을 사랑한다고 편지를 씁니다
 
마침 산비둘기 한 마리 창문턱에 내립니다
얘, 비둘기야, 내 편지 가볍지는 않겠지만
전해 주렴아, 세상으로
 
나는 비둘기 깃털에 이 시를 달아줍니다
날아라, 세상이 날 버리지 않아
나는 세상을 사랑한다고, 영원히 평화로운 세상이 되라고
 
2020,6,2 서울에서
아미월(娥眉月)(외1수)
 
      (중국 심양) 리문호
 
서녘에 곱게 걸린 아미월
어느 날 밤
면사포 살짝 들고
수줍어 훔쳐보던
님의 갈름한 눈
 
내 마음 창공을 차고 올라
날아 예던 황홀한 꿈나라
끝 없는 고달픈 여행에
정다운 길 열어
아양이 넘치는 아미월
 
 
 
소 라
 
 
소라의 연한 속살을 꼬치로 빼여 먹고
입을 다시다가 바다가 그리워 진다
소라의 껍질에 귀를 대니
바다의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린다
 
은근한 낭송인가, 노래인가, 정겨운
듣을 수록 심령의 급행 열차는 바다로 달린다
미역내 묻어 나는 저녘 노을이
주홍색 비단처럼 하늘에서 풀어져 내려
거울같이 잔잔히 깔린 바다 –
 
해탄에 머리칼 흐트러진 그림자
언젠가 두고 온 나의 허울
홀로 무엇을 찾아 아직 묵묵히
무한에 잠겨 걷는 …
 
나는 바다 깊이 숨긴 비밀이 있었다
바다의 끝 없는 수평선으로 달려가는 열망이 있었다
지금은 외로운 도시의 섬에서 창을 열고
광활한 해양의 정을 그리고 있을 뿐
 
밤에는 소라의 껍질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주인 없는 메아리
술렁이는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부풀어 오르는 마음은 원양의 함선
굴뚝에서 피여 오르는 가늘한 흰 연기
낮은 하늘에 수묵화를 그려 넣고 있다
 
멀리, 멀리 그리움에로의 항행…
 
2020,1,4
 십자가의 전선주
 
나는 원래 산림에 벌목한 나무였네
사계절이 지나가도 감각을 모르는 나무였네
잎도 돋지 않는 락옆도 없는
가지들 잘리운 발가 벗은 나무였네
 
불어나는 세상의 무게를 지고 있기엔 힘겨워
철근 콩크리트 기둥으로 바뀌였네
전선,줄 인터넷줄 벅차게 질머지고
십자 거리에서 아무 말없이 묵묵히 서있네
 
빨간 등 파란 등 열고 닫는 물목으로
실존의 세상이 밀물 썰물로 용용 흐르네
지겹게 지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줄에
엄청난 가상의 세계가 달리고 있네
 
나는 시대의 육즁한 무게를 지탱하며
움직이지 않고 한자리를 지켜있네
나를 견증자라 하네 곤욕을 모르고 고독만 아는
그리움도, 사랑도, 기쁠 것도, 슬플 것도 없는
 
겨울의 창백함과 여름의 무성함과
가을의 쓸쓸함과 봄의 생기 발랄함도 모르네
사람들은 나를 두고 비장한 기도를 드린다고 하지만
나는 기도가 먼지도 모르네
 
때로는 마스크 낀 쓴 요정들이 내 허벅지에
소버즘을 붙혀 놓네 알락달락한 광고지, 전단지
조수 같은 자동차들 사람들,산다는 표지로
이런 딱지를 왜 붙혀 놓고 가는지 모르네
 
나는 묵묵히 시대의 소용돌이에 선 전선주
세상이 마스크 끼고 어디로 뻗어 가는지 모르네
그저 지켜볼 뿐이네
십자가 같은 십자 거리에서 –
 
2020,6,15일 서울에서

羊毛内衣
   
暖暖的温情是草原的慈爱,
柔软的感触是草原的情怀,
 
牧童啊,让你招唤我的诗意
就象白云,就象海洋,
 
那里是草原和蓝天相接的地方
无边无际的地平线那么遥远 -
 
请把我带到那里
好象旷野中缓流的羊群,
 
我要在那里倾听,蒙古包里的夜晚
牛粪火坊的古老传说 –
 
我要在那里倾听,千万年沉睡的
呼吸声和美丽的童话-
 
也许,我们的祖先来自那里 –
脚印留在迷茫茫的大草原
 
在床上长夜不眠的时候
羊毛内衣里展现绿油油的大草原
 
传来, 棉羊暖洋洋呼叫声
牧童那高昂动听的牧歌 。。。 。。。
 
  火车站里的风景线
 
你走向那?年青的母亲。
 
花布棉衣虽旧但整洁。脸面
从没抹过艳脂粉红。
烈日刺痕。风沙吹出了细纹。
但,掩饰不了你的自然美。
 
你坐在人群挤满的墙角里
给棉被裹着的婴儿喂奶。
却没人瞩目你的存在。我突然发现
背影和后脑的曲线。像个高山峻岭
屹立在我的面前。
温柔情厚是那样的壮观
纯朴慈祥是那样的秀丽
 
人类的哲学荡漾在丰满的乳线里
吸孕着社会。隐藏在每一个细胞+
 
年青的母亲哪,你走向那里?
走到那你就是整个人类的中心。
 
            
   
 黄牛的眼泪
                 
李文浩
 
黄牛的眼睛像个铜镜
露出古老的传说
 
在原始部落的草屋里
升起一缕青烟
 
祖先的父母们耕田种地
祖先的孩子们沟里赤裸玩耍
 
镜子里映照远古的白云山川
眼角始终挂着一滴不掉的泪珠
 
至今还挂着
不知是悲伤 不知是思念
 
却他
那样的宁静。 祥和。 宽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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